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2005년부터 시작해서 한 해도 빼지 않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첫 해 여행지였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그 다음 해 봄에 다녀온 홍콩을 제외하고는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론리 플래닛을 참고해 얼개를 짰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터키 여행을 갈 때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바로 현지에서 한국인들과 마주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강점이죠. 특히 꽃보다 시리즈의 유행으로 인해 해외 여행자가 급증한 시점부터는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한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그 날 일정을 잡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험을 자꾸 하다보니 강박적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이 읽지 않는 가이드북에 매달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2012년 라오스 여행 이후로는 한국말로 된 가이드북은 아예 읽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문 론플은 한국 여행자들과 동선을 겹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효자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영문 가이드북을 읽지 않으며 제 경험 상 우리말이 아닌 가이드북까지 읽고 여행을 나오는 여행자들은 제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수준이거든요.
이 책은
2014년 싱가포르 여행 이후 두 번째로 구매한 론플 한국판인데요.
영문판 론플 몽골편의 최신판이 2014년 8월에 출판된 책인데 바로 그 책을 번역한데다 영문 론플이 할인 가격을 적용해도 31,500원(정가 42,000원)인데 비해 18,000원으로 엄청 저렴하더군요. 영어도 약한데 굳이 영문판을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손에 넣고 보니 생각보다 얇고 가볍기까지 하네요. 현지에 들고가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판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 한국 여행자가 알아볼 위험성도 있지만 몽골은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인구 밀도 희박 지역이니까 그런 염려는 내려놓아도 되겠습니다.
저는 약간 케냐 론플(아직 소개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ㅠ.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직장인 사정으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차량과 기사를 빌려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론플에 비해 '숨은 명소 탐험' 같은 깨알팁이 많은 것이 장점이고 각 여행지의 GPS 위도/경도 좌표를 모아서 제공한 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있기는 하지만 도로 사정 상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비추) 여행 일정을 짜는데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거나 과감하게 몇 군데로 압축해서 밀도있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케냐 여행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엄청나게 밀린 여행기... ㅠ.ㅠ).
요새는 좋은 가이드북들이 많이 나오지만 론플은 짜임새가 좋아서 항상 기본은 하죠. 지금까지 론플을 기본으로 여행 일정을 짤 때 큰 실망을 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한글판이니 현지에서도 해당되는 부분을 곧바로 찾아서 대응할 수 있겠네요.
이제 슬슬 일정을 짜고 항공권과 숙박 예약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8월이 몽골 여행의 극성수기에 해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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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신이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혹은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연히 저도 그랬는데요. 2002년에 뉴질랜드에 가기 전까지는 비행기라고는 타 본 적도 없었고, 왜 비싼 돈, 귀한 시간을 들여 사서 고생하는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꽉 막힌 타입이어서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여행에 환장하게 된 제 자신이 저도 굉장히 놀라웠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을 돌이켜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조금씩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2000년 대 중반에는 다분히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한다는 기쁨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신기한 먹을거리를 맛보는 즐거움 때문에 여행을 다녔죠. 거기에 나는 돈 아껴서 여행 다니는 남자라는 자뻑도 솔직히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게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를 얻기 위해 초기에는 외부적인 요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비유하자면 조깅을 열심히 하기 위해 새로운 스포츠 웨어나 조깅화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그래서 해외 여행을 다니던 초반에는 그런 즐거움을 찾아 다녔습니다. 일정표도 빡빡하게 짜넣고, 가능하면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경험하려고 애를 썼죠. 그 때문에 여행을 다녀와서 몸져 눕기도 하고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이 때 다닌 곳이 홍콩, 터키, 일본, 그리스 등이었습니다.
2000년 대 후반이 되자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여행의 매너리즘이라기보다는 삶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어 일도 재미가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뭔가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 했습니다. 우울 장애에 걸린 것처럼 만사 다 귀찮고 세상사가 허무하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삶의 색조가 옅어지면서 사는 게 뭔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당시 떠났던 여행들은 제 나름의 힐링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저를 치유하고 삶의 동력을 다시 얻었거든요. 이 때는 삶을 낯설게 하는 것이 제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지도 네팔, 쿠바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골라서 다녔습니다.
그러다 요새는 또 다시 여행을 가는 목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고, 삶을 낯설게 해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여전히 좋지만,
요새는 저 자신과 대화를 하는 목적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네팔을 다녀온 이후 저 자신과 대화를 하려고 산티아고 길을 혼자서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네팔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혼자서 다녀올까 하는 꿈도 꿨지만 꼭 혼자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얼마든지 제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더군요. 함께 여행하는 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이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행 일지를 정리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피요르드 크루즈 투어를 하면서 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했죠.
제가 살아온 삶과,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남은 삶에 대하여, 제 일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아직도 여전히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서, 그 다음에는 삶을 낯설게 만들어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이제는 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소중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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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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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쿰(Lokum)은 터키의 전통 젤리인데 거슬러 올라가면 15세기에 이를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주전부리입니다.
과거의 로쿰은 꿀 등을 바른 밀가루떡에 가까운 형태였는데 1777년 경 이스탄불의 사탕가게 주인 '알리 무힛딘 하즈 베키르'에 의해 새롭게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로쿰의 재료는 의외로 간단해서 녹말, 물, 설탕, 레몬즙 정도가 전부입니다. 여기에 무엇을 더 첨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개는 각종 견과류를 넣죠. 피스타치오나 아몬드, 헤이즐넛, 호두를 주로 사용하고 건포도, 무화과내지는 각종 과일을 넣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터키의 주 종교가 이슬람교이므로 당연히 로쿰에는 돼지 껍데기에서 추출한 젤라틴이 들어가지 않아서 비건들도 먹을 수 있죠. 우리나라의 떡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신 엄청 달기 때문에 터키 사람들처럼 자주 먹으면 느끼하고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 등의 쓴 커피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합니다.
이건 크로아티아 여행 때 자그레브에서 조우한 지인 부부로부터 선물 받은 로쿰입니다.
속에는 피스타치오가 들어 있고 겉에는 코코넛 가루를 입혔습니다. 오리지널에 가까운 로쿰이죠. 코코넛 가루 때문인지 몰라도 부드럽습니다. 대신 가루가 엄청 떨어진다는. ㅠ.ㅠ
이건 제가 좋아하는 지인 부부가 작년 터키 여행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다 준 로쿰. 대용량이라서 한동안 잘 먹었습니다. 상자도 찍어 두었는데 이미지 보정하다가 실수로 원본까지 날려 먹었;;;; 지송;;;;
이건 피스타치오 뿐 아니라 말린 과일도 들어있어서 더 상큼한 맛이 납니다. 로쿰의 식감은 쫀득쫀득해요. 영락없는 떡 식감이죠.
요새는 이태원 등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온라인 수입상을 통해서도 맛볼 수 있는 걸로 압니다. 궁극의 단맛이 궁금한 분들은 한번 시도해 보심도 좋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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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께서 터키 여행 선물로 사다 주신 차입니다. 제가 2006년에 터키 여행을 갔을 때는 주로 애플티만 많이 마셨기 때문에 Black Tea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포스팅을 하느라고 검색을 해 보니 HazerBaba가 꽤 유명한 브랜드더군요.
올 6월에 싱가포르 여행을 갔을 때도 무스타파 센터의 한 켠에 HazerBaba의 각종 tea가 쌓여 있는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사실 HazerBaba로 검색을 해 보면 이 차보다 애플티가 더 많이 뜹니다. 워낙 애플티가 유명하니 그렇죠.
150g들이 Tin Can입니다. 어떻게 우려내어 마시면 좋은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게 눈에 띄네요. 가격은 터키 리라로 15리라 정도합니다. 그랜드 바자르 등에서 사면 조금 더 싸게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찻잎은 검은빛이 많이 도는데 아주 잘게 분쇄되어 있어 거름망이 아주 촘촘한 infuser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가향이 되어 있지 않은 오리지널 홍차라서 향이 강한 걸 좋아하는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 지 모르겠는데 저는 살짝 중후한 맛이 나는 홍차를 더 좋아하는지라.....
찻잎을 많이 넣어서 우려도 그렇게 진해지지 않기 않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홍차입니다. 부지런히 마셨는데도 아직 남았어요. 다 마신 후에는 다른 루트로 구할 수 있는지 찾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홍차를 좋아하는 분들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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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여행을 준비하면서 평소 하듯이 Lonely Planet하고 케냐 여행 열정에 불을 붙여줄 여행 에세이를 찾아봤으나 설마 했더니 역시나 케냐 여행을 다룬 책은 거의 없더군요. 가뭄에 콩 나듯이 있기는 하지만 저랑 맞지 않아서 결국 전에 읽은 '케냐의 유혹'으로 퉁치고(응?) 곧바로 일정짜기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정보가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몇 안 되는 관광 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관광업이 케냐의 두 번째 수입원)이니 여행 인프라는 잘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배낭 여행자의 무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유 여행이 힘든 나라라고 하네요.
도시를 벗어나면 대중 교통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여행자들의 여행 목적이 대부분 사파리라서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숙박 시설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저렴하게 발품을 팔아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숙박과 교통이 문제라면 말 그대로 몸과 발이 묶이는 것이니 완전한 자유 여행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죠. 나중에 접촉한 현지 에이전시도 이런 사실을 그대로 확인시켜 줬습니다.
