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심리학 박사인 Robert D. Isett이 쓴 책입니다. 우리말 제목과 원서 제목이 다른 것을 금방 아실텐데 사실 이 책은 인지행동치료(CBT)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서론에서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요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내용 중 긍정심리학에 대한 건 별로 없어요. 목차만 봐도,
기본 원칙 1. 상황이 아닌 사고방식이 감정을 일으킨다.
기본 원칙 2. 잘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잘 생각해야 한다.
기본 원칙 3. 안전한 생각과 행동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원칙 4. 좋은 기분을 느끼려면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기본 원칙 5. 행복은 연례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한다.
기본 원칙 6. 받지 못한 사랑을 내게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본 원칙 7. 생각을 바꾸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원칙 8. 스스로 보살피는 법을 배우면 평생 평안하다.
기본 원칙 9. 나를 사랑하는 건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다.
기본 원칙 10. 나를 잘 보살피면 남에게 더 베풀고 덜 원한다.
기본 원칙 11. 행복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행복이 지속된다.
기본 원칙 12. 잘 생각하고 느낄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
주로 생각과 사고 방식의 전환을 다루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혹시 긍정심리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주장하신다면 딱히 반박은 못하겠지만요(웃음~).
개인적으로 CBT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CBT는 합리성과 논리를 중시하는 서구중심적인 치료기법이라 감정과 정서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CBT가 딱 들어맞는 특정 문제에만, 그것도 인지 기능이 우수한 내담자에게만 선별적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도박 중독 치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재미를 전혀 못 봤어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20년 동안 자신의 상담소에서 CBT를 적용하면서 얻게 된 노하우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기본 원칙 12가지로 정리해서 설명한다는 겁니다. 각 장 마다 '기억할 사항'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고, '공부 지침 질문'으로 다시 한번 복습하게 해주기 때문에 self-help workbook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CBT의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하지만 이 책의 내용대로 자신의 생각을 바꿔보려고 노력해 보셔도 잘 안 될 겁니다. 이 책에 소개한 방법이 효과적이지 않은 기술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에게 핀트가 좀 안 맞습니다.
심리학 전공자(굳이 임상, 상담이 아니더라도)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보고 싶은 일반인들에게만 권합니다.
닫기
* 회의론자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상황이 나쁘면 나쁘다고 느끼는 것이 옳고 현실적이다". 하지만 나쁜 상황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기분을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기분이 나쁘다고 상황이 변하는 건 결코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기분이 나쁘면 기쁨을 상실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회복력만 떨어질 뿐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단지 부정적인 생각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위험한 생각으로 인해 정서적인 불편함의 신호를 느낄 때마다 해야 할 일은, 생각에 의해서건 행동에 의해서건 행동을 수정해 이 장애를 해결하는 것이다. 행동을 수정하는 일은 감정 신호 체계의 목적이며, 이 체계를 최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 신호를 사용하거나 무시하라. 하지만 계속 켜놓지는 마라.
* 자기를 돌보는 능력이 결여된 부몬는 "내 말은 따르되, 내 행동은 따르지 마"라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자녀에게 보낸다.
* '노력을 통한 행복한 삶'이라는 사회의 모범답안을 따르는 것은 진정으로 행복을 얻는다기보다 그저 행복을 아는 것에 불과해.
* 위험한 생각을 줄이는 3가지 사고 관리 기법 : thought stopping, thought shifting, cognitive restructuring
* 안전한 생각을 늘리는 3가지 사고 관리 기법 : positive noticing, positive affirmations, positive stockpiling
* 유일하고 진정한 진실은 생각을 멈추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멈추기 힘들어질 거라는 사실이다. 항상 다음의 사실을 명심하라. 생각한 대로 된다.
* 내 생각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지 내가 내 생각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 사람들이 위험하고 드라마 같은 많은 생각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이 으레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돌린다.
* 긍정적인 인식은 자신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 긍정적인 인식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기분 좋은 생각을 유도하는 것들을 계속 생각해야 한다.
