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개봉작이지만 올해 2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재개봉한 작품입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의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한 작품이라서 기대가 컸는데 저는 역시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상복은 별로 없어서 2018년 아카데미에서도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편집상만 받았지만 개봉했던 2017년에는 워싱턴비평가협회와 시카고비평가협회 등 비평가들이 주는 감독상을 내리 수상했죠.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더 무게를 둔 작품입니다. 화려한 전투씬보다는 극도로 정제된 화면과 감정선을 따라가며 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죠. 배경 음악도 한스 짐머가 맡았기 때문에 영상과 찰떡인 점도 호감입니다.
2019년에 개봉한
'1917'을 먼저 봤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1917처럼 몰입도도 높고 무엇보다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이 일품인 영화입니다. 특히 육(일주일의 시간), 해(하루의 시간), 공(한 시간)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시간의 흐름을 각기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육해공의 시간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절묘한 연출이 기가 막힙니다. 역시나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사실 덩케르크 철수작전은 2차 대전의 향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사건입니다. 히틀러의 나치군단이 파죽지세로 유럽을 유린하던 시기에 영국에서는 히틀러와 평화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절망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에서 처칠에 의해 추진된 대규모의 철수 작전이었는데 만약 이 작전이 실패하고 30만이 넘는 병력이 궤멸되거나 항복했다면 미국이 참전할 때까지 유럽이 못 버텼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넷플릭스에 '컬러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승리를 향한 여정'이라는 2021년 다큐멘터리 필름을 찾습니다. 시즌 1의 1화가 덩케르크인데 이걸 먼저 보세요. 1940년 5월에 진행된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배경과 과정, 세세한 기록들을 52분에 걸쳐 다루고 있는데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덩케르크 영화를 만든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다큐멘터리가 나중에 나왔으니까요)이 들 정도로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내용이 하나도 빠짐없이 영화 덩케르크에 나옵니다.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 다음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를 보고 마지막으로 게리 올드먼이 처칠 수상으로 분한 2017년 작, '다키스트 아워'를 보시면 영화 덩케르크에서 궁금했던 의문점들이 깨끗이 풀려서 정리됩니다.
1917 소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을 기대하는 분들은 안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팬이거나 전쟁의 참혹함을 장중하게 그려내는 영화에 끌리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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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그동안 너무 바빠서 차일피일 관람을 미루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내려갔다는 말을 듣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는데 최근에 다시 상영한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예매해서 14일 밤에 상암 IMAX관에서 22시 40분에 시작하는 걸 보고 왔습니다.
책, 영화, 미술, 공연 할 것 없이 미리 공부한 뒤 체험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상대성 이론이든, 천체 물리학이든 신경쓰지 않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용감하게 봤습니다. 완전 무식 상태에서 봤는데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더군요. 사실 공부를 하고 봐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 자체가 안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블랙홀, 웜홀, 5차원 뭐 이런 내용으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시고, 어떤 분들은 딸바라기 아버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래의 두 가지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역시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이다. 현재를 열심히 즐겁게 살자', '그러게 이 무지막지한 인간들아 지구가 그나마 건강할 때 작작 좀 착취하지 그랬냐'
미국에 엄청난 황사가 불어 작물이 황폐화되고 인류가 아사의 위기에 처하는 게 얼마나 타당한 예측인지는 모르겠으나 30만 평에 실제로 옥수수를 심어 경작한 후 영화를 찍었다는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의 무대포 정신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복선을 일부러 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 뒤가 연결되는 일종의 반전도 좋았습니다.
매튜 매커너히와 앤 해서웨이의 연기는 역시나 좋았습니다. 매튜 매커너히는 너무 잘 생긴 외모 때문에 그동안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온 느낌이었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11)'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에 이어 이 영화에서 훨훨 날았습니다. 앤 해서웨이도
'레미제라블(2012)'이 이어 확실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도 여전히 인터넷 여기저기서 논쟁 중인 영화로 호불호가 갈립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작년 10월 경에 개봉한
'그래비티(Gravity, 2013)'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대단한 작품입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네요. 다만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지 않으려면 음료수 섭취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래비티를 감명깊게 봤다면 이 영화도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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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이거 물건입니다. 영화의 종류는 다르지만
'다크나이트'를 봤을 때의 전율이 느껴지네요. 알고 보니 둘 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입니다. 그야말로 깜놀~
오랜만에 한시도 딴 눈 팔지 않고 100% 몰입해서 본 영화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손을 잡고
'셔터 아일랜드'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렸습니다.
꿈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에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설계하고 설계된 꿈 속에서 특정한 생각을 세뇌시키고, 꿈 속에서 다시 꿈을 꾸게 만들어 더 깊은 단계의 무의식으로 내려가는 등의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부 장치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분명히 여기저기 옥의 티가 있을 것 같은데 CG가 훌륭한데다 디카프리오를 필두로 조셉 고든-레빗, 와타나베 켄 등 연기파 배우의 호연이 눈 돌릴 틈을 만들지 않습니다.
2000년에 감독이 내놓은 '메멘토'는 상상력은 기발했지만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관객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걸 타산지석으로 삼았는지 10년 만에 내놓은 인셉션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까다로운 부분은 설명으로 가볍게 처리하고 그 빈자리를 막강한 이미지의 폭격으로 혼을 쏙 빼 놓습니다.
시나리오가 기본적으로 탄탄한데다 림보, 토템, 킥 등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키워드, 접어서 두 개로 포개진 세계라든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빌딩숲 등 눈을 사로잡는 CG까지 앙상블을 이루어 모처럼 제대로 된 SF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트위터의 타임라인에서 볼 만하다는 시사회평만 보고 선택했는데 놓쳤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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