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에서는 대표적인 구조화 검사인 MMPI-2/A로 예를 들겠지만 타당도 척도를 포함한 어떤 자기 보고형 검사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타당도 척도가 포함된 자기 보고형 검사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다른 검사 결과의 해석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MMPI-2/A의 경우 F척도군의 점수가 지나치게 높거나(증상 과장 경향이 심하거나), L, K, S 같은 방어 척도군의 점수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방어적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심한 경우), 당연히 이후 검사 결과 해석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타당도 문제를 고려하여 해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타당도 문제는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타당도 문제가 생기는 대부분의 경우는 뜻밖에도 평가자가 수검자에게 미치는 심리평가의 영향을 별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검자에게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것이니 수검자도 이를 알 것이라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상담 초기에 진행되는 기관의 routine 절차라서 아무 생각 없이 실시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평가자가 알려주지 않으면 수검자가 심리평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 리가 만무합니다. 특히 정서행동특성 평가 결과로 인해 의뢰된 아동/청소년이나 수강 명령 대상자 등 비자발적으로 방문한 내담자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타당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은 심리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orientation을 철저히 실시하는 겁니다. 이 orientation에는 반드시 아래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심리평가의 실시 목적과 수검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
* 심리평가 실시 절차
* 심리평가 결과의 비밀 보장 범위와 예외 경우
* 심리평가를 수검자가 거부할 수 있는 권리 설명
특히 가장 중요한 내용은 심리평가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 모든 이익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을 경우 심리평가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수검자에게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려주는 겁니다. 역설적으로 거부권을 주면 거부하는 확률이 줄어듭니다. 수검자에게 통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제 경험 상 심리평가에 대한 orientation을 충실히 할수록 타당도 척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현저히 줄어들더군요. 자기 보고형 검사의 타당도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은 이 점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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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 결과를 해석할 때 수검자의 반응 일관성과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건 구조화된 검사의 타당도 영역입니다.
최소한 구조화된 검사의 타당도가 정상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안심하고 나머지 검사의 결과를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닙니다. 구조화된 검사의 타당도가 정상 수준이어도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수검자가 솔직하게 일관된 답변을 했다는 의미일 뿐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다는 의미까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고 어떠한 상태인지에 대해 수검자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면 당연히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MPI-2의 타당도 척도가 normal profile이고 1-3-3-3 코드 패턴도 아닌데 TCI에서 MHH(사려깊은) 성격 유형이 나왔다고 해 보죠.
수검사가 실제로 사려깊은 성격 유형인지, 사실은 전혀 아님에도 자신을 사려깊은 성격 유형이라고 믿고 있는지를 구분하기 위해서 다른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하고 배경 정보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사려깊은 성격 유형과 상충하는 자료가 하나라도 있다면 TCI 결과가 실제 수검자의 성격을 반영한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다시 정리해 보면,
* 구조화된 검사의 타당도가 normal profile이라도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음
* 타당도가 normal profile이라는 건 수검자가 솔직하게 일관된 답변을 했다는 것만 보증함
* 수검자의 real self를 반영하는지, ideal self 내지는 perceived self를 반영하는지 신중하게 교차 검증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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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타당도 척도들이 모두 정상 수준에 머물러 있고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보충 척도군에서도 별다른 문제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지만 상담을 해 보면 뭔가 쎄한 느낌을 받게 되는 내담자들이 있죠.
이럴 때 확인해봐야 하는 게 1-3-3-3 패턴입니다.
바로 아래의 임상 소척도 4개를 묶어서 살펴보는 패턴입니다.
