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공부한 건 어른이 되고 나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으니 기술을 배우거나 돈을 버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만
밖에서 따로 배우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아동/청소년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죠.
학교에서 진로 상담을 하는 전문 상담 교사 뿐 아니라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들과 입씨름 하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실겁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배운 미분, 적분 공식을 실생활에서 그대로 쓰지 않고, 국사 시간에 열심히 외웠던 년도를 직장에서 활용하는 것도 아니니 그들의 항변이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합니다만 인생이 그렇게 단순한게 아니죠.
자신의 적성에 맞고 흥미도 있는 진로를 탐색하는 것과는 별도로 학교 공부가 그렇게 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 제가 사용하는 비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필요한 지식은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방법입니다. 내가 몰게 되는 차는 어릴 때는 페달을 밟아서 가는 자그마한 장난감 자동차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크고 복잡한 조작을 요하는 차로 갈아타게 됩니다.
한편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기름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름을 모으듯 단순한 지식을 그대로 외웁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내가 타는 차가 바뀌면서 그런 단순한 기름만으로는 차를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영어 단어는 기름이지만 어순에 맞게 배열해서 발음해야 문장이 되고, 정확한 문장을 말해야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이 됩니다. 하지만 모든 문장의 기본은 단어이니 단어를 외우는 것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미분, 적분 공식은 기름이지만 미분을 적용하는 문제를 찾고, 어떤 순서로 대입해서 어떻게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 논리적인 구조를 배우기 위해 미분 공식을 외우는 겁니다. 그런 규칙을 익히기 위해서는 공식을 외우는 것이 중요하죠.
학교 시험에서 정답을 고르기 위해서는 어떤 사건의 발생 년도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현재에 적용하고 교훈을 얻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차를 운전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기름일 뿐 아니라 그 기름을 어떤 차의 어떤 종류의 엔진에 넣어야 하는지, 그 차를 운전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익히기 위한 기초 작업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전혀 쓸모없는 짓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고 각자가 어떠한 마음 가짐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겁니다.
제가 예전에
군 생활이 제 인생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쓴 글에서 이야기한 것도 사실 동일한 맥락입니다.
기름을 모으는 걸 소홀히 하면 나중에 차에 넣을 기름이 없고 기름만 모으면 나중에 모은 기름을 어느 차에 넣고 어떻게 운전해야 할 지 몰라 헤매야 할 겁니다. 그러니 기름도 모으고 차를 운전하는지 그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학교 공부도 중요하고 인생 공부도 중요합니다. 둘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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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모든 것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그 중에서도 우리의 아이를 움직이는 또래 집단의 힘, 역동을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특히 왕따 문제를 다루는 현장 전문가들은 꼭 보셔야 할 책입니다.
놀이치료 전문가, 아동심리학자, 전직 교사가 함께 쓴 이 책은 대표 저자인 마이클 톰슨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세 가지 역할 즉, 아동심리학자, 학교의 상담교사, 부모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아이들의 또래 집단을 여러가지 각도, 깊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자녀의 문제 가운데 부모의 이해도가 가장 떨어지는 영역인 아이들의 사회적 잔인성(집단 압력 동조로 유발되는)에 대해 매우 상세하면서도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고 대처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밖에도 유아기의 애착에서부터 우정의 발달 단계, 단짝, 나쁜 친구들,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집단의 힘, 우정과 배신의 역학, 성역할 게임, 십대들의 사랑, 차이를 인정하고 끌어안는 공감과 이타심 문제, 학교의 역할, 부모의 대처 등 매우 폭넓은 영역을, 그것도 매우 세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집단 역학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대학 다닐 때에도 주제에는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group dynamics 수업을 들을 때 괴로웠음) 아이들 집단의 사회적 잔인성 부분을 읽을 때 새삼 역겨움을 느꼈지만 꼭 읽어보셔야 할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미국의 학년 체계에 맞춰 설명하고 있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구분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11학년이 몇 살인지 바로바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번의 변환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개인적으로 또래 관계 문제로 인한 학교 부적응, 집단 따돌림, 집단 괴롭힘, 왕따 문제를 겪는 자녀를 둔 부모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임상가들의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460페이지에 이르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일독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사회적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자들이 제시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1. 지나친 걱정은 하지 마라. 아이는 이미 사교적인 삶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을 명심하라.
: 정말로 우리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느긋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2. 우정과 인기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라. 우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 절대 동감
3.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만들어주어라.
: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 절대 동감
4. 아이들의 친구가 집에 찾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어라.
: 아이들이 오면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 앞에서 그 아이들의 행동을 칭찬해준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들과 정을 들이지 않는다면 부모는 곧 심부름꾼이나 스파이가 되고 만다.
5. 바람직한 우정의 역할 모델이자 선생님이 되어라.
6. 폭 넓게 사귈 기회를 주어라. <- 절대 동감
7. 아이 친구의(그리고 아이 '원수'의) 부모와 친해져라. <- 글쎄,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을 듯
8. 아이의 사회적 고통에 공감해주되 중심을 잃지 마라.
