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께서 터키 여행 선물로 사다 주신 차입니다. 제가 2006년에 터키 여행을 갔을 때는 주로 애플티만 많이 마셨기 때문에 Black Tea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포스팅을 하느라고 검색을 해 보니 HazerBaba가 꽤 유명한 브랜드더군요.
올 6월에 싱가포르 여행을 갔을 때도 무스타파 센터의 한 켠에 HazerBaba의 각종 tea가 쌓여 있는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사실 HazerBaba로 검색을 해 보면 이 차보다 애플티가 더 많이 뜹니다. 워낙 애플티가 유명하니 그렇죠.
150g들이 Tin Can입니다. 어떻게 우려내어 마시면 좋은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게 눈에 띄네요. 가격은 터키 리라로 15리라 정도합니다. 그랜드 바자르 등에서 사면 조금 더 싸게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찻잎은 검은빛이 많이 도는데 아주 잘게 분쇄되어 있어 거름망이 아주 촘촘한 infuser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가향이 되어 있지 않은 오리지널 홍차라서 향이 강한 걸 좋아하는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 지 모르겠는데 저는 살짝 중후한 맛이 나는 홍차를 더 좋아하는지라.....
찻잎을 많이 넣어서 우려도 그렇게 진해지지 않기 않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홍차입니다. 부지런히 마셨는데도 아직 남았어요. 다 마신 후에는 다른 루트로 구할 수 있는지 찾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홍차를 좋아하는 분들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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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다가 골목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무심코 걸어가다 대형 슈퍼마켓을 발견했지요. 저는 그냥 호기심 정도였는데 보니데는 카파도키아 동굴 펜션에서 보았던 얇고 시원한 홑이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날도 더운 김에 음료수도 하나 살 겸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꽤 넓더군요.
우리나라의 마트와 비슷합니다.
파워레이드(2.1YTL) 1병과 체리껌(1.6YTL) 1개를 사고 보니데가 찾던 담요는 없는 것 같아 포기하고 나가려는 찰나, 입구 쪽 진열대에서 찾아냈습니다. 보라색이어서 마음에 딱 들지는 않았지만 카파도키아에서 본 것과 재질이 똑같더군요. 34.9YTL에 사 왔습니다. 돌아와서도 그 해 여름에 시원하게 잘 썼지요. 올 여름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예정입니다.
의기양양하게 쇼핑 전리품을 들고 내려오다가 파묵칼레를 함께 여행했던 길동무 중 한 명을 다시 만났습니다. 어제 이스탄불로 들어왔는데 같이 다니던 친구와 보고 싶은 곳이 다르다고 각자 돌아보고 점심 때 만나기로 했다는군요. 대단해요~ 혼자 돌아다니다니...
갈라타 타워를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저희도 어차피 짐을 찾아야 하니... 갈라타 타워 앞에서 헤어지면서 명함과 연락처를 주고 받고 다시 만날 기약을 했습니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니 여행하다가 언젠가는 다시 한번은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짐을 찾은 뒤 트램바이를 타고 술탄아흐멧역으로 갔습니다.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꽤 알려진 CAN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주인장의 우리말 인사가 유창하더군요. 문 앞에서부터 너무 유쾌하게 인사를 해 주셔서 다른 레스토랑을 둘러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CAN 레스토랑은 진열대에 놓인 음식을 이것저것 주문해서 계산하고 먹는 시스템입니다.
저희가 앉은 자리 옆에 (오늘 도착했다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학생 2명이 식사를 하고 있길래 인사를 먼저 건넸습니다. 상당히 긴장한 표정을 보니 저희가 처음 터키에 왔을 때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익숙해진게지요. ^^;;;). 터키에서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는데 이상하게도 남성들은 뭔가 긴장되고 주눅이 많이 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고 격려했는데도 긴장을 풀지 못하더군요. 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에 선물도 마져 사야하고, 어차피 남은 터키 리라를 다 써야했기에 카파도키아로 떠나기 전에 봐 둔 상점으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쫀득쫀득한 터키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서(2YTL*2) 입에 물고요.
상점에서 블루 아이 28개를 흥정해서 20YTL에 샀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보니데가 비즈 공예를 하던 솜씨를 발휘해 장식품으로 다시 만들었지요. 1YTL짜리 수공예 동전지갑도 5개 정도 샀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되어 술탄아흐멧 역으로 올라와 트램바이를 타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에 들어오니 터키 항공의 ticket office가 맨 안쪽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그래도 터키를 대표하는 항공사인데 불편하게 맨 안쪽에 있다니요. 참 이해가 안되더군요. 어쨌거나 터키 리라를 탈탈 털어서 공항 내의 카페에서 콜라와 스프라이트를 하나씩 사서 마셨습니다. 역시 공항이라서 그런지 콜라 하나에 5.5YTL이나 하더군요. 가히 살인적인 가격입니다. -_-;;;
도장만 찍으면 끝인 입국 절차에 비해 출국 절차는 매우 엄격한 편인데, 워낙 유물이나 골동품의 밀반출이 잦기도 하고 테러 위험이 높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검색대를 무려 4번이나 지나가야 했습니다. 그 때마다 주머니의 동전을 꺼내놓고, 허리띠까지 풀어야했지요. 사람들이 짜증날만도 합니다.
그런데 금속 탐지기에 계속 걸리자 교수처럼 보이는 한국 사람 하나가 공항 직원에게 되도 않는 영어로 항의를 하더군요. 막무가내로 들어오려고 해서 공항 직원이 제지하느라고 어깨를 밀치자 손대지 말라며 하도 GR하기에 공항 직원이 그냥 통과시켜줬지만 정말 추태더군요. 다른 나라 같았으면 몽둥이 찜질감인데 말이죠.
귀국하는 비행기(21일 저녁 7시 30분 출발~22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공항 도착)에는 아마도 단체 투어를 다녀오는 것으로 보이는 대학생 그룹이 저희들이 앉은 좌석 옆으로 포진을 했습니다.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떠들어대더군요. 심한 경상도 사투리도 귀에 거슬렸지만 어찌나 무용담을 침튀기면서 자랑을 하던지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표정이 변했나봅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인솔자가 양해를 구한답시고 "저희가 좀 시끄럽죠?"라고 하기에 차가운 표정으로 "예"라고 해 버렸습니다(이놈의 까칠한 성격). 생각같아서는 "외국 여행 처음 하시나봐요?"라고 하고 싶었습니다만... -_-;;;;;
그래도 변함없이 시끄럽길래, 기록하던 일지를 빨리 마무리하고 스튜어디스를 불러서 Efes맥주를 달라고 해서 한 캔을 그대로 쭈욱 들이키고 알딸딸한 김에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터키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 여행 후기
원래 패키지 여행을 엄청 싫어하기도 하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 패키지 여행 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습니다.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명승지를 돌면서 사진만 찍어대는 여행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파일로만 기억되고 현지인과는 말 한마디 나눠보지 못하는 수박 겉핥기 같은 여행이...
비록 8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에 터키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짝 엿보았던 터키 사람들의 순박함과 무뚝뚝한 표정 뒤에 숨겨진 다정다감함, 그리고 엄마의 치마폭 뒤에 숨어 쳐다보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 그것은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지 사람들과 조금 더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가슴으로 소통하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나이트 버스에서 뿌려주던 오데 코롱의 독특한 향기와 에크맥의 고소한 맛, 그리고 터키 사람들의 몸내음마저도 왠지 그립습니다. 터키와 터키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 터키 여행 총평
음식 :100%만족
잠자리 : 100%만족
일정 : 80%만족(안탈야 공항 노숙 사건때문에)
터키 사람들 : 1,000%만족
->
월덴지기가 추천하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야 할 여행지입니다.
* 터키 교통편 요약(일정 세우실 때 좋습니다)
- 버스는 정확하게 출발해서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비행기는 늦게 출발해서 거의 정확하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기차는 일찍 출발해서 거의 정확하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닫기
* 돌마바흐체 궁전 입장료
- 세라믹(15) + 하렘(10) -> 묶어서 20YTL*2=40YTL
- 카메라 Tag : 6YTL
* 생수 1병 : 1YTL
* 쥬스 1캔 : 3YTL
* 파워레이드 1병 : 2.1YTL
* 체리껌 1개 : 1.6YTL
* 홑이불 : 34.9YTL
* 제톤 8개 : 1.3YTL*8=10.4YTL
* CAN 레스토랑 저녁식사비 : 24YTL
* 터키 아이스크림 : 2YTL*2=4YTL
* 블루아이 28개 : 20YTL
* 손지갑 5개 : 1YTL*5=5YTL
* 공항 콜라 1캔 : 5.5YTL
* 공항 스프라이트 1캔 : 5.5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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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인 Kabatas 역에서 내렸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돌마바흐체까지는 트램바이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Kabatas 역에서 걸어가야 합니다. 거리가 한 300m 정도 되는데 한여름 뙤약볕이 아니라면 걸어갈만 합니다.
거리 표지판도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별로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 뒤만 졸졸 따라가도 됩니다. ^^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시계탑입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오스만 시대 술탄의 마지막 성으로 터키의 국부로 추앙받는 아타튀르크(Ataturk)의 집무실로도 유명합니다. 궁전에 보관중인 각종 유물은 유럽 각국에서 헌납한 것들이 많아 매우 화려합니다. 나중에 다시 보시겠습니다.
돌마바흐체(Dolmabahce) 궁전은 하루 입장객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제가 기억하기로 1,500명까지) 오전에 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가이드 투어만 허용(아마도 유물 보존을 위한 조치인 듯)되고, 다른 곳에 비해 이런저런 제약을 까다롭게 하는 편입니다.
입장료는 세라믹(Selamik)과 하렘(Harem)이 각각 15, 10YTL입니다만, 묶어서 20YTL(*2=40YTL)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소지하려면 카메라마다 Tag를 사서(6YTL) 붙여야 합니다. 캠코더도 마찬가지. 저희도 카메라 Tag를 하나 사서 붙였습니다. Tag를 붙이지 않고 그냥 들어가서 몰래 찍으면 될 것 같지만 의외로 직원들이 Tag를 붙인 카메라로 찍는지 수시로 확인합니다. 국제적으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Tag를 붙이고 떳떳하게 촬영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들어가는 도중에 당일 날짜로 된 사진기 Tag를 하나 주워서(럭키~) 가지고 간 2개의 카메라를 모두 활용했습니다. ^^
정문을 지키는 근위병의 멋진 모습입니다. 정말 미동 하나 없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키도 훤칠하게 크고 잘 생겼더군요. 뿜어나오는 뽀~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근위병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것도 하나의 코스 같더군요. 아마도 계급이 낮은 사람이 부동자세로 서 있고 계급이 조금 높은 선임이 관광객들을 응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돌마바흐체 궁전을 다 보고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옆문 근위병이 있는 곳을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었는데 보일듯 말듯 입꼬리만 살짝 올리면서 웃더니 소총을 파지한 오른손을 살짝 폈다 오므리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상당히 귀여웠습니다. ^^
정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는 길입니다. 정원도 잘 가꾸어놨더군요.
들어가는 길 오른쪽으로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신발에 각각 비닐을 씌우고(아마도 유물 보호를 위해서인듯), 투어를 위해 기다렸습니다. 돌마바흐체 궁전 투어는 터키어와 영어로 번갈아 진행됩니다. 저희는 당연히 영어 투어를 기다렸지요.
돌마바흐체 궁전의 내부는 매우 웅장하고 화려합니다. 하지만 날씨가 워낙 더운데다가 너무 넓어서 1시간이나 가이드를 따라 다니자니 지치고 힘이 들더군요. 멋진 광경도 자꾸 보니 약간 질리기도 하고요. 오른쪽에 저희를 안내했던 가이드가 보입니다. 관람선을 넘어가는 사람이 많아서 잔소리를 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을 겁니다.
중앙으로 진행하다보면 2층에서 엄청나게 큰 샹들리에를 볼 수 있습니다.
복도에는 각종 크리스탈 장식이 전시되어 있고요.
이 녀석이 말씀드린 바로 그 샹들리에입니다. 정말 거대하죠.
궁전의 구석구석이 정말 섬세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가구도 화려합니다.
유럽 각국에서 헌납한 귀금속과 장신구, 도자기들입니다. 예쁘죠?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이 선명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말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었더군요.
문 손잡이도 하나하나가 예술~입니다.
술탄의 목욕탕입니다. 몽땅 대리석이더군요. 이곳의 벽 세공도 범상치 않습니다.
집무실인지 서재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창 너머로 흑해가 보인다면 책도 술술 읽힐 것 같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
1시간 남짓한 투어를 마치고 나와서 떠나기 전에 생수 1병(1YTL)과 쥬스 1캔(3YTL)을 사서 목을 축였습니다.
점심 시간도 되고 해서 Lonely Planet에서 추천한 레스토랑인 Vogue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30분 동안 헤매였지만 어쩐 일인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배도 그다지 고프지 않아 슬슬 걸어서 kabatas 역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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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이 셀축에서 이스탄불로 가기 위해 이용하는 방법은 주로 버스입니다만, 저희는 조금 특이하게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왜 그렇게 일정을 짰냐하면 그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남들 하지 않은 것을 일부러 해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이니까요. ^^
사실 정보를 모으다보니 셀축역을 통과하는 기차가 이즈미르(Izmir) 공항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유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시린제에서 5시쯤 떠나 5시 30분 쯤 셀축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셀축역은 자그마하지만, 조용하고 아담한 시골역으로 그래도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표는 미리 사 두었지만 이즈미르역을 거쳐가는 기차를 정확하게 타야 했기 때문에 조금 긴장이 되는 상태였습니다. 그 기차를 놓치면 상당히 곤란하게 될 수도 있었으니까요. 저희가 계속 기차의 도착 시간을 물어봐서 아마 역 직원도 상당히 귀찮았을 겁니다.
셀축에서 이즈미르까지는 기차로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저희는 5시 41분에 셀축역을 지나 이즈미르역에 7시 6분에 내리는 기차표를 예매했습니다.
기차가 오래 정차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타야 합니다.
터키 국영 철도(TCDD)의 기차는 좌석번호가 있는 티켓의 경우(조금 더 비싸다고 합니다)는 4~6명이 서로 마주보고 가는 별도의 칸이 있고, 그냥 타는 경우는 우리나라의 예전 비둘기호같은 분위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자리가 있으면 아무데나 앉으면 되고 좌석에 걸터앉아 가거나, 창가에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가기도 합니다. ^^;;;
가끔 Simit을 파는 사람이 지나가는데 우리나라의 홍익회 같은 개념이 아니라 그냥 보따리를 지고 물건을 파는 행상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 냄새가 물씬나서 좋더군요.
