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제가 버마 여행을 하면서 느꼈거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2주 동안 여행을 했다고는 하나 현지에서 오래 산 것도 아니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여행자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본 것을 정리한 것 뿐이니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음식
: 지금까지 여행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음식 중 가장 친숙한 맛이었습니다. 짜거나 지나치게 맵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고수가 들어간 음식도 향이 강하지 않아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나라 한상차림 같은 백반 같은 음식이 있는데다 꼭 나물 반찬 같은 음식도 많습니다. 특히 샨족 반찬 중에 우리나라 김치 같은 음식도 있어서 우리나라 멸치국수에 김치 얹어 먹듯이 샨족 국수(샨 누들이라고 부르는)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버마 여행을 하면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버마도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채식 인구가 많아서인지 어디를 가도 vegetarian 옵션이 있고 채식 전문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만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채식인들이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 종교
: 거의 90%에 이르는 국민들이 불교 신자라고 하니 가히 독실한 불교 국가(개인적인 수행을 강조하는 소승불교)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글쎄요. 그들의 신앙심이야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소위 '낫'이라고 부르는 토착 신앙도 믿고 사당마다 지폐를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도 그렇고 불상에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도 그렇고 사원마다 커다란 시주함을 여기저기 배치해놓고 시주를 독려하는 걸 보면 제게는 거의 기복신앙처럼 보였습니다. 종교에 대한 제 편견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으니 여행가시는 분들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버마 사람들
: 뭐랄까요. 처음에는 표정이 별로 없으면서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 속을 잘 알 수 없었지만 먼저 인사를 하거나 무엇을 물어보면 금방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 모드로 바뀝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 많이 개방되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선량하고 때가 묻지 않은 느낌입니다. 먼저 다가와서 친절을 베푸는 살가움은 없지만 은근히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그게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양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만달레이나 바간, 인레 쪽으로 나가면 선량하다는 제 말이 어떤 느낌인지 대번에 와 닿으실 겁니다. 여행 중에 사기 당할까, 호객 당할까 긴장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호객을 해도 질척거리지 않으며 거절하면 쿨하게 물러납니다.
* 인터넷 환경
: 제가 묵은 숙소가 대부분 고가의 숙소여서 그랬는지는 몰라서 숙소 내 무선 인터넷 환경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동영상 재생과 게임을 두 개의 기기로 한꺼번에 하면 속도 저하가 확 느껴지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검색이나 블로그 서핑 등을 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시내에서도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는 무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양곤에서는 백화점 등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길을 다닐 때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을 사용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게 빠르고 편리합니다. 저는 '도시락' 와이파이를 신청해서 갖고 다니면서 구글맵이나 '해피 카우' 같은 비건 레스토랑 앱을 사용했습니다.
* 치안
: 론플에서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수준입니다. 여성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염려할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해 밤길이 좀 어둡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을 두려워할 일이 없어서 여행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소매치기나 기타 강도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환전
: 버마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환전인데 현지에서 사용하는 '짯'으로 바꾸려면 100불짜리 미화 신권을 가져가야 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돈이라도 구겨지거나 접힌 흔적이 있으면 환전을 거절당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완전히 빳빳한 새돈인데도 발행년도가 2016년이라고 환율을 1불 당 50짯이나 덜 쳐줬습니다(영어도 안 되는데 욕 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아예 달러로 결제를 하거나 한국에서 떠날 때 완전 빳빳한 100불 신권으로만 가져가셔야 손해보거나 거절당하지 않고 환전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내의 사설환전소가 까다롭고 양곤 시내의 은행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고요.
* 동물
: 선진국을 가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견주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버마에서는 반려동물의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같이 사는 느낌입니다. 거리에 개도 많고 고양이도 많고 사원 근처에는 원숭이, 까마귀, 다람쥐도 많지만 아무도 해코지 하지 않고 어디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밥과 물을 준비해 놨더군요.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삽니다.
* 흡연
: 흡연은 자유로운 편이어서 길을 다니면 담배 연기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실내는 대부분 금연이라서 우리나라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다닐 만 합니다.
* 교통 사정
: 만달레이, 바간, 인레처럼 지방 뿐 아니라 양곤에서도 교통 체계가 엉망입니다. 양곤의 경우는 워낙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교통 신호가 보행 신호로 바뀌어도 좌우 회전 차량이 그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다가는 차에 치이기 쉽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은 아주 넓은 도로가 아니면 교통신호 상관없이 그냥 길을 막 건너다니기 때문에 교통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양곤에서는 대부분 일방도로라서 차량의 흐름을 읽기 쉽다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양곤에서 특히 길 건너실 때 조심하세요.
* 전력 사정
: 아직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 양곤 같은 대도시에서도 정전이 잦은 편입니다. 실제로 여행 중 정전을 자주 경험했고 그 때마다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이런 발전기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한번 정전이 되면 시내 곳곳에서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사용하는 기름 냄새와 소음으로 난장판이 됩니다.
* 의사 소통
: 저 같은 여행자들은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현지인과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문제는 영어를 좀 하는 현지인들도 발음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T발음과 R발음을 뭉개면서 발음하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리만으로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단어 수준에서도 못 알아들은 적이 많아서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나름 큰 호텔의 리셉션에 있는 직원들도 대부분 그런 걸 보면 제 귀가 이상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여행 초반에는 갑자기 영어를 알아들으려니 귀가 익숙하지 않아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2주 내내 계속 귀를 쫑긋 세우고 긴장해서 들어야 했으니까요.
