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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느낌이 묘해서 검색을 해 보니 역시나 감독이 우디 앨런이었네요. 항상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느낌이 찜찜하면 우디 앨런이 떠오르곤 했는데 제 느낌이 맞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디 앨런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일단 한국어 제목부터 완전 깹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제목만 보고 낚인 분이 많을 듯. 번역이 그지같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군요. 원 제목을 보세요. 저게 어떻게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번역이 됩니까? -_-;;;
게다가 삶과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잘 묘사하는 듯 하더니 결국 용두사미격으로 비겁하게 한여름밤의 꿈으로 치부하고 제자리로 후퇴하는 비겁한 꼼수를 쓰더군요. 상당히 기대하고 봤다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마도 뒤통수를 맞을 때 우디 앨런을 떠올리게 되었나 봅니다.
이 영화를 보셨거나 보실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저는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후안 안토니오 곤잘로의 가치관에 상당히 공감하는 편입니다. 최소한 그는 솔직 담백하거든요. 비키(레베카 홀)나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 모두 스스로에게 비겁한 현실주의자들입니다. 그리고 불쌍합니다. 참 안쓰러워요.
그래서 이 영화는 쓰레기같은 한국어 제목이나 감독의 암울한 연출, 비겁한 엔딩 등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행히도 배우들의 연기가 점수를 많이 만회합니다.
먼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준 하비에르 바르뎀은 이 영화에서 남자가 보기에도 정말 멋지고 섹시한 모습을 뽑냅니다. 아무 여자나 꼬시고 다니는 쾌락주의자임에도 미워하기가 쉽지 않죠.
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급격한 기분 변화를 보이는 조울증 환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아쉬운 것은 여전히 이름값을 못하는 스칼렛 요한슨뿐 입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금발에 하얀 피부로 대표되는 우월한 신체는 오히려 그녀의 녹아들지 못하는 어색한 연기를 더 눈에 띄게 만듭니다. 차라리 휴 잭맨과 작업했던
'스쿠프' 때의 연기가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스페인의 멋진 풍광이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아~ 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군침이 돌더군요. 원래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 올라있습니다만 조금 더 앞으로 당겨야겠습니다.
영화의 어떤 면에 집중하고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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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저는 보통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선택해서 보는 편인데 이 영화도 제목만 보고는 '노인들의 사회 부적응 문제를 다룬 사회 고발물이겠구만'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렸지요. -_-;;;
5분 정도 보고 얼마나 큰 착각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만...
이 영화의 태그 라인은 "모든 행운에는 피의 댓가가 뒤따른다"입니다. 무시무시하지 않습니까?
우연히 마약상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퇴역군인 카우보이, 그 카우보이를 뒤쫓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청부업자, 그리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보안관, 이 세 명이 이 영화를 이끄는 중심축입니다.
카우보이 역은
'플래닛 테러'에서 제정신이 아닌 외과의사 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조쉬 브롤린이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스페인의 꽃미남 배우인 하비에르 바르뎀이 거의 psychopathy에 준하는 냉혈 살인청부업자 역을 맡아서 열연했는데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섬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만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절대로 포기를 모르고 사람을 죽이는데도 일말의 감정 동요도 보이지 않는 그의 연기는 정말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
조쉬 브롤린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워낙 열연을 한 까닭에 그 유명한 토미 리 존스도 이름값을 못합니다. 존재감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카우보이와 살인청부업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아무런 배경 음악과 음향 효과 없이도 제대로 된 스릴러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제가 영화를 볼 때 가장 두려워하는 장면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한순간에 고깃덩이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어흑~
덧. 거의 맨 마지막에 하비에르 바르뎀이 '누군가'를 죽이고 나와 현관에서 신발 바닥에 피가 묻었는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찌나 오싹하던지 머리가 쭈뼛 서더군요.
제가 본 스릴러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입니다만 취향에 따라 거부감이 심할 수 있습니다. 배경 정보를 충분히 살펴보신 후 끌리는 분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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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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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787번째 영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의 원작은 소설이다. 2007년도 퓰리처상 수상자인 코맥 맥카시의 동명 소설을 코엔 형제가 영화로 만든 것이다. 물론 퓰리처상을 이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