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싱가포르 여행 때 사온 야쿤 카야 잼입니다. 야쿤 카야 토스트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죠. 여행 당시에는 몰랐지만 야쿤 카야 토스트 체인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www.yakun.co.kr).
야쿤 카야 토스트는 중국계 이민자인 로이 아곤(만다린식 발음으로 야쿤)이 1944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창립한 coffeestall이 원조입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타이완, 일본, 필리핀, 중국, 버마, 홍콩, 캄보디아에도 진출해 있고 60년 전통의 핸드 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연유를 첨가한 야쿤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는 먹을거리입니다.
야쿤 카야 잼의 성분은 달걀, 설탕, 코코넛 밀크, 판단(일종의 허브)이라서 락토 오보나 오보 채식을 하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습니다.
용량이 290g인데 당시 가격으로 4.8 싱가폴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5천 원 정도 하는군요. 병을 잡으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싱가폴 HACCP에 의해 엄격하게 생산되는 야쿤 카야 잼은 인공 색소, 방부제, 합성 착색료, 보존제 등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발림성이 좋아서 빵에 바르면 좀 헤픈게 흠입니다. 달걀이 들어있어서 그런지(잼 이름 자체가 '달걀의 달콤한 맛'이라는 뜻) 달걀 비린내가 살짝 나고 게다가 달기 때문에 따뜻한 빵에 발라 먹어야 맛있습니다. 식으면 비린내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싱가포르에서 먹을 때는 버터도 듬뿍 발랐던 것 같은데 국내에서 먹을 때는 버터는 바르지 않고 그냥 빵에만 발라서 먹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연유가 들어있는 커피와 함께 먹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여행 때만 한시적으로 했던 외도(?)라서 개인적으로 다시 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찾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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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한나 아렌트의 대표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 1958)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대표작으로는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유고작인 '정신의 삶'을 보통 드는데 인간의 조건은 앞뒤의 두 저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저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철학 세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유태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구했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하이데거 밑에서 수학했고(잠시 사귀기도 했죠;;;) 야스퍼스의 지도 하에 박사 논문을 썼을 정도로 기라성 같은 철학자들과 두루두루 교류했던 사람입니다. 여성 철학자로 워낙 유명세를 타다 보니 로자 룩셈부르크에 자주 비견되곤 했죠. 혹자는 시몬 베이유, 에디트 슈타인을 함께 묶어서 4대 유태인 여류 철학자로 꼽기도 합니다.
인간의 조건에서 다루지 않고 남겨 놓았던 사유, 의지, 판단의 정신적 활동을 저술하던 1975년 12월 4일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사망하고 맙니다.
한나 아렌트는 노동, 작업, 행위를 인간의 활동적 삶(vita activa)을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활동으로 봤는데 그녀는 이 책에서 각각의 요소인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를 일별하여 인간의 조건을 다시 사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석이 많은 책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주석이 많다는 건 본문에서 설명한 것 만으로 독자를 이해시킬 수 없다는 의미라고 보거든요. 이건 단순히 글을 쉽게 쓰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쨌거나 그만큼 함축적인 글쓰기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읽는 것 자체가 쉽지 않죠.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역시 제 선입견에 여지없이 들어맞는 책입니다. 주석도 많고 어려워요. ㅠ.ㅠ
상당히 천천히 곰씹어 가면서 읽었는데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 지식의 부족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전체주의의 기원'부터 읽지 않은 걸 뼈저리게 후회하는 독서였습니다. 원문을 비교하며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번역의 질은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쉽게 번역된 책을 아는 분이 있으면 제보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어쨌거나 저처럼 한나 아렌트 정도의 철학자가 쓴 저작은 읽어줘야 교양인이지 하는 나이브한 태도로 도전해서는 좀처럼 오르기 어려운 거봉이니 충분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덧1. 책의 난도와 별개로 한길사도 디자인에 신경을 조금만 더 썼으면 좋겠습니다. 하드 커버 양장까지는 참겠는데 디자인이 정말 책을 읽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구립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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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문화 상대주의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참 많습니다.
그 사회의 관습을 이해한다손 쳐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죠. 그렇다고 내 상식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객관적인 보장 또한 없기 때문에 대체 그 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사회 진출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으며 남편에게 종속된 국가가 꽤 있습니다. 일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가 그렇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전통과 악습을 구분할 때 2단계의 판단 기준을 적용합니다.
1단계는 입장을 바꾸어 그 현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 자신이 적용 대상이 되었을 때에도 수긍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것은
평등함을 우위에 두는 기준입니다.
대부분의 악습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적용될 때에만 효력을 발휘합니다. 앞에서 예로 든 이슬람 국가의 경우 남성들의 사회 진출을 봉쇄하고 아내에게 종속시킨다면 어느 남성이 그것을 받아들일까요.
대부분의 악습은 1단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통과하는 경우도 있죠.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행해지는 여성 할례는 시행하는 주체도 여성이며 이들도 여성 할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2단계 기준이 필요합니다.
2단계는 그 현상이 물질적, 정신적 이득을 떠나 상대방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자유 의지를 부정해서 결과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냐입니다.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그것은 악습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우위에 두는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여성 할례도 악습이 됩니다. 할례를 받는 여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자유 의지를 부정하며 희생을 강요하니까요.
제가 전통과 악습을 구분하는 2단계 기준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한번쯤 생각을 해 봤으면 하는 의미에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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