* 날씨
: 건기에는 비가 한방울도 안 내리는 것 같습니다. 2주를 여행하는 동안 비는 커녕 흐린 날 조차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버마 지도를 놓고 보면 양곤은 남부에 위치해서인지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서 낮에 돌아다닐 때는 손풍기를 사용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양곤 공항에 내리자마자 모기가 달려들더군요. 양곤에서는 모기 퇴치제와 전자 모기향이 필요하니 준비해가세요. 하지만 바간, 특히 고지대인 인레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춥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기온차가 크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여름에 여행하시더라도 긴팔옷과 바람막이 등을 잘 챙겨가셔야 합니다. 낮에는 햇볕이 강하니 선글래스와 모자, 썬크림도 꼭 가져가시고요.
* 신발
: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버마에서는 사원에 들어갈 때 예외없이 무조건 맨발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헐벗은 복장도 입장 불가입니다. 입구에서 '롱지'를 빌려주는 사원도 있지만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으니 여성분들은 그냥 바지나 긴 치마를 입으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사원마다 다르지만 입구에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을 두거나 유료로 맡기는 시설이 있는 곳도 있지만 가능하면 신발주머니를 하나 가져가서 자기 신발을 직접 들고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버마 사원은 보통 동서남북으로 입구가 뚫려 있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신발을 맡긴 입구를 찾아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당해보면 아시겠지만 이거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발은 플립플랍 같은 가볍고 쿠션이 있는 샌들 종류를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사원 안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하고 사원 밖에서는 오래 걸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무거운 신발을 가져가는 게 의미없고 짐만 됩니다.
* 공항 발권
: 양곤 국제공항은 아니지만 지방 국내공항으로 가면 미리 종이에 리스트를 적어두었다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출력해 둔 항공권을 나눠주는 방식이라서(단말기가 없습니다;;;) 그냥 e-ticket을 출력해서 가져가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 공기질
: 앱으로 검색해 봐도 지방은 공기질 측정을 하지 않는지 양곤을 벗어나면 공기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일부러 들고 간 휴대용 공기질 측정기로 다니면서 수시로 측정을 해 보니 양곤과 인레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만달레이와 바간은 보통 '나쁨' 수준이고 식사 준비를 위해 나무를 때는 지 아침, 저녁으로는 항상 '매우 나쁨'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셔야 하고 실제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금방 목이 칼칼해집니다. 지방은 포장도로도 많지 않고 건기에는 비도 내리지 않으니 공기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 가난
: 동물에게도 먹을 것을 아끼지 않고 베푸는 버마 사람들이기에 가난하다고 해도 거지는 없을 것 같았는데 양곤을 벗어나 시골로 내려가면 길가에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기력하게 서 있으면서 손을 벌리고 구걸하는 사람들(대부분 노인들)이 많아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런 식으로 하루종일 서 있다고 해도 도움을 받을까 싶은데도 뽀빠산으로 가는 길에 제가 본 것만 줄잡아 수 백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빈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도로 사정
: 양곤 시내는 도로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외곽 도로도 포장 도로가 꽤 많은 편입니다. 물론 아직 포장이 안 된 흙길도 많지만 계속 포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 점점 도로 사정이 좋아질 겁니다. 다만 충격적인 건 도로 포장을 모두 사람 손으로 합니다. 롤러 정도를 제외하면 중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흙과 자갈을 나르는 것, 아스팔트를 녹여서 섞는 것, 그걸 바르는 걸 모두 여성 노동자들의 손으로 직접 합니다. 독한 연기가 나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도 꽤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 교통 수단
: 양곤을 비롯해 어느 곳에서건 호텔에서는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는 게 가장 편리(대신 가장 비쌈)하고 길을 거닐 때에는 '툭툭'을 흥정해서 타는 게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도시 간에는 시외 버스를 타면 되고(저는 그냥 국내 항공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이나 트램 등은 없습니다. 양곤에서는 시내 버스가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픽업 트럭을 개조해서 짐칸에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현지인 전용 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가 타기에는 의사 소통도 안 되고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을 말리고 싶습니다. 보통은 택시를 불러서 타거나 '툭툭'을 흥정해서 타고 다니게 되실 겁니다.
* 물가
: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호텔 바로 옆의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 등의 물가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쌉니다. 예를 들어 양곤 시내에서 우리나라 타임스퀘어 같은 '정션 시티' 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우리나라와 똑같은 금액을 내야 하지만 현지인 식당에서 음식 3개, 밥 추가, 음료까지 모두 합쳐도 우리 돈으로 5천 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배낭 여행자가 돈을 아껴서 여행하려고만 하면 굉장히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버마입니다. 그야말로 돈 쓰기 나름인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위생
: 론플도 그렇고 한글판 가이드북도 그렇고, 버마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길거리 음식을 조심하라는 겁니다. 딱 봐도 위생 상태가 아니올시다입니다.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할 때 구정물 수준의 물로 씻은 뒤 깨끗한 물로 헹구는 걸 한번도 못 봤습니다. 게다가 나름 비닐장갑을 끼고 과일을 만지는 행상도 그대로 돈을 주고 받은 뒤 다시 그 손으로 과일을 만집니다.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버마의 지폐는 정말 더럽기 때문에 그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걸 보면 있던 입맛도 뚝 떨어집니다. 론플에서는 카페에서도 찬 음료를 먹을 때 얼음을 빼라는 주문을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얼음의 위생 상태도 믿을 수 없다는거지요. 현지인 식당을 가실 때에도 비교적 깨끗하고 평이 좋은 곳으로 가시고 길거리 음식은 아예 제외하는 게 안전합니다.
