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간 엘리시아 강촌 리조트에서 열렸던 한국임상심리학회 봄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보통은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를 통해 임상심리전문가 연수평점을 채우곤 했는데 그렇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임상심리학회 학술대회가 한국심리학회 연차 대회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quality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갈 때마다 기분이 상했기 때문입니다(올해도 이 예감은 여지없이 들어맞았고요). 그래서 매년 가는 해외 여행 시기를 여름철에서 다른 계절로 분산하기 시작한 이후로 여름철에 열리는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를 참석하지 못할 실질적인 원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에 참석하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임상심리학회 학회에 참석했냐하면, 8월에 몽골, 12월에 대만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자칫하면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 기간과 겹칠 위험성이 있었고 휴가 기간이 모자라 학회 참석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인데 왠일인지 올해부터 직장에서 학회 등록비를 지원하고 출장 처리까지 해 주는 바람에 아예 초반에 다녀오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미리미리 챙기고자 이번 봄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저는 2일차인 29, 30일 일정만 소화했습니다.
장소가 강촌인지라 가는 것도 일이어서(저희 집에서 itx 백양리역까지 지하철로만 꼬박 2시간이 걸리니까요;;;) 셔틀 버스 신청을 했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대행사 일처리도 꼼꼼했는데 결과적으로 7시 20분까지 모이라고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길이 막혀서 버스 자체가 늦게 온데다 늦게 온 사람들을 태우느라고 7시 40분에 출발했는데 겨우 1시간 남짓 걸려서 8시 45분에 도착했으니까요. 미리 서두른 건 좋았는데 덕분에 저는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죠. ㅠ.ㅠ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진행 상 문제 중 하나는 안내 표지판 설치가 부실했다는 겁니다. 수는 충분했지만 참석자 눈높이에서 부착한 것이 아니라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셔틀 버스 하차 장소에서 등록 데스크까지 안내문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감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강의동 건물이 2개 밖에 없기는 했지만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데 가는 길 중간 실외에는 안내문이 하나도 없어서 역시 감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더군요. B, C, D Room이 위치한 건물에 진행 요원이 있지만 1층에 있는데다 그냥 책상 하나 달랑 놓고 앉아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렸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학회 참석자가 앉아서 쉬는 줄 알았습니다.
등록 데스크도 동선이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사전 등록과 현장 등록을 나눠 놓기는 했지만 제 경우는 사전 등록 후 환불 신청을 한 기관 신청자인데 별도의 안내가 없어서 사전 등록 데스크에 가서 이름을 확인하고 다시 현장 등록 데스크로 옮겨 가야 했습니다. 게다가 기관 신청자 명단에는 당일 등록만 한 걸로 표시되어 있어 확인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고요. 뭔가 딱딱 들어맞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등록자에게는 선물을 줬는데 내용물이 우산과 수건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 비소식이 예보되어 있었고 요새 수건을 기념품으로 주는 곳이 많지 않아서 무겁기만 한 머그컵이나 별로 쓸 데도 없는 USB 메모리 따위보다는 훨씬 실속있었지만 엄청난 길이의 종이박스에 담아서 불필요한 포장까지 해서 주는 바람에 아이디어가 빛이 바랬습니다. 다들 선물을 받자마자 내용물만 빼고 박스를 버리느라고 한바탕 북새통이었고 그나마 많지도 않은 쓰레기통이 가득 차더군요. 제가 기본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허식을 워낙 싫어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마지막 날도 이름표를 반납하려고 하니 재활용하지 않는다고 그냥 버리라고 해서 또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름표 규격이 통일이 되지 않아 재활용하지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명을 들었지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심리학회 차원에서 모든 이름표를 통일해서 일괄 구매하고 남은 걸 회수해서 재활용하면 쓸데없이 버려지는 자원을 충분히 아낄 수 있을텐데 그냥 그럴 생각이 없는 무성의라는 생각만 들었죠,.
그런 무성의는 식사 제공에서도 드러나는데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까지는 기대도 안 했지만 엘리시아 강촌이 고립된 리조트인데다 자체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이 어마무시하기에 중식 도시락 사전 주문을 받은 건 적절한 조치(그래도 모든 메뉴가 육식 위주라서 기분은 씁쓸했습니다)였지만 그걸 1회용품과 비닐 봉지에 담아서 준데다 식사를 할 공간이 부족해 사람들이 야외에서 도시락을 까먹은 뒤 버린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다음 강의가 있는 강의장(C room)에서도 냄새를 풍기며 점심을 먹게 했더군요. 누가 강의장에서 식사를 하도록 안내했는지 찾아봤지만 진행 요원 한 명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와 비교해서 임상심리학회는 연수 평점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기 때문에 조기 탈락 방지를 위해 평점표를 강의 끝나고 제출하게 하는데 그거야 큰 불만없지만 그러면 연수 평점표를 제대로 수거해야죠. 셋째 날 R 통계방법론 강의 끝나고 조금 늦게 나갔더니 평점표를 수거하는 진행 요원이 가버려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멘붕에 빠졌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는 반드시 강의 끝나고 제출한 것만 인정된다고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으면서 말이죠,
정작 그 강의는 9시에 시작하는데 8시 45분까지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도착해서 강의장에 불을 켜고 들어갔으니까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역시나 진행 요원 한 명 보이지 않았고 안내 방송도 없었고 하다 못해 강사도 안 와 있더군요. 처음에 강의장이 바뀐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돌아올 때 셔틀 버스를 타야했기에 시간표와 탑승 장소를 진행 요원에게 물어봤는데 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토스하더군요. 귀찮아서가 아니라 정말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정보도 숙지시키지 않고 진행 요원들에게 무슨 오리엔테이션을 한 건지 한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참석자의 눈높이에서 진행하지 않는 미숙함은 이번 학회에서도 여전했고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학회 장소처럼 고립된 곳이라면 그런 세심한 안내가 굉장히 중요한데 말이죠. 앞으로 엘리시아 강촌을 비롯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서 하는 임상심리학회는 가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항상 학회를 다녀오면 제가 들은 강의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평가와 소개를 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일부러 안 하겠습니다. 그저 이 말씀만 드리고 싶군요. 임상심리학회는 학회 행사를 준비할 때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 타겟팅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수련을 받고 있는 레지던트 선생님인지, 올해 전문가가 된 신임 임상심리전문가인지, 현장에서 꽤 오래 practice를 한 senior 전문가인지, 아니면 대학원생 등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인지.... 제 생각에는 이도저도 아니었습니다.
타겟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개설한 강의들 같았습니다. 어떤 강의는 너무 기초적인 이론 설명에 치중하느라 하품만 나왔고, 어떤 강의는 너무 뻔한 기술적인 이야기에 시간을 들여서 실제 사례를 다룰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망했으며 또 어떤 강의는 현장과 너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황당했습니다. 전문가를 타겟으로 한 강의는 하나도 없었고 더 큰 문제는 이런 강의들은 임상심리 레지던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최소한 강의를 들으면 도움이 될 추천 대상을 명시하기만 했어도 매 강의가 끝날 때마다 씁쓸한 마음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대체 왜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 때 개설되는 강좌에 비해 이처럼 quality차이가 나는 건가요?
앞으로는 꼭 듣고 싶은 강좌가 개설되지 않는 한(그것도 미리 아주 신중하게 알아보겠지요) 가능하면 임상심리학회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럼 이번 학회에는 좋은 점이 없었냐 하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엘리시아 강촌 리조트 2층에 우양정이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아마도 봄철 한정 메뉴인 것 같은데 봄나물 막국수라고 있더군요. 12,000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는데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맛입니다. 꼭 드셔보세요. 불쾌한 기분을 싹 날려주는 힐링 메뉴였습니다.
다시 쓰고 싶지 않은 학회 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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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가 되고 난 뒤 가장 번거롭고 귀찮은 일 중 하나는 바로 전문가 자격 유지를 위한 연수 평점을 채우는 겁니다.
일년에 고작 10점(정확히는 9점)만 채우면 되는건데 그깟 것도 귀찮아하느냐고 나무라실 수 있지만 일상이 바쁘다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작년까지는 천금같은 휴가를 쪼개서 학회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번거로운 연례 행사였는데요.
이게 어쩐 일인지 올해부터 직장에서 직원 교육비로 (연수 평점을 채우기 위한) 학회 참석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합니다. 게다가 연차 휴가를 사용하지 않도록 출장 처리까지 해 주겠다고 하네요. 이게 왠 떡입니까!!
올해는 8월에 몽골, 12월에는 대만 여행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최대한 많은 휴가 기간을 확보해야하는 저로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처음?) 이번 임상심리학회 봄 학술대회에는 1박 2일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어차피 하루 참석으로는 연수 평점을 다 채울 수 없다능;;;).
7시 2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하는데 아직 짐을 못 쌌습니다(그러면서 왠 포스팅?;;)
학회에서 딴 짓하면서 노는 거야 늘 익숙하게 하던 일(!!)이니 괜찮지만 먹는 걸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사전 중식 신청을 받기에 메뉴를 보니 제가 모두 먹을 수 없는 거라서 아무래도 바리바리 싸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현지 식당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걸로(너무 비싸!!)...
그럼
잘 다녀오겠습니다.놀다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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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치료의 현존하는 네임드 Nancy McWilliams 방한 예정!!'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도네시아 여행 때 노트북을 싸들고 가는 수고까지 불사하고 현지에서 국내 시간에 맞춰 광클릭 한 보람이 있어(맹세코 이런 짓 처음임;;;)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을 3일 모두 등록 성공하였습니다.
오늘이 1일차여서 휴가내고 다녀왔습니다.
아직 1일차에 불과합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워크샵을 듣지 않은 임상가 선생님들은 두고두고 후회하실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들은 모든 학회, 심포지엄, 콜로퀴엄, 워크샵 통틀어 Top 3에 드는 워크샵입니다.
장점에 해당하는 인상깊었던 점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 Nancy McWilliams 선생님의 강연 스타일
: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또박또박 천천히 말씀하셔서 통역이 필요없을 정도
* 통역 : 전문 통역사인 것 같은데(아닐 수도 있음) 심리학 전공 용어도 틀린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
->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통역 중 최고
* 강연자와 통역의 호흡 : 딱 따라가기 좋은 정도로 끊어서 들으니 영어로 들은 내용 중 긴가민가 하는 걸 우리말로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반복 학습이 되는 느낌
* 주최 측 진행 : 참석자들이 늦게 와서 그렇지 진행이 아주 매끄러웠음. 시간 배분도 완벽
* 사은품(?) : 자료집과 요기하라고 준 떡, 주최측인 서강대 열린상담소 홍보용 펜(뒤에 스타일러스 펜촉이 달려 있어 유용)과 생수를 줬는데 요긴한데다 군더더기없이 딱 필요한 물품만 줬더군요. 신경 많이 쓴 듯 하네요.
굳이 단점을 끄집어 내 보라면,
* 강의장 의자의 사이드 테이블 크기가 작아 노트북 사용이나 장시간 필기가 좀 불편했음
* 고른 난방이 되지 않아 뒤에 앉은 사람은 덥고 앞에 앉은 사람은 추워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움
* 인원 수에 비해 여성용 화장실이 협소해 여성분들이 불편을 겪음
다음은 내용.
이번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의 주제는 'Individuality and Its Implications for Psychotherapy'입니다.
치료적 접근의 유형별 차이보다 성격이나 대인관계 관련 변인 등 인간의 고유한 개별성(individuality)이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입증되어왔죠. 그래서 바로 이 개별성을 정신분석에서 강조하는 10가지 시선으로 조망하고 성격의 개인차에 대한 이해를 범주적(categorical)이 아닌 차원적(dimensional) 이해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이 워크샵의 목적입니다.
오늘은 그 중 1일차였는데요. 개별성과 심리치료의 관계에서 심리치료 장면에 드러나는 내담자 성격의 이해와 치료적 함의에 대해 개관했습니다.
Individuality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Temperament
2. Attachment Style
3. Observed Clinical Patterns
4. Defensive Organization
5. Implicit Cognitions about Self and others
6. Affective Patterns
7. Drive (Motivational Systems)
8.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9. Internalized Object Relations (Inner Working Models / Schemas)
10. Organizing Developmental Issue (Severity Dimension)
1일차 워크샵은 오후 2시부터 5시 15분까지 휴식 시간 15분을 제외하고 1시간 30분짜리 강의 두 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시간에 individuality를 다루는 10가지 시선 중 앞의 5개, 두 번째 시간에 나머지 5개를 설명했습니다.
