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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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을 읽습니다. 종이 위에 적힌 활자를 눈으로 읽고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머리 속에 저장합니다.
중국의 건축가인 장친난은 우리가 책을 읽듯이 도시를 읽는 것도 가능하다(비슷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건물을 글자, 도로는 구절, 마을은 단락, 공원을 삽화에 비유하면서요.
도시를 읽음으로써 우리는 그 도시에 살았던,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각 나라 사람들이 도시를 만들면서 투사했던 그들만의 삶과 문화가 독특한 도시를 만들었고 다시 그 도시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순환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도시를 읽음으로써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동시에 바람직한 도시의 형태라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방문한 15개 도시를 reading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15개의 도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바르셀로나 - 개성 있는 매혹의 도시
* 브라질리아 - 거인의 잣대로 지은 도시
* 캔버라 - 자연의 도시
* 로스엔젤레스 - 자유와 개성으로 하나 된 도시
* 시카고 - 역사의 증인으로서의 도시
* 모스크바 - 웨딩케이크와 신발 상자의 도시
* 멕시코시티 - 선인장과 에네켄의 도시
* 상트페테르부르크 - 낭만의 도시
* 홍콩 - 인공 석림의 도시
* 싱가포르 -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
* 맨해튼 -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도시
* 파리 - 공존의 도시
* 카이로 - 질서와 무질서가 조화된 도시
* 이스탄불 - 충돌과 융합의 도시
* 도쿄 - 소형 도시? 대형 도시?
(빨간색은 저도 가 본 도시)
15개의 도시를 리딩한 결과 저자는 1) 종합적 기능을 발휘해야 하며, 2) 도시 분포는 혼합 구조가 가장 좋으며, 3) 다양성을 담은 콜라주를 모델로 해야 한다며 리딩한 15개의 도시 중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이상적인 도시로, 시카고와 홍콩을 피해야 하는 도시의 형태로 결론 내립니다. 이러한 저자의 결론에 동의하느냐는 읽는 독자의 몫이겠지요.
읽으면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저도 가 본 도시를 리딩할 때는 익숙한 지명들이 반갑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면서 예전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는 등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건축 관련 책이라면 조금은 전문적이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책은 건축학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일종의 건축 에세이라서 저처럼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분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오히려 여행을 많이 다닌 분들(특히 도시 여행)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조만간 러시아 여행 일정을 짜게 될 것 같습니다.
닫기
* 우리가 도시를 읽는 목적은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그 도시의 공동체 의식을 찾기 위한 것이며 이는 모든 이딩의 목적이기도 하다.
* 피겨그라운드 지도란 공간을 차지하는 건축물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도로, 광장, 공원처럼 실체가 없는 도시 공간을 여백 상태로 표시한 것이다.
* 도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평범하고 기본적인 '모체' 건축물이다. 머릿속에 각인된 정보를 통해 도시를 '읽고' 그 도시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랜드마크가 아니라 모체이다.
* 여러 도시를 다녀본 결과 세계 어느 도시도 '순수하게' 기능만으로 지역을 구획한 곳은 없으며, '순수하지 않게' 구획해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능 구획은 상대적이어야 한다. 즉 특정 기능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점을 보이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종합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주거 기능이 있어야 생명력이 강해진다.
* 오스트레일리아 건축사에서 주목할 점은 오스트레일리아 건축의 3대 명작으로 꼽히는 캔버라 오페라하우스와 신국회의사당,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모두 외국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오늘날에는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 핀란드의 휴고 알바 헨릭 알토와 함께 '유기적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이들의 건축철학은 기계보다 자연을, 유행보다 개성을, 물질보다 영혼을 중시하는 것이다.
* 도시는 이렇게 인간이 중심인 주거 공간을 기초로 형성되어야 한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인간 중심의 공간을 없애고, 그곳에 살던 사람을 교외 신도시로 쫓아버리는 방식은 결국 도시의 주인 자리를 무미건조한 고층빌딩에 넘겨주는 꼴밖에 안 된다. 이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품위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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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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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시작해서 한 해도 빼지 않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첫 해 여행지였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그 다음 해 봄에 다녀온 홍콩을 제외하고는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론리 플래닛을 참고해 얼개를 짰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터키 여행을 갈 때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바로 현지에서 한국인들과 마주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강점이죠. 특히 꽃보다 시리즈의 유행으로 인해 해외 여행자가 급증한 시점부터는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한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그 날 일정을 잡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험을 자꾸 하다보니 강박적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이 읽지 않는 가이드북에 매달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2012년 라오스 여행 이후로는 한국말로 된 가이드북은 아예 읽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문 론플은 한국 여행자들과 동선을 겹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효자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영문 가이드북을 읽지 않으며 제 경험 상 우리말이 아닌 가이드북까지 읽고 여행을 나오는 여행자들은 제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수준이거든요.
이 책은
2014년 싱가포르 여행 이후 두 번째로 구매한 론플 한국판인데요.
영문판 론플 몽골편의 최신판이 2014년 8월에 출판된 책인데 바로 그 책을 번역한데다 영문 론플이 할인 가격을 적용해도 31,500원(정가 42,000원)인데 비해 18,000원으로 엄청 저렴하더군요. 영어도 약한데 굳이 영문판을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손에 넣고 보니 생각보다 얇고 가볍기까지 하네요. 현지에 들고가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판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 한국 여행자가 알아볼 위험성도 있지만 몽골은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인구 밀도 희박 지역이니까 그런 염려는 내려놓아도 되겠습니다.
저는 약간 케냐 론플(아직 소개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ㅠ.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직장인 사정으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차량과 기사를 빌려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론플에 비해 '숨은 명소 탐험' 같은 깨알팁이 많은 것이 장점이고 각 여행지의 GPS 위도/경도 좌표를 모아서 제공한 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있기는 하지만 도로 사정 상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비추) 여행 일정을 짜는데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거나 과감하게 몇 군데로 압축해서 밀도있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케냐 여행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엄청나게 밀린 여행기... ㅠ.ㅠ).
요새는 좋은 가이드북들이 많이 나오지만 론플은 짜임새가 좋아서 항상 기본은 하죠. 지금까지 론플을 기본으로 여행 일정을 짤 때 큰 실망을 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한글판이니 현지에서도 해당되는 부분을 곧바로 찾아서 대응할 수 있겠네요.