* 돈
: 예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지폐만 사용합니다. 단위는 '짯'이고 환율은 제가 여행하던 당시 1,000 짯이 750~800 원 수준이었습니다. 지폐는 50, 100, 200, 500, 1,000, 2,000, 5,000, 10,000 짜리가 있습니다. 500 짯 이하는 주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단위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0 짯 짜리입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소액 지폐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 시차
: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시차 적응에 아주 유리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인 7시나 8시 쯤이면 한국은 9시 30분이나 10시가 되기 때문에 슬슬 졸릴 시간이죠. 씻고 바로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6시나 7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지기 때문(한국 시간으로 8시 30분이나 9시이니)에 일찍 움직이기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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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만 여행을 하면서 제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나 느낌을 간략하게 요약해봤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니 대만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적절히 가감해서 들으시기 바랍니다.
* 인터넷 환경
: 속도는 몰라도 접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와 거의 진배 없습니다. 어떠한 숙소이든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 공항 등 주요 시설, 웬만한 관광지와 접객 업소 등에서는 언제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서 갖고 갔지만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타이루거 협곡 같은 험지에서도 와이파이가 잘 터지더군요. 대만 여행을 하면서 인터넷 검색이 되지 않거나 지도 확인이 되지 않아 속을 태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다만 숙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는 스마트폰을 쓸 때는 몰라도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연결하면 접속이 안 되더군요. 패킷을 많이 사용하는 기기는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이건 타이페이나 화롄 모두 사정이 똑같았습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할 분들은 포켓 와이파이 등의 별도 기기를 가져가시는 게 안심이겠죠.
* 대만 사람
: 일본 사람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합니다. 대만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가이드들마저도 하나같이 엄지 척 할 정도로요. 일본의 친절함은 속내를 감춘 친절함이라고 경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만 사람들의 친절함은 우러나온다고 느낄 정도로 몸에 밴 친절함입니다. 여행 중에 한번도 불친절함에 인상을 찌푸린 적이 없고 편의점에서 물건 하나 살 때에도 어떻게든 '일이 되어 가도록' 행동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적에는 반한 감정에 대한 우려도 했습니다만 현지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 못 받았습니다. 여행 중에 대만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상할 일 따위는 없을 겁니다. 가이드가
대만인은 중국인과 전혀 다르다고 했는데 동의합니다. 생김새는 똑같지만 깨끗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매우 조용합니다. 숙소 중 하나가 투숙객 대부분이 대만 사람들이었던 적이 있는데 놀랄만큼 조용하고 쾌적했습니다. 나중에는 시끄러운 거 하나만으로도 중국인과 대만인을 거의 정확히 구분할 수 있더군요. 귀청이 떠나갈만큼 시끄러운 것 때문에 중국과 중국인이 싫은 분들은 대만이 마음에 드실 겁니다.
* 치안
: 이 역시도 일본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론플에는 물건을 두고 간 뒤 나중에 돌아와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크게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안전합니다. 함께 갔던 반려인이 혼자서 다시 여행 와도 안전하겠다고 했을만큼 여성 여행자들도 충분히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 택시
:
제가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 중에서 택시 타기 가장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른 도시는 잘 모르겠지만 타이페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시내에서 둘러봤을 때 택시를 볼 수 없었던 적이 없을 만큼 택시가 많습니다. 일반 승용차보다 택시가 더 많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택시 승강장이 아니더라도 시내에서 택시를 탈 때 오래 기다렸던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게다가 택시 요금이 우리나라보다 쌉니다. 기본 요금이 70원(우리 돈으로 2,600 원)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집니다. 제가 대만 여행 중 가장 길게 택시를 탔던 게 단수이 전철역에서 타이페이 101 빌딩까지 거의 1시간 정도의 거리를 택시로 이동한 것인데 775불(한화 28,000 원 정도)을 지불한 게 고작입니다. 타이페이는 워낙 MRT(전철)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관광지들이 MRT역에서 멀지 않아 배낭 여행자에게 최고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호주머니 사정에 조금 여유가 있는 분들은 택시를 적절히 조합해도 좋습니다. 게다가 바가지가 일체 없고 100% 미터기 기준입니다. 원하면 언제든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니 더욱 안심할 수 있죠. 대신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기사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항상 중국어로 된 주소를 보여줘야 합니다. 영문 주소도 잘 못 읽습니다. 숙소의 명함을 잘 챙기세요.
* 교통 사정
: 벌금이 세고 철저하게 징수해서 그런지 몰라도 교통 규칙 등 도로 교통법을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신호 위반 같은 걸 보기 어렵습니다. 일본같은 강박적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 파란불에 길을 건널 때 차량이 덮칠 걸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이한 건 동남아처럼 대만에도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스쿠터 이용자를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뒤에 연인을 태우고 달리는 젊은이들도 많은데 하나같이 헬멧을 단단히 쓰고 있더군요. 게다가 상당수의 도로에서 자전거 전용 도로처럼 이륜차 전용 도로를 함께 운용하는데다 건널목 앞 차량 대기선에는 이륜차 전용 공간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 스쿠터가 일반 차량들과 섞여서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륜차 친화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신호등의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보행자도 차량도 신호가 바뀌기 전에 충분히 시간을 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수긍하게 되더군요. 특이한 건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신호등을 보면 보행자 신호등처럼 남아 있는 시간을 디지털 시계로 보여준다는 겁니다. 언제 출발해야 할 지를 알 수있으니 운전자 입장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으니 좋겠더라고요.
