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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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지난 4월 2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재난심리 사전교육에 참석했을 때 공짜로 얻은 책입니다. 참석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더군요.
2판을 새롭게 출판하면서 학지사에서 남은 1판 책을 재난심리 위원회에 기증했나 봅니다. 두 번째 페이지에 기증 도장이 찍혀 있더군요. 2판은 아직 못 읽어봤지만 이 책도 충분히 좋습니다.
저도 몰랐지만 이화여대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있었고 이 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그동안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나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피해자와 생존자를 돌보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책은 2008년에 출판된 책이라서 그 노하우를 모두 담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서문에도 소개하고 있듯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더 체계적으로 위기 개입을 하는 미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내용이 참 좋습니다.
참고문헌을 빼면 14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의 책인데도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담고 있어서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충분한 훈련없이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임상가들이 field manual로 참고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Part 1.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기초
1. 심리적 응급처치란 무엇인가
2. 급성 스트레스 반응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리 및 목표
Part 2. 심리적 응급처치의 일반적 지침
4. 심리요원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기술
5. 현장에서의 일반적 행동지침
6. 심리요원의 자기관리 및 고려사항
Part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실제
7. 단계에 따른 심리적 응급처치
8. 심리적 응급처치의 구체적 방법
Part 4. 심리적 응급처치에서의 선별 평가
9. 평가의 쟁점
10. 선별 평가의 실제
보시는 것처럼 심리적 응급처치의 이론과 실제를 모두 담아내고 있는데 물론 이 책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중에 소개드릴 '위기 개입'처럼 좀 더 comprehensive한 책을 연결해서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위기 개입과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한 권쯤 갖고 계시면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고 2014년 1월에 제목이
'재난과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로 살짝 바뀐 2판이 출판되었으니 이 책을 구입하시면 되겠습니다. 2판에는 1판의 저자인 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선생님과 함께 새롭게 주혜선 선생님이 합류하셨는데 재난심리 사전교육 때 강의를 들어보니 이론과 경험이 모두 풍부하시더군요. 게다가 제가 지금까지 본 심리학자 중 최강 동안임;;;
닫기
* 초기 심리적 개입(Early Psychological Intervention: EPI)이란 재난 혹은 외상사건이 발생한 후 첫 4주 동안 제공되는 모든 종류의 심리적 개입을 지칭한다.
* 위기상태의 사람들은 대개 4~6주가 지나면 평형상태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시기의 개입은 내담자가 위기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현실적으로 위기에 대한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때에 삶에서의 주요 변화를 시도한다든지 성격변화를 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인간재해는 자연재해보다 심리적 후유증이 더 만성적이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표
- 심리적 안정을 찾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단기적 기능을 개선한다.
* 초기 심리적 개입에서 생존자에게 심한 스트레스 사건 후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려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재난 후 반응단계
1. 충격단계 혹은 급성단계(0~48시간) : 사건이 일어난 직후의 단계
2. 구출단계 혹은 반응단계(0~1주) : 재난전문가에 따라서는 '영웅기', '밀월기', '환멸기'로 구분
3. 회복단계(1~4주)
4. 재통합단계(2주~2년)
* 재난 생존자의 경험
1. 죽음에 대한 각인
2. 생존자의 죄책감
- 자기비난에는 행동에 대한 비난과 성격에 대한 비난이 있다.
- 대개는 어떤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더 느낀다.
- 자신의 성격이 어떠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더 부적응적이다.
3. 심리적 마비
4. 도움에 대한 갈등
5. 의미에 대한 추구
- 생존자는 재난을 설명하고 이것에 대한 숙달감을 얻기 위해 그들의 경험을 개념화하려는 노력을 한다. '개념화(formulation)'는 심리적 처리과정의 핵심과정이다.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것이 인생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게 된다.
