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8/26 대상관계이론과 자기심리학(Object Relations and Self Psychology 4th, 2004)
- 2020/07/22 대상관계 심리치료 : 초보자를 위한(The Primer of Object Relations Therapy, 1995)
- 2019/03/17 '사랑'만이 문제일까? : 상담자용 (8)
- 2018/04/08 아기 심리보고서(The Baby in the Mirror, 2008)
- 2017/01/27 정신의학의 역사(History of Psychiatry, 1997)
- 2016/11/10 [서적] 고독의 위로(Solitude, A Return to the Self, 1988) (2)
- 2016/05/08 오픈 소스 통계 프로그램 R 소개 (4)
- 2016/03/04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1956) (8)
- 2015/09/05 대화 기술이 아니라 대화 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다
- 2014/09/20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Reinventing Your Life, 1993) (4)
- 2014/01/18 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2012)
- 2013/05/23 [서적]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Propaganda, 1928)
- 2009/12/13 도박 중독자가 도박에 빠지는 정신분석적 이유 (2)
그 이후에 그래도 2000년도 초에 나온 기초 이론서를 하나 찾아서 읽었는데 그게 바로 이 책입니다. 원래는 학지사에서 출판이 되었는데 번역자가 출판사를 바꿔서 재출간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대상관계이론에 관심있는 초보자가 읽기에 적합한 이론서라고 할 수 있는데 목차를 보면,
1장. 대상관계이론과 자기심리학
2장. 프로이트의 출발점 : 대상관계 및 자기심리학 이론에 관련된 개념들
3장. 멜라니 클라인 : 혁신과 전환의 이론가
4장. W. R. D. 페어베언 : '순수' 대상관계 모델
5장. D. W. 위니컷 : 고유 관점의 소아과 의사
6장. 마거릿 말러 : 개인의 심리적 탄생
7장. 에디스 제이콥스 : 통합모델
8장. 오토 컨버그 : 통합
9장. 하인츠 코헛 : 자기심리학과 나르시시즘
10장. 스티븐 미첼 : 통합관계 모델
11장. 이야기 사례 연구 : 브렌다
보시는 것처럼 대상관계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주요 이론가에 대해서는 거의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서론 -> 중심 개념 -> 발달 단계 -> 병리 -> 치료 -> 사례 연구 -> 평가와 비판 -> 토의할 질문들 -> 참고문헌의 순서로 정리되어 있어 각 이론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읽기에도 좋습니다.
개론서인만큼 각 이론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개념을 잡기에는 꽤 괜찮은 책입니다. 저자인 Michael St. Clair도 신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고 번역자인 안석모 교수도 감리교 목사이자 감리교 신학대 목회상담학 교수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도 대상관계이론서들을 목회상담 분야에서 많이 번역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상관계이론에 관심있는 임상가들은 이 책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인 감을 잡은 뒤 자신에게 맞는 이론가를 택한 뒤 거기서부터 공부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가격도 18,000원이니 비슷한 판형과 두께의 심리학 서적에 비해 합리적으로 책정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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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심리 구조의 형성을 대상과의 관계가 내면화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 대상관계 이론가들과 자기심리학자들은 병리 현상을 심리 내부의 다른 곳에서 찾아내려 한다. 심리적 혼란은 자기 및 심리 구조에 손상이 간 것으로 여겨진다. 발달 초기의 결손이 응집적 자기의 형성을 방해하고, 심리 구조의 통합을 저해한 것으로 본다.
* 아이들이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에 이룩하는 대상관계 상의 내적 세계에 대한 설명이 클라인이 이룬 아주 중요한 업적이다.
* 클라인의 심리학은 사람들의 상호작용 안에 나타나는 생물학적 욕동을 강조하기 때문에, 자아 중심적인, 즉 부모의 역할보다는 정신적 판타지 안에서 표현되는 욕동의 역할을 더 강조하는 심리학이 되었다.
* 클라인은 대상없이도 본능이 존재한다는 프로이트의 개념을 비판하였다. 클라인은 모든 충동과 본능은 대상과 묶여 있다고 보았다. 욕동은 관계적인 것이다 .
* 클라인 학파가 말하는 내적 대상은 외적 대상보다 원초아를 더 많이 반영하며, 클라인 학파가 말하는 내적 세계는 실제의 외부세계보다도 유아의 감정에 의하여 변형되는 외부세계의 모습을 더 많이 반영한다.
* 클라인에게 있어 대상관계는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한다. 최초의 대상인 젖가슴과의 관계 및 그 관계를 어떻게 경험하느냐 하는 것은 자아와 초자아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초자아는 거칠고 매우 이른 시기에 나타난다는 클라인의 관점은(당시에 지배적이었던 프로이트의 관점과는 반대였다) 아이들과 행한 놀이치료를 통해 생겨났다.
* 편집-분열적 자리의 시기 동안 유아가 자기 자신의 파멸을 두려워하였다면, 이제 우울적 자리에서의 유아는 좋은 대상이 위험에 처하게 됨을 걱정한다.
* 클라인은 환경이나 그 환경에 존재하는 좋은 대상에 의하여 좌절이나 불안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의 여지를 별로 두지 않았다. 그녀가 강조하는 것은 판타지 및 내적 대상의 형태로 존재하는 분능이었다. 치료란 내면화된 대상 및 내적 박해자의 포악함을 조정하고, 어떤 종류의 불안들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치료의 과정은 전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치료 중의 전이(transference)는 과거의 관계적 경험 속에 포함되었던 판타지, 두려움, 그리고 감정들이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 클라인은 아주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현실과 온전한 접촉을 갖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 페어베언은 대상관계에 대하여 저술한 사람들 중 가장 '순수한' 대상관계 모델을 제시하였다. 말하자면 생물학적인 면을 강조하지 않고 오로지 순수하게 심리적인 모델을 제시하였다.
* 페어베언은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리비도는 대상 추구적이며 매우 뚜렷한 목표 지향적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그 대상이란 언제나 인간이다.
* 페어베언은 인간 행동의 동기를 자아가 대상과 관계 맺기를 갈망한다는 것에서 찾았다.
* 심리 구조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역동적 자아이다. 심리 갈등은 자아와 원초아의 충동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의 내적 대상들과 자아의 각기 다른 부분들 사이에 존재한다.
* 페어베언은 나쁘거나 불만족스러운 대상만이 내면화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외부 현실에서도 유아가 활용 가능한 그런 좋은 대상을 구태여 내면화할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멜라니 클라인은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 모두가 내면화된다고 주장하였다.
* 치료란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이고 온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페어베언은 말한다. 치료의 목적은 무의식으로부터 나쁜 대상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 페어베언의 가장 큰 공헌은 '자기'가 비인격적 본능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화된 대상 관계들 속에서 나타나며, 이런 과정이 매우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는 것을 규명하려고 노력한 점이다.
* 위니컷은 자기 형성을 설명함에 있어 부모라는 환경을 강조하였다. 그는 환경이 충분히 좋을 때에 유아의 성숙 과정이 촉진된다고 본다.
* 환경이 아기에게 맞춰 줌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위니컷은 참자기(true self)와 거짓자기(false self)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참자기는 나의 세계와 나 아닌 세계가 분명하게 확립될 때 이루어진다. 거짓자기는 매우 이른 대상관계의 시기에 충분히 좋은 양육이 존재하지 않아 엄마가 아기의 전능감에 부응해 주지 못하고 그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 발생한다.
* 위니컷이 대상관계이론에 끼친 공헌 중 가장 뚜렷한 것은 중간대상(transitional object)이라 개념을 제공한 것이다. 이것은 주관적 대상과 진정한 의미의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단계의 경험을 의미한다. 그것은 최초의 '내가 아니 나 밖의 소유물(not-me possession)'이다. 흔히 나타나는 중간대상으로는 부드러운 이불(스누피에 나오는 '라이너스의 담요'를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다)이나 천 조각이 있다.
* 위니컷에게 치료행위란 초기의 양육 과정을 재연하여 진실되고 건강한 참자기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란 잘 조정된 퇴행의 과정이다.
* 말러는 초기의 공생적 상태와 분리의 과정, 그리고 개별화 과정 중에 겪게 되는 미해결된 위기와 그 잔재들이 일생에 걸친 관계들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 개별화란 좀 더 초기의, '내가 존재한다는(I am)', 즉 존재에 대한 느낌이며 내가 하나의 실체라는 느낌이다. 반면에 정체성은 그 이후에 달성되는 '내가 누구인가(who I am)'라는 인식이다.