* 물가
: 체감 물가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쌉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계산을 해 보면 '응? 돈 덜 준거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대만을 방문한 게 겨울이었기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 과일값은 살짝 비싸게 느껴졌지만 다른 먹을거리 가격은 싸고 특히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택시 요금 등 교통 요금이 저렴합니다. MRT의 경우 타이페이 시내에서 단수이역까지도 25불(930원)이면 됩니다.
* 음식
: 음식은 전반적으로 향이 강한 편이고 특정 향신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만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대만은 채식 선진국이라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채식 메뉴를 제공하고 채식 전문 레스토랑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었죠. 얼마전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채식 친화적인 도시로 타이페이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채식을 하는 분이라면 특히나 마음에 드실 겁니다.
* 의사소통
: 당연히 관광지나 숙소 등 여행자를 접촉하는 곳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대표적인 게 택시 기사) 대만인들은 영어를 잘 못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듯 한데 그렇다고 해도 친절하기 때문에 손짓발짓으로 대체로 의사소통이 됩니다. 한류가 급속히 밀어닥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어보다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게 더 쉽기도 합니다. 웬만한 한국어는 알아듣는 대만인이 많습니다(가이드 말로는 지하철 출, 퇴근 시간에 대만인들이 보고 있는 건 100% 한국 드라마라고). 그러니 대만이나 대만인을 폄하하는 말이나 욕은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당연한 상식입니다만...
* 거리 풍경
: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음식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의점도 한 집 건너 보일 정도로 많고요. 대만은 맞벌이가 많고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퇴근하면서 먹을 것을 사가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갖 종류의 음식점이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합니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상점들이 10시가 넘어서도 문을 연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야근이 많고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일상화된 느낌이었습니다.
* 동물
: 개와 고양이 모두 많습니다. 밤에도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대만인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동물병원이나 펫샵도 곳곳에 있습니다. 타이페이에서는 길거리 동물을 보기 어렵지만 타이페이만 벗어나도 큰 개와 길냥이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곁으로 지나가도 개의치 않고 누워있는 걸 보면 동물을 괴롭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돈
: 지폐는 1,000, 500, 100불 짜리가 있고 동전은 50. 10. 5, 1불 짜리가 있습니다. 단위는 타이완 달러인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불짜리지만 1,000불짜리(우리로 치자면 5만 원권) 지폐도 많이 사용합니다. 화폐 공급량이 충분한지 지폐 상태가 대체로 양호한 편이고 동전도 새 동전이 많았습니다. 저는 여행하는 나라의 소액 지폐와 동전을 하나씩 기념으로 모으고 있거든요. 첫 날부터 새 동전으로 모든 동전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 날씨
:
12월의 대만은 그야말로 쾌적 그 자체입니다. 제가 있는 동안 기온이 섭씨 27도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습하지 않기 때문에 반팔을 입는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초가을 날씨이기 때문에 얇은 바람막이 하나만 준비하면 밤에도 충분합니다. 다만 타이루거 협곡은 밤에는 좀 추워지기 때문에 옷차림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만은 여름에는 엄청 습하고 또 무지막지하게 덥기 때문에 가능하면 11월에서 2월 중에 방문할 것을 권합니다.
* 시차
: 우리나라와 1시간 차이 밖에 안 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의 지인과 문자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 환전
: 당연히 은행이 가장 환율이 좋습니다. 저는 주말에 타이페이에 도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환전을 했는데 환율 적용이 극악입니다. 첫날에 28.4 환율로 300불을 환전하니 앉아서 몇 만 원을 손해본 꼴입니다. 그러니 꼭 은행에서 환전하시고 주말에 도착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는 타이완 달러를 준비해서 오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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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길을 나서기는 했는데 햇볕이 장난 아니게 강합니다.
선글래스를 안 쓰고 다니면 눈이 상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 정도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구름이 많이 꼈기 때문에 안 그래보이지만요;;;;;
기온은 높은 대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바람이 안 불어도 덥다는 걸 느끼지 못합니다. 게다가 울란바타르 시내 중심가에도 바람이 많이 불고요.
새로 지은 대형 건물이 아닌 경우에는 실내에 에어컨을 틀지 않아서 대체로 실내보다 밖이 오히려 시원합니다.
환전을 먼저 해야 하느냐 점심을 먼저 먹느냐로 살짝 고민을 했는데 문제는 오늘이 일요일이라 은행도, 사설 환전소도 문을 연 곳이 없다는 거.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식당도 문을 닫은 곳이 많다는 겁니다. 새삼 우리나라처럼 휴일에도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는 나라가 세상에는 별로 없다는 걸 이런 방식으로 느꼈죠. 하여간 당시에는 큰 문제였습니다. 달러만 갖고 길을 나섰는데 환전소는 문을 닫았고 요기를 할 식당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 슬슬 지치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구글 지도만 참고하고 가다가 길을 잃었습니다(크로아티아 흐바르섬에서 애먹인 이후로 이번에 또 다시 절 물 먹이네요;;;;).