그래서 케냐 여행은 네팔 여행 때와 비슷하게 큰 틀을 짠 후 현지 여행사에게 보내서 가능 여부 확인 후 세부 일정을 조정해서 현지에서 예약할 수 있는 건 맡기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 서적케냐의 유혹(2008)
: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행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중간 정도 성격의 책입니다. 케냐 여행기라기보다는 케냐 현지 적응기에 더 가깝죠. 그래도 케냐 현지의 분위기를 익히는데 이만한 책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게다가 책도 책이지만 지은이인 올댓사파리 여행사의 이승휘 대표에게 연락하여 맞춤 일정을 짜서 다녀왔으니 이 책이 없었으면 꽤나 흥미진진(이라고 쓰고 개고생이라고 읽는다)한 여행을 할 뻔 했습니다. ㅡㅡ;;;Lonely Planet : Kenya(2012): 2006년 터키 여행 이후로 론플은 여행 일정을 짤 때 항상 참고하는데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지은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스타일이 다르기는 합니다. 그래도 항상 기본은 하는데다 저는 워킹 투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도를 신뢰할 수 있는 론플을 좋아라 하죠. 다만 나중에 책 소개에서도 말씀 드리겠지만 론플의 최대 장점인 정확한 지도는 별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 섭외한 투어 차량을 타고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지도를 참고할 일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사파리 일정을 짜는데 더 많이 참고했습니다. * 인터넷 사이트
올댓사파리의 이승휘 대표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띄웠다가 자유 여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더 이상 검색없이 일정짜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이번 케냐 여행 때는 개인 블로그의 여행기를 거의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라무섬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비슷하더군요. 우리나라의 부산에 해당하는 케냐 제2의 도시 뭄바사가 추가된 정도? 케냐가 대부분 사파리를 통해 야생동물을 보러가는 곳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ATS 여행사
: '케냐의 유혹'의 저자 이승휘 대표가 운영하는 현지 여행사 All That Safaris의 홈페이지입니다. 여기에서도 기본적인 여행 정보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만 충실한 편은 아니고 알음알음 개인적으로 알아서 연락해 온 손님만 받아서 그런지 국내 여행사처럼 공격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아서 처음 들어가시면 '엥? 뭐지?'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2달만에 들어갔는데도 바뀐 것이 거의 없네요. ^^;;;이승휘 대표 개인 블로그 : 이승휘 대표의 네이버 블로그인데 회사 홈페이지보다 오히려 개인 블로그를 좀 더 관심갖고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여행을 다녀온 뒤로 로그인한 사람에게만 덧글을 허용해서 덧글 달기가 불편해졌지만 케냐 현지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올라온 포스팅이 최근에 나이로비에서 있었던 테러범들의 쇼핑몰 습격 참사 관련글이어서 마음이 참 아픕니다. 주한 케냐 대사관
: 케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들르면 좋습니다. 어차피 비자 신청을 위해서 한번쯤은 방문하셔야 하는 사이트니까요. 하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항로가 개설되었는데도 여전히 직항 항공편이 없으니 제 3국을 경유해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하는 건 굉장히 느린 모습입니다.
아, 그리고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 개설 기념으로 만든 유투브 동영상이 있는데 저는 나중에 봤지만 과장된 면이 없지 않더군요. 특히 핑크 플라밍고 떼가 나오는 장면은 쩝..... 꼭 그렇게 기대를 불어넣지 않아도 충분히 좋으니 굳이 그것까지 참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현지에서 이승휘 대표에게 들었는데 케냐 여행비가 워낙 비싸기는 해도 4인 group을 만들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4인으로 맞춰서 오는게 좋다고.... 저희는 둘만 다녀서 편하기는 했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은 가장 낮았죠. 엄청 비싸게 갔다왔다는 이야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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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스페인 여행은 10월이었고, 작년 라오스 여행은 12월에 다녀왔으니 여름철 성수기에 떠나는 여행은 꽤 오랜만이네요. 일부러 성수기를 피한 건 아니고 대상 국가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을 고르다 보니 오히려 여름철 성수기를 피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번 케냐 여행은 성수기가 6, 7, 8월이라서 2006년 터키 여행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여름철에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7월 29일에 떠나서 8월 9일에 돌아올 예정이니 8월 9일 아침부터는 정상적으로 통화 가능합니다. 물론 이메일 확인은 수시로 할 예정이니 용건이 있는 분들은 walden3@gmail.com으로 메일 주시면 가능한 한 빨리 연락 드리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나이로비를 시작으로 암보셀리 국립공원,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나이바샤 국립공원을 거쳐 동아프리카 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라무섬까지 돌아보고 올 예정입니다. 좋아하는 야생 동물을 실컷 보고 오겠네요.
조심해서 잘 다녀오겠습니다. ^______________^
-> 잘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도 서늘하고 잘 때는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나라에서 여행 기간 동안 피서 잘 했는데 완전 동남아 날씨인 고국으로 돌아왔네요. ㅠㅜ 게다가 출발 하루 전에 나이로비 공항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24시간 지연되어 오늘 아침에서야 겨우 돌아와 부랴부랴 출근하는 잊지 못할 경험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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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LAO Project 레스토랑을 나와 가던 길을 1km 남짓 계속 가니 드디어 탐푸캄(Tham Phu Kham)이 나왔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지도 상으로는 방비엥 시내에서 탐푸캄까지 6km라고 되어 있지만 땡볕에 비포장 도로를 무동력인 마운틴 바이크로 왕복하는 건 그야말로 무리입니다. 걸어서 가는 건 자살 행위고요.
탐푸캄은 현지에서 Blue Lagoon으로 불리는데 동굴 아래를 흐르는 옥색 호수로 유명합니다. 론플에는 음식 먹을 곳이 없으니 요기할 것을 챙겨가라고 되어 있지만(그래서 무겁지만 챙겨갔는데;;;) 바로 앞에 푸드코트가 생겼더군요. 라면, 김밥을 파는 한국 스넥 코너까지 있습니다. 굳이 음식을 챙겨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탐푸캄 입장료는 10,000낍입니다(10,000 X 2 = 20,000낍).
주차장을 지나면 방금 말씀드린 옥색 호수를 다리 하나가 가로지르고 있죠. 보통 뚝뚝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석회질 성분이 많은 물인데도 엄청난 수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석회암 동굴에서 흘러나온 물이기 때문에 상당히 찹니다. 사람들이 이 물에서 어떻게 수영하고 노는지 모르겠어요.
자전거를 끌고 다리를 건넜습니다.
나무에 줄을 매놓고 그 줄을 타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맥주 한 잔 하면서 쉬는 타임~
이런 식으로 말이죠. 물 색깔은 예쁘지만 석회질 성분이 피부에는 별로 좋지 않죠. 터키 여행을 할 때에도 그 유명한 파묵칼레에서 제가 발만 살짝 담근 이유입니다;;;;
물이 꽤 찬데도 아빠를 따라 열심히 수영하네요~ 아빠와 아들이 모두 훈남이군요.
반대편에는 정자가 쭈욱 도열해 있고 선탠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누워 있습니다. 확실히 유럽 사람들은 해만 좋으면 어디나 누워서 선탠하느라 바쁩니다.
저희는 수영을 하러 온 것이 아니고 탐푸캄 트래킹을 온 것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서로 연결해 잠금 장치를 채우고 물과 짐을 챙겼습니다. 말이 동굴이지 지하로 내려가는 동굴이 아니라 산꼭대기에 있는 동굴이니 그야말로 빡센 등산을 해야 합니다.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로 자전거를 빌리지 않았을 겁니다. ㅠ.ㅠ
등산을 하는 시작점에서 헤드 랜턴을 10,000낍에 빌려 줍니다. 저희는 LED 랜턴을 가져갔기 때문에 안 빌렸지만 탐푸캄에 가실 분들은 그냥 헤드 랜턴을 빌리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어둠 속을 거의 기어다니다시피(!!) 해야 하기 때문에 손에 랜턴을 들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하고 각자 1개씩 있어야 하거든요. 그냥 맘 편하게 빌려서 하나씩 착용하세요.
등산로 초입의 모습입니다. 바닥이 좀 험하기는 해도 별 문제없이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요? 후훗 과연 그럴까요?
금방 길이 험해집니다;;;;
저 앞에 비키니 입은 언니들 보이시죠? 비키니 차림에 쪼리 신고 올라가더이다. 당연히 개고생했습니다;;;
경사가 굉장히 급한데다 산세가 험해서 만만하게 보고 올라갔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게다가 미끄러워서 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이 없다면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진이 정상 부근의 모습인데 잡고 올라갈 수 있는 손잡이도 대충 대나무로 얼기설기 되어 있어 별로 도움이 안 되거든요.
거의 산 정상에 위치한 탐푸캄의 입구 모습입니다. 그냥 빨간색으로 방향 표시 하나 덜렁 있고 끝입니다;;; 입구는 굉장히 좁아 보이지만 안은 엄청 크고, 깊고, 넓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무조건 안으로 들어가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죠.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뭐 이정표도 보이고 사람들도 많이 보이니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만....
확실히 종유석은 멋집니다.
이건 더 멋지군요. 동물의 뼈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산호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입구 앞쪽은 굉장히 넓습니다.
저 아래 불단 옆의 사람 크기를 참고해서 보시면 동굴 안이 얼마나 넓은지를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와불이네요. 부처님의 표정까지 편안해 보입니다.
불단에서 입구 쪽을 본 모습입니다. 굉장히 넓죠? 그런데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건 불단까지입니다. 여기에서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빛이 들지 않고 인적도 끊깁니다. 랜턴이 있어도 발 앞을 비춰야 하기 때문에 거의 더듬더듬거리며 돌아다니는 수준입니다. 완전한 어둠이 얼마나 무서운지 체감하게 됩니다.