* 말러에 의하면, 치료는 대상이 아동이든 성인이든 간에 환자의 발달상 결핍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므로 환자로 하여금 발달의 초기 단계들을 다시 경험하게 함으로써 환자가 더 높은 수준의 대상관계에 도달하도록 도울 수 있다.
* 영국 학파에는 클라인, 페어베언, 위니컷, 해리 건트립이 속해 있다.
*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의식적이고 유아적인 환상을 합리적으로 재가동시키는 것도 아니며, 그것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의 촉진적인 인간적 환경이다. 그들은 거기서 실질적이며 의미있다고 느껴지는 경험을 가지며, 좀 더 진정한 정체성의 감각과 자기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키고 싶은 것이다.
덧. 이 책은 제가 보관하면서 가끔씩 참고할 예정이므로 북 크로싱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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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에 권석만 선생님의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이론(2012)'을 소개하면서 그 포스팅 말미에 대상관계이론을 접목하고 싶다는 제 욕심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공부의 시작으로 읽은 첫 책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번역 제목에 낚였습니다. ㅠ.ㅠ
'초보자를 위한 대상관계 심리치료'라는 제목만 보면 대상관계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싶은 초보 현장 임상가에게 딱인 것 같지만 내용은 전혀 아닙니다.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주 대상이 학부생과 대학원생이거든요. 거기에 일부 관련 영역의 수련 임상가가 포함될 뿐입니다.
이 책은 Jill Savege Scharff, David E. Scharff 부부에 의해 씌여졌는데 이들은 모두 영국 대상관계이론의 흐름을 따르는 분석가들입니다. 서문에도 나와있지만 미국에서 순회 세미나를 이끌면서 기본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들에 대한 Q&A 형식으로 짤막하게 답변을 정리한 게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구성이 다소 산만하더라도 핵심을 꿰뚫고 있다면 상관없지만 일반적인 대상관계이론을 다룬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국 대상관계이론과 비교해서 설명한 것도 아닌데다 대상관계의 대가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도 아니어서 대상관계이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나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주 독자층인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에게는 맞지 않는 수준이 되는거라서 '대체 어쩌라고!'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책은 대상관계이론(특히 영국 대상관계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며 이 책을 번역한 한국심리치료연구소에서 강의를 듣거나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에 가깝습니다. 대상관계이론에 대한 문외한인 제가 영국 대상관계이론을 이해할 리가 만무하지요.
또 한 가지 문제는 이 책이 나온 시점이 1995년이라는 겁니다. 출판된지 무려 25년이나 지난 책입니다. 입문서이니 상관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최신 지견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으리라는 건 짐작하실 수 있겠죠. 게다가 이 책 안에 DSM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DSM-IV도 아니고 무려 DSM-III-R 버전입니다;;;;
이 책의 우리나라 출판 연도인 2008년에 제가 하나의학사에서 출판한
'프로이드와 인간의 영혼(2001)'을 악평하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책도 독서 의욕을 꺾는 하나의학사만큼이나 디자인이 조악합니다. 한국심리치료연구소는 대부분의 책을 자체 출판하는 것 같은데 연구소와 관련된 분들만 사라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90년대 사상서 디자인에서 한걸음도 못 나간 것 같습니다. 게다가 230페이지 밖에 안 되는 책이 15,000원(5% 할인하여 14,250원)이나 합니다. 분량으로만 책값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 책 다음으로 읽은 박학사의 '대상관계이론과 자기심리학(2004)'이 350페이지에 18,000원이니 대충 비교해봐도 터무니 없는 가격입니다.
첫 책에 워낙 실망했기에 앞으로도 한국심리치료연구소의 책들은 믿고 거르게 될 것 같습니다.
덧. 개인적으로 다시 볼 것 같지 않아서 전공서로서는 드물게 북 크로싱 할 예정이니 필요한 분들은 구매하지 마시고 국민도서관을 통해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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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관계란 심리내적 차원과 대인관계적 차원 모두를 일컫는 포괄적인 전문 용어이다. 대상관계는 성격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 자기라는 용어는 자아와 내적 대상들이 매우 독특하고 역동적인 관계로 조합된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무의식이 자아의 일부라고 보는 반면, 프로이트는 자아와 분리되어 그가 이드라고 부른 인격의 한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았다.
* 7세경에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어떻게 해소되는가가 성격 구조의 성질을 결정짓는다.
* Bion은 유아가 근본적으로 압도적인 성질의 불안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모성 기능의 측면을 '담아주기'라고 불렀고, 따라서 엄마를 담아주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 담아주기와 안아주는 환경은 어떻게 다른가?
: 위니캇은 엄마와 유아 사이의 영역에 관심을 둔 반면, 비온은 유아의 불안을 처리해주는 엄마의 마음속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위니캇이 말하는 '안아주는' 이라는 용어는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외적 과정을 말하는 반면, 비온이 말하는 '담아주기'는 생각 안에서 발생하는 내적 과정을 말한다.
* 영국 대상관계 이론은 투사적 동일시를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편집증 환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일 수도 있고 병리적일 수도 있는 과정으로 보았다.
* 치료자가 들어야 할 과거의 이야기는 현재의 관계와 경험 속에서 표출되는 내적 대상관계들과 연관된 것이어야 한다.
* 우리는 환자의 전이에 의해 자극되는 역전이의 경험은 두 종류로 구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환경적 역전이(contextual contertransferences)와 초점적 역전이(focused countertransferences)이다. 환경적 전이란 치료자가 제공하는 치료적 공간에 대한 환자의 반응, 즉 '환경 엄마'에 의해 제공된 돌봄에 대한 반응을 말한다. 초점적 역전이란 환자가 유아기에 직접적인 관계를 맺었던 대상 경험을 치료자에게 전치시키는 감정, 즉 유아 시절에 경험했던 '대상으로서의 엄마'에 대한 반응을 말한다.
* 대상관계 이론의 용어에서 전이는 투사적 동일시와 같은 것이다. 치료자는 그에게 투사된 대상의 일부 또는 자기의 일부와 동일시되며, 따라서 내적 대상관계는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서 재창조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것은 재작업될 수 있다.
* 대상관계 심리치료사로서 당신은 무엇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가?
: 대상관계 심리치료사로서 우리는 통찰, 심리적 자질, 그리고 역전이에서 경험하는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그것의 의미를 해석의 양태로 되돌려주는 일의 중요성을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성숙과 성장 그리고 발달 과정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는 심층적 재구성 없이 증상만을 제거하는 것에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 당신은 증상을 어떻게 보는가?
: 증상은 수용할 수 없는 관계 방식과 현재 관계에서 요구되는 것 사이에서 발생한 타협으로 보인다. 증상 제거는 대상관계 심리치료의 목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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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들 중 대다수가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거니와 대부분의 상담자들은 수련 과정의 특성 상 내담자의 문제가 대인 관계에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인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가능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자세로 탐색해봐야 합니다. 또한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프로이트가 한 말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는 모든 인간의 문제가 '일'과 '사랑'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랑'의 대상을 배우자, 가족, 자녀, 친구 등으로 넓힌다면 결국 대인 관계 문제라고 할 수 있을텐데 과연 대인 관계 문제만 갖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가 얼마나 될까요?
또래 관계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와도 공부가 잘 되고 성적이 잘 나오는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학교 생활을 버티어 냅니다. 마찬가지로 대인 관계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담실 문을 두드리지만 자신의 전공에 만족하는 대학생이 많지 않죠.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는 차근차근 살펴봐야겠지만 내담자가 '사랑'이 문제라고 호소한다고 해서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됩니다. 당연히 다음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성적은? 전공은? 회사일은?
'일'이 잘 된다고 '사랑'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지만 '사랑'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일'도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게다가 '사랑' 문제는 상담실에 내방했을 때 쯤에는 꽤 오랜 시간 진행되어 대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쉽게 풀어내기 어려우며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많지만 '일' 문제는 의외로 단기 상담에서도 쉽게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으로 다룰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다못해 진로 적성 검사 결과만 갖고 코칭을 해도 좋아지기도 하죠.
그러니 '사랑'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내담자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초반에 '사랑'과 함께 '일'도 함께 확인하는 걸 습관화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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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영국의 발달 심리학자인 찰스 퍼니휴(Charles Fernyhough)가 자신의 딸 아테나의 실제 성장 과정을 바탕으로 쓴 관찰 보고서입니다.