이제 슬슬 일정을 짜고 항공권과 숙박 예약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8월이 몽골 여행의 극성수기에 해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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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신이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혹은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연히 저도 그랬는데요. 2002년에 뉴질랜드에 가기 전까지는 비행기라고는 타 본 적도 없었고, 왜 비싼 돈, 귀한 시간을 들여 사서 고생하는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꽉 막힌 타입이어서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여행에 환장하게 된 제 자신이 저도 굉장히 놀라웠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을 돌이켜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조금씩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2000년 대 중반에는 다분히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한다는 기쁨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신기한 먹을거리를 맛보는 즐거움 때문에 여행을 다녔죠. 거기에 나는 돈 아껴서 여행 다니는 남자라는 자뻑도 솔직히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게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를 얻기 위해 초기에는 외부적인 요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비유하자면 조깅을 열심히 하기 위해 새로운 스포츠 웨어나 조깅화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그래서 해외 여행을 다니던 초반에는 그런 즐거움을 찾아 다녔습니다. 일정표도 빡빡하게 짜넣고, 가능하면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경험하려고 애를 썼죠. 그 때문에 여행을 다녀와서 몸져 눕기도 하고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이 때 다닌 곳이 홍콩, 터키, 일본, 그리스 등이었습니다.
2000년 대 후반이 되자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여행의 매너리즘이라기보다는 삶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어 일도 재미가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뭔가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 했습니다. 우울 장애에 걸린 것처럼 만사 다 귀찮고 세상사가 허무하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삶의 색조가 옅어지면서 사는 게 뭔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당시 떠났던 여행들은 제 나름의 힐링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저를 치유하고 삶의 동력을 다시 얻었거든요. 이 때는 삶을 낯설게 하는 것이 제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지도 네팔, 쿠바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골라서 다녔습니다.
그러다 요새는 또 다시 여행을 가는 목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고, 삶을 낯설게 해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여전히 좋지만,
요새는 저 자신과 대화를 하는 목적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네팔을 다녀온 이후 저 자신과 대화를 하려고 산티아고 길을 혼자서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네팔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혼자서 다녀올까 하는 꿈도 꿨지만 꼭 혼자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얼마든지 제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더군요. 함께 여행하는 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이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행 일지를 정리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피요르드 크루즈 투어를 하면서 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했죠.
제가 살아온 삶과,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남은 삶에 대하여, 제 일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아직도 여전히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서, 그 다음에는 삶을 낯설게 만들어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이제는 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소중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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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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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싱가포르 여행 때 사온 야쿤 카야 잼입니다. 야쿤 카야 토스트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죠. 여행 당시에는 몰랐지만 야쿤 카야 토스트 체인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www.yakun.co.kr).
야쿤 카야 토스트는 중국계 이민자인 로이 아곤(만다린식 발음으로 야쿤)이 1944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창립한 coffeestall이 원조입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타이완, 일본, 필리핀, 중국, 버마, 홍콩, 캄보디아에도 진출해 있고 60년 전통의 핸드 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연유를 첨가한 야쿤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는 먹을거리입니다.
야쿤 카야 잼의 성분은 달걀, 설탕, 코코넛 밀크, 판단(일종의 허브)이라서 락토 오보나 오보 채식을 하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습니다.
용량이 290g인데 당시 가격으로 4.8 싱가폴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5천 원 정도 하는군요. 병을 잡으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싱가폴 HACCP에 의해 엄격하게 생산되는 야쿤 카야 잼은 인공 색소, 방부제, 합성 착색료, 보존제 등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발림성이 좋아서 빵에 바르면 좀 헤픈게 흠입니다. 달걀이 들어있어서 그런지(잼 이름 자체가 '달걀의 달콤한 맛'이라는 뜻) 달걀 비린내가 살짝 나고 게다가 달기 때문에 따뜻한 빵에 발라 먹어야 맛있습니다. 식으면 비린내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싱가포르에서 먹을 때는 버터도 듬뿍 발랐던 것 같은데 국내에서 먹을 때는 버터는 바르지 않고 그냥 빵에만 발라서 먹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연유가 들어있는 커피와 함께 먹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여행 때만 한시적으로 했던 외도(?)라서 개인적으로 다시 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찾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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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정은 체크 아웃하기 전에 아침 일찍 리펄스 베이와 스탠리 마켓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어제 무리를 했는지 삭신이 쑤시더군요. 게다가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리펄스 베이는 해수욕장이고, 스탠리 마켓은 노천 시장이니 비가 오면 아무래도 영 고생길이 될 것 같아서 과감하게 일정을 접고 푹 잤습니다. ^^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서 정오에 체크 아웃을 했죠. '융키' 레스토랑에 예약하느라고 쓴 전화 요금(5HKD)을 내고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오후 4시 30분 비행기니까 여유가 조금 있었습니다. 남은 돈도 다 쓰고 가야했고요. 재환전하면 수수료를 내야하고 아무래도 아까운 노릇이죠.
침사추이에 내려 Sa Sa라는 유명한 화장품 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샀습니다. 저도 Versace 향수 하나를 건졌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까지 계속 비가 내리는군요. ㅠ.ㅠ
원래 K1 버스를 타고 구룡역으로 가려고 했는데 정류장을 못 찾아서 결국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구룡역이라고 했더니 운전기사 아저씨가 전혀 못 알아들으시더군요. '카오룽' station이라고 해야 하는 건데... ^^
구룡역에서 AEL로 공항까지 이동한 후에 Octopus 카드를 환급(refund)했습니다. 환급은 구입했던 booth에서 하시면 됩니다. 그냥 'Refund'라고 외치면 알아서 계산해서 내줍니다. 50HKD보증금에다가 남은 돈이 8.8HKD였고 거기에 환급 수수료 7HKD를 떼고 51.80HKD를 거슬러 받았습니다. Octopus 카드는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환급해야 합니다. 깜박 잊고 그냥 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첵랍콕 공항이 얼마나 넓으냐 하면 보시는 것처럼 공항 안에 지하철이 있습니다. 저희가 이용한 게이트가 66번 게이트였는데 거기로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하더군요. 거리도 금방 내리는 정도가 아닙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보시는 것은 용수염 사탕(Icy-crispy Dragon Beard Candy)을 파는 가게인데 엿을 아주 가늘게 수염처럼 늘여서 사탕으로 만든 것이죠. 아는 분도 계실 겁니다.
