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좋은 점 중 하나가 여행하는데 있어 시차가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죠. 저녁 때 숙소로 돌아오면 한국은 한밤중인 시간이니 곧바로 씻고 자면 되고 한국이 오전이 되는 새벽녘에는 어김없이 깨기 때문에 일찍부터 움직일 수 있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거든요.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 때는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전날 입국하느라 힘들었는데도 7시 30분이 되니 완전히 잠이 깨어 더 잘 수가 없더군요.
어제는 밤이라서 못 보여드렸습니다만 AirBnB를 통해 빌린 Bruno(& DIna)의 아파트는 어떤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AirBnB를 통해 예약할 때는 여러가지 조건으로 원하는 숙소를 검색할 수 있는데요. 방만 하나 빌리고 다른 시설은 집주인 또는 다른 여행자와 공유를 할 수도 있고 침대의 갯수나 화장실의 수를 지정해서 filtering할 수도 있습니다.
호텔처럼 안전 금고가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지품의 안전 문제 때문에도 그렇고 어르신을 따로 모셔야 하기 때문에 침실의 갯수가 2개 이상일 것, 그리고 오붓하게 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통째로 빌리는 조건으로 검색해서 예약을 했더랬습니다.
자그레브에 있는 Bruno & Dina의 아파트에서는 2박을 했는데 1박에 107,682원이었고 AirBnB 수수료가 25,337원으로 책정되어 총 240,702원을 지불했습니다. 하루에 12만 원 꼴이네요. 3명 기준이고요. 투숙객 수와 일자에 따라 금액은 달라지니 이 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어떤 곳에서 묵었는지 보시겠습니다.
입구에서 본 거실 모습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제 1침실입니다.
아침이 되면 도로에 면한 통창을 통해 햇빛이 거실 구석구석까지 쏟아져 들어옵니다. 환기도 잘 되고요. 오른쪽이 부엌인데 제가 빨래를 널어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잘랐습니다;;;;
제 1침실의 내부 모습입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침대도 편안했고요.
침대에 누우면 왼쪽에 창이 있어서 역시나 환기와 채광이 잘 됩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어르신은 부엌과 연결되어 있는 제 2침실에서 주무셨습니다만 짐이 널부러져 있는 통에 도저히 사진을 올려드릴 수가 없는데 제 1침실보다는 작고 아담한 크기입니다. 창문이 작지만 대신 아늑해서 잠자기에는 더 좋을 것 같네요.
제 3침실입니다. 싱글 침대 3개가 나란히 있고 지붕쪽으로 통창이 있어서 역시나 환합니다. 전반적으로 채광이 다 좋은 편입니다.
Bruno & Dina의 아파트에는 무려 침실만 3개이고 침대에 묵을 수 있는 사람만 6명, 소파까지 사용하면 7명까지 동시에 묵을 수 있습니다. 단체로 빌려도 될 정도입니다.
제 2침실 맞은편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세탁실 안쪽에 있는데 샤워는 불가능하지만 세면대가 있어서 간단히 씻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욕조와 변기, 비데가 있는 메인 화장실입니다. 세탁실 옆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쁜 아침 시간에 양쪽 화장실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세면과 용변을 해결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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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uno는 아주 친절합니다. 조금 수다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여행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묻어납니다.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보세요.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Bruno의 아파트는 고풍스러운 독특한 아파트로 굉장히 넓고 침실이 3개나 되기 때문에 가족 여행에 적합합니다. 화장실이 2개라는 것도 확실히 장점이지요. 다만 오래된 건물이라서 4층 꼭대기인데도 엘리베이터 설치가 안 된답니다. 따라서 큰 캐리어를 가져가시면 힘이 많이 드실겁니다. 시설은 편리합니다. 헤어 드라이를 비롯해 세탁기, 다리미 등 왠만한 건 다 있어요. 위치는 옐라치치 광장으로부터 남쪽으로 0.9km 떨어져 있어 걷는 걸 싫어하는 분이라면 조금 멀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저는 걷는 걸 좋아해서 상관없었습니다만. 대신 가까운 곳에 24시간 마트와 기차역이 있고 버스 터미널까지 연결되는 6번 트램길이 근처로 지나가기 때문에 장 보는 것도 편하고,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기에도 편합니다. 또한 자그레브에서는 택시를 잡기 어려운데 근처에 호텔들이 많아 대기 중인 택시를 잡기도 편합니다. 자그레브에서 택시를 탈 일은 별로 없지만요. 열쇠는 두 벌을 주는데 문이 닫히면 열리지 않는 호텔 방식이라 체크아웃할 때도 열쇠를 집 안에 두고 문만 닫으면 끝이라서 편리해요. 정리하자면 조금 먼 거리를 걷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가족 여행자에게 최적인 아파트입니다.