* Caplan의 대처방법
- 스트레스가 되는 일을 바꾸는 것
- 상황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
- 스트레스 사건이 지나가거나 좀 덜 힘들어질 때까지 견디는 것
* 다음과 같은 부적응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특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 상실을 경험하고도 상당 기간 동안 감정을 최소화하고 부정하는 것
- 술이나 마약을 하는 것
-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일에 파묻히는 것
- 주위 사람들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
* 재난 후 심리적 개입은 생존자의 고통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자기 앞에 놓인 여러 과제나 도전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칙
- 근접성
- 즉시성
- 기대성
: 상담의 배경을 가진 심리요원은 생존자의 반응을 병리화하기 쉬운데,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스트레스 반응이 장기화되도록 이끈다
- 단순성
: 재난상황에서는 짧고 단순한 개입이 효과적이다. 생존자들은 혼란과 무력감을 느끼며, 주의나 사고의 폭이 상당히 좁아져 있다. 따라서 전문적 용어의 사용이나 심리치료적 기법의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
* 심리적 디브리핑
: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생존자에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반응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써 대개 집단으로 행해진다. 교육적인 개입으로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심리적 디브리핑은 재난 발생 후 48시간에서 72시간 내에 행해지며, 15~20명 정도의 집단으로 실시한다. 다분히 인지적으로 지향된 절차이다.
-> 최근에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자의 재적응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생존자가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때가 아니면 제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는 비정상적인 사건에 반응하는 정상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심리치료와 다르다. 따라서 심리적 응급처치는 생존자들을 병적으로 보거나 환자 취급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비정상적인 사건에 대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심리요원의 전문성과 관련된 자질
: 생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에 공감해 주고, 그들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존재라고 힘을 실어 주는 것(empowering) 또한 일반적인 상담자의 자질인 동시에 심리요원의 필수 자질이다. 공감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내적 상태가 어떨 것인지를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지, 결코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생존자의 분노와 행동에 동의를 해 주는 것이 아니다.
* 항상 모든 질문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심리요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본다거나 현재의 문제 해결에 당장 필요하지 않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질문의 적절성을 알 수 있는 기준은 '내가 방금 한 질문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인가?' 하고 스스로 되물어보는 것이다.
* 과거의 감정보다는 현재 나타내고 있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은 오래전에 발생했던 일에 대하여 여전히 강한 감정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현재의 감정에 대해 공감해 주는 것이 문제 해결에 훨씬 효과적이다.
* 심리요원이 정확하지 못한 감정 공감을 하거나 상대방이 심리요원의 감정 공감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사과하지 말고 대신 상대방에게 그가 느끼는 것에 대하여 좀 더 설명하도록 부탁하고, 다시 그 감정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재난현장에서는 심리요원이 생존자에게 중요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에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적인 표현을 하거나 부정적인 자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생존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 현장에서의 기본 지침
- 생존자의 얘기를 들어 주는 동안, 간간이 생존자가 어떠한 자기보호 행동을 취해 왔는지를 찾아내어 그것을 강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생존자로 하여금 무력감을 덜 느끼게 해 준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적은 극심한 정서적 충격을 안정시키고, 당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적응적 회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 절대로 충격적 경험 자체나 애도반응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심리요원이 피해야 하는 행동들
- 생존자들이 현재 어떤 마음상태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안다고 추측하지 말아야 한다. 생존자들을 병리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증상', '진단', '정신장애' 등과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아야 한다.
- 무력한 상태에 있는 생존자들을 은연 중에 낮추어 대하거나, 생존자들의 실수나 장애, 약점, 무력함 등에 초점을 두지 말아야 한다.
- 모든 생존자들이 심리요원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거나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리요원과 대화를 나누지는 않더라도 심리요원이 현장에서 지지적이고 안정된 모습으로 오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심하고 스스로 대처능력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상담자가 말하는 내용의 처음 3분의 1 정도의 내용이 가장 잘 기억되므로, 중요한 내용은 앞부분에 제시하는 것이 좋다.
* 심리요원의 소진 이유(James & Gilliland, 2001)
- 역할 모호성(role ambiguity)
- 역할 갈등(role conflict)
- 역할 과부하(role overload)
- 불합리성(inconsequentiality)
- 고립(isolation)
- 자율성(autonomy)
* 심리요원의 소진 단계
- 1단계 : 열정(enthusiasm)
- 2단계 : 침체(stagnation)
- 3단계 : 좌절(frustration)
- 4단계 : 무감각(apathy)
* 첫 접촉과 라포 형성
- 소개가 이루어진 이후 일차적으로 물어봐야 하는 것은 지금 당장 생존자나 가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특히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최우선적 순위를 차지한다.
-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먼저 부모나 다른 보호자에게 심리요원을 소개하고 아동/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는지 허락을 구하는 것이 좋다.