Booth 아래쪽에 사탕의 모습이 보이시죠? 크기는 엄지손가락 반 정도 되는데 18개들이 한 상자에 198HKD나 합니다. 매우 비싸죠. 사서 사람들과 기념으로 하나씩 나누어 먹었습니다.
4시 30분 비행기(CX416)는 홍콩에 올 때 타고온 비행기에 비해 조금 더 좋은 비행기였습니다. 무선 리모컨도 좌석마다 달려있고...
하지만 역시 기내식 선택은 실패했습니다. ㅠ.ㅠ
이렇게 2박 3일간의 짧지만 많이 걸었던(ㅠ.ㅠ) 홍콩 여행이 끝났습니다. 또 가고 싶네요.
이제는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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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 by the Bay는 영화의 거리 끝단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입니다. 홍콩섬의 야경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이니 조금은 무리를 하더라도 근사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야외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Hoegaarden 생맥주를 시켰는데 한 손으로 들기에 버거운 엄청난 잔에 나오는군요. @.@ 오른쪽에 비교를 위해 코로나 잔을 세워두었는데 대충 500cc잔 정도되니 얼마나 큰 잔인지 짐작이 가시죠?
Blues Caesae Salad인데 맛납니다.
파인애플 볶음밥(?)입니다. 파인애플의 속을 파내고 각종 해산물과 볶음밥을 넣어서 가지고 옵니다. 밥에서 향긋한 파인애플 냄새가 나네요. 역시 맛있습니다.
사실은 Lobster도 한 마리 먹었는데 정신없이 먹느라고 사진 찍는 것을 잊었습니다. 셋이서 한 마리를 시켰는데 충분한 양이더군요. 가격도 적당하고. 역시 홍콩은 해산물이 쌉니다. ^^b
가격은 Lobster가 228HKD, 샐러드가 68HKD, 파인애플 볶음밥이 92HKD, 코로나 맥주가 50HKD, 호가든 생맥주가 110HKD(역시 양만큼 가격이 나오는군요)로 부가세 10%가 붙어서 총액 603HKD였습니다. 가격 대비 괜찮습니다. 분위기 좋고, 음식 맛있고.
지도를 들고 어제 실패한 레이디스 마켓을 가려고 했지만 또다시 찾는데 실패. 결국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레이디스 마켓이라고 행선지를 대면 바로 입구 앞에 내려줍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제 헤맨 곳에서 겨우 한 블록 떨어진 곳이더군요. ㅠ.ㅠ
이날도 조금 늦어서(자정에 닫습니다) 1시간 정도 밖에 쇼핑을 못했는데 보니데가 150HKD를 주고 가방을 하나 사고, 선물용으로 캘빈 클라인 짝퉁 시계를 흥정해서 5개에 100HKD로 10개 샀습니다. 1개에 겨우 2600원 꼴... @!@#!$$@@$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더 사올 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고 레이디스 마켓은 사진도 못 찍었군요. 느낌은 좁은 남대문 시장 같다고 할까요? 지나가면 "롤렉스 짜가"를 외치면서 호객 행위를 합니다. ^^
돌아가는 길에 목이 말라서 과일 주스를 마시려고 들른 가게입니다. 홍콩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체인점이 아닌가 싶은데 키위 나타하고 애플 민트 나타(각각 19HKD)라는 것을 마셨습니다. 아래에 몰캉거리는 젤리 같은 걸로 채워진 주스인데 괜찮습니다. 시원하고.
지친 다리를 끌고 택시를 이용해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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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of Light를 보기 위해 스타 페리 선착장 주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Symphony of Light는 매일 저녁 8시부터 약 20분간 진행하는 볼거리로 연인의 거리, 영화의 거리를 포함해 구룡 반도의 끝자락에서는 모두 볼 수가 있습니다.
삼각대가 없으니 아무리 고정을 시키려고 해도 '손각대'로는 한계가 있네요. ㅠ.ㅠ
왼쪽에 제가 싫어하는 '삼성'의 로고가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을 망쳐놓고 있는게 보이는군요. -_-;;;
Symphony of Light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하이라이트만 맛보기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Symphony of Light를 다 보고 연인의 거리와 영화의 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영화의 거리가 시작되는 이정표입니다.
대부분의 홍콩 젊은이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인의 거리와 홍콩의 거리에는 찰싹 붙어서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연인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가끔 한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연인들도 있죠(손에 여행 가방을 들고 있으니 쉽게 구분. ^^).
이런 모습의 동상도 있고, ^^
장국영을 추모하면서....
바닥에 많은 영화인의 명판과 손도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 보는 배우들도 많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장만옥의 손도장에 제 손을 겹치고 찍은 사진도 있는데 손이 참 예쁘더군요(수줍~).
맥도널드에서 산 프렌치 프라이와 콜라 외에 먹은 것이 없는데다가 오랫동안 산책을 하느라 배가 많이 고팠습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영화의 거리 끝에 있는 레스토랑 'Blues by the Bay'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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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파크(Ocean Park)로 가는 방법은 차니님이 추천한 방법이 좋은데 왜냐하면 오션 파크를 좀 더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역시 차니님의 방법대로 오션 파크에 갔습니다.
일단 MTR로 Admiralty 역으로 이동해 오션 파크 입장권(185HKD)을 구입한 후 그 자리에서 출발하는 629번 버스(10.6HKD)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됩니다.
629번 버스는 2층 버스입니다. 드디어 타 보는군요.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봅니다. ^^
높은 자리에서 보니 전망이 확실히 다르네요.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ㅠ.ㅠ 가는 도중에 홍콩 경마장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규모가 상당히 작더군요.
Tai Shue Wan Gate에 도착해 들어갑니다. 오션 파크의 좋은 점은 일단 입장권을 사고 나면 안에서 이용하는 모든 시설물에 대한 별도의 이용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정말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볼거리가 많거든요. 일단 배가 출출한 관계로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홍콩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다고 생각했던 새우 딤섬도 하나 시키고,
아래에 튀긴 면을 깔고 위에는 각종 채소를 삶아 얹은 요리로 새우가 역시 맛있습니다. 홍콩은 새우가 정말 싸고 맛도 좋습니다. 새우가 들어간 음식을 선택하면 대체로 후회는 안 하죠.