* 좋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어디를 반드시 가거나 무엇을 반드시 사는 등의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우리는 단지 행복감과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할 때에만 자신을 보살필 수 있다. 자신을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야만 한다.
* 평범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일에 익숙할 것이다. 보살피려는 우리의 노력이 내부를 향하지 않고 외부를 향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결국 '균형'이 답이다.
*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정서적인 평안함을 유지하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덧. 이 책은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3. 기본 원칙 9와 관련해서는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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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이성, 여성은 감성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들 합니다. 남자는 입장과 처지를 이해받는 게 중요하고, 여자는 마음을 알아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생각이든, 마음이든 간에 어쨌거나 나를 알아주는 것, 내가 받아들여지는 것,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원하죠.
이걸 상담에서 흔히 사용하는 개념인 공감에 포함된 중요한 내용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공감이란 게 정작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 현장에서 일하는 상담자도 개념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병상련도 아니고 단순한 측은지심도 아니면서 동정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죠.
사설이 길었는데 오늘은 상담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감 말고 흔히 우리가 말하는 공감(위에서 이야기 한 나를 알아주는 것과 유사한 의미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모든 대인 관계에서 내가 받아들여지는 것, 나를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부 관계를 포함한 친밀한 쌍방 관계에서는 더더욱 중요하죠.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전업주부인 아내가 가사와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당신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당연히 남편은 그게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 위로하려고 애를 쓰죠. 하지만 아내는 당신은 머리로만 이해를 하지 내 감정을 마음으로 아는 것 같지 않다면서 쏘아 붙입니다.
위의 예에서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고통을 머리로만 이해하려고 할 뿐, 마음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불평하지만 제가 볼 때 이 문제의 핵심은 이해냐 감정이냐가 아닙니다.
아내가 자신의 고통과 힘겨움을 남편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남편의 이해가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공감은 행동을 기반으로 작동하거든요.
말로는 혼자서 살림하고 애보느라 얼마나 힘드냐며 위로하지만 정작 퇴근하면 나 몰라라 자신만 씻고, 밥 먹고, TV 보고, 일찍 자고, 새벽에 아이가 울어도 모른 척하고, 주말에는 일 핑계를 대면서 휴일 근무를 나가거나 라인 관리를 해야 한다며 골프나 등산을 가면서도 정작 아내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을 한 것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가 공감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겁니다.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상담에서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한다면 알게 모르게 자연스레 행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내담자의 고통에 공감이 되면 감정의 흔들림을 느끼게 되고 공명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내담자가 고통을 이겨낼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해 탐색하게 됩니다.
'네가 왜 힘든 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고통의 원인으로는 A와 B, 그리고 C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B인 것 같고 나머지 두 개의 이유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으니 환경 개선을 통해 이들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고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온전히 직관할 수 있도록 자동적 사고를 교정할 필요가 있겠다'
이처럼 머리에 기반한 상담자의 문제 이해는 공감에 이르는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공감을 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을 하게 되고 행동을 하다 보면 더 깊은 공감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니 진정한 공감을 하고 싶으면 먼저 행동이라도 하세요. 하루라도 혼자서 아이를 돌보면서 모든 집안 일을 해 보면 아내의 고통이 어떤 수준인지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 이후에 공감을 더 깊게 하게 만드는 다른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질 지, 공감을 방해하고 차단하는 회피 행동으로 이어질 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행동을 해야 공감의 가능성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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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할 때 상담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내담자의 측면을 크게 생각, 감정, 행동으로 나누어 본다면 한 회기가 끝나갈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단연코 내담자의 감정입니다.
회기 중에 다루었던 생각과 행동은 다음 상담 때까지 내담자가 곰씹어 보고, 연습해 보고,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연결 고리같은 부분이지만 감정만큼은 어떤 감정으로 상담을 끝냈느냐에 따라 치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담을 하던 도중 내담자가 자신에게 심한 말로 상처를 준 부모와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분노에 사로잡혀 손발을 부들부들 떨다가 급기야는 오열을 한다고 해보죠.