연자 스스로 depressive-hysterical하다고 스스로를 평한 것처럼(제 기준으로 B군 상담자, 저는 A군;;;;) 표정 및 감정 표현이 풍부해서 다소 밋밋(PPT 슬라이드가 주로 읽어보면 도움이 될 참고서적이나 문헌 소개로 채워져 있음. 제게는 유용한 정보였지만)한 강의에 활력을 불어넣더군요.
강의도 좋았지만 질의응답까지 좋았습니다. 직접 청중 질문도 받았지만 주최측에서 강의가 끝난 후 할 질문을 미리 적어서 내도록 했기 때문에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했고 무엇보다 질문과 응답 모두 quality가 높았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 모든 내담자에게 10가지 시선을 모두 적용해서 살펴봐야 하나, 당신은 주로 어떤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나, 모든 내담자에게 성격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가, 상담자라면 역전이 문제가 중요할텐데 당신이 개인적으로 역전이를 강하게 느껴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 성격 장애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자기애성 성격 장애, 특히 borderline level이 좀 부담스럽다고 하시더군요. ^^) 등등의 좋은 질문이 많았습니다.
성 폭력 피해 여성의 regressed behavior를 dissociation과 어떻게 구분하는가, 학교 폭력 피해 청소년이 보이는 homicidal idea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등등의 실제 임상 사례와 관련된 질문도 있었는데 정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McWilliams 정도의 대가라면 그런 사례 경험은 풍부할테니 얼마든지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첫날 3시간에 불과한 강의만 접했지만 느낌이 좋습니다. 특히 McWilliams 박사의 저서에도 다루지 않은 내용들에 대한 집약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내일 강의가 기대되는군요.
닫기
* Temperament
- 과거 :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양육 실패)에 주로 초점을 맞춤
- 현재 : 부모와 자녀의 코드(기질)가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춤
* Attachment Style
- Mikulincer : 결혼이나 헌신적 파트너십처럼 love relationship이 5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psychotherapy에서도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2년 이상을 필요로 함
- Wallin : 불안정 애착을 성인기에 안정적 애착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 조건 제시
-> secure, anxious, avoidant, disorganized-disoriented(type D) 애착 유형 구분
-> tyep D 애착 유형의 경우 trauma 경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음
* Observed Clinical Patterns
- 증상 위주의 치료 방법에는 한계가 있음. 성격의 문제에 기인하는 사례가 많음
- 성격 구조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함
* Defensive Organization
- 각 개인이 emotional distress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와 관련된 문제
- 방어 구조는 방어 기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 Implicit Cognitions
- 정신역동에서의 Pathogenic belifs와 유사
- 발달적으로 비합리적인 것이 아님. 아이들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 Affective Patterns
- Ekman의 스승인 Tomkins가 이 분야의 대가
- 인간은 원래 8초에 한번씩 표정이 바뀌는데 병리적 문제가 있으면 표정의 변화가 없음
- 내담자의 affect를 상담자가 contain하는 것의 중요성
- 내담자의 affect가 상담자의 그것과 matching하지 않고 다르다는 점에서 내담자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함. 치료자가 내담자의 affect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님.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 Drive (motivational systems)
- Panksepp : DSM 체계는 밖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의해 구분하기 때문에 치료적 함의가 부족하다
-> 7개의 motivational system 설명 : sensation seeking(도파민), anger, fear, anxiety, play, sexual desire, care
*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 개인주의 vs. 전체주의
- Blatt의 연구
-> 내사적 우울(수치심, 죄책감) :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며 치료 기법과 내용이 중요, 재발이 잘 되지 않음
-> 의존적 우울(외로움, 정서적 허기) : 관계만으로 도움이 됨. 재발이 쉬움. 재애착 치료 필요
* Internalized Object Relations : Theme/Scheme(중요 생각)
- Schizoid : 친밀감 vs. 거리
- OC : 통제 vs. 통제 상실
- Hysterical : seductive vs. inhibited
- Paranoid : trust vs. distrust(극단적 이분화)
- Narcissistic : I'm OK vs. I'm not OK
* Organizing Developmental Issue : 발달 수준
닫기
* Greenberg, L., McWilliams, N. & Wenzel, A. (2013). Exploring three approaches to psychotherapy.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st Association.
* Attachment Style
- Holmes, J. (2001). The search for the secure base: Attachment theory and psychotherapy. Philadelphia: Taylor & Francis.
- Mikulincer, M., & Shaver, P. R. (2007). Attachment in adulthood: Structure, dynamics, and change. New York: Guilford Press.
- Wallin, D. J. (2007). Attachment in psychotherapy. New York: Guilford Press.
* Observed Clinical Patterns
- Kernberg, O. F. (1984). Severe personality disorders: Psychotherapeutic strategies: New Haven, CT: Yale University Press.
- McWilliams, N. (1994, rev. ed. 2011). Psychoanalytic diagnosis: Understanding personality structure in the clinical process. New York: Guilford
* Defensive Organization
- Vaillant, G. E. (1992). Ego mechanisms of defense: A guide for clinicians and researcher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 Cramer, P. (2006). Protecting the self: Defense mechanisms in action. New York: Guilford.
- Perry, J. C. (2014). Anomalies and specific functions in the clinical identification of defense mechanisms.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70, 406-418.
* Affective Patterns
- Anstadt, TH., Merten, J., Ullrich, B., & Krause, R. (1997). Affective dyadic behavior, core conflictual relationship themes and success of treatment. Psychotherapy Research, 7, 397-417.
* Drive (motivational systems)
- Panksepp, J., & Biven, L. (2012). The archeology of mind: Neuroevolutionary origins of human emotions: New York: Norton.
*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 Blatt, S. J. (2008). Polarities of experience: Relatedness and self-definition in personality development, psychopathology, and the therapeutic proces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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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하는 상담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너무 당연한 사실인데 일반인 중에는 의외로 모르는 분이 많은 것 같아서 경고 포스팅합니다.
내용인즉슨 간단합니다. 정말로 상담을 잘하는 실력자는 절대로 스스로 자신이 상담을 잘한다고 떠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물론 "내가 좀 상담을 잘하지"라고 대놓고 뻔뻔하게 이야기하는 막 나가는 상담자는 거의 없습니다만 이들은 자신이 속한 전문가 집단의 권위 뒤에 숨어서 "내가 근무하는 센터의 상담자들은 다른 곳과 달리 전문성이 뛰어나다", "이 정도 상담 비용은 받아도 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어떤 어떤 분야의 경험이 많다"는 식으로 자신을 우회적으로 과시하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상담의 고수라면 자신의 상담 능력에 대해 자신하지 않을까요? 제가 그런 고수급의 상담자가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어도 아마 안 그럴겁니다. 제가 상담 12년차인데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지고 공부할 게 끝도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상담이니까요. 상담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방을 떠는 상담자가 진짜 고수일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그런 식으로 잘난 척을 하는 걸까요?
제가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그런 상담자는 대개 허세와 달리 실력이 없는 엉터리들이더군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란게 없는데다 열등감이 폭발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상담을 받으려는 분은 최소한 상담을 잘한다고 자랑하는 상담자만큼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상담자를 어떻게 구별하느냐~
그런 상담자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전문가에게 자신의 실력을 노출하지 않고 그럴 수 있는 상황도 가능한 한 피함. 전문가 사례 회의에서 케이스를 발표하는 일이 없고 자신의 노하우이기 때문에 노출할 수 없다면서 숨기기만 하기 때문에 과연 이 사람이 상담에서 뭘 어떻게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음.
2. 이런저런 자격증(서로 관련도 없는)을 많이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상담에서 활용하지도 않음.
3. 학회, 협회, 연구회, 지회 등의 감투를 맡는 걸 좋아라 하지만 정작 맡으면 제대로 일하지도 않음. 능력이 없어서 맡아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함. 이들은 자신의 무능력을 감춰줄 경력 한 줄이 필요한 것 뿐임.
이도 저도 복잡하면 그저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상담할 때 잘난 척 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빠지는 상담자만 피하세요. 잘난 척하는 느낌이 드는 상담자가 고수일 가능성도 거의 없지만 설사 고수라 해도 그런 느낌이 드는 상담자와 제대로 된 상담 작업을 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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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입니다. 사실은 제목 이상이죠.
제가 상담자로 일하면서 배운 모든 것들 중 교과서, 학회, 워크샵, 논문에서 배운 건 1%도 안 됩니다. 99%가 넘는 거의 대부분의 지식과 지혜는 모두 내담자에게서 배운 것들입니다.
그토록 원했던 해답이 자신에게 숨겨져 있음을 몰랐던 내담자와 함께 떠난 내면 여행을 통해, 해답은 알고 있으나 차마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없었던 내담자의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떼었던 발걸음들 속에서...
그렇게 알게 모르게 배우게 된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내담자를 도와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저를 도왔습니다. 그들을 통해 제 삶이 변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의 힘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제가 체험했고 지금도 매일 체험하고 있기에 상담을 통해 사람이 변화하고 그 변화가 영속된다는 걸 믿습니다.
그러니 체계적인 교육, 집중적인 supervision, 다양한 전문적 치료법 익히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항상 상담을, 내담자의 지혜를 얻는 기회를 최우선 순위로 두기 바랍니다.
모든 것은 내담자에게 있습니다. 내담자를, 상담의 힘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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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상심리학회 운영세칙에는 전문회원 연수평점제(2조 2항)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다음과 같습니다.
* 전문회원으로서 당해 1~12월까지 1년간 연수평점을 5점(10시간) 이상 취득하지 못한 자에게는 다음 해 1~2월 이사회 심사를 거쳐 주의경고를 한다. 주의경고는 해당 회원에 대한 개별 연락 및 학회 홈페이지를 통한 공지가 포함된다. * 3년 연속으로 주의경고를 받은 자는 이사회 심사를 통해 전문회원으로서의 자격정지 처분을 1년간 내린다. 이 기간 동안은 임상심리전문가로서의 활동(예: 전문가 수련과정에 대한 슈퍼비전)을 인정하지 않는다.
간단히 요약하면 1년에 10시간 이상 학회 행사에 참석해서 돈(등록비)을 내라는 말입니다. 안 그러면 경고를 할 터이고 이걸 3회 이상 무시하면 밥줄을 정지시키겠다는거죠.
사실 이 모든 것은 임상심리학회가 가난해서 생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임상심리학회가 돈많고 부유한 학회였다면 이런 구질구질한 내규 따위가 필요하지도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상심리학회가 동네 조기 축구회가 아닌 이상 운영하는데 있어 여기저기 돈이 많이 필요하고 무보수로 일하는 회장과 이사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회비를 내라고 해야 할 정도의 열악한 재정 상태라는 점, 연회비로는 이 정도 큰 규모의 학회를 유지하기에 턱없기 부족하기 때문에 일년에 몇 차례 있는 학술대회의 등록비를 통해 어느 정도 보전해야 한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연수평점제의 엄격한 적용에 반대하지는 않으며 저부터도 가능하면 연수평점을 채우기위해서 열심히 학회 행사에 참석할 겁니다.
그런데 최소한 연수평점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기에 앞서 두 가지 정도는 학회 운영진이 고민을 해 보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두 가지 사안은 모두 왜 학술대회 참석이 저조한가와 관련 있습니다.
첫째. 학술대회 일정을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지 모르겠으나 저처럼 직장에 매인 사람들은 학교에 계신 분들과 달리 내 마음대로 시간을 뺄 수 없어서 윗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그게 싫으면 천금같은 개인 휴가를 써야 하는데 참 야속하게도 학술대회는 왜 항상 평일에 걸쳐서 하느냐 말이죠. 주말에 하면 누가 잡으러 온답니까? 게다가 누구 편하자고 꼭 대학 방학 때 하는건지. 휴가 기간에 쉬지 말고 학회에나 참석하라는 건가요?
둘째. 수련 레지던트와 junior 전문가들이 커리큘럼의 질적 저하에 대해 그렇게 불평들을 하면 한번쯤은 대대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든지 해서 뭔가 참석하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올라오도록 노력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대체 언제까지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지도 않는 supervisor의 심리평가 워크샵, 내담자를 만나지도 않는 교수의 심리치료 강의를 들어야 합니까? 책에 다 나와있는 뻔한 내용 들으러 시간 들여 돈 들여 지방까지 내려가게 만들어야 합니까? 대체 언제까지 제대로 된 심리치료 supervision도 받지 못하는 수련 레지던트들만의 사례회의를 열 겁니까? 현장 전문가의 치료 사례회의는 끝까지 안 할겁니까?