* Hy1(사회적 불안 부인) : 방어적 외향성
* Pd3(사회적 침착성) : 방어적 자신감
* Pa3(순진성) : 방어적 낙천성(근거없는 낙관적 사고)
* Ma3(냉정함) : 방어적 무관심
보시는 것처럼 이 네 척도는 모두 '방어적' 경향을 나타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각 척도는 자신의 카테고리에서 나름의 해석 내용이 있지만 개별적인 해석보다는 이 네 개의 척도를 묶어서 살펴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방어적 태도를 취할 때 이 네 척도가 일관되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각 척도가 카테고리 내에서 값이 얼마인지 따지지 말고 가장 높은 점수일 때, 즉 No.1 점수일 때 이를 1-3-3-3 code pattern이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L, K, S와 같은 방어 척도가 상승하지만 때로는 타당도 척도가 전혀 상승하지 않아도 1-3-3-3 패턴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S척도 보다 더 강력한 무의식적 방어가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Hy1이 'Over-socialized friendliness(Caldwell, 1988)'를, Pd3가 'Narcissistic syndrome'을, Pa3가 'Cynical attitudes(Ward et al., 1998)'를, Ma3가 'Performance-oriented pattern'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들을 조합하면 뭔가 성격 역동을 드러낼 것 같지만 문제는 현존하는 어떤 심리검사도구로도 이들의 문제를 알아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1-3-3-3 패턴을 보이는 수검자에게 실시한 다수의 종합심리평가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봤는데 해석할 만한 게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철저한 무의식적 방어를 사용하는 수검자로 잠정 해석하고 모든 심리검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지 말고 심층 상담을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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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워낙 TCI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딜가나 powerful한 검사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통에 TCI가 무조건 좋은 검사라고 오해하실 수 있지만 모든 심리검사도구가 다 그렇듯이 당연히 TCI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TCI를 사용하는 분들이 해석에 주의해야 하는 점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타당도 척도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MMPI-2/A 같은 검사 도구와 함께 실시해야 함
: 내담자의 기질/성격만 알고 싶어 TCI/JTCI를 단독 실시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TCI는 타당도 척도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라포가 잘 형성된 내담자라도 MMPI-2/A와 같은 타당도 척도가 포함된 검사 도구를 반드시 함께 실시하셔야 합니다. 차라리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라면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여 해석할 수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는 방어적 응답 경향성이 있다면 기질/성격 유형이 양호하게 평정되었을 때 그 결과가 방어 경향을 반영하는 것인지 실제 수검자의 양호한 기질/성격을 반영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됩니다.
2. 유아용, 아동용 버젼은 양육자 보고식
: JTCI 3-6세 버젼과 7-11세 버젼은 자기 보고식이 아닌 양육자가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평가자의 보고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역시 MMPI-2와 같은 척도를 추가 실시해야 합니다. 사실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없는 아동/청소년의 수는 매우 적고 따라서 부모의 TCI, MMPI-2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단점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부모의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지요.
3.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기질 유형으로 8개만 포괄
: TCI에서는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기준으로 성격(자율성, 연대감)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를 먼저 따져봅니다.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성격 장애로 의심하고 하위 유형 구분을 위해 기질 유형을 확인하는데 이 때 DSM-5의 10개 성격 장애 중 8개만 기질 유형으로 확인 가능하고 편집성과 분열형은 기질이 아닌 성격 유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예를 들어 반사회성 기질이자 편집성 성격으로 구분되면 원칙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라고 해야 하나 편집성 성격의 모습도 갖고 있기 때문에 반사회성 성격 장애로 진단해야 하는지, 편집성 성격 장애로 진단해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성격 장애 진단이 중요하지 않다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formulation하면 되겠습니다.
4. JTCI 12-18 버젼에 인내력 하위 차원이 없음
: (주)마음사랑 측에서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JTCI 12-18 버젼, 즉,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버젼에 인내력 기질의 하위차원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data loss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더 낮은 연령대의 7-11 버젼에는 인내력 하위 차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상담을 받으러 오는 청소년들이 대부분 인내력 기질이 낮은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확한 formulation 및 해석 상담을 위해 인내력 기질의 어떤 하위 차원이 특히 낮은 수준인지 알아야 하는 평가자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인내력 기질이 아주 낮은 수준이라면 대부분의 하위차원이 바닥권일거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애매하게 낮은 경우(예; 27%ile), 어떤 하위 차원이 비교적 괜찮은지가 중요한 정보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5. 해석 지침이 체계적이지 않음
: 매뉴얼을 보면 1) 개별 척도의 해석 -> 2) 기질 유형의 해석(3기질 차원의 상호작용 분석) -> 3) 성격 척도와 기질 유형의 연계 해석 -> 4) 성격 유형의 해석 순으로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 얼핏 보면 bottom up 방향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심리검사 결과는 지능검사처럼 top down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편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해석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 나름대로 3단계 해석 방식으로 재구조화하여 사용할 수 밖에 없었죠.