오늘 하루 더 묵고 내일 아침 플리트비체로 내려갈거라서 짐을 풀지 않고 씻고 나서 곧바로 나왔습니다.
현관 앞의 모습입니다. 이런 저런 포스터를 많이 붙여놨네요. 여행자들에게 자주 빌려주는 집인 만큼 여행 책자나 지도 등 관련 정보를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이 계단을 통해 어제 4층까지 대형 캐리어를 들고 끙끙대며 올라왔죠. 가벼운 몸으로 내려가니 어제의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아파트 입구의 모습입니다. 아파트 문도 잠그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출입할 때는 아파트 문 열쇠와 집 문 열쇠 두 개가 다 필요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수도인 자그레브도 거리는 깨끗한 편이지만 벽의 낙서는
그리스 같아서 지저분합니다. 그래피티의 수준이 아니라 그냥 낙서라서 그런지 눈에 많이 거슬리더군요.
아파트 앞 길에 세워져 있는 승용차의 번호판을 한 장 찍었습니다. 현대차라서가 아니라 번호판에 들어가 있는 문장이 예뻐서요. 제가 현대차 따위가 반가워서 그랬을 리가 없지요;;;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구글맵을 띄워 살펴보니 자그레브 관광의 핵심이자 시작점인 옐라치치 광장은 Bruno의 아파트에서 북쪽으로 0.9km 떨어져 있더군요. 거리 구경도 할 겸, 분위기도 익힐 겸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냥 큰 길을 따라 쭈욱 직진하면 되더군요. Bruno의 아파트는 주택가 한가운데 있어서 한산했는데 옐라치치 광장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옐라치치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광장 중앙으로 트램이 다니네요. 옐라치치 광장은 자그레브 북쪽에 있는데 자동차 통행 불가이고 오직 트램만 다닙니다.
관광객도 많고 트램을 이용하는 현지인들도 많아서 북적입니다. 트램 승차권은 오른쪽에 보이는 TISAK에서 사면 됩니다.
광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booth가 사람들의 눈길을 끕니다. 크로아티아어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분위기로는 동물보호협회에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책자도 나눠주고 티셔츠 등의 상품도 팔더군요.
옐라치치 광장의 유래가 되기도 한 반 요셉 옐라치치 장군의 기마상입니다. 184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침입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옐라치치 장군의 기마상에서 조금만 더 광장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자그레브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샘물, 만두세바츠(Mandusevac)가 있습니다.
길을 지나던 장군이 목이 말라 마을의 아가씨에게 "물을 떠 달라(zagrabi)"라는 부탁을 했는데 그것이 유래가 되어 자그레브가 되었다고 하죠.
하여튼 작은 샘물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가 보니 물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걸 제외하면 작은 분수 크기입니다.
만두세바츠와 옐라치치 장군 기마상을 한 컷에 담아 보았습니다. 자그레브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거대한 크기의 광장은 아닙니다.
옐라치치 광장 오른쪽 끝에서 보면 성모승천 대성당(성 스테판 성당)의 첨탑이 살짝 보입니다. 옐라치치 광장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성모승천 대성당,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돌라체 시장이 나옵니다.
광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광장에 면한 두브로브니크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은 오믈렛이 포함된 비엔나 브런치(Becki Dorucak, 35쿠나)를 주문해드리고 저희는 콘티넨탈 브런치(Kontine Zajutrak, 25쿠나)를 시켰습니다. 커피와 빵이 모두 맛있네요. 가볍게 아침을 먹으러 들르는 현지인들도 많습니다.
여유있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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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은 오후 2시 50분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었죠.
그런데 한껏 들뜨신 어르신이 짐을 챙겨 아침 8시부터 집에 오시는 바람에 늦잠은 물 건너 갔습니다. 9시 이후에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드렸는데도 그러시네요. ㅠ.ㅠ 게다가 고추장, 두부조림 등 온갖 한국형(?) 반찬을 바리바리 싸오셔서 1차 검열을 거쳐 여행짐을 다시 쌌습니다.
도림군이 함께 가겠다고 여행짐에 들어가서 시위 중입니다. ^^;;;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늑장을 부리다 10시 50분 쯤 동네를 지나가는 공항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나갔습니다. 정류장으로 가면서도 지난 번 싱가포르 여행 때처럼 빈 차로 공항에 들어가는 택시 기사님이 계시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뜸 말을 거시네요. 3만 원만 주면 가겠답니다.