: 아이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기대어 울 수 있는 어깨와 이야기를 들어줄 귀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아이들에게는 피해자 측 변호사나 경호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저 호소할 부모가 있으면 된다.
<- 절대 동감
9.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어디쯤 속하는지를 알아두어라. 아이가 교우 관계에서 곤경에 빠져 있다면 개입해서 도와주어야 한다. 만일 아이가 인기가 많거나 잘 지내고 있다면 그 아이가 건전한 도덕적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부모 자신이 중학생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10. 멀리 내다보는 눈을 가져라.
닫기
* 왕따 아이가 매일매일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보다 더 교사를 괴롭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 아이들은 어른이 끼어들어 자신들의 사회생활을 바로잡으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우리의 개입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까봐 두려워한다. 아이들은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종종 역효과를 가져와 아이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자신의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격분한 부모가 내 상담실로 찾아오면 나는 늘 그들에게 묻는다. "혹시 두 분 중에 한 분이 어렸을 때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그러면 기억을 한동안 되새겨 본 뒤에 자신이 자녀의 일에 마음이 상하는 진정한 이유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 훌륭한 애착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단단한 애착을 이룩한 아이들의 부모를 광범위하게 조사해보았다. 그들은 자녀의 요구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 심리학자들이 관찰하고 평가할 정도의 우정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령은 생후 8개월이다.
* 분리불안을 좀 더 분명하게 변별하려면 이렇게 해 보자. 아이들을 몇 명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엄마가 곁에 붙어서 그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혹시 부모가 곁에 있으면 또래들과 훨씬 더 쉽게 교류하는지 살펴보자. 불안감이 부모와 떨어지는 데서 비롯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환경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인지 알 수 있다.
* 아동의 정신 불안은 종종 그 아이의 놀이 능력에 장애 요소가 되며, 불안이 치료되면 바로 놀이 능력이 회복된다. 아이가 다시 놀이를 시작한다는 거은 정신 건강이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 우리는 사교 기술과 우정이 같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교 기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정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정이란 아이들이 서로를 선택하고,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느냐의 여부로 정의된다.
* 세 살이면 애착의 유형, 기질, 발달상의 능력, 그리고 삶의 경험들로 인해 아이들이 우정을 가질 가능성에 제법 큰 격차가 생긴다. 3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놀이가 이뤄질 수 있을 만큼 지속적인 나눠 갖기가 불가능하다. 다섯 살 정도는 되어야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이 정도의 발달 단계에 들어선다.
* 우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여건
: 지리적 인접성, 친밀성, 놀이를 조정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 남과 나눈다는 것
* 우정의 필수 요소 : 상호 의존과 헌신
* 에릭 에릭슨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나누는 모든 대화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춘기 청소년의 모든 대화는 "나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인가?", "너를 내 친구로 두었다는 것은 내가 어떤 아이라는 의미인가?"로 귀결된다.
* 청소년들은 친구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 집단 생활의 법칙
1. 네 또래와 똑같아져라 : 청소년들은 압력을 가하는 집단의 매력에 이끌려 그 집단에 스스로 속하려한다.
2. 반드시 집단에 속해야 한다
3. 들어와라, 그렇지 않으면 나가라
4. 사회적 서열 속에서 너의 자리를 찾아라
5. 반드시 역할이 있어야 한다
: 왜 학급마다 선생님이 특히 총애하는 아이가 있을까? 집단의 보편적인 힘이 각 구성원에게 계급과 역할을 할당해준다는 것이 그 답이다.
* 도덕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특징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른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양심은 개인적인 기질의 한 부분이지만 도덕은 우리가 속한 집단의 한 양상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 집단의 단합 : 공통의 과제를 찾아라
* 특정한 아이를 괴롭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오직 집단 뿐이다.
*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리더가 상담을 위해 보내지면 그는 왜 도대체 어른들이 자기에게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당황해한다. 기성세대가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가 가진 힘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상담자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 침묵 속의 용인이 더 나쁘다. 신참 골리기의 이면에는 이런 일들이 한 집단 혹은 팀이 틀을 잡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믿는 어른들의 동조가 깔려 있다. 신참 골리기가 갖는 문제는 그런 시련을 일단 겪고 난 팀의 구성원들이 그것을 옹호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 최근의 신경학적 연구는 청소년들이 얼굴 표정(특히 두려움)을 성인들만큼 정확하게 읽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그래서 아이들의 괴롭힘은 더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다.
* 나는 모든 아이들이 삶에서 각기 다른 세 가지를 원한다는 쪽으로 설명을 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연결'과 '인정', 그리고 '힘'이다.
* '공격성'에 육체적인 공격 뿐 아니라 거친 말이나 비언어적 표현까지 포함시킨다면 여자아이들 역시 얼마든지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것을 최근 연구로 알 수 있다. 사회학자들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관계적 공격'이라고 부르는데, 피해자들에게는 이것이 물리적인 구타 못지않게 고통스럽다. 아니, 어쩌면 효과 면에서 더 오래 지속될는지도 모른다.
