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론플의 walking tour course에는 Pha That Luang이 없습니다. Patuxai까지만 보고 돌아가는데 저희는 기왕 Patuxai까지 온 김에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Pha That Luang만 보기 위해 다시 오는 것도 그렇고 Patuxai에 올라갔을 때 기념품점 직원이 2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서 걸어갈 만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룰루랄라하면서 갈 거리는 아닙니다. 아무리 겨울철이라고는 해도 낮에는 기본 30도는 넘으니까요. 게다가 Patuxai에서 Pha That Luang으로 가는 길에는 햇볕을 피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상당히 덥습니다.
절반쯤 가다가 목이나 축이고 가자고 태국에서 넘어온 True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미디엄 사이즈(20,000킵)하고 아이스 초컬릿 미디엄 사이즈(20,000킵)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4만 킵이면 5천 원이 넘는 돈이니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마실 만 하지만 라오스 물가로는 굉장히 비싼 금액이죠. 그런데도 라오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라고 합니다. True Coffee에서는 화장실을 무료로 쓸 수 있고 와이파이도 한 시간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뜨거운 날씨에 캐롤송을 듣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고 어색하더군요.
다시금 힘을 내서 걸어갑니다.
멀리 오른 쪽에 Pha That Luang이 보입니다. 굉장히 넓은 주차장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텅텅 비어 있더군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희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걸. ㅡㅡ;;;;
멀리서 보기에도 위용이 엄청나지요
주차장(?) 옆에는 시장이 있습니다. 꽤 큰 시장이에요. 겨울철이라서 그런지 열대 과일이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과일전 모습과 큰 차이가 없네요.
왼쪽이 '배'이고 오른쪽이 '귤'입니다. 배는 우리나라 배하고는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물은 별로 없어서 퍼석거리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합니다. 맛이 배하고 대추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맛이에요. 요건 나중에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귤은 우리나라 조생귤처럼 생겼는데 이거 강추합니다. 엄청 새콤하고 달면서도 물이 많아요. 들고 다니면서 기력 떨어지고 목마를 때 먹으면 좋습니다.
Pha That Luang은 흔히 황금 사원으로 불리는데 부처님의 가슴뼈 사리가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사원입니다. 매일 문을 열고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1시에서 4시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일찍 문을 닫는 것이 좀 아쉽죠. 입장료는 현지인은 2,000킵, 외국인은 5,000킵입니다.
라오스로 들어오는 길에 베트남 호치민 공항 검색대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던 신혼 부부를 여기서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여행을 가면 제가 적극적으로 피하는 유형은 1. 한국 사람, 2. 한국말로 먼저 말 거는 현지인, 3) 영어로 먼저 말 거는 현지인 순인데 그 중 예외는 신혼부부 뿐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일정이 비슷해서인지 방비엥, 루앙 프라방에서 계속 조우하게 되더군요.
That Luang 사원은 말 그대로 황금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 가야 사진이 멋지게 나옵니다(제 사진이 멋지지 않은 건 발로 찍었기 때문임;;;). 탑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예불은 바깥에서만 드리게 되어 있어요.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Boudanath Stupa만큼 거대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단아한 맛이 있습니다. 하필 이 사진을 찍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계속 몰려오는 바람에 사람없는 앵글을 잡느라 애 좀 먹었네요.
That Luang 사원 근처에도 몇 개의 건물이 있는데 이것도 볼 만 합니다. 라오스 사원 건물의 특징은 정면의 지붕에 굉장히 화려한 금박 문양이 수놓여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붕이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처럼 날렵해 보이면서도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는 것이고요. 여기는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입니다.
라오스의 사원들은 거의 대부분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네팔에서도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가 들어간 시간에 젊은 스님들이 노스님 주위에 둘러 앉아 말씀을 듣고 있던데 경건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Pha That Luang에서 Patuxai로 걸어오는 길에 다리를 좀 쉴 겸 카페를 찾다가 정말 우연히 한국말로 '너의 두번 째 부엌'이라고 씌여 있는 간판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점인줄도 몰랐습니다.
