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그 유명한 '해부도감' 시리즈 중 인테리어를 다룬 편입니다.
하버드 대학원의 디자인 스쿨 건축학부를 나와 건축 사무소를 운영 중인 마쓰시타 기와 건축가가 지은 책으로 11인의 여성 디자이너의 작품을 토대로 주거 인테리어와 가구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책에 등장하는 11인의 디자이너는 모두 근대 건축의 4대 거장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르 코르뷔지에, 발터 그로피우스, 미스 반 데어 로에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들이네요.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주거 인테리어의 시작은 부엌과 다이닝룸부터
2장.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만든다 : 거실, 의자가 만드는 공간
3장. 평범한 방으로 만들지 않는다 : 침실, 서재, 아이들 방
4장. 작은 공간은 어딘가 다르게 : 현관, 화장실, 수납, 칸막이
이 책에서 키친의 팬던트 조명과 후드의 크기, 윈도우 시트와 데이 베드의 관계, 플랜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인테리어 취향을 알아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735
이 책의 저자인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 전문 건축가로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모르기가 힘들 정도로 유명한 분입니다.
의뢰하고 싶은 건축가라서가 아니라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집을 짓고 싶어하는 그만의 건축 철학이 매력적이어서겠지요.
이 책에서는 대학 시절부터 자신을 매료시켰던 20세기 거장이 지은 주택 30채를 카메라와 스케치북을 들고 직접 찾아가 7년 동안 정리한 16채 중 8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행 일기 같기도 하고, 건축 안내서 같기도 하고, 에세이 집 같기도 한 묘한 매력을 가진 책으로 건축가이면서도 따뜻한 감성과 다정다감한 문체가 돋보여 나카무라 요시후미 선생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건축가는 르 코르뷔지에(어머니의 집, 작은 별장)를 비롯하여 루이스 칸(에시에릭 하우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낙수장), 마리오 보타(리고르네토의 집), 필립 존슨(타운 하우스),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슈뢰더 하우스), 알바 알토(코에타로),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여름의 집)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쟁쟁한 세계적 거장들입니다.
건축계의 거장들이 지은 집을 모티브 삼아 제 집을 설계할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팁이라고 얻고 싶었고 무엇보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선생이 거장들의 건축 세계를 읽는 시선을 엿보고 싶어서 읽은 책입니다. 그들의 건축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면 제 집을 설계할 때도 참고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워낙 거장들의 독특한 건축 철학들이 묻어 있는 집이라 제가 살고 싶은 집과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나카무라 요시후미 선생의 따뜻한 시선을 빌어 살펴보는 집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굳이 건축 전공자나 자신의 집을 짓고 싶은 분들이 아니더라도 여행, 에세이,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도 충분히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닫기
* 고대 그리스의 건축 원리에는 "건물에는 정면으로부터 접근하지 말고 비스듬히 접근하라"는 항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파르테논이나 렉테이온 신전도 접근이 모두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정면으로 돌진하는 인상을 주는 접근로는 건물이 평평하게 보일 수 있으므로 입체적인 전망의 매력을 맛볼 수 있고 친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비스듬하게 다가가는 접근로를 권한 것은 역시 훌륭한 선택입니다.
* 일반적으로 정면 폭이 좁고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건물은 일조와 채광, 통풍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치 합의된 듯한 공통의 해결법을 갖고 있죠. 즉 <중정>입니다. 일반적인 집에서 중정이라는 수법은 탁월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요.
태그 -
건축가,
게리트 토머스 리트벨트,
나카무라 요시후미,
루이스 칸,
르 코르뷔지에,
마리오 보타,
알바 알토,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집을 순례하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필립 존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468
★★★★☆
이미지 출처 :
YES24
우리는 책을 읽습니다. 종이 위에 적힌 활자를 눈으로 읽고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머리 속에 저장합니다.
중국의 건축가인 장친난은 우리가 책을 읽듯이 도시를 읽는 것도 가능하다(비슷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건물을 글자, 도로는 구절, 마을은 단락, 공원을 삽화에 비유하면서요.
