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로 돌아와서 짐을 싸고 체크 아웃을 했습니다.
짐을 reception desk에 맡기러 가는데 travel agency에서 갑자기 저를 부릅니다. 어제 만따나니 섬으로 가는 차량 운전을 했던 Mr. J가 어제 비로 독감에 걸려서 많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가이드로 바뀐다고 합니다.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왠지 미안합니다. 어제 날씨가 안 좋았는데도 투어를 강행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군요.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금방 좋아졌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일단 짐을 맡기고 잠시 시내로 나갔습니다. 현금이 아슬아슬하게 모자랐거든요. 10만 원만 더 환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클리아스 강 투어하는 동안에 먹을 과일, 차, 물 등을 샀습니다.
시내로 나온 김에 얌냠하게 먹었던 번을 사먹으려고 센터 포인트 4층으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운이 안 따르는지 커피빵이 떨어져서 모카빵 5개를 샀습니다(많이도 샀다!).
점심은 또 한국 음식점 아리랑에서 먹었습니다.
설렁탕(25RM), 김치찌개(18RM), 된장찌개(18RM)를 주문했더니 부추전을 서비스로 주시더군요. 61RM에 10% tax가 붙어서 67RM을 냈습니다.
리조트로 돌아와 클리아스 강 tour를 가는 차에 올랐습니다. 1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운전 스타일을 보니 상당히 느긋합니다. 가축이 도로를 막고 있어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알아서 비킬 때까지 기다리네요. 풀을 뜯으러 나온 소가 도로를 막고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클리아스 강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리조트에서 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함께 출발한다고 합니다. 도착하니 물 한 병씩을 나눠주네요.
물은 쉽게 얻을 수 있어 굳이 생수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마누칸 섬을 비롯해 코타 키나발루 인근의 섬에는 대개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잘 되어 있어 몸을 씻기 위한 대형 생수도 거의 필요가 없더군요.
가이드가 늦었다고 그나마 서둘렀는데 도착해보니 저희가 제일 먼저 와 있더군요. 퍼져 있는 고냥이와 놀면서 기다렸습니다.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간단한 다과로 요기를 하며 어두워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달달하고 진한 커피에 우리나라의 도나쓰하고 맛이 정말 똑같은 빵하고 푸딩, 고구마 쿠키가 간식으로 나왔네요.
5시까지 기다리다 구명조끼를 입고 선착장으로 나갑니다.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충 세어도 1~200명은 됩니다. 각자 배에 나눠타고 알아서 출발합니다.
제가 탄 배는 그나마 승객이 적은 편입니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우리 가이드입니다. 유머 감각이 있고 쾌활한 성격이어서 좋았습니다.
클리아스 강은 황토 빛깔의 강인데 무슨 아마존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넓습니다. 나무가 썩어서 물에 가라앉은 곳의 물 빛깔은 또 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발사믹 식초에 올리브 오일을 뿌린 것 같죠.
나무가 하늘을 가려서 터널처럼 된 곳도 많습니다. 일단 클리아스 강의 명물인 코주부 원숭이를 보러 갔습니다. 굉장히 넓은 강인데 배를 조종하는 항해사는 원숭이가 사는 서식지를 잘 알고 있더군요.
저기 나무 위에 앉아 있네요. 옆 모습이 영락없는 사람입니다.
코가 정말 주정뱅이 코처럼 빨갛네요. 나이가 많은 수컷 원숭이일수록 코가 크고 빨갛답니다.
꼬리도 생각보다 두껍고 깁니다.
물이 정말 탁한데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면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정말 황톳물같아요.
누가 코타 키나발루의 날씨 아니랄까봐 금방 흐려지고 비가 내려서 멋진 석양 구경은 아깝게 놓쳤지만 비가 많이 와도 클리아스 강 tour의 메인인 반딧불이는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습니다.
날씨가 어두워지면 앞에서 등불을 밝혀서 배의 길을 인도합니다.