1인 당 1만 원이 공식 가격이라고 하시네요. 편하게 빨리 갈 수 있는데 3만 원이 대수겠습니까. 냉큼 승락하고 탔습니다. 그래서 차가 막힌 편이었는데도 50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처음 타 보는데 독일인답게(?) 여러가지가 엄격하더군요.
기내 수화물이 8kg 제한이고 크기도 55 X 40 X 20이 넘으면 기내 탑승이 안 됩니다. 게다가 15분 전까지 탑승하지 않으면 탑승을 거부한다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오늘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는 완전 만석이라고 합니다. 승객이 몽땅 크로아티아로 가는 건 아닌 것 같고 아마도 프랑크푸르트가 유럽으로 연결되는 허브 공항이라서 그런 것 같더군요.
오랜만에 일찍 출국 수속을 마쳐 여유있게 면세점도 둘러보고 크라제 버거에서 베지 버거로 점심까지 챙겨 먹은 뒤 셔틀 트레인을 타고 126번 탑승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매번 까먹는건데
셔틀 트레인으로 이동하는 탑승동에도 면세품 인도장이 있습니다.
비행기에 타 보니 기내 수화물 크기를 왜 그렇게 엄격하게 제한하는지 알겠더군요. 2층이 있는 항공기라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천정이 높아 답답하지는 않지만 대신 머리 위 기내 수납 공간이 너무 작아서 캐리어가 조금만 커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3-4-3 좌석을 갖춘 747기종인데 제가 타 본 비행기 중 실내 조명이 가장 밝았습니다. USB 충전은 안 되지만 최신 영화는 꽤 갖추고 있어서 지루한 비행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었죠. 비행 정보를 보여주는 화면 중에 조종석에서 밖을 보여주는 화면도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승객들 구성은 거의 대부분 대학생급의 젊은 사람들이어서 분위기는 활기차나 조금 시끄럽군요;;;;
탑승 마감 시간이 되니 칼같이 해치를 잠급니다. 기내 방송으로 아직 탑승하지 않은 승객이 1명 있는데 실었던 짐을 내린다고 합니다. 누가 독일인 아니랄까봐.... 무섭네요;;;;; 하지만 그래놓고는 활주로 사정으로 1시간 연발했습니다. ㅡㅡ;;;;
루프트한자는 승무원들이 착륙, 이륙 때 등받이, 테이블을 점검하는 건 기본이고 안전벨트를 몸에 맞게 조였는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쩝....
이륙한 지 2시간 있다가 점심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채식 기내식은 인도 채식이 가장 낫다는 걸 알게 되어 인도 채식으로 신청해두었습니다. 함께 간 어르신은 일반식이었는데 승무원에게 부탁해서 함께 서빙해 달라고 했습니다(원래 특별식이 먼저 서빙됨). 참고로
루프트한자 특별 기내식은 17종이 있고 2019-0180으로 연락해서 신청하면 됩니다.
커리, 난, 샐러드, 과일, 비건 버터와 빵까지 알찬 구성입니다. 맛도 괜찮고요.
독일 항공을 탔는데 맥주를 안 마셔볼 수 없지요. Warsteiner 맥주를 주는데 향도 풍부하고 목넘김도 좋네요. 만족스럽습니다.
잠 좀 자려고 하니 또 간식을 줍니다. 그야말로 사육 타임이네요;;; 컵라면과 샌드위치 중 선택하는데 혹시 몰라 물어보니 샌드위치는 락토용 샌드위치도 있답니다. 다행히 두 개 남은 걸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괜찮네요. 먹고 보니 사진을 안 찍었더군요. 그래서 사진이 없습니다;;;;
착륙 2시간 전에 나온 저녁 기내식입니다. 조금 가벼운 구성으로 나왔네요. 루프트한자의 기내 음식은 제 입맛 기준으로 중상 이상 수준이네요. 마음에 듭니다.
1시간 이상 연발했는데 역시나 독일답게 원래 7시 15분 도착인데 7시 경에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허브 공항답게 엄청 넓습니다.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지 않으면 길 잃기 십상이겠더군요.
셔틀 트레인을 탔습니다. 폭이 좀 좁아 보이네요.
셔틀 트레인을 타야 할 정도로 넓으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셔틀 트레인을 타고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할 정도로 엄청 넓습니다. 넓이만 따지면 인천공항보다 넓을 것 같아요.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유할 때 시간이 빠듯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실감했습니다. 경유편 탑승구로 이동하는데만 꼬박 30분 이상이 걸리더군요.
