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증상 과장 경향 때문에 HHL- L - LLL(H) 조합을 보였을 때는 보통 모든 척도들이 극단값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점수 상승 정도가 그 정도는 아니라서 조금 애매하거나 실제로 내면 아이가 어린 경계성 성격인 경우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질의 하위차원 분석을 통해 증상 과장 경향을 확인하는 법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해서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자극추구 기질의 '탐색적 흥분' 하위 차원만 낮게 나타날 때
*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의존' 하위 차원만 높게 나타날 때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수검자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과장할 때 자신의 기질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걸 꺼리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보죠.
자극추구 기질은 원래 하위 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경계성 기질이라면 당연히 모든 하위 차원이 높게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증상을 과장할 때는 '탐색적 흥분' 하위 차원만 -1SD 이하로 낮게 나오는데 이는 탐색적 흥분이 지적 호기심 등 긍정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보호 요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는 탐색적 흥분 하위 차원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지적 호기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요.
마찬가지로 경계성 기질이라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모든 하위 차원이 낮게 나타날텐데 이럴 경우 의존 하위 차원이 낮게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독립' 하위 차원 점수가 높아집니다. 증상을 과장할 때는 독립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건 긍정적인 면모이기 때문에 다른 하위 차원은 모두 점수가 낮더라도 의존 하위 차원의 점수만큼은 +1SD 이상으로 높게 나오게 됩니다.
물론 우연히 하나만 충족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좀 더 신뢰롭게 faking-bad 경향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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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TCI 미니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는 TCI를 마스터하려면 하위차원 분석을 잘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걸 MMPI-2/A와 비교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MMPI-2/A : 소척도 연결 분석이 핵심
TCI/JTCI : 하위차원 분석이 핵심
MMPI-2/A 결과를 해석할 때 code pattern에만 집착하면 수검자에 대한 detail한 이해가 부족하듯이 TCI/JTCI 결과를 해석할 때도 기질, 성격 유형이나 7개의 상위 차원만 개별적으로 해석하면 수검자의 핵심 특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하위차원 분석이 왜 중요한 지 기질 차원의 실제 사례를 함께 살펴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자극추구 기질
: 자극추구 기질의 하위차원들은 동질성이 높아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은 보호 요인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증상을 과장하는 경향성이 있으면 반대로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관련 포스팅
'Faking-bad 수검자의 TCI 결과에서 경계성 성격 장애가 나온 것을 검증하는 방법' 참조). 반대로 '탐색적 흥분'만 높다면 지적 호기심으로 높은 자극추구 기질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하위차원이 높은 경우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죠. 또한 자극추구 기질이 높은 수검자는 '충동성', '무절제' 하위차원이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자유 분방'까지 높으면 행동화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이 때는 MMPI-2/A의 중독 관련 척도나 외현화 척도들이 함께 상승하곤 합니다.
* 위험회피 기질
: 위험회피 기질의 하위차원도 자극추구 기질처럼 동질성이 높아서 함께 움직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둘 다 불안과 관련되어 있어서 유독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이에 비해 '예기 불안'은 우울 취약 기질이기 때문에 따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쉽게 지침' 하위차원과 함께 상승하면 우울 장애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MMPI-2/A에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우울 장애인지 관련된 검사 sign들을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위험회피 기질'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INTR 성격 병리 척도가 상승하는지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 사회적 민감성 기질
: 사회적 민감성은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과 달리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높지 않아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석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질을 익힐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셔야 합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정서를 다루는 하위차원(정서적 감수성, 정서적 개방성)과 대인 관계를 평가하는 하위차원(친밀감/거리두기, 의존/독립)으로 나뉘기 때문에 두 영역을 따로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강할 때 정서적 감수성, 정서적 개방성만 높은 경우와 친밀감, 의존 하위차원이 이를 견인하는 경우는 해석이 많이 달라집니다. 전자는 정서에 민감한 사람이지만 후자는 대인 관계가 중요한 사람이니까요. 예를 들어 동일한 연극성 기질(HLH)이라고 해도 전자는 감정 기복과 정서 조절 및 표현이 중요한 사람이고 후자는 관심 끌기와 대인 관계 갈등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 인내력 기질
: 다른 기질 차원과 달리 인내력 기질은 기질 유형 분류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으나 새마을 운동 정신이 살아숨쉬는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기질 차원입니다. 인내력 기질이 높다면 어느 곳에서든 상당한 우대를 받으니까요. 그래서 상담 현장에는 인내력 기질이 낮은 내담자가 많이 방문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모든 하위차원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다지 해석하기 어렵지 않지만 가끔 '근면', '끈기' 하위차원은 낮은데 '성취에 대한 야망' 하위차원만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수검자가 느끼는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중재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차원은 평균 수준인데 '근면' 또는 '끈기' 차원만 매우 낮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수검자는 자신을 탓하거나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에 기질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타당화 필요). 마지막으로 드물게는 '완벽주의'만 단독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강박 장애(OCD)나 강박성 성격 장애(OCPD)로 오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완벽주의'만 높은 수검자는 강박과 상관없이 완고하고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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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증상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수검자의 TCI 프로파일'이라는 글에서 F, F(B), F1, F2와 같이 faking-bad 경향을 반영하는 척도들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처럼 보이는 프로파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계선 성격 장애 내담자들도 가끔은 지나치게 고통감을 호소하는 나머지 타당도에서 F척도군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과장 경향만 갖고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 프로파일이 나온 걸 구분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하위차원 분석을 해 보는 겁니다.