* 가족이나 가까운 이가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주의
- 사람들마다 애도와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상대방이나 자신의 슬픔의 표현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도 피하고, 다른 이들의 표현 방식을 존중해야 함을 설명한다.
- 곧바로 위로하려 들기보다는 상대방이 그 사실에 대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매우 강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날 것임을 미리 예상하되, 초기의 그와 같은 강한 정서적 반응은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 심리요원은 단순히 사회적 지지 체계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하기보다는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적극적 행동을 유도한다.
- 사망자의 유품이나 사체, 사진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가급적 가족구성원들이 소집단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때 아동/청소년은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나치게 세부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아니어도 사망자의 발견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심리요원이 가급적 피해야 하는 말들
-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 그분은 아마 지금 좋은 곳에 가 있을 거에요
- 그분의 삶이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 적어도 숨이 빨리 끊어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다른 얘기를 하도록 하지요
- 이 일을 극복하도록 노력하셔야 해요
- 당신은 이 일을 극복할 만큼 강한 사람입니다
- 이런 큰 일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 당신은 곧 나아지실 거에요
- 당신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어요
- 현재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충분히 애도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 적어도 당신은 살았으니 다행이에요
- 그건 아마 신의 뜻이었을 겁니다
- 신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십니다
* 심리요원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반응
- 슬퍼하고 있는 이에게 그런 반응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사망한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사용한다(가급적 '망자'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 것)
* 생존자나 가족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쇼크 반응
- 초점이 없는 멍한 눈빛
- 질문에 답변이 없거나 느림
- 행동에 지향점이 없음(의미 없거나 목적 없는 행동을 반복)
- 강한 정서적 반응(울음을 그칠 수 없음, 숨쉬기가 어려움, 몸을 앞뒤로 흔듦)
- 통제할 수 없는 강한 신체적 반응(부들부들 떨림)
- 미친 듯이 뭔가를 찾는 행동
- 위험한 행동의 시도(차도에 뛰어들기 등)
* 생존자가 혼자 있고 싶어하더라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있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다
* 생존자가 극심한 심리적 반응을 보이면서 진정이 되지 않을 경우 사용하는 질문들
- 지금 제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를 바로 쳐다보세요
- 당신 이름은 무엇인가요? 지금 여기는 어디지요?
- 우리가 방금 직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 몇 가지만 말해 보세요
- 지금 몸이 의자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 보세요. 손바닥이 의자 손잡이에 닿을 때 촉감이 어떻습니까? 발이 바닥에 닿고 있는 그 느낌은 어떻습니까?
*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
1단계 :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존자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털어놓는다면 그중에서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도록 한다.
2단계 :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구체적인 행동 계획 수립)
3단계 :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개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의 달성 과정에 생존자들을 어떻게든 참여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능동적인 의사결정자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
* 평가의 중요성
- 생존자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전인적 존재로 보지 못하고 정서적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서가 일단 안정되면 눈에 띠는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조기에 종결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반응들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리요원은 정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영역까지 평가해야 한다.
* 생존자의 정서반응(Crow, 1977)
- 분노 :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 불안이나 두려움 : 가장 전형적인 반응
- 슬픔 : 자살 사고에 주의
* 화가 난 생존자에게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 더 효과적이다.
* 불안이 주된 정서 반응이라면 면담을 구조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면담의 구조가 불안을 감소시킴으로써 정보의 수집이 용이해질 수 있다.
* 생존자의 인지적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외상적 사건이 있은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라도 심리적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 생존자가 외상적 사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반응이 생존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 인지적 반응은 크게 위협, 상실, 위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존자의 시간 개념은 인지적 반응과 관련이 있는데 위반은 현재, 위협은 미래, 그리고 상실은 과거와 관계가 있다.
* 평가 과정에서 반복되는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생존자가 특정 인생 차원을 빈번하게 언급할수록 그 영역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생존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외상적 사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때 유용한 전략은 타당화다. 생존자의 경험과 감정이 타당화되면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하려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외상적 사건이나 위기에 대한 행동적 반응
- 접근(approach)
- 회피(avoidance)
- 부동(immobility)
* 자살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지금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혹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시작하라.