후식으로 홍콩 사람들이 많이 먹는다는 망고 푸딩을 주문했습니다. 너무 달아서 제 입맛에 딱 맞지는 않더군요. 음식값으로 198HKD를 냈습니다.
홍콩은 모든 건물의 실내와 택시 등에서 금연이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적발되면 벌금도 5,000HKD나 됩니다. 무엇보다도 실내 흡연에 대한 인식이 아주 제대로라서 식당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무심코 담배를 꺼내 물었다가 지배인에게 쫓겨나다시피 나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대신 길거리의 흡연은 자유로워서 젊은 여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면서 지나다닙니다. 물론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비도 그쳤더군요. 상쾌한 마음으로 '죽음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갑니다. 이름처럼 대단한 것은 아니고 상당히 높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였습니다. -_-;;;
이런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Mid-Level Escalator처럼 계속 연결되면서 올라갑니다.
올라가면서 본 오션 파크 주변의 전경입니다. 모터보트가 달리는군요.
롤러코스터도 보입니다.
쌍둥이(?) 자이로드롭도 보이고, 앞쪽에는 돌고래 쇼가 열리는 무대도 보이는군요. 오후 3:30분에 시작하는 돌고래쇼를 잠시 구경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처럼 편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재주 넘고 쇼하는 동물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역시 사람만큼 이기적이고 자기 본위의 동물은 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Pacific Pier에 도착했습니다. 일종의 물개 우리인데 코 앞에서 물개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고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가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강력 추천입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물개가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이만큼 가까이에서 물개를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Pacific Pier를 나와서 360도 회전 전망대로 갔습니다. 전망대 자체가 360도로 계속 회전하면서 오션 파크 주변의 전경을 보여주는 시설물인데 양옆으로 중국 사람들이 앉는 바람에 시끄러워서 전망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겠더군요. 홍콩 사람은 안 그런데 중국 본토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목청이 정말 크더군요.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
그 다음에는 상어 수족관과 열대어 수족관을 갔는데 여기도 역시 강추입니다. 정말 신기한 상어와 열대어가 많습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정말 생동감이 넘치게 잘 만들어 놓았더군요. 'Weedy Dragon'이라고 불리는 잡초처럼 생긴 해마, 정말 신기했습니다. ^^
그 다음에는 오션 파크의 명물 중 하나인 케이블카를 타러 갔습니다.
보시다시피 매우 아담하게 생긴 케이블카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얼마나 무서우냐 하면...
대략 이 정도 높이입니다. 게다가 바람이 휭휭 불어서 케이블카가 사정없이 흔들리는데다가 중간에 레일이 바뀌면서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중간에 한번 멈추기까지 합니다. 덜덜덜... 그래도 스릴 만점!!! 강추!!!
아, 진짜 겁나게 높아요~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하나 넘으면 오션 파크 II가 나옵니다. 이 곳은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놀이 시설물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저희는 팬더를 보러 갔습니다.
암컷 팬더와 수컷 팬더가 한 마리씩 다른 곳에 있는데 팬더는 워낙 게을러서 종족 번식도 잘 안된다고 하죠. 암컷은 체구가 작고 움직임도 별로 없는 데 비해 수컷 팬더는 생각보다(-_-;;;) 많이 움직이더군요. 입구에서부터 조용히 하라는 경고 문구가 계속 붙어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시끄러운 중국 사람들도 팬더 우리에서는 (비교적) 조용하데요. 물론 개념 없이 flash 터뜨려가면서 사진 찍는 것은 여전하지만요.
오션 파크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림과 같은 시설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건 일종의 손 세정기인데 손잡이를 누르면 소독액이 나와서 즉석에서 손을 소독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아마 SARS 예방을 위해 설치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오션 파크의 정문입니다. 많은 관광객이 오션 파크 정문에서 관람을 시작하는데 차니님이 추천한 route로 이동하는 것이 확실히 효율적이더군요.
다시 629번 버스를 타고 Admiralty 역에서 내린 후 MTR로 홍콩역까지 가서 Symphony of Light를 보기 위해 스타 페리를 타고 구룡 반도로 건너갔습니다.
구룡 반도의 스타 페리 선착장에 내려보니 선착장에서부터 지하도까지 공간이 있는 곳은 어디나 젊은 필리핀 여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먹고 있거나, 카드 게임을 하거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더군요. 어림잡아 1천 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정말 생소한 풍경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더군요.
홍콩 당국이 홍콩의 여성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필리핀 정부와 계약을 맺어 엄청난 수의 가정부를 수입했고 어느 정도의 경제 형편이 되는 홍콩 가정은 대부분 필리핀 가정부를 고용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주말에는 초과 근무를 시키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집안에 필리핀 가정부가 있으면 초과 근무에 대한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말이 되면 자기 집의 가정부를 집 밖으로 내보낸답니다(내쫓는다는 말이 더 정확할 듯). 그래서 갈 곳 없는 필리핀 가정부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밤을 보내는 곳이 스타 페리 선착장 주변 지역이라고 하네요. 쩝... 참 들으면서도 어이없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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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을 갈 때, 기본적으로 몸이 편해야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행기와 숙소는 최대한 좋은 곳으로 하고 휴식도 충분히 취하는 편이라 다음날도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왔습니다.
Harbour Plaza Metropolis 호텔의 식당은 정말 넓고 쾌적합니다. 음식도 맛있고요. 커피가 너무 진해서 항상 뜨거운 물로 희석해서 마셔야 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여행 내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건 그렇고 여전히 하늘은 흐리고 먹구름이 가득하군요. 저희가 홍콩에 있을 때의 날씨는 대체로 오전에 비를 뿌리다가 오후가 되면 개는 양상이었습니다. ㅠ.ㅠ
아침 식사 후 객실로 올라가기 전에 찍은 호텔의 정문입니다. 대부분 홍콩의 호텔은 정문을 지키는 직원이 수염을 길게 기르고 터번을 두른 이슬람 계열입니다.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나 궁금하더군요. 무섭게 보이니까 수문장으로 어울려서 그런건가? 하하하... -_-;;;
오전에는 디즈니랜드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디즈니랜드는 첵랍콕 국제공항이 있는 란타우 섬에 있는데 몇 차례 갈아타야 하기는 하지만 MTR로 이동할 수 있고 시간도 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일단, 호텔 셔틀 버스로 침사추이로 이동한 후 Tsuen Wan Line으로 Lai King 역까지 이동했습니다.