경계선 성격 장애가 맞다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들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들은 하위차원에서도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자극추구 기질에서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는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만 원 점수가 표본 평균 이하로 낮을 수 있는데 이는 자극추구 기질의 네 하위차원 중 탐색적 흥분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답변할 수 있는 보호 요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경계선 성격 장애라면 그런 눈가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하위차원이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또 다른 예로는 연대감 성격의 하위차원 중 '공감', '이타성'만 점수가 표본 평균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faking-bad 응답 경향을 보이는 수검자들은 힘들다는 것을 과장하고 싶은 것 뿐이지, 자신이 나쁜 사람처럼 보이는 걸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둔감', '이기성'이 높게 나오지 않게끔 자신도 모르게 응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점수가 높거나 낮다는 게 1표준편차 이상/이하로 유의미하게 높거나 낮은 정도는 아니고 단순히 평균값보다 높거나 낮은 정도이기 때문에 얼핏보면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증상 과장 경향이 있는 수검자는 경계선 성격 장애와 달리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어필하는 쪽으로 응답 방향이 맞춰져 있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의 방향을 고려하면(특히 하위차원들의 방향이 갈릴 때) 어느 정도 구분이 됩니다.
그러니 MMPI-2/A의 F척도군의 과도한 상승만으로는 경계선 성격 장애를 변별하는 게 어려운 선생님들은 하위차원을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포스팅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라고 지칭한 건 HHL 기질에 미성숙한 성격 유형을 말하는 것으로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 예시일 뿐으로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http://walden3.kr/5013, http://walden3.kr/4347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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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지 두 번째 페이지를 보면,
'탐색적 흥분'은 자극추구 기질의 맨 앞에 나오는 하위차원이고, '창조적 자기망각'은 맨 밑에 위치한 자기초월 성격에 등장하는 하위차원입니다.
탐색적 흥분이 높은 사람은 단조로운 것에 쉽게 싫증을 느끼고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이나 활동에 쉽게 빠져들고 스릴과 흥분, 모험을 즐기는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죠.
창조적 자기 망각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관계에 몰입하는 성향이 강하고 심하게는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는 기질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 차원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 하위 차원이 동시에 1SD 이상 상승했을 때 예술적 재능의 소유자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두 차원이 동시에 상승하는 수검자들의 전공이나 직업을 확인해봤을 때 예체능 계열의 전공자, 작가, 평론가, 디자이너 등의 직업군이 대다수였습니다. 실제로 Holland 진로 적성 검사를 실시했을 때 'Art'로 확연히 구분되는 사람이 많았고요.
특히 자율성 성격의 '목적의식' 차원까지 낮은 수검자(특히 청소년)라면 현재 자신이 걷고 있는 진로가 실제 적성과 맞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진로-적성 코칭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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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는 예전에 포스팅한
'TCI 활용 3단계 전략'을 충실히 따르는 것만으로도 내담자와 주변인(부모, 배우자, 자녀 등)의 기질, 성격과 상호작용 양상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개입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굉장히 powerful한 검사입니다.
그런데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1단계와 기질, 성격 유형을 확인하는 2단계는 비교적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데 비해 각 기질, 성격의 하위 차원을 살펴보는 3단계를 어떻게 해석에 적용해야 하는지 난감해 하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질, 성격의 각 차원 별로 어떻게 개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시리즈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중 첫 포스팅으로 자극추구 기질의 네 하위 차원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극추구 기질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하위 차원이 있습니다.
* NS1 : 탐색적 흥분 / 관습적 안정성
* NS2 : 충동성 / 심사숙고
* NS3 : 무절제 / 절제
* NS4 : 자유분방 / 질서정연
자극추구 기질이 낮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강박성 기질군(강박성, 경직된-참을성 있는, 양심적-권위주의적)과 수동 의존성 기질,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는 기질 정도인데 대부분 이러한 기질의 소유자 본인 문제라기보다는 부모-자녀 관계, 배우자 관계 등 주변 사람들과 관계 갈등을 빚는 문제로 찾아오기 때문에 이제 말씀드릴 문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다루기 쉽습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자극추구 기질이 높은 경우인데 경계선, 자기애성, 연극성, 수동-공격적, 반사회성, 충동적-공격적 기질 등 대부분 외현화 문제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극추구 기질이 높을 때는 어떤 하위차원이 높은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성격 장애(또는 문제) 양상을 보여주는 하위 차원은 NS2(충동성)와 NS3(무절제)입니다. 이 두 하위차원이 1SD이상으로 높아서 자극추구 기질이 높게 나오는 거라면 대인 관계 갈등이 많고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문제 행동(언어/신체 폭력, 물질/행위 중독 등)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기에
NS4까지 높다면 폭발력이 한층 배가되는데 NS4는 naming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지만 실제로는 분노 조절과 관련된 차원이기 때문에 '자유분방하게 화 낸다'로 외우시는게 좋습니다. NS4까지 1SD 이상으로 높다면 충동적이고 무절제한데다 분노와 화를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 분노 조절의 실패 자체가 문제일 수 있고 아니더라도 이미 갈등이 상당히 격화되어 본인의 통제를 벗어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대로
NS1(탐색적 흥분)만으로 자극추구 기질이 상승한거라면 그나마 조금은 안심을 해도 되는데 탐색적 흥분 차원이 높은 사람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이며 단조로운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혁신가이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NS1은 자극추구 기질의 긍정적인 차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죠.
정리를 해 보자면
자극추구 기질이 높을 경우 NS2와 NS3가 높을수록, 그리고 거기에 NS4까지 높을수록 외현화된 문제 양상이 심각하고 반면 NS1이 높을수록 자극추구 기질을 승화 기제로 건강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직관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태그 -
TCI,
관습적 안정성,
무절제,
심사숙고,
자극추구,
자극추구 기질,
자유분방,
절제,
질서정연,
충동성,
탐색적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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