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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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작년에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죠. 하나가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였고 다른 하나가 이 영화, 코드네임 제로니모(Code Name Geronimo)입니다. 제로 다크 서티는 시간이 아까운 영화였고 그 영화 때문에 이 영화까지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냥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봤습니다(괜히 봤다. ㅠ.ㅠ).
제로 다크 서티처럼 질질 끌지 않고 속도감있게 끌고 간 건 괜찮았습니다. 팀 식스 대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했을 때 보여준 총격전도 비교적 현실적이었고요. 하지만 나름 흥미를 유발한다고 FPS 게임 모드와 같은 입체 영상을 사용했지만 이미 식상한 카메라 기법이라서 몰입도만 떨어뜨렸습니다.
게다가 제로 다크 서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정책에 대한 일말의 반성 따윈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굳이 어거지로 찾아보자면 작전명을 백인들의 침략에 맞서 아메리카 원주민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추장 제로니모로 한 거 정도?
우리나라와 별 상관없는 머나먼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일이니 그냥 영화려니 하고 보지만 이 영화를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보면 미국이 제주도 앞바다에 띄워놓은 항공모함에서 한밤중에 해병대 대원을 헬기에 태워 부산 어딘가에 떨어뜨려 테러범 잡는다고 야밤 총격전으로 사살하고 떨어진 스텔스 헬기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C4 폭약으로 폭파시키는 상황으로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협조해야지 하면서 쿨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요? 영화 내내 CIA 요원 어느 하나도 그게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없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작전이 실패하거나 번거로운 일이 생길까만 염려하죠.
그래도 이 영화에서 날카로운 풍자가 하나 나오는데 그냥 미사일로 폭격하면 될 것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특수대원을 투입하는 이유가 오바마 대통령의 바닥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거 아니냐고 CIA 직원 하나가 이야기하는데 그냥 농담처럼 안 들립니다. 알 카에다의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꼬라지를 보면 부시나 오바마나 도찐개찐, 반성없는 애국심으로 떡칠하는 건 제로 다크 서티나 이 영화나 도찐개찐입니다.
911사건이 얼마나 강력한 트라우마로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지는 절절히 느껴지더군요. 그 전까지는 한번도 미 본토에 대규모 공격이나 테러를 당한 적이 없으니까요.
알 카에다가 잘 했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미국은 그놈의 오만한 깡패주의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든 악의 씨앗은 지네가 다 뿌려놓고 이제와서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건 전혀 공감되지도 않고 역겹기만 하니까요.
제로 다크 서티와 비교하면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영화에 깔려 있는 저열한 의식만큼은 피차일반이라서 추천은 못 하겠네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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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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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제가 올해 본 영화 중 최악의 영화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제로니모 작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의 맨 처음에 9/11 사태 희생자들의 통화 녹취록을 들려주면서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애씁니다만(개인적으로 미국식 저렴한 감성팔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곧바로 테러 용의자를 불법 구금하고 물고문, 수치심을 주는 성고문까지 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곧바로 정당성을 잃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CIA에 채용된 여자 주인공이 현장에 투입된 후 계속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데 처음에는 연이은 테러를 막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계속 동료를 잃으면서 점점 집착이 심해집니다. 게다가 본토 테러가 시작되자 도를 넘어서죠.
하지만 무려 12년이나 추적한 끝에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여겨지는 장소를 파키스탄에서 기어이 찾아냅니다. 나중에는 파키스탄 정부와 상의없이 특수부대와 스텔스 헬기까지 투입해 오사마 빈 라덴(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사살하고 맙니다.
그들이 사살한 사람이 오사마 빈 라덴이 맞는지, 파키스탄 정부가 그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등등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습니다.
그저 빈 라덴이 알 카에다에게 지하드를 명해 미 본토를 비롯한 테러를 일으키니 뭔 짓을 해서든 찾아내서 죽여버리기만 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CIA 같은 비밀 조직을 운영하면서 세계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미국의 추악한 일면에 대한 반성 등은 당연히 나올리가 없죠.
억지로 참고 본 시간이 아까운 영화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코드 네임 제로니모라는 영화도 있던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볼 마음이 싹 사라지던데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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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2002년 파키스탄 원리주의자에게 납치된 월 스트리트 저널의 리포터인 Daniel Pearl을 구하려는 그의 아내와 동료들의 노력을 담은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납치된 리포터의 아내 역을 맡아 열연했습니다. 아마 '실로'를 임신한 상태에서 출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안젤리나 졸리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배우는 별로 없습니다. 졸리의 인도인 동료 역할을 맡은 여배우가 예쁘다 정도? 이 영화에서의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도 탁월한 수준은 아닙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시간 순으로 차분하게 끌고 가더군요. 클라이막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갈등 구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을 때 보일 수 있는 행동과 감정의 변화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샘물교회 신도 납치 사건과 소말리아 선원 억류 사건을 연달아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잠시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덧.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며 안젤리나 졸리가 초췌하게 나오니(당연하지 않겠어요?) 섹시한 안젤리나 졸리를 기대하는 분들은 pass하세요.
덧2.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그래도 부부 사이인데 애정 표현이 너무 없더군요. 키스하는 장면도 딱 한 장면 나옵니다. 너무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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