경유편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검색대를 한번 통과하는데 그야말로 완전 정석대로 합니다. 줄이 길어지든, 밀리든 말든 신경 안 씁니다. 열외 1명 없이 외투, 구두는 벗기고 허리띠도 예외 없이 풀게 합니다. 여행 나오면 이런 건 로마법을 철저히 따르자는 저도 좀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 엄격한 검색 절차는 나중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진가를 발휘하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죠.
경유편은 크로아티아 항공입니다. 8시 15분 보딩인데 10분부터 하더군요. 티켓을 확인하고 회전문을 통과하자마자 버스로 이동해 활주로에서 탑승했습니다.
이제 이거 한번만 타면 드디어 크로아티아로 들어가게 되는군요. 크로아티아 항공이라서 그런지 실감납니다.
비행 시간이 1시간 25분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제선 항공기인지라 제트기입니다. 나중에 보시겠지만 크로아티아 국내 항공은 프로펠러기도 있습니다.
이 비행기는 3-3 좌석인데 좌석이 뭔가 좀 허접합니다. 공간 확보를 위해서인지 몰라도 굉장히 얇고 허접해요. 그래도 깨끗하고 쾌적해서 불만은 없습니다.
비행 도중에 간식으로 받은 과자인데 안에 이런저런 과자류가 섞여 있습니다만 대체로 짠맛입니다. 다 못 먹고 남겼습니다. 여행 도중에 접하게 될 짠맛의 전초전 같은 느낌입니다;;;;
밤 10시 10분에 자그레브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활주로에 내려서 버스로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청사로 들어가면 곧바로 출입국 관리소입니다. 심사가 너무 단순해서 살짝 놀랐습니다. 아무런 질문없이 예쁜 여직원들이 도장만 찍고 땡입니다.
입국신고서, 세관신고서 뭐 그런 서류 따위 작성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은 정말 예쁩니다만 미모만큼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어리버리하게 EU citizen 줄에 잘못 섰는데 담당 직원이 여권을 돌려주면서 여기가 아니라고만 고개를 젓더군요. 바로 옆 줄인데!!! 그냥 옆줄이라고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싫으면 손가락 하나만 들어서 가리키면 되는데 그걸 안 하더군요. 아 놔~
크로아티아 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공항인데도 좀 헷갈립니다. 표지판을 잘 보고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AirBnB 앱의 쪽지 기능으로 입국 항공편을 자그레브에서 빌린 아파트 주인장(Bruno)에게 알려줬는데 제 실수로 다른 항공편을 알려주는 바람에 20분 정도 늦게 나왔더군요. 자칫하면 길이 엇갈릴 뻔 했습니다. 결국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는...
Bruno를 기다리는 동안에 환전소에서 700유로를 크로아티아 쿠나(5,040쿠나)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Bruno와 만났습니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크로아티아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까지 그럴 줄은 몰랐는데 구척 장신에 140kg의 거인입니다. 거대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저희를 픽업해서 아파트까지 이동하는 20여 분 동안 끊임없이 떠들더군요.
Bruno 말로는 최근에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와서 AirBnB에서 자기 아파트를 빌리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이 6번째로 많다고 하더군요. '꽃보다 누나'의 여파가 큰 듯. ㅠ.ㅠ
최근의 자그레브는 예년과 달리 이상기온으로 쌀쌀하다고 하네요. 실제로 체감기온만 보면 밤에는 얇은 잠바를 입어야 하는 정도입니다.
공항에서 20여 분을 달려 Bruno의 아파트에 도착했습니다. 120년 된 건물인데다 법으로 보호받고 있어서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없고 덕분에 자그레브에 도착한 첫날부터 대형 캐리어를 들고 4층까지 낑낑대며 올라가야 했습니다. 나중의 이야기지만 이런 삽질은 흐바르섬에서도 하게 됩니다. ㅠ.ㅠ
내일 다시 보여드리겠지만 Bruno의 아파트는 호텔처럼 깔끔하지는 않아도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넓어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와이파이는 당연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요.
밤늦게 도착했더니 시장하기에 가져간 채식 라면을 하나 끓여서 햇반과 함께 야참으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데 사용한 택시비 : 30,000 원
* 인천공항 크라제 버거에서 먹은 점심값 : 35,600 원
* Bruno에게 준 픽업 비용 :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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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 프로그램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는 여행 초보들에게는 접근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나라입니다. 아직까지 직항편이 없거든요. 가끔 대한항공에서 전세기를 띄우기는 하지만 가뭄에 콩나듯이 하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대신 크로아티아로 들어가는 경유편은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처럼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2회 경유편을 이용하는 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에 1회 경유편만 고려한다면 크게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터키 항공, 러시아 항공 정도가 고려 대상입니다.
