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저희가 묵은 곳은 본관이었습니다. 첫날 묵은 독탕이 딸린 별채만큼은 아니었지만 못지않게 넓고 편리하더군요. 게다가 알고 보니 본관 바로 옆에 가족탕이 있었습니다. 가족탕은 미리 이야기만 하면 오전 9시부터 40분 정도 대절해서 사용할 수 있고 별도 이용료도 없더군요. 저희도 저녁을 먹기 전에 예약을 해서 느긋하게 온천을 즐겼습니다. 그러니 가격이 2배에 달하는 별채에 묵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료칸을 일부러 더 비싼 가격에 체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가족탕의 온도는 72.1도(너무 뜨거운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이고 효능은 급성 오십견, 증상 회복, 신기병(@.@)이라고 팻말에 적혀 있군요.
가족탕에서 온천욕을 마치고 쉬다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역시나 방으로 날라다주는 카이세키 요리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
맛도 맛이지만 정말 눈이 즐겁습니다. 전날과 전혀 다른 구성이더군요. 아마 요일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7가지 코스가 있다는 이야기? @.@
저녁을 먹고 하오리를 걸친 후 로비로 내려갔습니다. 유후인은 일본의 남쪽 지방이라서 2월이라고는 해도 기온이 영상이기는 합니다만 료칸들이 대개 산속에 있어서 저녁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게다가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자주 변해서 옷은 든든하게 챙겨 가야 할 것 같더군요.
로비에 있는 휴게실에서 화로를 쬐면서 찐 고구마, 달걀을 먹고 재스민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내도를 보니 4월 벚꽃놀이와 6월 반딧불이 축제가 성수기라고 하네요. 벚꽃과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지도 곳곳에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겨울의 온천 여행도 좋지만 4월이나 6월에 와도 멋질 것 같습니다. 료칸 체험 여행지로 유후인을 노리고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다를 떨면서 놀다가 올라와서 대형 노천탕을 경험하러 갔습니다. 노천탕 역시 본관 바로 앞에 있습니다. 여탕은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남탕은 들어가서 옷을 벗고는 계단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네요. ^^
샤워 시설 위에는 지붕이 있지만 왼쪽에 보이는 탕에 들어가면 지붕이 없어서 하늘이 그대로 보입니다. 탕속에 앉아서 편안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구름이 둥근달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어서 보았지만 낮은 담장 너머에서는 이쪽의 상반신 정도 밖에 안 보이겠더군요. ^^;;;;
남탕에 앉아 있으면 나무로 막혀있기는 하지만 여탕이 보입니다. 물론 실루엣만. ^^;;; 그런데 나중에 보니데에게 들으니 여탕에서는 남탕 쪽 샤워실이 그런대로 잘 보인답니다. 허걱~
노천탕은 24시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이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충분히 노천욕을 즐기고 방으로 돌아와 또 먹었습니다. B-speak에서 사온 롤케익을 먹지 않고 그냥 잘 수는 없지요. ^^
포장도 깔끔하네요.
방에 비치되어 있는
고베 니시무라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둘 다 맛있지만 초코보다는 기본인 plain 롤케익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습니다. 아아~ 정말 형언할 수 없는 맛입니다. 유후인에 가시면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놓치면 후회합니다.