귀신같이 반딧불이가 사는 나무를 찾아가서 갑자기 전등을 켜고 흔들면 거기에 호응을 해서 갑자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하듯이 온 나무가 반짝반짝거립니다. 정말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이건 직접 봐야 무슨 말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진도, 동영상도 찍어봤자 하나도 안 나온답니다. 그래서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_-;;;
반딧불이 구경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제 빗속을 뚫고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 가운데 준비되어 있는 말레이 전통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는 7시쯤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역시나 안전운전을 해서 그런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호텔에 맡겨 둔 짐을 찾고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향했습니다(20RM). 기본은 20RM이지만 할증이 되면 30RM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아시아나, 대한항공, 말레이시아 항공 카운터로 승객이 많이 분산되어 좀 한가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택시는 완전히 기사 위주로 운전석 시트를 뒤로 완전히 젖혀 놓은 상태여서 가능한 한 조수석 뒤에 붙어 앉으셔야 짜증이 덜 납니다. 쩝....
새로 지은 코타 키나발루 국제 공항은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잘 지어놨더군요. 보통 공항들은 출국 심사를 거친 뒤 안에 들어가면 공간이 협소해서 자리를 맡으려고 일찍 들어가는 사람이 많은데 안에 대기 공간이 충분해서 누워자도 자리가 많이 남습니다. 일찍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
12시 30분 정도에 비행기가 떴습니다. 여행이 끝나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1시간 30분 전에 깨워서 기내식을 줍니다(단호박죽과 달걀). 먹을 만 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뒤에 있는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뒤로 젖히는 사람이 재수없게도 제 앞에 앉았는데 무릎을 끼워 넣어 뒤로 젖혀지지 못하도록 했더니 앞에서 난리가 났네요. 후후...
이렇게 4박 5일 간의 말레이시아 여행(정확히 말하자면 코타 키나발루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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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누칸 섬으로 들어가는 배 삯 : 50RM X 3 = 150
* 물고기 밥 1개 구입비 : 1RM
* 마누칸 섬 입장료 : 10RM X 3 = 30RM
* 패러세일링 이용료 : 1인 당 90RM X 2 = 180RM
* Scuba-Doo : 1인당 250RM X 3 = 750RM
* Scuba-Doo : 동영상 사진을 DVD로 굽기 위한 추가 비용 50RM
* make-up room : 5RM
* 택시 요금 : 10RM
* 시내에서 장 본 것 : 생수, 과일 등 -> 46.9RM
* 아리랑 한국관에서 점심 식사
- 설렁탕 : 25RM
- 김치찌개 : 18RM
- 돼지찌개 : 18RM
= 67RM
* 택시 요금 : 10RM
* 공항으로 가는 택시 요금 : 20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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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잠이 들었는데도 7시쯤 저절로 잠에서 깼습니다. 생각보다 몸도 개운하네요. 신기하군요.
그런데 어제 샤워를 하면서 널어놓은 수영복이 아직도 안 말랐네요. 오늘도 안에 입고 움직여야 하는데(언제 물에 들어갈 지 모르니) 난감하네요. 어쩔 수 없이 헤어 드라이로 급하게 말렸습니다.
아침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8시 20분 쯤에 Sea Quest로 고고씽~ 8시에 첫 배가 떠난다고 15분 전에 오라고 했는데 이미 늦었네요. -_-;;; 마음 편하게 먹고 다음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오전에는 마누칸 섬만 돌기로 했습니다. 오후에는 클리아스 강 tour를 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섬은 포기했습니다. 보통 코타 키나발루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리조트 수영장이나 인근 섬을 돌아다니면서 노는데 저희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가 봅니다. 쩝....
Sea Quest에서 예약을 할 때에는 섬에 들어가는 시간과 나오는 시간만 알려주면 됩니다. 예약을 하면 한 사람 당 작은 생수 한 병씩 줍니다.
마누칸 섬으로 들어가는 배 삯은 1인 당 50RM, 스노클링을 할 때 물고기에게 주기 위해 물고기 밥도 하나 샀습니다(1RM).
바다색과 하늘색이 거의 똑같네요. 아마도 저기 보이는 것이 마누칸 섬이었던 것 같습니다(확실하지는 않아요). 진짜 가까웠거든요. 10분 정도 걸렸나?
Sea Quest 앞에서 서성이다 마누칸 섬으로 가는 사람들 타라고 하면 그냥 타면 됩니다. 자리에 놓인 구명조끼도 알아서 입으면 되고요. 마누칸 섬의 입장료는 1인당 10RM입니다.