그런데 상담자가 시계를 곁눈질로 슬쩍 보니 이번 회기가 곧 끝날 시간이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급수습, 급정색을 하고 서둘러 마무리를 해야 할까요?
회기는 그렇게 마무리가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내면에 침잠해 있던 분노와 고통감,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이 올라와 내담자를 온통 사로잡고 있는데 회기가 끝난다고 그런 감정까지 쉽게 정리가 될까요?
상담 시간을 최대한 정확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 내담자의 부정적 정서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는데도 부랴부랴 회기를 끝내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설사 내담자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감정에 대해 상담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해도 부정적인 정서 상태로 상담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담에 대한 거리낌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도 상담을 마친 이후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부정적 정서 때문에 연이은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 회기에 상담자를 만날 때까지 최소 일주일의 시간 동안 온전히 혼자서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내담자가 부정적인 정서에 휩싸여 있을 때는 그대로 회기를 마치지 않습니다. 충분히 ventilation을 해서 다루고 난 뒤 내담자가 평온한 마음을 느낄 정도로 가라앉은 다음에야 조심스럽게 다음 회기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집니다.
절대로 내담자가 상담을 마치고 부정적인 기분으로 돌아가게 하지 마세요.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도록 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그 부정적인 감정이 충분히 해소된 다음에 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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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접근법을 사용하는 상담자이건 간에 또는 내담자가 어떤 문제로 상담을 받든 간에 내담자의 행동과 감정의 괴리를 다루는 일은 상담 장면에서 흔한 일이고 또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내적 정서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는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상담자와 함께 가족에 대해 다루면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슬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얼굴은 웃고 있다면 감정과 행동의 괴리가 내담자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상담자가 그런 discrepancy를 찾은 것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앞 뒤 가리지 않고 그 괴리를 지적하려고만 합니다. 내담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는 건 어렵게 찾은 입구를 무너뜨리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라포도 공고해야 하지만 이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건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어떤 것으로 인식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담자 스스로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주관적으로 어떤 감정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도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여 이야기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이 신체화 반응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어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유추하는 것이 상당히 정확합니다.
그래서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신가요?", "그 감정에 따라 ~님의 몸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라고 물어서 내담자의 감정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난 뒤에 discrepancy가 분명하다면 그 때 그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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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현장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머리 나쁜 사람은 도박에 중독되지 않는다"
물론 역으로 모든 도박 중독자가 머리가 좋다는 말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박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도박은 대체로 예상과 추리, 과감함과 결단력, 승부욕과 근성, 집중력 등이 총동원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볼 때 머리가 좋은(속된 말로 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도박에 일단 중독된 다음에는 빠져 나오기가 더 어렵기도 합니다.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는 차라리 돈을 딸 수 있다는 증거를 찾겠다고 그 좋은 머리를 낭비하거든요.
그런 패턴에 익숙해진 도박자는 도박이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뒤에도 여전히 주저앉아 생각과 계산만 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내가 도박 중독자라는 것이 알려지면 어쩌지, 지금 사귀고 있는 이성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계부를 쓸까 말까, 도박 빚의 내역을 오픈해야 할까 말까 등등...
이제는 생각을 그만해야 합니다. 생각만으로는 도박 중독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선택을 할 지 모르니 좀 더 신중히 예상되는 결과를 따져봐야 한다고요? 그건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본인이 경험해 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본다고 해도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경험많은 상담자와 한시라도 빨리 상의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러니 이제 생각은 그만하세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두렵고 치유를 주저하게 됩니다.
지금은 행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일단 치유의 길로 한 걸음 들어서고 나면 계속해서 걸어갈 용기가 생겨나게 됩니다. 생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일단 해버린 행동은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거든요.