0세에서 3세까지 인간의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언어를 포함한 인지, 감정 및 정서의 발달, 사회적 상호작용의 형성 과정을 자애로운 아버지의 시각과 꼼꼼한 발달 심리학자의 관점을 접목하여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피아제, 프로이트, 보울비, 블룸, 아인스워스 등 걸출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딸 아테나가 보인 반응을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현장의 임상가나 심리학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를 임신 중이거나 가질 계획이 있는 예비 부모들을 위한 책에 가깝습니다.
과학적인 내용을 쉽게 쓰기도 했거니와 딸에 대한 사랑을 담뿍 담아 쓴 책이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절로 아빠 미소가 나오는 에세이집 같은 느낌입니다.
이 책을 번역한 고빛샘 선생님이 심리학 전공자여서 그런지 번역도 아주 깔끔하게 되었습니다. 읽는데 전혀 거리끼는 용어가 없습니다.
예전에 소개드린 폴 블룸의 '데카르트의 아기(2004)'가 너무 딱딱한 책이어서 조금 말랑한 책이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제 기대보다 훨씬 말랑한 책이었네요. 물론 그래서 더 편하게 읽기는 했지만요.
참고로 발달 심리학 지식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전적 지식을 원하는 분은 이제는 아주 구하기 어렵게 되었지만 뉴스위크지의 특별호인 '귀여운 우리 아기 : 0세부터 취학전까지 최신 육아법' 시리즈를 읽으세요. EBS 다큐프라임팀에서 엮어낸 '아이의 사생활(2009)'도 아주 좋고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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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전도 관찰에 따르면 태아는 항상 렘수면 상태라고 한다. 이는 출산 이후 이어질 감각 폭격에 대비해 뇌를 준비시키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 갓난아이의 뇌전도는 성인과 달리 각성 상태일 때와 수면 중일 때 모두 활성화되어 있다. 그래서 신생아들은 깨어 있는 동안이든 잠자는 동안이든 주변의 자극이나 정보에 매우 민감하다.
* 맛에 대한 기호는 대개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에 확립된다.
* 생후 초기 몇 달 동안 지각 자극을 점진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면 아기의 두뇌는 시각 배선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기가 시력이 미발달된 상태로 태어나는 것은, 초기의 상세한 자극 유입으로 뇌가 과부하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자극이 너무 적게 유입되면 뇌는 꼭 필요한 신경을 발달시키지 못할 것이다.
* 신생아에게서는 사물의 특성에 대한 정보처리능력보다 사물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처리능력이 먼저 발달한다.
* 신생아들은 가만히 있는 얼굴보다 천천히 움직이는 얼굴에 더 눈길을 준다. 아기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면 아기 앞에서 얼굴을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보라.
* 발달은 중심에서 바깥,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아기는 얼굴 근육을 가장 먼저 통제할 수 있으며 발가락을 가장 마지막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 언어 학습의 결정적 시기는 생애 초기 6~7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견해이다.
* 최근 들어 심리학자들은 과거의 생각/감정과 현재의 생각/감정을 통합시키는 마음의 능력이 기억상실 상태인 신생아기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아기를 구분해주는 기준점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것을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 이름 붙였다.
* 심리학자이자 동물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는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해주는 것이 바로 자신이 지향하는 바(지향성)를 타인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라고 제안했다. 침팬지는 인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의도를 보여주고자 하는 동기를 느끼지 못한다.
* 부모를 속이려는 아이들의 행동은 마음의 작용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아이가 속임수를 쓸 줄 안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3살에서 4살로 넘어가는 시기는 마음 읽기 능력이 급작스레 발달하는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연속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즉 과거의 자신이 어떻게 해서 현재의 자신이 되었는지에 대해 타당한 이야기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 역할극을 하면서 노는 데 익숙한 아이는 사회적 상호작용도 더 활발하고 원만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 아이들은 자신이 들었던 소리를 실제보다 더 짧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내면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아직 멀었어?”라고 연신 물으며 부모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사실 너무 빠른 생체 시계를 가지고 있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 학자들은 아이를 잃은 부모들을 상대로 한 면접을 통해 과거를 추모하는 것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추모하는 것이 훨씬 더 고통스럽고 힘겹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나간 것에는 끝이 있다. 하지만 일어났을 수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미래의 일에는 끝이 없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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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학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학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이죠.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쇼터가 의학의 사회적 변천과 추이를 탐구하는 대표적인 의학사학자입니다. 쇼터는 의학사 뿐 아니라 의사-환자의 관계 변화, 정신약리학의 역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토론토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이 책으로 캐나다 왕립협회의 제이슨 A. 헤나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정신의학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직선적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의학의 흐름을 서술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인의 수용소에서 프로작의 시대까지' 그리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저만 재미있을지도;;;;).
에드워드 쇼터는 이 책에서 18세기 말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는 200여 년의 기간 동안 정신의학이 겪은 세 차례의 격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첫 번째 격변기는 1세대 생물정신의학이 자가당착에 빠지던 19세기 말이며, 두 번째 격변기는 일대를 풍미하던 정신분석이 몰락하던 20세기 중반 이후, 마지막으로 세 번째 위기는 정신약물학의 발달로 인해 마음의 병이 신체적 질병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신과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1990년 대입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광기의 역사'에서 푸코가 주장했던 '대감금' 현상이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것이었다는 반론을 당시 통계와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펼치는 곳이었습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특히 임상심리학) 전공자라면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심리학도가 심리학사를 당연히 공부하듯이 특히 임상심리학자라면 이 책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총 655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책이며 주석만 해도 1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지만 술술 읽힙니다(저를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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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말 이전까지 정신과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 푸코는 정신의학이 국가권력에 의해 발명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 통제가 강력했던 독일에서도 19세기까지는 정신과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 1960년대 학계의 유행으로 회자되었던 바와 같이, 정신병자들은 자본주의에 저항해서 혹은 가부장제에 반기를 들거나 사회질서를 소란케 했다는 이유로 감금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 미셀 푸코는 '광기와 문명'에서 17세기 광인들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자로 예찬받았다고 기술했다. 푸코는 정신의학의 역사를 속죄주의로 편향되도록 몰아가는 데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저서이다. 본서의 저자인 쇼터는 푸코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 1808년 레일은 새로운 전문분야를 칭하는 단어인 정신의학, 혹은 Psychiaterie라는 말을 만들었고, 1816년 Psychiatrie로 줄였다.
* 놀라운 것은 도덕치료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아니고, 이 치료 원칙이 가까운 장래에 수용소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 신경과학적 시각은 생물정신의학이라 불리게 되었고, 사회에 중점을 두는 시각은 질병의 '생물-정신-사회적' 모델을 낳기에 이르렀다.
* 중요한 것은 초기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병이 기질적 원인일 것이라는 매우 직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환자의 고통이 너무나 강렬하고 환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괴이한 데다 체질 또한 극심하게 변질되기 때문에 이를 뇌와 연관시키지 않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 정신의학 탄생의 순간부터 유전론은 존재하고 있었다.
* 정신의학은 탄생 시초부터 신경과학이라는 한쪽 날개와, 정신사회적 관점이라는 다른쪽 날개로 비상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쪽 날개의 힘이 약해지면서 균형을 잃고 19세기 내내 생물학적 정신의학기 득세를 하게 되었고, 이는 에밀 크레펠린의 시대로 이어지게 된다.
* 정신의학이 물려받은 유산의 핵심인 수용소 정신의학은 애초에는 선의로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환자로 인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었다.
* 19세기에 수용소 환자가 급증하게 된 현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기존의 환자가 '재배치된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환자가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 18세기 이전 영국에는 수용소라는 것이 아예 없었고, 유럽 대륙도 19세기 이후에야 수용소가 만들어졌다.
* 수용소 입원이 증가한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가족이 정신질환을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데에 있다. 가정에서 치료하던 정신질환자들이 이에 수용소로 위임된 것이다.
* 19세기 동안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정신질환은 신경매독이었다.
* 수용소 초만원 사태를 초래한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알코올 관련 환자의 급증에 의한 것이다.