남편 따라 라오스로 훌쩍 날아오신 새댁이 운영하시는 식당 2nd Kitchen입니다. 한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깔끔한 인테리어에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외모로 뽑는지 모두 선남선녀입니다;;;;
KORAO나 비엔티엔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음식도 한국 음식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김치 볶음밥(35,000킵)을 주문했습니다. 숙주 나물이 상큼하더군요. 음식에 넣는 재료를 모두 한국에서 공수해서 그런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가격으로는 5천 원이 안되는 금액이지만 현지 물가로는 3만 5천 원에 해당할 수준이니까요.
라볶이 중간 사이즈(25,000킵)입니다. 비건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김치 볶음밥과 마찬가지로 달걀과 같은 동물성 재료는 모두 빼고 만들어 주셨습니다. 라오스에서 먹는 라볶이 맛있었습니다. ^^ 라오스의 전통 음식과 달리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더군요.
이 집의 자랑 라임 에이드입니다(6,000킵). 너무 시지 않으면서도 새콤달콤하고 시원합니다. 추천~ 스푼에 그려진 얼굴이 귀엽지 않나요?
여사장님이 쾌활하고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셔서 주저앉아서 수다떨고 놀다가 해가 지고 난 뒤에야 나왔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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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다행히 휴대폰 알람을 맞추고 잘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동 로밍이 되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통화는 가능해도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게다가 어제 비엔티엔으로 들어오는 도중에 베트남, 캄보디아까지 거쳐서 들어왔으니 자동 로밍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하등 이상할 일이 없었지요.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간대가 맞춰지기는 했습니다.
오전 7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습니다만 새벽 5시 경에 저절로 깼습니다. 라오스가 두 시간 늦으니 한국 시간으로는 7시라서 평소 한국 시간으로 일어나던 시간에 깬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생체 리듬이라는게 참 무섭습니다. 어쨌거나 체코처럼 라오스도 일찍 자고 일찍 움직일 수 있으니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좋겠더군요.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하고 잔 빨래, 샤워, 짐풀기까지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이 호텔은 4층짜리 호텔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둘째치고 리셉션 바로 앞에서부터 4층까지 뻥 뚫린 나선형 계단으로만 이어져 있습니다. 독특하기는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 밑에 책상이 보이는 방이 리셉션인데 그야말로 뻥 뚫려 있습니다. 안전 장치가 전혀 없어요. 철제 나선형 계단에 나무 발판을 깔아놓은 형태라서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올라가면 살짝 미끄럽기까지하는데 식은땀이 납니다. ㅠ.ㅠ
비상구를 알리는 간판이 특이해서 찍었습니다. Exit라고 영어로 씌여있지 않았다면 그냥 장식품의 일종인 줄 알았을 겁니다.
어제는 밤에 체크인을 하느라 제대로 못 들었는데 호텔 내 식당이 없고 바로 옆에 있는 Spirit House에 가서 아침을 먹으랍니다. 오~
정문에서 본 호텔 전경입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펜션처럼 생겼습니다.
호텔 현관 앞에 젖소 냥이 한 마리가 나와 있습니다. 목걸이를 한 것을 보니 주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Spirit House 앞에도 냥이 한 마리가 볕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꽤나 졸리운지 지나가면서 인사를 해도 본 척 만 척입니다.
자리에 앉으니 종업원이 Beau Rivage Mekong 호텔에서 왔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투숙객을 위한 별도의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물론 다른 음식을 추가 주문해도 됩니다만 별로 그럴 필요가 없겠더군요.
채식하는 사람을 위한 별도 메뉴도 아닐텐데 햄이나 베이컨은 아예 메뉴에 없고 오믈렛이나 삶은 계란 정도만 눈에 띕니다. 크로와상, 토스트, 모듬 과일, 주스, 라오 마운틴 커피 등 음식도 입맛에 딱 맞고 전반적으로 상차림이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아주 마음에 드네요.