기차를 타기는 했는데 개인칸이 있는 차량에 올라타서 우왕좌왕하고 있으려니 영어를 곧잘 하는 터키인이 다가와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터키에서는 영어 잘하는 사람(가이드가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을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갔지만 워낙 상황이 다급한지라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TCDD에서 철도 설계를 하는 엔지니어인데 퇴근하는 길에 우리를 만났다고 하더군요. 다행입니다. ^^
터키인들만 타는 기차에 느닷없이 큼지막한 가방을 둘러 멘 젊은 동양인 커플이 들어가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다들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고 난리입니다. -_-;;;
저희를 도와주었던 사람이 뒷자리로 옮겨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호기심이 상당히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더군요. 나이가 저희보다 어린데 저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였습니다. ^^;;; 보통 서양인들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는 편이죠. Paradus라는 리눅스 시스템을 만드는 네트워크에서 활동한다고 하는데 자부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인터넷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은 터키에서 Gmail과 불여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IT쪽에 상당히 조예가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헤어질 때, 이메일 주소도 하나 받아와서 지금 제 구글 메신저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
우리나라처럼 다음 역이 전광판에 표시되거나 방송이 나오는 것도 없기 때문에 이브라힘(저희를 도와준 사람의 이름입니다)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브라힘도 살짝 헷갈렸는지 기차가 역에 도착하기도 전에 내리라고 해서 하마터면 철길을 따라 20분 이상 걸어갈 뻔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백배 사과하더군요. ^^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이즈미르역에 내렸습니다. 기차가 잠시 멈추었다가 바로 출발하기 때문에 미리 문앞에 나와 있어야 하고, 문을 여는 것도 요령이 필요해서 이브라힘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상당히 애먹었을 겁니다.
이즈미르역 승강장에 내리고 보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기만 하면 바로 이즈미르 공항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더군요.
이즈미르 공항은 Ataturk공항만큼 크지는 않지만 케이세리 공항보다는 훨씬 큰 편입니다. 공항 안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여행 일정도 점검하면서 2시간 정도를 기다리다가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10시에 이륙이라서 9시 30분 부터 boarding을 했는데, 무슨 일인지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 10시 20분에 이륙을 했고 그런데도 11시 정각에 도착을 하더군요. 도착을 해서는 활주로에서 시간을 까먹고 결국 11시 20분에 Ataturk공항을 나왔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터키 교통편의 시간 관념입니다. -_-;;;
걱정했던 것과 달리 11시 30분에도 Havas와 Metro가 모두 운행을 하더군요. 예약해 둔 호텔로 어떻게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공항 직원이 먼저 다가오더니 Metro가 운행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호텔 이름을 대니까, Havas승강장도 알려주고, 탁심 거리에 내려서 호텔로 가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공항에서 탁심 거리까지는 직행 Havas가 있기 때문에 Metro보다 편리합니다.
공항 직원이 알려준 Havas 승강장에서 Havas(8.5YTL*2=17YTL)를 타고 탁심 거리까지 갔습니다. 한 40분 정도 달려서 내렸는데 바로 옆에 택시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더군요.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아 이런저런 말을 붙여 보니까 역시나 능숙한 영어로 이스탄불 거리가 위험하다고 택시를 타라고 공갈을 치더군요(처음 도착한 사람은 속을지도). 바로 무시하고 조금 걷기로 했습니다.
탁심 거리는 서울의 명동이나 충무로하고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노천 호프에서 자유롭게 술을 마시는 젊은이들도 많고, 역시나 젊은이의 거리답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경찰에게 갈라타 호텔로 가는 길을 물었더니 걸어가기에는 멀다고 택시를 타라고 권하더군요. 그래서 길을 건너 택시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숀 코너리 같이 잘생긴 아저씨가 앉아 있는 택시로 다가가 "How much?"라고 물어보니, 미터기를 가리키더군요. 일단 여기에서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아저씨, 꼬불꼬불 골목길을 헤치고 지름길로 가주시고, 중간에 트럭 때문에 길이 막히니 차에서 내려서 항의를 하는 등 정말 친절하시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기본요금 2.25YTL(Gese)에서 시작했는데 얼마가지 않아서 미터기가 작동하더군요. 올라가는 속도가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금방 갈라타 타워에 도착했습니다. 6.45YTL이 나왔는데 친절함에 반해서 그냥 10YTL 드렸습니다. ^^
저희가 예약한 Anemon Galata Hotel(
www.anemonhotels.com)은 갈라타 타워 바로 옆에 있는 호텔입니다. 물론 매우 비쌉니다(Double Room의 경우 하룻밤에 120유로). ㅠ.ㅠ 게다가 이 호텔은 갈라타 타워가 보이는 전망 때문에 예약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해 테라스 바의 문이 닫혔더군요. 100만불짜리 야경도 놓쳤습니다.
지금까지 묵은 호텔과 달리 Anemon Galata 호텔은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식 호텔입니다.
깨끗하고 쾌적하기는 하지만 터키 전통 호텔이나 카파도키아의 동굴 펜션과 같은 색다른 맛은 없죠. 어쨌거나 오랜 여행에 지친터라 wake-up call을 신청하고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터키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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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 up room 비용 : 1YTL
* 셀축역 -> 이즈미르역 기차표 : 2YTL*2=4YTL
* Efes로 가는 돌무쉬 : 1.5YTL*2=3YTL
* Efes 입장료 : 10YTL*2=20YTL
* Efes에서 사먹은 폴라포 : 3YTL*2=6YTL
* Selcuk으로 돌아오는 돌무쉬 : 1.5YTL*2=3YTL
* 생수 2병 : 0.35YTL*2=0.7YTL
* 아이란 1팩 : 0.5YTL
* Efes 박물관 입장료 : 5YTL*2=10YTL
* 셀축 시내 레스토랑 점심 : 총 39YTL
- 미트볼 : 5YTL
- 오크리(고추요리) : 4YTL
- 쥬크라니(전 종류) : 4YTL*2=8YTL
- 필라프 : 3YTL
- 수프 : 2.5YTL*2=5YTL
- 생과일 : 5YTL
- 과일주스 : 3YTL*3=9YTL
* 성 요한의 교회 입장료 : 5YTL*2=10YTL
* 시린제로 가는 돌무쉬 : 2YTL*2=4YTL
* 시린제에서 사먹은 폴라포 : 3.5YTL*2=7YTL
* 시린제에서 쇼핑한 것들
- 털로 짠 아이 덧신 : 3YTL
- 올리브 비누 단품 : 2YTL*4=8YTL
- 수건, 타월이 포함된 올리브 비누 선물세트 : 6YTL*2=12YTL
- 블랙베리주 : 8YTL
- 석류주 : 13YTL(15YTL에서 2YTl 할인받음)
* 셀축으로 오는 돌무쉬 : 2YTL*2=4YTL
* 셀축역 화장실 사용료 : 0.5YTL
* 이즈미르 공항에서 산 캔음료 : 2.5YTL*2=5YTL
* Ataturk 공항 Havas : 8.5YTL*2=17YTL
* 탁심거리에서 갈라타 타워까지 택시비 : 10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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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무쉬를 타고 셀축으로 돌아왔지만 아침 일찍 서둘러서 그런지 아직 점심 때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에페스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셀축은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대부분 걸어서 돌아볼 수가 있습니다. 에페스 박물관도 셀축 Otogar에서 두 블럭만 걸어가면 됩니다. 한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더군요.
셀축 Otogar에 내려서 생수를 작은 걸로 2병(0.35YTL*2=0.7YTL) 사고 아이란(Ayran)도 하나 샀습니다(0.5YTL). 아이란은 요구르트 종류인데 짠맛이 납니다. 아마 우유에 소금을 넣어 마시는 것과 비슷할겁니다. 맛은 별로 없지만 차게 해서 마시면 먹을 만 하고, 무엇보다도 갈증을 확실하게 해소시켜 줍니다. 여름에 가시는 분들은 한번 드셔보세요.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에페스 박물관이 나옵니다. 역시나 단체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안으로 들어가면 북적북적 합니다.
에페스 박물관의 입장료는 5YTL입니다.
에페스 박물관은 대체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전시실도 잘 구분되어 있고요. 보시는 것은 아르테미스 여신상입니다. 몸에 새겨진 꿀벌과 사슴 조각은 풍요를 나타내는 것이고 가슴 주위에 있는 계란 모양은 여신에게 바쳐진 소의 고환이라고 합니다.
유리 탁자의 받침대가 독특하네요. ^^
에페스 박물관에는 무기 전시실이 따로 있는데 고대의 검투사들이 사용하던 무기가 따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직접 만져볼 수는 없는 것 같은데 유리관도 씌워놓지 않았네요. -_-;;;
어떤 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네요. @.@
에페스 박물관도 30분~1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대로 오전에 에페스를 돌아본 뒤에 셀축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기 전에 돌면 시간이 대충 맞네요.
슬슬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셀축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입니다. 아담한 가게가 마음에 들어 길가 쪽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도자기로 만든 소금병, 후추병이 아기자기합니다. 네모난 박스는 넵킨 분배기(?)입니다. 한장씩 뽑아서 쓰는 기구죠. 테이블보가 참 예쁘지 않습니까? 사진의 오른쪽 상단을 잘 보시면 역시 이 식당에도 터줏대감격인 고냥이가 식탁 밑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식당 주인에게 음식을 줘도 괜찮냐고 물으니 상관없다고 하더군요. 터키 사람들은 하나같이 동물들에게 관대합니다.
에피타이져는 역시나 에크멕(Ekmek)입니다. 언제 먹어도 역시 맛있군요. ^^
초르바(Corbasi)입니다. 일종의 soup이죠. 취향에 따라 레몬을 뿌려 먹는데 어떤 맛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맛있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쥬크라니'라고 들었던 일종의 '전'입니다. 요구르트를 뿌려주는데 녹두전과 비슷한 맛이 납니다. 제 입맛에 맞지는 않았습니다만... ^^;;;
일종의 미트볼입니다. 미트볼 자체는 조금 퍽퍽합니다. 오히려 감자가 맛이 있더군요. 이것저것 맛보느라고 음식을 조금 무리해서 시켰더니 미트볼은 모두 고냥군 차지가 됐습니다. 고냥군 그 날 식복이 터졌지요.
'오크리'라고 들었던 음식입니다. 고추를 삶은 것인데 원래 제가 채소를 삶아서 흐물거리는 식감을 싫어하는데도 계속 집어먹었던 기억으로 미루어 볼 때, 먹기에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필라브(Pilav)입니다. 제일 나중에 시킨 필라브는 많이 남겼습니다. 터키인들이 다 그렇지만 이 식당의 주인도 엄청 친절해서 혹시라도 불편한 점이 있을까봐 식사를 하는 도중에 계속 저희 테이블 곁에 서 있어서 조금은 민망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후식으로 과일에 생과일 주스를 3잔이나 마시는 바람에 무리를 좀 했습니다.
시린제로 떠나기에 앞서 부른배도 해결할 겸 근처에 있는 '성 요한의 교회'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성 요한의 교회는 예수님의 12제자 중 하나인 요한이 성모 마리아와 함께 만년을 보낸 곳이라고 합니다. 현재 볼 수 있는 것은 벽과 기둥, 바닥의 모자이크 뿐입니다. 그런데도 무려 입장료가 5YTL이나 합니다. ㅠ.ㅠ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이곳은 그냥 통과하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성 요한의 교회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성 요한의 성인데 현재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놨기 때문에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성 요한 교회로 들어가기 전에 언덕에서 본 풍경이 오히려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오른쪽에 isabey Camii가 보입니다. 셀주크 왕조에서 오스만 왕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건축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원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여름방학을 틈타 20일 일정으로 여행을 온 여선생님 2분을 만났습니다. 20일이라니... 정말 부럽더군요. ㅠ.ㅠ
성 요한의 무덤이 여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방문했다고 해서 들은 김에 같이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찾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 찾기는 찾았습니다. 조문객들이 켜놓은 초의 흔적이 곳곳에 있더군요.
선생님들은 이미 시린제를 다녀오셨다고 해서 성 요한 교회 앞에서 헤어졌습니다. 시린제로 가는 돌무쉬를 타기 위해 Otogar로 걸어가기로 했죠.
Otogar로 가는 길에 만난 초등학교입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나와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노는 것이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더군요. 건물이 온통 빨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초등학교 앞에 세워진 조각상입니다. 뭔가 심오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았지만 안내석에 터키어로만 씌어 있어 아쉽게도 해석을 할 수가 없더군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수도로 파란 터키 타일로 마감을 했습니다. 마실 수 있는 물은 아니지만 더위에 지친 얼굴과 손을 씻으면서 잠시 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역시나 호기심 많은 터키 아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
시린제(Sirince)는 돌무쉬(요금 2YTL)로 15~20분 정도 걸리는 작고 예쁜 마을입니다. 과일주와 천연 올리브 비누, 각종 수제품 등을 기념품으로 사기 위해 셀축에 오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르는 곳이죠. 저희도 어김없었죠. ^^
돌무쉬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밤 9시에 시린제를 떠나는 차가 막차인데 시린제에서는 숙박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사고 싶은 것이 많더라도 막차를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희는 셀축역에서 Izmir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5시 차를 타고 셀축으로 나왔습니다.
오래된 돌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작고 예쁜 가게들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사진에 보시는 양쪽 가게들이 유명한 과일주 판매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가격표와 소개글이 모두 한글이고 점원들이 간단한 한국말로 호객 행위를 할 정도랍니다.
저희가 석류주(15YTL에서 2YTL 깎아서 13YTL), 블랙베리주(8YTL)를 한 병씩 선물로 산 가게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주보다 석류주를 추천합니다. 석류주 맛있어요~ ^^
사진에 보이는 분이 사장님이신데, 한국말로 인사도 하고, 사진촬영에도 흔쾌히 응해주시고, 한국에 소개 많이 해 달라고 명함까지 일부러 주시더군요. 조금 오바하시기는 하지만 장사 잘 하시던데요. ^^
시린제도 작은 마을이라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만 돌아보면 됩니다. 물론 쇼핑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만... ^^
저희는 시린제에서 석류주, 블랙베리주 이외에 보니데가 회사 동료에게 선물로 준다고 손으로 짠 아이 덧신(3YTL), 올리브 비누 단품(2YTL, 돌아다니면 1개에 1YTL의 가격으로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수건과 타월이 함께 들어있는 선물용 올리브 비누 세트(6YTL)를 샀습니다.
시린제에서도 터키 폴라포 오렌지를 사 먹었는데 1개에 무려 3.5YTL이나 합니다. 너무 먹고 싶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사서 먹었습니다만 완전 사기꾼 심보더군요.
하얀 집들이 언덕을 따라 줄지어 있는 것이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돌무쉬를 타고 셀축으로 나와서 기차를 타기 위해 셀축역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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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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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스 가는길 - 셀축 에페스 유적 머리는 어디로 - 셀축 에페스 유적 폐허 - 셀축 에페스 유적 원형 극장 - 셀축 에페스 유적 원형 극장에서 셀카 - 셀축 에페스 유적 파묵칼레에서 만난 여행자..