그러니 일단 치유의 발걸음을 내딛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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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스피어를 돌아다니다 보면 기부를 하는 사람은 정작 세상을 바꾸기 위한 행동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난하는 사람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부 문화가 자리잡은 미국의 실상을 예로 들지요.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유럽의 경우에는 기부 문화가 없다고 하면서요.
그런 단선적인 분석을 주장의 근거로 내놓는 것도 어이가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이 짧은 관계로 굳이 반박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그냥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기부를 하는 사람 중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 중에서 기부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저는 단연코 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 이유는 두 가지 행동의 심적 기반이 다르면서도 어느 한 쪽을 포괄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측은지심'이 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생명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끼고 그 고통을 경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이죠. 하지만 기부를 하게 되면 그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님을 어쩔 수 없이 깨닫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궁극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행동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나 하나의 행동이 밀알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소명의식이죠.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측은지심과 달리 사명감은 자칫하면 자만심이나 특권의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동만이 방법이라고 믿는 사람은 기부를 하는 사람들을 폄하하거나 무시하게 됩니다. 기부하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을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행동을 본받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앞서 던졌던 물음으로 돌아가보죠.
기부를 하는 사람 중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 중에서 기부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어느 쪽이 더 많은가와 상관 없이 진정으로 이 세상을 바꿀 사람은 전자의 유형일까요? 아니면 후자의 유형일까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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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의심되는 노년 피검자의 인지 기능을 평가할 때 흔히 곤란을 겪는 것이 치매와 가성치매의 구분입니다. 둘 다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니까요. 의외로 구분이 쉽지 않은데 곤란하게도 현장에서 이 감별이 중요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 Onset
치매 :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 시점을 잘 모른다.
가성치매 :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 시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 증상 발견
치매 : 가족들이 환자의 증상과 심각도에 대해 잘 모른다.
가성치매 : 가족들이 환자의 증상과 심각도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다.
* Course
치매 : 증상이 발현된 후에도 서서히 진행됨.
가성치매 :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빠르게 진행됨.
* 과거 병력
치매 : 과거 정신과적 병력이 없는 경우가 많음.
가성치매 : 과거 정신과적 병력이 있는 경우가 많음.
* 인지 기능 결함과 우울증의 전후관계
치매 : 인지 기능 결함이 우울증보다 선행
가성치매 : 우울증이 인지 기능 결함보다 선행
* Complain
치매 : 인지 기능의 결함을 감추려고 애쓰며 호소한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vague함.
가성치매: 인지 기능 결함의 호소가 두드러지며 매우 detail함.
* 평상 시 행동
치매 : 행동이 인지 기능 결함의 심각도와 일관됨.
가성치매 : 행동이 인지 기능 결함의 심각도와 일관되지 않음.
* Social Skill
치매 : 비교적 유지됨.
가성치매 : 초기에 문제가 나타나며 정도도 두드러짐.
* 심리검사 시 행동
치매 : 잘 하려고 애씀.
가성치매 : 아주 단순한 과제에서도 노력하지 않으며 실패를 과장하여 호소함.
* 주의력
치매 : 대체로 주의 집중력 상의 문제가 있음.
가성치매 : 때로 주의 집중력이 비교적 잘 유지됨.
* 응답 경향
치매 : 아슬아슬하게 틀리는 반응이 많음.
가성치매 : 'Don't Know' 반응이 많음.
* 기억 기능
치매 : 최근 기억이 과거 기억에 비해 손상이 훨씬 더 심각함. 일정 기간 동안의 기억 상실이 드뭄.
가성치매 : 최근 기억, 과거 기억의 손상 비교가 어려움. 일정 기간 동안의 기억 상실이 흔함.
* 과제 난이도에 따른 수행 변산
치매 : 난이도에 따른 수행이 일관됨.
가성치매 : 난이도가 유사한 과제도 수행의 변산이 큼.