* 정신분열증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 하더라도 그 근거는 잠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동안만큼은 확실히 증가했었음을 보여주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 1900년 즈음 정신과 의사의 지위는 맨 밑바닥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 정신의학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려던 초창기 시도는 수용소로 인해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용소 밖에 있던 정신과 의사들은 신경과학을 응용하여 환자 치료에 적용하려 했고, 이들이야말로 '1세대 생물정신의학자'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1세대 생물정신의학도 실패하게 되는데, 정신질환의 생물학적 유전학적 뿌리를 드려내려던 야심찬 시도가 '퇴행성'이라는 도깨비 같은 이론으로 종말을 맞았던 것이다.
* 1세대 생물정신의학은 교육의 필요성과 과학에의 호기심이 동시에 작용하여 추진되었던 것이다.
* 그리징거는 1세대 생물정신의학의 대표적 인물로서 생물정신의학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병원 정신과의 근대적 모델을 창립한 사람이다. 그리징거에 의하여 대학 정신의학이 수용소 정신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 마이네르트는 선구자였다. 1868년 그가 일깨운 것은 정신의학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새롭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증상을 분류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정신질환의 근저에 있는 해부학적 원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네르트의 과업은 1세대 생물정신의학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음을 뜻하는 신호였다. 즉, 해부학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1880년대 이후로 정신의학을 현미경으로 연구하려는 광적인 열풍이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대학들을 휩쓸었다.
* 영국 정신의학의 아킬레스건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만 있고 과학 연구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 미국 정신의학 발달의 특징은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어 있는 형식이어서 유럽 대륙 모델과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 19세기 정신과 의사들은 뇌에 관한 유전학과 생물학을 현대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선구자들이었다.
* 특정 질병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내려가면서 크기가 확장된다(삼핵산 반복 변이).
-> 삼핵산이 특정 염색체 상에서 반복 변이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fragile X syndrome, 헌팅턴 병, 근이양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 세대를 통해 가중되어 물려받음으로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유전적 운명이라는 의미의 퇴행이론은 정신의학 내부에서 비교적 빨리 소멸되었다. 벨 에폭 시대가 다가오자 퇴행이론은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 한물간 것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1933년 이후부터 퇴행이론은 나치 이데올로기의 공식 얼굴이 되었다.
* 1세대 생물정신의학의 죽음은 실은 나치 출현 이전에 이미 임상분야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연구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때 획기적인 것으로 여겼던 뇌해부학에 그저 단순히 흥미를 잃어갔던 것이다. 이제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질병을 횡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적으로 설명하는 시각이었다. 이 새로운 종적 방식을 도입한 대표적인 인물이 에밀 크레펠린이다.
* 정신질환의 귀추를 지켜보는 것, 이 귀추에 근거해서 질병을 감별하는 것이 크레펠린주의적 대변혁의 본질이었다.
* 원인이 아니라, 예후라는 단어야말로 크레펠린을 이해하는 핵심 단어이다.
* 1899년 제 6판에서 크레펠린의 생각은 최종적인 형태에 달하여, 이것 이후에 우리 시대 국제정신의학의 권위적 지침이 된, 미국 정신의학회의 DSM의 질병 분류 근거가 되었다.
* 스스로를 크레펠린의 충실한 제자라고 자처하는 오이겐 블로일러가 조발성 치매 대신에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 '크레펠린주의'의 마지막 주안점은 모든 정신과적 판단은 '의학적 모델'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후세에 나타나 크레펠린 모델과 갈등하게 될 '생물-정신-사회적 모델'과의 뚜렷한 구분이 이때 그어진 셈이다.
* 영국 정신의학의 자랑거리가 환자를 묶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면, 프랑스 정신의학은 증상과 적용 기준에 근거해 세심하게 개인별로 적용하는 온천치료가 자랑거리였다.
* 1883년 이후부터 베르넹은 비 최면 암시의 효과에 대해 널리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근대 의학적 정신치료가 시작된 시점이다.
* 분석의 바람이 휘몰아치자 정신의학계 내에서는 거대한 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정신의학이 오래전부터 심리학이 아니라 생물학을 지향해 왔기 때문이었다. 막판에 정신분석이 승리하게 된 이유는 프로이트 이론이 탄탄했었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 의원들이 번성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 정신분석은 정신의학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정신병자로 꽉 찬 수용소라는 공간에서부터 일상 생활의 문제인 신경증으로의 전환을 의미했던 것이다.
* 중앙유럽 정신의학계에서 정신분석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세 방향으로부터 일어났다. 첫째, 의사-환자 관계에서 심리적 측면에 더 심세하게 반응하기 위해서, 둘째,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끝으로 공공의료 분야에서 정신분석을 도입하려 했던 이유는 치료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 미국 정신분석에서 정통이라 함은 '자아 심리학'으로서, 프로이트가 1923년 처음으로 정신의 구조에 관해 고안한 이론이었다. 프로이트의 딸 안나가 자아 심리학의 기수가 되었다. 미국의 자아 심리학은 성에 초점을 맞춘 이드 심리학에서 벗어나 성인 환자의 사회적 적응 부담에 초점을 맞추었다.
*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은 역동 정신의학을 정신의학의 선도적 경향으로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 엘렌버거(1955)
* '정신분열증을 만드는 어머니'(가정에서 지배적이고 동시에 과보호적이며 기본적으로는 거부하는 어머니가 자식을 정신분열증으로 만든다는 이론으로, 이 이론을 필두로 하여 모든 정신질환과 성격장애, 심지어 동성애조차도 그 원인을 어머니 탓으로 돌리는 소위 엄마 사냥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라는 악명 높은 주제에 관한 프롬 라이히만의 저서가 1948년 출간되자, 미국의 어머니들은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 정신분석가들이 정신의학계를 지배하려고 공들였던 노력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모순적인 사실 하나는, 지난 100여 년간 정신의학의 지적 핵심에 자리잡고 있던 진단분류법을 멸시했다는 점이다.
* 쇼크요법은 정신의학이 신경학의 그늘을 벗어나는 시점을 나타내는 이정표로 이해된다.
* 정신의학 역사상 나라마다 자신의 뚜렷한 족적을 남겨 왔다. 독일은 1차 생물정신의학의 기반을 마련했고, 프랑스는 치료적 수용소를 열었다. 미국은 정신분석을 한껏 꽃피우게 했고, 나중에는 2차 생물정신의학 시대를 열었다. 영국이 전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은, 정신질환의 기저에는 인간관계의 폐해가 깔려 있다는 이론이었다.
* 치료적 공동체는 한쪽 극단인 정신분석과 다른쪽 극단인 수용소 보호관리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고자 했던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 낮 병원 운동의 의의는 주요정신질환의 치료 장소를 수용소에서부터 지역사회로 옮기려 한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이다.
* 클로르프로마진이 정신의학계에 일으킨 혁명은 페니실린이 의학계에 등장했을 때와 비교할 수 있다.
* 정신의학계 최초의 이중맹검 대조법이 1952년 모겐스 쇼우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 이미프라민은 정신의학 역사 상 첫 우울증 특효약으로 등장했다.
* 탈기관화는 반정신의학 운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은 이차 생물정신의학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의사들은 치료할 수 없는 진단명보다는 치료 가능한 진단명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 정신의학의 주된 관심사가 19세기에는 입원한 정신병 환자였고, 20세기 초에는 외래 신경증 환자였다면, 20세기말에 이르러서는 과거에는 병이라고 간주하지 않았던 상태 혹은 가정의가 보았어야 할 그러한 상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던 것이다.
* 동성애자와 베트남 참전 군인의 전례가 심어준 것은 정신과적 진단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인식이었다.
* 정신분석의 쇠락은 특히 "생물-심리-사회" 모델 분야에 혼란을 가중시켰는데, 이 분야는 그때까지도 심리 영역의 대부분을 프로이트 이론을 차용해 설명해 왔기 때문이었다. 프로이트 분석이 아니라면 다른 그 무엇으로 정신치료를 할 것인가? 대안적 정신치료로 대두된 다른 방식 거의 모두가 효과 면에서는 비슷비슷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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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걸출한 정신분석가 앤서니 스토의 역작인 이 책은 고독의 미덕을 알려주는 고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맥이 곧 능력이며, 대인 관계 맺기는 사회 생활의 기본이고, 폭넓은 관계가 아니면 문제 있는 걸로 보는 요즈음의 사회에서 스토는 고독이야말로 창의성의 원천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제가 기대했던 책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고독은 'A Return to the Self'의 필수 조건이며 외로움이라는 것이 모든 인간이 반드시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니라는 걸 역설하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스토는 수많은 정신분석학자, 예술가, 철학자들이 말년에 고독 속에서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 몰입하면서 행복을 느꼈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고독의 가치가 창의적 결과물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가 고독을 변명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독은 자신과의 대화이고 그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해주는 통로인데 스토는 그런 시각으로 고독을 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초반부에서 다루었던 '지금 우리가 고독해야 하는 이유', '혼자 있는 능력', '혼자서만 느낄 수 있는 충족감' 정도만 다루었으면 좋을 법한 책이어서 더욱 아쉽습니다.
