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사무실을 열면서 손님용으로 네스프레소 머신을 들였습니다. 사실 손님 접대보다 제가 더 많이 마셨지만요.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사무실을 닫고 모든 일을 재택 근무로 돌린 뒤에도 한동안 집에서 잘 썼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캡슐을 맛보는 재미에 빠져서 새로운 캡슐이 출시되면 한번씩은 구매해서 맛을 보곤 했죠.
그런데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는 지 모르겠는데 저는 네스프레소 캡슐 특유의 쇠비린내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버츄오 캡슐은 좀 덜하지만 오리지널 캡슐은 하나같이 특유의 쇠맛이 나네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원두를 구매할 때 이용하는 대부분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에서도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판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걸 알게 된 이후로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디카페인 캡슐도 로스터리 카페의 캡슐로 대체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호환 캡슐은 프릳츠의 디카페인 캡슐입니다.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머신에 완벽하게 호환됩니다.
5.5g 캡슐 10개 들이 한 박스에 9,500원이니 정품 캡슐 대비 대략 20~30% 정도 비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합니다.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싱글 오리진 콜롬비아 원두 100%이고 주문을 넣으면 최근에 로스팅한 원두로 제조한 캡슐을 배송하기 때문에 정품 캡슐보다 훨씬 더 신선합니다.
초컬릿, 건무화과, 호두, 당밀 노트라서 고소하고 쌉싸름한 향이 나는데 라떼에도 어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셔도 좋습니다.
카페인 민감도가 낮은 편이라고 해도 저녁에는 건강을 위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좋겠죠. 물론 디카페인 원두를 갈아서 마셔도 좋지만 저는 저녁에 비건 라떼를 마시는 게 습관이 되어서 간편하게 디카페인 캡슐을 이용하는 게 좋더군요.
네스프레소의 오리지널 캡슐만 드셔본 분이라면 로스터리 카페의 호환 캡슐 커피도 한번 맛보세요.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커피향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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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두의 제품명이 Aurora Java Washed이니 Aurora 농장에서 생산한 Java 품종의 원두를 Washed(습식법) 방식으로 가공했다는 이야기겠지요.
200g에 18,000원으로 게이샤가 아닌 일반적인 원두치고는 체감 상 비싼 편입니다.
* 국가 : 니카라구아(Nicaragua)
* 생산자 : 엔리케 페루피노(Enrique Ferrufino)
* 농장/조합 : 오로라(Aurora)
* 품종 : 자바(Java)
* 가공방식 : 습식법(Washed)
이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 프릳츠는 싱글 오리진 라인에 네츄럴 방식으로 가공한 원두가 없네요. 거의 다 습식법이나 허니 방식입니다.
루이보스 티, 파파야, 살구, 마카다미아 너트 노트입니다.
커피 원두의 모양만 봐도 어느 정도 감이 오는 분이 계실텐데 그라인딩을 하면 채프(Chaff)라고 하는 원두 껍질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미디엄, 다크 로스팅보다 라이트 로스팅을 하면 채프가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좀 심하게 많이 나옵니다. 커피의 향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 수준이에요.
커피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너무 많이 나오는 채프 때문에 영 신경이 쓰여서 맛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향미도 좀 평범한 느낌이고요. 과일향과 너트 향이 잘 블렌딩되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이라서 제가 선호하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구매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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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릳츠는 커피 업계와 제빵 업계 종사자 6명이 합심하여 공동 창업한 회사로 단순히 좋은 커피를 소개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기 부여된 기술자들에 의해 제품의 질을 유지하고 소비자에게 질좋은 제품을 팔아 다시 공동체 삶의 안정화로 나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복지 제도를 운용하고 있죠. 김병기 공동 대표가 공정 무역이라는 단어가 은연 중에 상하 관계를 내포하는 것 같아서 직접 무역(Direct Trad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말할 정도로 커피 이외의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업체입니다.
프릳츠는 우리나라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다루는 업체를 꼽으면 반드시 들어갈 정도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얼마전에 프릳츠와 쌍벽을 이루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인 커피 리브레의
'Panama Auromar Geisha Natural'을 소개했는데 프릳츠의 게이샤 원두는 어떤지 궁금하여 주문했습니다.
200g에 28,000원이니 100g에 14,000원으로 아우로마르 게이샤보다는 조금 저렴(?)하지만 200g 단위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 국가 : 코스타리카(Costarica)
* 생산자 : 토뇨 바란테스(Tono Barrantes)
* 농장/조합 : 에르바수(Herbazu)
* 품종 : 게이샤(Geisha)
* 가공방식 : 허니(Honey)
토뇨의 커피 농장은 화산성 모래 토양으로 커피 재배에 적합하고 커피의 당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가능한 느리게 건조한다고 합니다.
마멀레이드, 사과 주스, 살구 잼 노트로 단맛이 좋은 커피입니다.
파나마 아우로마르의 충격이 너무 컸었는지 코스타리카 게이샤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게이샤 원두라는 걸 모를 수 없을 정도의 향미는 확실하지만 파나마 아우로마르 게이샤가 커피 향이 나는 차에 가깝다면 이 코스타리카 게이샤는 조금 더 커피 본연의 맛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아마도 허니 방식으로 가공해서 게이샤 원두 특유의 산미는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무거운 바디감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괜찮았지만 나중에 또 만나면 반드시 재구매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길 정도의 원두는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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