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국내 항공을 이용해 쿠스코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무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어젯밤에 싸 놓은 짐을 다시 한번 챙기고 나서 5시 40분 쯤 이른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짐을 가지러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호텔 근처 산책을 했는데 아레끼빠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어 고요하기만 합니다.
아레끼빠에서 묵은 Casa Andina Classic 호텔입니다. 3성급 호텔이고 시설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시내 중심가에서 좀 떨어져 있어 밤에 돌아다니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웠던 게 단점이죠.
호텔 앞에 맨션이 한 채 있는데 온통 노란색으로 칠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노란색으로 건물색을 칠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페루는 노란색, 파란색 등 원색이라도 가리지 않고 칠하더군요.
호텔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공항까지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라탐 항공 직원들은 대체로 친절했는데 특이한 건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재학생 같은 복장을 입고 있더군요. 그냥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망토까지 제대로 걸치고 있었습니다(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걸...).
카운터의 담당 직원이 삼겹살을 좋아해서 자기도 쿠스코에 갈 때마다 한국 식당을 자주 들른다고 먼저 말을 걸어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티켓팅이 진행되었습니다. :)
아레끼빠 공항에서는 1층에서 발권, 2층에서 보안 검색을 한 뒤 게이트로 입장합니다. 아침부터 서둘렀기 때문에 대략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서 이메일 확인도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8시 20분 쯤 보딩을 시작했는데 기내는 깨끗했지만 제가 싫어하는 3 X 3 항공기인데다 좌석 간격이 너무 좁아서 장거리 비행이면 불편했을 것 같습니다. 8시 40분 쯤 이륙했고 1시간 정도 비행한 것 같네요. 저가 항공이다보니 기내 음료도 유료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였기에 앞좌석에 앉은 영국 여자애들이 끊임없이 떠들건 말건 귀마개 끼고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쿠스코 공항은 안데스의 관문답게 아레끼빠하고는 스케일 자체가 다릅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 기사의 수부터 다릅니다. 이 사진은 기다리던 버스에 오른 뒤 찍은 것이기 때문에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Taypikala Hotel Cusco에 짐을 풀었는데 일단 오늘 하루를 여기서 묵고 마추픽추를 찍은 다음에 다시 돌아올 베이스 캠프이죠.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안 되었기에 로비 한 쪽 구석에 짐을 놓고 가이드인 Cheo의 안내로 쿠스코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보러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웰컴 드링크도 코카차이고 로비 중앙에 산소 탱크가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드디어 고산 지역으로 들어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쿠스코는 해발 3,600 미터 지역이라서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차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까지는 몰랐는데 호텔 근처에 쿠스코의 핫스팟 중 하나인 산토도밍고 성당(Iglesia de Santo Domingo)이 있더군요.
호텔이 있는 블럭을 나와 돌면 곧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도 그렇고 벽돌의 색감도 그렇고 맘에 쏙 듭니다.
왼쪽이 산토도밍고 성당이고 이 길 끝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져 들어가면 광장이 나옵니다.
잉카의 태양신을 모시는 Qorikancha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성당이죠. 지금은 닫혀 있기도 하고 나중에 쿠스코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정 시간이 안 되면 그 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성당 앞에 세워져 있는 십자가도 아레끼빠에 있는 그것에 비해 뭔가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입니다.
산토도밍고 성당은 이쪽에서 보는 뷰가 더 근사합니다. 중세의 성 같은 육중한 느낌이죠.
성당의 안뜰은 녹지와 연결되어 있는데,
검고 둔중한 느낌의 교회 건물과 울긋불긋한 색의 꽃나무들 색깔 조합이 아주 예쁩니다.
산토도밍고 성당 뒤쪽의 공터는 날씨가 맑은 날이면 광합성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저쪽에 보이는 도로가 쿠스코에서 가장 붐비는 메인 도로입니다.
산도도밍고 성당에서 광장으로 나가는 길입니다. 오른쪽은 주로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점이 밀집해 있습니다.
주로 감자 구이나 옥수수 같은 걸 많이 팔더군요.
산토도밍고 성당에서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로레또(Loreto) 골목이라는 곳을 지나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높은 석벽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굉장히 무겁고 큰 돌들을 종이 한 장 들어갈 틈도 없이 촘촘히 쌓아놨습니다. 고대 잉카인들의 기술이 놀랍네요. 나중에 12각 돌을 보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광장에 면한 라 꼼빠냐 헤수스 성당(Iglesia de La Compania de Jesus)입니다. 스페인에서 본 교회 느낌과 흡사하네요. 스페인의 식민지였으니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겠지요?
광장으로 나오면 정면에 보이는 것이 대성당(La Catedral)입니다. 쿠스코에 처음으로 세워진 교회이고 1550년에 짓기 시작해 100년에 걸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오래도 걸렸네요.
광장도 광장이지만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낮게 드리운 구름이 예술이네요.
로레또 골목을 빠져나오면 오른쪽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의 발코니가 아주 예술입니다. 차 맛이 절로 날 것 같네요.
스타벅스 맞은편이 라 꼼빠냐 헤수스 성당(Iglesia de La Compania de Jesus)입니다. 정교하기 이를 데 없네요.
쿠스코가 페루 관광의 중심지 중 하나이고 아르마스 광장이 쿠스코의 중심이니 오가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광장의 정면에 위치한 대성당의 종은 남미 대륙에서 가장 큰 종이라고 합니다.
관광객 밀집 지역인만큼 정복 경찰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성 경찰관이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페루 어느 광장과 마찬가지로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도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입니다.
광장 한 쪽에 파차쿠텍 황제의 분수대가 보이네요. 파차쿠텍은 30년 만에 대 잉카제국을 건설한 정복자이죠. 몽골로 따지면 칭기즈칸과 같은 존재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니 성당 건물의 붉은색과 파란 하늘, 흰 구름의 색깔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가이드인 Cheo의 뒤를 따라 광장을 둘러봤고 그 다음에는 직물 공장 견학을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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