부랴부랴 나오는데 빛이 들어오는 지점에 오니 갑자기 LED 랜턴이 확 꺼지더군요. 배터리가 방전되었나 봅니다. 등골이 서늘해지네요. 아무런 빛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꺼졌다면?;;;;;;;
동굴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은 더 힘듭니다.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그야말로 네 발로 기어 내려오는 수준이죠. 어르신들은 대개 못 올라가실겁니다.
방비엥에서 탐푸캄으로 가는 길은 그나마 내리막길이 많아서 덜 힘들었지만 당연히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길이 많으니 두 배로 힘이 듭니다.
중간 중간 쉬면서 챙겨간 바나나, 귤, 물, 에너지 바까지 몽땅 먹으며 왔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2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반나절이 넘게 걸렸네요.
점심도 생략하고 샤워한 뒤 뻗어서 잤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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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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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리암 니슨옹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2008년에 개봉한
테이큰 1은 뤽 베송이 각본을 써서 그런지 엄청난 속도감과 액션 장면으로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죠.
4년 만에 돌아온 2편에서도 역시나 납치(이번엔 딸만 빼고 아내와 자신이)된 후 복수라는 전형적인 줄거리를 그대로 따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1편을 못 보신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1편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2편을 선택한 관객이라면 어김없이 실망하실겁니다. 왜냐하면 너무 빤하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줄거리는 그렇다고 해도 결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까지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충직하게 1편의 스토리 라인을 따랐네요.
게다가 4년 만에 돌아온 리암 니슨은 체중이 불었는지 나이 때문에 그런 건지 어딘가 모르게 몸이 둔한 느낌입니다. 액션씬을 소화하면서도 1편에서와 같은 강인하면서도 노련한 모습이 아니라 뭔가 모르게 힘겨워 보입니다. 1편에서도 살짝 부담은 있었지만 달리는 액션씬이라도 있었는데 2편에서는 달리는 액션이 하나도 안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운전 면허도 못 딴 딸이 터키 이스탄불의 좁디 좁은 골목길에서 드리프트까지 하는 장면도 눈에 거슬리네요.
긴박감과 몰입도가 1편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테이큰 시리즈의 백미는 긴박감과 몰입도인데 참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3편은 안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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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2000년에 출시되어 1,000만 장 이상이 팔린 유명 게임 '코드네임 47'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다이하드 4.0에서 악당 '토마스 가브리엘' 역을 맡았던 티모시 올리펀트가 주인공 히트맨을 연기했습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만큼 소위 '간지'가 '작살'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도 볼 만 합니다만 뭔가가 좀 어설픕니다. 철저하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살인 계획을 냉철하게 시행하는 킬러가 주인공인데 눈에 확 띄는 대머리에다 뒷머리에 대문짝만하게 바코드를 새기고 다니는데도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좀 이상하고, 현장에 온통 지문을 덕지덕지 남겨놓는데도 인터폴에서 전혀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고스트'로 불리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CSI를 너무 많이 봤나? ^^;;;).
히트맨에게 사랑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고급 콜걸 '니키'로 분한 올가 쿠릴렌코의 가슴까지 과감하게 노출하는 뇌쇄적인 모습과 흡사 소피 마르소를 연상케 하는 순수함의 절묘한 조합은 보는 맛이 훌륭합니다만 역시나 지나치게 뿜어대는 핏줄기와 자극적인 액션씬은 '본 얼티메이텀'을 연상케 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서 김을 뺍니다.
터키 이스탄불의 그리운 거리와 낯익은 갈라타 타워가 등장하는 것은 반가웠지만 스토리와 개연성을 희생하고 영상미만을 추구한 점이 많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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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스 여행사(www.ios.co.kr)는 지중해 전문 여행사를 표방하고 있는 상당히 큰 규모의 여행사입니다. 어느 검색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검색창에 '지중해'만 쳐 넣으면 첫 페이지에 나올 정도로 인지도도 높고 이용자도 상당히 많은 여행사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료칸 여행, 호주 자유 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확장 일로를 걷고 있죠.
그런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오스 여행사는 시스템도 서비스도 엉망진창이고 기본적인 비지니스 마인드도 없는, 완전히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엉터리 여행사입니다. 제가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다양한 규모의 군소 여행사를 이용해 봤다고 자부하는데 지금까지 이런 엉터리 여행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많은 이용자를 상대하다 보면 담당자가 한 두 가지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이오스 여행사의 경우는 담당자의 실수라고 가볍게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헛점이 많고 엉터리라서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저희는
이오스 여행사의 산토리니 호텔팩을 이용했는데 불만스러운 부분을 모아 놓으면 사례집을 만들어도 될 정도입니다.
가장 대박은 산토리니에서 미코노스로 가는 배편 문제였는데 저희가 원래 예약한 것은 3시간 코스의 제트 페리로 낮 시간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오후 일정을 미코노스에서 보낼 수 있도록 짜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아무런 통보도 없이 승선 시간이 당겨졌다는 말만 호텔측을 통해 듣고 시간을 벌었다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체 결함으로 운행 일정이 취소되었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잠깐!! 그리스는 해상 루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배편이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많다고 하니 그리스 여행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은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5개의 큰 섬을 모두 들르는 일반 페리를 탈 수 밖에 없었고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아침 9시에 출발한 배가 저녁 7시 30분에 미코노스에 도착했습니다. 당연히 당일 일정은 모두 물 건너 갔지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으니 긴 여행을 대비한 준비를 하지 못해 선상의 부실한 식사에,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에 회갑 여행으로 모시고 간 어머니께서는 화상을 입으셨고 탈진까지 하셨지요. 정말 죄송해서 죽고 싶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나중에 돌아와서 담당자에게 항의를 하니 배편 변경 일정은 계약서에 있는 것이니 배상 의무가 없다고 딱 잡아떼더군요. 약관의 과실 요소 중 불이행에 의한 사실상의 위해 조항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저희가 원했던 것은 이오스 여행사 측의 진심어린 사과였는데 온통 변명 뿐 서비스업의 기본인 고객 배려 정신이 전무하더군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에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서비스 정신은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죠. 이오스 여행사는 여행 중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사고라도 생기면 반드시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여행사가 틀림없습니다. 이거 무슨 로또도 아니고 운에 맡기고 해외 여행을 가야겠어요?
그 밖에 이오스 여행사의 서비스 정신 부족을 방증하는 사소한(?) 문제들을 모아 봤습니다.
1. 고객이 먼저 연락할 때까지 패키지 예약 가능 여부를 어떤 방법으로도 notify 하지 않는 무성의
: 아무리 배가 불러도 그렇지 이건 기본적인 영업 마인드 자체가 부족한 회사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용객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집을 나갔나 봅니다.
2. 예약금 및 잔금을 지불한 후에도 예약 confirm 여부를 알려주지 않는 똥배짱
: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습니다. 일단 입금을 했으니 입 닥치고 기다리라는 건지...
3. 현금으로 결제를 했는데도 현금 영수증 처리에 대해 일언반구 없는 무신경
: 저는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현금으로 결제를 했는데 담당자가 현금 영수증 처리를 알아서 해 주지 않은 여행사는 이오스 여행사가 유일합니다. 게다가 현금 영수증 처리를 부탁하자 분명 제 전화번호를 남겼는데도 담당자가 제멋대로 보니데 명의로 처리를 해 버리더군요. 머리는 뭐하러 달고 다니는 건지...
4. 항공권 e-ticket을 보내지도 않고 제가 지적할 때까지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함
: 고객 관리 시스템이 없이 모든 것을 담당자의 주먹구구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황당한 시추에이션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여행 초보라서 당일에 그냥 공항에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담당자는 이런 사실을 지적하는 제게 도리어 받아놓고 잊어버린 것이 아니냐고 핀잔을 주더이다. -_-;;;
5. voucher의 무수한 표기 오류들
: 산토리니의 호텔 voucher에는 숙박 일자와 일수가 모두 틀렸고 아테네의 호텔 voucher에는 어머니의 이름과 여권의 이름이 다르게 기입되어 있더군요. 역시 제가 이 점을 지적할 때까지 담당자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실수도 이오스 여행사가 유일합니다. voucher가 잘못 인쇄 되었다고 숙박을 거부당하지는 않겠지만(혹시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냐? -_-;;) 담당자(지중해팀의 윤모씨... 잊지 않겠다!!)의 별 일 아니라는 안하무인 태도가 더 기분이 나빴습니다.
6. 여행 일정에 중대한 변경 사유가 있는데도 담당자가 모르고 있음
: 나중에 이오스 여행사가 답변한 것을 보면 현지 여행사가 일정이 바뀐 것을 통보하지 않아서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하더군요. 해외 여행이 무슨 구멍가게에서 막대사탕파는 것도 아니고 이런 기본적인 통보 시스템도 구축이 되어 있지 않을 수가 있나요? 현지 여행사가 실수로 저희를 엉뚱한 곳으로 보내버려도 이오스 여행사에서는 전혀 모른다는 말입니다. 써 놓고 나니 더 황당하군요. 이거 국제 미아가 될 뻔 했습니다. 산토리니-미코노스 구간에 들른 섬이 5개나 되었는데 실수로 그 중 하나에 내렸다면.... 그렇군요. 무사히 귀국한 것을 기뻐해야 하는 거군요. ㅠ.ㅠ.
7. 답변 내용마저도 여행사 측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
: 미코노스에 예약한 호텔의 셔틀 버스가 요청 시 운행으로 5월부터 바뀌었다고 담당자가 그러던데 실제로는 1시간 간격으로 잘만 운행하고 있더군요.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그저 입막음을 하려고 부랴부랴 변명하던 것이 들통난 것이죠. 능력도 없을 뿐 아니라 정직하지도 않은 여행사입니다.