마누칸 섬은 상당히 큰 섬으로 안에 Sea Quest 직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안내도 친절하게 잘 해줍니다. 어제의 만따나니 섬과는 완전 다릅니다. 해변까지 아주 그냥 다리를 놔버렸습니다. -_-;;;
선착장에 도착하면 마누칸 섬에 서식하는 물고기 도감을 보시는 것처럼 떡하니 붙여놨습니다. 선착장 주변에 열대어들이 관광객들이 뿌리는 물고기 밥을 노리고 모여드는 데 이걸 보고 찾아보라는 것 같습니다.........만
보시는 것처럼 구분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복마전인데 어떻게 구분하라고~
구름이 좀 끼기는 했지만 하늘도 바다도 참 파랗습니다.
벌써부터 바다에 들어가 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바다가 깊어지는지 수영 제한 구역을 표시해 놨네요.
섬에서 묵을 사람들을 위해 방갈로도 지어놨네요. 새로 지은 것인지 깨끗합니다. Sea Quest 직원 말로는 상당히 비싸다고 하네요.
섬 안에는 대형 레스토랑도 많이 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니까요. 직원이 open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장이 상당히 간편합니다. ^^;;;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차피 오늘은 마누칸 섬에서만 놀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패러세일링~ 보트에 낙하산을 매달고 하늘에 뜬 채 질질(?) 끌려다니는 것이죠. 가격이 90RM인데 비해 10분 정도만 타는 것이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닙니다만 꼭 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강추합니다.
10분 밖에 안 되지만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코타 키나발루의 짙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바다 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갑니다.
Scuba-Doo라는 것도 해 봤습니다. 이건 1인 당 이용가격이 250RM이나 하는 엄청난 놀이기구인데 말 그대로 1인용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에 들어가 열대어랑 놀다 오는 겁니다. 50RM을 추가하면 수중 카메라로 찍은 것을 DVD로도 구워줍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간 탓으로 이것도 해 봤는데 의외로 좋았습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돈지랄만은 아닙니다. 한번 해 볼 만 해요. ^^;;;;
잠수정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너무 헐벗게 생겨서 처음에는 좀 걱정했는데 산소 발생기가 잘 작동을 해서 물 속으로 들어가도 물이 올라오지도 않고 숨을 쉬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잠수정 2대 당 잠수부가 1명씩 붙어서 길 안내를 해 줍니다. 아무래도 해안에 가까우니 물이 흐려서 처음에는 잘 안 보이는데 어느 지역에 가니 열대어가 그야말로 바글바글합니다. 아마도 여기에서 먹이를 주는 것을 알고 열대어들이 근방에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잠수정을 타고 들어가기 전에 500ml 생수병에 조각조각 식빵을 채워 넣은 것을 하나씩 주는데 가지고 가서 앞에서 주물럭주물럭하면 물에 젖은 식빵이 구멍으로 나오는데 그걸 먹으려고 열대어들이 달려듭니다.
코 앞에서 온갖 열대어들이 군무를 보여주는데(사실은 식빵을 먹으려고 쟁탈전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거나) 온갖 현란한 색깔의 열대어들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건 흔한 경험이 아니죠. 게다가 녀석들이 먹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손으로 만져도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는 잠수부가 조그마한 돌 위에 붙은 말미잘을 가져오는데 거기에 '니모(영화에 나오는 바로 그 니모)' 세 마리가 살고 있더군요. 정말 귀엽네요. 가져가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잠수정 사업(?) 때문에 다른 곳에는 열대어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마누칸 섬에서의 스노클링은 추천 못하겠습니다. 만따나니 섬과 같은 외진 곳에서 해야 제 맛일 것 같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수영금지구역의 바깥에서는 할 만 하답니다. ^^;;;
11시 배로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마누칸 섬의 해변에서 좀 더 놀다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해변이 금방 사람들로 북적거려 피서지 분위기라서 일찍 돌아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코타 키나발루는 다 좋은데 날씨가 워낙 변덕을 부려서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더군요. 대충 보니 오전에는 상당히 날씨가 좋고 오후가 되면 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에서 노는 건 오전에 끝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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