오늘은 론플에서 소개한 비엔티엔 walking tour를 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사이클 투어인데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비엔티엔 시내 자체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빌리지 않고 그냥 걸어다닐 생각입니다. 대략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나 지치지 않게 충분히 쉬면서 하려고 합니다.
Beau Rivage Mekong Hotel은 메콩강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건기라서 그런지 물이 거의 없습니다만 배를 띄우는 걸로 봐서 우기에 저쪽 끝까지 물이 가득차면 얼마나 넓은 강이 될 지 짐작이 갑니다. 엄청나네요.
Beau Rivage Mekong 호텔은 여행자 거리에서 떨어져서 조용하기는 하지만 대신에 여행자 거리로 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5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중간에는 Spirit House를 제외하고는 보시는 것 같은 local restaurant 뿐입니다.
현지인 음식점은 가격은 당연히 저렴하지만 위생 문제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는 없겠더군요. 특히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음식과 물을 조심해야죠.
아침을 먹고 여행짐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5분 정도 비포장 둑방길을 걸어 나오면 곧바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연결됩니다.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조만간 호텔까지 포장이 되겠더군요.
비엔티엔 거리는 동남아 분위기도 나지만 살짝 유럽식 분위기도 풍깁니다. 아마도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온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습도가 무지하게 높아서 빨래가 정말 환장하게 안 마릅니다. ㅡㅡ;;;
중간에 Vientin Bank에서 100불을 환전했습니다. 공항이나 사설 환전상보다는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아무래도 환율 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남아 국가의 은행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내부가 으리으리 삐까번쩍하고 현지인들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외국인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는건지..... 환율은 7,991이라서 799,100킵을 받았습니다.
어제 라오스로 오는 도중 호치민 공항에서 transit하면서 치약을 빼앗겼기 때문에 길거리 마트에서 치약 작은 것과 생수 작은 것을 샀습니다. 7,000킵 달라고 하더군요. 천 원이 안 되는 금액이니 꽤 싼거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쌀 것 같습니다.
큰 교차로에는 경찰이 나와 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수신호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일방향 도로이기 때문에 건널목이 없어도 길을 건너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 쪽 방향의 차 흐름만 확인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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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예약한 진 에어 직항을 취소하고 베트남 항공(VN 409)으로 다시 예약하는 바람에 출발일인 12월 9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서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을 꽤 손해봤지요.
무려 새벽 5시에 기상하여 고양이들 챙기고 대충 아침 먹고 6시 30분에 인천 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 리무진을 탔습니다. 여행갈 때마다 항상 하듯이
미리 할인쿠폰을 출력해서 1인 당 1천 원을 할인(9천 원을 8천 원으로, 대신 현금 결제해야 함)받았습니다.
8시 10분 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아침 비행기로 출국할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아침 일찍부터 인천 공항 정말 붐빕니다. 사람 정말 많네요.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주저할 것 없이 곧바로 베트남 항공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탑승 수속을 했는데 오늘 비행기 만석이랍니다;;;; 여행 시작부터 멋집니다. ㅠ.ㅠ
그날따라 기온이 많이 내려가 혹독하게 추웠기에 각자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왔는데 여행하는 동안 갖고 다닐 수가 없어 처음으로 겨울옷 보관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양쪽 날개에 수화물 보관소가 있는데 저희는 오른 쪽 끝(아마도 1번 쪽)에 있는 한진 택배를 이용했습니다.
