Hanti님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해 주신
쿠킨 스테이크 보라매점을 점 찍어두고 있던 중, 보니데와 둘 다 휴가를 낸 김에 저녁 먹으러 다녀 왔습니다.
Hanti님처럼 코 앞의 거리는 아니지만 마음만 굳게(!!!) 먹으면 걸어 갈 수도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로도 아주 가까운 거리였거든요. 예전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장비를 둘러메고 자전거로 보라매 공원도 솔찮게 다녔지요. ^^
어쨌거나 오후 느즈막히 집을 나섰습니다. 스테이크로 저녁을 먹고 보라매 공원을 산책한 후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어차피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갈 때는 버스를 타기로 했지요.
쿠킨 스테이크 보라매점은 관악 롯데 백화점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지하철로 가시려면 신림역 6번 출구로 나와 당곡 사거리까지 직진한 후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관악 롯데 백화점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다가 '김가네 김밥'에서 우회전하면 골목 끝 3층에 쿠킨 스테이크가 보입니다.
버스나 차량으로 가시려면 관악 롯데 백화점을 찾아서 가시고 백화점 정문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50미터 정도 가시다가 역시 '김가네 김밥'에서 좌회전하시면 됩니다.
먹자 골목이라서 여러 음식점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통에 눈에 잘 띄지 않더군요. 건물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입구는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을 듯 싶군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헉~ 좁은 것은 둘째치고 이 무슨 냄새랍니까? 지린내도 아닌 것이 토사물 냄새도 아닌 것이 기분을 확 잡치는군요. 그래도 맘먹고 온 것이니 참았습니다.
3층에 내려서 들어갔습니다.
분위기가 별로라는 말을 들었는데다, 계단과 엘리베이터에서 한번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담담하게 들어갔는데 의외로 괜찮습니다(제 눈이 의외로 낮을지도~).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구리구리한 것도 아닙니다. 평범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립아이스테이크 특선과 안심스테이크 특선처럼 25,000원짜리 스테이크도 있지만 9,800원에서 19,000원까지 다양한 스테이크가 있습니다.
하지만... 쿠킨 스테이크의 정수는 단품 스테이크가 아니라 '오늘의 스테이크'입니다. 단돈 10,000원(부가세 포함하면 11,000원)으로 스테이크에 스프, 빵, 샐러드, 후식까지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보라매점의 경우 월(안심), 화(립아이), 수(T본), 목(비프), 금(연어), 토, 일(비프) 순으로 메뉴가 바뀝니다. 오늘의 스테이크는 50명까지 한정이고 51번째 손님부터는 자동으로 비프 스테이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밖에 '주방장 추천 스테이크'라는 것이 있는데 19,000원짜리 안심 스테이크나 립아이 스테이크를 시키면 하우스 와인을 1,000원에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이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늘의 스테이크를, 보니데는 립아이 스테이크와 하우스 와인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빵은 버터와 쨈이 함께 나오는데 따뜻합니다. 그리고 이야기하면 리필도 해 줍니다. 저희는 한 번 리필~
스프는 식감은 단호박 스프같은데 짭짤한 것이 묘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양이 적다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적당했습니다.
보니데가 먹은 샐러드입니다. 발사믹 소스를 얹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먹은 샐러드입니다. 하니 머스타드 소스를 얹었습니다. 좀 과하게 뿌렸네요. ^^;;;
보니데가 주문한 립아이 스테이크입니다. 소스는 토마토 베이스인 브라운 소스를 얹었습니다. 스테이크 소스는 브라운, 데리야키, 칠리, 스페셜 이렇게 4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고기맛을 잘 몰라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스테이크 맛이 괜찮았습니다. 식감도 괜찮고, 육질도 괜찮네요.
제가 주문한 비프 스테이크가 아닌 T본 스테이크입니다. 저녁 타임에 오늘의 메뉴를 주문하는 10번째 손님까지 T본 스테이크를 서비스한다고 하네요. ^^
저는 스페셜 소스를 얹었습니다. 처음에는 데리야키 소스를 생각했지만 너무 달 것 같아서 말이죠. 맛있었습니다. T본에서 고기를 떼어내는게 좀 귀찮기는 했지만요.
1,000원짜리 하우스 와인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
보시는 것처럼 창가 전망은 전혀 기대할 것이 못 됩니다. 게다가 아랫쪽에는 커다란 쇠창살까지 있어서 더욱 을씨년스럽습니다. ㅠ.ㅠ
오~ 점심 시간에는 7,000원으로 스테이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근처에 사시는 분이나 직장인들은 이용할 수 있겠네요.
후식은 커피, 녹차, 루이보스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커피, 보니데는 루이보스티를 마셨습니다.
스테이크도 저렴하고 맛있고, 종업원도 친절했지만 가장 짜증나는 일은 다름아닌 자그마한 날파리가 계속 날아다녀서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습니다. 종업원에게 이야기를 하니 이미 알고 있더군요. 하루에 세 번씩 방역 작업을 하지만 없어지지 않아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합니다. 애로 사항은 이해하지만 참을성 없는 손님들은 상당히 짜증이 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신경이 많이 쓰이더군요.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화장실을 갔는데 남녀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고 상당히 깨끗해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소변기가 한 공간에 있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요.
저희가 오늘 먹은 음식값은 오늘의 스테이크 10,000원, 주방장 추천 스테이크 19,000원, 하우스 와인 1,000원으로 총 3만 원에 10% 부가세(요거 계산할 때 은근히 짜증납니다. 바가지 쓴 기분이 들거든요)가 붙어서 33,000원이었습니다. 여러 스테이크를 맛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오늘의 스테이크로 통일하면 저렴하게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킨 스테이크는 보라매점(직영점) 뿐 아니라 이수점, 신천점, 평촌점, 신촌점, 일산점도 있습니다. 굳이 보라매점으로 오실 필요 없이 가까운 곳을 이용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보라매점의 연락처는 02-885-4048(
www.cookin.co.kr 홈페이지는 성의가 좀 없습니다)입니다.
저렴하게 맛좋은 스테이크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만 계단과 엘리베이터 이용 시 의도적으로 머릿속에 좋은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단점
1. 찾기가 불편하다. 초행길에는 좀 짜증날 듯
2.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더러워서 들어가기 전에 기분을 잡친다.
3. 전망이 정말 황이다.
4. 날파리 문제 빨리 해결해야 할 듯
장점
1. 화장실이 깨끗하고 남녀 각각 구분이 되어 있다.
2. 종업원들이 친절하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
3. 가격 대비 음식맛이 훌륭하다(사실 이 점 때문에 찾아간 것이니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