8. 여행 도착 후 확인 절차가 전혀 없음
: 모든 여행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새 많은 여행사들이 귀국한 후 전화로 연락을 해서 잘 다녀왔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적극적으로 feedback을 받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문자로라도 끝까지 고객을 챙기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오스 여행사는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도 모르더군요. 역시 무사귀환을 기뻐해야 하는겁니다. 다행입니다. 살아 돌아와서... ㅠ.ㅠ
저는 앞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런 엉터리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모처럼의, 아니 일생에 단 한 번 있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해외 여행의 경험을 망쳐버리는 분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오스' 여행사를 고발합니다.
덧. 이 포스팅이 모든 검색 엔진과 포탈에 등록될 때까지 검색봇의 무제한 접근을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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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펜팔 친구로부터 다섯번째 편지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 편지는 받은 지 좀 된 편지입니다. 3월 초에 받은 편지니까요. ^^;;;
학교 친구들과 찍은 사진과 집에서 찍은 독사진을 두 장 함께 보냈더군요. 터키의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한국은 어떠냐고 물어봤네요.
이 편지를 마지막으로 지금 터키 소녀와는 이메일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자꾸 선물을 보내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오히려 이메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주 연락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이야기를 해서 이메일 계정을 하나 만들게 했거든요. 저희도 디카로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보내는 것보다 바로 보낼 수 있어서 더 편리해졌고요.
지난 번 메일에는 한국의 전통 음식에 대해 알려달라고 해서 불고기에 대해 적어보내고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남자 친구를 만드느라 고민 중인지 답장이 아직 없네요. ^^;;;
바쁜 가운데에도 터키 소녀와의 인연이 삶의 활력소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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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터키의 펜팔 소녀로부터 네번째 편지를 받았습니다. 지난 번 편지에서 저희 나이를 너무 어리게 보는 것 같아서 답장을 보내면서 제 나이를 짐작할만한 이야기를 써서 보냈더니 한동안 소식이 뜸해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닌가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 양, 엄청 큰 택배 박스로 편지와 선물을 또 보내왔습니다. ㅠ.ㅠ 왼쪽은 소녀의 어머니가 직접 뜬 머플러(보니데 것)이고, 오른쪽은 터키에서 판매하는 목도리(제 것)인데 색깔과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가운데 자리잡은 것은 무려
터키 도토리입니다. @.@ 제가 토토로도 아니고 대체 왜 도토리를 보낸 걸까요? 터키에서 묵을 쑤어 먹을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알아보니 아몬드라고 합니다. 무식이 통통 튀는군요. -_-;;;
편지를 읽어보니 저희가 보낸 선물(수공 비누하고 비즈로 만든 반지)을 잘 받았고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네요. '로꿈'을 선물로 달라고 할까 고민중입니다. 하하~ 1991년생이라고 하니 우리나이로 17살이 되었네요. ^^ 가족의 취미를 쭈욱 나열하고는 저하고 보니데의 취미를 알려달라고 하는군요.
덧. 이 친구 저희가 바빠서 답장을 늦게 보냈더니 친구의 이메일을 이용해 메일을 보내지 않나, 오늘 아침에는 국제전화를 걸어오기까지 합니다. 헉~ 잠이 확 깨더군요. 펜팔 친구가 아니었다면 스토커로 오해했을지도 모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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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편지의 답장도 아직 보내지 못했는데 벌써 세번째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무려!!! 크리스마스 카드가 아닙니까? 이걸 받은 것은 11월이라고요. ㅠ.ㅠ
뒷면에는 "Happy New Year. I love both of you. Take care"라고 씌여 있습니다. ^^
이거 점점 부담 상승입니다. 사실 이 카드를 받고 얼마 되지 않아 이 소녀의 선생님으로부터 이메일도 받았습니다. 소녀의 부탁으로 연락한다며 매우 정중하게 감사를 표하셨더군요. 자기가 원하는만큼 연락이 자주 오지 않아서 그런지 담임 선생님을 졸랐나봅니다. ㅠ.ㅠ
다 좋은데 갑자기 제 어머니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좀 뜬금이 없다 싶었는데 혹시 이 친구가 저하고 보니데를 너무 어리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메일 답장에 제가 몇 살인줄로 알고 있냐고 퀴즈를 냈습니다. 이미 2005년 앙코르와트에서 대절한 택시의 기사였던 '쌈얼(실제 나이 28세, 액면가 30대 중반)'이 저를 자기보다 훨씬 어리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이건 제 잘난 척이 아니라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의 나이를 짐작하는데 참 서툴더군요. 그리고 대부분 어리게 생각하고요.
어쨌거나 보니데를 빨리 다그쳐서 답장을 쓰도록 해야겠습니다. 연말에 바빠지면 답장을 쓸 시간을 내기가 아무래도 어려워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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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받은 편지에 답장을 너무 늦게 보내 내심 미안했는데(그래서 EMS 특송으로 보냈지요)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큼지막한 소포에 이것저것 넣어 보냈더군요.
히잡으로 씀직한 스카프, 손으로 뜬 것 같은 덧버선(?), 그리고 마데 자명종 시계(^^;;;), 아버지가 받은 선물을 보낸 것으로 짐작되는 와이셔츠에다가 머리핀, 귀고리, 브로우치까지... 거의 국군 위문품 수준으로 종합 선물세트 같았습니다. ^^;;;
거기에 가족 사진도 보냈더군요. 저희가 편지를 보낼 때, 보니데와 둘이서 찍은 사진, 스윙 댄스 동호회, 인라인 로드런, 청계천, 수산 시장 풍경 등을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함께 보냈더니 답례로 보낸 모양입니다.
저희가 펜팔을 하는 이 가족은 군인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그리고 펜팔 소녀와 남동생입니다. 아직 중학생이라서 그런지 영작 실력이 썩 뛰어나지는 않습니다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려고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사실 제 영어 실력이나 이 소녀의 실력이나 비등비등하죠. ㅠ.ㅠ
한국 사람들과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 궁금하다고 난리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가족들과 터키 전역을 여행할거라고 자랑하면서 자꾸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그러는데 물론 저희도 가고는 싶지만 터키가 옆집도 아닌데 마실다니듯이 갈 수는 없잖습니까? ㅠ.ㅠ
하여간 이번 답장은 보니데가 쓰기로 했습니다(어디 고생 좀 해봐라. b-_-b). 저는 우리나라의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을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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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터키 여행에서 만난 소녀에게서 받은 편지와 선물입니다. 에페스(Efes)를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어떤 터키 가족과 마주쳤는데 15살 먹은 그 집 딸이 저희에게 먼저 인사를 하면서 (지나친) 친밀감을 표시해, 얼떨결에 사진도 같이 찍고 명함도 한 장 건넸는데, 며칠 전에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그 가족은 수동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죠)과 공들여 쓴 편지, 그리고 터키의 국기 문양이 그려진 열쇠 고리, 은으로 된 팔찌와 나무조각으로 된 팔찌가 들어 있었습니다.
손으로 쓴 편지 받아본 것이 대체 얼마만인지... 15살 소녀의 풋풋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정성어린 편지를 받고 보니 참 감개무량하더군요. 좋았던 터키 여행을 잠시 떠올리며 상념에 젖었더랬습니다.
이런 마음의 선물을 받았는데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영작은 영 자신없지만 제가 편지를 쓰고 보니데가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보니데가 인사동에서 사 온, 터키로 보낼 선물입니다. 맨 오른쪽의 팽이(전통적인 것은 아니지만)는 그 소녀의 남동생을 위한 것, 가운데 필통이 소녀의 것, 오른쪽 아래의 카드집은 군인인 소녀의 아버지에게, 전통 문양이 그려진 컵받침은 간호사인 소녀의 어머니에게 선물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찍은 사진도 한 장 인화해서 함께 보낼 겁니다.
학생때도 하지 않은 펜팔을 하려고 하니 쑥쓰럽군요. 그나저나 조만간 영작하느라고 머리깨나 아프겠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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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다가 골목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무심코 걸어가다 대형 슈퍼마켓을 발견했지요. 저는 그냥 호기심 정도였는데 보니데는 카파도키아 동굴 펜션에서 보았던 얇고 시원한 홑이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날도 더운 김에 음료수도 하나 살 겸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꽤 넓더군요.
우리나라의 마트와 비슷합니다.
파워레이드(2.1YTL) 1병과 체리껌(1.6YTL) 1개를 사고 보니데가 찾던 담요는 없는 것 같아 포기하고 나가려는 찰나, 입구 쪽 진열대에서 찾아냈습니다. 보라색이어서 마음에 딱 들지는 않았지만 카파도키아에서 본 것과 재질이 똑같더군요. 34.9YTL에 사 왔습니다. 돌아와서도 그 해 여름에 시원하게 잘 썼지요. 올 여름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예정입니다.
의기양양하게 쇼핑 전리품을 들고 내려오다가 파묵칼레를 함께 여행했던 길동무 중 한 명을 다시 만났습니다. 어제 이스탄불로 들어왔는데 같이 다니던 친구와 보고 싶은 곳이 다르다고 각자 돌아보고 점심 때 만나기로 했다는군요. 대단해요~ 혼자 돌아다니다니...
갈라타 타워를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저희도 어차피 짐을 찾아야 하니... 갈라타 타워 앞에서 헤어지면서 명함과 연락처를 주고 받고 다시 만날 기약을 했습니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니 여행하다가 언젠가는 다시 한번은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짐을 찾은 뒤 트램바이를 타고 술탄아흐멧역으로 갔습니다.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꽤 알려진 CAN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주인장의 우리말 인사가 유창하더군요. 문 앞에서부터 너무 유쾌하게 인사를 해 주셔서 다른 레스토랑을 둘러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CAN 레스토랑은 진열대에 놓인 음식을 이것저것 주문해서 계산하고 먹는 시스템입니다.