6. 기질/성격 유형 구분 시 T기준과 백분위 기준을 모두 사용해야 함
: 이건 사실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게 T분포와 백분위 분포가 겹치지 않는 것 뿐이거든요. 하지만 구매자격 연수에서도 통계적으로 더 정확한 백분위 기준을 사용해 기질/성격 유형을 구분하라고 안내하면서도 정작 매뉴얼에 있는 기질/성격 유형의 구분 결과는 T기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두 기준 모두 알아야 합니다.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적용하는 문제는 수검자의 점수가 경계선에 애매하게 걸치는 경우 T기준과 백분위 기준에 따른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수검자는 두 가지 유형의 모습을 모두 갖고 있겠지만 평가자가 분석해야 하는 유형이 당장 2가지 이상으로 늘어나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하위차원 분석을 꼼꼼하게 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길 때까지는 분석해야 하는 양이 많은 것은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7. Likert 척도이기 때문에 생기는 응답 경향성 문제
: MMPI-2/A의 경우 예(True)/아니오(False) 두 개의 응답지만 있는 dichotomous 문항이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TCI/JTCI의 경우 TCI-RS 버젼은 5점, 나머지 버젼은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수검자라면 극단값을 피하는 응답 경향성을 보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중간에 몰려 MMM 유형처럼 나오거나 6번처럼 경계선에 걸려 평가자의 해석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의 상당수가 위험회피기질이 높고 강박성 기질도 많은 걸 감안하면 중간으로 몰아서 응답하는 반응 경향성이 꽤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결과지를 보기 전에 응답지부터 먼저 살펴보는 훈련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단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해석과 관련하여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또 새로 발견하는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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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포스팅한
'FBS 척도의 이해'에서 제가 드린 말씀의 핵심은 FBS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단독 상승했을 때 임상 척도 상승으로 인한 이차 이득을 탐색해 보라는 거였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FBS 척도와 관련해서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한 아래의 해석 기준을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1. 타당도 척도 중 FBS 척도가 유의미하게 단독 상승했을 때 임상 척도 상승은 반드시 이차 이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할 것
2. 타당도 척도 중 FBS 척도가 가장 높은 점수값(유의미 여부 무관, 성별 기준 적용)일 때는 기질 상의 취약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K 척도가 40T 이하로 하강 시에는 성격 장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함. 따라서 TCI/JTCI를 추가 실시할 것
하지만 FBS 척도가 유의미하게 단독 상승했음에도 TCI/JTCI에서 기질 취약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도 가끔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다음의 순서로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1단계. TCI에서 기질 취약성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가운데 몰아쓰기' 응답 경향성 때문은 아닌지 응답지를 확인할 것
2단계. 기질 유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 하위차원 수준에 기질 취약성이 숨어 있는 지 확인할 것
3단계. 이 모든 단계에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기질 취약성이 아닌 순수한(?) 이차 이득 때문은 아닌지 점검하기 위해 MMPI-2의 임상 척도를 소척도 연결 분석을 통해 꼼꼼히 살펴볼 것
1단계에서는 실제로 기질 취약성이 있기는 하지만 응답 경향성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점검하고 2단계에서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민감성 차원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취약성이 하위차원에서 나타나지 않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거기에서도 나타나지 않을 경우, 많지는 않지만 이차 이득만을 반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해보는 순서로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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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MMPI-2가 출시되면서 L, F, K 단 3개의 타당도 척도에 의존하던 MMPI에 비해 6개의 타당도 척도가 대거 추가되었는데 이는 타당도 검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왜냐하면 타당하지 않은 검사 결과를 간과하고 임상, 내용 척도를 그대로 해석하면 잘못된 formulation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MMPI-2에서는 타당도 척도들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각 타당도 척도 해석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타당도 척도의 수가 늘면서 F-K 지표(Dissimulation Index)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된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특히 상담 장면에서는 F-K 지표를 거의 자동적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척도들이 T점수를 해석하는 것과 달리 F-K 지표는 원점수를 사용한다는 것이죠. 그나마 MMPI-2는 결과표 1페이지 하단에 자동으로 계산을 해서 보여주지만 MMPI-A는 평가자가 번거로워도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MMPI-2/A 결과에서 F, K, L, S 척도들이 유의미한 수준(70T이상 또는 35T 이하)으로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F-K 지표까지 살펴보지 않아도 타당도 검증을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담 장면에서는 F, K, L, S 척도가 극단적으로 상승, 하강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 때 F, K 척도가 양쪽 끝에 위치하게 되면 각 척도는 유의미하다고 해석하기 애매하지만 F-K 지표를 계산해 보면 꽤 많은 경우에서 유의미합니다.