일단 배를 채워야 움직일 수 있기에 론플에서 추천하는 채식 레스토랑인 Luna Blanca를 찾아갔는데 결국 못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근처에서 러빙헛을 발견했지만 역시나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네요. ㅠ.ㅠ
다행히 찾고 있는 레스토랑들이 한 두 블럭 안에 모두 모여 있어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이미 배가 많이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데미지가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채식 레스토랑인 Stupa Cafe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CODE'라는 페이스트리 카페로 바뀌었더군요. 이 때쯤 되자 더 이상 돌아다닐 기운도 없어서 그냥 여기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니 다행히 신용카드 결제가 된다네요(안 돼면 어쩔 뻔했냐;;;;).
실내에도 자리가 있지만 답답하기도 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밖이 더 시원하기에 야외 자리에 앉기로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지만 햇빛이 너무 강해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 의자를 옮기느라 애 좀 먹었죠;;;
가로수가 침엽수라서 카페 야외 자리에 앉아서 보는 풍광도 괜찮은 편이네요.
허기가 져서 그랬는지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했네요. ㅡㅡ;;;
오른쪽에 있는 것이 지중해식 샐러드(9,900투그릭)인데 맛이 괜찮습니다. 뭉텅 썰어넣은 가지가 인상적이죠. 왼쪽이 차가운 토마토로 만든 냉가스파쵸(6,900투그릭)입니다. 스페인에서 맛나게 먹었던 추억이 있어 주문한 건데 괜찮기는 했지만 올리브유를 많이 뿌렸는지 조금 느끼한 편이어서 최상의 맛은 아니었네요. 역시 가스파쵸는 스페인이 최고죠. 맨 위에 보시는 건 베지테리안 파스타(12,900투그릭)인데 역시 괜찮은 맛이지만 살짝 느끼했습니다. 여기에 애플 쥬스(3,500투그릭), 제로 콜라 두 캔(3,500X2=7,000투그릭)으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저 빵은 기본으로 나오는거에요. 알았다면 음식을 이렇게 많이 시키지 않았겠죠. ㅠ.ㅠ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챙겨 먹는다고 후식으로 초컬릿 빵(2,500투그릭)과 초대형 크로와상(3,100투그릭)까지 먹었습니다. 부가가치세 포함 총 45,800투그릭이 나왔으니 우리 돈으로 대략 22,000원 정도 되네요. 역시 물가가 싸기는 쌉니다.
늦은 점심을 배불리 먹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수흐바타르 광장.
도로를 보시면 머리 위로 전깃줄 같은 것이 거미줄처럼 빼곡하니 지나가는데 저건 전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선입니다. 울란바타르는 승용차, 저상버스, 전차까지 섞여서 다닙니다. 트램만 없는 것 같더군요.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지상이 복잡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항상 길이 막힌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울란바타르에서도 꽤 높은 건물인데 공사가 중단된 듯 보입니다. 규모가 큰 건물이기 때문에 꽤나 흉물스럽게 보이더군요. 그 뒤에 있는 파란색 건물이 울란바타르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The Blue Sky Tower입니다.
돛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 같은데 워낙 큰 건물인데다 독특하기 때문에 울란바타르 시내 어디에서도 잘 보입니다. 이정표로 삼고 돌아다니는데 잘 써 먹었죠.
수흐바타르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이 수흐바타르 광장인데 마르코 폴로 동상이 있네요? 꼭 광화문 느낌이라서 찍어 봤습니다.
수흐바타르 광장까지 오기는 했지만 더운 날씨에 걷느라 목도 타고 너무 더워서 Central Mall의 Lavazza에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러 들어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Lavazza에서 내려다 본 거리 풍경입니다. 왼쪽에 접근성이 좋아서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다는 샹그릴라 호텔이 보이네요. 이렇게만 보면 서울 을지로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블루베리 스무디(6,500투그릭)하고 애플&오렌지 주스(6,900투그릭)를 주문했는데 주스보다는 스무디 종류가 훨씬 시원합니다. 화장실을 잠시 다녀왔는데 화장실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50,000투그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더군요.
The Blue Sky Tower는 특이한 외관만큼 눈길을 확 끌기는 하지만 수흐바타르 광장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어 입점해 있는 호텔에 묵을 일이 아니라면 마땅히 갈 일이 없어서 좀 그렇더군요. 울란바타르에 있던 내내 이정표로만 잘 사용했습니다.
Central Mall을 나와 이동하는 중에 색감이 좋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벽과 문이 앞에 주차된 차량의 빨간색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흐바타르 광장은 꽤 넓은 것에 비해 강렬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거의 없어서 조금만 돌아다녀도 머리가 어질합니다.
기마민족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동상임에는 틀림없으나 이를 감상하기에는 역시나 땡볕이 적입니다. ㅠ.ㅠ
수흐바타르 광장의 중앙에 위치한 건물에는 칭기즈칸의 좌상이 있습니다. 양옆에는 칭기즈칸의 왼팔과 오른팔이었던 장군이자 형제(이름은 까먹었습니다. 죄송)상이 위치하고 있고요. 이렇게 보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짐작하기 어려운데,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웅장한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근엄한 모습으로 앉아서 사람들을 굽어보고 있는 칭기즈칸. 어느 나라나 상징하는 대상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만 몽골은 칭기즈칸과 게르가 그것입니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죠.