제시 순서는 가격 순이며 여행 편이성과는 (당연히) 반비례합니다. 뒤로 갈수록 도착 시간대가 짜증나거나 대기 시간이 길죠. ㅠ.ㅠ
처음에는 제가 완소하는 터키 항공도 고려했으나 역시나 이스탄불에서 6~7시간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이번 여행의 특성 상 눈물을 머금고 탈락시켰고 에어프랑스 티켓은 4월 초부터 뒤졌는데도 도저히 구할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가장 비싼 루프트한자를 구매했습니다. ㅠ.ㅠ
대신 공항 대기 시간이 가장 짧은, 1시간 30분 남짓(오히려 너무 대기 시간이 짧아 연발이라도 하면 transit할 때 헐레벌떡 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더군요. 덜덜덜)인데다 자그레브 도착 시간이 밤 10시 10분이라서 숙소로 이동해서 그냥 자면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물론 저는 시차적응에 실패했습니다만;;;).
* 국제 항공(2014년 4월 초 기준)
: 인천 <-> 프랑크푸르트 <-> 자그레브(루프트한자)
: 1인 당 1,814,400원(유류할증료 및 TAX 632,100원 포함)
* 국내 항공(www.skyscanner.com에서 Tripsta로 예약)
: 두브로브니크 -> 자그레브(크로아티아 항공, 1시간 5분)
: 3인 기준 706,006원(TAX 210,793, moneyback guarantee 31,933원 포함)
-> 국내 항공인데다 1시간 남짓 비행하는 거리인데 개인적으로 더럽게 비싸지 않나 생각합니다. ㅡㅡ;;;
* 버스(www.akz.hr 예약)
- 자그레브 -> 플리트비체(8:40 -> 10:55, 2시간 15분) : 1인 당 105쿠나
- 플리트비체 -> 스플리트(14:30 -> 18:50, 4시간 20분) : 1인 당 146쿠나
* 페리(www.krilo.hr 예약)
- 스플리트 -> 흐바르(15:15 -> 16:20, 1시간 5분) : 1인 당 55쿠나
- 흐바르 -> 두브로브니크(08:45 -> 12:00, 3시간 15분) : 1인 당 170쿠나
지금까지 꽤 여행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여행처럼 국제 경유 항공에, 국내 항공, 버스에 페리까지 육해공 교통편을 골고루 이용한 적은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 올레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 크로아티아에서는 Tele2 내지는 T-mobile사로 접속해서 사용
- 하루 이용료 : 부가세 포함 11,000원
-> 앞으로는 가능한 한 현지에서 유심카드를 구매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가격 차이가 어마무시하니;;;;
* 여행자 보험
- 여행자 보험몰(www.tourinsu.co.kr)
- LIG 31~45세 해외성인 3번 프로그램(1인 당 17,230 원)
- LIG 70~80세 해외고령 1번 프로그램(1인 당 33,060 원)
-> 기존에 가입되어 있는 실손 보험이 있기 때문에 유류품 보상 금액이 높은 걸로 선택했습니다. DSLR 등의 장비를 많이 가져갔거든요. ^^;;;
* 대략 일정(8월 28일 출국~9월 9일 입국, 11박 12일 일정)
: 자그레브(2박) -> 플리트비체(1박) -> 스플리트(2박) -> 흐바르(2박) -> 두브로브니크(3박) -> 자그레브(1박)
- 8월 28일 밤 자그레브 입국
- 8월 29일 자그레브 투어
- 8월 30일 아침 플리트비체 버스 이동 후 오후에 상류 투어
- 8월 31일 오전 플리트비체 하류 투어 후 오후에 버스로 스플리트 이동
- 9월 1일 스플리트 투어
- 9월 2일 오후 페리로 흐바르섬 이동 후 휴식
- 9월 3일 종일 흐바르섬 투어
- 9월 4일 오전 페리로 두브로브니크 이동, 오후에 성내 투어
- 9월 5일 오전 성벽 투어, 오후 성내 투어
- 9월 6일 오전 성내 투어, 오후 스르지산 전망대 투어
- 9월 7일 오후 국내 항공으로 자그레브 이동 후 휴식
- 9월 8일 오전 기념품 쇼핑, 오후 출국
- 9월 9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
보시는 것처럼 플리트비체를 제외하고는 항상 2박 이상을 하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짰고 각 도시에서도 가능하면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안배했습니다. 그런데도 모시고 간 어르신이 힘들어 하셨죠. 역시 여행은 젊었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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