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에
'토스 뱅크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포스팅을 할 때까지만 해도 수시 입출금 통장에 2% 이자를 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물론 최대 1억원까지만 그랬지만요. 그러다 미국 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덩달아 금리를 올리면서 이제는 2.2%가 되었고 5천만원이 넘는 금액부터는 연 3.8%까지 금리가 올랐습니다.
그런데 긴축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것이죠.
시작은 미국 SVB의 파산이었습니다. 그 뒤로 미국 시그니처 은행, 스위스의 크레딧 스위스 은행 파산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 방크까지 휘청였습니다. 도미노처럼 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문제지만 점점 규모가 커져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하는 3월 29일자인 오늘 무려 자산 규모 7조 달러의 미국 증권사 찰스 슈와브가 '스톡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다들 저금리 당시에 물밀듯이 들어오는 막대한 예금을 미 국채에 대거 투자했다가 금리가 오르자 채권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고 투자자들이 대거 예치금을 인출하면서 파산 대열에 끼게 된 것이죠.
이런 금융 위기에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 있습니다.
1. CEO, 금융 기관의 수장, 대통령이나 총리 등 소위 head 들이 나서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2. 정부에서 경제 관련 언론을 총동원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언론 플레이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시작이라고 봅니다. 사실 우리는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 비슷한 일을 이미 한번 겪은 적이 있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엄청난 양의 유동성이 풀렸고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 많은 돈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돈맥경화는 피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은행, 보험, 증권 회사들이 파산하는 걸 보게 될 겁니다.
이 와중에 토스 뱅크가 최근에 선이자 예금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했습니다. 물론 그냥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유상증자를 하는 가운데 출시한 상품입니다. 타이밍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모든 금융 위기는 뱅크런으로 촉발되는데 뱅크런은 심리입니다. 실제로 재정 상태가 얼마나 건전한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믿고 돈을 빼기 시작하면 아무리 건전한 금융 기관도 파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요새는 모든 자금을 온라인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온라인 뱅크런은 삽시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이자 예금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토스 뱅크에 보관 중인 모든 자금을 우체국 수시입출금 예금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계좌 폐쇄까지는 안 했지만 당분간은 토스 뱅크를 이용하지 않고 장기간 관망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최대한 돌다리도 다시 한번 두들겨 본다는 심정으로 안전 또 안전만 생각하면서 조심하는 게 최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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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에
'금융 대위기 시작의 전조'라는 우울한 글을 올렸던 당시에는 자산 가격 폭락이 시작되기 바로 전이었습니다만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었고 곧 이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 대위기는 뒤로 밀렸죠.
2020년 3월에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몰려옵니다'라는 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물류 이동 제한과 공급망 붕괴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대폭발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모든 나라가 일사불란하게 제로 금리로 기준 금리를 낮추고 돈 풀기에 나서면서 엄청나게 공급된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이 폭등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버블은 부풀어 오를대로 올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부동산은 거래 절벽 상태이고, 우리나라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미국이 테이퍼링을 신속히 종료하고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전 세계의 달러를 빨아들이기 시작할 겁니다. 3월에는 대출 상환 유예가 종료되고 바젤 3 시행에 따른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은행이 본격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할 겁니다. 부동산, 주식 시장 등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겁니다.
여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는 남의 나라 일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무서운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릴 뿐 아니라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착착 일어나고 있습니다. 돈 풀기는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지금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으면 금융 시스템은 붕괴될 테니까요.
오랜만에 재테크 포스팅을 하는 바람에 우울한 서론이 길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동안 진행되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우리나라도 최근에 1%로 기준 금리를 올렸고 내년 1월에도 또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출 금리는 이미 미친 듯이 오르고 있고 조금 늦기는 했지만 예, 적금 금리도 뒤를 따라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1%도 안 되는 예금 금리에 실망해서 자포자기 상태로 그냥 방치해 왔는데 최근에 토스 뱅크에서 2%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나와서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김에 토스 뱅크 체크 카드도 하나 발급받았고요. 커피, 편의점, 택시, 패스트푸드, 대중교통까지 5개 영역에서 사용하면 실적 조건 없이 매일 한 번씩 300원 캐시백이 되기 때문에 월 최대 46,500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카드입니다.
토스 뱅크 통장은 세전 2% 예금 금리를 적용합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전세금 일부를 반환받은 걸 생활비 통장으로 옮기지 않고 토스 뱅크 통장에 한 달간 보관을 해 봤는데 한 달이 지나자 이자가 칼같이 들어왔습니다.
2008년에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을 가입했을 당시에는 2년차부터 5.1%의 복리를 적용받았는데 그 동안 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0.1%가 되었고 월 이자로 겨우 몇 천 원이 붙는 굴욕을 감수해왔는데 이 참에 예비로 갖고 있던 금액을 모두 토스 뱅크 통장으로 옮겼습니다.
금액이 무제한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대출도 막힌 지금 토스 뱅크가 과연 이런 이율을 무슨 돈으로 버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내년 1월 5일부터 최대 1억 원까지만 2% 금리를 주고 1억 원 초과 금액에는 0.1%만 준답니다.
그러니까 1억 원까지만 2% 이자를 받아가라 그 말이겠죠. 어쨌든 기준 금리가 충분히 오를 때까지는 2% 예금 금리를 주는 상품은 나오기 쉽지 않을테니 그 때까지는 꽤 유용할 알짜 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원래 토스앱을 사용하고 있어서 통장, 카드 관리도 앱 내에서 할 수 있으니 특별히 번거로운 일도 없고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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