저희가 앉은 자리 옆에 (오늘 도착했다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학생 2명이 식사를 하고 있길래 인사를 먼저 건넸습니다. 상당히 긴장한 표정을 보니 저희가 처음 터키에 왔을 때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익숙해진게지요. ^^;;;). 터키에서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는데 이상하게도 남성들은 뭔가 긴장되고 주눅이 많이 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고 격려했는데도 긴장을 풀지 못하더군요. 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에 선물도 마져 사야하고, 어차피 남은 터키 리라를 다 써야했기에 카파도키아로 떠나기 전에 봐 둔 상점으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쫀득쫀득한 터키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서(2YTL*2) 입에 물고요.
상점에서 블루 아이 28개를 흥정해서 20YTL에 샀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보니데가 비즈 공예를 하던 솜씨를 발휘해 장식품으로 다시 만들었지요. 1YTL짜리 수공예 동전지갑도 5개 정도 샀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되어 술탄아흐멧 역으로 올라와 트램바이를 타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에 들어오니 터키 항공의 ticket office가 맨 안쪽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그래도 터키를 대표하는 항공사인데 불편하게 맨 안쪽에 있다니요. 참 이해가 안되더군요. 어쨌거나 터키 리라를 탈탈 털어서 공항 내의 카페에서 콜라와 스프라이트를 하나씩 사서 마셨습니다. 역시 공항이라서 그런지 콜라 하나에 5.5YTL이나 하더군요. 가히 살인적인 가격입니다. -_-;;;
도장만 찍으면 끝인 입국 절차에 비해 출국 절차는 매우 엄격한 편인데, 워낙 유물이나 골동품의 밀반출이 잦기도 하고 테러 위험이 높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검색대를 무려 4번이나 지나가야 했습니다. 그 때마다 주머니의 동전을 꺼내놓고, 허리띠까지 풀어야했지요. 사람들이 짜증날만도 합니다.
그런데 금속 탐지기에 계속 걸리자 교수처럼 보이는 한국 사람 하나가 공항 직원에게 되도 않는 영어로 항의를 하더군요. 막무가내로 들어오려고 해서 공항 직원이 제지하느라고 어깨를 밀치자 손대지 말라며 하도 GR하기에 공항 직원이 그냥 통과시켜줬지만 정말 추태더군요. 다른 나라 같았으면 몽둥이 찜질감인데 말이죠.
귀국하는 비행기(21일 저녁 7시 30분 출발~22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공항 도착)에는 아마도 단체 투어를 다녀오는 것으로 보이는 대학생 그룹이 저희들이 앉은 좌석 옆으로 포진을 했습니다.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떠들어대더군요. 심한 경상도 사투리도 귀에 거슬렸지만 어찌나 무용담을 침튀기면서 자랑을 하던지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표정이 변했나봅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인솔자가 양해를 구한답시고 "저희가 좀 시끄럽죠?"라고 하기에 차가운 표정으로 "예"라고 해 버렸습니다(이놈의 까칠한 성격). 생각같아서는 "외국 여행 처음 하시나봐요?"라고 하고 싶었습니다만... -_-;;;;;
그래도 변함없이 시끄럽길래, 기록하던 일지를 빨리 마무리하고 스튜어디스를 불러서 Efes맥주를 달라고 해서 한 캔을 그대로 쭈욱 들이키고 알딸딸한 김에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터키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 여행 후기
원래 패키지 여행을 엄청 싫어하기도 하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 패키지 여행 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습니다.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명승지를 돌면서 사진만 찍어대는 여행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파일로만 기억되고 현지인과는 말 한마디 나눠보지 못하는 수박 겉핥기 같은 여행이...
비록 8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에 터키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짝 엿보았던 터키 사람들의 순박함과 무뚝뚝한 표정 뒤에 숨겨진 다정다감함, 그리고 엄마의 치마폭 뒤에 숨어 쳐다보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 그것은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지 사람들과 조금 더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가슴으로 소통하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나이트 버스에서 뿌려주던 오데 코롱의 독특한 향기와 에크맥의 고소한 맛, 그리고 터키 사람들의 몸내음마저도 왠지 그립습니다. 터키와 터키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 터키 여행 총평
음식 :100%만족
잠자리 : 100%만족
일정 : 80%만족(안탈야 공항 노숙 사건때문에)
터키 사람들 : 1,000%만족
->
월덴지기가 추천하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야 할 여행지입니다.
* 터키 교통편 요약(일정 세우실 때 좋습니다)
- 버스는 정확하게 출발해서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비행기는 늦게 출발해서 거의 정확하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기차는 일찍 출발해서 거의 정확하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닫기
* 돌마바흐체 궁전 입장료
- 세라믹(15) + 하렘(10) -> 묶어서 20YTL*2=40YTL
- 카메라 Tag : 6YTL
* 생수 1병 : 1YTL
* 쥬스 1캔 : 3YTL
* 파워레이드 1병 : 2.1YTL
* 체리껌 1개 : 1.6YTL
* 홑이불 : 34.9YTL
* 제톤 8개 : 1.3YTL*8=10.4YTL
* CAN 레스토랑 저녁식사비 : 24YTL
* 터키 아이스크림 : 2YTL*2=4YTL
* 블루아이 28개 : 20YTL
* 손지갑 5개 : 1YTL*5=5YTL
* 공항 콜라 1캔 : 5.5YTL
* 공항 스프라이트 1캔 : 5.5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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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ltanahmet Camii는 Blue Mosque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슬람 사원으로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거대한 모습이 정말 웅장하죠. 블루 모스크는 이슬람 사원답지 않게 첨탑의 수가 6개인데 건축할 때 Sultanahmet 1세가 황금(알툰, Altun)으로 지으라고 한 명령을 신하들이 재정 고갈을 염려해 6(알트, Altu)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처럼 해 첨탑을 6개 올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블루 모스크는 높이 43미터의 대형돔과 4개의 중간 돔, 그리고 30개의 작은 돔으로 이루어져 있고 Aya Sofya와 마주보고 있는데 Sultanahmet 트램바이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멀리서 본 블루 모스크의 모습입니다.
블루 모스크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원하는 사람만 기부(donation)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드리는 시간에는 입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낯익은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전에 Sultanahmet 역 근처에서 travel agency를 찾느라고 헤맬 때, 도움을 준 터키 청년이었죠.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말은 통하는 수준이어서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바로 Otgar역으로 가서 버스 표를 예매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구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선물로 주려고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온 전통 문양이 새겨진 휴대폰 고리를 하나 선물했습니다. 이 휴대폰 고리는 인사동에서 1개에 2천 원하는 것을 10개 사간 것인데 나중에 감사를 표하거나 인사를 할 일이 생겼을 때, 참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청년은 이스탄불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외국인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일거리인 것 같더군요. 출발하기 전날에 이스탄불로 돌아와서 거리를 지나다 이 청년을 다시 만났는데 우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는 그냥 서운한 마음만 들었는데 나중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정신이 맑은 청년같지는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그건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참 고마웠죠.
입구를 지나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양쪽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첨탑의 모습입니다. 그 날 빛이 참 좋아서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못했지만 직접 보면 참으로 웅장합니다.
들어가면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모두 기도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높습니다.
모든 Camii가 그렇듯이 블루 모스크에도 기도를 드리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손을 닦는 곳이 있습니다.
블루 모스크는 엄청나게 큰 건축물이기는 하지만 안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넉넉잡고 30분이면 충분합니다.
블루 모스크를 나와 Topkapi Palace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토카피 궁전을 보고 나서, 저녁을 어디에서 먹어야 하나, Grand Bazaar를 갈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이번 여행의 백미 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토카피 궁전은 아야 소피아를 오른쪽에 두고 트램바이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Gulhane역 근처에 있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됩니다......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정표를 정확하게 보지 않고 터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왼쪽 길, 토카피 궁전은 오른쪽 길)으로 룰루랄라 걸어갔죠. 터키인들의 시선을 은근 즐기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통과한 곳은 Gulhane Park였습니다. 터키인들이 많이 소풍을 나오는 곳이죠.
가끔 방울을 딸랑거리며 말이 끄는 마차도 지나갑니다. ^^
조금 많이 걸었다 싶은데 나와야 할 토카피 궁전은 보이지 않고 느닷없이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우리나라의 한강시민공원같은 풍경인데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도 보이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애들, 자질구레한 것들을 파는 좌판도 여기저기에 펼쳐집니다. 보니데는 선물한다고 1YTL짜리 수공예 팔찌를 5개 샀습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많은 터키인들이 나와서 휴식을 즐기고 있더군요. 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 외국인은 거의 못 보았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는 터키 남자들도 많습니다. 물살이 꽤 급한 편이어서 금방 아래로 떠밀려가면서도 좋아라 다시 와서 또 뛰어들더군요. ^^;;;
참, 그리고 터키의 명물 음식으로 '고등어빵'이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Galata Bridge 근처에서 맛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 고등어빵을 여기에서 먹었습니다. 여행 중에 갈라타 다리에서 먹은 고등어빵이 비려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희가 먹은 고등어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터키인들도 줄을 서서 먹어야 할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격은 1개에 2.5YTL입니다. 마실 것으로는 생수하고 콜라를 각각 1YTL에 샀습니다.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소금만 뿌려서 그냥 석쇠에 굽습니다.