대한항공 승객은 탑승권만 보여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도 비용만 내면 맡아줍니다. 이용로는 한 벌 당 하루 2,500 원입니다. 두 벌이고 11일 동안 맡기니 거금 55,000 원이 나오더군요. 아깝기는 하지만 여행 기간 동안 그 무거운 외투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지불할 만한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용 카드 결제가 되며 보관증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출국 심사를 받고 면세 구역으로 나가보니 베트남 항공은 탑승동이 109동이라서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더군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에 비해 타 국적기들은 아무래도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도 꼭두새벽부터 서둘렀기에 평소 여행 갈 때에 비해 한결 여유가 있더군요. 탑승구 앞에 있는 Gloria Jean's에서 커피도 한 잔씩 마셨습니다. 전해 들은 것처럼 커피가 진하고 맛있더군요. 더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strong으로 해 달라고 하면 더 진하게(아마 투 샷?) 내려 줍니다. 금액의 추가 부담은 없습니다.
10시 15분 출발이었는데 9시 35분부터 탑승을 시작하더군요. 티켓의 좌석을 보니 A, C라서 좌석이 나뉜 줄 알고 잠시 당황했는데 자리로 가 보니 창가 두 좌석에 번호는 A, C로 되어 있고 B가 없더군요(응?). 짐칸도 A, C만 따로 구분되어 있는 좌석이라서 나름 좋았습니다.
참고로 VN 409는 2-5-2열 좌석 비행기로 크기는 적당했지만 다소 오래된 항공기에 시설도 좀 별로였습니다.
2005년 7월에 앙코르와트를 다녀올 때 이용했던 비행기에 비해 많이 떨어지더군요.
베트남 항공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탑승객의 구성이 거의 동양인 위주였습니다. 서양인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9시 35분부터 탑승을 하더니 정작 이륙은 30분 정도 늦은 10시 40분 쯤에 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기내식을 주더군요;;;;;(이봐~ 저녁을 늦은 밤에 주다닛!!)
베트남 항공도 채식 기내식 신청이 가능합니다. 02-757-8920으로 연락해서 티켓 번호로 전화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용한 항공이 경유편이었기 때문에 갈 때는 인천-호치민 구간에서만, 돌아올 때는 하노이-인천 구간에서만 채식 기내식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짧은 노선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호치민으로 가는 도중에 나온 채식 기내식입니다. 이것 저것 맛을 보고 싶어 비건 채식으로 신청했는데 가지가 너무 흐물거려서 식감이 좀 떨어지더군요.
이건 힌두 채식입니다. 커리도 부드럽고 샐러드도 신선하더군요.
채식 기내식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역시 힌두 채식이 진리입니다. 채식하는 분들은 가능하면 힌두 채식으로 신청하세요.
채식 기내식은 신청한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일반 기내식보다 먼저 나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 다음 서비스는 똑같이 늦더군요. 음료, 차, 식판을 치워주는 것 등의 서비스가 모두 세월아 네월아입니다. 식사 20분에 치우는 데 40분이나 걸리는 걸 보니 우리나라 국적기가 서비스가 정말 빠르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겠더군요.
밥을 먹고 곧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한국인 아저씨들과 베트남 아줌마가 시끄럽게 떠들어서 한번 깬 것을 제외하고는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원래는 호치민에 오후 1시 45분에 도착 예정(5시간 30분 비행)이었으나 출발이 30분 늦어 연결편도 30분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호치민 공항에서 transfer하는 줄이 이상하게 길길래 뭔가 봤더니 보안 검색대가 있더군요. 문제는 transfer하는 여행객의 수가 엄청 많은데 비해 검색기는 달랑 하나라는 거. 게다가 아주 철저하게 검색해서 탐지기에 조금이라도 이상한게 걸리면 다시 하고, 삐 소리가 안 날 때까지 신발 벗기고 허리띠까지 모두 풀라고 하네요. 제가 이런게 귀찮아서 여행갈 때마다 금속 부품이 전혀 없는 아웃도어를 입고 출입국을 하곤 하죠.
그래도
호치민 공항 보안 검색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여권을 확인할 때 모자까지 일일이 벗기고 사진과 확인 대조합니다. 쩝...
결국 저도 투시기에 걸려서 새로 개봉한 치약(150g)을 빼앗겼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여행을 다녀봤지만 치약은 처음 빼앗겨봤네요;;;;
호치민 공항은 와이파이가 잡히기는 하지만 인터넷 사용은 안 됩니다. 공갈 와이파이인 듯...