아시다시피
F-K 지표를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은 ±15점입니다. +15점 이상이면 faking bad, -15점 이하라면 faking good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죠(±22점 이상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정도가 더 커집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F-K 지표가 +15점 이상일 때는 F척도가 65T 이하라고 해도 수검자가 증상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해석이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은데 왜냐하면 F-K 지표가 +15점 이상이라고 해도 F척도가 높은 경우와 K척도가 낮은 경우로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K척도가 적절한 수준이고 F척도가 높아서 +15점 이상이라면 faking bad일 수 있으나 F척도는 그리 높지 않고 K척도가 낮아서 +15점 이상으로 측정된 거라면 증상을 과장했다기보다는 방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F-K 지표의 해석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즉 다양한 맥락 정보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일단은 F-K 지표가 ±15점 범위를 벗어난다면 F, K척도 단독으로 유의미한 상승이 없다고 해도 증상 과장 혹은 방어 경향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병원 장면에 비해 상담 장면에서는 F-K 지표를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덧. F-K 지표와 관련된 연구 결과 2가지를 추가로 설명드리면,
1. faking bad(+15점 이상)에 비해 faking good(-15점 이하)을 해석할 때 신중을 기할 것
2. MMPI-A의 경우 MMPI-2에 비해 F-K 지표 해석에 신중을 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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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S 척도는 Lees-Haley, English, Glenn이 1991년에 개발한 증상 타당도 척도입니다.
F 척도가 정신과적 증상의 과대보고 경향을 탐지하는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법적인 장면이나 경제적 이득이 의심되는 장면에서 신뢰롭지 않은 반응을 탐지하는데는 효용성이 제한된다고 보고 이를 위한 척도를 개발한거죠.
FBS는
Fake Bad Scale의 약자이며 증상 타당도(symptom validity)를 측정합니다.
개인 상해 소송(personal injury litigation)에서 꾀병으로 판정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반응을 비교하여 선정된 43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타당도 척도와 마찬가지로 VRIN, TRIN이 정상 수준일 때 신뢰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VRIN, TRIN 척도 점수가 상승하였을 때는 FBS 척도를 해석하면 안 됩니다.
FBS 척도의 일반적인 해석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79T 이하 : 과대보고의 증거가 없으며 해석 가능함
80-99T : 신체적/인지적 증상 보고를 신뢰할 수 없으며 과대보고 가능성이 있음
100T 이상 : 과대보고가 시사되며 해석이 타당하지 않음
하지만 상담 장면에서 80T 이상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80T 이상 상승 시에만 과대보고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아마도 해당되는 수검자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해석 방법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FBS 척도는 F, F(B), F(P)와 동반 상승하였을 때는 해석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다만
FBS 척도가 단독 상승하였을 경우(이는 FBS 척도만 65T 이상이고 다른 타당도 척도는 어떤 것도 65T를 넘지 않는 것을 의미)에는 중요한 해석 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FBS 척도 단독 상승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상 척도 중 상승한 척도를 정상적으로 해석하되 그 문제로 얻게 되는 이차적 이득이 반드시 존재한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FBS 척도가 타당도 척도 중 단독으로 상승하였고 73T로 평가되었습니다. 임상 척도 중에는 2번 척도만 80T로 단독 상승하였습니다. 2 spike code pattern이 시사되는 양상입니다.
이때의 해석은 이 수검자는 우울 장애가 시사되나 우울로 인해 얻는 이차적인 이득(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아도 용인되거나, 취업을 미뤄도 무방하거나,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비난받지 않거나 등등)이 있는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임상적인 증상에만 초점을 맞춰 완화 치료를 한다고 해서 이차적인 이득을 고려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해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에만 집중할 경우 증상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으나 그러한 우울 증상에 의해 수검자가 얻게 되는 이차적 이득을 고려하지 않으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거나 다른 증상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가라면 이 수검자가 임상 증상으로 얻게 되는 이차적인 이득이 무엇인지 반드시 찾아내서 건설적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병원 장면에서는 FBS 단독 상승을 보이는 수검자가 많지 않지만 상담 장면에서는 의외로 많이 관찰되기 때문에 상담자라면 잘 알아두어야 하는 척도입니다.
나중에 TCI 관련 포스팅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FBS 척도가 단독 상승한 상태에서 내담자의 주 호소와 임상 척도의 상승 패턴이 일차하지 않는 경우는 기질이나 성격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TCI 추가 실시를 고려해 보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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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충북대학교 심리학과의 조혜선, 황순택 선생님이 한국 임상심리학회지(2009, Vol. 28, No. 1, 281~297)에 publish한 'MMPI-2 재구성 임상척도의 타당도' 논문의 요약입니다.
이 논문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구 대상 : 393명의 대학생
* 사용 척도 : MMPI-2, SCL-90-R, MCMI-III
* 분석 방법 : 상관 분석
* 연구 결과
: MMPI-2의 재구성 임상 척도는 임상척도와 유사한 성분을 측정하면서도 임상척도에 비해 척도 내 동질성이 보다 높고 재구성 임상척도들 간의 변별이 보다 뚜렷해진 것으로 판단되며 높은 수준의 타당도가 확인됨.