결국 plain 롤케익을 다 먹고 초코 롤케익까지 반이나 먹고 나서야 겨우 멈추었습니다. ^^;;;
놀다가 12시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는군요. 에휴~
닫기
* Caravan Cafe에서 먹고 마신 것
- 카페오레 : 600엔
- 카라반 블랜드 : 450엔
- 베트남 루비마운틴 : 600엔
- 브랜디 조각케익 : 250엔
- 커피콩 : 900엔
* 센배 2개 : 각각 200엔
* 금상 고로케 : 3개 합쳐 550엔
* 알프스 하이디샵 염소 먹이 : 100엔
* B-speak 롤케익
- Plain 큰 것 : 1,260엔
- 초코 큰 것 : 1,260엔
- 5시간 아이스팩 2개 : 120*2=240엔
* 유후인역 근처 카페에서 마신 커피 : 합쳐서 1,700엔
* 천엔샵에서 산 장식대 : 1,050엔
* A-COOP 마트에서 쇼핑한 것 : 합쳐서 1,264엔
7시에 깨워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는데 안 깨우더군요. 저는 여행을 가면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늦잠을 못 자고 항상 일찍 깨는 편입니다. 이 날도 역시 7시 30분 쯤에 어김없이 깨더군요. 문제는 다음날인데 버스를 놓치면 귀국하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나중에 식당에서 사키상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자기도 늦잠을 자서 못 깨웠다며 미안하다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사과를 해서 이야기를 꺼낸 저를 더 미안하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결국 그 다음날도 wake-up call을 못 받았습니다. 하마터면 비행기 놓칠 뻔 했습니다. ㅠ.ㅠ
아침을 먹기 전에 지난밤에 마신 맥주도 깨고 정신을 차릴 겸 온천을 하러 갔습니다. 오늘은 본관으로 옮기니 별채의 독탕을 이용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테니까요.
바구니에 유카다를 벗어놓고 탕으로 들어갑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시판에는 이 탕의 효능이 적혀 있습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의자에 앉아 통으로 물을 길어 몸에 붓고 간단히 씻습니다. 온천을 이용하는 에티켓은 일어선 채 몸을 씻지 않고(옆사람에게 물이 튀니), 수건을 들고 탕속으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보통은 접어서 머리 위에 올려 놓고 들어가더군요.
원래는 탕속의 물을 퍼서 씻지만 외국인들을 위해 샤워기도 설치해 놓았습니다. 지난밤에 날씨가 추워서 그랬는지 중간에 파이프가 얼어서 물이 시원찮게 나오더군요. 저희야 상관없지만요. ^^
독탕은 아담한 크기입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 정도가 들어가면 딱인 크기이죠. 저는 물이 좀 뜨거운 편이더군요.
어제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지붕에 쌓여 있습니다. 노천탕에 앉아서 파란 하늘과 밝은 햇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노래가 절로 나오는군요. 청산리~ ^^
온천욕을 하고나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대부분의 료칸은 1박 2식(석식과 조식) 시스템인데 저녁 식사는 방에서 하지만, 아침 식사는 식당에서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호테이야도 reception이 있는 건물 2층이 식당인데 거기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준비가 되면 방으로 연락을 줍니다.
아침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만나는 직원마다 머리를 조아리며 '오하이오 고자이마쓰'라고 인사하는데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몸에 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는 저녁만큼 거하지는 않지만 정갈하면서도 적당히 푸짐하더군요. 든든히 아침을 먹고 1층으로 내려오니 커피를 권해서 로비에 앉아서 마셨습니다.
로비 곳곳에는 눈요기를 하라고 전통 인형 등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귀엽죠? ^^
로비가 참 운치있고 멋집니다.
앤틱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품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창 밖 풍경이 참 한가롭네요. 아침 햇살도 찬란하고, 두런두런 들리는 직원들의 말소리도 정겹고, 그윽한 커피향까지 참 좋았습니다.
아직 아침이라서 약간 쌀쌀하기에 화로를 뒤적여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reception의 모습입니다. 별로 reception 같지 않죠? 항상 사람이 지키는 것은 아니고 손님이 들어오면 주인이 나와서 숙박부를 작성하거나 예약 상황을 체크하고 담당 나카이상을 배정합니다.
reception 한쪽 구석에는 특산품을 사거나 구경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로비도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로비 한쪽에는 밤에 앉아서 수다를 떨면서 화롯불에 떡을 구워먹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다른 한켠으로는 고구마와 달걀을 쩌놓아서 저녁을 놓친 사람들이 요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reception입니다. 오른쪽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까 보여드린 화로와 찐고구마, 찐달걀을 먹을 수 있는 휴게실입니다.