홍콩의 지하철은 우리나라 지하철과 비슷한 모양이고 모든 역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어 있어 안전합니다.
홍콩은 건물이나 거리와 마찬가지로 지하철도 전반적으로 작고 폭이 좁아 약간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특징적으로 중앙에 봉이 있어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애들은 없지만 봉을 잡고 빙글빙글 도는 애들이 있어서 역시 어수선합니다. ㅠ.ㅠ
에스컬레이터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엘리베이터는 눈에 덜 띄죠. 홍콩 에스컬레이터의 특징은 속도가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릅니다.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은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탈 때마다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Lai King 역에서 Tung Chung Line으로 갈아탄 후 Sunny Bay 역에서 디즈니랜드 Resort Line으로 다시 갈아탔습니다.
디즈니랜드 Resort Line에는 보시는 것처럼 디즈니랜드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열차를 운행합니다.
창문도 그렇고 내부에는 디즈니의 캐릭터가 곳곳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손잡이도 미키마우스를 형상화했습니다. ^^
역 내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앞에 보이는 모자는 미키마우스가 판타지아에서 쓰고 나왔던 것 아닌가요?
그런데 저희가 디즈니랜드에 도착한 당시 비가 꽤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대하면서 조금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더군요. 홍콩 디즈니랜드는 놀이기구보다 퍼레이드나 각종 야외 공연이 정말 볼거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가 온다면 들어가는 의미가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이라 1인당 입장 요금이 355HKD(대충 따져봐도 4만원이 넘는 엄청난 돈이었으니까요. 3명이면 12만 원이 넘는... 덜덜덜)나 되니 깔끔하게 포기를 하고.
그래서 디즈니랜드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ㅠ.ㅠ
이건 정문 앞 분수인데 특이해서 찍은 것입니다. 보고 있으면 서핑 보드를 타고 있는 미키마우스가 위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하거든요. 귀엽더군요. ^^
비가 계속 오고 있기는 했지만 일단 오션 파크로 이동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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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판이 큰 데도 찾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ㅠ.ㅠ
'융키' 레스토랑은 오리, 거위 요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저녁에는 자리 잡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립니다. 1, 2층의 그 넓은 좌석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더군요.
주 요리로는 구운 거위(Roasted Goose) 반 마리를 시켰습니다. 구루님은 맛이 기가 막힌다고 평을 하셨던데 저희는 솔직히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다. 육질이 너무 질겨서 먹기에 불편했고 약간 노린내도 나는 느낌이었거든요. 오리나 거위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만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히려 이 새우튀김이 더 좋았습니다. 향긋한 향과 달콤한 맛이 새우의 쫄깃한 속살과 잘 어울리더군요.
융키에서도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어 주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발음을 알아듣기 어렵고 메뉴에 너무 많은 음식이 있어 고르기가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면요. 그런데 정말 대부분 홍콩 음식점의 메뉴는 너무 복잡하더군요. 항상 음식 고르다가 세월이 다 갑니다.
그 밖에 역시 새우 콩지도 하나 주문했지요. 음식값은 구운 거위 요리(180HKD), 새우튀김(120HKD), 새우 콩지(150HKD), 엽차(22.5HKD)에 부가세를 포함해서 540HKD 정도 나왔습니다.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ㅠ.ㅠ
저녁을 먹고 스타벅스에서 take out 커피(아이스라떼 그란데 29HKD, 라떼 short 21HKD)를 주문해 손에 들고 야시장을 구경하기 위해 MTR로 몽콕역으로 이동합니다.
아, MTR은 음식물을 들고 탈 수가 없기 때문에 커피는 그전에 다 마셨습니다. ^^
몽콕역 근처에 있는 여시장은 12시까지 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야시장으로 시계, 가방류를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만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바로 옆 블록에서 헤매느라고 야시장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 다시 도전했습니다.
정말 사람이 엄청나게 많더군요. 6백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사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밤거리에 나와보니 실감하겠던데요.
아무리 돌아다녀도 도저히 여시장을 찾을 수가 없어 홍콩이 본산인 Giordano 매장에서 제 속옷을 하나 샀습니다. 6개에 100HKD이니 정말 싸군요.
여러 가지 길거리 음식을 파는 가게입니다.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뭘 사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군요. 쩝...
12시까지 돌아다니다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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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섬에서 야경을 구경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빅토리아 피크입니다. 빅토리아 항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타이핑산 정상에 있는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는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 미니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여행객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만약 시간이 충분하다면 피크 트램(Peak Tram)으로 올라가서 2층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방법을 추천하고 (저희처럼) 시간이 없다면 피크 트램으로 왕복하는 것을 권합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군요. ^^
피크 트램역의 모습입니다. 스타 페리 선착장에서 직접 오실 분들은 15C 버스(요금 3.3HKD)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됩니다. 피크 트램은 45도 경사로 기울어진 채 빅토리아 피크를 오르는 궤도 전차로 스릴감과 함께 어둑어둑해지는 창 밖 풍경 구경이 그만입니다. 빅토리아 피크까지 오르는데 7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편도가 20HKD, 왕복이 30HKD입니다. 당연히 Octopus 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기 위해 내려오는 피크 트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크 트램은 2량으로 되어 있으며 좀 더 좋은 전망을 원하시면 맨 앞쪽에 타시면 됩니다. 내려올 때는 반대 방향으로 앉아서 짜릿할 줄 알았는데 안전을 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내려올 때도 앉는 방향은 위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뒤로 가는 꼴이죠. -_-;;;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상태라서 멋진 야경은 아니군요. 주말에는 대부분 사무실의 불이 꺼지기 때문에 평일에 보는 것이 더 멋지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미 많은 사람이 여기저기서 기념 촬영을 하느라고 난리입니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어서 포토샵으로 편집까지 즉석에서 해주는 사진사가 여기저기서 "김치", "Cheese" 등을 외치며 분주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안개까지 몰려드는군요. ㅠ.ㅠ 피크 타워(The Peak Tower)가 안개에 잠겨 있습니다.