출처 : Pseudodementia. Am J Psychiatry 36: 898, 1979에서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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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몇몇 특수(?)한 하위 분야를 제외하고 심리학자들은 입으로,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임상이나 상담 분야는 두 말 할 필요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바닥에서 일을 하다보니 어떤 깨달음(사실 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을 얻게 되었습니다. 말이 많은 사람치고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 말입니다.
언론 매체에 얼굴 팔리는 것 좋아하는 사람치고 전문가 없고(대체 새로운 전문지식을 습득할 시간을 낼 수가 있어야지요), 사람들 앞에서 떠드는 것 좋아하는 사람치고 실제 일하는 사람 없더군요.
요새 제가 기득권층에 욕먹을 작정을 하고 몇 가지 일을 벌리고 있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우려와 신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비판을 받으면 참지 못하는 속좁은 성격이라서 바로 받아칠까 생각하다가 시간을 좀 두고 지켜봤습니다.
역시 아무런 행동이 없더군요. 그저 말 뿐입니다. 예전에 제가 포스팅한 글(
비판을 하는 사람과 대안을 내놓는 사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안을 내놓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 대안을 앞서 실천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입니다. 그리고 일을 내는 것은 그 소수의 사람입니다.
제가 온라인 토론문화를 믿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말 많은 사람치고 결코 행동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저 말 뿐입니다. 행동하는 사람은 앞에 나서서 떠들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사람들이 뒤따르게 됩니다. 선구자의 길을 가는 것이지요.
원래 떠들기 좋아하는 제 성격 상 말 없이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입과 머리와 손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모두 바쁘게 움직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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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사람 그림의 나이는 자기 혹은 자기 대상의 성숙도에 의해 주관적으로 어떤 표상이나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줍니다.
나무와 마찬가지로 5년 미만의 차이가 나는 경우는 적절한 성숙도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5년 이상 적은 경우 성격적인 미성숙함을,
5년 이상 많은 경우는 내적인 성숙감과 관련된 불안감을 과잉보상하려는 시도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동이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그리는 경우는 좀 더 유아적인 의존 욕구, 심리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 있음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 행동
걷기, 말하기, 공놀이 하기 등 표현적이면서도 비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자신과 관련된 활력을 느끼고 있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는 경우 내적인 공격성, 적대감, 충동 통제의 어려움을 시사합니다.
지나치게 기괴하거나 난폭한 행동이 표현된 경우 사고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 생각
그림 속 인물이 다른 활동이나 친구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반응하는 경우 자기 개념이 건강함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 혹은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 자존감이 낮고 우울감 혹은 적대감을 느끼고 있음을, 아무 생각도 안 한다고 답한 경우 회피적 태도와 수동성 및 절망감, 우울감을 느끼고 있음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 주제
비현실적인 인물을 그리는 경우는 현실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대인 관계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광대나 만화처럼 우스꽝스러운 방식으로 사람을 그릴 경우는 열등감이 있거나 자존감이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 그림을 통한 아동의 진단과 이해(신민섭 외, 학지사) 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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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산유수같이 막힘이 없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전개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또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읽는 사람을 사로잡는 유장한 글솜씨와 빈틈없는 짜임새까지...
주로 말과 글로 먹고사는 저로서는 두 종류의 사람이 항상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같이 되려고 나름대로 갈고 닦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게 된 작은 지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말과 글이 번드르르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부리는 그 재주에 스스로 도취하여 어느 사이엔가 자신을 반성하는 법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대부분 행하는 즐거움을 모르더군요. 대개 행동하는 것은 말과 글에는 필요하지 않는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죠.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행하지도 않으니 입과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유장한 말과 글은 점점 그 빛을 잃게 되고 변죽을 울리는 허무한 종소리가 되더군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난 이후 저는 말/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더는 믿지 않습니다. 아니 지나치게 말과 글이 번들거리는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저는 이제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묵묵히 행동하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그건 저같이 말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은 따라가기 어려운 모습이거든요. 그나마 말과 글 모두에 재주가 없는 저는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기초부터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만은 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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