돌무쉬에서 내리면 조금 걸어 들어가야 매표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 끝에 보시면 표지판과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거기가 돌무쉬 정류장입니다. 돌무쉬 말고 마차나 그 밖의 탈 것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시간도 그렇고, 날이 워낙 더워서 저희는 그냥 돌무쉬를 이용했습니다.
매표소로 가는 길은 단체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가 줄지어 주차해 있습니다. 엇~ 사진의 왼쪽 옆에 저희가 펜팔하고 있는 터키인 가족의 모습이 보이네요. 주황색 T셔츠를 입은 친구가 그 집 딸입니다. 이 때까지는 펜팔을 하게 될 인연이 될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
매표소로 가는 양 옆 길은 관광객을 위한 가게들로 빼곡합니다. 점원이 길까지 나와서 호객 행위를 하더군요. 간혹 한국말을 하는 점원들도 있습니다만, 가격이 비쌀 것 같아서 눈길 한 번 안주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여기에서 현재 저희가 펜팔을 하고 있는 터키 소녀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좋아라하면서 사진을 찍자고 붙임성있게 굴어서 제 명함을 한장 주었습니다(해외여행에서는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가끔 전화번호로 국내에 전화를 걸어 사고가 났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질나쁜 사기꾼도 있다고 하네요).
저희는 북쪽 출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입장료는 1인당 10YTL입니다. 멀리 Great Theater가 보이는군요.
에페스에서는 우르르 몰려다니는 단체 관광객과 가족 단위의 터키인을 제외하고는 저희처럼 자유 여행을 온 소규모의 여행자들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Harbour Street입니다. 대극장이 마주보이는 길이죠. 고대에는 이 길의 끝까지 물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항구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대극장(Great Theatre)의 입구에서 만난 로마 병사들의 잔해(?)입니다. 4세기에 맹수와 검투사의 싸움을 유희로 즐겼다고 하니 그 희생자를 여기에 버렸다는 것을 알리려고 만든 장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은 보기 싫다고 보니데가 올리지 말라고 하는데 꿋꿋하게 올렸습니다. 아마도 혼날 것 같습니다. ^^;;;
대극장의 모습입니다.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지름이 154m에 높이가 38m나 됩니다.
저쪽을 보시면 둥근 바퀴 같은 것이 보이실텐데 사지를 결박할 수 있는 가죽끈이 있습니다. 고문대나 처형대로 사용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장난스럽게 사진을 찍는 볼거리로 전락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더위를 피해 그늘로 숨어든 고양이 녀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걸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잠만 쿨쿨 잡니다. 참 팔자 좋은 녀석입니다.
표지판을 보아하니 아마도 낙상사고가 있었던 곳인가 봅니다. -_-;;;
중간쯤에 현대식 조명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대극장은 지금도 야외 공연이나 뮤직 비디오 촬영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대극장을 나와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Sacred Way가 나옵니다. 에페스 상업 지구의 핵심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곳인데 사창가로 추정되는 유적도 있습니다. 날이 엄청 덥군요. 우리나라의 '폴라포'와 비슷한 빙과를 사먹었습니다. 엄청 비쌉니다. 무려 1개에 3YTL이나 합니다. 도둑놈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역시 관광지는 관광지입니다. ㅠ.ㅠ 그래도 너무 덥고 목이 타는지라 보니데와 하나씩 사서 먹었습니다. 바가지를 쓰기 싫으면 마실 것 등은 셀축에서 미리 사 두시기 바랍니다.
Sacred Way의 끝 오른쪽에 Celsus 도서관입니다. 잘 보시면 1층에 대리석으로 조각된 4명의 여신이 있는데 각각 지혜, 운명, 학문, 미덕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사실 진품은 빈의 박물관에 있고 이곳에 있는 동상들은 모두 모조품이라고 합니다. ^^;;;
Celsus 도서관은 1만 2천 권의 장서를 소장하던 곳인데 하부는 코린트식과 이오니아식의 혼합 형식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상부는 코린트식으로 된 대리석 기둥입니다.
멋집니다. ^^
Celsus 도서관의 오른쪽에는 아우구스투스의 문(Gate of Augustus)이 있습니다.
Celsus 도서관을 나와 마주보고 있는 Curetes Way로 들어섭니다. 이 길의 끝에 헤라클레스의 문이 있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많죠? 여기에서 일단의 터키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저희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난리입니다. 서로 보니데의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법석이더군요. ^^
Curetes Way에 있는 공중 화장실입니다. 아래로 물이 흐르기 때문에 위생적이기는 하지만 칸막이가 없어서 볼일을 보고 나서 뒷처리를 할 때 상당히 민망했을 것 같습니다. ^^;;;
Fountain of Trajan입니다.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바쳐진 우물인데 지금은 트라야누스 황제의 동상 중 발 하나만 남아있네요.
Curetes Way의 끝에서 헤라클레스의 문을 만났습니다. 쉴 새 없이 사람들이 지나가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만 터키로 여행을 온 벨기에인 가족을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Curetes Way를 지나면 갑자기 길이 넓어집니다.
에페스의 남쪽 끝에는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음악당인 오데온(Odeum)이 있습니다.
오데온을 나왔습니다.
Lonely Planet의 지도를 보아하니 남쪽 문으로 나가면 아무런 유적도 없는 길을 하염없이 걸어야 하겠더군요. 차라리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발길을 되돌렸습니다.
에페스의 돌무쉬 정거장에서 셀축으로 가는 돌무쉬를 기다리면서 한컷 찍었습니다. 해가 떠오르니 그늘을 벗어나면 상당히 덥습니다.
일단 셀축으로 돌아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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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셀축에서 묵었던 Kalehan 호텔(
www.kalehan.com)입니다. 뒤쪽으로 전편에서 말씀드린 Shell 주유소가 보이네요. Kalehan 호텔은 인터넷으로 예약이 됩니다. 저희는 Double Room(60유로)에 묵었습니다.
터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굉장히 신경써서 예약을 한 멋진 숙박 시설에서 느긋하게 쉬지도 못하고 잠만 자고 부리나케 이동을 해야 했던 것이었습니다. 일정이 빡빡해서 그랬지만 정말 많이 아쉬웠어요. Kalehan 호텔이 바로 그랬고, 이스탄불의 Anemon Galata 호텔도 그랬습니다.
Kalehan 호텔은 antique 호텔을 표방하는 것처럼 곳곳이 아기자기한 소품같은 곳입니다. 객실은 작지만 아담하고 쾌적합니다. 눈부신 햇살에 잠에서 깼습니다.
저희가 묵은 방 창가에서 보이는 호텔의 정원입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에 야외 풀장이 있고 곳곳에 예쁜 화단이 있습니다.
야외 풀장이 보이시죠? ^^
호텔 복도에는 곳곳에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건물입니다. Kalehan 호텔은 몇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는데 가족 숙박을 위한 별채도 따로 있답니다.
이처럼 길을 관통해서 건물과 건물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운치있고 좋네요.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호텔이 그렇지만 Kalehan 호텔도 아침은 터키식 부페입니다. 식당도 antique 분위기가 물씬납니다.
벽을 가득 채운 터키 도자기와 지도,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하네요.
식당 한쪽의 통유리 밖으로는 시원한 녹음이 우거져 있습니다.
에크멕에 맛좋은 각종 쨈을 발라서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아래 보이는 것은 삶은 달걀인데 굴러다니지 않도록 하나씩 철사로 된 용기에 담아 놓았습니다.
과일과 샐러드도 신선합니다. 게다가 터키 커피의 향과 그윽함이라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저희가 좀 서둘러서 그런지 식당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호젓하네요.
식사를 끝낼 무렵이 되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역시 유럽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노인들 뿐입니다. 이 사람들도 이곳에서 젊은 동양인 커플은 처음 보는지 신기하게 쳐다보네요. ^^;;;
식사를 마치고 check out 하기 전까지 산책 겸 해서 호텔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건물로 둘러싸인 안쪽에 잘 가꾸어진 정원과 야외 풀장이 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잘 가꾸어진 야외 풀장입니다. 수영복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또 후회했습니다. 앙코르와트 여행에 이어 두 번째 후회로군요. 앞으로는 무조건 수영복은 챙겨야겠습니다. ㅠ.ㅠ
반대편에 블루 아이 장식으로 꾸며진 벽이 보이네요.
차양이 드리워진 2인용 흔들의자에 잠시 앉았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좋네요.
짧지만 그래서 더 좋은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객실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check out을 하러 로비로 나갔습니다.
로비도 만만치 않게 예쁩니다. 여러가지 소품만 구경해도 시간이 훌쩍 갈 것 같습니다. ^^
숙박비를 가지고 간 유로로 계산한 뒤 짐을 맡기고 나왔습니다.
호텔 로비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멋지죠?
에페스(Efes)로 가기 전에 기차표도 미리 예매할 겸 셀축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밤 비행기로 Izmir 공항에서 이스탄불로 이동할 예정인데 셀축에서 기차를 타고 Izmir 공항으로 가기로 했거든요. 기차역 바로 옆에 Izmir 공항이 있을 뿐 아니라 비행기 시간도 딱 들어맞더군요. 정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Kalehan호텔에서 기차역까지는 느긋하게 걸어서 15분 남짓 걸립니다. 기차역에서 Izmir 공항으로 가는 표(2YTL*2=4YTL)를 끊고 바로 나왔습니다. 셀축에서 이즈미르로 가는 교통편 중에서 기차가 가장 쌉니다. 참고하세요.
셀축역 근처에 저희가 원래 묵으려고 했었던 Bella 호텔이 있습니다. 이 호텔은 황새 둥지가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죠.
황새들이네요. ^^;;;
셀축은 정말 작고 깨끗한 마을입니다. 곳곳에 예쁜 노천 식당과 카페가 있고요. 기후도 쾌적해서 걸어다니면서 터키를 즐기기에 적당합니다.
셀축 Otogar까지 걸어 나왔습니다. Otogar에서 에페스로 가는 돌무쉬를 타면 됩니다. 행선지가 다양한 돌무쉬가 섞여 있기 때문에 꼭 행선지를 확인하고 표를 사야 합니다.
에페스가 최종 목적지인 돌무쉬는 없고 Selcuk-Pamucak(파무작)이라고 쓰여진 돌무쉬를 타면 됩니다. 요금은 1인당 1.5YTL이고 10~15분 정도 가다가 중간에 내리게 됩니다. 대부분 에페스에서 내리기 때문에 사람들을 따라서 내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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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즐리로 갈 때 이용했던 Pamukkale 회사의 버스입니다. 터키에서 이용한 버스 회사 중 시설이면 시설, 서비스면 서비스,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강력 추천입니다. 여행 중 이용할 일이 있다면 꼭 Pamukkale 버스 회사를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표 창구의 남자 직원 마저도 멋지게 생겼다는~ ^^
파묵칼레로 들어가려면 반드시(맞나? ^^;;;) 데니즐리를 거쳐야 합니다. 안탈야에서 데니즐리까지는 약 4시간 정도의 여정인데 말 그대로 햇볕이 부서지는 도로를 2시간 30분 정도 달려 휴게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여기는 화장실이 유료가 아니더군요. 럭키~
2.5YTL을 주고 핸드 크림도 하나 샀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 중에 동양인 여인네 둘이 있더군요.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터키에서 그것도 파묵칼레에서 동양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생김새가 일본인처럼 생겨서 말을 못 걸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이었습니다. 비용도 아낄 겸 파묵칼레를 거쳐 셀축까지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지요. 둘이 여행 친구라고 하는데 참 당찬 아가씨들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겁도 없고요.
데니즐리에 내렸습니다. 데니즐리는 교통의 요지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볼 것이 있는 곳도 아니고 일정이 바쁜 편이었기 때문에 일단 셀축으로 가는 버스표(12Y*2=24YTL)를 예매했습니다. 시간표를 보니 Isparta 버스 회사만 시간이 가능하더군요. 나중에 뼈저리게 후회하기는 했지만요.
무거운 짐을 들고 그 땡볕에서 파묵칼레를 들어가는 것은 무리한 일이었기 때문에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의 짐 보관소를 찾았습니다. 그리 찾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4YTL에 배낭 2개를 맡겼습니다. 조악하게 생긴 교환권을 주는데 나중에 짐을 찾기 위해 잘 보관해야 합니다.
더운 여름이었으므로 0.5리터짜리 생수를 2병(0.5YTL*2=1YTL) 산 후 파묵칼레로 가는 돌무쉬를 잡아 탔습니다(2YTL*2=4YTL). 데니즐리의 Otogar는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헤매지 말고 창구에서 물어보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까지는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입장료는 5YTL(*2=10YTL)
파묵칼레는 보시는 것처럼 언덕 전체를 하얗게 뒤덮은 석회층(Travelten)이 장관인 곳입니다. 밤에 보면 그렇게 멋지다는데 시간 관계 상 밤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사진으로만 달랬습니다.
저와 보니데의 발이 찬조 출연했습니다. ^^;;; 파묵칼레는 예전에는 수량이 풍부했으나 무분별한 온천 개발로 현재는 기껏해야 정강이에 닿는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을철에 오면 수량이 풍부해져 온천물에 몸을 담글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물이 얼마 없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이런 식으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면서 걸어 내려갈 수 있지만 미끄럽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넘어지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파묵칼레 안에서는 절대로 신발을 신을 수가 없기 때문(아마도 환경 보호를 위해서인듯)에 백팩에 주렁주렁 걸고 다녔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무릎까지도 안오는 물에 발만 담그면서도 비키니 차림으로 잘도 돌아다닙니다. 자세히 보시면 수영복 차림인 사람이 꽤 보이죠. ^^;;;
날씨가 꽤 더웠기 때문에 생수를 한 병(1YTL) 더 샀습니다.
위 사진에서 물이 고여있는 온천까지 내려갔다 오면 끝이기 때문에 파묵칼레를 돌아보는 것은 길게 잡아야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저희도 30분 정도 둘러보고 기원전 190년 도시 유적인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로 갔습니다. 공동 묘지 유적을 모두 돌아보려면 너무 지칠 것 같아 원형극장만 살펴보기로 했지요.
원형극장만 보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원형극장이 언덕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언덕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여름철에 가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오전에 다녀오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원형극장은 기원전 2세기에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세운 로마 극장으로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더군요.
1만 5천 명을 수용할 정도로 커서 그런지 꼭대기에서 보는 전망이 꽤 훌륭합니다.
크기를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그늘이 없기 때문에 오래 머물기는 어렵습니다. 잘 보시면 중간 중간에 지금은 폐쇄되어 있는 출입구가 보이는데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있고 바람도 불어오기 때문에 잠시 앉아서 쉬었습니다.
조금 쉬고 나서 돌무쉬를 타고 데니즐리 Otogar로 돌아왔습니다.
데니즐리에서 셀축까지 3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셀축에 도착하면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늦을 것 같아 데니즐리 Otogar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터미널 식당이 될 것 같은 식당에 들어가 beef sis(6YTL)와 스프라이트(1.5YTL)를 시켜서 요기를 했습니다. 들어가면서 '이이 균레르'라고 인사를 했더니 터키어로 말을 걸길래, 어깨를 한번 으쓱하니 터키인이 아닌 줄 알고 바로 영어로 응대하더군요. ^^ 파묵칼레를 돌아다니느라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맛나게 먹었습니다.