전문회원들의 느슨함을 질타하는 것은 좋은데 손쉬운 단매만 치실 생각하지 말고 당근도 좀 고민하셨으면 좋겠네요. 좀 심하게 말하면 현장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강사들의 엉성한 강의들으러 가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복장이 터질 지경입니다.
제 말이 과장이라고 생각되면 최근 5년 동안의 학술대회 커리큘럼을 꺼내서 늘어놓고 비교해보세요. 새로운게 얼마나 추가되었고 그 중 정말로 영양가 있는 강의 꼭지가 얼마나 되는지도요.
학술대회에 등록만 하고 확인증 받아서 곧바로 돌아나오는 전문회원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것만 아세요. 아, 이렇게 말씀드리면 강의 끝나고 확인증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다시 바꾸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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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에 한차례 모집을 하기는 했는데 그동안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기도 했고 월덴통신을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추가(?) 모집합니다.
월덴통신이라고 해서 뭐 거창한 건 아니고 심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이메일을 통해 부정기적으로 보내드리는 겁니다.
짭짤한 워크샵 정보나, 따끈따끈한 학회 뒷이야기, 새로 입수한 워크북이나 자료집 소개, 원서 공동 구매, 스터디, 구인, 구직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방금 새해 첫 월덴통신으로 구인 정보가 하나 나갔죠~
죄송한 점은 월덴통신의 특성 상 보안유지를 위해 제게 supervision을 과거에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는 (신원이 확인된) 분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사실 월덴통신은 supervision으로 저와 인연을 맺은 선생님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 미리 말씀드리지만 다른 분들은 제게 메일을 보내셔도 월덴통신을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월덴통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 공지(클릭!)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덧. 이미 월덴통신을 받고 계신 분들은 다시 신청하실 필요 없습니다만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가 바뀐 분들은 제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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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회는 매년 임상심리전문가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필기 시험에 앞서 수련생(이 용어는 매번 들을 때마다 짜증이 치미는데 학회는 여전히 바꿀 생각이 없나 봅니다) 공동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련생 공동 교육은 수련 커리큘럼의 표준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서 레지던트들이 시험을 앞두고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 교육 수강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비판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년에 단 한번에 불과한 공동 교육이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를 수강한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불만이 이제는 극에 달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례로 올해 공동 교육 과목 중 '노년기 심리장애', '가족치료', '신경심리평가', '소아청소년 심리장애' 내용에서 임상심리전문가/정신보건임상심리사 시험에 단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순히 문제가 나오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공동 교육과 시험이 완전히 따로 놀았다는 말입니다. 이럴 바에는 대체 뭐하러 공동 교육을 실시하는 겁니까?
물론 공동교육의 내용이 시험에 꼭 나와야 하는 법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련을 받는 레지던트가 극히 드문 현실에서 유일하게 그동안 몸으로만 때웠던 지식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공동 교육이라면 문제 출제 위원이 공동 교육을 진행하거나 그마저 어렵다면 공동 교육 강사들이 문제 은행의 기출 문제들을 한번쯤은 읽어보고 그에 따라 레지던트들이 꼭 익혀야 하는 지식을 정리해서 교육을 실시해야 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전문가들조차도 당장 시험을 보면 줄줄이 미끄러질 정도로 공부를 안 하는 마당에 시험 대비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는 공동 교육에서마저도 엄한 이야기나 하고 있다면 먼 거리를 마다않고 천금같은 시간과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고 모여든 레지던트들은 뭐가 됩니까?
준비된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학회의 어려움을 수련 레지던트에게 전가하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문제 은행의 내실화를 위해 새로운 출제 위원을 계속 보강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교육의 강사들이 강의 영역의 출제 문제를 일독하고 공동 교육안을 작성토록 하는 방안을 추천합니다.
학회가 문제 유출을 막고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원칙만 계속 고집한다면 공동 교육의 내실화는 요원합니다.
수련생 공동 교육의 내실화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급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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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전문가 자격 취득을 위한 마지막 과정 중 하나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레지던트들의 치료 사례 발표회가 연구회, 지회 별로, 또는 전체 학회 차원에서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발표할 치료 사례를 supervision하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포스팅합니다.
제가 수련을 받을 때에도 그랬지만 가져온 치료 사례를 보니 온갖 특이한 장애와 기법이 난무하더군요. Eating Disorder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고 Avoidant PD 정도는 되어야 하고 기법도 요새 유행하는 ACT, 마음챙김명상 등은 써 줘야 치료 좀 했다고 한답니다.
뭐 좋습니다. 평소에 워낙 심리치료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이런 자리에서나마 특이한 장애와 치료 기법을 맛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말이죠.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레지던트를 위한 치료 사례 발표회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요? 그것부터 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전문가가 되어 현장에 나가서 치료를 하게 될 때 꼭 갖추고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치료 기법과 지식이 제대로 숙련되어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 아닌가요? 그렇다면 가장 흔하면서도 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점검하고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지 왜 현장에서 보기도 힘든 특이한 장애와 기법을 시험하는 시험장으로 사용합니까?
토론자로 나온 전문가조차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특이한 사례를 갖고 토론하면 없던 전문성이 갑자기 생기기라도 한답니까?
학회에서도 레지던트마다 특이한 사례를 발표하려고 하면 토론자 섭외하는데에도 곤란하지 않나요?
특이한 사례와 기법은 전문가 사례 회의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물론 그러자면 전문가 사례 회의부터 부활시켜야 하겠지만요. 이 또한 참으로 요원한 일입니다.
임상심리전문가 수련과정의 치료 사례 발표회에서는 '왕따당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여중생', '삶의 의욕과 목표를 잃은 기러기 아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해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처럼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아무도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한 문제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초기 면담을 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구조화하는지, 어떻게 라포를 형성하는지, 치료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목표 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종결은 어떻게 하는지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치료의 맥을 제대로 짚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물론 치료 사례 발표회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심리치료 교육에 대한 틀을 제대로 짜는 것이겠지만요.
치료 사례 발표회가 계속 특이 장애와 기법의 시험 발표장으로 유지된다면 실속은 하나도 없고 임상심리전문가 레지던트의 부담만 가중하는 요식 행위로 전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덧. 그리고 아무리 수가 적더라도 토론자는 자신이 직접 상담과 치료를 하는 전문가만 섭외하세요. 병원에 있는 전문가라고 모두 상담과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레지던트들에게 등 떠밀고 심리평가마저 게을리하는 전문가가 얼마나 많은데요. 발표를 하는 레지던트보다 사례를 접한 경험이 더 적은 토론자가 떡하니 앉아있는 것을 보면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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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 3에 대한 일체의 확인 요청을 거부합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월덴 3는 제 의도와 달리 이미 너무 많이 외부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문을 닫고 잠수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제대로 된 심리학 블로그 보기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 갑자기 문을 닫는 것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운영 방식은 하나도 바뀌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수련 환경과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위험까지 무릅쓰고 제게 심리평가, 심리치료 supervision을 받았던 혹은 지금도 받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소장파 임상심리학자 연합과 같은 대안 세력을 구축해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픈 욕심도 있습니다만 그건 나중의 일이고 현재는 새로운 지식 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제게 한번이라도 심리평가, 심리치료 supervision을 받았던, 혹은 지금 받고 계신 선생님들은 아래의 정보를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실명, 휴대폰 번호(그동안 바뀐 선생님들도 계시니), 이메일 주소(확실히 수령 가능한 상시 사용 이메일)를 walden3@gmail.com 으로 알려주시면 됩니다.
동보 주소록을 작성해 임상심리학과 관련해 제게 들어오는 모든 새로운 자료와 정보를 업데이트되는대로 공유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짭짤한 워크샵 정보, 따끈따끈한 학회 뒷이야기, 새로 입수된 자료집 소개, 원서의 공동 구매, 스터디 모임 결성 등을 하겠습니다.
이메일로 전달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겠지만 촌각을 다투는 사안은 휴대폰 문자를 통해 신속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 공유를 원하는 선생님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월덴지기 드림
덧. 2009년 12월 7일 21시 현재 22분의 선생님이 동참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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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는 연세대에서 개최됩니다. 서울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자격증 유지를 위해 평점이 필요한 저로서는 빠질 수 없는 학회이죠.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관심 분야도 그것에 국한되기 때문에 요새는 어떤 학회에 참석을 해도 재미가 통 없습니다. 실전 이야기는 없고 맨날 이론 이야기만 주구장창 늘어놓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략적으로 꼭 들어야 할 발표만 듣고 빠지는,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할 예정입니다. ^^;;;
어쨌거나 잘 다녀오겠습니다.
넷북의 예비 배터리까지 완전 충전해서 가져가니 wibro를 100% 활용해서 현장 포스팅 러쉬를 함 해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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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회 산하 코칭심리연구회 창립회에 다녀 왔습니다. 토요일이라서 천금같은 휴가를 냈습니다. 덜덜덜...
광운대학교에서 열렸는데 회장을 맡은 광운대학교 탁진국 선생님이 개회사에서 변방이라고 하셨듯이 멀기는 정말 멀더군요. 지하철만1시간 이상을 갈아타야 하는 하드한 코스였습니다. 광운대도 중앙대처럼 도로가 학교를 관통하는 바람에 도로를 사이에 두고 건물이 양쪽에 퍼져 있더군요. 지못미~
늦을까봐 미리 서두른 덕을 보았는지 다행히 늦지는 않았습니다. 건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주최측에서 안내판을 꼼꼼하게 설치해서 많이 헤매지는 않았습니다.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강의실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알고 보니 다들 교통이 막혀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것이더군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의실이 빼곡하게 찼습니다. 참여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떡 커팅도 하던데 저는 아주 오랜만에 떡 커팅하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도 행사에 강한 산업 조직 심리학자들이 운영진에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6명의 연자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영향을 많이 받는 미국의 경우에는 코칭 심리학이 분과 학회로도 등재되지 않은 상태이며 오히려 2천 여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건 영국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2000년 대 초부터 시작한 신생 분야라서 코칭 분야와 다른 자리매김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보였습니다. 대부분의 강의가 코칭과 코칭 심리, 그리고 상담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설명하는 내용이었는데 잠정적인 결론은 필요성은 있으나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job market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필요성이 있겠습니다만 정작 현장에서는 코칭과 코칭 심리학, 상담의 경계선이 그다지 분명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목표 중심적이고 단기적인 접근에 치중하고 좀 더 구조화 되어 있고 등등 코칭을 구성하는 요소를 세부적으로 구분한다고 해도 이건 모두 사실 상 상담에도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코칭 심리학은 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기술적인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만간 포스팅 할 기회가 있겠지만 역시나 이론과 현장의 차이가 얼마나 클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현장 경험이 없는 분들은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책에 있는 내용 중심으로 소개(그나마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하다보니 학부생들에게 강의하듯 하시더군요. 쩝...
이제 시작하는 분야이니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를 하는 것도 분명 필요합니다만 이론적인 것은 따로 스터디팀을 만들어서 하거나 책 소개를 통해 혼자 하도록 하고 될 수 있으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코칭을 하는 지 실제 코칭을 하는 전문가 위주로 practice 위주로 활동이 전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칭심리연구회의 향후 목표는 학회 승격일텐데 현재 문호를 개방하여 회원 자격을 심리학에 국한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만약 심리학회 산하 학회로 승격하는 순간이 오면 상담심리학회가통합 징수 때 격렬히 반발했듯이 심리학자의 identity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저야 그냥 재미로 가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재미있으면 계속 공부를 할 것이고 아니면 금방 손을 털겠지만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덧.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류진혜 선생님을 뵈어서 반가웠고(인사도 못 드렸지만) 강의 내용이 아주 발군이더군요. 류진혜 선생님 강의만으로도 먼 걸음을 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덧2. 연자의 구성도 그렇고 현재 가장 파이가 큰 분야라서 그렇기는 하지만 business coaching에 너무 치우친 느낌이었는데 계속 그렇게 나가다가는 다른 코칭 학회나 협회와도 미묘한 알력이 생길 뿐 아니라 아니라 코칭 심리학의 독특함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지리멸렬할 위험성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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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국 심리학회와 이런 저런 일로 얽히는(나쁜 일은 아니고) 동안 느낀 점에 대해 몇 가지 쓴소리 좀 하려고 합니다.