기대와 많이 달라서 그런지 마음으로 추천드리기는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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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은 자기 분석 과정을 통해 청년의 임무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세상에서 자리를 잡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인 반면, 중년의 임무는 한 개인으로서의 자신만의 특성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것임을 확신했다.
* 위니캇은 아이가 처음에는 엄마가 가까운 곳에 있는 상태에서, 그 다음에는 엄마가 가까운 곳에 없는 상태에서도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울 때 자기 내면의 진짜 느낌과 접촉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 또한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엄마가 가까운 곳에 있을 때 그리고 나중에는 엄마가 없을 때도 스스럼없이 아이가 편안하게 혼자 있을 수 있어야만 다른 사람의 기대나 강요에 관계없이 자신이 정말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혼자 있는 능력은 자아 발견과 자아실현, 즉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욕구와 느낌과 충동을 인식하는 것과 관련된다.
* 매슬로우는 창의적인 태도와 절정 경험을 하는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리고 신경증이라는 문제로부터, "어린 시절의 오랜 여파"로부터, 구속과 의무와 두려움과 희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 나는 '치료의 개념'이라는 글에서 정신분석을 할 때 신경증 환자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요소는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사고 체계를 갖추는 것이며, 두 번째 요소는 환자가 다른 사람과 유익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두 가지 요소 모두 우리 삶의 일부이지만,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주로 인간관계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 하며 또 다른 사람들은 흥미, 믿음, 사고의 형태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 한다.
* 원시 사회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이나 다양한 견해가 좀처럼 고려되지 않았다. 집단 연대 유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에서는 독창성이 질식당할 수 있다. 브루노 베델하임은 키부츠(이스라엘의 생활공동체)에서 자란 이스라엘의 청소년들을 연구했고, 집단 감정의 공유에 높은 가치를 두는 환경이 창의성을 해친다는 결과를 얻었다.
* 융은 프로이트의 태도에 대해 주체가 객체를 찾고 객체를 향해 움직이는 것으로 인식하는 외향적 태도라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반면 아들러는 주체가 자율과 독립을 확립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주체는 객체에게서 멀어진다고 생각하는 내향적 태도를 취한다.
* 다른 사람들에게 과잉 적응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외향적인 사람은 고독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또한 어린 시절의 분리되고 고립된 경험 때문에 제대로 내면의 성장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위안을 얻는다는 얘기도 했다. 이제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창작 과정은 개인이 우울증에 짓눌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음을 말하려 한다. 창작 과정은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지배한다는 느낌을 되찾게 해주며, 사별로 자아에 상처를 입거나 인간 관계에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증에 빠질 때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게 해준다.
* 다카우와 부헨발트의 강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베텔하임은 그곳에서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삶을 포기하고 죽은 수용자들은 개인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 사람들, 그들의 인간성을 박탈하고 그들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이들의 목적에 굴복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애정 어린 유대 관계를 이루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대상에 관심을 갖는 것도 단순히 성 에너지와 목표의 파생물이나 부산물은 아니다. 관심사 역시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을 인지하고 정서적인 고리를 형성하는 선천적인 성향의 표현이며 인간 발달의 중요하고 독립적인 면이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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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실상(?)이 많이 알려졌지만 제가 학부 때만 해도 심리학은 프로이트만을 공부하거나 혹은 전공 후 미아리에 돗자리를 깔아야만 하는 분야로 오해받는 분위기였지요. 대부분 사회과학대학도 아닌 인문대학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들어오자마자 통계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가 피눈물을 삼키는 심리학도들이 많았죠(저도 물론 그 중 하나. ㅠ.ㅠ).
심리학 공부를 하려면 연구 방법론을 익히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에 통계학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통계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요새는 SPSS로 통일이 된 듯 하지만 제가 공부할 때는 SAS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SPSS나 SAS는 상업용 패키지 프로그램인데다 엄청나게 고가라서 학생 신분(뿐 아니라)으로 구매해서 사용할 수는 없어서 심적인 부담을 무릅쓰고 어둠의 경로를 통해 구해서 몰래 사용해왔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통계 프로그램인
R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라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R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의 Ross Ihaka와 Robert Gentleman이 통계 분석 언어인 S를 근간으로 개발한 분석 프로그램이자 언어로 Data Mining, Machine Learning 등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아직까지는 SAS, SPSS 능통자를 우대하는 분위기이나 학교 장면에서는 이미 R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고 오픈 소스 프로그램의 강점을 잘 살리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R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통계 프로그램이자 동시에 프로그래밍 언어이기 때문에 새로운 통계 방법을 언제든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지금도 계속 새로운 패키지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이런 속도와 융통성이 고가의 상업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장점이죠.
다만 상업용 프로그램처럼 마우스 클릭으로만 사용할 수 없고 프로그래밍을 하듯이 명령어 입력을 해야 해서 초기에 진입 장벽이 좀 높은 것이 단점입니다. 저는 어차피 SPSS/PC+로 통계 프로그램에 입문했기 때문에 코드 입력 방식에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만....
저도 아직까지는 SPSS, AMOS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R을 알게 된 김에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공부하면서 도움이 되는 정보나 분석 방법 등에 대해 시간나는대로 조금씩 포스팅하겠습니다.
R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R의 공식 사이트이자 성지라고 부를 수 있는 보고 : https://www.r-project.org/
* R을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는 국내 경로 : http://cran.nexr.com/
* R을 이용한 프로젝트 리스트 : https://cran.r-project.org/web/views/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창업지원을 받은 (주) 센소메트릭스의 조완일 대표이사가 작성한 R의 설치 및 기본 사용법 파일(PDF)을 올려 드립니다. 이것만 다 익히셔도 기본적인 사용은 하실 수 있으니 차근차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자세한 공부는 좀 더 comprehensive한 책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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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정신분석가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대표작,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입니다.
이 책의 제목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처럼 '사랑의 기술 = 연애의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전 학부 때 대학생이 꼭 읽어야 할 고전 100선 같은 걸 치기에 의해 섭렵하던 그 당시 주마간산 격으로 읽기는 했지만 제 기억 속의 이 책은 역시나 연애의 기술 같은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아니 내가 왜 이 책을 연애의 기술이라고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황당함과 낯뜨거움마저 느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해 보자면 이 책에 대한 선입견은 어느 정도 조장된 면이 있습니다. 당장 이 책을 출판한 문예출판사가 띠지에 홍보 문구로 삽입한 내용마저도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필독서'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당연히) 연애의 기술을 다룬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문구가 2장. 사랑의 이론 첫 페이지에 나옵니다. 그건 바로 '사랑, 인간의 실존 문제에 대한 해답'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사랑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의 의미, 더 나아가서 삶의 의미, 실존의 의미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즉 삶에 대한 책인 것이죠.
이 책의 머리말에서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 대한 편리한 지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실망할 것이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위에서 말한 성질들이 희귀한 문화에서는 사랑하려는 능력을 획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사랑을 목놓아 부르짖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는 능력을 얻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나 봅니다. ㅠ.ㅠ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있는 삶이냐에 대한 답을 사랑에서, 그것도 심리학적 의미에서 찾는다는 관점에서 이 책을 저는 심리학 서적으로 분류했습니다. 무려 60년이나 된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통찰로 가득찬 책입니다. 굳이 심리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저처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읽은 분들은 더더욱)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 내용 중에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은 에리히 프롬이 성서를 인용하면서 동성애를 양극화된 결합의 성취에 실패한 일탈로 간주하는 대목 뿐입니다. 에리히 프롬이 활동하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적잖이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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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 나는 전에, 프로이트가 성욕을 사랑과 합일의 요구가 나타난 것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사랑에서 성적 본능의 표현 - 혹은 승화 - 만을 보려고 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잘못은 더 심각한 것이다. 그의 생리학적 유물론과 일치하는 바, 그는 성적 본능을 몸속에 화학적으로 생긴, 고통스럽게 해방을 갈망하는 긴장의 결과라고 본다. 성욕의 목적은 이 고통스러운 긴장을 제거하는 것이고 성적 만족은 이러한 제거에 성공하는 것이다.