* 약물 치료는 회피, 부정, 정서마비 증상보다는 우울, 불안, 과민반응 등의 증상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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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심리학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실시한 세월호 참사 심리지원 관련 '재난심리 사전교육'을 다녀왔습니다.
1, 2차 교육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실시했는데 3차는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진행되었네요. 장소가 서울인데다 휴일인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습니다.
주최측이 좀 더 큰 강의장을 현장에서 긴급 섭외해서 교육 전에 옮겼는데도 나중에는 보조 의자마저도 모자랄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이 사안의 심각성과 심리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석자들에게는 학지사에서 한국심리학회에 기증한 '재난현장의 심리적 응급처치(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공저)' 책이 무료로 한 권씩 주어졌습니다.
초반에는 재난심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현의 선생님이 재난심리위원회 활동과 관련하여 간략한 브리핑을 하셨고 이어서 이화여대 트라우마연구실의 주혜선 선생님이 '재난 및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라는 주제로 2시간 30분 정도 강의를 하셨습니다.
중 2가 된 딸을 둔 엄마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동안(저는 처음에 학회 간사나 진행 요원 중 한 명인 줄 알았다는;;;;)이셨는데 강의 실력은 발군이고 내용도 아주 충실하고 좋았습니다. 핵심만 쏙쏙 짚어주는데다 나중에는 이완 및 grounding 기법도 실제로 시범을 보여주셔서 유익했고요. 역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분의 강의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짧은 시간에 큰 도움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청중석에 질문을 요청했을 때 재난심리위원회의 느린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빨리 현장으로 가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분들이 꽤 계시던데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더군요.
지금의 상황은 전문 인력이 충분하다고, 치유가 급하다고 무조건 투입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특성 상 지금 투입된다고 더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작 문제는 사건 발생 4주에서 6주 이후에 터져나오게 될 테니까요. 권정혜 선생님 말씀처럼 초반에 주도권 경쟁하느라 힘 빼고 여론이 시들해지는 상황에서 모두들 물러났을 때 누가 끝까지 남아서 치유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언제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나오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죠.
그리고 하나 묻죠. 어제 모인 그 많은 심리치유 전문가 중 PTSD 전문가가 대체 몇 명이나 됩니까? 당장 단원고에 파견하면 본인도 심리적으로 소진되지 않으면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상처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죠? 의욕과 사명감 만으로 내담자가 치유됩니까?
이건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입니다. 충분히 몸을 풀고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투입되는 전문가들도 부상당하지 않으면서 내담자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나치게 과열된 이런 분위기가 두렵습니다. 그리고 매일 몇 번씩 제게 묻습니다.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과연 그들을 도울 능력이 내게 있는지, 모두들 등 돌리고 돌아섰을 때도 동요하지 않고 오직 내담자만 바라보면서 끝까지 그들의 손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의지와 인내심이 내게 있는지, 그리고 짐작도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그들의 상처에 충격받지 않고 굳건히 버텨낼 단단한 마음이 내게 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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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제가 쓴 첫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왜 우리는 도박에 빠지는 걸까'라는 책입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지금까지 제 이름이 들어간 책은 이번 책을 빼고 4권이었는데, (당연히) 모두 도박 중독 관련 책이었지요. 출판된 순서대로 정리하면,
* 도박중독 심리치료(시그마프레스, 2007, 공역)
*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시그마프레스, 2011, 번역)
*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학지사, 2013, 공저)
* 청소년의 도박 문제(시그마프레스, 2013, 공역)
입니다.
그야말로 저는 숟가락만 얹었던
'도박중독 심리치료'만 빼고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
'청소년의 도박 문제'는 모두 월덴 3에 소개 포스팅을 했습니다.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를 제외한 두 권은 공저자와 공역자로 참여한 거라 다른 전문가 선생님이 쓰신 내용을 중심으로 큰 부담없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소개할 수 있었거든요.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는 제가 혼자 번역한 책이기는 해도 번역의 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 책인데도 원서를 읽으라고 혹평하는 소개글을 올리기도 했지요. ^^;;;;
그런데 이번에 나온 '왜 우리는 도박에 빠지는 걸까'는 저 혼자 쓴 책이라서 그런지 도저히 객관적으로 소개 포스팅을 할 수 없겠더군요.