* 차기 심리학회장 선거에 우편 선거 제도를 도입한 것은 그것이 설사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할지라도 개인적으로는 찬성합니다. 연차 학회에 참석한 사람의 현장 투표만 인정한다는 건 좀 무리한 발상이라고 보거든요. 저만 하더라도 학회장 선거에 투표해 본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학회장 선거를 하려고 연차 학회에 참석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우편으로 도착한 투표용지를 보니 반송용 봉투에 등기우표(1,570원)가 붙어 있고 반드시 등기로 보내달라고 안내장에 적혀 있더군요. 우편사고를 염려하는 것도 좋지만 일과 시간에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 등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학회원이 몇 명이나 될까요? 교내 우체국을 이용하거나 그냥 맘 편하게 조교를 시키면 되는 교수들이야 그런 걱정 할리가 없지만 직장인은 어쩌라고요. 가까운 곳에 이용할 수 있는 우체국이 없는 회원들은요? 설사 있더라도 점심 시간에 우체국에 가 보셨나요? 기다리다 볼 일 다 봅니다. 그렇다고 그냥 우체통에 넣자니 등기우표값이 아깝고 이러나 저러나 영 신경 거슬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왕 우편투표제를 도입하려면 눈높이를 조금 더 평회원에 맞추는 자세와 눈썰미가 아쉽습니다.
* 저는 이번 연차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는데 연수 평점을 신경써야 하는 임상 심리학회 회원의 입장에서 모처럼 서울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감정적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동보 메일을 보니 최다 논문이 등록되었다고 자랑이던데 그걸 자랑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대체 사전등록 기간이 끝나도록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보고 등록을 하라는 것인가요? 그냥 심리학회의 전문성을 믿고 일단 등록을 하라는 건가요? 학회에 참석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그를 통해 사전등록을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 아닐까요? 사전등록 기간이 몇 차례 연기되는 것을 보면 짐작컨대 발표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 같은데 사정은 이해하겠으나 심리학회의 역사가 얼마인데 아직도 사전등록 전에 프로그램이 확정이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좀 심한 것 같습니다.
* 서두에서 심리학회랑 얽히는 일이 좀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이번에 연차 학술대회 후원금으로 500만 원을 냈습니다. 그걸 중간에서 조율하고 자리를 만드느라고 회장님을 비롯해 몇몇 운영진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일하는 기관의 후원금 규모가 제일 크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그 오랜 역사와 그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심리학회의 규모가 겨우 그 정도였군요. 사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도 기업 차원의 후원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회원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학문은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죠. 뭐 그 심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모든 기업이 돈 되는 걸 찾아서 게걸스럽게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학문 분야 지원을 통해 대외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서로가 윈-윈 하는 합의점을 찾으면 되는 것인데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굳이 수익모델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더라도 심리학회의 운영진이라면 교수라는 타이틀을 앞세우기 이전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funding을 위해 좀 더 낮은 자세로 일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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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가는 날입니다. 3일 동안 정말 빡세게 공부만 했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쉬다가 돌아갈 수 있겠네요. 아침 댓바람부터 학회장에 갈 필요가 없으니 그야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푹 잤습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씻고 짐을 싼 뒤 아예 캐리어 백을 끌고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가이드가 붙어서 단체 관광을 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런 여행을 매우 싫어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기로 했습니다.
체크 아웃을 하고 9시 쯤에 디즈니 랜드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이동할거라고 합니다. 사진만 찍으려고 뭐하러 40분이나 차를 타고 가느냐고(버럭~).
미국에는 디즈니 월드와 디즈니 랜드가 있는데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것이 디즈니 랜드라고 합니다. 워낙 땅덩이가 넓어서 인구 밀도가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디즈니 랜드에 도착하니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합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 정말 달랑 사진만 찍고 다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짜증나서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했네요. 쩝...
그리고는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아울렛으로 갔습니다. 쇼핑을 하러 간다고 하네요. 뭐냐고~
저는 보통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쇼핑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현지의 기념 티셔츠 정도나 사기 때문에 단체로 쇼핑을 하러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지옥같아요. 사람들은 좋아라 쇼핑을 하네요. 리바이스 청바지를 많이들 사더군요. 물론 대부분 '마데'이거나 방글라데시에서 만든 것이지만 일단 싸니까요.
그 다음으로는 헐리우드 거리로 향했습니다. 워낙 넓은 곳을 이동하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이곳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 극장입니다. 별로 특별하지는 않아요. 그냥 유서깊은 곳이니까 한번 둘러보는 것이지요.
코닥 극장에서 내려오는 계단의 양쪽 기둥을 보시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연도별로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좌우측 기둥의 불이 들어와 있는 흰 부분). 앞으로도 60~70년 정도는 끄떡없도록 자리를 확보해 두었다고 하네요.
근처에 차이니즈 극장이 있는데 바닥에 스타들의 핸드/풋 프린팅이 있더군요.
홍콩에 갔을 때 봤던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아는 수준의 스타는 많지 않았습니다. 주로 옛날 배우들이었어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들의 단체 프린팅이 좀 색달랐고
제가 좋아라 하는 조지 클루니도 있고
윌 스미스의 최근 프린팅이 보였습니다. 발 진짜 큽니다. ^^;;;
헐리우드 거리에서도 면세점에서 거의 45분이나 쇼핑을 했습니다. ㅠ.ㅠ 지겨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한인 타운으로 이동했습니다.
LA 카운티에만 1백만 명이 넘게 살고 있다는데 저희가 들른 한인 타운은 정말 초라해 보였습니다. 80년대를 방불케 하는 거리 모습,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한글 서체의 간판,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한 식당 등.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인 타운이 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저희가 찾아간 지역이 좀 그렇다네요.
점심으로는 중국 코스 요리를 먹었는데 코스라는 이름과 달리 기름진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 바람에 양에 질려버려서 많이 못 먹었어요. 김치가 나왔는데 그것도 배추가 아닌 양배추 김치라서 쩝...
점심을 먹고 나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앞 광장의 조형물입니다. 많이들 기념 사진을 찍고 그러죠.
조형물에서 보이는 방향으로 직진하면 shop들이 밀집된 거리입니다. 왼쪽으로 가야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나오죠.
일단 정문에서 한장 찍고. 레드 카펫이 깔려 있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시간이 부족한지라(가이드가 이동 중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더군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 Studio Tour와 공연으로 슈렉 4D, 동물 쇼, 또 하나는 이름을 잊어 버렸습니다. 무슨 귀신의 집 같은 곳을 통과하는 것이었지요. 많이 기다리지 않고 볼 수 있는 것만 선택하다 보니 '분노의 역류', '쥬라기 공원', '워터 월드' 같은 인기 볼거리를 하나도 못 봤습니다. 그야말로 맛보기만 한 것이지요. 짜증나~
귀신의 집은 썰렁했고, 동물 쇼는 중간에 들어가서 하이라이트는 거의 놓쳤으며 슈렉 4D는 재미있었지만 앞좌석에서 물이 튀고 등뒤에서 바람이 쉭쉭 나와서 좀 그랬습니다.
45분 정도 걸리는 Studio Tour가 그나마 괜찮았지요.
Studio Tour 정문입니다.
저 아래 보이는 세트장을 쭈욱 돌아보는 것입니다. 전망이 좋네요.
요건 폭우와 급물살을 재현한 세트인데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으로 봐야 제 맛이에요. 나중에 편집해서 올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부 개척 시대에 사용된 마차 등의 소품이 전시된 세트도 있고,
고대 고리스의 아고라 장면을 찍을 때 사용했던 세트도 있고요.
오래된 영화 어느 장면에서 봤음직도 한 세트네요.
이 세트는 어느 영화에서 사용되었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 세트는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 '새'의 모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날씨가 맑은데도 분위기가 묘하게 음산하네요.
재난 영화에서 비행기 추락 현장을 묘사한 세트입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까지 세심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헐리우드 영화라서 그렇겠지만 규모가 장난이 아닙니다. 진짜 충돌 현장 같아요.
습도가 낮아서 쾌적하기는 한데 햇살이 너무 강해서 조금만 직사광선에 노출되어도 상당히 지치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살펴보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한인 타운으로 이동했습니다.
저희가 저녁을 먹은 청운 부페의 모습입니다. 각종 고기와 한식을 먹을 수 있는 부페 형태의 식당이었습니다. 김치도 제대로 된 김치이고, 고기도 정말 다양하더군요. 그래도 LA 갈비는 왠지 꺼림칙해서 안 먹었습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문제는 있지만 모처럼 한식다운 한식을 먹었네요.
저녁식사를 하면서 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인들 중에 상당 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촛불집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데 유학생이나 지사 파견을 온 사람들이 아닌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인이 되고자 하는 한인들은 한국이 잘 되는 꼴을 못 본다고 하네요. 예전 신정아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떠들썩 할 때에도 내심 쾌재(?)를 불렀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일종의 자기 정당화(self justification) 기제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이 부강해지고 잘 먹고 잘 살면 한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와서 힘들게 사는 자신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려면 한국이 잘못된 길로 가야 하니까요. 참 씁쓸한 해석입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그러지 않으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녁을 먹고 일찌감치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가 자정이 넘어서 출발하기는 하지만 들어오면서 보니까 Bradley공항이 워낙 낡고 좁아서 발권부터 보딩까지 절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거든요.
8시쯤 도착을 하니 아직 아시아나 항공의 economy class의 발권 카운터가 문도 열지 않았더군요. 그제서야 따로 산 선물과 쇼핑한 물건을 다시 패킹하느라고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치료하는 도박자의 부인을 딱 만난 것이 아닙니까? 미국에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목적지도 다르고 귀국 날짜도 훨씬 빨랐기에 기대를 안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저와 같은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군요. 참 세상이 좁지요.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나 미쿡이라서 출국 심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신발을 벗는 것은 기본이고 (그러면서도 슬리퍼 하나 안 줍니다. 나쁜 놈들), 노트북은 커버를 벗겨서 따로 검색대를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리지요. 대기줄이 무지하게 깁니다.
미리 들어가기를 잘했습니다. 제가 탈 비행기의 게이트가 완전 끝에 위치하고 있네요.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장거리 비행을 대비해 속옷도 갈아입고 모자란 잠도 좀 잤습니다.
지구 자전 방향으로 가는 비행이라서 돌아가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더 걸릴 예정이네요. 어흑~
그래도 통로 쪽 좌석을 확보한데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서 짐도 올려놓고 편하게 기대고 왔습니다.
반가운 기내식이네요. 비빔밥입니다. 김치에다가 북어국까지... 감동의 물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속이 느글거렸는데 확실하게 달래주네요. 싹싹 비웠습니다.
중간에 간식으로 무슨 햄 샌드위치를 줬던 것 같은데 비몽사몽 간에 맛도 모른 채 먹어 치웠고.
아침으로 나온 매콤한 낙지 덮밥입니다. 원래 아침 기내식으로는 항상 오믈렛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느끼해서 못 먹겠더군요. 속도 확실하게 달래줄 겸 먹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 쯤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습도가 높다 보니 기온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엄청 덥게 느껴지네요. 연신 부채질을 했습니다. 짐을 찾고 나서 간단하게 인사를 한 뒤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행이 아닌 외국 체류로는 가장 긴 날짜가 아니었나싶네요. 아무리 공짜라도 미국을 또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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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좀 적응할 만 하니까 내일 밤에는 돌아가네요. 쩝.... 시간 참 빨리 갑니다.
오늘은 긴장이 풀렸는지 7시 50분이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6시 30분에 깨기는 했는데 깜박 다시 잠이 들었나 봅니다.
8시 30분에 강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서둘러서 준비를 하고 식당에 내려갔습니다. 둘이서 17불이었는데 주말이라고 23불이나 받네요. ㅠ.ㅠ
매일 아침마다 흐린 날씨여서 하루는 가져간 우산을 들고 다니기까지 했는데 오늘 보니 아침마다 흐린 것이 아니라 원래 날씨가 그런 것 같습니다. 스모그인가?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나서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첫 강의에 15분 정도 늦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발표를 시작하지 않았네요.
8시 30분에서 10시까지 예정된 강의는 'Building a Road Map for Pathological Gambling in the DSM-V'였습니다. 어제 retention을 증가시키는 방안 session에 나왔던 UCLA의 의사 Tim Fong이 (또) 연자로 나왔습니다.