면세 지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니 곧바로 탑승 게이트입니다. 탑승구 앞에서 긴팔 옷을 반팔로 갈아 입었습니다. 건기인데도 눅눅하고 덥네요.
기내식을 먹었는데도 자꾸 출출해서 호치민 공항 스넥 코너에서 크로와상(3$), 미닛메이트 오렌지주스(3$), 프링글스(4$)를 사 먹었습니다. 시간 참 안 가더군요....
베트남 호치민에서 2시간 35분을 대기하고 프놈펜으로 1시간 가량 비행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 내리니 비엔티엔으로 가는 탑승객에게는 플라스틱 코팅이 된 transit card라는 걸 줍니다. 1시간 기다리는 동안에 비행기를 청소하고 다시 타는건데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또 보안 검색을 통과해서 면세 구역으로 나가라고 하네요. ㅠ.ㅠ
잉? 그런데 호치민 공항보다 프놈펜 공항이 오히려 덜 삭막합니다. 꽤 괜찮아보이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보이고요. 게다가 무엇보다
호치민 공항과 달리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무료 와이파이도 사용 가능한 것이 좋네요.
가져간 선 블럭 크림의 용량이 적어서 면세점에서 로션 타입의 제품을 하나 샀습니다. 헐~ 면세 제품인데도 36$이나 하는군요. 선 블럭 제품이 원래 비싼 걸 몰랐다고 같이 간 사람에게 핀잔을 들었습니다.
6시 쯤 프놈펜 공항을 이륙했습니다.
1시간 50분 비행인데 저녁 시간이어서 그런지 간단한 cold snack이 기내식으로 나오네요. 이 구간에는 채식 기내식 신청이 안 되기 때문에 그냥 햄만 옆으로 대충 걷어내고 과일, 샐러드, 빵을 먹었습니다.
7시 50분에 라오스 비엔티엔의 Wattay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출발할 때 손해 본 30분 정도로 비교적 선방했네요. 여행 첫 날인데 하루 종일 비행기만 탔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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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워낙 여러 나라로 둘러쌓인 내륙국이기 때문에 접경 국가인 중국, 베트남, 버마, 태국, 캄보디아 등을 거쳐 국경을 넘어가는 경로가 많지만 그건 여러 나라를 동시에 여행하는 배낭 여행자의 경우에나 그렇고 저처럼 짧은 휴가 기간을 활용해서 한 나라만 도는 직장인 여행자는 지금까지 태국 방콕을 경유하거나 베트남의 호치민을 경유해서 들어가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통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진 에어에서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엔으로 직항편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몰려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나중에 방문하려고 찜해 둔 라오스를 제가 올해 여행지로 선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라오스로 가는 항공편은 크게
태국 방콕 경유편(타이 항공)베트남 호치민 경유편(베트남 항공)라오스 비엔티엔 직항편(진 에어)
세 개 정도로 압축됩니다.
돈보다 시간이 더 아까운 직장인 여행자라서 당연히 진 에어를 예약(항공료 549,000 + TAX 165,100 = 714,100원)했습니다만 며칠 뒤 집안에 상사가 생겨 이틀의 휴가를 사용하게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취소(취소 수수료도 물고)하고 결국 베트남 항공으로 다시 예약했습니다.
