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 없는 제 친구 중에서도 30년 넘게 우정을 유지하는 친구가 홍대에 쌀국수 전문점을 냈습니다. 이 친구는 원래 메이크 업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친구인데 90년도 초에 그 바닥에 뛰어들었으니 남자 메이크 업 아티스트로는 국내 선구자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하다 작년에 귀국해서는 예전부터 음식점을 운영해 보고 싶었다면서 20년이나 쌓은 메이크 업 노하우를 버리고 과감히 쌀국수 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후띠우 사이공은 홍대의 수 노래방이 있는 사거리 부근에 있습니다. 좀 노시는(?) 분들에게는 M2 클럽 바로 옆이라고 알려드리는데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에서 딱 중간 위치에 있기 때문에 좀 애매합니다. 그래서 상세한 설명을 준비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가장 적게 걷는 루트를 알려 드리자면,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와 큰 사거리가 나올 때까지 직진, 길을 건너기 전에 '보보호텔'을 끼고 우회전, 길 따라 쭈욱 들어가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수 노래방이 있는 사거리에 바로 못 미쳐 서영빌딩이 있는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시면 됩니다.
1층에 용다방(다방이 아니라 술집인데 안주가 싸고 맛있는 걸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후띠우 사이공에서 저녁을 먹고 용다방으로 2차를 가면 딱이겠네요)이 있고 2층이 후띠우 사이공입니다. 사이공은 통일 이전 남베트남의 수도였지요. 지금의 호치민입니다.
넓지는 않지만 깔끔합니다. 인테리어도 친구가 직접 디자인했답니다. 왼쪽에 보시면 혼자 밥을 먹는 싱글들을 배려한 듯한 Bar 스타일의 테이블(8석)이 있습니다. 홍대 자취생들에게 어필하겠네요.
주방도 어느 정도 오픈되어 있어 음식을 만드는 걸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소품들이 아기자기하네요. 새장을 등갓으로 사용한 것이 특이한데 아이폰으로 급하게 찍느라 빠뜨렸습니다. ㅠ.ㅠ
메뉴는 딱 4가지입니다. 메뉴 다각화보다는 핵심 메뉴 몇 가지로 승부하는 집이죠.
이 집의 주력 메뉴인 후띠우(소 6,000 원, 대 7,000 원)입니다. 가게 이름이기도 한 '후띠우'는 베트남 남부 사람들이 밥처럼 즐겨 먹는 쌀국수의 이름이랍니다. 북 베트남이 통일을 했기 때문에 베트남 쌀국수라고 하면 하노이를 필두로 한 북 베트남의 쌀국수 '퍼(Pho)'가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지금도 남 베트남에서는 후띠우를 먹는다는군요.
퍼와 달리 국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고 별다른 양념을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될 정도로 간간합니다. 오히려 우리 입맛에는 후띠우가 더 잘 맞습니다. 맑은 국밥 같은 느낌이죠. 밥을 드시고 싶은 분은 후띠우 쌀국수에 밥을 곁들인 후띠우 국밥(7,000 원)을 드셔도 좋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파는 거의 대부분의 쌀국수는 건면을 쓰는데 이 집에서는 생면을 씁니다. 건면을 물에 불려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겠지만 식감과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면을 생산하는 공장이 국내에 거의 없는 듯...
사이공 롤(4,000 원)입니다. 새우와 돼지 안심이 주 재료입니다. 월남쌈과 비슷한데 쌀국수가 들어있어 식감이 더 좋고 부드럽습니다. 왼쪽 아래에 있는 칠리 소스를 찍어 드셔도 되고 오른쪽 아래에 있는 땅콩 소스(쌈장처럼 생겼지만 땅콩 소스입니다. 이 집의 자랑입니다)를 찍어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오른 쪽 위에 있는 청양 고추는 후띠우에 넣어 먹는 것으로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제공됩니다.