초반에는 DSM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DSM의 역사에 대해 왜 장황하게 설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측하건대 미국의 현장 치료자들은 DSM에 대해 잘 모르거나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누구나 다 아는 DSM에 대해 시시콜콜 늘어놓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거의 끝날 때쯤에야 DSM-V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1999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2012년 5월이 되어야 나올 예정이랍니다. 허거덕. 정말 긴 여정이네요. 13개의 범주로 DSM-IV에 비해 3개의 범주가 늘어났고요. 아직 각 카테고리의 개별 미팅도 launching이 되지 않은 상태랍니다. 참가한 의사들은 제약 업체를 포함해서 어떤 fund로부터도 5만 불 이상을 받을 수 없고 DSM-V 프로젝트 자체는 전혀 funding을 받을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속도가 느린가?
도박 중독은 어느 카테고리에 속할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답니다. addiction에 속할 가능성도 있고 Impulse Control Disorder에 계속 있을지, excessive behavior category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고요. Tim Fong은 도박중독이라는 새로운 범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럴 일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1시간 30분이나 시간을 들여 DSM-V에 대해 강의를 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보험회사와 상관이 있을겁니다. DSM-V에서 도박 중독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진단에 따른 보험 청구 가능성, 수가 변동 등)가 예상되니까요. 다시 한번 미국의 도박 중독자들이 불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0시부터 45분 동안 진행된 session은 'Self Help Workbooks for Problem Gamblers'가 제목이었습니다.
2005년에 실시한 California Prevalence Study 결과를 소개하고 97%의 도박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NGIC(1999)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습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개발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최근에 개발한 Self Help Workbook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UCLA gambling study program팀에서 개발했고요. 주로 CBT방법을 썼습니다. 자동적 사고 탐색, 확인 및 교정 등이 포함되었고요. 끊는 것 뿐 아니라 줄이는 것을 목표에 포함시켰더군요. Craving을 다루는 기법, 새로운 습관이나 여가를 창출하는 법, 실수와 재발 예방하기 등등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도박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병식이 없어서인데 그런 도박자에게 자습서를 준다고 자가 치료를 할까요? 일종의 혐오적인 자극이기 때문에 그냥 집어던지지 않을까요? 동기 강화 상담적인 기법을 추가하거나 천상 상담자가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www.adp.ca.gov/OPG/index.shtml -> pdf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음.
이어서 자습서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한 그룹은 자습서만 주고 확인하고 다른 그룹은 상담자가 함께 자습서를 다루었다고 하네요. 52주 동안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는데 아직 진행 중이랍니다. 7주까지 진행된 initial data만 소개했는데 craving등을 측정하는 측정치에서는 상담자 개입 집단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도박 시간 등의 도박 행동을 측정한 바에 의하면 효과가 '자습서 only집단'이 더 낫네요. 그것 참 이상하군요. sample size가 각각 13, 11밖에 되지 않아 명확하게 알 수는 없겠습니다. 여러 가지 관련 변인이 있을 것 같은데 완전 통제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불의 상품권 제공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social desirability도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고요.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용을 줄이고 보험을 신경 써야 하는 미국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습서만 주는 것의 치료 효과에 대해 매우 회의적입니다. 경험 상 자습서를 제공하더라도 상담자/치료자가 제대로 개입하지 않으면 오히려 여러 가지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거든요.
11시 15분부터 45분간 진행된 session의 제목은 'Pathological Gambling and the Law: The Role of Neuropsychological Testing'이었습니다. 또 Tim Fong입니다. -_-;;; session이 많다고는 해도 몇 몇 사람을 너무 남용하네요. 최대 참석자, 최대 session 수를 자랑하던데 그 자랑이 무색합니다.
도박과 관련해 법정에 계류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서 법정 증언을 위해 신경심리검사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에 따라 도박 중독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대뇌 피질과 네 개의 lobe에 대한 지루한 설명으로 시작했으며 전두엽(Frontal Lobe)이 도박 중독과 관련(의사결정, 반응억제, 추론, 판단을 하는 영역이므로)된다면서 이를 측정하는 것이 도박 중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현장에 있는 임상심리학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을 뭐라도 되는 양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니 짜증이 납니다. 무슨 학부 수업도 아니고 말이죠.
Stroop task를 통해 반응 억제 검사 동안에 left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동이 감소되는데 이 영역이 impulse control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진 뒤 Neuroimaging보다 저렴하고 표준화되어 있으며 적용하기 쉽고 논리적으로 쉽기 때문에 신경심리검사를 한다고 하는군요. 확실히 싸기는 하죠. 적용하기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핵심인 신경심리검사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당연히 질문이 나왔지만 그냥 다양한 source를 사용한다고만 하지 제시하는 검사 내용이 없습니다. 뭡니까? 이거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에요.
혹시나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데 신경심리검사가 사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심리검사가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 신뢰로운 검사 결과를 산출하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의 도구로는 neuroimaging뿐 아니라 신경심리검사도 도박 중독에 specific한 결과를 산출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신경심리검사 뿐 아니라 neuroimaging도 법정에서 도박 중독자임을 증명하는 검사 결과로 사용될 수가 절.대.로. 없습니다. 강연에 나온 사례에서 history 상 도박 중독임이 분명한 한국인이 신경심리검사 상 정상으로 나와 사채업자를 죽인 혐의로 15년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라고 하네요. -_-;;;
점심은 역시나 치킨 샐러드였습니다. 치즈 크림 케익이 맛있더군요. 체중 조절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조금만 먹고 참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호텔 앞에서 단체 사진 촬영이 있다고 해서 시간에 맞추어 나갔더니 아무도 나오지 않았더군요. 5분 정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서 선착장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날씨가 정말 끝내주더군요.
정말 날씨가 쨍합니다.
멀리 등대섬도 보이네요. 그래도 우리나라 소매몰도의 등대섬만 못합니다. ^^b
요트를 빌려주기도 한다는데 선상 파티를 하면 딱이겠습니다. 돈이 없어서 문제지...
오후 강의 시간이 다 되어서 강의장으로 돌아왔더니 그제서야 촬영을 하더군요. -_-;;; 촬영을 마치고 오후 session을 소화하러 갔습니다.
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Termination Phase of Treatment in Clinical Supervision'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필리핀 출신의 의사인 Nora가 진행하였습니다.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죠. trauma가 될 수도 있고 celebration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치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증상이 감소되었을 때, 미래의 문제를 다루는 것과 관련된 충분한 insight를 획득했을 때, 적절히 기능할 수 있을 때가 바로 끝낼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하더군요. 동감입니다. 현장에서 오래 치료를 담당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통찰력있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항상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이 강제로 끝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니까요. 치료자가 바뀌거나, 치료자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 도박자가 치료를 계속하는 것을 거절했을 때와 같은 상황은 늘 있거든요.
돈의 문제가 역시나 나옵니다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해당이 안 되니 통과해도 될 것 같고요.
중간 질문이 많기는 했습니다만 강의 시간 배분을 너무 못하네요. 20%도 못 다루고 session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PPT 자료를 보니 치료자와 환자 양쪽의 관점에서 termination을 위해 생각해야 할 내용들을 비교적 꼼꼼하게 정리했네요. 가장 아쉬운 점은 도박자 specific한 내용이 아니더군요. 도박 중독자는 굉장히 다른 종류의 내담자이기 때문에 termination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의 접근이 필요한데 너무 일반적인 내담자에 대한 내용에 그쳐 매우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도박 중독자를 주로 다루는 치료자가 아닌 듯 싶었습니다.
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진행된 session은 가족 치료 전문가인 Gary Lange이 진행하는 'Seven Steps to Help Couples Build Trust and Stability'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학회 기간 중 그나마 가장 나은 강의였다고 평가합니다.
Gary Lange이 초반부터 강조했듯이 현장에서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는 치료자가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바로 돈의 의미이죠. 물론 도박자 개개인의 개인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돈이 power로 간주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도박자에게 있어 돈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는 것은 바로 power를 잃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환경 조성을 할 때 충분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가족에게 재정 관리를 맡기게 되는 것은 도박자에게 상당한 trauma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항하거나 반대로 depressive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죠.
Gary Lange가 제시한 7단계의 순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합니다. 현장 경험이 많은 노련한 치료자라서 그런지 내용이 충실하고 아주 제대로네요. 도박 관련된 가족 문제를 현장에서 많이 다뤄본 경험자의 노하우가 많이 살아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장에서도 조금만 변형하면 곧바로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까지 들은 강의 중에 가장 집약적이면서도 전문가의 노하우와 현장감이 넘치는 강의였습니다.
이번 학회의 마지막 강의는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제목이 "Interactive Exploration of Literature, Stigma & Problem Gambling"이었습니다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pass했습니다.
그동안 들은 강의 노트도 정리할 겸 혼자 호텔로 먼저 돌아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다가 너무 피곤하여 잠시 눈을 붙였는데 퍼뜩 정신이 들어 깨 보니 6시 30분이 넘었네요. 6시에 최종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ㅠ.ㅠ
부랴부랴 내려갔습니다만 미팅룸 바깥에서 살짝 엿들으니 이미 내일 관광 일정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고 있네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올라와 조금 더 잤습니다. 그리고 8시쯤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에 내려가 이번 학회에서 산 책을 읽으면서 호젓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학회에서 3권의 책을 샀는데 두 권은 Ladouceur와 Lachance가 지은 Workbook과 Therapist Guide였고, 다른 하나는 Linda Berman과 Mary-Ellen Siegel이 공저한 'Behind the 8-Ball'이었습니다. workbook과 Therapist Guide는 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나중에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업데이트를 할 때 참고하려고 구입했고요. 'Behind the 8-Ball'은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지침서인데 현장에서 수십 년을 일한 사람들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내용이 좋더군요. 읽기 쉽게 써 있고요.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이것으로 Conference를 마쳤고 내일은 휴식을 위해 관광을 하고 나서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NCPG에 대해 간단하게 평가를 하자면 미국 APA는 어림도 없고 우리나라 심리학회 분과 학회 수준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참석자 수는 3천 명을 웃돌지만 상당수의 recovery가 포함되어 있고 현장에서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을 뿐 만 아니라 그나마도 그 중의 상당수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양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질적으로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couple therapy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노하우가 더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잘난 척을 좀 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별로 배운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managed care system이기 때문에 무료 치료를 제공하는 캐나다나 우리나라 현실과 괴리가 커 보였습니다. controlled gambling, Self-help wookbook 등을 강조하는 것을 보니 제 짐작이 확실히 맞는 것 같네요. 안타깝지만 들인 노력과 돈에 비해 얻을 것이 별로 없는 Conference였습니다. 앞으로는 차라리 캐나다나 호주 쪽의 conference를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추입니다.
내년에 국제 치료자 conference를 할 때에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치료자를 골라서 부르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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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보다는 좀 덜 피곤하네요. 도저히 머핀과 쥬스로만 아침을 때울 수가 없어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정도의 더운 음식을 하루에 한 번은 먹어야 힘을 내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둘이서 17불이 조금 넘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거스름돈은 팁으로 줬습니다.
아침을 호텔에서 먹으니 아침을 먹기 위해 7시 20분에 학회장으로 출발하는 팀에 끼지 않고도 여유있게 갈 수 있어서 좋군요. 첫날에는 걸어가는 것이 귀찮을 것 같았는데 아침을 먹고 산책도 할 겸 걸으니 기분도 상쾌하고 소화도 되고 좋습니다.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된 첫 session은 인터넷 도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도박과 법안에 대하여, 인터넷 도박의 전망에 대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교 커리큘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죠.
이미 한게임 등 사이버 머니를 이용한 인터넷 도박과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 사이트가 성행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 볼 때 NCPG에서 이제야 인터넷 도박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질의 응답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솔직히 매우 실망했습니다. 인터넷 도박 중독을 접한 경험도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온라인 도박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 줘야 하는가, 인터넷 도박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가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발빠르게 공론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줘야겠지요. 고민만 있고 구체적인 행보는 느린 우리나라에서 정신을 차려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실태 조사를 비롯한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겠습니다. 미국에서 세컨드 라이프 게임 상에서 카지노를 허용할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게임 중독과 인터넷 도박 중독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11시부터 12시까지는 Toneatto의 session이 있었습니다.