셀축으로 가는 Isparta 버스회사의 버스는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마지막 당일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기는 했지만 정말 너무했습니다. 차가 낡은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고 그 더위에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발받침대도 없으며, 맨 뒷좌석은 안전벨트도 없었습니다. -_-;;; 게다가 3시간 이상을 가는데도 오데콜롱도 안 뿌려주고, 물도 달라고 말을 해야 주더군요. 세상에나~
게다가 처음에 차에 올라보니 독일인으로 추정되는 4인 가족(장성한 아들 ,딸, 노부부)이 저희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비켜줄 생각을 안하더라고요. 특히 그 아저씨(혹은 할아버지)는 "It doesn't matter"만 외치면 땡인지 그냥 앉아서 버티길래 더 이야기하지 않고 직원을 불러서 원래 자기 자리로 쫓아냈습니다. 아무리 군시렁거려도 그 직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터키에서 버스를 탈 때는, 빈자리가 있어도 함부로 자리를 옮기면 안됩니다. 크크크~ 아이 시원해라~
무슨 이유인지 2005년에 앙코르와트에서 만난 프랑스인과 독일인도 그렇고, 터키에서 만난 독일인도 그렇고 하나같이 재수없고 거만한 유럽 백인들이었습니다. 자꾸 제 선입견을 강하게 만드는군요.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3시간 남짓 달려 해가 진 후에 셀축에 도착했습니다.
파묵칼레를 함께 여행했던 두 아가씨와는 셀축의 Otogar에서 헤어졌습니다. 이 아가씨들 중 한명은 나중에 이스탄불에서 또 다시 우연히 재회하게 됩니다. ^^ 셀축의 Otogar에 내리자 사람들이 전단지를 주면서 자신의 펜션으로 오라고 영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가운데 이 두 아가씨,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으쓱대면서 천연덕스럽게 지나가는데 고수의 품격이 느껴지더군요. -_-;;;
하여간 이들과 헤어져서 저희는 미리 예약해 둔 Kalehan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셀축이 워낙 작은 도시라서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는데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Otogar 앞의 큰 길에서 우회전해서 15~20분 정도 쭈욱 직진하기만 하면 되더군요. 여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걷는 거리라서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었지만 터키의 밤거리를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가는 길에 작은 가게에 들러서 에페스 맥주 2캔, 1.5리터 생수 1병, 1리터 메론쥬스, 500미리 애플쥬스를 사서(9.25YTL) 들고 메론쥬스(윽~ 비추)를 마시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사실 셀축의 밤거리는 번화하지 않아서 볼 것은 많지 않았지만 호젓하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면서 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좋았습니다.
가는 길에 작은 음식점 길가 탁자에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저희가 지나가자 일제히 쳐다보는데 사실 터키인들이 무표정이라서 말을 하지 않으면 좀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도 길을 물어야했기에 말을 걸었더니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로 가르쳐 주시려고 한바탕 법석입니다. ^^;;; 하여간 터키인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친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 음식점 바로 옆의 Shell 주유소를 지나자 저희가 예약한 Kalehan 호텔의 간판이 보이더군요. 이 호텔 역시 유럽인(주로 나이든 어르신들)들이 주로 묵는 조용하고 예쁜 호텔입니다. 체크인을 하고 곧바로 쓰러져서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하루종일 셀축과 에페스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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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식사
- 토스트 : 7YTL
- 차이 2잔 : 5YTL*2=10YTL
- 소시지 : 10YTL
* 공항 Havas 요금 : 8.5YTL*2=17YTL
* 안탈야 -> 이즈미르 버스 티켓 : 18YTL*2=36YTL
* 안탈야 화장실 사용료 : 0.5YTL
* 휴게소 핸드 크림 구입 : 2.5YTL
* 이즈미르 -> 셀축 버스 티켓 : 12YTL*2=24YTL
* 이즈미르 Otgar 짐 보관 : 2YTL*2=4YTL
* 생수 : 0.5YTL*2=1YTL
* 이즈미르 -> 파묵칼레 돌무쉬 : 2YTL*2=4YTL
* 파묵칼레 입장료 : 5YTL*2=10YTL
* 생수 1병 : 1YTL
* 파묵칼레 -> 이즈미르 돌무쉬 : 2YTL*2=4YTL
* 저녁식사
- Beef Sis : 6YTL*2=12YTL
- 스프라이트 : 1.5YTL*2=3YTL
* 저녁 장 본 것
- 에페스 맥주 2캔, 생수 1.5리터, 메론쥬스 1리터, 500미리 애플쥬스 : 9.25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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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햇살이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던 오후 늦게 Kayseri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쾌적한 차량으로 데려다 준 운전사에게 인사를 하고 일단 공항 내 PTT로 가서 100E를 환전(186.5YTL)했습니다. 늘 하던대로 "Tesekkur ederim(데셰키르 에데림 = 고맙습니다)"이라고 인사를 하니 환전소의 직원이 돌아서 가는 저희를 일부러 부르더니 "Sag ol(사오르)"이라는 인삿말을 가르쳐 주더군요(나중에 찾아보니 격이 없는 사이에서 주로 쓰는 고맙다는 표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감사합니다"를 한국말로 어떻게 말하냐고 물어봐서 소리나는대로 영어로 적어 주었습니다. 한국인도 자주 오기 때문에 한국 관광객에게는 간단한 인삿말이나마 한국말로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프로 정신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Kayseri 공항은 우리나라의 버스 터미널 같은 분위기지만 테러 위협이 있어서 그런지 검색이 엄청 심했습니다. 입국자는 그냥 통과하다시피하지만 출국자와 국내선 이용자는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검색을 철저하게합니다. Kayseri 공항에서만 들어갈 때 1번, 보딩할 때 1번을 검색했고, 금속 탐지기에 걸리기만 하면 허리띠까지 다 풀어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을 때까지 철저하게 반복합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Antalya 공항에서는 잠시 밖을 살피러 나갔다가 들어갈 때에도 여지없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_-;;;
공항에서 발권을 하는데 직원이 두 번이나 연거푸 실수를 해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한번은 Kayseri에서 Antalya로 가는 노선으로 발권을 해야 하는데 Istanbul에서 Antalya로 가는 노선으로 발권을 하더니, 두 번째는 제 이름으로만 2장을 발권하더군요. -_-;;; 나중에 그 직원이 대기실까지 찾아와서 바꾸어 주지 않았으면 멋도 모르고 보딩했을겁니다.
Kayseri 공항의 안쪽 대기실에는 의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딩 시간이 되지 않았어도 미리 들어가서 기다리는 것이 낫습니다. Kayseri 공항을 이용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기실에서 우연히 터키 주재 LG 직원으로 보이는 가족을 만났는데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더니 상당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별로 아는 척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서 이후로는 저희도 모른 척 했습니다(빌붙으려는 것으로 보였나?). 워낙 친절한 터키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다보니 오히려 한국 사람이 더 냉랭해 보이더군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터키의 국내선은 전국으로 뻗어있기는 하지만 지방 공항끼리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서 대부분 수도인 이스탄불을 경유해서 가게 됩니다. 그러니 Antalya로 가야 하는데 Kayseri(저녁 8:30분 발)에서 일단 이스탄불 공항으로 간 뒤(저녁 9시 45분 도착)에 2시간을 대기하고 다시 비행기를 바꿔타고 Antalya 공항(새벽 1시 10분 도착)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Istanbul로 가는 비행기에서 먹은 기내식입니다. 햄샌드위치(맛있어요!! 하긴 Ekmek 자체가 맛있는데 뭐가 맛이 없겠어요 ^^), 생수, 물티슈(오데 코롱이 듬뿍 뿌려진 것), 오렌지 쥬스, 그리고 초컬릿이 듬뿍 들어있어 엄청 단 쿠키(상표명이 Tutku)를 받았습니다. 물티슈는 나중에 쓰기 위해서 챙겨 두었습니다(귀국할 때까지 남아서 들고 왔더군요).
국내선 스튜어디스의 외모가 국제선 스튜어디스의 외모보다 훨씬 낫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국제선은 운항거리가 길기 때문에 외모보다는 체력(?)으로 뽑는 것 같습니다. ^^
이스탄불 공항에서 2시간을 머문 후, 다시 비행기로 안탈야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ㅠ.ㅠ
일반적인 여행자에 비해 럭셔리급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출발했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일정을 짜 봐도 카파도키아에서 안탈야를 거치려면 노숙을 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안하느니만 못한 노숙이 되었습니다. 안탈야를 거의 보지도 못하고 파묵칼레로 이동해야 했거든요.
안탈야 공항은 Kayseri 공항에 비해 상당히 넓고 새벽에 운항하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노숙하는 것이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공항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구요. 처음에는 이것도 추억이고 낭만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했지만 파리와 모기가 있어서 사람을 괴롭히더군요. 자리도 불편하고요. 보니데와 번갈아 잠을 청했습니다만 별로 못 잤습니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공항 노숙은 비추천입니다. 그나마 한국에서 가지고 간 모기쫓는 링(손목이나 발목에 접착식으로 묶는) 덕분에 모기밥이 되는 것은 간신히 면했습니다.
6시 30분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공항 화장실에서 대충 씻은 뒤, 공항 내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은 토스트(7YTL), 차이 2잔(5TYL*2 = 10YTL), 소시지(10YTL)였는데 노숙으로 몸을 축내서 그런지 차이가 참 맛있더군요. ㅠ.ㅠ
식사를 하고 나서 짐을 챙겨들고 공항을 나섰습니다. Havas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야 하니까요. 공항을 나가 왼쪽으로 가면 승강장이 있습니다. 요금은 1인당 8.5YTL입니다.
다른 관광객들도 많이 타는데 시계탑 앞에서 내려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시계탑으로 가지 않더군요. 게다가 운전사가 영어를 전혀 몰라서 저희도 순간 당황했습니다.
결국 대충 근처에서 내려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시계탑 근처로 오기는 했습니다. 파묵칼레로 가는 버스표를 사기 위해 파묵칼레 투리즘을 찾아야 하는데 역시 시계탑 근처에 없더군요(원망스러운 Lonely Planet ㅠ.ㅠ). 경찰관에게까지 물어서 결국 찾기는 했지만 시계탑에서부터 찾기 시작하면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안탈야에서 시계탑이 유명한 이정표는 맞습니다만 찾는 곳에 따라 상당히 곤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가셔야 하겠습니다.
결국 투리즘을 찾느라 헤매느라고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서 시계탑과 이블리 미나레(Yivi Minare)만 카메라에 담고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보는 것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블리 미나레는 칼레이치 거리의 이정표로 사용되는 유명한 탑으로 길이가 38m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것도 옆을 부리나케 지나가면서 겨우 찍은 것입니다. 정말 안습이네요.
안탈야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우리나라 한여름 날씨와 비슷합니다. 습도도 높고 상당히 덥더군요. 건조해서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한 이스탄불이나 카파도키아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짜증이 나더군요.
결국 돌아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파묵칼레 투리즘의 '세르비스(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해 조금 일찍 Otogar로 가기로 했습니다. 파묵칼레 투리즘의 세르비스는 아침 8: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있습니다.
세르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안탈야는 남부에 위치한 도시라서 그런지 도시 풍경도 가볍고 경쾌한 느낌입니다.
Simit을 파는 간이 매대도 보이네요. ^^
안탈야의 Otogar 풍경입니다. 안탈야의 Otogar는 생각보다 더 크더군요. 이스탄불의 Otogar보다도 더 큰 느낌입니다. 여기도 여지없이 검색대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_-;;;
일단 파묵칼레로 가는 버스표(18YTL*2 = 36YTL)를 예매했습니다. 'Pamukkale'를 이용했는데 강력 추천입니다. 시설, 서비스, 친절도 모두 최상입니다. 대형 버스 회사 중에서도 가장 낫습니다.
화장실(역시 유료.. ㅠ.ㅠ 0.5YTL)을 이용하고 나서 파묵칼레로 떠나기 위해 승강장으로 나갔습니다. 역시 모든 터키인들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저희를 주목합니다. -_-;;;
아이들과 '메르하바'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파묵칼레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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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eme에 도착해 Yama Tour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일단 짐을 사무실에 맡기고 Tour가 끝난 후 사무실에서 Kayseri 공항으로 데려다 주는 걸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Yama Tour의 사장님은 터키를 너무나 사랑해서 터키 남자와 결혼하고 Goreme에 눌러앉은 일본 여성이었습니다. 표정이 참 밝고 선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터키로 출발하기 전에 Yama Tour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신용카드 결제기가 고장나서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했던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습니다. Tour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들었고, 가이드도 괜찮았습니다(나중에 다시 설명).
참고로 카파도키아에서 투어를 할 때에는 가이드가 제대로 된 자격증을 목에 걸고 있는지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자격증이 없는 가이드는 영어에 서투르거나 안내하는 곳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수박 겉핥기 식의 tour가 되기 쉽습니다.
Yama Tour의 tour는 Goreme의 남서쪽을 훑는 것으로 Derinkuyu Underground City, Nar Lake, Ihlara Valley를 지나 Guzelyurt, Selime Monastery까지 도는 코스였습니다.
비용은 1인당 35 유로였습니다. 점심과 입장료 포함이었고요.
저희 가이드는 스스로를 '짝퉁 반데라스'(뽈록 나온 배만 빼면 아주 쪼~금은 비슷했습니다)라고 부르는 남자였는데 일단 영어권이 아닌 저같은 사람을 위해 아주 천천히 이야기를 해 주어서 좋았고 지식도 풍부하고 유머 감각도 있는 사람이라서 tour 내내 즐거웠습니다.
tour를 함께 했던 사람들의 구성도 참 좋았는데 스위스에서 온 남자 교수님 커플(?), 일본 커플, 프랑스 커플, 저와 보니데, 대만 커플까지 총 8명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 있더군요.
Tour의 첫 번째 코스는 데린쿠유 지하도시였습니다.
데린쿠유 지하도시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입니다.
데린쿠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랍인에게서 도망쳐 온 기독교도들이 살았던 집단 거주지라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데린쿠유는 개미집처럼 뻗어있는 광범위한 암굴 주거지입니다. 예배당, 학교, 식료품 창고까지 갖추고 있는 대단위 주거지로 4만 명까지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지하 8층(40m)까지만 견학이 허용되는데 폐소공포증(claustophobia)이 있는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하더군요. 실제로 허리를 굽히고 다녀야 하는 곳도 많고, 굉장히 협소한 곳이 많았습니다. 체구가 큰 사람들은 힘들어 하더군요. 군데군데 조명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광량이 부족해서 내부를 찍은 사진 중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Ihlara valley로 가는 도중 잠시 들른 Nar lake입니다. 물빛이 옥색이라는 것 이외에는 별로 특이한 점은 없었습니다. 겨울 풍경이 멋지다고 가이드가 설명한 것 같은데 딴짓하느라고 제대로 못 들었습니다. -_-;;;
Ihlara valley는 전체 길이가 12km정도 되는 깊은 계곡으로 강을 따라 양쪽으로 나뉘어진 오솔길을 하이킹하면서 100m 낭떠러지에 세워진 집들과 100개가 넘는 교회를 살펴보는 것이 코스입니다.