* 월덴지기가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것
1. RC3 척도의 경우는 모 척도인 임상척도 3(Hy)과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오히려 내용 척도 CYN, 보충 척도 Ho, 성격병리 5요인 척도 중 AGGR과 매우 높은 수준의 정적 상관을 보임.
->
RC3 척도가 측정하고자 하는 구성 개념이 임상척도 3이 측정하는 히스테리, 애정 욕구, 신체증상 호소보다는 냉소적 태도, 적대감, 공격성과 더 가깝다는 것을 의미(Butcher, Hamilton, Rouse, & Cumella, 2006).
2.
우울감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RC2 보다는 임상척도 2가 더 나을 수 있음. 이는 우울감 측정 문항이 4문항 밖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실제로 Nichols(2006)는 RC2를 재구성 임상척도 중에서 가장 취약한 척도라고 지적한 바 있음.
3. 임상척도 4(Pd)는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경우 뿐 아니라 실제로 반사회적 성향은 없지만 소외감이나 우울, 또는 의기소침을 많이 보고할 경우에도 상승할 수 있지만
RC4는 반사회적 성향에 대한 평가를 분명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4.
RC9는 다른 재구성 임상척도들이 상승할 때 같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석 시 유의할 것.
* 월덴지기의 comment
: 경험적으로 볼 때, MMPI-2의 경우에도 임상척도에 비해 재구성 임상척도가 피검자를 훨씬 더 정확하게 formulation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거가 마련되어 기쁘고 앞으로 재구성 임상척도를 더 요긴하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음.
-> 최근에 평가한 피검자의 경우 MMPI-2 임상 척도에서 2-7-0 profile, 재구성 임상척도에서 1-7 profile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다른 검사 결과와 통합해 본 결과 재구성 임상척도가 피검자를 제대로 평가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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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소개하는 일련의 과정은 Bagby(2005)에 의해 정리된 것으로 MMPI-II의 타당도 척도를 이용해 부정왜곡(Faking-Bad)과 꾀병(Malingering)을 판별하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출처를 참고하세요.
* 1단계 : 무응답 문항(?, Can not say)의 개수 확인
-> 30개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30개 미만이라면 다음 단계로 진행
* 2단계 : 응답의 비일관성(VRIN, TRIN) 확인
-> VRIN, TRIN 척도의 T 점수가 하나라도 80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모두 80 미만이라면 다음 단계로 진행
* 3단계 : 과장된 응답(F, F(B)) 확인
-> 하나라도 80 이상이라면 프로파일을 무효로 간주하고 더 이상 해석하지 말 것
-> F, F(B) 척도의 T 점수가 모두 80 미만이라면 타당한 프로파일이며 다음 단계로 진행
* 4단계 : F(P)척도 점수 확인 -> F(P) 척도의 T 점수가 100 이상이라면 꾀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프로파일을 해석하지 말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80~99 사이라면, 꾀병일 가능성이 있으며 프로파일을 매우 조심스럽게 해석할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70~79 사이라면, 프로파일의 타당성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조심스럽게 해석할 것
-> F(P) 척도의 T 점수가 70 미만이라면 타당한 프로파일로 간주되며, 해석이 가능함.
출처 : Bagby, R. M. (2005, April). Detecting overreporting on the MMPI-2. Workshop presented at the 40th Annual MMPI-2/MMPI-A Workshops. Fort Lauderdale, 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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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열린 한국심리학회 동계 연수회(8회)의 현장연구방법론 총론 중 측정(measurement)에 대한 내용을 요약, 발췌해서 정리한 hwp파일입니다.
포함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측정(measurement)의 정의
○ 심리적 구성개념(construct) 측정의 문제점
○ 신뢰도(reliability)란
○ 고전 진점수 모형
○ 신뢰도 추정 절차
○ 신뢰도 계수의 선택
○ 타당도(validaty)란
○ 준거관련 타당도(criterion-related validity)
○ 예언 타당도(predictive validity)
○ 공시 타당도(concurrent validity)
○ 준거관련 타당도의 현실적 문제점
○ 내용 타당도(content validity)
○ 구성 타당도(construct validity)
○ 구성 타당도의 결정
○ 수렴 타당도(convergent validity)
○ 확산 타당도(divergent validity)
날짜를 보아하니 제가 대학원에 다니던 1998년 7월 이맘때에 정리한 거네요. 이 연구방법론 워크샵 자료집은 10년이 넘은 것임에도 통계 방법론을 공부하는 심리학도에게 상당히 짭짤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구할 수 있다면 최대한 구해서 확보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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