그래서 '서적' 카데고리나 '심리학 서적' 카테고리가 아닌 '도박 중독' 카테고리에 공지글로 포스팅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책들이 심리학 서적 전문 출판사인 시그마프레스나 학지사를 통해 나왔다면 이 책은 인문, 사회, 예술, 실용 전문 브랜드 출판사인 소울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출판했습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과 그 가족들이 많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금은 대중적인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책을 내면서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새삼 깨닫고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 무거운 책임감이 뒤섞여 참으로 복잡한 심경이 들더군요.
책의 내용은 그동안 월덴 3의 도박 중독 카테고리에 올린 포스팅들이 중심입니다만 흐름에 맞게 재배치하고 읽기 편하게 많이 다듬었으며 사례와 비유도 보강했습니다. 도박 중독자와 가족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독하시는 게 좋지만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으셔도 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께는 그렇게 선별적으로 활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많이들 읽어주십사 대놓고 하는 읍소?;;;;;).
앞으로도 제게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질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먼저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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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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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장에서 도박 중독 치료를 실제로 하고 있는 임상가들이 도박 중독에 대해 쓴 '국내 최초의 공동 저술서'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책은 이흥표 선생님의
'도박의 심리'입니다만 그 책은 혼자 쓰신 것이니 단도박 모임을 제외하고는 도박 중독 치료의 역사가 십 수년에 불과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나마 그동안 소개된 책들이 거의 번역서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미 2007년에 선을 보였으나 KRA 유캔센터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던 것을 심리학 전문 출판사인 학지사를 통해 최신 정보를 보강하여 개정판으로 출판한 책입니다. 저자로는 유캔센터의 전, 현직 임상심리학자 5명과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가 수고하였습니다.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개인, 사회, 도박에서는 다소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박을 조명하고 있으며 특히 '바다 이야기' 사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도박 광풍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가 도박과 도박 중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부의 특징으로는 매스컴에서 맨날 떠들어대는 것처럼 한국이 과연 도박 공화국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도박 중독 유병율 9.5%의 허상을 낱낱히 깨부수고 있죠. 이 부분은 지금까지 출판된 어떤 도박 관련 저작물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내용입니다.
2부. 습관성 도박의 이해에서는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생물심리사회 모형에 따라 도박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3부. 치료와 재활에서는 개인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사후관리 및 재발 예방의 4개 영역에서 도박 중독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도박 중독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까지 빠짐없이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 이 책 한 권만 정독해도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함께 도박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현 실태까지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공동 저작의 문제점 중 하나인, 부분 내용의 유기적인 연결과 통합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2부 5장 습관성 도박의 생물학적 이해에는 신경전달물질과 뇌관련 연구결과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것은 3부 7장 약물치료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아무래도 여러 저자가 공동 작업을 하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의 대상은 도박자와 가족이 아닌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현장 전문가들입니다.
특히 도박 중독 현장에서 일을 할 예정인 예비 임상가들에게 도박 중독 치료의 입문서로 추천합니다.
예전에는 도박 중독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도박의 심리'를 많이 권했는데 이제는 이 책에 자리를 넘겨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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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월덴3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학회와 교수에 대한 제 적개심이 어느 정도인지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여러 차례 다른 글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제가 학회와 교수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신건강분야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임상심리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교육 과정의 체계가 하나도 없어 막상 전문가가 되어서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학회가 정신을 못 차리고 이에 대한 대비를 전혀 못하고 있고 교수라는 사람들은 기득권에 취한 나머지 이러한 학회의 무능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 과정조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당연히 그보다 더 중요한 임상가의 윤리에 대해서는 두 말 할 것도 없겠죠. 임상심리전문가만 해도 자격을 취득한 뒤에 의무적으로 듣게 되어 있는 윤리 교육 달랑 한 번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요새는 분위기가 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 제 기준으로는 아직 멀었습니다)입니다. 현장에서 부닥칠 수 있는 수많은 윤리 문제들은? "그건 니가 알아서 해" 수준입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개인적인 문제이니 "니가 알아서 책임지고" 물의를 일으킨 수준이 심하면 학회에서 제명하고 땡입니다.
