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전작인
'스파이더맨 3(2007)'과 연결되는 '프리퀄'로 기대하고 봤는데 알고 보니 이전 작품과는 아예 선을 그었더군요.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마블의 원작에 더 충실한 내용이니 오히려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거미에 물린 뒤로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이전과 똑같은데 거미줄을 자연스럽게 쏘는 것이 아니라 '웹슈터'라는 거미줄 발사기를 발명해서 장착하는군요. 그래서 나중에 리자드와 싸울 때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만.
예전에 스파이더맨 3의 감상평을 포스팅할 때 토비 맥과이어의 찌질한 연기를 혹평한 적이 있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새로 등장한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를 보니 오히려 토비 맥과이어가 그리워질 지경입니다. 원래 히어로물은 어느 정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수반되곤 하는데 얘는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리자드와 전투 중에 여자 친구(엠마 스톤 분)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여자 친구를 위험에 처하게 안 하겠다고 약속하라는 유언을 하는데 힘들게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것 같더니만 약속을 깨는 게 맛이라며 금세 히히덕거리는 걸 보고 확 깼습니다. 그야말로 그냥 생각없는 풋내기같습니다.
1인칭 시점샷으로 촬영된 부분이 많아서 관객들이 직접 스파이더맨처럼 나는 느낌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걸 제외하고는 CG에서도 별로 탁월한 부분이 없습니다.
리자드에게 가슴팍을 얻어맞고 상처가 생기거나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절뚝거리는 장면 등으로 사실감을 살린 것은 그런대로 좋았습니다만....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을 듯 한데 토비 맥과이어의 찌질한 연기에 질린 분이거나 전작을 안 본 분들이라면 즐겁게 보셨을 것 같고 반대로 전작을 모두 봤던 팬들이라면 평이 그리 좋지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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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21
스파이더맨 3는 오늘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의 씨너스에서 0시 30분에 심야상영하는 국내 최초 상영 이벤트를 열어서 시사회를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스파이더맨 3를 보고 왔죠. 이벤트 선물로 음료수도 주더군요. 오늘이 노동절이라서 그런건지, 제가 사는 동네가 워낙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서 그런건지 빈 좌석이 없이 꽉꽉 들어찼습니다. 저는 원래 평소에는 저희 동네 씨너스를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장점만 있을 뿐, 엘리베이터의 수도 적고 통로도 비좁고 불편하거든요. 차라리 용산 CGV나 코엑스의 메가박스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어쨌거나...
일단 139분이라는 상영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할리우드 역사 상 최고 제작비인 3억불(2,800억원)을 쏟아부은만큼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화려한 영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 작렬하니까요.
하지만 그 뿐입니다.
줄거리는 오히려 만화보다도 조악하고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편집의 실수인지, 줄거리의 비약인지 중간에 후딱 후딱 넘어가는 것이 어설픈 제 눈에도 보일 정도니까요. 긴 러닝타임이라고 하더라도 뉴 고블린, 샌드맨에 베놈까지 많은 악당이 등장하다 보니, 이것도 보여주고 저것도 보여주느라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대충 하고, 갈등도 대충 해결하면서 스피디하게 정신없이 고고싱~ 합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많은 악당이 등장하다 보니 액션을 충분히 즐길 시간도 부족하다는 거.... 대체 베놈이 스파이더맨 사상 최강의 악당이라고 하던데, 뭐가 최강인지 모르겠어요. 별로 강한 것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서 간단하게 제압됩니다.
어설픔의 백미는 해리의 늙은 집사인데, 이 사람 아주 끝부분에서 제대로 깹니다. 대체 진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냐고요~~~. 해리가 새경 떼 먹었냐? -_-;;;
그냥 뭐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위안을 삼자니, 이제는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걸리는군요. 토비 맥과이어(제가 원래 이 배우를 아주 싫어라하기는 합니다)는 2탄에서 보여준 짜증난 캐릭터를 여전히 유지합니다. 상황에 적절한 표정짓는 연기 연습을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중간에 심비오트(Symbiote)에 감염된 이후 보여주는 오버 연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화면이 빨리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스틴 던스트(이 배우도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배우입니다만)는 토비 맥과이어에 비해서는 그래도 훨씬 나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2편까지는 꽥꽥 소리만 질렀는데 3편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 외로움, 감정의 흔들림을 할리우드의 웬만한 배우 수준 정도로는 보여줍니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관객이 유일하게 웃는 장면은 '부글' 편집장이 화를 낼 때마다 비서가 부저로 경고하면서 약을 먹이는 장면인데, 극의 흐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장면입니다. -_-;;;
기대가 커서 그런지 그만큼 실망도 큰 영화입니다.
CG기술과 엄청난 물량의 자금이 만나면 어떤 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만... 한 번 이상 볼 가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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