머리와 내장을 빼낸 새우 튀김에 특유의 타마린드 열매 소스를 곁들인 똠랑메(11,000 원)입니다. 새우살이 두툼하고 감칠맛 나는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껍질 째 먹으니 풍부한 키토산도 섭취할 수 있겠지요. 치아 교정을 했던 저로서는 껍질이 잇새에 끼는 것이 싫은데 식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네요. 쩝... 맛은 새콤달콤합니다. 맥주를 부르는 맛인 듯~
음식점이기 때문에 술안주는 없지만 똠랑메를 안주로 해서 반주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베트남 맥주 3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333 맥주(330ml, 5,000 원), 하노이 맥주(450ml, 6,000 원), 사이공 맥주(355ml, 5,000 원)입니다. 보시는 것은 사이공 맥주인데 3가지 맥주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사이공 맥주를 추천합니다. 향이 가장 구수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메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후띠우(대자)+사이공 롤+똠랑메를 2만 원에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도 있습니다. 혼자서 드시기에는 좀 많고 커플이 드시기에 적당한 양입니다.
보통은 후띠우에 사이공 롤 정도를 식사로 드시면 딱 맞는 양이라고 하네요. 참고하시고요.
후띠우 사이공의 연락처는 02-3141-4420입니다. 홈페이지(
http://hutieusaigon.com/)도 참고하세요.
친구 블로그를 보고 찾아왔다고 하시면 잘 해 줄 겁니다. 혹시 압니까? 서비스라도 줄 지... ^^
덧. 코코펀이나 Daum 플레이스에서 쿠폰을 출력해서 가져가면 메인 메뉴에 한 해 10% 할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덧2. 주차 2대 가능(대신 사전 문의 요망)하답니다. 골목이 좁아서 안 될 줄 알았는데 미리 연락만 하면 가능하다네요.
덧3.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입니다.
덧4. 얼마전에 '빨간술집'이라는 퓨젼 술집으로 전업했습니다. 주인장은 그대로 제 친구인데 아쉽게도 더 이상 쌀국수는 안 합니다. 하지만 안주 인심이 훌륭하고 맛있으니 애용 부탁드려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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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아니었다면 저도 홍대 청소 노동자 어르신들의 투쟁에 대해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당연한 싸움마저 제대로 알리는 언론이 거의 없으니까요.
홍대 총학에서 '외부 세력' 운운하면서 헛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그냥 묻히고 말았을 싸움이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더 많은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정말 숨은 공신은 비운동권을 표방하고 당선되어 학우들의 바램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토로하던(이 말 듣고 어찌나 웃기던지) 병신같은 총학생회장이 이끄는 홍대 총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윗에도 올린 적 있지만 대체 홍대 청소 노동자 어르신같은 약자가 외부 세력의 힘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큰 체급 차이가 나는데 이 불공평한 싸움에서 이기려면 외부 세력이 아니라 외계 세력이라도 끌어들여야지요. 지금 내 목숨이 당장 끊어지게 생겼는데 규칙 운운하게 생겼습니까?
어쨌거나 변방의 트위터인 저에게까지 이런 소식이 알려진 마당에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후원 계좌가 열렸다는 소식을 RT로 듣고 작은 성의를 보탰습니다.
홍대의 청소 노동자 어르신들께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계좌를 참고하세요.
계좌번호 : 012559-02-078818(우체국, 이숙희 공공노조 서역지부 홍대분회장)
아래는 인증샷입니다.
덧. 어르신들 꼭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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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니야네 동네의 이리저리 탐방
연말이 다가오니 모임 약속을 잡느라고 슬슬 손전화가 바빠지네요. 23일에 모처럼 죽마고우(?)들끼리 뭉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소홀히 했던 친구들이죠. 그러고 보니 일 년 사이에 대부분 결혼을 하고 이제는 출산을 앞둔 친구들도 있고 일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모처럼 흥겨운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분위기 좋은 곳으로 골랐지만 서울에서도 각지에 흩어져 살다 보니 이제는 중간 지점에서 찾게 되네요. 그래서 낙찰된 곳이 홍대 입구...
생활권이 홍대였던 적이 없어서 괜찮은 곳을 몰라 난감해 하던 차에 '이오공감'에 니야님이 포스팅한 따끈따끈한 글이 올라왔네요. 역시 두드리는 자에게는 열리네요. 할렐루야~
잘 골라봐야지. 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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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의 치뽈리나.
요기는 저도 가 본 곳입니다. 니야님도 추천하셨지만 이 집 피자는 정말 예술입니다. 양은 좀 적은 듯하지만 한번 맛보면 또 찾게 되죠. 깔끔하고 담백한 피자를 좋아하시는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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