에크멕에 구운 고등어를 끼운 후 양파, 토마토하고 이름모를 채소를 썬 것을 대충 집어 넣어서 줍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사실은 참지 못하고 한입 베어문 뒤의 모습. ^^;;;
빵과 구운 고등어가 과연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한 입 먹어보니... 와~ 정말 맛있습니다. 고등어에도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합니다. 게다가 먹고 나면 충분히 요기가 될 정도의 양입니다. 아~ 또 먹고 싶어라~ 터키인들처럼 그냥 바위 위에 털퍼덕 앉아서 따뜻한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고등어빵을 먹었습니다. 든든하네요.
그리고 돌아 나오다가 군것질거리로 미디예 돌마시(Midye Dolmasi)라는 것도 사서 먹었습니다. 뮬 조개(꼭 작은 홍합처럼 생겼습니다)에 필라브를 채워서 주먹밥처럼 먹는 것인데 크기에 따라 2, 3, 4개에 1YTL입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만들어놓은 미디예에 레몬즙을 손으로 짜서 뿌린 뒤 그 자리에서 건네줍니다. 고소한 조갯살과 양념이 된 필라브에 레몬향이 섞여 기가 막힌 맛을 냅니다. 1YTL에 3개짜리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받아서 그냥 후루룩 먹고 껍질은 앞의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보니데는 이 맛을 못 잊어서 떠나기 바로 전까지 이스탄불 길거리에서 사먹더군요. ^^
걸어가면서 뙤약볕에 힘들게 앉아 계시는 할머니에게 1YTL을 적선했습니다. 얼핏 보니 제가 가장 큰 액수를 적선한 것 같더군요. 1YTL이라고 해도 겨우 600원 정도 밖에 안되는데...
비록 토카피 궁전은 못 들렀지만 숨겨둔 보석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좋은 발견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재미에 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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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a Sofya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 트램바이가 다니는 길을 건너 30m 정도만 올라가면 지하저수지(Yerebatan Sarnici)가 나옵니다. 멀리서 보면 꼭 우리나라의 공원 화장실처럼 생겼습니다. -_-;;;.
지하저수지는 비잔틴부터 오스만 왕조 시대까지 중요하게 사용된 술탄의 물 저장소였습니다. 지금도 바닥에는 물이 고여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도 살고 있더군요. -_-;;; 입장료는 10YTL
지하저수지로 들어가는 입구 맞은 편에는 경찰서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노란 것이 예쁘죠?
지하저수지로 내려가는 통로는 조금 어둡고 공기는 서늘하면서 동시에 축축합니다.
관광객이 이동하는 통로에만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천정에서 계속 물방울이 떨어지고 바닥도 조금 젖어 있더군요.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이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대신 광량이 너무 부족해서 사진은 몽땅 흔들렸습니다. ㅠ.ㅠ
아무리 손각대를 하고 찍어도 빛이 워낙 부족해서 제대로 된 사진이 없네요. 아래 조명이 있는 부분이 수면입니다. 수면 아래로는 자그마한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고요.
Aya Sofya에도 있다고 하는데 가운데 구멍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나머지 네 손가락이 기둥에서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원을 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간 김에 저도 해 보았죠.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기를~ ^^
지하 저수지의 가장 안쪽에는 메두사의 머리가 2개 있는데 아시다시피 메두사는 쳐다본 사람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 거꾸로 세워 놓았나? ^^;;;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메두사의 머리
지하 저수지를 나오니 정오가 다 되었기에 일단 호텔로 가서 check out을 먼저 하고 가방을 reception에 맡기고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숙박 업소는 check out을 하고 난 뒤에도 하루 정도는 가방을 맡아주니까 다른 도시로 곧장 이동할 것이 아니라면 괜히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지 마시고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귀중품은 반드시 휴대하고 가방에도 자물쇠를 채워 두는 것이 좋겠지요. 뭐니뭐니해도 유비무환이니까요.
블루 모스크로 가던 중에 목이 말라 생수를 2병(1병 1YTL) 사서 목을 축이면서 생각을 해 보니 오늘 야간 버스를 타고 카파도키아로 가야 하는데 블루 모스크와 토카피 궁전을 보고 나서 표를 끊으러 가면 아무래도 늦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시간을 조금 손해보더라도 Otgar에 가서 미리 표를 끊어두는 것이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Otgar로 가기 위해서는 술탄아흐멧 역에서 트램바이를 타고 제이틴부르뉴역까지 가서 지하철로 바꿔탄 후 공항 반대편 방향으로 4역을 가면 됩니다. 트램바이는 자주 오는데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꽤 긴 편이더군요. 제이틴부르뉴역은 지상역인데 열차가 오는 것을 기다리다가 무료해서 아이스바 자판기에서 터키 아이스바를 하나 뽑아서 보니데와 나눠 먹었습니다. 초코바(1YTL)였는데 우리나라의 아이스바와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식감은 질기다는 느낌이 들만큼 쫀득거리더군요.
Otgar역에 도착해서 개찰구를 나오니 넓다란 광장을 중심으로 버스회사의 사무실이 꽉 차 있습니다. 큰 회사가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아무래도 안전하고 표도 구하기 쉽다기에 METRO회사 사무실로 갔습니다. 역시 1,2위를 다투는 회사답게 사무실도 넓고 크더군요. 서둘러 갔는데도 밤 10시에 출발하는 버스표 밖에 없었습니다. 블루 모스크와 토카피 궁전을 보고 왔더라면 표를 못 구할 뻔 했습니다. 아마도 성수기라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표(1인 당 40YTL)를 끊어서 술탄아흐멧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Otgar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면서 다른 초코 아이스크림(0.6YTL)을 자판기에서 뽑아 먹었습니다. 먼저 먹었던 아이스바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싼 만큼 양이 좀 적더군요.
제이틴부르뉴에서는 트램바이로 갈아타면서 제톤을 몇 개 미리 사 두었습니다. 어차피 앞으로 트램바이를 자주 탈텐데 그 때마다 사는 것이 귀찮아서요. 그리고 기념품으로 하나 챙겨두었습니다. 저는 여행지의 동전과 주화를 기념품으로 모으거든요.
제톤의 앞면입니다.
제톤의 뒷면입니다.
술탄아흐멧역에 내려 곧장 블루 모스크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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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사원에 가보면 입구 근방에 각기 모양은 다르지만 손발을 씻을 수 있는 장소가 항상 마련되어 있습니다. Aya Sofya에도 위와 같은 장소가 마련되어 있지요.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Aya Sofya는 월요일이 휴관이나 6월부터 9월까지는 무휴라서 언제든 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료는 1인 당 10YTL입니다. 30분~1시간 정도면 관람이 가능합니다.
Aya Sofya는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건축물로 서기 325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건축을 시작하여 35년 만에 완공이 되었고 비잔틴 제국이 끝날 때까지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으로 숭배를 받았던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나게 큰 공간이 나타나는데, 가운데에는 복원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붕괴를 막기 위한 구조물인지 잘 모르겠지만 돔을 떠받치고 있는 엄청나게 큰 철골 구조가 보입니다.
대형 돔의 네 귀퉁이에는 보시는 바와 같이 검은 바탕에 금색으로 씌여진 엄청나게 큰 둥근 판이 걸려 있는데 Allah, Mohammed, 그리고 초기 Cliphs(잘은 모르겠지만 선지자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 Ali, Abu Bakr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의 모자이크가 있는 Semidome 부근인 것 같습니다. Aya Sofya에서 가장 조명이 밝은 곳이라서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고 난리인 곳이죠. ^^;;; 스테인드글라스 멋지죠?
방금 말씀드린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의 모자이크입니다. 남쪽 회랑에 있습니다. Aya Sofya의 내부에 있는 모자이크들은 손상이 심한 편인데 그나마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것입니다.
Sultan's Loge입니다. 술탄 아흐멧 3세가 출입할 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만들었다는 비밀 계단입니다.
술탄 아흐멧 1세의 도서관 앞 통로입니다. 사진을 찍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나 은은한 조명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바닥은 대리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밖은 덥지만 안은 상당히 시원하더군요.
Alabaster Urns라고 하는데 대리석으로 만든 커다란 물단지처럼 생겼습니다. 설명을 봤을 때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았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시는 분은 제보를... ^^;;;
Aya Sofya에서 나와서 술탄아흐멧 트램바이역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트램바이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30m도 안 가서 Yerebatan Sarnici가 나옵니다. 왼쪽으로 조금 들어가 직진하면 공원을 지나 블루 모스크로 갈 수 있죠. 사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Aya Sofya, Yerebatan Sarnici, Blue Mosque, Hippodrome이 모두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돌아보기에 참 편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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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비치는 눈부신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로밍 신청을 하지 않아 휴대폰이 무용지물이니 알람 기능을 사용할 수도 없고, 어제 wake-up call 신청을 하는 것도 잊고 잠에 빠져 들었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타지라서 그런지 다행히 일찍 눈이 떠지더군요. 무려 6시에 일어났습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기상 시간... -_-;;;
사실 창밖에서 까마귀들이 계속 우는 통에 잠이 깬 이유도 있었습니다. 외국에 나와 들으니 까마귀 소리도 그다지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더군요.
저희가 첫날 묵었던 호텔은 Konuk Evi(www.ayasofyapensions.com)라는 곳이었습니다. 주로 유럽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 호텔(의도한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제가 예약하는 호텔은 항상 유럽인들만 오는 곳이더군요. 어디에서나 동양인들은 거의 못 봤습니다)로 Aya Sofya의 바로 뒤에 위치한 조용한 골목에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이 너무 한적해서 처음에는 길을 잘못 든 줄 알았을 정도였지요.
Konuk Evi로 들어가는 골목입니다. 골목 끝에서 왼쪽, 오른쪽으로 Konuk Evi와 비슷한 펜션형 호텔이 계속 이어집니다. 오른쪽이 Aya Sofya인데 정말 한적하죠? 사람 한 명 다니지 않습니다.
