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싫어하게 된 것 중 하나가 생활 소음이고 그 중에서도 사람 소리가 가장 거슬리더군요. 직업이 직업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래서 출, 퇴근 때는 물론이고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항상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GMP를 들으면서 다녔습니다. 겨울에는 시린 귀도 보호할 겸
'Parrot ZIK 블루투스 헤드폰'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이 발열이라서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져도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B/O A8 이어폰'을 이용했는데 지하철에서 붐비는 찰나에 어딘가에 줄이 걸리면서 단선될 뻔한 위기가 몇 번 있었기에 최소한 출, 퇴근 시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제게 맞는 제품을 찾았죠.
제가 찾은 블루투스 이어폰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볍고 착용감이 좋을 것
* 왠만한 움직임에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안정감이 있을 것
* 하루 이상을 지탱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충전이 빠르면 더욱 좋겠음)
* 가격이 합리적일 것
* 음질이 중상 이상일 것
이것만으로도 충족하기 쉽지 않은 기준인데다 거기에 통화 기능에 생활 방수까지 되면 좋겠다고 욕심을 부렸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제게 딱 맞는 제품이 있더군요.
BlueAnt사의 블루투스 헤드셋인 PUMP입니다. 아웃도어 스포츠의 천국인 호주 디자인이고 제품 조립은 중국에서 했고요.
제품 패키지 겉면만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방진, 방수 기능입니다. 사막에서 이 제품을 사용할 일은 별로 없으니 큰 장점이 못 되지만 방수 기능은 아니죠. 비 오는 날 조깅이나 라이딩을 즐기는 열혈 스포츠광이라면 꼭 필요한 기능인데 이 제품은 테프론 코팅과 케블라 쉴딩이 되어 있어
1m 이하 물 속에서 무려 30분 동안이나 방수(IP67 등급)가 됩니다.
여름에 끼고 다니면 아무래도 땀이 나서 본체에 묻게 마련인데 그냥 흐르는 물에 벅벅(!!) 씻어서 탈탈 털기만 하면 끝~
꼭 음반 패키지처럼 생긴 박스를 열면 보시는 것처럼 제품이 포장되어 있습니다. 넥밴드 방식으로 나온 여타 블루투스 헤드셋처럼 디자인이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이 제품은 아웃도어에서 사용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사용 목적에 충실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뭐 제 눈에는 별로 거슬리지 않더라고요.
오른쪽에 조작 패널이 있어서 작동, 정지, 음량 조절, 곡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음악을 재생하고 나면 모바일 기기를 만질 필요가 없습니다. 왼쪽에는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고 Micro USB 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설명서에는 연속 8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나 제가 시간을 재면서 사용해 보니 대략 6시간~7시간 정도 사용 가능합니다. 대기 시간은 190시간 정도 됩니다. 충전은 USB 케이블로 2시간이면 완충되고요.
다른 스마트폰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아이폰과 연결하면 우측 상단의 블루투스 표시에 인디케이터 아이콘이 생겨서 남은 전력량을 표시해 주는 깨알같은 기능까지 제공되어 편리합니다.
크기 별로 세 가지 사이즈의 이어팁(L 2쌍, M 1쌍, S 2쌍)이 제공되어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고 착용 스타일이 인이어형이라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데 안전 등을 위해 밖의 소리도 듣고 싶으면 awareness tip을 사용하면 됩니다.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때 헤드셋이 빠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stablizer도 별도로 제공되는데 저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더군요. 아마 신체 접촉이 많은 농구같은 운동을 할 때 사용하라는 것 같습니다. 제품 소개 동영상을 보면 착용 후 격렬한 헤드뱅잉을 하는 걸 보여주는데 머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귀에서 빠지지 않더군요. 착용감과 안정성 하나는 정말 끝내줍니다.
무게가 겨우 30g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무게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양쪽 이어폰 유닛을 연결하는 선은 260mm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딱 좋은 길이입니다.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지하철에 앉아 머리를 젖혀 뒤로 기대도 걸구치지 않아요. 이마저도 길다고 느껴지면 함께 제공되는 케이블 타이로 접어서 고정해 버리면 됩니다.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어 통화도 가능한데 사용자는 항상 깨끗하게 들리나 상대방에게는 외부 소음이 그대로 다 전달되기 때문에 시끄러운 장소에서 통화하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그렇다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기능인 음질은 어떨까요? 처음에 들어보면 확실히 저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운동을 하면서 주로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비트가 강하고 빠른 음악에 최적화된 제품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그다지 거슬리지 않을 뿐 아니라
장난감처럼 보이는 외양과 달리 음질이 상당히 훌륭합니다.
가격은 현재 지름신의 성전 펀샵에서 139,0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 7월 프로모션 기간에 100,000원에 샀네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고 고장 시 재구매까지 고려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특히 덥고 땀 많이 나는 여름이나 운동할 때 최고입니다.
* 장점- 가볍고 착용감이 훌륭함
- 보기보다 훌륭한 음질
- 편리한 방수, 방진 기능
- 블루투스 헤드셋으로서는 합리적인 가격
- 조용한 곳이라면 통화 음질도 굿
* 단점
- 멀티 페어링 지원이 안 되어 두 개 이상의 기기에 동시 등록 불가(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
- 살짝은 아쉬운 배터리 용량(하루종일 사용하며 돌아다닐 때는 간당간당할 때가 있음)
- 사용하다 보면 form tip이 헐거워져서 착탈 시 분실 위험이 있음(현재 M 사이즈 한 쪽이 분실됨)
덧. 2015년 7월에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온 뒤로 단선이 되어 재구매하려고 알아봤는데 2015년 7월 25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구매하면 옥션가 139,000원인데 아마존에서 직배송하면 45.99$(배송비 16.61$)로 훨씬 쌉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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