저희가 첫날을 묵은 별채입니다.
정원에는 사랑방 같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습니다.
휴게실 앞에는 얼음이 둥둥 뜬 맥주, 콜라와 재스민차가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재스민차는 무료, 맥주와 콜라는 유료
도자기로 만든 물고기와 두꺼비가 귀엽습니다.
이리로 올라가면 왼쪽에 가족탕, 오른쪽에 노천탕이 나옵니다. 정면에 입구가 보이는 건물이 본관인데 둘째날은 여기에 묵었습니다.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여기저기에 쌓여 있습니다. 유후인은 온천수가 풍부해 하천과 도랑으로도 따뜻한 온천수가 흐릅니다.
짐을 싸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보이는군요.
코타츠에 발을 묻고 맥주를 마시면 정말 기분좋게 알딸딸해집니다. 탐나는군요. ^^
아쉬운 마음에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한 세면대입니다.
바닥과 벽이 온통 나무로 되어 있어도 그리 춥지 않고 화장실마저도 아기자기합니다. 변기는 최신식 비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휴지걸이대도 예쁘죠? 아래 예비 휴지를 걸어놓는 부분을 보세요.
창문을 열면 바로 길가로 통할 수 있어 무심코 열었다가 기겁을 했습니다. 용변을 볼 때 소리를 죽여야 할 듯~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10시 쯤 본관으로 옮기기 위해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바로 옮겨야 하지만 방 정리를 하느라고 바로 체크인을 할 수가 없다고 해서 짐을 로비에 일단 맡기고 유후인 시내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유후다케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큰 길로 35m 정도 올라가면 왼쪽에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 버스터미널 같지 않고 여행사처럼 생겼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헷갈렸죠. 직원이 영어를 좀 하기 때문에(정말 영어 좀 하는 일본인 만나기가 하늘에 별따기랍니다. TLT), 수월하게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갈 때도 유후인노모리고를 타고 싶었지만,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8시 35분에 출발해서 10시 15분에 후쿠오카의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는 버스를 예매했는데 편도가 2,800엔, 왕복이 5,000엔이었습니다. 버스도 '니마이깃푸: 5,000엔'가 있어서 600엔을 절약할 수 있었죠. 버스가 기차보다 요금도 저렴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분들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고 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습니다. 안심이 되면서 확실히 여유가 생기는군요. ^^
기분같아서는 료칸까지 걸어갈까도 생각했지만 보니데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해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원래 호테이야 료칸은 송영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전화만 걸면 차량이 나오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의사소통하다가 답답해서 복장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속편하게 택시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죠.
택시는 뒷문이 자동문이고 운전기사분이 내려서 짐을 트렁크에 실어줍니다. 아주 친절하죠. 기본요금이 560엔이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640엔이 나왔습니다(상당히 가까웠다는 말씀).
호테이야 료칸은 큰 길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간 유후다케산 기슭에 호젓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착하니 모든 직원이 나와서 일제히 인사를 하는데 생전 처음 받아보는 환대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좀 어색합니다.
료칸의 체크인 시간은 대개 오후 3시 전후입니다. 아침 10시 쯤에 체크 아웃을 하고 나면 그동안 청소와 정리를 하느라 매우 바쁘기 때문에 오후 3시가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reception desk에 가니 담당 직원이 료칸 이용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면서(실은 손짓 발짓을 해 가며 -_-;;; )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이틀동안 저희를 담당하게 될 객실 담당 직원(나카이상이라고 부릅니다)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사키'라는 이름의 이 아주머니는 참 좋은 분이었습니다. 친절한거야 뭐 두 말 할 것도 없지만, 아주 애교가 만점(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이라서 호테이야에서 묵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사키상의 안내로 첫날 묵을 별채로 이동했습니다. 시설을 둘러보고(역시 몽땅 일본어라서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만 대충 때려맞춰서 이해하고... ㅠ.ㅠ) 아주 뜨거운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손만 닦아도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웰컴 쿠키와 차를 대접받았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때 다과를 대접하는 것은 뿌리깊은 생활 습관이라고 합니다. 웰컴 쿠키는 팥앙금이 들어간 빵 같은데 맛있습니다. 차도 향이 독특하고 맛있었습니다. 한 잔 더 마셨죠. ^^
요것이 웰컴 쿠키~
포장지를 뜯으면 이런 모양의 쿠키(?)가 들어있습니다.