칭기즈칸 좌상이 위치한 건물에서 남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뻥 뚫려 있어서 조망이야 좋지만 햇볕을 피할 곳이 없습니다. 너무 더워요. 그래서 잠도 부족하고 힘들기에 시내를 대충 한 바퀴 돌아본 것에 만족하고 호텔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온전히 걸어서 돌아다녔으니 제대로 돌아다녔다고 할 수 있겠죠.
호텔 근처에서 본 일종의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거대한 건물은 아니지만 나름 규모가 있습니다.
습도가 낮다고는 해도 워낙 날씨가 더워서(이 날은 섭씨 33도 정도) 땀을 많이 흘렸더니 탈수 증상이 일어나기에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죽은 듯이 쓰러져 잤습니다.
점심도 많이 먹었기에 저녁도 건너뛰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닫기
* 인천 공항행 카카오 택시비 : 47,900원(toll비 7,100원 포함)
* 캠핀스키 호텔 porter 팁 : 1불
* CODE 점심 식사
- 지중해식 샐러드 : 9.900투그릭
- 토마토 가스파쵸 : 6,900투그릭
- 베지테리안 파스타 : 12,900투그릭
- 애플 주스 : 3,500투그릭
- 제로 콜라 : 3,500 X 2 = 7,000투그릭
- 초컬릿 빵 : 2,500투그릭
- 크로와상 : 3,100투그릭
= 45,800투그릭(VAT포함)
* Lavazza 음료
- 애플 & 오렌지 주스 : 6,900투그릭
- 블루베리 스무디 : 6,500 X 2 = 13,000투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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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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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의 Jomo Kenyatta 국제 공항에 현지 시각 7월 30일 새벽 4시 40분에 내렸습니다.
보시는 것이 Jomo Kenyatta 공항의 국제선 청사인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하루 전인 8월 7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이 건물이 홀랑 타 버리게 됩니다. 물론 이 때는 그런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지요.
비행기와 연결된 연결 통로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면세 지역으로 연결되는 게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구역에서 불이 났다고 하더군요. 헐~
Jomo Kenyatta 국제공항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조명이 조금 어두워서 얼핏 보면 좀 낡아 보이지만 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잠깐 들른
화장실은 작기는 해도 보기보다 깨끗하고 냄새 하나 안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입국 심사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비자 확인만 하고 그렇게 번거롭게 챙겨 온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도 안 보는 듯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얼마나 머무르냐고 물어보더니 캠으로 사진찍고 땡입니다.
짐은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보통 속도로 나옵니다. 짐을 찾고 나면 검역소를 안 거치고 곧바로 나올 수 있네요. 그 새벽인데도 공항까지 나와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현지 agency 대표님을 만나서 공항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가기 전에 공항 환전소에서 여행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미화 200불을 케냐 실링으로 환전(1불 당 83.5실링 환율)했고요.
공항 환전소에서는 150실링 정도를 커미션으로 떼더군요. 혹시나 싶어서 아이폰 환율앱으로 계산해 봤는데 딱 떨어집니다. 어느 나라처럼 떼먹고 그런 건 없습니다.
새벽이기는 해도 현지 기온이 12도입니다. 이것도 이상 기온으로 평소보다 따뜻한거라고 하네요. 예년같다면 훨씬 더 추워야 한다고. ㅠ.ㅠ 그러고 보니 마중나온 대표님도 가죽 점퍼를 입고 있고 주변을 지나다니는 현지인들은 털모자에 목도리, 장갑까지 끼고 있습니다;;;;;
제가 케냐로 여행간다고 하니 지인들이 이 더위에 왜 한국보다 더 더운 나라로 가냐고 비웃었는데 케냐는 적도 부근의 나라이기는 해도 7월이 겨울이기 때문에 추울 정도는 아니라도 상당히 쌀쌀합니다. 결론적으로 피서 잘 했죠.
공항 근처의 카페에서 대표님이 사 주신 케냐의 첫 커피(한 잔에 100실링이라는데 솔직히 이 커피는 별로였습니다. 드립 커피를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믹스 커피맛이더군요. ㅠ.ㅠ)를 마시면서 호텔 바우처와 일정표를 받고 투어비 잔금을 결제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건나물, 짜장가루 등(부피가 안 나가는 걸로 좀 챙겨갔지요)을 선물로 드렸고요.
가이드북에 공항 등 공공 건물은 절대 사진 찍지 말라고 되어 있다던데 정말 그러냐고 물어보니 누가 그러냐며 상관없답니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저 위에 있는 공항 청사 사진이죠. ^^
케냐 여행 내내 저희와 함께 한 가이드 겸 운전사의 이름은 '켄 부구와'라고 꽤나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메일로 상의하면서 여행 일정을 짜는 과정 중에 제가 궁금한 게 좀 많아서 대표님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었더니 유난떠는 client라고 생각하고 complaint를 방지하느라 노련한 가이드를 붙여준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죠. ㅡㅡ;;;;
여행사 대표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6시 30분 쯤 되어 암보셀리로 출발했습니다.
도로에 차는 별로 없는데 화물 트럭이 꽤 많습니다. 문제는 규정 속도를 엄하게 강제하는지 화물 트럭들이 굉장히 느리게 달린다는 것이죠.
