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중독되면 나타나게 되는 대표적인 현상이 '터널 시야(Tunnel Vision)'입니다.
흔히 쓰는 말로는 '근시안'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해 터널에 진입하게 되면 터널 반대끝의 출구를 제외한 터널 바깥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도박에 중독되면 도박을 하고, 도박을 하기 위한 도박 자금을 모으는 것, 도박을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도박 때문에 생긴 빚을 감추려고 애쓰는 것과 같이 도박과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에도 더 이상 신경을 쓸 수가 없게 됩니다.
바로 '터널 시야' 때문이죠. 도박 이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건 의식적인 노력으로도 잘 해소되지 않습니다.
물론
'일을 열심히 하는 도박 중독자?'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도박이 워낙 많은 에너지와 시간, 주의집중을 요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도박 중독자는 주변 사람을 챙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도박자가 가족의 안부를 묻고, 주변의 대소사를 점검하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하는 등 주변 사람을 챙기기 시작하는 것은 터널 시야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족들은 이것을 격려하고 칭찬함으로써 가속을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자면 도박자의 말과 행동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말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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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방법인 '회피'와 '대치'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인 '반박'과 '논쟁'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도박 충동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회피와 대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데 왜냐하면 회피와 대치만으로는 도박 충동이나 갈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혼자서 회피와 대치에만 의존해 도박을 끊으려 하는 사람들이 재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들은 계속 회피와 대치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약해지기는 했지만 내면의 도박 충동이 사라지지 않은데다 도박에 대한 잘못된 기대가 교정되지 않은 채 계속 잠재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면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스스로 도박으로 인해 얻게 될 기대나 이득을 반박하고 논쟁해야 합니다. 도박 충동이 강해지면 대체로 도박을 했을 때 얻게 될 이득(경제적, 정서적, 사회적)이 먼저 강하게 떠오르고 도박을 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부정적인 결과는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도박 중독으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시야(tunnel vision)'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부정적인 생각,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억압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흔히 도박 충동이 올라오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도박을 하도록 꼬드기는 내면의 도박 충동을 '악마'의 이미지로 떠올려서 반박하고 논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이 때 도박을 하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될 부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반박, 논쟁하는 것이 더 나을까요, 아니면 도박을 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반박, 논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요?
중독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도박을 하지 않기로 선택함으로써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반박, 논쟁하는 것이 대체로 더 효과적입니다. 이 방법은 부정적인 결과를 상상할 때 받게 되는 소위 '정서적 충격'이 없으며 부정적인 결과를 생각하는데 소모되는 막대한 심리적인 에너지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처음에는 이것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도박을 함으로써 생기게 될 부정적인 결과를 갖고 논박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박 충동의 꼬드김을 갖고 그대로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하는 겁니다 .
도박 충동 : "어제 꿈자리가 좋았잖아. 그걸 보면 오늘은 분명히 딸 수 있을거야"
나 : "예전에 꿈자리가 좋았을 때 도박을 해서 몇 번이나 땄지? 한번도 없잖아. 그놈의 꿈만 믿고 도박하러 갔다가 맨날 개털이 됐는데 그런 엉터리 꿈만 믿고 내 피같은 돈을 또 도박에 쓸어넣을 수는 없어. 저리 꺼져"
반박과 논쟁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도박 충동의 꼬드김에 맞서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도박 충동의 끈질긴 유혹이 없는 안전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연습을 해야만 실제 상황에서 물 흐르듯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같이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역할 연기를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도박 충동에 대처하는 것은 무공을 익히는 것과 같아서 교본을 달달 외운다고 고수가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듯이 완전히 몸에 배서 자동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반복해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출처 : 습관성 도박 치료 프로그램 중 '4장 습관성 도박 극복하기'의 일부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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