Toneatto는 도박 중독 분야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연구자이죠. 진행된 session의 주된 내용은 인지 치료, 행동 치료, 동기 강화 상담, 그리고 Minimal Intervention(MI)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것이었습니다. MI는 다양한 advice를 일종의 manual의 형태로 제공하는 치료적 기술인데 이 4개의 치료를 8∼10주 동안 각각 6 session 제공하고 12주 F/U을 거쳤습니다. 결과는 치료 간 효과 차이가 별로 없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MI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제 억측일 수 있지만 managed care system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런 결과를 유추해 낸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Toneatto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PPT 자료만 참고해서 이 연구에 대해 개인적으로 코멘트하자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많은 confounding variable이 있는데 우선 모든 대상자들이 연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매 session 당 20달러에 해당하는 댓가를 받았으며, 치료자 변인 통제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등 design이 너무 엉성하더군요. Toneatto의 명성이 허명이 아닌가 의심되는 강의였습니다. 기존의 article도 다시 점검을 해야겠더군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도저히 적용하기 어려운 연구결과네요. 무엇보다도 치료 장면에서 치료를 하려면 아무리 효과적인 것으로 공인 받은 기법이라고 해도 case by case로 적용을 해야 하는데 치료 자율성이 없는 미국이 오히려 불쌍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bstinence가 비교적 적다고 했는데 그래서 controlled gambling으로 가려고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비용 효과적인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abstinence를 보장할 때까지 장기간을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이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MI는 이미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환경 조성 전략을 시스템으로 조금 더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치료 방법이랍니까? 쩝...
오늘 점심은 닭가슴살 요리였습니다. 다행히 더운 음식이네요. ^^;;;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인디언 커뮤니티의 대표가 나와서 인사말을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노래(?)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골 촌장님이 갑자기 인사말 도중에 창을 하시는 격이었죠. 게다가 노래 풍이 우리나라 장례의 '곡'과 비슷해서 매우 낯설었습니다. -_-;;;;
1시 15분에서 2시 15분 사이에는 'Increases Engagement and Retention'이라는 주제로 session이 진행되었습니다.
도박 중독자들의 치료 참여율과 지속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핵심인데 첫 연자는 무슨 회사에서 나와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 무슨 경영 컨설팅 회사의 설명회를 듣는 듯 했습니다. 추상적인 미사 여구만 나열했지 알맹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두 번째 연자는 1999년부터 현장에서 일한 사람이라서 조금 나은 편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강조한 retention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실한 응답, 2. 확실한 비밀 보장, 3. 희망을 줄 것 4. 빚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 5. 치료자가 GA 모임에 나갈 것, 6. 도박에 대해 잘 알아야 함.
확실한 응답을 위해 강조한 것은 Help Line이었는데 이 사람의 말대로라면 전문가가 24시간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신의 사생활이 침범당하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전문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도 궁금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도박자들이 과연 늦은 시간에 이 서비스를 이용할 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치료자가 GA에 나가는 것은 도박자 이외의 참석자를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GA 분위기 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치료자가 도박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연 잘 알아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치료자가 도박에 대해 잘 알면 좋겠지만 잘못하면 도박자의 도박 이야기에 말려 urge surfing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도박에 대해 빠삭하게 몰라도 치료는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세 번째로 나온 UCLA 대학의 동양인 박사(Timothy Fong)가 소개한 UCLA의 프로그램도 가족을 참여시켜라, 교재를 제공하라, 질문지로 피드백하라 등등 이미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초기 등록에 400불이나 내야 하더군요. 게다가 매 session마다 200불을 낸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잘못 들었기를 바랍니다. 정말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도박이 아니더라도 client를 파산시킬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숙제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만큼의 돈을 냈으니 뭐라도 줘야 client가 안심을 하겠지요. 역시 문화적인 배경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 경험 상 숙제가 효과적인 도박자도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오는 도박자도 있거든요.
캐나다에서 온 전문가도 지적했지만 이번 session에서 미국의 보험 제도가 아주 제대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왜 치료를 받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내야 하냐, 도박자가 치료를 받을 돈이 어디 있냐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물론 도박 중독의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특성 상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2시 15분에 시작해서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는 escape gambler(EG)와 action gambler(AG)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주제이지요. 성차와도 연결해서 보면 좋고요. 초반에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 소개되었습니다. EG는 여자가 많고 성격을 포함한 다른 문제가 없고, 대박 경험이 없는 대신 trauma history가 있는 경우가 많고요. AG는 이와 반대이죠. 내용을 들어보니 action이 미국 문화에서 긍정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고 escape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나누는 것이 과연 어떨지 알아보기 위해 한 것 같더군요. 두 단어가 반대의 뜻이라기보다는 그저 구분에만 사용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참 쓸데없는(?) 연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군요.
질문지를 받은 뒤 7명의 치료자가 평정을 했는데 왜 그렇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도박 동기 질문지(GMS)로 평가하는 것이 훨씬 나을텐데 말이죠. 실제로 치료자의 치료 성향이 bias였던 것으로 나왔습니다. 쯧쯧...
이 사람은 이 session의 좌장을 맡은 사람인데 Custer라고 하더군요. 도박 중독계의 선구자인 그 Custer? @.@ 제가 알고 있는 Custer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어찌된 일인 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잘못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워낙 영어 실력이 얕다보니...
4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강의의 주제는 'Caring for the Caretakers'였습니다. 치료자가 burnout되지 않기 위한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일종의 건강한 상담자 되기에 대한 것이네요. 이전에
제가 책으로 리뷰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상당히 추상적이네요. wholeness가 나오고, soul이 나오고 난리입니다.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의 freedom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네요. 어이가 없어서리.... 길거리에서 느닷없이 총을 맞아 죽을 수 있는 나라에서, 밤이 되면 혼자서 걸어서 외출하면 안 되는 나라에서 freedom을 논하다니 참 어이가 집을 나가네요. 아마도 안 들어올 듯 합니다. -_-;;;
대부분의 session은 5시에서 5시 30분 사이에 끝나지만 그 시간이면 한국 시간으로 아침 9시쯤 되는지라 일과를 마치면 꼭 밤을 센 것처럼 파김치가 되네요. 에고 힘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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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을 가면 시차 문제도 있지만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이지 항상 새벽에 깨곤 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wake up call의 도움을 받죠. 그런데 이번 미국 출장에는 정신 없이 잠들어 로밍을 한 휴대폰 알람이 울릴 때까지 푹 잤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2시간을 더 잤는데도 많이 피곤한 것을 보면 시차 적응 문제가 만만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내일 정도가 되어야 생체 시계가 적응을 할 것 같네요.
Hyatt Regency 호텔에서 아침 식사가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7시 20분에 길을 나섰습니다. 보통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만 오늘은 짐이 있어 밴 택시를 불러서 타고 함께 이동했습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가져간 홍보 leaflet과 소책자를 테이블에 셋팅했습니다.
본격적으로 booth를 만들어 온 몇몇 팀이 보였는데 대부분 유료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과 출판사이더군요. 공개 테이블에 자료를 올리고 난 뒤 한 바퀴 돌면서 무료로 주는 brochure 등을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챙겼습니다. 가져간 자료 올려놓으랴, 동영상과 사진 찍으랴, 경황이 없는 중에도 들어야 할 session은 챙겨야 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차근차근 살펴봐야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뜨거운 음식이 하나도 없더군요. 머핀 케익과 빵, 그리고 약간의 과일, 그리고 쥬스가 전부입니다. 샐러드마저 없네요. 보통 서양식 아침이라면 소시지와 감자, 스크램블 에그 정도는 주는데 말이죠. 내일 아침도 이렇다면 생각을 달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회장 중 가장 큰 규모였던 Ballroom입니다. 아침 강의를 주로 여기에서 시작했죠.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 유명한 대가인 Ladouceur의 Keynote를 들으러 갔습니다. 고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고수의 필수 자질 중 하나는 유머 감각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좌중을 힘있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좌지우지하는 Ladouceur의 강의는 정말 발군이었습니다.
강의의 핵심은 'Controlled Gambling'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대가의 최근 관심이 control인가 봅니다. 강의 초반에는 아직까지 치료자간에 확실한 동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다양한 영역의 문제, 예를 들어 ‘도박 중독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도박 자체를 금지해야 하는가’ 등의 민감한 issue를 던져 주위를 환기한 후 ‘control vs. abstinence'에 대한 주제를 꺼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박을 끊게 하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대략 전 인구의 1%가 도박 중독이 되고 치료를 찾는 도박 중독자가 채 10%가 되지 않으며 그나마 최대 50%에 달하는 drop out 비율까지 감안해 볼 때, 비용 효과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abstinence가 아닌 controlled gambling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양가감정을 느끼는 도박 중독자를 치료 장면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Ladouceur는 13주의 CBT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최대 12개월 follow up 결과에서 drop out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drop out된 사람들도 최소한 controlled gambling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어 보였습니다. 첫째, 많은 연구에서 흔히 빠지는 함정인데 도박을 하지 않고 있는지의 여부를 전화로 조사한 것은 아닌 지(그렇다면 재발한 사람의 경우 사실을 이야기 할 리가 만무합니다. 보호자나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무엇보다도 6, 12개월 정도의 interval로 재발율을 점검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13주의 치료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환경 조성이 가능하고 기본적인 재정 관리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면 새로운 경제적 타격 등의 악화된 재발 요인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대부분의 도박자들이 버틸 수 있으니까요. 기간이 2년이라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까요? 글쎄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Ladouceur의 연구에서 사용한 In vivo exposure 기법도 치료 회기 중이라서 가능한 것은 아닌 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치료를 종결하고 나면 치료자가 더 이상 자기 곁에 없다는 것 만으로도 도박자가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받기 때문에 치료 중의 In vivo exposure 기법이 치료 종결 후 치료자가 곁에 없을 때에도 효과를 유지할 지는 상당히 의문시되거든요.
어쨌거나 Landouceur는 'impaired control'이 핵심이라고 주장하더군요. 다만 조작적 정의, 측정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아이디어가 없다고 했습니다. 알코올 문제와 달리 도박은 ‘양’으로 측정하는 것이 어려우니까요. 대신 도박의 결과에 의해서 loss of control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Landouceur의 생각입니다.
아주 인상적인 강의 잘 들었습니다. abstinence에서 controlled gambling으로 연구의 주제가 이동하게 된 계기도 듣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못 들었네요. 아마도 managed care로 인한 영향을 반영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료 치료를 제공하는 캐나다를 비롯한 우리나라에는 다소 맞지 않는 trend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들은 두 번째 강의는 10시부터 45분 간 진행된 'Prevention on a Shoestring Budget'이었습니다. 세 명의 program manager가 나와서 자기가 일하는 지역에서 어떻게 예방 사업을 하고 있는 지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했습니다. 사용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것과 그다지 차이가 없었습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별로 없었고요. 사실 상 이 session이 첫 본격적인 강의였는데 이걸 들으면서부터 NCPG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거나 강의 중에는 community based approach를 하는 사람들이니만큼 실적에 의존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설명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강의보다 오히려 질의 응답을 할 때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예산이 적을 때에는 어떻게 우선 분배 순위를 결정하고 사업을 집중하느냐는 것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정리를 좀 해 보자면, 1. 무엇이 정말 필요하고 효과적일지 현장에서 직접 survey를 해 보라. 2. trainer를 훈련시켜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education을 현장에 적용하도록 하라. 3. 부모에 대한 교육을 통해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4. 학교 수업에 도박 관련 커리큘럼을 포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한 사업이 효과적이다. 등이 기억이 나네요. 제 생각에는 온라인 인프라 강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블로그와 emailzine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30분을 휴식하고 11시 15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된 clinical supervision에서는 도박 중독 분야의 supervisor가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consultation과 supervision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case discussion을 할 수 있어야 하며, 도박과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법적 문제,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들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심이 되더군요. 회계사, 변호사에게 의뢰하자니 비용이 너무 비싸고 자격이 없는 치료자가 함부로 조언을 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엄격한 규정이 있는 미국에서는 더 고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upervision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하려고 다양한 form을 이용한 system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결국 우리나라도 도박 중독 치료자의 자격과 양성, 관리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점심 식사는 앞에서 보신 가장 큰 강의장에서 했는데 테이블 셋팅이 되어 있더군요.
