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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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뮌헨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울리히 벡과 에어랑엔 사회학과 교수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 부부가 함께 쓴 책입니다.
울리히 벡은 유럽 좌파 정치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 '위험 사회'의 저자로 유명하고 부인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도 유명 저널리스트입니다.
부부가 함께 '사랑'이라는 어찌보면 구태의연하고 고색창연한 주제를 탐구한 책입니다. 사실 사랑이 핵심 주제이기는 하지만 자유, 평등, 성차, 결혼과 이혼, 가정, 아이 양육 등을 그 당시 핵심 이슈였던 개인화와 핵가족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1990년이라면 20년이 넘은 과거인데도 현재의 모습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짚어내는 혜안이 돋보입니다만 영역판을 바탕으로 번역한 것이라서 독일 원판에는 있었을 듯 싶은 촌철살인의 유머와 위트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번역의 문제인지 제 독해력의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내용이 상당히 난해해서 독서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책입니다.
제가 힘들게 읽은 책이라서 추천드리기는 좀 어렵겠네요.
덧. 그래도 일단 북 크로싱은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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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남자들이 여성들이 겪는 고용상의 차별을 열등한 훈련 수준에 입각해 설명했었다. 최근 교육의 확대에 따라 더 이상 이러한 주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 역할이라는 새로운 방어벽이 세워지고 있는 중이다. *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성의 권리가 위협으로 변할 때면 언제나 자연의 이치에 호소하는 오래된 노선을 따라 생물학적 근거를 동원해 심각한 불평등을 정당화함으로써 자신의 말과 행동간의 모순을 은폐하려 한다. * 결국 가족과 결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물질적 안정과 재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온갖 위기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아마 결혼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직면하게 될 것. 즉 고독의 위협이야말로 결혼의 가장 믿을만한 토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중년의 위기는 세 가지 요인 - 일반적인 추세로서의 개인화, 특히 여성의 개인화, 기대수명의 연장이 함께 발생하는 곳에서만 대량으로 발견된다. *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결혼은 참을 수 없을 정도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받아들일만 하겠지만 자유롭게 선택한 결혼은 모든 가능성 중에서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자기 선택을 정당화해야 하는 것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각자의 기준들을 자꾸 높여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 가족을 개방적으로 만들어 가족 구성원들이 홀로 있기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 이와 동시에 정체성 위기와 결혼의 소용돌이보다 오래 갈 수 있는 우정의 망을 키우는 것은 기대가 지나치게 부푼 결혼을 구제하고 이혼의 공황을 가라앉힐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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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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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점점 정치적, 사회적 인간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런 고전을 읽게 될 줄은 추호도 생각 못했거든요. ^^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태어나는 인간이 왜 불평등에 시달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루소가 쓴 논문을 책으로 출판한 것입니다.
루소는 이 논문의 1부에서 평등하게 살았던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고 나서 2부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떠나고 인위적인 힘이 개입되면서 불평등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기술합니다.
루소에 따르면 인간이 홀로 자급자족을 하던 세상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지속적으로 보존하려는 자연스러운 충동과 같은 종의 구성원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느끼는 측은지심(연민)이라는 두 가지 특징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개체의 수가 늘어나고 공동체가 생기면서 위계구조와 욕심, 착취가 생기면서 불평등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불평등은 1단계. 법과 소유권의 설정(네 땅 내 땅을 구분하는 시대), 2단계. 행정권력의 제도화(보호를 받으려면 세금을 내라고 강요하는 사회), 3단계. 합법적인 권력에서 독단적인 권력으로 변화하는 과정(왕권주의와 세습)을 통해 진행된다고 합니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에 의한 종속 단계가 더 추가될 수 있겠지요.
이 논문의 약점은 루소가 자연인이 사회적인 존재로 변한 원인을 우연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인데 말미에서 루소가 한번 잃어버린 순수성은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우연에 기대는 것 외에는 불평등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간단히 생각한다면 아나키스트처럼 모든 정부와 사회제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 자연인 시대로 돌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옳은 방법 같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불평등을 타파할 수 있을까요? 루소는 그에 대해 특별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논문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예상했지만 역시나 답은 없네요. ㅠ.ㅠ
역자 중 한 사람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대표로 출마했던 주경복 교수입니다. 주경복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릅니다만 이 책을 번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마음 속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분량이 200페이지에 달하지만 문고판이라서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사상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번역이 잘 되어 있어 읽는데 크게 무리가 없네요.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더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드는군요.
덧.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인간이란 종은 모이기만 하면 조금이라도 잘난 놈이 못난 놈을 억압하고 손쉽게 욕심을 채우려는 탐심이 발동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각각 따로 떼어 놓으면 평화롭고 아무런 문제도 못 일으키는 것을... 역시나 혼자가 편해요(결론이 왠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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