일단 계곡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고 2시간 정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0.5YTL),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었습니다(2*0.5YTL).
걷기 힘든 북동쪽이 아닌 남서쪽 길을 따라 내려갔기 때문에 오래 걷기는 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강물이 졸졸 흐르고, 적당히 그늘도 있어서 덥지도 않았고요. 가이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걸었습니다.
으흘라라 계곡을 벗어나서 물가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프 사치타와(? 아무리 찾아봐도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제보 요망)입니다. hanti님의 제보에 의하면 정확한 이름은 사츠타와(Sac Tava)라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
아마도 쇠고기가 들어간 덮밥 종류인 것 같은데 제가 주문한 것은 아니고 앞에 앉은 대만 커플의 음식을 종업원이 잘못 가져다 줘서 한 입만 먹고 빼앗긴 음식입니다. 이거 정말 맛있었는데... ㅠ.ㅠ
Ihlara valley를 하이킹하면서 고등학교 영어, 음악 선생님이라는 대만 커플과 친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고 여행만 같이 다니는 사이라고 하더군요. @.@ 워낙 친절한 터키 사람만 봐서 그런지 뭐랄까요 거리를 두고 공식적으로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별로 살갑지가 않더군요.
여행 이야기가 나와 네팔도 가보고 싶은 여행지라고 이야기했더니 자신들은 이미 다녀왔다면서 네팔은 꼭 겨울에 가야 한다고 염장을 하더군요. 누가 선생님 아니랄까봐.... ㅠ.ㅠ
점심을 먹고 Guzelyurt로 향했습니다. Tour에서 돌아다닌 거리가 상당해서 처음에는 버스에서 떠들고 그랬지만 나중에는 풍경도 익숙해지고 더위에 지쳐서 이동하는 동안에는 내내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Guzelyurt로 향하는 중간에 잠시 들른 작은 마을에서 1.5리터 생수를 한 병 샀습니다(1YTL). 참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광장에는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장기처럼 보이는 게임을 하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더군요. 시간이 멈춘 듯한 그런 한가함이 참 부러웠습니다.
Guzelyurt는 Ihlara valley에서 9km정도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로 오트만 왕조 시대에 그리스 사람들과 터키 사람들이 섞여 살면서 자신들의 교회를 세우고 공동체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사진에서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터키 양식의 교회와 그리스 양식의 교회가 여기저기 섞여서 흩어져 있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왼쪽 언덕에 'Hollywood'처럼 'Guzelyurt'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더군요. -_-;;;
이 곳에서 가이드가 뭔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햇살도 강하고 날씨가 워낙 더워서 정신이 없는터라 제대로 들리지가 않더군요. 그냥 풍경을 감상하는 정도로 그쳤습니다. 아, 이 사진에 보시면 저쪽 수평선에 첨탑이 보이는 건물이 터키식 교회이고, 사진의 우하단에 보이는 회색 건물이 그리스식 교회입니다. 물론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Selime 성당입니다. 사진으로는 절대로 이 곳의 멋진 풍경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직접 가서 보셔야 합니다. 영화 Star Wars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Lonely Planet에도 그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인데 가이드 말로는 스타워즈의 촬영팀이 답사를 오기는 했는데 이곳에서 영화를 찍지는 않고 아프리카(튀니지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사진의 아랫쪽을 잘 보시면 사람이 보이는데 이곳이 얼마나 거대한 곳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바위산을 이리저리 깎아서 거주지와 교회 등을 건축해 놓았습니다.
바위사이로 사람이 지나 다니게끔 길도 뚫어 놓았죠. 통로에 서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앉아서 통화중인 가이드와 프랑스 커플이 보이네요. Selime에서 등산 한번 제대로 했습니다. ^^;;;
원래 일정에는 한군데 더 들른다고 했는데 저희는 비행기 시간이 되어 오후 6시에 사람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Goreme의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일본 여학생도 저희와 함께 사무실로 일찍 돌아왔는데 아마 Yama Tour에서 소개하는 곳에 묵는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별 선물로 예쁘게 접은 종이학을 선물로 주길래 저희도 답례로 가지고 간 핸드폰 고리를 선물했습니다. 아주 좋아하더군요.
Yama Tour에서 제공한 셔틀버스를 타고 Kayseri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아주 깨끗한 신형버스로 40분 정도 걸렸고 차비로 20$을 냈습니다.
이제 이번 여행의 결정적 옥의 티인 안탈리아 공항에서 노숙한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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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구 투어 비용 : 539.78YTL
* 사진 2장 촬영비용 : 5YTL*2 = 10YTL
* Elkep Evi 숙박료 : 126$
- 저녁식사 : 20$
- 아침식사 : 10$
- transfer 비용 : 20$
- 차이 : 4$
-> 10% 현금 할인 적용
* Yama Tour 투어 비용 : 70E
* 아이스크림 : 0.5YTL*2 = 10YTL
* 화장실 사용료 : 0.5YTL
* 점심 콜라 : 1YTL*2 = 2YTL
* 1.5리터 생수 : 1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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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후 내내 Urgup 지역을 (싸)돌아다니느라고 매우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예약한 열기구 투어를 놓칠까봐 긴장을 했는지 겨우 5시간 남짓 자는데도 두 번이나 깼습니다. ㅠ.ㅠ
새벽 4시 10분에 미리 부탁해 둔 wake-up call이 울렸고 부리나케 씻고 준비하고 30분에 길을 나섰습니다.
새벽 4시 35분 Elkep Evi의 reception desk 앞입니다. 미리 알려준 시간에 나가 있으면 열기구 투어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차량으로 pick-up을 해 줍니다.
여름철이라고는 해도 새벽에는 제법 쌀쌀하기 때문에 미리 챙겨간 후드티를 입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돌무쉬가 오는군요. 안에는 일본인들로 꽉 차 있습니다. 부지런하기도 해라~ 보니데를 일본인으로 착각한 일본 아가씨와 화기애매한 대화를 나누면서 새벽길을 달렸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가운데 이미 평원 여기저기에서 열기구를 띄우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대충 세어봐도 10개는 넘어 보입니다. 열기구는 일단 뜨면 뜨고 내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람의 영향에 취약하기 때문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새벽에 주로 띄운다고 합니다.
카파도키아에는 열기구 투어를 하는 회사가 많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사고(실제로 저희가 터키에 가기 바로 전에 열기구 하나가 추락해서 한국인 아주머니 한분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매우 드문 사고이기는 하지만)를 대비해서 큰 회사(
www.goremeballoons.com)에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열기구 투어는 카파도키아에서도 놓치면 후회하는 여행 상품이지만 워낙 고가라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엄두를 못냅니다만, 무리를 해서라도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는 페티예 패러글라이딩과 함께 죽기 전에 해봐야 할 activity에 매번 빠지지 않고 들어갈만큼 유명하거든요. 그리고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꼭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단,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합니다. TLT
열기구 회사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은 따뜻한 차와 쿠키를 먹으면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열기구 투어를 하기 위해 모였더군요. 확실히 100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동양인 중에서 단체 관광객이 아닌 사람은 저와 보니데 밖에 없더군요. -_-;;;
기다리고 서 있으니까 회사의 수금 담당(?)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호텔의 이름을 부릅니다. Elkep Evi를 부르길래 가 보니 그 자리에서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합니다. 원래 예약한 비용은 1인당 160유로였는데 Elkep Evi의 손님에게만 특별히 할인해주는거라면서 135유로에 결제해 주었습니다. 539.78YTL로 찍히더군요. 어디 가서 소문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던데 이것도 상술이 아닌가 싶었지만 어쨌거나 가격을 심하게 할인해 준 것은 맞으니까요.
저희가 이용한 괴레메 벌룬의 경우 1시간짜리 standard tour가 160유로, 1시간 30분짜리 deluxe tour가 무려 230유로나 합니다(참고로 standart tour로 충분합니다. 1시간도 짧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1시간 30분이나 하늘에 떠 있으면 나중에는 조금 지루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상술이든 어쨌든 많이 할인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싫을리가 없지요. 당시 환율이 1유로당 거의 1200원 꼴이었으니까 270유로만 하더라도 30만 원이 넘는 거금이었으니까요.
열기구가 준비가 되면 직원이 다시 호텔의 이름을 불러 안내합니다. 현재 시각 5시 25분으로 주변은 환해졌지만 아직 해는 뜨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탈 열기구는 12인승으로 파일럿까지 9명이 탔습니다. 딱 중간 정도의 크기라고 하네요. 열기구까지 가는 동안 회사에서 나온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지만 싫다고 거절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별도로 charge할 것이 분명하니까요. 출발하기 바로 전에 투어를 할 사람들이 모두 함께 찍는 사진만 찍겠다고 했습니다. 2장을 찍었는데 역시 1장에 5YTL이나 합니다. 비싸다~
열기구에 탔습니다. 생각보다 튼튼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고 안도 깊어서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습니다. 헬륨을 이용해 열기구에 열을 공급하는 주입구 옆에 좋아라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경험해 보니 '비추'인 자리입니다. 일단 너무 뜨겁고 재인지, 먼지인지가 머리 위로 계속 떨어집니다. 나중에 땅에 내려와서 털면 그만이기는 하지만 사진찍는데 조금 귀찮더군요.
저희가 탄 열기구를 조종하던 파일럿은 경력 6년의 베테랑 Brett Smith씨였습니다. 성격이 낙천적이고 쾌활한데다 유머 감각 또한 탁월해서 열기구를 타고 있는 동안 참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함께 투어를 한 사람들은 은퇴 후 세계 여행을 다니는 노부부(이분들 정말 너무 부러웠습니다. 흑~)인데 남편은 아무래도 교수삘이 좀 나고 부인은 고상한 귀부인 컨셉이었습니다. 멋져라. 버마에서 열기구 투어를 2번했고 이번이 세번째 열기구 투어라고 하더군요. 버마의 열기구 투어를 꼭 해보라고 추천하는데 어흑~ 버마에는 언제 가볼라나~
또 다른 커플은 금발의 커플인데 키가 껑충하고 귀엽게 생긴 미소년 스타일의 청년은 인터넷 기자라고 하면서 취재한답시고 계속 사진찍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더군요. 덕분에 귀동냥으로 열기구에 대한 좋은 정보 많이 들었습니다.
Brett이 헬륨 가스를 강하게 주입하자 열기구가 잠시 뒤척이더니 둥실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상승하는 속도가 느려서 사진에 보이는 돌산에 부딪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했습니다만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오금이 저리지만 곧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가 날고 있다니...
평원의 여기저기에서 열기구들이 잇달아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떠있는 열기구를 잘 보시면 '기아'의 로고가 보일겁니다. 대단하네요. 터키의 열기구에까지 광고를 하다니...
드디어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날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생일 아침해를 열기구에서 보는 맛도 참으로 각별하네요. 감동입니다. 작년에는 앙코르와트에서 생일을 맞았죠. 생일이 여름 휴가 기간과 겹쳐 당분간은 해외에서 계속 생일을 맞게될 것 같습니다. ^^
햇살이 어둠에 잠겨있던 카파도키아 평원의 구석구석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카파도키아의 평원은 참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아직 햇빛이 미치지 않은 마을은 적막한 가운데 잠들어 있습니다.
몇 번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갑자기 위로 상승합니다. 고도계를 보니 1658피트까지 올라갔네요. 땅이 빠른 속도로 멀어지니 어질어질합니다. 아래에 뒤쳐진 열기구가 조그맣게 보이는군요.
저와 보니데의 손이 찬조 출연했습니다. ^^ 수첩에 연신 이것저것 기록하느라고 볼펜을 놓지 않았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마을의 모습입니다. 장난감처럼 보이는군요. 자세히 보면 실외 풀장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아마 펜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에 보면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끌고 아침장으로 나가는 터키인이 보이는데 나중에 보니 당나귀가 줄을 끊고 냅다 줄행랑을 치더군요. 이를 발견한 Brett이 무전기로 지상에 연락해서 결국은 도망간 당나귀를 잡았는데 무슨 헬기로 범죄자를 잡는 추격전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해는 완전히 떠올랐습니다. 저쪽 언덕에 어제 방문했던 Uchisar Castle이 보이네요. 1시간 동안 비행을 하고 이제 착륙할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기구가 바람을 타고 자꾸 엉뚱한 곳으로 날아갑니다.
아직 착륙 못한 열기구가 우리가 움직이고 있는 길목으로 끼어들어 Brett이 황급히 고도를 높여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습니다.
바로 저 녀석입니다. 평지도 아닌 절벽 위에서 그런 일이 생기니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Brett은 계속 기구를 조종하면서 지상의 착륙을 도와주는 팀과 무전기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아무리 차량으로 이동하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다시 부리나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고생입니다.
적당한 착륙 장소를 찾아 줄을 내리니 지상에서 유도하는 사람들이 줄을 잡아 차에 묶고 잡아당깁니다.
차 뒤의 짐칸에 바로 착륙을 해버리더군요. 내린 다음에 싣는 것이 아니라... 지금 기구에서 내리는 친구가 인터넷 기자라고 소개했던 젊은 친구입니다.
기구는 열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눕혀서 바람을 뺍니다.
무사히 땅에 착륙한 뒤 샴페인으로 축하를 하고 열기구 탑승 증명서(certificate)를 받았습니다. 기념 촬영도 하고요. 정말 즐거운 비행이었습니다. 꼭 한번 해보시라고 추천합니다.
Brett이 운전기사와 함께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숙소에 내려주더군요. 돌아가면서 잠시 이야기를 했는데 열기구 조종수 일에 아주 만족하고 있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부러운 사람이었습니다.
Elkep Evi에 도착하니 8시 10분이었습니다. 일단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짐을 싼 뒤 아침식사를 하러 테라스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서 돌아보니 가족 관광객이더군요. 엔조이터키에서 온 팀이었습니다. 사이트에서만 보던 엔조이터키의 여주인장과도 잠시 인사를 나누고... 자신만이 아는 비장의 동굴 펜션을 제가 찾아낸 것에 대해 심기가 좀 불편해 보이더군요.
터키가 많이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터키에서 한국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숙소도 그렇고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만 저희가 돌아다녀서 그런 이유도 있겠고, 단체 관광객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저희는 터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접하려고 주로 대중 교통이나 도보로 이동했거든요. 그래서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여간 이들과 헤어져서 check out을 했습니다. 숙박비를 현금으로 결제해서 10% 할인받아 72$, 저녁 식사 20$, 도착한 날 아침 식사 10$, 케이세리 공항에 transfer 해주는 요금 20$, 차이 4$해서 총 126$을 냈습니다.