도시를 읽음으로써 우리는 그 도시에 살았던,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각 나라 사람들이 도시를 만들면서 투사했던 그들만의 삶과 문화가 독특한 도시를 만들었고 다시 그 도시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순환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도시를 읽음으로써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동시에 바람직한 도시의 형태라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방문한 15개 도시를 reading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15개의 도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바르셀로나 - 개성 있는 매혹의 도시
* 브라질리아 - 거인의 잣대로 지은 도시
* 캔버라 - 자연의 도시
* 로스엔젤레스 - 자유와 개성으로 하나 된 도시
* 시카고 - 역사의 증인으로서의 도시
* 모스크바 - 웨딩케이크와 신발 상자의 도시
* 멕시코시티 - 선인장과 에네켄의 도시
* 상트페테르부르크 - 낭만의 도시
* 홍콩 - 인공 석림의 도시
* 싱가포르 -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
* 맨해튼 -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도시
* 파리 - 공존의 도시
* 카이로 - 질서와 무질서가 조화된 도시
* 이스탄불 - 충돌과 융합의 도시
* 도쿄 - 소형 도시? 대형 도시?
(빨간색은 저도 가 본 도시)
15개의 도시를 리딩한 결과 저자는 1) 종합적 기능을 발휘해야 하며, 2) 도시 분포는 혼합 구조가 가장 좋으며, 3) 다양성을 담은 콜라주를 모델로 해야 한다며 리딩한 15개의 도시 중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이상적인 도시로, 시카고와 홍콩을 피해야 하는 도시의 형태로 결론 내립니다. 이러한 저자의 결론에 동의하느냐는 읽는 독자의 몫이겠지요.
읽으면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저도 가 본 도시를 리딩할 때는 익숙한 지명들이 반갑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면서 예전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는 등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건축 관련 책이라면 조금은 전문적이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책은 건축학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일종의 건축 에세이라서 저처럼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분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오히려 여행을 많이 다닌 분들(특히 도시 여행)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조만간 러시아 여행 일정을 짜게 될 것 같습니다.
닫기
* 우리가 도시를 읽는 목적은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그 도시의 공동체 의식을 찾기 위한 것이며 이는 모든 이딩의 목적이기도 하다.
* 피겨그라운드 지도란 공간을 차지하는 건축물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도로, 광장, 공원처럼 실체가 없는 도시 공간을 여백 상태로 표시한 것이다.
* 도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평범하고 기본적인 '모체' 건축물이다. 머릿속에 각인된 정보를 통해 도시를 '읽고' 그 도시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랜드마크가 아니라 모체이다.
* 여러 도시를 다녀본 결과 세계 어느 도시도 '순수하게' 기능만으로 지역을 구획한 곳은 없으며, '순수하지 않게' 구획해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능 구획은 상대적이어야 한다. 즉 특정 기능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점을 보이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종합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주거 기능이 있어야 생명력이 강해진다.
* 오스트레일리아 건축사에서 주목할 점은 오스트레일리아 건축의 3대 명작으로 꼽히는 캔버라 오페라하우스와 신국회의사당,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모두 외국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오늘날에는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 핀란드의 휴고 알바 헨릭 알토와 함께 '유기적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이들의 건축철학은 기계보다 자연을, 유행보다 개성을, 물질보다 영혼을 중시하는 것이다.
* 도시는 이렇게 인간이 중심인 주거 공간을 기초로 형성되어야 한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인간 중심의 공간을 없애고, 그곳에 살던 사람을 교외 신도시로 쫓아버리는 방식은 결국 도시의 주인 자리를 무미건조한 고층빌딩에 넘겨주는 꼴밖에 안 된다. 이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품위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Reading City,
건축,
건축가,
도시,
도시를 읽다,
도쿄,
랜드마크,
로스엔젤레스,
맨해튼,
멕시코시티,
모스크바,
모체,
바르셀로나,
브라질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카고,
싱가포르,
이스탄불,
장친난,
카이로,
캔버라,
파리,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피겨그라운드 지도,
홍콩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