여우의 신포도일 수 있지만 검색을 해 보시면 진 에어 직항편의 평판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작은 항공기에 많은 좌석을 구겨넣는 바람에 좌석 간 거리도 매우 좁고 기내식도 형편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리기는 했지만 여행을 마친 지금은 차라리 잘 된거라고 자위해 봅니다. 그래도 다시 라오스에 가야 한다면 아마도 진 에어를 이용할 듯. ㅠ.ㅠ
* 항공편 및 항공료(2012년 10월 기준)
- 베트남 항공(항공료 530,100 + TAX 244,700 = 774,800원, 경유편인데도 진 에어 직항보다 비싸졌습니다. ㅠ.ㅠ)
- IN : 인천 -> 호치민(2시간 35분 대기) -> 프놈펜(1시간 대기) -> 비엔티엔 => 총 비행 시간 7시간 30분
- Out : 비엔티엔 -> 하노이(2시간 15분 대기) -> 인천 => 총 비행 시간 5시간 10분
들어가는 항공편은 원래 베트남 호치민만 경유하지만 프놈펜에서 비행기 청소와 transit 때문에 1시간 정도 대기하는 바람에 졸지에 하루에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3국 땅을 모두 밟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 대략 일정(12월 9일 출국~12월 19일 입국, 9박 10일 일정)
: 비엔티엔(2박 3일) -> 방비엥(3박 4일) -> 루앙 프라방(3박 4일) -> 비엔티엔(1박 2일)
- 12월 9일 저녁 비엔티엔 입국
- 12월 10일 비엔티엔 워킹 투어
- 12월 11일 오전 방비엥 이동
- 12월 12일 방비엥 카약킹 및 동굴 트래킹 Full Day Tour
- 12월 13일 마운틴 바이크 블루라군 투어
- 12월 14일 오전 루앙 프라방 이동
- 12월 15일 루앙 프라방 워킹 투어
- 12월 16일 PaK Ou 동굴 및 Kuang Si 폭포 투어
- 12월 17일 오후 Lao 항공으로 비엔티엔 이동
- 12월 18일 오후 Buddha Park 투어 후 밤 비행기로 출국
- 12월 19일 새벽 인천 공항에 입국
대략 일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널럴하게 다녀왔습니다. 남부의 시판돈이나 팍세는 처음부터 제외했고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 프라방 딱 3개의 도시만 찍어서 쉴 거 다 쉬고 여유있게 돌아보고 왔지요.
간만에 일정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다녀오니 정말 휴식같은 여행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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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 없는 제 친구 중에서도 30년 넘게 우정을 유지하는 친구가 홍대에 쌀국수 전문점을 냈습니다. 이 친구는 원래 메이크 업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친구인데 90년도 초에 그 바닥에 뛰어들었으니 남자 메이크 업 아티스트로는 국내 선구자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하다 작년에 귀국해서는 예전부터 음식점을 운영해 보고 싶었다면서 20년이나 쌓은 메이크 업 노하우를 버리고 과감히 쌀국수 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후띠우 사이공은 홍대의 수 노래방이 있는 사거리 부근에 있습니다. 좀 노시는(?) 분들에게는 M2 클럽 바로 옆이라고 알려드리는데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에서 딱 중간 위치에 있기 때문에 좀 애매합니다. 그래서 상세한 설명을 준비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가장 적게 걷는 루트를 알려 드리자면,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와 큰 사거리가 나올 때까지 직진, 길을 건너기 전에 '보보호텔'을 끼고 우회전, 길 따라 쭈욱 들어가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수 노래방이 있는 사거리에 바로 못 미쳐 서영빌딩이 있는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시면 됩니다.
1층에 용다방(다방이 아니라 술집인데 안주가 싸고 맛있는 걸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후띠우 사이공에서 저녁을 먹고 용다방으로 2차를 가면 딱이겠네요)이 있고 2층이 후띠우 사이공입니다. 사이공은 통일 이전 남베트남의 수도였지요. 지금의 호치민입니다.
넓지는 않지만 깔끔합니다. 인테리어도 친구가 직접 디자인했답니다. 왼쪽에 보시면 혼자 밥을 먹는 싱글들을 배려한 듯한 Bar 스타일의 테이블(8석)이 있습니다. 홍대 자취생들에게 어필하겠네요.
주방도 어느 정도 오픈되어 있어 음식을 만드는 걸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소품들이 아기자기하네요. 새장을 등갓으로 사용한 것이 특이한데 아이폰으로 급하게 찍느라 빠뜨렸습니다. ㅠ.ㅠ
메뉴는 딱 4가지입니다. 메뉴 다각화보다는 핵심 메뉴 몇 가지로 승부하는 집이죠.