현장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수많은 윤리적 문제(내담자와의 사적 관계, 개인 정보 보호의 한계, 비용 문제, 종교적인 문제와 가치관 등)와 만나면서 윤리 문제야말로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그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박터지게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관련 서적을 찾아보면 전무합니다. 국내 서적은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 실정에 딱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작년 9월에 소개한
'상담 및 심리치료 윤리(Issues and Ethics in The Helping Professionals, 2007)'이 있어서 다행인 수준이죠.
서론이 길었는데 그렇다면 2010년 5월에 나온 이 책은 어떨까요?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별 한개도 아까운 책입니다. 장점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풀어서 쓰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1. 2010년에 번역이 되었지만 원서는 1994년에 출판된 것이라서 무려 16년이나 된 책입니다. 당연히 그동안 변화해 온 윤리 규정의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용의 적절성은 둘째치고 아주 구태의연합니다. 이것만 익혀서는 어림도 없는 수준입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위에 링크한 Corey의 '상담 및 심리치료 윤리'와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중독전문가의 윤리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내용이 온통 알코올과 약물의존 분야에만 치우쳐져 있습니다. 도박 중독, 쇼핑 중독, 섹스 중독 등 행위 중독에 대한 부분은 전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용어 자체가 거의 안 나옵니다. 이 책의 원 저자인 두 사람 모두 알코올 및 약물의존 분야 전문가이니 당연할 수 밖에 없겠지요. 이 분들의 약력을 보면 행위 중독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습니다.
3. 우리나라와 미국의 현실 차이가 너무 크다는 사실에 대해 번역자의 각주 하나 안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예전에 중독자였던 사람이 치료자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매우 드물죠. 도박 중독 분야만 따지면 제가 알기로 전국에 단 한 명의 상담자만 있을 뿐 입니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소송이 난무하는 국가이기때문에 임상가가 윤리 규정을 준수하느냐 법적 소송의 가능성을 줄이느냐의 딜레마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법 상 책임을 의사가 지기 때문에 그런 일이 별로 없죠. 그게 다행인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이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최소한의 언급도 안 해놨습니다.
4. 게다가 번역 실력이 뛰어난 신성만 선생님이 역자 중 한 명인데도 이 책은 가장 중요한 번역부터가 엉망입니다. 아무리 공동 번역이라고 해도 대표 역자가 원서와 일일이 번역을 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당연하거늘 그런 작업 자체를 안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번역의 질이 형편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중독전문가 협회의 교육 과정을 위해 급조해 번역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5. 이건 학지사의 잘못인데 138페이지에 불과한 소책자에 13,000 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을 책정해 놓았습니다. 협회의 중독전문가 자격을 따려는 수강생들은 이 책을 반드시 사야할테니 그걸 이용해 장사하시려는 건가요?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가격 책정은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알코올, 약물의존 분야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도박 중독 분야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수준입니다. 미국 등은 지금 알코올, 마약과 전쟁을 치르느라고 도박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SCI 등재 journal에도 도박 관련 논문은 거의 올라오지 않고요. 당연히 현장에서 일하는 도박 중독 전문가가 거의 없고 수준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약물 중독과 행위 중독을 하나로 묶어서 중독 전문가로 다루는 것 자체를 반대합니다만 통합한다고 해도 윤리 규정부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게 안 될까요? 무엇보다도 책을 써야 할 수준의 사람들이 더 이상 현장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책을 번역한 네 분의 선생님이 일주일에 중독자를 과연 얼마나 만나고 있을까요?
도박 중독 분야는 더 말 할 것도 없고 알코올, 약물의존 분야에서 일할 전문가들에게도 이 책은 꼭 피하라고 권하고 싶은 수준입니다. 읽으면서 시간이 아깝더군요. 차라리 좀 비싸더라도 '상담 및 심리치료 윤리(2007)'를 읽으세요!
덧. 이 책의 뒷면에는 '중독전문가의 윤리에 관해 가장 인정받고 있는 책'이라는 문구가 선명한데 비웃음 밖에 안 나옵니다. 이 정도의 책이 가장 인정받는 책이라면 미국 중독 분야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덧2. 한국중독전문가협회 회장이신 이미형 선생님이 추천사에서 중독전문가 자격증 보급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고 하셨던데 알코올 약물 상담 분야에서 도박 등의 행위 중독을 포함하려고 협회 명칭을 개정한 것이 제가 알기로 작년인가 재작년입니다. 그 전까지 이 협회에서는 도박 문제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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