케냐는 시외 도로도 대부분 왕복 2차선이기 때문에 길을 막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 화물 트럭을 추월하느라 자주 중앙선을 넘게 되는데 가끔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살짝 빗겨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아프리카에서 본 첫 일출입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남짓 지나니 이동통신 사업자가 Airtel Network로 바뀌면서 자동로밍되어 현지 시간으로 표시되더군요.
길을 가다 보면 이런 과일 좌판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시내에 진입하면 속도를 못 내게 과속방지턱을 많이 만들어 놨는데 그 때문에 차가 밀리기 시작하면 행상들이 망에 과일을 담아서 찻길까지 진출해 운전자들에게 과일을 팝니다.
잠시 더 달리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1시간 30분 정도 남기고 켄이 너무 졸립다며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쉬어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안전 운전이 제일이니까요.
케냐의 휴게소들은 대부분 화장실 무료 사용입니다. 휴게소마다 기념품샵이 있고 그 수익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물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휴게소에서는 아무 것도 사지 마시라고 권해드립니다. 흑단 조각이 하도 조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봐 줄 만한 수준입니다만 역시나 너무 비쌉니다.
저희가 여행 내내 타고 다닌 승합차입니다. 지붕이 열리도록 사파리용으로 개조한 차량이지요. 좀 작은 듯 보이지만 맞춤 투어를 했기 때문에 다른 여행자는 없이 세 명이서 자리 옮겨 다니면서 타고 편하게 다녔습니다.
원래 제대로 된 사파리 차량은 보시는 것과 같은 지프 형태지만 실제 사파리를 나가면 별로 차이가 없고 덩치가 크면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기동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퍼지지만 않으면 어떤 차량이든 상관없는데 퍼지는 비율은 차량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다네요.
꽃이 예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봤다면 그냥 예쁘다고 생각하고 끝일텐데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니 확실히 감흥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역시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나이로비 인근 지역의 흙색깔이 아주 짙은 붉은 빛깔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지역마다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15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확실히 평원은 광활하지만 하늘에는 생각보다 구름이 많아 색다른 그림이 많이 만들어지더군요. 케냐 여행 내내 하늘을 바탕으로 구름이 수놓은 다양한 그림들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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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다행히 휴대폰 알람을 맞추고 잘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동 로밍이 되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통화는 가능해도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게다가 어제 비엔티엔으로 들어오는 도중에 베트남, 캄보디아까지 거쳐서 들어왔으니 자동 로밍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하등 이상할 일이 없었지요.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간대가 맞춰지기는 했습니다.
오전 7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습니다만 새벽 5시 경에 저절로 깼습니다. 라오스가 두 시간 늦으니 한국 시간으로는 7시라서 평소 한국 시간으로 일어나던 시간에 깬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생체 리듬이라는게 참 무섭습니다. 어쨌거나 체코처럼 라오스도 일찍 자고 일찍 움직일 수 있으니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좋겠더군요.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하고 잔 빨래, 샤워, 짐풀기까지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이 호텔은 4층짜리 호텔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둘째치고 리셉션 바로 앞에서부터 4층까지 뻥 뚫린 나선형 계단으로만 이어져 있습니다. 독특하기는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 밑에 책상이 보이는 방이 리셉션인데 그야말로 뻥 뚫려 있습니다. 안전 장치가 전혀 없어요. 철제 나선형 계단에 나무 발판을 깔아놓은 형태라서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올라가면 살짝 미끄럽기까지하는데 식은땀이 납니다. ㅠ.ㅠ
비상구를 알리는 간판이 특이해서 찍었습니다. Exit라고 영어로 씌여있지 않았다면 그냥 장식품의 일종인 줄 알았을 겁니다.
어제는 밤에 체크인을 하느라 제대로 못 들었는데 호텔 내 식당이 없고 바로 옆에 있는 Spirit House에 가서 아침을 먹으랍니다. 오~
정문에서 본 호텔 전경입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펜션처럼 생겼습니다.
호텔 현관 앞에 젖소 냥이 한 마리가 나와 있습니다. 목걸이를 한 것을 보니 주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Spirit House 앞에도 냥이 한 마리가 볕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꽤나 졸리운지 지나가면서 인사를 해도 본 척 만 척입니다.
자리에 앉으니 종업원이 Beau Rivage Mekong 호텔에서 왔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투숙객을 위한 별도의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물론 다른 음식을 추가 주문해도 됩니다만 별로 그럴 필요가 없겠더군요.
채식하는 사람을 위한 별도 메뉴도 아닐텐데 햄이나 베이컨은 아예 메뉴에 없고 오믈렛이나 삶은 계란 정도만 눈에 띕니다. 크로와상, 토스트, 모듬 과일, 주스, 라오 마운틴 커피 등 음식도 입맛에 딱 맞고 전반적으로 상차림이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아주 마음에 드네요.
오늘은 론플에서 소개한 비엔티엔 walking tour를 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사이클 투어인데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비엔티엔 시내 자체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빌리지 않고 그냥 걸어다닐 생각입니다. 대략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나 지치지 않게 충분히 쉬면서 하려고 합니다.
Beau Rivage Mekong Hotel은 메콩강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건기라서 그런지 물이 거의 없습니다만 배를 띄우는 걸로 봐서 우기에 저쪽 끝까지 물이 가득차면 얼마나 넓은 강이 될 지 짐작이 갑니다. 엄청나네요.