이 집의 주력 메뉴인 후띠우(소 6,000 원, 대 7,000 원)입니다. 가게 이름이기도 한 '후띠우'는 베트남 남부 사람들이 밥처럼 즐겨 먹는 쌀국수의 이름이랍니다. 북 베트남이 통일을 했기 때문에 베트남 쌀국수라고 하면 하노이를 필두로 한 북 베트남의 쌀국수 '퍼(Pho)'가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지금도 남 베트남에서는 후띠우를 먹는다는군요.
퍼와 달리 국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고 별다른 양념을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될 정도로 간간합니다. 오히려 우리 입맛에는 후띠우가 더 잘 맞습니다. 맑은 국밥 같은 느낌이죠. 밥을 드시고 싶은 분은 후띠우 쌀국수에 밥을 곁들인 후띠우 국밥(7,000 원)을 드셔도 좋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파는 거의 대부분의 쌀국수는 건면을 쓰는데 이 집에서는 생면을 씁니다. 건면을 물에 불려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겠지만 식감과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면을 생산하는 공장이 국내에 거의 없는 듯...
사이공 롤(4,000 원)입니다. 새우와 돼지 안심이 주 재료입니다. 월남쌈과 비슷한데 쌀국수가 들어있어 식감이 더 좋고 부드럽습니다. 왼쪽 아래에 있는 칠리 소스를 찍어 드셔도 되고 오른쪽 아래에 있는 땅콩 소스(쌈장처럼 생겼지만 땅콩 소스입니다. 이 집의 자랑입니다)를 찍어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오른 쪽 위에 있는 청양 고추는 후띠우에 넣어 먹는 것으로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제공됩니다.
머리와 내장을 빼낸 새우 튀김에 특유의 타마린드 열매 소스를 곁들인 똠랑메(11,000 원)입니다. 새우살이 두툼하고 감칠맛 나는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껍질 째 먹으니 풍부한 키토산도 섭취할 수 있겠지요. 치아 교정을 했던 저로서는 껍질이 잇새에 끼는 것이 싫은데 식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네요. 쩝... 맛은 새콤달콤합니다. 맥주를 부르는 맛인 듯~
음식점이기 때문에 술안주는 없지만 똠랑메를 안주로 해서 반주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베트남 맥주 3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333 맥주(330ml, 5,000 원), 하노이 맥주(450ml, 6,000 원), 사이공 맥주(355ml, 5,000 원)입니다. 보시는 것은 사이공 맥주인데 3가지 맥주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사이공 맥주를 추천합니다. 향이 가장 구수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메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후띠우(대자)+사이공 롤+똠랑메를 2만 원에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도 있습니다. 혼자서 드시기에는 좀 많고 커플이 드시기에 적당한 양입니다.
보통은 후띠우에 사이공 롤 정도를 식사로 드시면 딱 맞는 양이라고 하네요. 참고하시고요.
후띠우 사이공의 연락처는 02-3141-4420입니다. 홈페이지(
http://hutieusaigon.com/)도 참고하세요.
친구 블로그를 보고 찾아왔다고 하시면 잘 해 줄 겁니다. 혹시 압니까? 서비스라도 줄 지... ^^
덧. 코코펀이나 Daum 플레이스에서 쿠폰을 출력해서 가져가면 메인 메뉴에 한 해 10% 할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덧2. 주차 2대 가능(대신 사전 문의 요망)하답니다. 골목이 좁아서 안 될 줄 알았는데 미리 연락만 하면 가능하다네요.
덧3.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입니다.
덧4. 얼마전에 '빨간술집'이라는 퓨젼 술집으로 전업했습니다. 주인장은 그대로 제 친구인데 아쉽게도 더 이상 쌀국수는 안 합니다. 하지만 안주 인심이 훌륭하고 맛있으니 애용 부탁드려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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