* 프로이트 이론에 대한 나의 비판은 그가 성을 과대평가했다는 것이 아니라 성을 충분히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있다.
* 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원칙을 따른다.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자아도취적이고 지배욕과 소유욕이 있는 여자는 어린아이가 연약할 때에만 '사랑하는' 어머니로서 성공할 수 있다.
* 분리의 체험과, 여기서 생기는 분리 상태의 불안을 합일의 경험에 의해 극복하려는 욕구가 사랑에 대한 우리의 욕구의 기반이다.
* 문제를 사랑으로 해결하기로 결심한 자는 실망을 견디고 퇴보를 무릅쓰고 끈기를 보일 용기가 필요하다
* 자기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타인을 욕망하고 원하고 집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사랑은 아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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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가져 오는 문제는 프로이트가 이야기 한 '일'과 '사랑'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사랑', 즉 대인 관계 문제가 압도적 다수라고 할 수 있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그 사람이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거나, 나와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는 흔히 '그럼 나한테 문제가 있는건가?'하는 의문을 품은 상태에서 상담자를 찾게 됩니다.
심리검사도구의 도움을 받아 보기도 하고 상담자와 상담을 하면서 나에게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걸 알게 되면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뭔가 대화 기술이라도 배워야 하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의사 소통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처세술 책을 들춰보기도 하고 뭘 좀 아는 분들은 비폭력 대화법 등을 배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꽤 많은 대인 관계 문제에서 대인 관계 기술과 같은 표면적인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차이가 발견됩니다.
바로
상대방이 나와 대화를 하고 싶은 동기, 의지, 욕구가 없는 것이죠. 왜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확실한 건 나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대화 기술은 상대방도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으나 접점을 찾기 어려울 때 도움을 받으려고 익히는 것이지 나와 대화 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동기를 불어넣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러니 뭔가 대화가 겉돌고 핵심에 다가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 때는 대화 기술을 새로 익힐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이야기(접촉, 관계 유지)를 하고 싶은 것이 확실한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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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과 초기부터 함께 일해 왔고 심리도식치료라는 영역을 개척한 Jeffrey Young이 Janet Klosko와 함께 쓴 고전입니다. 국내에 번역되어 들어온 것이 2004년이니 번역서만 해도 벌써 10년이 된 책이죠.
이 책에서 제프리 영은 '도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소위 '인생의 덫' 11개를 설명하고 이러한 덫을 인식하고 근원을 이해해서 바꿔 나가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생의 덫'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발 나를 떠나지 마세요 : 버림받음의 덫
2. 당신을 믿을 수 없어 : 불신과 학대의 덫
3. 나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을 거야 : 정서적 박탈감의 덫
4. 나는 적합하지가 않아 : 사회적 소외의 덫
5. 나 혼자서는 해낼 수 없어 : 의존의 덫
6. 언제 재난이 닥칠지 몰라 : 취약성의 덫
7.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 결함의 덫
8. 난 실패자인 것 같아 : 실패의 덫
9.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께요 : 종속의 덫
10. 아직 많이 부족해 : 가혹한 기준의 덫
11.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어 : 특권 의식의 덫
덫이라고 표현했지만 요즘 용어로는 성격 장애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인생의 덫은 일생 동안 반복되는 패턴으로 자기 파괴적이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특징이 있는데 우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6가지 핵심적 욕구(기본적 안전감, 자존감, 타인과의 연대감, 자기표현, 자율성, 현실적 한계 수용)의 결핍 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핍에 적응하기 위해 어린 시절에는 효과적으로 활용되었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불필요하고, 부적응적이기까지 한 방법을 고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되고 지속되는 것이죠.
이 책은 각 덫에 대해 사례 제시, 체크 리스트, 덫의 특징, 기원, 대인관계 양상, 덫을 여는 열쇠에 대해 설명하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심리학 책에서는 이런 방식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어떤 인생의 덫에 걸려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간 중간 질문지를 사용합니다. 스스로 해 볼 수도 있고 임상가라면 자신이 상담/심리치료 하고 있는 내담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지요.
과거 기원을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에서만 찾고 치료적 접근도 인지치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조금 거슬리지만 그래도 상당히 넓은 영역에서 내담자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서 현장에서 상담/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임상가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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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린 시절의 고통을 되풀이해서 경험한다는 것은 정신분석적 치료의 핵심적인 발견 가운데 하나이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반복 강박이라 불렀다.
* 인생의 덫을 전문적인 용어로는 '도식'이라 한다. 도식은 우리들 자신과 세계에 대한 뿌리깊은 믿음으로써 어린 시절에 학습된 것이다. 이 도식은 자기 자신에 관한 느낌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도식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이 세상은 어떤 곳인가에 관한 확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 덫의 원인
1. 어린 시절 가정에서의 기본적 안전감의 부재 : 버림받음, 불신과 학대
-> 가족이 어린아이를 어떻게 대했는가와 관련
2. 세상 속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자율성 문제 : 의존, 취약성
3. 당신과 타인 간의 정서적 유대의 강도 문제 : 정서적 박탈감, 사회적 소외감
-> 타인과의 연대감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친밀감, 다른 하나는 사회적 관계이다
-> 어린 시절 제일 결핍되기 쉬운 세 가지는 양육, 공감, 지도
4. 자존감 문제 : 결함, 실패
-> 각각 개인적인 영역과 업무 영역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의미
-> 자존감이 손상되면 우리는 수치심을 느낀다. 수치심은 이 영역에서 주된 감정이다.
5. 자기 표현, 즉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진정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능력 문제 : 종속, 가혹한 기준
-> 자기 표현이 제한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 3가지 : 지나칠 정도로 남의 욕구에 맞추는 경우, 지나치게 억제되어 있고 체면을 차리는 경우, 억압된 분노
6. 삶의 현실적인 한계를 수용하는 능력 문제 : 특권 의식
-> 여러가지 면에서 자기 표현의 문제와 정반대임
* 인생의 덫에 대한 세 가지 대처 방식
- 굴복 : 어린 시절의 패턴을 반복하도록 인생을 꾸려가는 것
- 도피 : 결코 덫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반격 : 덫에 보상함으로써 남들과 자신에게 지금은 과거의 덫에 걸린 상황과 정반대임을 확신하는 것
=> 순수한 유형은 드물며 대부분의 경우 굴복과 도피, 반격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게 됨.
* 변화를 위해서는 기꺼이 고통을 겪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인생의 덫에 변화를 주기 위한 일반적인 단계들
1. 당신이 걸려 있는 덫을 확인하고 이름을 붙여라.
2. 덫의 기원을 이해하라. 당신 안의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느껴보라.
3. 덫을 공격할 수 있는 증거를 모아라. 이성적인 수준에서 그 타당성을 논박하라.
4. 당신의 덫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글로 써보는 것이다.
5. 덫의 패턴을 자세히 살펴보라.
6. 다음 단계는 패턴을 깨는 것이다.
7. 계속 노력하라.
8. 부모를 용서하라.
* 버림받음의 덧 : "제발 나를 떠나지 마세요"
- 이 덫은 매우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감정적 힘이 강하다. 그러므로 심한 버림받음의 덫을 가진 사람은 짧은 이별조차 버려졌던 아이의 느낌을 가지고 반응한다.
- 실제의 상실이나 이별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해도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느끼면 바로 덫에 걸릴 수 있다는 게 문제이다.
- 버림받음의 두 유형
1. 너무나 안전하고 과잉보호를 받은 환경. 버림받음과 의존의 덫의 혼합
2.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환경. 어느 누구도 언행이 일치된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것
- 부모로부터 거의 받은 것이 없는 아이에게는 벌조차 연결로 느껴질 수 있다.
* 불신과 학대의 덫 : "당신을 믿을 수 없어"
- 학대는 바로 경계를 침범했을 때 일어난다. 즉 신체적, 성적 혹은 심리적 경계가 존중되지 않는 상황이다.
- 육체적, 성적 및 언어적이라는 세 가지 유형의 학대 중 공통점은 차이보다 더 중요하다.
- 불신과 학대는 가장 강력한 덫이며 가장 변화하기 어려운 덫이다.