헤어지면서 기념 선물로 휴대폰 고리를 Elkep Evi의 직원에게 하나씩 줬습니다. 좋아하더군요. 여직원 하나는 자기가 예쁜 것을 가지려고 고르는 모습까지... ^^
Elkep Evi를 나와 미리 예약 해둔 Yama Tour의 돌무쉬를 타고 Goreme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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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os를 떠나 Goreme를 향해 남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Uchisar를 만나게 됩니다. Uchisar는 '뾰족한 바위'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한 개의 거대한 바위로 된 성채(Uchisar Castle)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근처에 Uchisar Castle만큼 큰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Goreme와 Urgup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서나 무슨 이정표처럼 솟아 있는 Uchisar Castle을 볼 수 있습니다.
아, 이게 Uchisar Castle은 아니고 Uchisar 근처에 많이 남아있는 동굴 주거지인데 자세히 보면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불편해서 어떻게 살까 싶지만 나름 정원이나 밭도 가꾸고, 안테나도 설치해서 TV도 보더군요. ^^
Uchisar Castle은 저녁 8시 30분에 문을 닫으며 입장료는 2.5YTL입니다.
Uchisar Castle을 올라가던 중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녁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네요. 보시다시피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참 아담하고 정감 있습니다. 사진의 아래쪽에 파라솔이 보이는 곳에 Ugur Bagci가 차이를 마시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 녹색 승용차가 주차된 근처에는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상점이 있어서 시간을 내어 둘러보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입니다. 사실 Uchisar Castle의 진면목을 보여줄 사진들이 많지만 대부분 저나 보니데의 얼굴이 들어간 관계로 아쉽게도 여기에서는 보여드리기가 어렵겠네요. Goreme Panorama는 또 다른 이유로 보여드릴 사진이 없고요. 아쉽습니다.
Uchisar Castle의 정상 부근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사진의 아래 부분을 보시면 측량할 때 사용하는 막대기 같은 것이 보이는데 저게 뭐냐하면 절벽 주의 표시입니다. 가까이 가지 말라는... -_-;;; 뭔가 좀 허술합니다.
Uchisar Castle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Goreme가 나오는데 Goreme로 진입하기 전에 Goreme의 풍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절벽(?)을 Goreme Panorama라고 관광지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주로 해가 질 무렵에 많이들 찾습니다.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40장 정도의 사진이 날아갔는데 하필 Goreme Panorama에서 찍은 사진이 대부분 날아갔더군요. 그래서 이 풍광 좋은 곳에서 찍은 사진 중에 올릴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유일합니다. 아쉽네요. 쩝....
Gorema Panorama를 떠나 Elkep Evi로 돌아왔습니다. Ugur Bagci씨와는 원래 오후 2시에서 6시까지 4시간을 계약한 것이었는데 무려 2시간이나 over해서 8시가 넘어서 돌아왔는데도 재촉도, 불평불만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정말 신사답더군요. 감동한 김에 감사의 표시로 10YTL을 더 드렸습니다. ^^
Elkep Evi는 미리 예약한 사람들에게 디너 코스를 제공하는데 저녁도 못 먹고 돌아다녔다고 이야기를 하니 편의를 봐 주더군요. 1사람 당 10$을 내면 풀코스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데 Elkep Evi에 묵을 분들은 반드시 이 저녁 식사를 드셔야 합니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낭만적인 식사가 될 것을 보증합니다.
살랑거리며 볼을 간지럽히는 바람, 멋진 음악, 조명, 거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는 흔들 의자에 나란히 앉아 사랑을 속삭여도 좋습니다. ^^
늦은 시간까지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투숙객들이 많아 테라스 식당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테라스 정원에서 바라본 Elkep Evi의 모습입니다.
사진이 많이 흔들렸는데 저희가 묵었던 숙소의 정면에서 본 모습입니다. 밤이 되니 더욱 아늑하고 멋지네요.
2시간 정도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10시 경에 숙소로 돌아와서 씻자마자 바로 뻗었습니다. 정말 노곤하더군요. 아침 일찍 열기구 투어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새벽 4시에 깨워 달라고 wake-up call 신청은 해 두었지만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중간에 2번이나 깼답니다. ㅠ.ㅠ
닫기
* 휴게실 화장실 사용료 : 0.5YTL
* 괴레메에서 위르굽까지 이동한 택시요금 : 10$
* 괴레메 택시 Tour요금 : 80YTL + 10YTL = 90YTL
* 쇼핑
- 블루아이 큰 것 4개 : 12YTL
- 블루아이 장식이 달린 것 1개 1.5YTL인데 덤
- 수공 장식 허리띠 : 12YTL
- 수공 치마 : 20YTL
- 수공 가방 : 15YTL
- 어깨 가방 : 8YTL 합쳐서 4YTL DC
* 음료수(환타 2개, 립튼 아이스티 1개) = 2YTL*3 = 6YTL
* Zelvel Valley 입장료 : 5YTL*2 = 10YTL
* 생수 1병 : 0.75YTL
* Avonos에서 구입한 도자기 보석함 3개 : 50$
* Uchisar에서 산 아이스티 2개 : 1.5YTL*2 = 3YTL
* Uchisar Castle 입장료 : 2.5YTL*2 = 5YTL
* Goreme Panorama에서 산 음료수 2병과 해바라기씨 : 1.5YTL*2 = 3YTL, 1YTL
* Elkep Evi 디너 : 10$*2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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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lve Valley를 떠나 조금 더 북쪽에 있는 Pasabag로 이동했습니다. Pasabag는 버섯 모양의 바위로 유명한 곳입니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버섯 바위처럼 생긴 것을 알겠더군요. 어디나 관광지는 다 그렇지만 여기도 입구를 중심으로 기념품 상점이 밀집되어 있는데 피해간답시고 길을 돌아간 것이 남의 과수원을 가로지르는 바람에 민폐만 잔뜩 끼쳤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과수원 주인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
과수원을 통과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 꼭 누군가 칼로 그은듯이 언덕의 상단이 잘려나가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버섯 모양의 바위에도 구멍을 뚫고 사람이 산 흔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바위 아래에 집을 짓고 삽니다.
원래 이곳이 입구인데 기념품 상점을 피하느라고 뒤로 돌아 들어가서 이리로 나왔죠. 가까이서 보아도 바위의 모양이 정말 신기합니다. 게다가 거대하기까지 하네요(좌하단의 사람과 크기 비교)
입구 주변에 널부러져있던 낙타 녀석입니다. 아마도 낙타 시승 체험을 할 수 있는가 봅니다.
다음 목적지는 Avanos였는데 Avanos는 Goreme의 정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도자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도자기는 힛타이트 시대에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이 지방 특산품으로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Avanos의 도자기는 전동식이 아닌 실제로 발로 물레를 돌리면서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해서 수공으로 만듭니다.
Avanos는 원래 여행 계획에 없던 곳이어서 Ugur Bagci가 이끄는 대로 믿고 그냥 따라갔는데 자기가 잘 아는 공방으로 데려가더군요. 전통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뭐 당연한 것이지만 마지막에는 도자기를 살 수 있는 매장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원래 이런 식의 판매 방식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기분이 좀 상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강매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쉽게 마음을 풀었습니다.
진흙을 개서 밑판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제 기억으로 아버지 되시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더군요.
초벌구이한 도자기에 밑그림을 그리는 공정인데 이 집안의 딸들이 주로 담당합니다. 사진(당연히 허락받고 찍었지요)의 아가씨는 일보다 사진 찍히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군요. ^^
보통 터키 여인들을 찍을 때는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싫어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의외로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모든 공정을 유창한 영어로 소개했던 이 집안의 맏언니(?)입니다. 어떤 식으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색이 입혀지는지를 하나의 도자기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이 언니가 너무나 애처롭게 간청하는 바람에 결국 도자기 몇 개를 질렀습니다. 차라리 강매했으면 매몰차게 거절했을 것을... ㅠ.ㅠ
온 집안이 모두 도자기 생산에 매달리는 것 같았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매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실제로 물레를 돌리면서 그릇을 만들어 보는 체험 공간입니다. 보니데가 실제로 해 봤습니다. '사랑과 영혼'과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는 절대로 나지 않지만 나름 재미있어 하더군요. 저는 맞은 편 의자에 앉아 애플티를 대접 받으면서 쉬었습니다.
넓은 매장에 온갖 종류의 도자기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데 어떠한 종류의 화폐든 모두 통용되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도 있고, 직접 들고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집까지 배송을 해 줍니다. 모든 제품이 수공으로 만든 것(모두 밑바닥에 만든 사람이 친필로 사인을 했더군요)이라 상당히 비싸서 선뜻 물건을 못 고르고 있으니까 20% DC해준다고 계속 설득하더군요. 결국 보석함 3개를 50$에 구입했습니다. 두 개는 기념 선물로, 하나는 집에서 사용하려고 샀답니다. ^^
이제 Avanos를 떠나 Uchisar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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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잠 자고 난 후에 reception desk로 가서 오후 일정을 상의했더니, 택시 대절 투어를 추천하더군요. 가격은 4시간(오후 2시~6시)에 80YTL이었습니다. 코스는 Urgup을 출발해 Devrent Valley, Zelve Valley, Pasabag, Avanos, Goreme Panorama, Uchisar, Uchisar Castle 등 북쪽 지역을 둘러 보고 다시 Elkep Evi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코스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사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투어를 놓친 저희로서는 선택권이 없었는데 마침 다행이었죠.
카파도키아는 대중 교통이 불편해서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은 알고 갔지만 앙코르 와트를 여행할 때처럼 택시를 대절해서 투어를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는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택시를 대절해서 직접 돌아다니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는 없는 대신 시간을 융통성있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어쨌거나 Elkep Evi에서 추천하는 베테랑 운전기사를 소개받았습니다. Ugur Bagci라는 풍채좋은(?) 터키인이었는데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이도 60이 넘어 보입니다만 운전 실력 훌륭하고, 점잖으며, 책임감이 뛰어난(나중에 나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역시 영어를 못하는 터키인이 친절하다는 속설을 훌륭하게 입증해 준 분이었죠. 명함도 한 장 받았는데 명함에 있는 젊었을 적 사진의 카리스마 있는 표정에 놀랐습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지금도 보고 있는데 역시 카리스마 짱~
카파도키아에서 Elkep Evi에 묵는 분 중 택시 투어를 하실 분에게 Ugur Bagci씨를 강력 추천합니다. 만족도 200%~ 개인적으로 찾을 분을 고려해 휴대폰 번호도 과감히 공개합니다. 0536-526-2457입니다. 영어를 거의 모르시니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터키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난점은 있습니다만... -_-;;;
택시에 올라 10분 정도 달렸을까, Devrent Valley에 도착했습니다.
Devrent Valley는 'Valley of Fairy Chimneys'로 알려진 지역으로 화산 분화와 침식, 풍화 작용으로 인해 생긴 기암 괴석이 멋진 풍광을 연출하는 곳입니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하는 곳이죠. 햇빛을 피할 곳이 없어서 상당히 더운데도 걸어서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정말 존경합니다. 이스탄불과 마찬가지로 카파도키아도 습도가 낮고 건조해서 햇빛만 피하면 그리 덥지 않지만 직사광선을 받는 곳은 상당히 덥죠. 모자와 썬크림이 필수랍니다.
언뜻 보면 황량해 보이지만 카파도키아의 풍경은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그 진가를 알 수 없죠. ^^
Devrent Valley 근처에는 관광객을 위한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어차피 기념할만한 선물을 사야 했고 이스탄불에 비해 카파도키아가 전반적인 가격이 저렴하다는 정보를 듣고 간지라, 눈에 띄는 노점상에 들렀습니다. 그리고는 능수능란한 가게 주인의 말솜씨에 반해서(그럴리가~) 신나게 질렀습니다.
* 지른 품목
블루 아이 : 큰 것 4개에 12YTL, 장식이 달린 것 1개 1.5YTL인데 1.5YTL깎아서 12YTL
수공 장식 허리띠 : 12YTL
수공 치마 : 20YTL
수공 가방 : 15YTL
어깨 가방 : 8YTL을 합쳐서 55YTL을 51YTL에 흥정
총 금액 : 63YTL
Devrent Valley를 떠나 조금 더 북서쪽에 있는 Zelve Valley로 이동했습니다.
Zelve Valley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국제문화유산으로 동굴 주거지와 교회를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나 붕괴 위험이 높아지면서 인근 마을로 이주했고 현재는 살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아까 Devrent Valley에서 무리한 쇼핑을 하는 바람에 YTL이 다 떨어져서 입장료를 낼 돈이 없더군요. 다행히 입구에 환전소가 있어서 50유로를 95YTL(수수료 5%)로 바꾸고 입장료(1인당 5YTL)를 내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캔 환타 2개와 캔 립튼티 1개를 사서(2YTL*3 = 6YTL 비싸다!!) Ugur Bagci에게 마시라고 하나 주고 천천히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Zelve Valley는 다 둘러보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인데 체력, 모자, 썬크림, 발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슬리퍼 끌고 갔다가는 제대로 고생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새삼 느꼈는데 여행은 역시 젊을 때 많이 다녀야 합니다. 나이들고 가면 고생이죠.
보시다시피 계곡의 양쪽 벽을 뚫고 들어가 살 수 있는 거주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조금 더 가까이 가 보죠.
대체 어떻게 깎아지른 절벽을 뚫고 들어가 살 수 있는 거주지를 만들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동굴을 잇는 오솔길과 비교해서 보시면 거주지가 얼마나 큰 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1시간 정도 돌아다녔더니 역시 덥더군요. 0.75YTL주고 생수 한 병을 사서 마시면서 Pasabag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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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서북부 끝에 있는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10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터키 중부에 위치한 카파도키아(Kappadokya)로 들어갔습니다. 카파도키아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중앙부에 펼쳐져 있는 커다란 기암지대로 화산의 분화와 오랜 풍화 및 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특이한 자연 경관이 장관인 곳입니다. 터키 여행자라면 반드시 돌아봐야 하는 필수코스죠.
카파도키아에서는 숙소가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배낭 여행자들은 대체로 저렴한 펜션이 밀집되어 있는 괴레메(Goreme)에 많이 묵습니다. 특히 한국인 배낭 여행자들은 '트래블러스 팬션'에 많이 묵는데 해외로 나가면 항상 한국인을 피해 다니는 저희는 위르굽(Urgup)에 있는 Elkep Evi(
www.elkepevi.com)라는 동굴 펜션에 묵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이동하면 대개 네브세히르에서 버스를 갈아타게 되는데 이 때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저희도 여기에서 사기당할 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아찔하네요.
