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6:8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 평소에도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행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도 굳이 조식 포함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모션은 제가 조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느즈막히 일어나 과일이나 샐러드만 가볍게 먹으려고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조식 뷔페가 거의 끝날 때쯤 식당으로 갔습니다.
꽤 넓고 음식 종류도 많은 편입니다. 샐러드에 올리브까지 들어 있네요. 과일 라인업도 충실한 편입니다. grilled vegetable까지는 괜찮았는데 케이준 감튀까지 가져온 게 에러네요;;;;
세인트존스 호텔은 여기저기 반려견 친화적인 시설이 보이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견주들에게는 유용하죠.
브런치를 먹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오전에 보는 해변도 좋네요. 동해는 물이 깊어서 그런지 바다색이 정말 예쁩니다. 체크아웃을 한 뒤 차를 가지고 커피거리가 있는 안목 해변으로 올라갔습니다.
상징 조형물만 봐도 커피거리라는 걸 알겠네요.
방파제 위에 있는 새빨간 등대도 보고요. 원래는 커피 한 잔하러 온 건데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많이 걸었더니 금방 출출해졌습니다. 강릉에 왔으니 채식 막국수로 유명한 동심 막국수에 가야죠. 커피는 점심 먹고 마시기로 했습니다.
동심 막국수도 비건 전용 레스토랑은 아니라서 수육이나 만두 등도 팝니다.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97'이고 매주 목요일이 휴무라고 합니다.
테이블 간격이 널찍해서 좋네요. 리모델링을 했는지 깨끗합니다.
동심 막국수는 채소와 과일로 육수를 만들기 때문에 비건들도 먹을 수 있습니다.
물 막국수(9,000원)입니다. 김가루와 깨가 많이 들어가 텁텁할 것 같았는데 일반적인 막국수 육수의 느끼함이 없는 깔끔한 맛입니다. 완숙 달걀 반 쪽이 들어가니 비건들은 주문 시 빼달라고 미리 이야기해야 합니다.
비빔 막국수(10,000원)입니다. 비빔 막국수는 소스가 참기름의 느낌함을 잘 잡아내느냐가 관건인데 이 집 잘하네요. 그냥 비건 맛집인 게 아니었습니다. 맛있네요. 수도권에 있으면 자주 갔을 것 같습니다.
이제 서울로 올라갈 시간입니다. 그래도 점심을 먹었는데 커피 한 잔은 하고 가야겠지요?
커피로 유명한 강릉에 왔으니 테라로사 커피는 맛 보고 가야겠지요. 서울에도 지점이 있지만 본산이 강릉이니까요. 저희는 사천 해변에 있는 사천점에 들렀습니다.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순포안길 6'입니다.
해송숲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분위기가 좋습니다. 주차장도 넓어요.
역시나 커피 명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저희는 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도네시아 리방 가요 무사라'와 '멕시코 파트라나란' 드립 커피를 주문했고 '강릉 블렌드'는 텀블러에 따로 담았습니다. 온 김에 싱글 오리진 원두를 좀 사갈까 하고 매대를 둘러봤는데 역시 테라로사 이름 값을 하네요. 비쌉니다. 제가 비싸다고 느낀 모모스 커피보다 더 비싼 것 같아서 그냥 내려놨습니다. 가격을 무시하고 사고 싶을 정도의 원두는 없었거든요.
느긋하게 커피 마시고 2시 30분 쯤에 출발했는데 가는 길이 벌써 막히길래 휴게소까지 들르면서 쉬엄쉬엄 왔더니 거의 저녁 7시가 되어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에 겨울 바다 구경에 1박 2일의 호캉스를 제대로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집을 다 짓고 입주할 때까지 이런 기회가 또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1박 2일 일정으로라도 바람을 쐬러 자주 다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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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몇 번 월덴 3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제 꿈 중의 하나는 '카페북'이 아닌 '북카페'를 운영하는 것입니다(둘 간의 차이는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입니다). 개인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이 더 큰 목표입니다만 현실감 있는 목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일단은 북카페를 일차로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북카페를 열 때까지 열심히 책을 읽고 좋은 책을 분류하고 소개하다보면 카페를 채울 책을 고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리 책이 중심이 된다고 해도 카페인데 대충 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차와 커피에 대해서도 앞으로 제대로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개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15잔'과 같은 책은 워밍업 차원에서 잊을 만 하면 제 꿈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 읽은 책입니다.
이 시대의 커피 명인 15명을 1년 동안 인터뷰해 완성한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명인들의 커피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전국 각지에 은거(?)한 커피 고수들의 아지트를 소개하는 지도(대부분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습니다만)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한국 커피학사(?)'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고요. 커피용 코코펀이기도 합니다(이 책에 소개된 유명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벤트 쿠폰들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
상대적으로 작은 책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가격이 13,000 원에 육박하는데도 정작 커피와 바리스타, 드립핑, 로스팅 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많이 빠졌습니다만 그런 전문적인 내용은 이미 많이 나와 있으니 굳이 이 책에서 시시콜콜 다룰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이 책에 소개된 커피 명인과 그들의 커피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박이추 - 보헤미안(올 여름 강릉 여행 때 일부러 찾아갔는데 쉬는 날이라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던)
* 이충렬 - 학림다방* 허형만 - 압구정 커피집* 전광수 - 전광수 커피하우스* 배인준 - 커피와 쟁이* 여선구 - 연두* 이정기 - 다동 커피집* 서덕식 - 칼디커피하우스* 김대기 - 커피 볶는 집
* 김재근 - 커피아저씨* 김용덕 - 테라로사* 송주빈 - 주빈* 양동기 - 가비양* 이진성 - 코니써클럽* 이동진 - 가배두림
커피를 배운 시작과 명인에 오르기 까지 겪은 과정이 다양한 만큼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 15명의 커피 고수들 때문에 좀 더 부담없이 '변검같은' 커피라는 음료에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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