안개가 걷히니 야경이 그런대로 볼 만하군요. 이 정도가 그래도 잘 나온 사진입니다. 삼각대가 없으면 좋은 사진 건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에 가실 때에는 삼각대 필수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밀랍 인형 박물관으로 유명한 마담 투소(Madame Tussauds)는 들르지 못했습니다.
하겐다즈에서 싱글콘(29HKD)을 하나씩 사서 입에 물고 다시 피크 트램을 타고 내려와 15C 버스를 타고 Central 역까지 이동한 후 미리 예약해 둔 '융키' 레스토랑으로 걸어갔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움직였는데도 꽤 많이 걸었습니다. 홍콩의 밤거리는 너무 화려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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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른 배를 두드리며 길을 나섰습니다.
'당조'에서 Nathan Road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구룡 공원(Kowloon Park)이 나오는데 그 근처 거리의 풍경입니다. 간판이 벽면을 따라 도배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홍콩은 간판이 거리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지붕이 없는 2층 버스를 타고 가면 간판이 머리를 스치듯이 지나가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죠. 저희는 그놈의 비 때문에 그 멋진 경험을 못했습니다만... ㅠ.ㅠ
Mid-Level Escalator가 있는 홍콩섬으로 건너가기 위해 스타 페리(Star Ferry)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조금 멀기는 하지만 쉬엄쉬엄 가시면 걸어서도 갈 수 있습니다.
스타 페리는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오가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해저터널을 이용하는 더욱 빠르고 편리한 MTR이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는 시간은 5분에 불과하지만 바다를 건너면서 홍콩섬과 침사추이 일대의 모습을 보는 것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이죠. 요금이 2.2HKD에 불과(1층 석의 경우는 겨우 1.7HKD)하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Octopus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서 더욱 편리합니다.
1층은 시야가 좁고 답답하다며 홍콩을 다녀온 사람들이 모두 2층을 권해서 2층에 앉았습니다. 바람이 시원하더군요. 너무 빨리 건너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저 앞에 스타 페리의 선착장이 보이는군요.
스타 페리는 생각보다 승선 인원이 많아서 무려 430명이나 됩니다. 처음에 보고 놀랐죠.
스타 선착장에서 나와 이정표를 따라 Queen's Road로 접어듭니다. Mid-Level Escalator는 MTR Central역과 Sheun Wan역 중간쯤에 있습니다만 Central역 쪽에서 접근하는 것이 조금 더 가깝습니다.
홍콩의 거리는 정말 신구의 조화가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id-Level Escalator는 전체 길이 800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영화 '중경삼림'에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장면을 연출한 곳입니다. 하나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주택가로 굽이굽이 올라가면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아파트, 상점의 내부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전 10시까지는 내려오고 그 이후에는 하루종일 올라가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찍다 보니 사진이 흔들렸네요. ^^;;
에스컬레이터의 바로 옆으로 낡은 아파트도 보이고,
예쁜 상점과 노천카페들도 보이고,
고지대에는 새로 지은 아파트들이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 그리고 2층 버스의 조화
거리에는 하나 둘 불이 켜지고,
홍콩의 밤거리가 활기를 찾습니다.
보시다시피 길 바로 옆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지나갑니다. 왼쪽에 7 일레븐이 보이는군요. ^^ 아기자기한 거리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나가다 보니 눈에 띄는 기계가 있더군요. 가까이 다가가서 뭔가 보니,
환승 요금 할인을 해주는 기계더군요. 이 기계에 카드를 대고 MTR을 이용하면 2HKD를 할인해주는 겁니다. 저희도 호기심에 Octopus 카드를 대 보았는데 할인이 된다고 나오더군요. ^^
원래 계획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나서 Hollywood Road에 있는 Cat street 벼룩시장을 가는 것이었는데 지도를 보니 Hollywood Road는 에스컬레이터의 중간 지점쯤에 있더군요. 더 지체하면 야경을 놓칠 것 같아서 과감히 포기하고 택시를 잡아탄 뒤 피크 트램역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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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풀고 조금은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나서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융키' 레스토랑에 전화로 예약을 했습니다. 구루님도 말씀하셨지만 워낙 유명한 레스토랑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나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거든요.
대부분의 호텔은 구룡 반도에 밀집되어 있는데 대부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침사추이 중심가에 있는 페닌슐라 호텔에 내렸습니다. 페닌슐라 호텔은 '오후의 차'인 '얌차'로 유명한데 이건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경험 못했습니다. 아쉬워라.
홍콩의 신호등은 평소에도 '똑 똑 똑'하는 규칙적인 소리를 내고 있다가 보행자 신호로 바뀌면 요란하게 '또도도도도도'하는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신경에 거슬릴 정도지만 시각 장애인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도로도 좁은데 건널목이 정말 많더군요.
지도를 보고 '당조(Sweet Dynasty)'를 찾아나섰는데 마르코 폴로 아케이드가 엄청 넓어서 침사추이 Canton Road의 마르코 폴로 게이트웨이 정문 앞이라는 설명만 가지고는 찾기가 어렵더군요. 결국 주변을 지나던 고등학생(?)에게 물어서 겨우 찾았습니다.
간판이 꽤 크게 걸려있었는데도 찾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다닌 것이더군요. 이 '당조'라는 음식점은 홍콩에서 꽤 알려진 음식점입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었을 때쯤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자리가 없을 정도더군요.
음식이 나오기 전의 식탁 모습입니다. 홍콩에서는 항상 차가 나오기 때문에 주문을 받기 전에 종업원이 "tea or coffee"와 같이 이야기를 하면 차도 charge 한다는 말입니다. ㅠ.ㅠ 대체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그렇게 합니다. 물을 시키면 미네랄 워터가 나오고 역시 charge 하기 때문에 오히려 차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차가 떨어지면 종업원을 부를 필요없이 뚜껑만 열어놓으면 알아서 리필을 해 줍니다. 종업원이 식탁 곁에서 차를 따를 때에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세 손가락으로 식탁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이 예법이라고 하는데 제가 홍콩에 있을 때에는 그런 예법을 따르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보았습니다.