- 일단 당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면 바로 과거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것을 전부 기억하고 다시 한번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 속에서야 비로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 정서적 박탈감의 덫 : "나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을 거야"
- 정서적 박탈감은 방치당한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다. 외로움이며 아무도 없는 그런 느낌. 당신이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다.
- 이 덫에 걸린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요구가 많다. 이 덫은 만족할 줄 모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주어도 만족을 모른다. 상대가 분명히 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정서적 박탈감의 덫을 가진 사람의 특징이다.
- 부모가 아이에게 손상을 주는 능동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와 달리 정서적 박탈감은 어떤 특정한 양육 행동의 부재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정서적 박탈감은 알아채기 힘든 덫 중 하나이다.
- 정서적 박탈감은 가장 흔한 덫 중 하나이지만 발견하기는 가장 힘들다.
- 어떤 사람이 자기애적인 태도로 정서적 박탈에 반응하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은 정서적 박탈의 덫과 특권 의식의 덫이 조합되어 있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것에 대해 다른 표면적인 욕구들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태도로 박탈감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 정서적 박탈감의 세 가지 영역
1. 보살핌(따뜻함, 관심, 신체적 애정)의 박탈
2. 공감(당신의 세계를 이해하고 당신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의 박탈
3. 보호(힘과 방향, 그리고 안내)의 박탈
* 사회적 소외의 덫 : "나는 적합하지가 않아"
- 우선적인 감정은 외로움이다.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서 소외되었다고 느낀다.
- 사회적 소외도 어렵지만 사회적 소외에 결함이 겹치면 더욱 어려워진다.
- 외로움은 종종 심장과 위장의 문제들, 수면장애, 두통, 우울증 등과 연관되어 있다.
- 사회적 소외의 근원 중 하나는 보통의 가정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아이들이 그 보상으로 학업에서 엄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 가끔 지나치게 비판적인 부모들이 사회적 소외를 조장한다.
- 청소년 시기에 이 덫이 발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 나중에 좋은 경력이 될 수 있는 혼자만의 활동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 이 덫이 갖는 장점이다.
- 도피는 인생의 덫에 대처하는 주요 방법이다.
- 인생에서 가장 도전적인 일 가운데 하나는 남들과 어울리고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과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 구체적인 목표가 오히려 불안을 감소시킨다.
- 단순하게 당신 자신이 되라고 말하고 숨기는 것을 멈추어라.
* 의존의 덫 : "나 혼자서는 해낼 수 없어"
- 의존심이란 경험의 핵심 안에는 어른들의 생활은 정상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라는 관념이 들어 있다.
- 의존적인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그대로 있기를 원한다.
- 낮은 자존감은 의존성이라는 덫의 고통스럽고도 필수 불가결한 일부분이다.
- 반대의 극단으로 흐르는 경향을 항의존이라 하며 의존의 덫이 존재한다는 강한 증거가 된다. 항의존적인 사람들은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도 남에게 도움 청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충고, 도움, 지도 요청을 거부한다. 남에게 정상적인 도움을 받는 것조차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므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 과보호는 두 개의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1. 지나친 참견
2. 부모가 자녀의 독립 시도를 방해하는 것
- 일반적으로 과보호를 받은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대개 안정된 가정환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안정된 가정을 떠나서 현실 세계의 불운과 거부, 외로움에 맞닥뜨리게 될 때까지는 착한 아이였다.
* 취약성의 덫 : "언제 재난이 닥칠지 몰라"
- 이 덫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재난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대처 능력은 평가절하한다.
- 가장 흔한 기원은 똑같은 덫에 걸린 부모이다.
-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취약성으로부터의 도피이다. 너무나 많은 활동들을 회피하므로 자신의 삶의 질은 물론 배우자와 가족의 삶의 질마저 떨어뜨린다. 이 인생의 덫은 당신을 제한하고 위축시킨다.
- 분류표에는 도피 행위를 점차 멈추는 것(피하는 장소로 가는 일과 과보호받기를 점차 중단하는 것, 혼자서 더 많은 위험을 감당하는 것)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 결함의 덫 :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 인생의 덫인 결함과 가장 관계 깊은 정서는 수치심이다.
- 표면적이고 쉽게 눈에 띄는 특성과 관련된, 사회적 소외의 덫과는 달리 결함은 내적인 상태이다.
-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에 빠진 부모는 보통 비판적이고 가혹하다.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가 있을 수 있다. 결함과 학대는 맞물려 있다.
- 많은 사람들이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에 빠져 있는 경우 피학적인 교제를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은 이런 학대를 받아 마땅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당신은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을 유발하는 상대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다. 또 다른 측면에는 자신을 잘 대해주는 상대에게 흥미를 잃는 경향이 있다.
* 종속의 덫 :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
- 당신은 세계를 통제라는 관점에서 본다.
-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이 원칙에서 유일한 예외는 당신 자신이다.
- 인생에서 공통된 주제 중 하나는 자신들의 인생이 덫에 걸려 있다는 느낌이다.
- 종속적인 사람에게는 강한 자아가 없다. 억눌린 분노가 당신이 종속적이라는 또 다른 증거이다.
- 종속의 두 가지 유형
1. 자기희생(죄책감으로 인한 종속)
2. 굴종(두려움으로 인한 종속)
-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의존과 종속, 두 가지 모두를 반영한다.
- 분노는 건강한 측면에 속한 것이다. 이러한 분노는 당신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유용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분노는 뭔가 다른 것-변화하고 성장하기-을 원하는 당신의 일부분과 접촉하게 해준다. '자기 자신이 되는 느낌'에 도달하는 강력한 방법은 분노를 통해서다. 분노는 당신이 원하는 다른 무엇이 있음을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이다.
- 느끼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주장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실용적인 문제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감정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다.
* 가혹한 기준의 덫 : "아직 많이 부족해"
- 지위 지향성이란 인정을 받거나 지위, 부, 미모와 같은 허위의 자기를 얻는데 지나치게 중점을 두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것은 종종 결함이나 사회적 소외 같은 핵심 감정을 보상하기 위한 반작용의 형태를 띤다.
- 조건적인 사랑이라는 분위기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 특권 의식의 덫 :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어"
- 특권 의식의 세 가지 종류
1. 버릇없음
2. 의존성
3. 충동성
* 단지 인생의 덫이 없어진 상태에 이르는 것이 변화의 목표는 아니다. 각자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발견해야 한다.
* 타고난 성향을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서는 감정과 신체적 감각이다.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충족시키는 활동과 관계에 참여할 때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첫 번째로 변해야 할 영역은 대인관계이다. 정서적 박탈감, 불신과 학대, 버림받음, 그리고 사회적 소외의 덫은 당신이 원하는 관계들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큰 장애이다.
* 두 번쨰 핵심적인 변화 영역은 자율성이다. 의존 혹은 취약성의 덫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파괴적인 관계에 얽매여 있다.
* 변화의 세 번째 요소는 자존심이다. 결함과 실패의 덫은 자존감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한다.
* 변화의 네 번째 영역은 자기주장과 자기표현이다. 종속과 가혹한 기준의 덫은 자기주장의 걸림돌이다.
* 다른 네 가지 못지않게 중요한 성장의 다섯 번째 영역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특권 의식이 지나치면 주변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 변화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많은 자조 그룹들은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책임을 가르치지 않고 부모에 의해 희생당한 것으로 느끼게 하는 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는 이것이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사실과 직면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지속적으로 하라. 좀 더 편한 시간에 하겠다며 변화를 위한 노력을 연기하지 말라. 변화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어린 시절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해도 변화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의 고통은 왜 변화가 어렵고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그것은 파괴적인 패턴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고 지속시키는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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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병욱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잘은 몰라도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장까지 역임하신 분이니 정신분석에는 일가견이 있으실테고 그렇다면 정신분석에 대해 잘 풀어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당연할텐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실망한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서 말씀드리기로 하고 일단은 이 책의 장점부터...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책의 맨 앞장에 출판사에서 덧붙여 놓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다음과 같은 말이 총정리한다고 봐도 됩니다.
"정신분석의 목적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다만 현실적인 불행을 자신의 내면적인 갈등의 영향을 받아서 지나치게 불행한 것으로 경험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신분석을 다루었던 많은 책들처럼 수많은 전문용어를 난사하면서 머리 아프게 하지 않고 '무의식',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반복 강박' 정도의 개념만 갖고 인생 어려움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 규명이 깔끔하게 떨어져서인지 몰라도 인터넷 서점의 리뷰들은 대체로 호평 일색입니다. 실제로 이병욱 선생님이 글을 쉽게 쓰시는데다 글 읽는 맛도 괜찮아서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갑니다.