향긋한 녹차향부터 끝내줍니다. 직접 내려마시는 거라서 티백과는 분위기부터 다르죠. ^^
특산품을 살 수 있는 카달로그를 보여줘서 차를 마시면서 살펴봤습니다. 손으로 정성껏 만든 것이라서 그런지 카달로그도 정감이 가네요.
저희가 첫날 묵은 곳은 reception 바로 앞에 위치한 별채로 가족탕을 따로 갖추고 있는 곳이라서 상당히 비싼 곳이었습니다(무려 1인당 33,750엔!!!).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리겠지만 비싼 별채를 이용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본관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 대비 효율성이 훨씬 높고 차이도 별로 없습니다.
별채는 일본식 집 치고는 꽤 넓은 편인데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다미 방의 냄새(등심초가 원료라고 하죠)가 향기롭습니다. 나무로 된 천정과 기둥, 벽, 다다미를 기본으로 지어진 이런 형태의 방을 '와시쓰'라고 합니다. 미닫이 문을 중심으로 두 개의 방이 나뉘는데, 한쪽에는 코타츠(아래에는 전기담요가 깔리고 이불을 덮어서 보온을 유지하게 만든 상)와 등받이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다른 방입니다. 식사를 여기에서 했죠. 역시 등받이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TV, 오디오, 공기청정기, 금고까지 웬만한 편의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가족탕으로 들어가는 입구 모습입니다. 가족탕은 넓지는 않지만 운치있고 좋더군요. 물이 좀 뜨겁고, 천장의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물이 튀어 머리가 젖는 단점은 있지만요. ^^ 첫날 밤에 찍은 가족탕 사진은 죄다 흔들려서 제대로 건진 것이 없습니다. 아침에 찍은 사진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온천은 보통 하루에 3번 정도 이용하는데, 저녁 식사 전에 1번, 식사 후 잠들기 전에 1번, 아침에 일어나서 1번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합니다.
온천을 하고 나서 유카타(욕의)로 갈아 입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맞는 사이즈로 입으면 되는데 저는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속옷도 입지 않고 입어서 앉으면 앞섶이 자꾸 벌어지는 바람에 사타구니로 바람이 통하는 것이 좀 민망하더군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
가운처럼 입고 왼쪽 앞부분이 위로 가도록 깃을 여미고 허리띠를 매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유카타는 무명으로 된 홑옷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집안에서도 '단젠'이라고 불리는 솜이 들어간 좀 더 두꺼운 옷을 유카타 위에 겹쳐서 입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갈 때에는 '하오리'라고 불리는 윗도리를 걸칩니다. 하오리는 길이가 조금 짧고 유카타와 단젠의 소매가 들어갈 수 있도록 소매가 넓은 모양의 윗옷입니다. 거기에 '다비'라고 부르는 일본식 버선을 신고 '조리'를 신으면 완벽합니다. 사진으로 못 보여드리는 것이 아깝군요. ^^
이렇게만 입고 료칸을 마음대로 돌아다닙니다. ^^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나서 방에서 쉬고 있으니 저녁 식사를 부탁한 7시가 되었습니다. 기대가 되는군요. ^^
로칸 체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온천과 카이세키 요리, 그리고 극상의 친절한 서비스인데 그 중 방에서 나카이상의 융숭한 시중을 받으며 카이세키 요리를 즐기는 것이야말로 료칸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이세키 요리는 제철에 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예술의 경지에 이를 정도로 예쁘게 담아내는 미적 감각과 정성으로 유명합니다. 반드시 더운 음식은 덥게, 찬 음식은 차게 대접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부엌에서 먼 곳에서는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원래의 풍미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키상이 보여주는 메뉴를 보니 일종의 코스요리인 것 같은데 역시나 읽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어쨌거나 그냥 먹어버리기에는 예쁜 음식들이 줄을 지어 나옵니다. 차례로 소개 올리겠습니다. ^^
기본 상차림입니다. 오른쪽 끝에 보시면 식전주인 매실주가 있습니다. 매실주부터 한 잔하고 시작합니다. ^^
아마도 구치도리(각종 소재를 조금씩 내놓는 음식) 아니면 사키즈케(전채)일 겁니다. 버섯, 오뎅, 자그마한 생선구이 등의 음식이 올려져 있습니다. 얌냠하죠.