네브세히르에 도착하면 보통 버스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버스인 세르비스(Servis)로 갈아타고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는데 이 때 삐끼들이 달라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제복을 입지 않고 절대로 버스회사 직원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안심하기 쉬운데 터키에서는 오히려 영어나 한국어를 지나치게 잘하는 사람은 일단 사기꾼으로 간주하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희도 네브세히르에 도착한 직후 웬 허름한 옷차림의 청년이 버스에 올라타더니(버스회사 직원이 특별히 제지하지 않기 때문에 버스회사직원으로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직원인 척하면서 버스타는 곳으로 안내해 주겠다고 짐을 들고 따라오라고 합니다. 간단한 우리말도 할 줄 알고 넉살이 아주 장난이 아니더군요. 멋도 모르고 쭐래쭐래 따라갔는데 갑자기 허름한 여행사(Rock Town)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합니다. Rock Town이라는 간판(터키 여행자 카페에서도 요주의 여행사로 유명한 곳입니다)을 보는 순간 아차 싶더군요. 두 말 없이 뒤로 돌아 뭐라고 하던 말던 달려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METRO라는 로고가 찍힌 작은 버스가 사람들을 태우고 있더군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 세 줄 요약
1. 네브세히르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절대로 자리를 떠나면 안됨.2. 허름한 옷차림에 능수능란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특히 조심할 것.3. 자신이 타고 온 버스회사의 로고가 찍힌 버스만 탈 것.
20분 정도를 더 달려 괴레메의 Otgar에 도착했습니다. 아침부터 여행자로 부산한 모습입니다. 위르굽으로 가는 돌무쉬 정류장을 물어보러 Information booth에 들렀는데 제가 영어가 짧아서 그런지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지도에 의지해 찾아보려고 돌아다니는데 다행히도 도와주겠다는 현지인을 금방 만나서 쉽게 찾았습니다. 정류장 표시도 변변히 없어서 현지인의 도움이 없었으면 상당히 헤맬 뻔 했습니다. 그 고마운 사람에게 휴대폰 고리를 하나 선물로 주고 돌무쉬를 기다렸습니다.
돌무쉬 정류장에서 본 괴레메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Otgar가 있고 왼쪽의 블럭으로 포장된 길이 위르굽으로 가는 길입니다.
꽤 오래 기다렸는데 배차 간격이 긴 지 돌무쉬가 올 생각을 안 하더군요. 정류장 바로 옆의 가게에 있는 나이 지긋한 분에게 말을 걸었는데 택시로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얼씨구나하고 10불에 흥정하고 탔습니다. 이 분은 Elkep Evi의 위치를 잘 몰랐지만 중간중간에 물어보면서 데려다주더군요. 역시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 친절합니다. ^^
Elkep Evi로 올라가는 진입로입니다. 첫 인상은 조금 황량해 보이지만 뭐랄까요... 공기까지 자유롭다고 할까요? 첫 느낌부터 좋았습니다.
저기 꼭대기에 보이는 것이 Elkep Evi의 테라스 식당입니다. 괴레메와 위르굽에는 많은 동굴 펜션이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데 Elkep Evi는 그 중에서도 터키 여행으로 유명한 엔조이 터키(
www.enjoyturkey.net)의 주인장이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 비장의 동굴 펜션입니다. 잘 알려진 곳이 아니죠. 저희도 아주 어렵게 찾아냈습니다. Elkep Evi에서 한국인을 만났다면 대개 엔조이 터키를 통해 온 사람이 분명합니다. 실제로 다음 날 아침에 엔조이 터키를 통해 여행 온 단체 관광객과 주인장도 만났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찾아냈는지 조금 놀라는 눈치더군요. 하하하
Elkep Evi의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 입구입니다. Elkep Evi는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여러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인장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하나씩 동굴을 개조해서 건물을 늘렸다고 합니다. 터키의 다른 호텔도 그렇지만 홈페이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의 인프라가 부족해 인터넷을 이용한 예약은 쉽지가 않습니다. 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인 경우가 많고. 가장 빠른 예약 방법은 Fax를 보내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Elkep Evi에 예약을 할 때 Fax를 이용했는데 빠르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더군요.
Elkep Evi는 정말 별 다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인 카파도키아 최고의 동굴 팬션입니다. 깨끗하고, 음식 정갈하고, 직원들도 무지하게 친절합니다. 게다가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할인도 됩니다. 물론 트래블러스 펜션처럼 숙박료가 저렴하지는 않지만 한번쯤 묵을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신혼 여행을 여기로 와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카파도키아로 가시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아직 저희가 묵을 방이 준비되지 않아 아침도 먹을 겸 테라스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Elkep Evi는 주변의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테라스 식당에서 보면 카파도키아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선선한 날씨에 싱그러운 바람, 따사로운 햇볕이 정말 예술입니다.
낮에도 멋지지만 Elkep Evi의 테라스 식당은 밤에 진가를 발휘합니다. 밤하늘의 별을 벗삼아 멋진 음악을 들으며 테라스에 앉아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앞에 앉은 이성에게 프로포즈를 할지도 모릅니다. ^^ 정말 멋지죠.
어디에 앉을까 둘러보다가,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습니다.
터키의 전형적인 아침식사입니다. 참 정갈하게 세팅을 해 놓았죠? ^^ 에크멕에 다양한 종류의 쨈과 꿀을 발라서 먹고 취향에 따라 올리브 열매나 치즈, 오이, 토마토를 얹어서 먹어도 됩니다. 마실 것으로는 과일 쥬스나 터키 홍차인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는 터키 사람들이 물처럼 많이 마시는데 저도 많이 마시다보니 나중에는 중독된 것처럼 차이만 찾게 되더군요. 과일은 부페식으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오믈렛이 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달걀 팬케잌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따끈한게 맛이 괜찮았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새소리를 들으면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니 방이 준비되었다는 연락이 와서 짐을 풀러 내려갔습니다.
저희가 묵은 펜션 입구입니다.
보시다시피 동굴을 개조하여 객실로 꾸민 곳입니다. 저희는 뒷모습이 보이는 여직원이 들어가는 1층 방에 묵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 한여름인데도 냉방 장치없이 시원합니다. 서늘해서 한기를 느낄 정도이더군요.
내부 공간은 상당히 넓습니다. 독특한 것은 쇼파가 있을 법한 자리에 단을 만들어서 상을 가져다 놓은 것인데 여러가지 잡지와 여행 정보지가 놓여 있습니다.
광량이 부족해서 사진이 죄다 흔들렸네요. ^^;;; 보조 싱글 침대도 있어서 3사람이 묵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욕실은 적당한 크기에 정갈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깨끗한 슬리퍼와 수건이 충분히 비치되어 있고 헤어 드라이어도 있더군요.
안에서 입구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오디오도 있더군요. 문 옆의 냉장고에는 생수가 들어있는데 뜻밖에도 무한리필이 됩니다. 터키에서는 생수 한 병도 모두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말이죠.
짐을 풀고 나니 야간 버스 여행의 피로가 몰려오더군요. check in을 늦게 해 오전 투어는 이미 물 건너 갔기 때문에(오전 투어를 하려면 9시 전에는 도착했어야 합니다) 늦은 김에 쉬어간다고 잠도 조금 자고 체력을 회복한 후 reception desk에 가서 정보를 얻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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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라서 나름대로 여유있게 간답시고 저녁 8시 30분에 Sultanahmet을 떠났는데 트램바이와 메트로의 환승역인 Zeytinburnu에서 무슨 사고라도 났는지 메트로가 무지하게 늦게 도착했습니다. 결국 Otgar에 9시 50분에 도착하였지요. 그런데 저녁 식사를 하면서 바가지를 쓴 것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게다가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보니데도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더군요. 미쳐~
Otgar에서는 각 버스 회사의 사무실마다 화장실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저희가 타고 갈 METRO버스 회사의 사무실과 상당히 먼 거리에 있더군요. 하는 수 없이 배낭을 둘러메고 보니데와 열심히 뛰었습니다. -_-;;;
역시나 유료 화장실이라서 각각 0.5YTL을 내고 우리나라 지하철과 같은 금속바를 통과해서 들어갔습니다.
명색이 이스탄불의 Otgar인데 화장실 상태 매우 좋지 않습니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지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다가 변기의 형태도 참으로 요상합니다. 구멍(?)을 잘 맞추어야 하고 실패하면 상당히 낭패랍니다. 오른쪽에 보니 수도꼭지와 플라스틱 컵이 있더군요. 조준 실패로 실수한 것을 닦아내라는 것인지, 아니면 휴지가 없으니 물을 받아서 (손으로) 닦으라는 것인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_-;;;
사실 터키에서 공항이나 호텔을 제외한 곳에서는 깨끗한 화장실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유료 화장실이죠. 무료 화장실을 만나면 반갑기까지 합니다.
어쨌거나 무사히 뒷처리를 하는 둥 마는 둥(농담입니다~)하고 부리나케 달려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 겨우 올라 탔습니다.
Cappadocia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했던 장거리 야간 버스입니다. 터키는 도시간 이동 시 보시는 것과 같은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고 편리합니다. 다만 이동 거리가 보통 8시간에서 12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합니다. 저희는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로 이동하기 위해 단 한번 이용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많이 지치더군요. 게다가 우리 앞에 앉은 젊은 프랑스 커플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의자를 뒤로 끝까지 젖히고 자는 바람에 더욱 불편했습니다. 참 네가지도 없으셔라...
원래 차 안에서는 신발을 벗지 않는 것이 매너라고 듣고 갔는데 신발도 벗지 않고 10시간 이상 차를 타는 것은 정말 힘들더군요. 그래서 불이 꺼지면 적당히 안 보이게 신발을 벗고 있었습니다. ^^;;;
대부분의 시외버스는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 벤츠 버스로 시설이 상당히 좋습니다. 보시는 것은 짐칸이 아니라 출입구로 벤츠 버스는 보통 좌석이 지면에서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합니다. 가는 도중에 비행기의 스튜어디스처럼 제복을 입은 직원이 비행기에서 기내식 제공하듯이 물, 차이(터키 홍차), 터키식 초코파이, 탄산음료를 수시로 나누어줍니다. 처음에는 오데코롱과 같이 향기나는 소독액도 손에 뿌려주더군요. 향도 그렇고 아주 독특한 서비스죠. 시외버스다 보니 중간에 사람이 많이 내리고 타기 때문에 좌석을 옮길 수는 없습니다.
METRO가 워낙 유명한 회사라서 믿고 선택했는데 사실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버스는 새 버스였는데 제가 앉은 좌석의 에어컨 조절팬이 고장이 난 것을 발견하고 수 차례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 때마다 "No, Problem"이라고만 말하고 아무런 조치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열받은 김에 씹던 껌을 뱉어 조절팬을 붙여서 고정시켜 버렸습니다.
중간에 터미널에서 사람들을 가끔 태웠는데 저희 옆자리에 터키 가족이 타더군요. 아빠가 좌석을 2개만 예약해서 엄마와 아이3명을 태우는데 아이들을 앉게 한 후 하나하나 꼭 안아주고 사랑을 표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행하면서 자주 느낀 것이지만 터키인들은 가족애가 상당한 것 같았습니다.
휴게소에는 밤 11시, 새벽 3시, 6시에 들렀습니다.
해가 떴네요. ^^
아침 6시에 들른 마지막 휴게소입니다. 보니데가 화장실(역시 유료 0.5YTL)에 간 동안에 저도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면서 굳었던 몸을 풀었습니다. 일교차가 커서 그런지 새벽에는 꽤 춥더군요. 여름에 터키에 가더라도 긴팔옷을 하나쯤은 꼭 가지고 가야 되겠습니다.
역시 여기에서도 거의 동물원 원숭이 수준입니다. -_-;;; 차에서 내리는 사람마다 신기한듯 쳐다보는데 여전히 적응 안됩니다.
항상 그렇듯이 '터키 타임'이 적용되어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네브세히르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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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금은 따갑게 느껴지는 오후 햇살을 맞으며 터키 사람들과 섞여 천천히 걸었습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오른편에 두고 행상을 만나면 구경도 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죠.
갈라타 다리가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선착장이라서 그런지 사람도 북적거리고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도 많네요. 여기에서 저희는 왼쪽으로 꺾은 뒤 육교를 건너 시내로 향했습니다.
시내로 향하는 중에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습니다. 가격이 1.5YTL인데 위에 뿌린 피스타치오의 압박~ 찰기가 있어서 끈적끈적하지만 맛있습니다(피스타치오 빼고~ 신맛이 좀 강하거든요). 게다가 넉넉하게 퍼줘서 더욱 좋았습니다.
걸어오는 도중에 넋을 잃고 쳐다보는(대체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터키 아이들하고 '메르하바 놀이'를 했습니다. '메르하바'란 '안녕하세요' 정도의 인사말인데, 날으는 코끼리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을 때의 표정과 같은 반응을 아이들로부터 이끌어 냅니다. ^^;;; 말을 걸면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거나 부모의 등 뒤에 숨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호기심어린 눈망울로 쳐다봅니다. 정말 귀엽죠. ^^ 대체 터키 아이들은 왜 하나같이 그렇게 인형처럼 예쁘게 생겼는지... 애들을 싫어하는 저도 터키에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과 놀았답니다.
Sultanahmet역에 도착하였지만 Otgar로 출발하기에는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의 공원에서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터키인의 군것질거리인 시미트(Simit, 1개 1YTL)를 사서 참새에게 던져주기도 하고(참깨가 붙어있는 도넛의 일종인데 사실 퍽퍽하고 맛이 심심합니다.), 벤치에 누워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산들바람을 느껴보기도 하면서요.
그 때, 히잡을 쓴 여인들과 아이들이 등장했습니다. 저는 벤치에 걸터앉아 Lonely Planet을 읽고 있었고, 보니데는 시미트를 뜯어서 참새에게 먹이로 주고 있었는데 계단을 올라오다가 저희와 얼굴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래서 씨익 웃어줬더니 갑자기 다가와서는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하더군요. 얼떨결에 그러자고 했더니 아이를 저희 무릎에 앉히고 사진을 찍지 않나, 게다가 젊은 여인은 저와 보니데 사이를 비집고 앉아서 저희를 양팔로 안고 사진을 찍더군요. 꽤 잘 생긴(의미 그대로) 여인이었습니다. 게다가 인사를 하고 가다가 갑자기 뛰어와서는 보니데를 껴안고 '비쥬'까지 하더군요. 조금 과격하게요. 둘 다 깜짝 놀랐죠.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호텔에 가서 맡긴 짐을 찾은 뒤에 Sultanahmet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Otgar역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한 Karadeniz Kebap ve Pideci를 찾던 도중에 목이 말라 구멍가게에서 환타(1.25YTL)하고 Cappy라는 이름의 오렌지맛 탄산음료(1.25YTL)를 사서 마셨죠. Cappy는 달착지근하면서도 괜찮았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서 그런지 식당마다 잘 차려입고 잘 생긴 삐끼가 나와서 호객 행위를 (심하게) 하더군요. 야경이 잘 보이는 자리를 싸게 주겠다는 둥, 당신한테만 싸게 해 주겠다는 둥, 여자 친구가 예쁘다는 둥(-_-;;;). 웃으면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Karadeniz Kebap ve Pideci에 도착했습니다. 트램바이가 지나는 대로에서 한 블럭 정도 들어간 골목에 있는데 대로와 가까운데도 시원하고 한적한 것이 다른 동네에 온 것 같은 묘한 분위기 입니다.
