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이은 오감만족 시리즈 다섯 번째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촉각편입니다.
거의 평생 동안 제게 수건이란, 돌 잔치 답례품이나 퇴직자 기념 선물 또는 개업 기념으로 받는거라서 대부분 어떤 문구나 날짜가 적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수건이 들어오지 않으면 너무 오래 사용하게 되어 보풀이 엄청나게 일어나고 뻣뻣해져서 피부가 쓸리는 느낌이어도 그냥 참고 쓰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해외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간혹 고급 리조트나 4성급 이상의 호텔에 묵게 될 일이 있는데 그 때 경험했던 '호텔 수건'의 포근함이 계속 생각이 나더군요. 수건은 매일 쓰는 것이고 게다가 직접 피부에 닿는 물건인데 왜 이렇게 중요한 걸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을까 반성하면서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의외로 호텔 수건의 호사를 누리는 분들이 많더군요.
보통 호텔 수건이라고 검색을 해 보면 업체들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 40수 코마사입니다. '수'는 실의 굵기를 말하고 '코마'는 빗질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굵고 빗질이 잘 된 면이기 때문에 촉감과 윤기가 좋다는 말이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굵기와 빗질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섬유의 품질입니다.
보통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 중국에서 나오는 면은 저급 섬유로 분류되고 굵기가 9~24mm 정도 됩니다. Pima 코튼이나 터키산 면은 고급 섬유로 분류되고 22~32mm입니다. Supima 코튼이나 이집트 산 면이 최고급 섬유로 분류되고 32~44mm가 됩니다. 구분하기 어려우면 호텔 수건은 무조건 수피마 코튼을 사용한 걸 고르면 충분합니다. 40수니 코마사니 하는 말은 그냥 흘려들어도 됩니다. 수피마 코튼은 내구성이 좋고 섬유장이 길어 꼬임이 적으며 촉감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제가 구입한 보네르(Bonheur) 타월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브랜드인 Classe를 구매했고 공홈에서 1장에 11,9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10장 구매 시 1만 원이 할인됩니다. 저는 처음에 10장을 구매해서 쓰다 너무 좋아서 10장을 추가 구매해서 20장을 돌려가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타월은 1장씩 개별 포장에 사용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100% 수피마 코튼 면사이고 뉴욕에서 디자인되어 터키에서 생산된 타월입니다. 국제 친환경 섬유협회로부터 소재 및 제조공정의 친환경 인증(OEKO-TEX)을 받은 제품입니다.
여러가지 색상이 있지만 제게 호텔 수건하면 떠오르는 '버터크림'색으로 구매했습니다. 일반 타월은 40 X 80cm 크기에 160g 정도의 중량을 가지고 있는데 Classe는 45 X 80cm 크기에 238g 중량입니다. 세수용과 목욕용 타월의 중간 크기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량이 크면 물 흡수가 좋고 도톰하며 포근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데 기준이 대략 200g입니다. 이보다 중량이 작으면 타월이 얇아 쉽게 축축해지고 포근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저는 딱 좋은 무게감인데 반려인은 사용할 때 살짝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니 살짝 더 가벼운 'La Spezia(219g)' 같은 제품도 있으니 여성분들은 참고하세요.
타월 아랫쪽에는 고리가 달려 있어서 원하는 곳에 걸어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샤워하고 나서는 이케아에서 구입한 수건 건조대에 널어서 말리고 있습니다.
일반 수건과 동일한 방식으로 개서 비교한 모습입니다. 왼쪽이 Classe인데 확실히 더 두툼하죠. 호텔 수건접기도 해 보았으나 그렇게 되면 너무 뚱뚱해져서 욕실 수납함에 들어가지 않더군요. 그래서 기존의 수건 접기 방식으로 개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럼 가장 중요한 사용감은 어떠냐 하면 제가 기대했던 바로 그 호텔 수건 같습니다. 피부에 닿는 느낌이 아주 포근하고 물기는 그대로 흡수하면서도 축축해지지 않고 피부의 촉촉함은 그대로 유지해서 보습막을 깨지 않는 느낌입니다.
보네르 타월의 유일한 단점은 처음 사용할 때 잔 먼지(섬유면사의 잔섬유)가 많이 나온다는 것인데 제조사의 해명을 인용하면 초반에 먼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실의 꼬임을 많이 주지 않기 때문으로 꼬임을 많이 주면 먼지는 나지 않지만 부드러움과 포근함을 많이 포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꼬임을 주는 만큼 타월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제 경험 상 3~4번 세탁을 하고 난 뒤에는 더 이상 잔 먼지가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도 예민한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호텔 수건'은 찬물에 단독 울 세탁을 한 뒤 건조기를 사용해 건조하는 게 가장 좋은 관리 방법입니다. 고온 세탁을 하거나 삶는다든지 표백제,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섬유면이 파괴되고 타월 표면이 코팅되어 흡수력이 떨어지거든요.
보통 호텔 수건은 2년 정도 주기로 바꿔 주는 게 좋다고 하는데 워낙 만족스러워서 앞으로도 보네르 타월로 계속 교체하면서 사용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분들을 위해 보네르 타월 공식 홈페이지 좌표를 찍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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