Konuk Evi는 하룻밤에 무려 110유로(Street Double Room)나 하는 초특급럭셔리 호텔이었습니다(배낭여행자들이 보면 돌맞을 수준). 그래도 일단 추천 한 방 날립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펜션 형태의 호텔인데, 서비스가 훌륭하면서도 상당히 고풍스러운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풍겨서 좋았습니다. 특히 Konuk Evi에서 덮고 잔 담요가 가벼우면서도 시원해서 보니데가 탐을 냈는데 결국 마지막 날 사고야 맙니다. ^^
닫기
욕실은 그리 넓지 않지만 편의 시설은 잘 갖추어 놓았습니다. 헤어 드라이기도 있고 창문을 열면 전망을 즐기면서 샤워를 할 수도 있습니다. ^^;;;
방을 나서면 이처럼 가정집같은 분위기입니다.
계단도 일반 호텔과는 좀 다르죠.
응접실의 모습입니다. 옛스런 멋이 물씬 풍기죠.
로비도 멋집니다.
문을 나와서 뒤를 돌아본 Konuk Evi의 전경입니다.
정원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하늘에는 갈매기가 유유히 날아다니더군요. -_-;;;
아침이라서 분수대가 힘차게 물을 뿜지는 않았습니다.
어디나 그랬지만 Konuk Evi에서도 터키식의 아침 부페를 먹었습니다.
보시는 것은 전통적인 터키식 아침 식사는 아닙니다. 전통적인 터키식 아침 식사는 나중에 카파도키아에서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왼쪽에 삶은 달걀이 보이고 깔깔한 도우넛처럼 생긴 것은 시미트(Simit)라고 부르는 터키인들이 즐겨먹는 빵인데 약간 퍽퍽합니다. 각종 햄과 버터, 그리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쨈들이 있지요. 오른쪽 위에 있는 것이 바로 유명한 에크맥(Ekmek)인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바게뜨 빵을 썰어놓은 것 같은 모양인데 터키를 여행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에크맥의 맛을 잊지 못하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먹고 싶네요. ^^
식사를 하던 중에 불현듯 아래를 보니 보시는 것처럼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길냥이 세 마리가 발밑을 떠나지 않습니다. 사람을 겁내기는 커녕, 맨 아래에 보이는 하얀 녀석은 밥달라고 앞발로 사람을 툭툭 치기까지 합니다. -_-;;;
터키에 있는 동물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밥을 먹으러 가도 식당마다 터줏대감격의 고양이나 개가 있고, 참새들도 코앞까지 다가와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동물을 위협하거나 쫓는 터키인은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저 녀석들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마친 후 간편한 복장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오전에는 check out을 할 때까지 Aya Sofya, Yerebatan Sarnici를 여유있게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Aya Sofya 광장 근처에 있는 PTT(일종의 우체국)에서 200유로를 388YTL로 환전(1유로=1.94YTL, 수수료 없음)한 후 일단 카파도키아로 가는 나이트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travel agency를 찾았으나 어디에 숨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Information을 찾아서 물어봤지만 시원찮은 대답만 들었습니다. 결국 오후에 조금 빨리 Otogar로 이동해 표를 끊기로 하고 일단 Aya Sofya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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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30분 늦게 출발해 30분 일찍 Ataturk 국제 공항에 내렸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터키 항공입니다.
-_-;;;;
터키의 여름은 기온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지만 지중해 부근(대표적인 곳이 안탈리아)을 제외하고는 습도가 그리 높지 않아 무덥지는 않습니다. 이스탄불도 기온은 높지만 건조해서 그런지 무덥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늘만 들어가도 시원하더군요. 9시가 넘어야 비로소 해가 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습니다.
입국 수속은 정말 간단합니다. 짐 검사도 안 하고 여권에 입국 도장 쾅 찍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대신 나중에 다시 설명드리겠지만 출국 심사는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국제선은 문화재의 반출을 막기 위해, 국내선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테러를 막기 위해 매우 엄격합니다.
공항 청사를 나가기 전 오른쪽 환전소에서 오늘 쓸 돈을 50유로만 환전(96Y, 1유료=2.0YTL, 수수료 4%)했습니다. 그냥 말없이 돈을 내밀면 지폐와 잔돈을 섞어서 알아서 바꿔주더군요. 미리 픽업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는 청사 밖으로 나가면 되지만 저희는 대중 교통을 통해 조금이나마 터키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시내로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공항 청사의 오른쪽으로 가면 보이는 Light Rail System이라고 쓰여진 표시를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한 층 내려갑니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공사 중인 곳이 많아 조금 썰렁한데, 꿋꿋하게 rapid transit이라고 쓰여진 이정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바로 메트로와 연결됩니다. 제톤(Jeton) 판매대에서 제톤(동전처럼 생긴 금속으로 된 승차권입니다)을 2개 구입한 후 구멍에 넣고 들어갔습니다.
메트로는 우리나라의 지하철보다 덩지가 조금 작습니다. 승강장의 풍경은 비슷합니다. 보시는 곳은 지상역인 Otogar역인데 우리나라의 영등포역과 비슷한 분위기네요. ^^
메트로에 오르는 순간 머리가 띵하는 느낌과 함께 코를 찌르는 이상야릇한 냄새~ 그렇습니다. 우리가 소위 암내라고 부르는 몸내음이 머리를 뒤흔들더군요. 이건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피할 수가 없습니다. -_-;;; 향수를 뿌리거나 따로 관리를 하는지 터키 여성들에게서는 별로 맡아보지 못했습니다만...
터키의 남자들은 대부분 매우 잘 생겼습니다. 조각같이 생긴 남자들도 드물지 않고 Guess 청바지 광고에서 방금 뛰어나온 듯한 수준의 미남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터키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외국인에게 친절한데다가 특히 동양 여자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제가 곁에 있는데에도 아랑곳없이 보니데에게 윙크를 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자리도 말없이 슬쩍 일어나는 식으로 양보를 하고 그러면서도 주위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뭐랄까요.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만, 과연 터키 남자의 매력에 우리나라 여성들이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데이트를 할 때, 그 암내를 참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설레설레~).
메트로는 트램과 함께 이스탄불에서 여행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교통 수단입니다. 버스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노선에 익숙지 않은 여행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크고, 택시는 워낙 사기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꺼리게 됩니다.
공항에서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인 술탄아흐멧(Sultanahmet)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메트로를 타고 오다가 트램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악사라이(Aksaray)역에서 갈아탈 수도 있지만 메트로역과 트램역사이의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초심자들은 제이틴부르뉴(Zeytinburnu)역에서 갈아타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메트로역 밖으로 나와 Tramvay 표시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정 어려우면 터키 사람들을 그냥 졸졸 따라가면 됩니다. ^^
다시 제톤을 사고(메트로와 트램은 동일한 제톤을 이용합니다), 트램역으로 들어갑니다. 트램은 일종의 지상 전철로 메트로에 비해 시설이 매우 훌륭합니다. 터키인들의 주거 지역을 대부분 지나가기 때문에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짐도 그리 많지 않고 일정도 바쁘지 않은데 호텔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을 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이런게 여행의 재미인데 말이죠.
트램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3량 정도로 연결된 지상철이죠.
내부의 모습입니다. 깨끗한 새 열차이고, 에어컨도 시원합니다. 좌석은 KTX처럼 앞뒤로도 있고,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옆으로 앉는 좌석도 있는데 극장처럼 앉을 때에만 앞으로 내려서 앉는 의자입니다. 공항에서 술탄아흐멧까지는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 대략 45분 정도 걸립니다.
술탄아흐멧역에 내려서 본 풍경입니다. Hanti & Okmir님이 묵었던 호텔(사진의 오른쪽)과 Sultanahmet Kofte레스토랑이 보이는군요. ^^
술탄아흐멧역은 그야말로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술탄아흐멧 역을 중심으로 아야 소피아(Aya Sofya), 블루 모스크(Blue Mosque), 토카피 궁전(Topkapi Palace), 오벨리스크(Obelisk) 등이 10~15분 거리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예약한 호텔도 술탄아흐멧역에서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기 때문에 check-in을 하기 전에 술탄아흐멧역 주변을 조금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근처 공원에서 구운 옥수수를 하나 사서 까먹으면서 돌아다녔습니다.
멀리 블루 모스크가 보입니다. 블루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 사이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연인, 가족들이 마실을 나옵니다.
기온이 높기는 하지만 무덥지는 않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눈여겨 보니 반바지를 입은 남자는 죄다 여행자들뿐입니다. 터키 남자들은 반바지를 입은 사람 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대부분 긴 청바지를 입고 있더군요. 그래도 꽤 더운데 말이죠. 이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달까~
비잔틴 시대의 대경기장인 히포드롬(Hippodrome) 근처의 야경이 훌륭하다고 해서 일부러 check-in하기 전에 찾아갔는데 조명이 어둡고 을씨년스러워서 다소 실망했습니다.
히포드롬에서 바라본 블루 모스크의 모습입니다. 바로 옆입니다. ^^
제일 처음 만날 수 있는 테오도시우스(Theodosius) 1세의 오벨리스크(Obelisk)의 모습입니다. AD 390년에 이집트에서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매끈한 모습입니다.
테오도시우스 1세의 오벨리스크 바로 옆에 있는 Spiral Column입니다(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 자세히 보시면 세 마리 뱀이 함께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양이라서 '뱀머리모양원주'라고 부릅니다.