자, 그럼 저는 왜 실망했을까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제 기준으로도 별로 새롭게 공부가 되는 내용이 별로 없는 것도 실망스러웠지만(그래서 나중에 다시 보려고 챙겨둔 내용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내용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는 겁니다. 아마도 정신분석에 대한 칼럼들을 모아 두었다가 책으로 엮으신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칼럼 분량의 토막글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놉니다.
칼럼을 읽듯이 쉬는 틈틈이 펼쳐서 짧게 읽기는 좋지만 저처럼 뭔가 기승전결의 흐름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정신의학, 심리학, 임상/상담 전공자들께는 추천하지 못하겠습니다. 일반인들이 공부 부담없이 편하게 읽기에는 괜찮습니다만...
닫기
* 프로이트의 정신 결정론(psychic determinism)
* 프로이트의 반복 강박(repetition compulsion) 개념
* 성숙한 자아의 형성이 바로 정신분석이 지향하는 목표다
* 프로이트는 초자아의 기능을 이드의 충동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주로 언급했지만, 오히려 초자아가 이드를 충동질해 잔혹한 행동을 저지르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초자아에 심각한 왜곡이 생길 경우 특히 그렇다. 이때 무력해진 자아가 하는 일은 자신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를 적절하게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 인간의 잔혹행위들에 대해 프로이트의 자아심리학이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은 실제로 많지 않다. 그러한 부분은 오히려 대상관계이론이 답해줄 수 있다.
*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컴플렉스(complex)란 억압된 욕구를 중심으로 무의식 안에 결집된 관념들의 복합체를 가리킨다. 그래서 정신분석에서는 열등감이 아니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더욱 중점을 두어 인간의 내면을 탐색한다.
* 영국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도날드 위니콧은 유아기에 형성되는 이행기 환상 및 공간에 대한 이론을 통해 성인기의 심리현상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는 인간의 종교, 예술, 과학적 영감의 원천으로 이행기 현상에 주목하고 이 모든 현상들이 엄마와 떨어져 홀로 남겨진다는 불안을 해소하는 대용물, 다시 말해 이행기 대상(transitional object)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 프로이트는 금욕을 요구하는 종교 자체를 신경증적인 현상으로 간주
덧. 이 책은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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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을 쓴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Louis Bernays)는 프로이트의 조카(친조카 겸 처조카)입니다. 아버지가 프로이트의 아내인 마사 버네이스의 오빠이고 어머니가 프로이트의 여동생인 안나 프로이트거든요.
코넬 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하고 뉴욕시상품거래소에서 곡물 유통 업무를 하다가 그만둔 뒤 들어간 잡지사에서 자신에게 홍보의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PR 영역으로 뛰어들어 PR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평을 듣는 사람입니다.
버네이스는 구스타브 르봉(Gustave Le Bon)(의
'군중심리'는 전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과 월프레드 트로터(Wilfred Trotter)의 대중 심리학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결합시켜 최초로 선전과 홍보에 이용하면서 홍보를 과학, 산업으로 최초 정립하기도 했죠. 이후에는 바넘(P. T. Barnum)과 이반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의 학문 업적까지 끌어들였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람의 업적을 보고 아돌프 히틀러가 그에게 나치 제국의 선전 전략을 맡기려고 열심히 회유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실패했지만.
이 책에서는 선전의 태동, 기업과 대중, 정치, 여성, 교육, 사회사업, 예술과 과학에 미친 선전의 영향을 면밀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 버네이스가 '선전'에서 불길한 기운을 걷어내고 원래의 의미대로 순수성과 중립성을 되찾아주는 것이 이 책을 집필하는 목적이라고 애써 밝혔지만 책 안에서조차 자신이 직접 진두지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자신이 했다는 표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이루어졌다', '입증되었다'는 식의 표현으로 마치 제 3자가 이루어놓은 일을 자신은 단지 소개하고 있을 뿐이라는 식으로 음험한 가면을 벗지 않고 있죠.
특히 자신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아내의 흡연조차 극구 반대했으면서도 러키 스트라이크 담배 회사의 홍보를 의뢰받아 담배 시장을 여성으로 크게 확대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일과 여론을 조작해 과테말라를 소련의 공산주의 전초기지로 낙인찍음으로써 CIA를 움직여 1954년 과테말라 민주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미 성향의 과두정부가 들어서게 했던 일까지 있어 일각에서는 그를 '민주주의의 암살자'라고 부르며 격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선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고 애 많이 썼습니다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오히려 선전, 선동이 무지한 대중을 얼마나 쉽게 농락할 수 있는지, 얼마나 나쁘게 악용해 민중의 삶을 처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노엄 촘스키 교수의 말처럼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르는 것이니 상대방의 선전 전략이 어떠한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알아차리려면 이런 책도 읽어줘야 합니다.
덧. 1928년에 나온 이 책의 머리말을 2004년 뉴욕 대학교의 마크 크리스핀 밀러 미디어학 교수가 썼는데 주석까지 꼼꼼히 붙여서 무려 54페이지나 주절거려놨더군요. 저자 본인의 말인 줄 알고 진지하게 읽었는데 내용이 뭔가 이상하길래 확인했더니만 이렇습니다. 대체 뭐하는 겁니까? 이런 건 서평처럼 뒤에 부록으로 붙여놓든지 해야지...
닫기
* 선전가가 세상을 지배한다. 그의 패러다임을 이렇게 요약해도 무방할 듯하다. 대중은 정확히 선전가의 의도대로 따른다. 그 사실을 모른 채.
* 집단화와 제휴라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호 교류 구조야말로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집단 사고를 조직하고 대중의 생각을 단순화해온 방식이다.
*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선전이 좋은지 나쁜지는 내세우고자 하는 명분의 가치와 발표되는 정보의 정확성에 달려 있다.
* 현대의 선전은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다.
* 대중의 의중을 파악해 대중에게 제작자의 목표를 이해시키는 것이 PR의 이상이다.
* 트로터와 르봉은 집단 심리는 엄밀한 의미에서 사고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사고 대신 충동, 습관, 감정이 자리한다.
* 자본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 이윤율이 얼마나 높으냐, 서비스의 질이 얼마나 좋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여론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실패하고 만다.
* 정치는 미국 최초의 대기업이었다. 따라서 기업은 정치에서 모든 것을 배운 데 비해 정작 정치는 기업으로부터 생각과 제품의 대량 보급 방법을 별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오늘날의 정치인이 기업계에서는 흔한 방법을 채택하는 데 굼뜬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언제든 언론 매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선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목표를 설정한 뒤 대중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선전의 현명한 사용을 통해서만 국민의 지속적인 행정 기구인 정부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인 대중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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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을 설명하는데는 다양한 접근이 있습니다만 정신분석의 태두인 프로이트는 뭐라고 말했을까요?
프로이트는 도박 중독자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로 "확실성을 피하고 불확실 상태에 머무르고 싶은 욕망"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구강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양육 태도인 예측가능성(일관성), 항문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양육 원칙인 규칙성과 (허용성)을 통한 안정적인 애착과 분리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람일수록 도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죠.
정신 분석에서는 어머니가 가진 욕망의 대상이 위치한 곳이라고 아이가 인식하는 상징적 자리를 "Phallus"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욕망은 일반적으로 아버지를 향하고 있으므로 아버지가 Phallus를 가진 것으로 아이는 추정하게 됩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팔루스를 '가지기' 위해 또는 가진 것처럼 행위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팔루스를 가질 수 없거나 그것이 너무나 강력한 것이어서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마법적 해결을 소원하게 되고 성인이 되어도 그 상황에 고착된 채로 머무르게 됩니다.
마법적 해결이란 일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현실적, 비합리적 해결 방법을 뜻합니다. 이러한
마법적 해결 소망이 사고의 형태로 나타나면 망상이 되며,
행동 양식으로 나타나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도박이라고 합니다.
한편 대상 관계 이론(Object Relation Theory)에서는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정신분석적 접근에서 프로이트의 설명과 대상 관계 이론을 종합해보면
정신분석적 접근에서 중요한 근본적인 치유 전략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확실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이승욱 선생님이 강의 중 배포한 자료에서 발췌, 요약했습니다. 저자가 요구할 경우 수정 및 삭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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