저민 쇠고기가 올려진 샐러드가 메인 요리이고 차가운 홍차에 초컬릿 케익이 디저트로 주어지더군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가뜩이나 선선한데 차가운 음식을 계속 먹으려니 좀 그렇더군요. 그래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기운이 있어야 오후 강의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점심을 먹고는 오후에 들을 session을 점검했습니다. 에어컨을 너무 심하게 틀어서 몸에 열이 많은 제가 춥다고 느낄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추울 것 같았습니다. 학회가 열리는 내내 날씨가 아주 좋았기 때문에 간혹 쉬는 시간마다 나가서 바람도 쐬고 머리도 식혔습니다.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열린 'Preliminary Examination of the Pathway Model'은 Gupta 박사가 자신의 탐색적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주된 내용은 3종류의 도박 중독자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순수하게(?) 조건화된 도박자로 impaired control문제가 아니며 premorbid psychopathology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정서적으로 vulnerable한 도박자로 depression이나 anxiety와 같은 premorbid psychopathology가 있는 도박자이며 마지막으로 antisocial impulsive type의 도박 중독자가 있다고 하는데 이들은 impulsive한 문제가 주를 이루며 neurological dysfunction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어른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다만 아직 data가 부족하기 때문에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성인 ADHD와 연관성이 궁금했습니다. 성인 ADHD와 상관이 있다면 성인 ADHD를 detect & diagnose하는 tool이 나오게 되면 sub type별로 도박 중독을 접근할 수 있을테니까요.
사실 이미 국내에서도 그런 감은 갖고 있습니다. 성격, 정서 상에 문제가 없는 조건화된 도박자가 있는 반면에 우울, 불안이 깔려 있는 도박자도 있고 많지는 않지만 B군 성격장애에 해당하는 도박 중독자도 있으니까요. 자극 추구형 도박자와 스트레스 회피형 도박자의 관계도 함께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날의 마지막 강의는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열렸습니다. 제목이 ‘Family Treatment Panel’로 ICBT가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case management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왔고(이것도 이미 체계적으로 하고 있죠) ICBT도 Brief Psychotherapy를 해야 하는 미국의 특성 상 짧게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용된 것 같았습니다. ICBT에서는 ‘외재화(externalization)'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는데 이제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은 자신의 문제를 가족에게 감추려는 도박자를 다루는 법과 아들의 신용카드 빚을 부모가 해결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미 국내의 치료자에게는 아주 익숙한 주제이죠. 이미 너무 당연한 질의응답이 진행되어 김이 빠졌습니다.
NCPG는 매일 학회가 끝난 후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더군요. 다저스 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있고 아쿠아리움 견학도 있는데 오늘은 ‘퀸 메리’호 투어였습니다. 워낙 할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이들 신청했습니다. 비용은 35불이었고요. 왕복 버스 제공과 Ghost쇼, 퀸 메리호 입장료, 그리고 간단한 저녁 식사가 포함된 금액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버스는 15분 마다 오는데 대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와 상관 없습니다. 첫 차를 놓치면 여지없이 15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버스를 타고 한 10분 정도 가면 엄청난 크기의 퀸 메리호가 보이는데 일부는 호텔로 개조해서 투숙객을 받고 있고 일부는 관람객을 받아서 투어를 하고 또 일부는 개조해서 유령쇼를 합니다.
호텔 숙박은 오래된 배에서 추억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을 것 같더군요. 보시다시피 옛날 배를 개조해서 호텔로 운영하는 것이므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유령쇼는 썰렁했습니다. 폴터가이스트를 두려워하는 미국인에게는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재미없었습니다. 차라리 인간 유령을 배치해서 발목을 붙잡게 하는 것이 낫지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불이 꺼지는 식의 유치한 장난으로는 한국인을 무섭게 만들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녁으로는 간단한 스넥을 먹을 수 있는데 쿠폰 2장으로는 맥주나 와인 등을 마실 수 있습니다. 닭꼬치, 딤섬 등이 있는데 조금 짜기는 하지만 먹을만 합니다. 홀의 중앙에는 가라오케가 마련되어 있어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흥이 나면 춤을 출 수도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보니 일본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라오케 문화를 침투시켰네요.
퀸 메리호는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고풍스러운 배입니다. 게다가 엄청 크기까지 하지요. 배 안을 거닐면 역사가 느껴집니다.
알아서 돌아다니다가 버스 시간에 맞추어 내려가면 되는데 배 안이 워낙 넓어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호텔로 돌아왔지만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내일 들을 session을 점검하고 늦게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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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기(?)를 올리기 전에 결론부터 2가지 요약하고 시작하겠습니다.
1. NCPG는 알고 보니 예상했던 것 보다 별 것 아니다(자신감 만땅 충전!!!).2. 리모 컨설팅에 대해서는 참 걱정이 많이 된다.
1번은 차차 설명드리기로 하고 이번 출장을 이끌었던 리모 컨설팅에 대해서는 미리 정리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요.
이번 출장을 이끄는 리모 컨설팅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닌데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만 정리를 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메일 질문에 대해 아예 응답이 없거나 엄청 늦는 점
: 제가 문의 메일을 2번 보냈는데 한번은 답이 없고 다른 한 번은 2번의 일정 변경 메일이 도착할 때까지 답이 없다가 나중에 동보 메일의 형태로 답을 했더군요. -_-;;;
2. 일정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이메일 확인 하느라 안달나게 하는 점
: 제가 기억하는 것만 일정이 3회 수정되었고 맨 마지막 최종 일정은 출발 전날에 보내주더군요. -_-;;;
3. 자기 멋대로 feedback을 요구하는 점(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 당연히 사감위에서 요구한 걸로 생각했는데 리모 컨설팅에서 요구한 거랍니다.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욕 먹을 짓을 했는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4. 가장 중요한 집합 장소까지 제대로 notify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게 한 점
: 일정에는 아시아나 C카운터라고 했다가 당일에 K카운터로 옮기더군요. 어쩌라고~
5. 호텔에서 학회장까지의 루트, 저녁 식사 장소 예약, 미팅룸 예약 등에 대해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는 점
: 사전 답사가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으며, 식당 섭외도 없고, 회의를 하기 위한 미팅룸을 예약해야 한다는 사실조차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더군요. 저녁 식사비로 그냥 실비 20불을 나눠주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네요.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그나마 100불짜리 지폐를 가져와 교환해 달라고 했다는... ㅠ.ㅠ 에휴... 이런 간단한 걸 꼭 말로 해야 아나?
6.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기사가 호텔의 위치도 모르고 길을 찾고 있는데 이런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는 점
: 고객의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어디로 가는 지 행선지도 제대로 모르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맡기고 확인도 하지 않다니 너무 무성의하죠.
7. 서로 통성명도 안 하고 짐을 풀게 하는 점
: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 출장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점. 첫날이 다 가도록 상당히 뻘쭘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공항에서 대충이라도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내년 사감위의 국제 심포지엄도 이 회사에서 담당을 한다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국제적으로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리모 컨설팅에 대한 불만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출장기 시작합니다.
여행을 다니느라 최근 몇 년 동안 비행기를 타 봤지만 오후 늦게 떠나는 비행기는 오랜만이라 적응이 잘 안 되더군요. 2시에 공항에서 미팅이라 시간에 늦지 않게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발권도 알아서 하라고 해서(-_-;;;;) 발권 후 짐을 부치고 면세 구역에서 직장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산 뒤(그래도 외국에 간다고 용돈을 모아 줬네요. 선물값으로 나간 돈이 더 많지만... ㅠ.,ㅠ) 4시 30분에 비행기에 올랐지만 비행기 연결 관계로 5시 10분에 이륙을 했습니다. 처음 예약은 대한항공이었는데 나중에 아시아나로 바뀌었지요. 왜 바뀌었는지 며느리도 모릅니다. 대한항공에 쌓인 마일리지가 더 많아서 그리로 바뀌었으면 했는데 아쉽네요. ㅠ.ㅠ
도합 11시간 동안의 비행 시간을 정말 알차게 썼습니다(뒤의 내용을 보시고 행간을 읽어주세요). 심리평가보고서 2개를 썼고, 연금보험 가입을 위한 자료도 점검하고, 책도 한 권 읽었고, 영화도 한 편 봤습니다. 원래 맨 뒷자리였는데 이산가족이 된 가족들이 있어 제가 양보를 하고 거의 맨 앞자리로 옮겼습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중국인 아이 둘이 앉았는데 거의 ADHD 수준으로 떠들더군요. 도저히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주의를 줘도 계속 자신만의 세계에서 떠들고 놀길래 결국 스튜어디스를 불러 부모에게 조용히 만들도록 했습니다. 알고 보니 부모도 똑같은 인간이었지만요.
요것이 저녁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삶은 새우와 당근, 감자가 든 전채와 이탈리안 드레싱을 곁들인 야채 샐러드, 연어찜요리, 후식으로는 크림 치즈 케이크가 나왔습니다.
요것이 연어찜요리입니다. 조금 싱겁더군요.
아침으로 나온 기내식입니다. 신선한 과일과 과일 요구르트, 그리고 김치 덮밥과 쇠고기 덮밥 중에 선택을 하는 것인데 자꾸 미국산 쇠고기 생각이 나서 쇠고기 덮밥을 못 먹겠더군요. 결국 김치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매콤하니...
터키 항공처럼 아시아나도 안대, 양말, 칫솔을 주더군요. 비행기 타는 동안에 양말은 유용하게 사용했고 칫솔도 출장 내내 요긴했습니다. 나중에 중국인 악동들을 제압한 뒤에 안대도 잠시 사용했고요.
정오가 되어 LA에 도착했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서울보다 낮아 쾌적합니다. 짜증나는 지문 날인과 사진을 찍고(제발 저린 도둑놈 미국!!) 이민국 심사도 통과 했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와서 뭐 했는지까지 물어보더군요. 짜증나.. 아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미국을 거의 혐오 수준으로 싫어합니다. 미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짜증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지요. 출장을 가라고 해서 오기는 했습니다만...
하여간 모두 모여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버스 운전수가 길을 몰라서 헤매느라 또 짜증났던 것을 제외하면 괜찮았습니다.
제가 묵었던 Courtyard Mariott 호텔입니다. Mariott계열의 호텔입니다만 별 세 개로 평가하는 중급 호텔이지요. 그래도 하루 숙박비가 17만 원이나 한다는.... 조식도 불포함이고...
다른 것은 몰라도 침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트윈 룸인데 각각 퀸사이즈더군요. 미국인들이 워낙 뚱뚱보가 많아서 그런지 정말 넓더군요. 맘껏 굴러다니면서 잤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랜 케이블만 연결하면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노트북을 가져간지라 아주 좋았죠.
욕실도 깨끗합니다. 여배우의 화장대처럼 생겼군요.
호텔 로비입니다. 평범하죠. 보이는 방향으로 왼쪽이 출입구 쭈욱 들어가면 객실, 오른쪽이 식당입니다. 로비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C도 있습니다. 한글이 깔려있지 않지만...
로비에서 본 호텔 밖 정경입니다. 제가 묵은 호텔이 있는 블럭은 큰 건물이 별로 없습니다. 고만고만해요. 그만큼 밤이 되면 나돌아다니기가 꺼림칙합니다. 동양인이 현금이 많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런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하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습니다. 원래 미국이 치안이 엉망인 나라잖아요. 우리나라처럼 돌아다니다가는 총맞고 버려질 수도 있거든요. 무셔라~
대충 짐을 풀고 5시에 하는 welcome reception & early registration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어차피 길도 알아야 하니 걸어가기로 했죠.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큰 길 쪽으로 나와서 호텔 방향으로 돌아본 모습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생겼죠.
우리나라에는 없는 자동 주차기계가 신기해서 한 장 찰칵~
대로변에 있는 Performing Arts Center입니다. 무용 같은 것들을 공연하는 센터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번 출장은 정말 빡세게 공부만 하다가 왔어요. ㅠ.ㅠ
학회가 열리는 Hyatt Regency 호텔 근처에는 극장가가 있습니다. 코엑스 메가박스 비슷한 분위기입니다만 사람은 별로 없어요. 땅덩이가 워낙 넓어서 그런지.
LA Long Beach는 어디나 가로수가 야자수입니다. 상당히 이국적이죠.
학회가 열리는 Hyatt Regency Hotel은 우리 일행이 묵을 호텔보다 훨씬 좋은 호텔이었습니다. 보시는 장면은 CSI 마이애미에 자주 나오는 앵글입니다. ^^ 야외 풀장이 멋지네요.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서 수영을 하기에는 좀 춥지만요.
호텔 야외 수영장 펜스 바깥으로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개천이 흐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분당의 탄천처럼 사람들이 길을 따라 조깅을 하기도 하고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그러죠.
사전 등록 장소는 생각보다 좁았고 등록은 쉽지 않았습니다. name tag을 찾는 줄도 장사진이어서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어쨌거나 거기에서 간단히 음식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쉬다가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자동차 국가인 미국에서 지상 전철이 다니네요. 신기해서 찍었습니다.