히포드롬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Rough-Stone Obelisk입니다. Theodosius 1세의 오벨리스크와 달리 표면이 거친 모습이죠. 원래는 청동판으로 덮여 있었는데 제 4차 십자군 원정 때 약탈을 당해서 이런 모습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했기에 Lonely Planet에서 추천한 Sultanahmet Kofte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Kofte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무려 1842년에 문을 열었다는 전통있는 레스토랑입니다(사실일까?). 별로 배가 고프지 않기에 hanti님처럼 1인분만 주문했습니다. 터키 식당에는 어디나 아웃백에서 부시맨 브레드가 나오듯이 에크맥(Ekmek)이라는 빵이 나오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음식을 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유명하다는 Kofte와 Pillav, 그리고 콜라를 한잔 시켰습니다. 쾨프테는 기름기를 제거한 고기를 곱게 갈아 다진 양파와 파슬리, 계란, 양념을 넣고 반죽하여 여러가지 모양으로 빚은 뒤에 걸쭉한 소스를 넣어 굽거나 튀긴 음식입니다. 맛은 뭐랄까요, 고기완자 같은 맛인데 저는 입맛에 맞더군요. 필라브와 같이 먹으면 밥이랑 떡갈비를 먹는 느낌이... ^^ 함께 나온 고추는 잘 보고 먹어야 합니다. 가끔 청양고추에 버금가도록 매운 녀석이 있거든요.
필라브는 리조또와 비슷한 맛과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버터를 듬뿍 넣어 익힌 것이라서 밥알이 서로 들러붙지 않습니다.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안남미처럼 푸석푸석하지는 않아서 먹을 만 합니다. 여행의 후반부에 가면 국물이 나오는 음식에 비벼서 싹싹 먹었지요. ^^;;;
밥을 먹고 나서 예약한 호텔로 갔습니다. 터키 항공이 직항이라 경유 노선에 비해 비행 시간이 짧았는데에도 출발 전 일을 처리하고 오느라고 무리를 한데다 일정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피곤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닫기
- 제톤 (1.3YTL X 4 = 5.2YTL)
- 구운 옥수수 (1YTL)
- Sultanahmet Kofte 레스토랑 저녁 식사 (Izagara Kofte 6, Pillav 3, 콜라 330ml 2 : 총 11YTL)
= 17.2Y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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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여행을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자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서적
- Lonely Planet(2005)
: Yes24에서 24,310원에 구입(현재 인터파크 최저가 20,020원)해서 터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까지 손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은 책. 대부분의 일정과 숙박, 음식점 선택을 Lonely Planet으로 했습니다. 각 도시와 지역의 세부 지도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 편리하지만 모든 금액이 Euro로 표기되어 있어 현지에서 사용하는 YTL로 한번 더 바꾸어 계산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영문판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2005년판이 번역판이 없어 '세계를 간다'를 보는 분이 많죠.
- 세계를 간다(2006년 개정판)
: Lonely Planet과 함께 터키 여행에 동반한 책. 일본판을 그대로 번역한 책이라서 저는 약간 비호감입니다만 현지에서는 한국인을 알아보는데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 Lonely Planet만큼의 방대한 정보는 없지만 그래도 꽤 많은 정보가 수록되어 있고 가끔 Lonely Planet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보도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론리와 함께 가지고 다니면 서로 보완이 되는 책입니다. 단점은 화폐 개혁 전의 통화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한눈에 알아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
- Curious 시리즈 중 터키편(2005)
: 50권으로 구성된 여행 시리즈 중 한 권으로 터키의 대학 교수인 '아른 바이락타로울루'가 지은 책입니다. 터키의 사회, 문화, 언어, 음식, 예술 등 터키 전반에 대해 세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재미가 있습니다. 터키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쉼없이 금새 다 읽어 버렸을 정도였으니... 터키의 문화와 터키인들의 삶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미리 읽었습니다.
* 인터넷
: 여기저기 많이 들쑤시고 다니기는 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유용한 정보를 얻은 세 곳만 추려서 소개하자면,
- 터키배낭여행, 터키사랑동호회 다음 카페
: 3만 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동호회로 현지에서 유학 또는 일하고 있는 회원들의 따끈따끈한 최신 정보가 매일 업데이트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터키를 여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해도 모든 게시판의 모든 글을 거의 한 번씩은 다 읽어보았고 출발하기 한 달 전부터는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카페. 이 카페 덕분에 카파도키아에서 사기당할뻔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 Hanti & Okmir님의 여행기 블로그
: 저와 비슷한 연배라서 더욱 친근하고 여행에 대한 생각도 많이 비슷해서 여행을 준비할 때 많이 참고하는 블로그입니다. 홍콩 여행 때도 그렇고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 Lazy Travelers in Turkey
: 터키로 신혼여행을 다녀오신 미래소년님의 블로그로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카파도키아의 Elkep evi를 발견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죠.
저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여행하는 곳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많이 모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 잠깐!!! 가장 요긴한 터키말 몇 마디를 정리하겠습니다. 꼭 익혀가도록 하세요. 큰 도움이 되실겁니다.
* Merhaba(메르하바) : 안녕하세요(가장 일반적인 인삿말)
* Gunaydin(귀나이든) : 안녕하세요(아침, Good Morning)
* Iyi Gunler(이이 귄레르) : 안녕하세요(오후, Good Afternoon)
* Nerede?(네레데) : 어디?(Where?)
* Gule Gule(귈레귈레) : 안녕히 가세요(Bye Bye)
* Hosca Kalin(호쉬차 카른) : 안녕히 계세요
* Tesekkur Ederim(테쉐퀴르 에데림) : 고맙습니다
* Tamam(따맘) : 괜찮아요(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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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왼손에 우산을 들고 걷고 있습니다.
오른 손등과 팔뚝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차가운 냉기에 깜짝 놀라 보폭을 줄입니다.
살갗을 두드리는 느낌이 사라집니다.
그동안 잊었던 비 냄새와 상쾌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느리게 걷기의 기쁨을 되찾게 해 준 터키 고맙습니다.
덧. 여름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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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행기는 저렴한 배낭 여행자나 시간의 여유가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장기 휴가를 내면 책상을 빼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1주일의 휴가룰 내면서도 벌벌 떨어야 하고, 모자라는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그만큼 돈을 (처)발라야 하는 불쌍한 직장인을 위한 것입니다. 이번 여름 여행은 터키를 가려고 하는데 역시 모자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출혈을 감수했습니다. ㅠ.ㅠ
1년 전부터 비용 마련을 위해 노력했지만 5월에 다녀온 홍콩 여행의 복병이 발목을 잡아 마지막까지 비용 마련에 애를 좀 먹었습니다. 그래도 빚을 내서 다녀오게 되지는 않아서 다행입니다(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다니 안습~).
* 항공료
- 항공료로만 총 3,069,000원을 현금으로 지불. ㅠ.ㅠ
- 터키 항공 이스탄불 직항 1인당 1,250,000원
(성수기라서 10만원 추가. 7월 13일에 출국하면 1,150,000원인데 말이죠. ㅠ.ㅠ)
(두바이를 경유하는 경우 가는데에만 20시간이 걸리기도 하는데 터키 직항은 10시간 남짓이라서 선택)
- 일정을 빨리 못 세우는 바람에 추가 부담한 void charge 6만 원(이건 정말 안습~)
- 공항세와 유류할증료가 1인당 거의 20만 원!!!!
- 터키 국내 항공 비용 1인당 6만 원 추가 부담(이건 뭘까요?)
(터키 항공은 비싼 대신 추가 부담없이 국내 항공 두 경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카파도키아에서 안탈리아로 이동할 때, 그리고 이즈미르에서 이스탄불로 돌아올 때, 항공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각각 버스로 10시간이 넘게 걸리거든요. 그런데
주의할 점은 터키 국내 항공은 도시간 직항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 이스탄불을 경유하는데 이 때 이스탄불 경유도 하나의 경로로 치기 때문에 저희처럼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으니 터키 국내 항공을 이용하실 분은 일정을 짤 때부터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 대략 일정(7월 15일 출국~ 7월 22일 입국)
- 7월 15일 저녁 이스탄불 입국
- 7월 16일 이스탄불에서 야간 버스로 카파도키아 이동
- 7월 17일 카파도키아 투어
- 7월 18일 카파도키아에서 저녁에 항공으로 안탈리아 이동
- 7월 19일 오전 안탈리아, 오후 파묵칼레를 거쳐 셀축에서 숙박
- 7월 20일 셀축, 에페스를 둘러보고 항공으로 이스탄불 이동
- 7월 21일 이스탄불에서 저녁에 출국
- 7월 22일 정오 인천 공항에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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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휴가 여행의 목적지는 터키입니다.
터키는 15세기에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고 지중해와 중앙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오스만 투르크의 후예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유럽과 아시아가 충돌하는 지역에 위치하는 만큼 다양한 문명과 문화의 모습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죠.
흑해, 에게해, 지중해의 3개 바다와 그리스, 불가리아,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이란, 이라크, 시리아의 7개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지형이 다양한 만큼 기후도 다양하죠.
전체 인구의 98%가 무슬림이지만 술과 춤을 금하는 이슬람의 계율을 따르지 않은 자유분방함,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애국심과 강박적인 청결함, 인구의 60%가 20세 미만인 젊은 나라 터키,
'이방인'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어울림'의 나라이며 중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요리의 천국 터키,
다양함의 천국, 터키가 올 여름 여행의 목적지입니다.
열린 눈과 마음으로 많이 배우고 오겠습니다. ^^
출처 : 'Turkey' - Curious Series(by Arin Bayraktarog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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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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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기에 앞서 마음가짐부터..흠흠!! 자,이제부터 여행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하니 엄청 거창해 보입니다) 무엇부터 준비할까요?숙소?일정?아님,카메라? 일단 먹고 자는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