저희가 앉은 자리 바로 옆의 노천 식당입니다. 저희가 앉은 곳도 비슷한 분위기.
이 식당 담당(?)의 고양이인데, 엄청난 '미묘'더군요. 사람으로 치자면 미스코리아급이라고나 할까. 자세히 보면 표정이 사람 같지 않습니까? 식탁 밑에서 음식을 얻어내는 스킬도 뛰어나더군요. -_-;;;
잘게 썬 야채가 들어간 피데(Pide, 9YTL)입니다. 피데는 터키식 피자로 반죽이 두텁고 계란형이 많습니다. 약간 매콤한 맛인데 고기도 들어간 것 같더군요. 양이 많아서 결국 남기고 싸달라고 했습니다. 카파도키아에서 먹으려고 가지고 갔는데 결국 못 먹고 냉장고에 두고 나왔습니다. 아까워라~
스페셜 케밥(18YTL)입니다. 모듬 정식 분위기입니다. 조금씩 맛보려고 주문했는데 역시 양을 제대로 짐작하지 못해서 결국 남겼습니다. ㅠ.ㅠ
이건 라크(Raki)라는 터키술입니다. 아니스 열매로 빚은 것으로 일명 '사자의 젖'이라고 불리는데 물을 타서 희석해 마십니다. 무색이지만 물을 섞으면 보시는 것처럼 희뿌옇게 됩니다.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터키 사람들이 전채 요리인 메제(meze)를 안주로 해서 즐겨 마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독한데다가 병원에서 주는 물약같은 냄새가 심하기 때문에 저는 몇 모금 못 마셨습니다.
이 식당은 음식맛이 좋고, 주인이 영어가 유창해서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계산을 하고 나서는 종업원의 태도가 돌변해서 퉁명스러워지더군요. 음식을 싸달라고 해도 성의없게 대충대충, 가격에 10%의 부가세가 붙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음식 가격이 46.5YTL이나 돼서 세부 내역을 보려고 내역서를 달라고 하니 주인이 없다고 그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잡아떼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것 같았습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군요. 비추입니다. 너무 알려진 곳이라서 그런지 터키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친절함이 없는 것이 마이너스 100점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배를 든든히 채우고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서 입가심을 하고는 트램바이를 타고 Otgar역으로 향했습니다. 바이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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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nuk Evi 숙박비 : 110Euro
* Make-up Room Tip : 1$
* Aya Sofya 입장료 : 10YTL*2 = 20YTL
* Yerebatan Sarnici 입장료 : 10YTL*2 = 20YTL
* 생수 3병 : 1YTL*3 = 3YTL
* Jeton : 1.3YTL*14 = 18.2YTL
* 초코 아이스바 2개: 1YTL+0.6YTL
* 카파도키아행 메트로 버스표 : 40YTL*2 = 80YTL
* 보스포러스 해협 근처에서 산 팔찌 5개 : 1YTL*5 = 5YTL
* 고등어 빵 2개 : 2.5YTL*2 = 5YTL
* 펩시 콜라 1병 : 1YTL
* 메디에 : 1YTL
* 적선 : 1YTL
*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 1.5YTL
* 시미트 : 1YTL
* 환타, Cappy : 1.25YTL*2 = 2.5YTL
* Karadeniz레스토랑 저녁식사
: Raki+Cay+생수+meze+Pide+Special Kebap = 9YTL+3YTL+4YTL+?+9YTL+18YTL = 46.5YTL
* 노천 아이스크림 : 1.25YTL*2 = 2.5YTL
* Otgar 화장실 사용료 : 0.5YTL*2 = 1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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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ltanahmet Camii는 Blue Mosque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슬람 사원으로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거대한 모습이 정말 웅장하죠. 블루 모스크는 이슬람 사원답지 않게 첨탑의 수가 6개인데 건축할 때 Sultanahmet 1세가 황금(알툰, Altun)으로 지으라고 한 명령을 신하들이 재정 고갈을 염려해 6(알트, Altu)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처럼 해 첨탑을 6개 올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블루 모스크는 높이 43미터의 대형돔과 4개의 중간 돔, 그리고 30개의 작은 돔으로 이루어져 있고 Aya Sofya와 마주보고 있는데 Sultanahmet 트램바이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멀리서 본 블루 모스크의 모습입니다.
블루 모스크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원하는 사람만 기부(donation)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드리는 시간에는 입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낯익은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전에 Sultanahmet 역 근처에서 travel agency를 찾느라고 헤맬 때, 도움을 준 터키 청년이었죠.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말은 통하는 수준이어서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바로 Otgar역으로 가서 버스 표를 예매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구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선물로 주려고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온 전통 문양이 새겨진 휴대폰 고리를 하나 선물했습니다. 이 휴대폰 고리는 인사동에서 1개에 2천 원하는 것을 10개 사간 것인데 나중에 감사를 표하거나 인사를 할 일이 생겼을 때, 참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청년은 이스탄불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외국인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일거리인 것 같더군요. 출발하기 전날에 이스탄불로 돌아와서 거리를 지나다 이 청년을 다시 만났는데 우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는 그냥 서운한 마음만 들었는데 나중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정신이 맑은 청년같지는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그건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참 고마웠죠.
입구를 지나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양쪽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첨탑의 모습입니다. 그 날 빛이 참 좋아서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못했지만 직접 보면 참으로 웅장합니다.
들어가면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모두 기도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높습니다.
모든 Camii가 그렇듯이 블루 모스크에도 기도를 드리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손을 닦는 곳이 있습니다.
블루 모스크는 엄청나게 큰 건축물이기는 하지만 안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넉넉잡고 30분이면 충분합니다.
블루 모스크를 나와 Topkapi Palace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토카피 궁전을 보고 나서, 저녁을 어디에서 먹어야 하나, Grand Bazaar를 갈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이번 여행의 백미 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토카피 궁전은 아야 소피아를 오른쪽에 두고 트램바이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Gulhane역 근처에 있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됩니다......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정표를 정확하게 보지 않고 터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왼쪽 길, 토카피 궁전은 오른쪽 길)으로 룰루랄라 걸어갔죠. 터키인들의 시선을 은근 즐기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통과한 곳은 Gulhane Park였습니다. 터키인들이 많이 소풍을 나오는 곳이죠.
가끔 방울을 딸랑거리며 말이 끄는 마차도 지나갑니다. ^^
조금 많이 걸었다 싶은데 나와야 할 토카피 궁전은 보이지 않고 느닷없이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우리나라의 한강시민공원같은 풍경인데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도 보이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애들, 자질구레한 것들을 파는 좌판도 여기저기에 펼쳐집니다. 보니데는 선물한다고 1YTL짜리 수공예 팔찌를 5개 샀습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많은 터키인들이 나와서 휴식을 즐기고 있더군요. 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 외국인은 거의 못 보았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는 터키 남자들도 많습니다. 물살이 꽤 급한 편이어서 금방 아래로 떠밀려가면서도 좋아라 다시 와서 또 뛰어들더군요. ^^;;;
참, 그리고 터키의 명물 음식으로 '고등어빵'이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Galata Bridge 근처에서 맛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 고등어빵을 여기에서 먹었습니다. 여행 중에 갈라타 다리에서 먹은 고등어빵이 비려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희가 먹은 고등어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터키인들도 줄을 서서 먹어야 할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격은 1개에 2.5YTL입니다. 마실 것으로는 생수하고 콜라를 각각 1YTL에 샀습니다.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소금만 뿌려서 그냥 석쇠에 굽습니다.
에크멕에 구운 고등어를 끼운 후 양파, 토마토하고 이름모를 채소를 썬 것을 대충 집어 넣어서 줍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사실은 참지 못하고 한입 베어문 뒤의 모습. ^^;;;
빵과 구운 고등어가 과연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한 입 먹어보니... 와~ 정말 맛있습니다. 고등어에도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합니다. 게다가 먹고 나면 충분히 요기가 될 정도의 양입니다. 아~ 또 먹고 싶어라~ 터키인들처럼 그냥 바위 위에 털퍼덕 앉아서 따뜻한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고등어빵을 먹었습니다. 든든하네요.
그리고 돌아 나오다가 군것질거리로 미디예 돌마시(Midye Dolmasi)라는 것도 사서 먹었습니다. 뮬 조개(꼭 작은 홍합처럼 생겼습니다)에 필라브를 채워서 주먹밥처럼 먹는 것인데 크기에 따라 2, 3, 4개에 1YTL입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만들어놓은 미디예에 레몬즙을 손으로 짜서 뿌린 뒤 그 자리에서 건네줍니다. 고소한 조갯살과 양념이 된 필라브에 레몬향이 섞여 기가 막힌 맛을 냅니다. 1YTL에 3개짜리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받아서 그냥 후루룩 먹고 껍질은 앞의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보니데는 이 맛을 못 잊어서 떠나기 바로 전까지 이스탄불 길거리에서 사먹더군요. ^^
걸어가면서 뙤약볕에 힘들게 앉아 계시는 할머니에게 1YTL을 적선했습니다. 얼핏 보니 제가 가장 큰 액수를 적선한 것 같더군요. 1YTL이라고 해도 겨우 600원 정도 밖에 안되는데...
비록 토카피 궁전은 못 들렀지만 숨겨둔 보석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좋은 발견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재미에 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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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공항 리무진 버스에 탑승(1인당 요금은 7,500원이지만 다음 카페에 어떤 고마운 회원이 올린 1,000원 할인 쿠폰을 사용하여 6,500원으로 탑승)하고 공항으로 출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발권하러 갔으나 늦게 왔다고 떨어진 좌석으로 발권(26G, 34G)되는 어이없는 상황 발생. 거의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말이죠. ㅠ.ㅠ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봤습니다.
일단 기내에 들어가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사정하기로 했습니다. 보니데 옆자리의 아저씨가 어떤 가족과 자리를 바꿔 앉은 뒤라 미안해서 조심스럽게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바꿔주시더군요. 제가 앉은 자리는 날개 뒤쪽 가운데 통로쪽 좌석이라 발을 길게 뻗고 편히 갈 수는 있지만 옆으로 세 좌석에 성지 순례를 가는 몸냄새(?)가 심한 아저씨 세 분이 앉아 있어서 기내에서 내내 미안하였습니다.
자리를 바꿔 앉은 뒤에 찍은 기내 모습입니다. 1시 방향에 멀리 보이는 스크린 오른쪽이 원래 제 자리입니다.
보시다시피 터키 항공은 Cathay Pacific처럼 좌석 뒤에 스크린이 있는 항공기가 없는 것 같더군요. 국제 노선, 국내 노선 모두 타 보았지만 한번도 못 보았습니다. 기내 담요도 가볍고 따뜻하기는 하지만 뭔가 낡은 느낌이 나는 것이 영~
기내 승무원들은 터키인답게(?) 표정이 별로 없고 사무적이지만 승객을 응대하는 기술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터키로 들어가는 항공기의 기내 승무원들은 힘이 세고 튼튼해 보이더군요. ^^;;; 터키 항공사 직원들이 모두 그런줄 알았는데 귀국할 때 승무원들은 예쁘고 힘이 덜 세게 생겼습니다.
원래 출발이 13:20분이고, 보딩이 12:50분에 마감된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서둘러서 갔더니 실제 보딩은 1시부터 시작했고 출발을 2시가 다 되어서 하더군요. 신기한 것은 중간에 과속을 하는지 도착 시간은 거의 어김이 없습니다. 터키 국내 항공을 탈 때에도 마찬가지더군요.
터키 항공의 엠블렘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금방 구름 위로 날아올랐습니다. 날씨가 참 좋네요. ^^ 제가 원래 여행운이 좋은 편이라서 홍콩 여행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좋지 않았던 적이 없습니다. 이번 터키 여행때도 비 한방울 맞지 않았죠. 도착해보니 서울은 물폭탄을 맞았다고 해서 내심 죄송했습니다.
이륙하자마자 승무원이 나누어 주는 선물(?)입니다. 돌아올 때에도 똑같은 것을 받았는데 주머니 안에 구두 주걱, 빗, 안대, 휴대용 칫솔과 미끄럼 방지 양말(이것이 히트!!)이 들어 있습니다. 양말은 기내에서 갈아신고 신발을 벗고 편하게 있으라는 배려 같았습니다(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의외로 편하고 미끄러지지 않아서 좋더군요. 갈 때는 이것저것 신경쓰느라고 안했지만 올 때는 천연덕스럽게 갈아신고 왔습니다. ^^
중간에 음료를 주는 시간에 터키의 대표 맥주 Efes맥주를 시켜서 마셨습니다. 매우 순한 맛으로 목넘김이 좋더군요. 여행 중에 Efes맥주를 마실 짬이 도저히 나지 않아서 결국은 돌아오는 기내에서 여행 성공을 자축하면서 또 마셨습니다. ^^;;;
다음은 기내식 퍼레이드.
점심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Beef와 Noodle 중 Noodle을 고르면 나오는 것인데 저희 바로 전에 Beef가 떨어져서 저희부터 선택권 없이 몽땅 Noodle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잡채밥과 똑같습니다. 모양 뿐 아니라 맛도 거의 흡사합니다. 반찬으로 무려 느타리 버섯 볶음과 이름모를 전(오른쪽에 비닐로 싸 놓은 것)이 나온 것을 보면 아마 잡채밥이 맞을 겁니다. 대체로 먹을만 합니다.
왼쪽에 있는 샐러드는 잡채밥 위에 있는 레몬 소스를 뿌려 먹는 것인데 소스를 발견하였을 당시 이미 90%이상 먹은 상태라서 끝까지 그냥 먹었습니다. -_-;;; 오른쪽 위에 있는 비스킷은 크림 치즈를 발라 먹는 것인데 맛있더군요. 국내 항공을 이용할 때, 꼬박꼬박 챙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에 있는 화이트 초컬릿이 고명으로 얹어진 초코 케익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손을 닦으라고 주는 물티슈의 향이 매우 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위가 약한 승객들은 싫어하더군요. 저는 좋아라 사용했습니다. ^^;;;;
터키 항공 기내식에 대한 평이 워낙 좋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잡채밥은 아마도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노선에만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녁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메인 요리가 일종의 터키식 딤섬같은 음식인데(아직도 무슨 음식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음. 아시는 분 제보 바랍니다) 위에는 파인애플이 얹혀 있습니다. 먹을만 하지만 단맛이 강해서 맛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2시 방향의 과일은 차고 신선해서 좋았습니다만 왼쪽 하단의 부적절한 조합(김밥, 수육, 방울 토마토, 단무지)이 영 아니었습니다. 너무 차기만 하고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점심 기내식보다 전반적으로 못한 구성이었습니다.
11시간 25분의 비행을 마치고 현지 시각 오후 6시 45분(한국 시각 12:45분)에 Ataturk 국제 공항에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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