호텔 주변의 근사한 식당에서 늦은 저녁과 술도 한 잔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위기도 아주 고급스럽고 음식도 맛있어서 좋은데 인원이 6명이 넘으면 20%의 extra charge가 붙네요. 장난 아닙니다. 10%의 부가세에 다시 20%의 extra charge라니... 그 날 우리 테이블을 서브하는 종업원은 아주 대박이었을 겁니다. 미국에서는 인원 수가 늘어나면 extra charge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하네요. 쩝...
밤바람을 맞으며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매우 피곤하군요.
내일부터는 6시 30분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학회 장소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한 하루하루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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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 번씩 열리는 'National Conference on Problem Gambling'에 참석하기 위해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LA로 출장을 갑니다.
3일 내내 학회에 참석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그다지 재미있는 일은 없을 예정(정말?)입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고 막대한 비용(회사에서 내지만)을 들여 가는 만큼 반드시
뽕본전을 뽑고 오겠습니다.
최근에도 포스팅이 뜸하지만 1주일 동안에는 업데이트가 더욱 없을 거에요...
라고 공지를 올려야 하겠지만 제가 묵게 될 호텔의 유,무선 인터넷 환경이 매우 좋다고 하니 오히려 포스팅이 집중될 수도 있겠습니다. -,.-
하여간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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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에는 공식적인 명칭이 임상심리 레지던트였습니다. 심리평가 보고서에도 그렇게 기술했고 병원 가운에도 '임상심리 레지던트'라고 새겨 있었고요. 그래서 전문가가 되고 난 이후 현장에 나와 '임상심리 수련생'이라는 명칭을 듣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수련생이 무엇입니까? 문자 그대로 수련을 받는 학생이라는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수련생'이라는 말은 착취를 정당화하는 용어입니다. 너희는 학생이기 때문에 급여를 받을 필요가 없고 오히려 전문 기술과 지식을 사사받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족쇄같은 명칭입니다. 실제로 정당한 급여를 받기는 커녕 오히려 수련 병원에 가운, 식대 비용으로 일정한 금액을 내고 수련을 받는 임상심리 레지던트가 있습니다.
재작년인가
수련생 협의회에서 '임상심리 레지던트'라는 명칭을 쓰자는 말이 나왔고 임상심리학회 게시판을 통해 건의도 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그 결과로 여전히 수련생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고요. 참 통탄할 노릇입니다.
학교에 계신 교수님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병원에서 supervisor로 있는 전문가들도 심각성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의 경우 '전공의'라고 하지 절대로 '전공의 수련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 의사들의 인턴 과정에 해당하는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레지던십 과정에 들어온 사람들이 학생 취급을 받아야 합니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더 큰 문제는 임상심리 레지던트들마저 스스로를 '수련생'이라고 부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도 교수의 절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시간을 경험하고 나면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이건 아닙니다.
임상심리 레지던트는 전문가 자격 취득을 위해 고급 수련 과정에 있는 준 전문가이며 이미 검사 수가, 치료, 연구 등 충분한 공헌을 수련 기관에 하고 있습니다. 수련생이라고 폄하될 만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임상심리학회는 이런 기본적인 권리부터 지켜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임상심리학회 회원들 스스로도 자기를 낮추는 이런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임상심리 레지던트'라는 용어를 추천하고 지금도 제게 supervision을 받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회 차원에서 어떤 쪽으로 정리가 되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부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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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왔습니다. 원래 전체 일정이 1박 2일이기는 하지만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 이틀 모두 참석하신다기에 직장을 지켜야 하는 만큼 저는 5월 1일 하루만 참석하고 당일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길게 늘어선 등록 대기줄이 싫어 7시 KTX를 타고 내려가서 셔틀 버스도 첫 차를 탔는데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는지 셔틀버스 기사분이 엉뚱한 곳에 내려주는 바람에 결국 시간 이득도 별로 못 보고 등록을 했죠. 다행히 등록 데스크가 꽤 큰 데다 전문회원은 따로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줘서 편하게 등록을 마쳤습니다. 미리 신청해 둔 도장과 신분증을 받고 사인도 등록을 했습니다.
행사장이 4월 말에 개관한 곳이라서 그런지 비까번쩍하고 좋기는 한데 임상 심리학회 회원들은 가까운데도 많이 오지 않았더군요. 아는 얼굴이 거의 없었습니다. 주로 건강 심리학회 회원들인 듯. ㅠ.ㅠ
오전에는 개회식과 '치료 사법'에 대한 심포지엄을 매우 큰 강당에서 진행했는데 제 관심 분야가 아닌지라 저는 숨어서 가지고 간 노트북을 이용해 내내 블로그 관리하고 포스팅하면서 놀았습니다. 죄송~ 무선 인터넷이 빵빵하게 잘 잡히더라고요. ^^
같이 일하는 선생님과 만나서 점심을 먹고 난 후 예전부터 사려고 찜 해 놓았던 책을 몇 권 샀습니다. 학지사나 시그마프레스의 경우 학회 후원을 하면서 심리학 관련 서적을 현장 판매하는데 이게 할인폭이 꽤 큽니다. 신간의 경우에는 인터넷 할인도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학회 행사장에서는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상당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거든요. 저는 어빈 얄롬의 '카우치에 누워서', '로르샤하 해석의 원리', '분노의 기술'을 샀는데 각각 17,000 원, 20,000 원, 15,000 원을 14,000 원, 15,000 원, 13,000 원에 샀습니다. 정가 총액 5만 2천 원인 책들을 4만 2천 원에 샀으니 1만 원이나 절약을 한 거지요. 학회에 참석하실 분들은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책을 사고 나서 2시부터 진행하는 집단동기강화상담 워크샵을 들으러 갔습니다. 자리가 부족해서 나중에 의자를 더 가져와야 할 만큼 관심있어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신성만 선생님이 워낙 강의를 재미있게 하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습니다. 청중의 무반응에 살짝 상처받으신 것 같은데 그리 예민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을 것 같더군요. 제가 들어본 강의 중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재미있는 강의니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워크샵 내용으로는 제가 기대했던 것 만큼 얻은 것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managed care를 따르는 미국의 실정 상 어쩔 수 없이 개발된 만큼 우리나라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 같았습니다. 신성만 선생님이 번역하고 계시는 도박 중독자를 위한 메뉴얼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집단으로 모이는 것을 싫어라 하는 우리나라 도박중독자의 특성 상 개인 상담을 병행하면서 전 숙고 단계와 숙고 단계 양 쪽에 발을 걸치고 있는 도박 중독자에게만 시험적으로 실시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집단의 인원 수라든가, 지나치게 많은 worksheet의 양을 조절하는 문제, 같은 변화 단계에 있는 중독자들로만 homogeneous하게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냐하는 점 등등 짚어봐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고민을 많이 해야 하겠더군요.
저녁에 일이 있어 원로 선생님들의 강의와 만찬은 건너 뛰고 곧바로 KTX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KTX는 다 좋은데 5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 애매한 시간 문제로 잠을 자기에도 그렇고, 뭔가 책을 보기에도 그런, 어정쩡한 시간이 항상 문제에요.
* 좋았던 점
1. 식사를 부페식으로 하지 않은 점. 오전 심포지엄이 끝나고 수 백명이 한꺼번에 몰리는데 부페식이었다면 장사진이 되었을 것을, 미리 세팅을 해 둔 덕에 곧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 바로 옆에 식당을 배치한 것도 센스 만점!!
2. 두 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것이니 만큼 참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해 등록을 하는 booth를 대형으로 준비해 두었더군요. 별로 기다리지 않고 빨리 등록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3. 이것저것 별로 쓸데도 없는 기념품을 마구 뿌리지 않고 자료집과 유용한 플라스틱 가방 하나로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바람직 해 보였습니다.
* 아쉬운 점
1. 학회가 열린 컨벤션 센터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건물이라서 셔틀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님들이 하나같이 정확한 장소를 모르더군요. 제가 첫 차를 탔는데 엉뚱하게 대전 엑스포 웨딩 컨벤션 센터에 내려주는 바람에 아침부터 생쑈했습니다. 다행히 학회 운영진과 통화가 되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곧바로 2호차도 거기에 사람들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황당했습니다.
2. 여전히 제대로 읽지도 않는 두꺼운 논문집을 자료집과 함께 주더군요. 개인적으로 논문집은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관련 포스팅 참조) 미안하지만 행사장에 버리고 왔습니다. 앞으로는 필요한 사람만 주던가, PDF파일로 배포했으면 좋겠습니다. 종이값이 아깝습니다. 너무 낭비잖아요.
3. 1박 2일 전일 참가하는 사람 위주로 편성을 했는지 하루만 참가하는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행사 진행 요원들도 잘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택시를 타거나 꽤 먼 거리를 걸어서 지하철역까지 나가야 한다고만 안내를 하더군요.
4. 새 건물에 온도 조절도 잘 되는 것은 좋은데 행사장의 의자를 너무 다닥다닥 붙여놔서 옆에 앉은 사람과 간격이 좁더군요. 강의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꽤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습니다.
5. 오후 심포지엄과 워크샵 장소에 대한 안내와 배치도가 눈에 띄지 않아 들으려는 워크샵 장소를 찾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앞으로는 로비나 등록 데스크에 안내도를 설치하고 각 행사장에도 큼지막하게 안내문을 붙였으면 좋겠더군요.
6. 장소가 없어서 그랬을 것 같기는 하지만 행사장 벽 쪽으로 포스터 게시대를 다닥다닥 붙여놔서 주목성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게다가 신청자 중에서 포스터를 붙이지 않은 빈 곳이 많아서 볼썽 사나웠습니다. 그리고 신청하고 포스터 게시를 하지 않는 무책임한 회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징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뭡니까? 책임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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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임상심리학회와 건강심리학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군요.
내일이 노동절이라 쉬는 날이기는 하지만 학회 장소도 대전이고 해서 가까우니 바람도 쐬고 연수 평점도 채울 겸 다녀올 예정입니다.
오후에 신성만 선생님의 집단동기강화 워크샵을 들을 예정입니다. 당일 예정이라 부지런히 올라올 겁니다.
학회에서 발급하는 신분증과 도장도 받고, 사인도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7시 KTX로 일찌감치 내려가려고요. 북적대는 등록 대기줄에서 기다리는 건 정말 싫거든요.
혹시 저를 알아보실 수 있는 분들은 아는 척 하시기 바랍니다. 점심이라도 같이 먹거나 안 되면 커피라도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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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한국임상심리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기총회와 심포지엄이 있었고, 내일은 수련생 공동교육 및 워크샵이 진행됩니다.
저는 내일 오전에 열리는 <단일표본연구설계법>이라는 방법론 워크샵을 들으러 갑니다. 혹시 내일 임상심리학회에 오는 분들은 저를 만나더라도 모른 척 해 주세요(농담입니다. ^^;;;).
임상심리전문가는 1년에 10점의 연수 평점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학회나 연구회, 지회 등의 행사에 될 수 있는 한 참석을 해야 합니다. 2년 연속으로 연수 평점을 못채우면 경고를 받게 되고 경고가 누적되면 자격이 정지될 수도 있습니다. 자격이 정지된 전문가 이야기는 아직 못 들었습니다만...
꼭 강제 요건이라서가 아니라 전문가가 된 이후에도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부는 계속해야 하는 것이므로 학회 참석은 될 수 있는 한 하는 것이 좋죠. 저는 오랜만에 그리운 얼굴들도 보고 바람도 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만...(연차 휴가를 냈어요).
오후에도 연수 평점을 채우기 위해 관심도 없는 워크샵을 신청했습니다만, 평점 조회를 해 보니 오전의 방법론 워크샵만 들어도 올해 할당량(?)은 충분하기에 과감하게 환불했습니다. 무려 30%의 수수료를 떼더군요(어흑~).
가톨릭 대학교가 역곡역 근처인데 두 정거장인가 차이나는 개봉역 부근에서 2시 30분에 인라인 동호회 후배가 결혼을 하니 오전에 워크샵을 듣고 결혼식에 참석하면 시간이 딱 맞겠네요(럭키~).
하여간 다녀와서 <단일표본연구설계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덧. 저는 내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가톨릭 대학교 니콜스관 N407호에 있을 예정입니다. 결혼식 참석 가능 복장으로 워크샵에 들어갈거니까 알아보기는 쉬울 겁니다. 혹시 제 얼굴이 궁금한 분들은 거기로 오세요(궁금한 분이 있으려나~).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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