이게 이이무시(생선에 찹쌀을 넣거나 올려서 찐 음식) 같은데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약간 심심합니다. 일단 모양으로 먹어주지 않습니까? ^^
식감이 꼭 멍게같은데 무슨 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_-;;;
쓰쿠리(생선회 모듬)입니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재료가 정말 신선합니다. 어차피 음식이 끝없이 나오기 때문에 많이 줘도 다 못먹을 판입니다.
이건 계란지단으로 감싼 마끼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맛납니다. ^^
스노모노(식초를 사용한 요리) 같습니다. 새우와 죽순, 다시마가 들어있네요. 음식이 너무 많아서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요게 아주 독특한 음식이었죠. 보시다시피 생긴 것이 도토리 같습니다. 기울어진 장독처럼 생긴 그릇에 그라탕같은 음식이 담겨 있는데 머리 부분이 바삭한 페이스트리로 보온이 됩니다. 페이스트리를 걷어내고 안에 있는 내용물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는게 아주 예술입니다.
메이부쓰(각 여관의 자랑거리인 창작요리)입니다. 신선한 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된장 양념을 잎에 싸서 불에 굽는 것이죠.
적당히 익혀서 양념을 찍어서 먹습니다. 얌냠~ 무지하게 맛있습니다.
왼쪽 위는 튀김이고, 오른쪽 아래는 고노모노(채소 절임)입니다. 오른쪽 위는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
배가 터질 때쯤 후식이 나왔습니다. 푸딩에 계절과일과 아이스크림, 웨하스를 얹었군요. 끝마무리까지 확실합니다.
아아~ 행복합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사키상이 옆에서 설명을 해 주는데 알아듣지는 못해도 눈과 혀와 배(?)가 모두 즐거우니 왕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식사를 하고 잠시 산책을 다녀오면 어느새 음식을 먹은 자리는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우렁각시가 다녀간 것처럼 '후통'이라고 부르는 일본식 침구가 단정하게 깔려 있습니다.
아침 7시에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하고 온천을 한 차례 더 즐긴 후 맥주를 한잔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보니데는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요. 이때만해도 걱정을 했는데 그 다음날에는 다행히 기운을 좀 차려서 돌아다니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여행 때마다 떠나기 전에 일을 마무리하고 가느라 무리를 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떠나게 되니 항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올해 그리스 여행은 건강한 상태에서 떠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잘 될라나 모르겠습니다.
닫기
* 후쿠오카 지하철 요금 : 250엔*2=500엔
* 유후인노모리고 요금 : 4,400엔*2=8,800엔 -> 8,000엔(니마이깃푸)
* JR 하카타 역 내에서 마신 커피 : 970엔
* 유후인노모리고에서 산 녹차 : 150엔
* 유후인노모리고에서 산 빵 : 400엔
* 버스 편도표 : 2,800엔*2=5,600엔 -> 5,000엔(니마이깃푸)
* 아이스크림 : 315엔
* 유후인역에서 호테이야 료칸까지 택시 요금 : 64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