* 우리 어른들이 어렸을 때 누군가의 편에 서주었거나 우정의 이름으로 불문율을 깨뜨린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 한다. 우리가 했던 잔인한 행동들을 반성하는 말을 들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철없을 때 장난삼아 한 행동이니 괜찮겠지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아이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만일 우리가 나쁜 말이라고는 단 한 번도 입에 담아보지 않은 완벽한 존재로 아이들 앞에 나서고자 한다면 아이들은 집단에게 버림받지 않으려고 누군가에게 등을 돌려야 한다는 도덕적 딜레마에 처해도 우리에게 결코 터놓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도덕적인 학교란 도덕적인 학교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학교입니다. - 교육학자 톰 리코나 -
*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벌줄 사람과 칭찬받을 사람을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도덕 기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 개별적인 상황에 대해 일일이 체벌하느라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학교의 바탕을 이루는 사회적 역할 관계를 이해하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라.
* 아이들을 키울 때 생기는 모순 중의 하나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큰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 부모가 아이를 놀리면 아이는 더욱 더 혼자라고 느끼며, 어떻게든 친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점점 더 혈안이 될 뿐이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제발 놀림감으로 삼지 말라. 그것을 통해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의 문제를 어른들 수준에서 재생산한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곧 다른 아이들과 그 아이의 부모들에 대해 험담을 하기 시작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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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인이자 중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교육 에세이입니다.
1989년 전교조 결성에 몸담았다가 해직되어 5년 만에 복직을 한 뒤로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조재도 선생님이 쓴 책이죠.
예전에 제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도 더 심한 경쟁 속에서 사는 아이들,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성적표에 그야말로 목 매고 사는 아이들, 우리들의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눈물도 어른의 눈물만큼 짜다는 것을 아는 선생님, 그들도 외롭고 상처받고 생활이 고단하다는 것을 아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삶(교육)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변화에 대한 흐름이야 아이들이 몸소 체득해 가는 것이니 교사란 학생들에게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일깨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선생님이 넘치는 학교라면 그래도 이 힘든 학창 생활을 이겨나갈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기운내지 않을까요?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참담한 현실에 기운 빠져도 아이들만이 희망이라는 신념으로 버티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요.
얘들아 힘내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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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심리학은 scientist-practitioner model을 따른다고 흔히 말합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하자면 scientist로서 이론을 정립하고 practitioner로서 그것을 현장에 활용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뒤돌아 생각을 해 보면 대학원에 다닐 때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전문가 수련을 위해 병원에서 일을 할 때에도 진정한 practitioner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주어지는 것들을 소화해내기도 바빠서 자신의 주관에 따라 생각하고 적용하고 feedback을 받고 수정하는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그저 practitioner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위하던 시기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소위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field에서 일을 하게 되니 아무도 저를 간섭하지 않으며 말과 행동에 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더군요. 이렇게 되고 나니 드디어 scientist-practitioner model이 무엇인지 몸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교나 수련 장면에서 공부를 할 때에는 내가 공부하는 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 지, 그 궁금함이 도무지 풀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공부해왔거나 하는 모든 것들이 어떤 모양으로 효과를 나타내는지 실제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되니 그야말로 공부를 하는 맛이 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갈증이 강해지나 봅니다.
이론적인 지식을 현장에 직접 적용하고 그로 인해 더 큰 배움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보다도 제가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어 좋은 점으로 꼽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사이비'들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점이죠.
현장에서 일을 하기 전에는 대학 교수, 책을 많이 번역한(혹은 쓴) 사람, 방송 출연 많이 한 사람, 학회에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 고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보니 그런 분들 중 상당수가 허당이고 사이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교수면 무엇합니까? 심리치료/상담도 하지 않으며 심리평가도 하지 않는데다 supervision도 하지 않는 교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연구마저도 현장과 유리된 상태에서 손쉬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junk article만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교수랍시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을 보면 구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도박 중독자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교수랍시고 써 먹지도 못할 엉터리 이론을 들이대면서 현장을 망가뜨리고 도박 중독자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일을 하기 전에는 짐작도 못했던 사실이지요.
그래서 저는 임상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어 가장 좋은 점이 사이비 전문가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이비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걷지 않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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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계 학술 대회 워크숍에서 접했던 Multilevel Analysis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군요.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봤더니
* Hierarchical Linear Models(2001/11)
-> 101.95$(교보문고)
* Hierarchical Linear Models : Applications and Data Analysis Methods(2nd Edition)
-> 185,160원(YES24)
by Stephen Raudenbush & Anthony Bryk(Sage Publications)
보시다시피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체 이 책들은 왜 paperback으로 나오지 않은 건지... ㅠ.ㅠ
혹시 학교에 계시거나 도서관 이용이 가능한 분들 중 이 책을 대출할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연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작권 침해의 공범이 되어 주시는 댓가로 제가 밥 한번 쏘겠습니다. -_-;;;
덧. 웬만하면 제본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쩝... 고액 서적이 저를 울리네요.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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