'융키'도 그랬지만 많은 홍콩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보면 너무 많은 종류의 요리가 있기 때문에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에는 shrimp나 prawn이 포함된 메뉴나 딤섬, 콩지 등을 시키는 것이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홍콩에서도 '고수'라고 부르는 독특한 향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것이 싫으면 음식을 주문할 때, "노 음싸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장펀'입니다. 장펀은 맵쌀가루를 뜬 물을 쪄서 얇고 투명한 '피'를 여러겹 겹치고 그 안에 다양한 재료를 넣는데 저희가 먹은 장펀은 새우 장펀이었습니다. 사진은 좀 짜게 보이지만 전혀 짜지 않고 맛납니다.
'당조'의 명물 새우 완탕면입니다. 새우가 잘 보이지 않지만 안에 숨어 있습니다. ㅠ.ㅠ 면을 튀겨 넣은 거라서 조금 느끼하기는 하지만 맛있습니다. 새우가 예술이고 국물맛에도 비결이 숨어있습니다.
새우 '콩지'입니다. 일종의 죽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건더기가 아주 예술입니다. 조금 밍밍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납니다.
'당조(Sweet Dynasty)'에서 먹은 음식과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우 콩지(75HKD) + 춘권(13HKD) + 새우완탕면(32HKD), 장펀(32HKD) + 팥빙수(22HKD) + 부가세 10%
총 결제액은 191.4HKD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구룡 공원을 거쳐 Mid Level Escalator를 타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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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역에 도착한 후 Airport Express Shuttle Bus 탑승장을 찾았습니다. 차니님의 여행기에는 무료 쿠폰을 꼭 받으라고 되어 있지만 그럴 필요 없더군요. 그냥 타면 됩니다. 홍콩역에서는 H1, H2 버스가, 구룡역에서는 K1, K2, K3, K4, K5 버스가 출발하는데 저희는 예약한 Harbour Plaza Metropolis 호텔로 가기 위해 K1 버스를 탔습니다. 바로 옆 정류장이 Harbour Plaza 호텔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더군요.
홍콩의 도로는 보기에도 매우 폭이 좁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속을 하거나 난폭 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도 많지 않습니다. 상당한 질서 의식을 요구하는 영국식 로터리가 많아서 그런지 더더욱 운전이 조심스럽더군요. 대신 탄 사람은 많이 어지럽습니다. @.@
차는 일본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왼쪽으로 주행합니다. 우리나라와 반대죠.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외국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금세 적응이 되더군요.
우리나라와 달리 홍콩의 택시는 빨간색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택시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기사는 많지 않지만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한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합니다. 다만, 발음이 정말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ㅠ.ㅠ
땅덩어리가 좁고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홍콩의 첫인상은 건물이 많고 기본적으로 높이가 정말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어디에선가는 건물을 짓고 있더군요. 짙은 비구름을 보니 정말 우울해지는군요. T.T
홍콩에서는 최신식의 건물이 하늘을 찌를듯한 위용을 뽐내는 바로 옆으로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 자리를 잡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뭐랄까요.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맛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홍콩의 독특한 멋이라고나 할까요?
15분 정도를 달려 Harbour Plaza Metropolis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크고 깨끗합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reception desk도 넓고 손님을 응대할 직원도 충분하더군요. AirTel로 예약을 했는데 신용카드를 달라고 해서 어리둥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객실 내 미니바를 이용했거나 물건 훼손 및 분실이 발생했을 때 청구하기 위한 보증금을 결제하려는 것이더군요. check in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영국식의 층수 호칭을 잠시 헷갈리는 통에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요.
욕실 겸 화장실과 침실, 거실,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깨끗하고 쾌적하지만(에어컨이 정말 빵빵하게 나와요. ^^) 역시 좁다는 느낌이 듭니다. 침실의 전망은 좋더군요. 저는 거실의 소파 겸용 침대에서 잤지만...
확실히 특이합니다. 호텔 객실에 전자레인지가 있더군요. 햇반을 가져가도 좋을 듯. ^^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조리대도 보입니다. 사용할 시간은 거의 없어서 무용지물이었지만요.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정리한 후 점심을 먹으러 침사추이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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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ay Pacific 항공의 첫 비행기가 8시 50분에 이륙하기 때문에 새벽 5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공항버스 리무진을 타고 졸다 깨다 보니 어느새 공항에 도착. 발권을 하고 여권을 복사한 후 곧바로 입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63번 탑승구가 맨 구석에 있는 것을 깜박하고 아침을 먹을 곳을 찾다보니 어느새 8시 30분, 혹시나 해서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economy 석 탑승구는 막아놓고 first class 전용 출구만 열어놓고 있더군요. 뻘쭘해서리... 쩝...
Cathay Pacific 항공(CX413)의 기내는 그런대로 무난한 편이었습니다(돌아오는 길에 이용한 CX416이 좀 더 신형 기종이더군요). 한국인 승무원도 있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좌석 등받이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영화나 각종 채널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정작 문제는...
바로 기내식이었습니다. 치킨 누들하고 오믈렛 중 선택이었는데, 제가 고른 치킨 누들은 제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면은 덜 삶은 것처럼 뻣뻣하고 닭고기는 삶아서 노린내마저 나더군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 메뉴 외에는 별로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가는 길에 배고팠습니다. ㅠ.ㅠ 꼭 오믈렛을 선택하세요. 오믈렛은 맛이 괜찮습니다.
3시간 30분 정도 비행을 한 후(정말 딱 알맞은 비행시간이더군요), 란타우섬에 있는 첵랍콕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증명해 드리겠지만 첵랍콕 국제공항은 정말 무지무지하게 넓더군요. @.@
출국 수속(입국한 여행객이 너무 많아 예정보다 한 시간을 초과했습니다)을 한 후 MTR Corporation 안내 데스크(보통 원형 Booth)에 들러, 가지고 간 AEL(Airport Express Line) coupon을 왕복 티켓으로 교환하고 Octopus 카드를 3장 구매 & 충전(보증금 50HKD+100HKD 기본 충전)하였습니다.
이것이 AEL 왕복 카드입니다. 나갈 때 개찰구에 대기만 하면 됩니다. 돌아올 때 반납해야 하는데 반납하는 곳을 찾지 못해 그냥 가지고 왔습니다. -_-;;;
이것이 Octopus 카드입니다. 홍콩에서는 버스를 제외한 모든 탈 것(심지어 스타 페리까지)을 충전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고 물건을 설 수도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2박 3일 일정이면 충전된 100HKD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이동거리가 길어 충전이 필요하면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같은 MTR station에서 추가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To Airport Train 표지판만 따라가면 공항을 나가지 않고 AEL을 탈 수 있는 역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스크린 도어가 보이는 곳에서 AEL을 타면 되는데 구룡역까지 편도 90HKD로 금액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교통 체증과 이후 일정을 고려한다면 공항버스보다 AEL이 낫습니다. 20분 정도면 구룡역에 도착하고 홍콩섬까지 바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정차역이 종점인 홍콩섬을 포함해 3개밖에 안되거든요. 또한 각 호텔을 연결하는 무료셔틀버스가 AEL역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게다가 시설이 좋고 매우 쾌적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보시다시피 AEL의 내부는 매우 고급스러우면서도 쾌적합니다. 짐가방을 따로 적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요.
공항에 내릴 때부터 흐린 하늘이 심상치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AEL을 타고 들어가는 길에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여행 일정이 훤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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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여행 목적이 관광일 때, 조금 빡빡하게 일정을 세우면 2박 3일의 기간으로도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볼 수가 있습니다. 홍콩섬 남부의 리펄스 베이와 스탠리 마켓을 포함해 넉넉하게 둘러보신다고 하더라도 3박 4일이면 충분합니다. 물론 마카오를 들르거나 중국의 심천까지 돌아보실 분들은 조금 더 여유를 두셔야겠지만요.
이미지 출처 :
구루님의 블로그
여행기는 주로
'구루님의 여행기'와
'차니님의 여행기'를 참고하였습니다. 특히 차니님의 경우 저희가 묵은 호텔과 같은 호텔에 묵으셨기 때문에 첫날 일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지요. 그 밖의 최신 홍콩 소식은
'홍콩, 광동성을 알려주는 주간 소식지 수요저널'을 참고하였습니다. 실제 여행에서는 홍콩관광진흥청에서 발행한 'Hong Kong Theme Tour'라는 한글 소책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요긴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지도는 홍콩의 곳곳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저희는 혹시 몰라서 인터넷을 뒤져 인쇄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어차피 여권도 사본을 준비해야 했으니까요. 김에 같이 했죠).
여행 일정은 5월 27일(토) 아침(8:50분 비행기)에 출발해서 5월 29일(월) 밤에 귀국(9:00 도착)하는 것으로, 소위 '금까기'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패키지여행을 거의 증오하는 수준이라서 항공과 호텔을 묶은 AirTel 상품을 이용하였습니다. 작년 앙코르 와트 여행 때에도 AirTel 상품을 이용했는데 만족도 120%였거든요. Cathay Pacific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있어서 그걸 이용했고 숙박은 Harbour Plaza Metropolis호텔이었습니다(강추!!!).
경비는 AirTel상품이 1인당 544,200원(공항세, AEL, 호텔 조식 포함)이었고, 거기에 여행자 보험료가 1일 8,840원으로 3일치를 냈습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사용할 비용으로 50만 원을 홍콩 달러로 환전했는데 수수료를 떼고 4,040HKD였습니다(저희가 환전할 때, 1HKD가 123원이었습니다). 장모님까지 총 3명이 가는 터라 비용이 모자랄 수 있었지만 만일은 신용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고요(당연히 국외에서 결재가 되는지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국외에서 결제되는 카드에는 'international'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배낭여행을 주로 하는 분들에게는 비싼 가격입니다만 제 여행의 모토는 '숙박과 음식에 대한 비용은 아끼지 말자' 이기 때문에 조금 무리를 했습니다.
홍콩은 5월 말부터 평균 27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주로 반바지와 반소매 옷을 준비했는데 실내에는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에어컨을 심하게 틀기 때문에 긴 팔 옷을 하나쯤은 꼭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감기 걸리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5월부터 우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5월부터 9월 사이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우산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여행운은 무척 좋은 편이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저희도 우기에 걸리는 바람에 가는 날부터 오는 날까지 간간이 뿌리는 비를 맞으며 이동했습니다. ㅠ.ㅠ
홍콩의 호텔은 특이하게 전자레인지와 조리실을 갖추고 있어서 라면이나 햇반을 가져가서 먹기에 좋지만 헤어 드라이는 없는 곳이 많기 때문에 여성들은 소형 헤어 드라이를 가지고 가셔야 하고 같은 220V이기는 하지만 플러그 구멍이 3개이기 때문에 변환 잭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많이 하시는 분이면 하나 구입하시는 것도 좋지만 홍콩은 reception desk에 'transformer'가 필요하다고 하면 대부분 그냥 빌려줍니다.
관광지를 비롯해 웬만한 식당과 편의 시설에는 대체로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한 사람쯤은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일상적인 광둥어를 몇 개 익히고 가면 좋습니다.
* 안녕하세요(Good morning) : 조우 산
* 감사합니다(Thank you for service) : 음 꼬이
* 미안해요(I'm sorry) : 뚜에이 음쥐
* 비싸네요(Expensive) : 호우 꾸아이
* 맛있어요(Delicious) : 호우 메이
* 아주 훌륭해요(Verygood) : 깽 호우
물론 성조가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발음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ㅠ.ㅠ
홍콩은 전 지역이 면세 지역이라서 전 세계의 명품 브랜드가 밀집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나 구정 세일을 이용하면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요. 대체로 물가가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화장품, 여성용 소품 등은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쇼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홍콩을 노려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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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3일간 홍콩으로 여행을 갑니다.
갑자기 바빠지는 바람에 여행 일정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부랴 부라 가는 여행이지만 좋은 것 많이 보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돌아오겠습니다. 겨우 체중 조절하고 있는데 다시 살찌면 안되는데... ㅠ.ㅠ
여행기는 다녀와서 포스팅하도록 하죠.
그러므로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새로 올라오는 포스팅이 없겠습니다. ^^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는 바람에 건강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어오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 주 내로 여행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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