Beau Rivage Mekong 호텔은 여행자 거리에서 떨어져서 조용하기는 하지만 대신에 여행자 거리로 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5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중간에는 Spirit House를 제외하고는 보시는 것 같은 local restaurant 뿐입니다.
현지인 음식점은 가격은 당연히 저렴하지만 위생 문제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는 없겠더군요. 특히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음식과 물을 조심해야죠.
아침을 먹고 여행짐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5분 정도 비포장 둑방길을 걸어 나오면 곧바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연결됩니다.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조만간 호텔까지 포장이 되겠더군요.
비엔티엔 거리는 동남아 분위기도 나지만 살짝 유럽식 분위기도 풍깁니다. 아마도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온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습도가 무지하게 높아서 빨래가 정말 환장하게 안 마릅니다. ㅡㅡ;;;
중간에 Vientin Bank에서 100불을 환전했습니다. 공항이나 사설 환전상보다는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아무래도 환율 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남아 국가의 은행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내부가 으리으리 삐까번쩍하고 현지인들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외국인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는건지..... 환율은 7,991이라서 799,100킵을 받았습니다.
어제 라오스로 오는 도중 호치민 공항에서 transit하면서 치약을 빼앗겼기 때문에 길거리 마트에서 치약 작은 것과 생수 작은 것을 샀습니다. 7,000킵 달라고 하더군요. 천 원이 안 되는 금액이니 꽤 싼거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쌀 것 같습니다.
큰 교차로에는 경찰이 나와 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수신호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일방향 도로이기 때문에 건널목이 없어도 길을 건너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 쪽 방향의 차 흐름만 확인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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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워낙 추운데다 시차 때문에 잠이 안 올 줄 알았는데 2번 정도 살짝 잠이 깼던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잘 잤습니다. 어느 정도 시차 적응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CANADA AIR도 웹 체크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발권을 하고 프린터로 출력을 해 두었지만 그래도 11시 10분 출발하는 항공편에 10시 10분까지는 보딩을 해야 해서 8시 30분 쯤에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침부터 서두른 덕에 9시 40분 쯤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출력을 한 e-ticket을 들고 웹 체크인 전용 카운터로 가니 양면 인쇄된 것은 사용할 수 없다고(종이가 아까워서 인쇄 오류가 난 종이 뒤에 다시 인쇄를 했거든요) 항공권 한 장은 새 탑승권으로 발권해 주었습니다. 한국은 뭘 출력을 해 가든 무조건 새 탑승권을 발권해 주는데 한 면만 인쇄된 e-ticket은 절약 정신을 발휘해서 그대로 사용하더군요. 웹 체크인의 취지에 맞는 정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어차피 새로 항공권을 발권할거면 뭐하러 e-ticket을 출력해오라는건지 모르겠어요.
토론토 국제 공항의 보안 검색은 꽤 철저한 편입니다. 투시기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무조건 가방을 까서 보안 요원이 샅샅히 뒤집니다. 다행히 저희는 무사 통과했습니다. 사실 검색당하는 게 싫어서 여행을 가면 항상 금속이 전혀 달리지 않은 아웃도어(벨트까지 100%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의류를 입거든요.
11시 10분 출발 비행기인데 10시 30분 쯤 탑승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Tim Hortons가 있더군요.
사진은 Barrie에 있는 Tim Hortons입니다. Tim Hortons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저가 커피 체인인데 Tim Hortons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그 흔한 스타벅스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토론토 같은 큰 도시에서도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하는 수준입니다.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에 다른 커피 체인은 경쟁이 안 됩니다. 제 기억으로 카페 라떼 라지 사이즈가 2,000 원도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경쟁이 될 턱이 없지요.
시간이 조금 남아서 한국에 있는 친지들을 위한 간단한 선물을 구입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중앙 통로 1개에 양쪽으로 좌석이 2줄로 있는 작은 비행기입니다. 그래도 나름 좌석 앞에 개인 전용 모니터도 있더군요. 성능은 괜찮은 비행기 같았습니다. 스튜어디스는 한 명 뿐 오히려 두 명의 스튜어드가 더 능수능란하게 승객들을 응대하더군요.
11시 10분에 비행기가 이륙해야 하는데 무슨 사정이 생겼는지 활주로에서 상당히 지연했습니다. 토론토에서 쿠바 아바나를 오가는 캐나다 에어는 기내 음료는 무료지만 이어폰(3 CAD), 베개, 담요 등은 각각 빌리는 비용마저도 charge되더군요. 개인의 취향과 선택을 중요시하는 서구인들에게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무료 기내용품에 익숙해 있던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좌석을 뒤로 젖히는 버튼이 없길래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비상구 앞 좌석은 비상탈출을 방해하지 않도록 좌석이 젖히지 않게끔 항공법 상으로 규제한답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이네요.
이륙한 지 1시간 정도가 지나면 승무원이 보시는 것과 같은 Tourist Card를
무.료.로 나눠줍니다. 별도의 입국 신고서는 없습니다. 쿠바에 입국할 때에는 Tourist Card가 입국 신고서를 대신합니다. 대신 입국할 때 반쪽을 떼어내고 나머지를 출국할 때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름, 성의 순서로 기입하게 되어 있는 일반적인 서류에 비해 Tourist Card에는 성, 이름 순으로 기입하게 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쿠바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50분 쯤에 호세 마르띠 국제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공항은 네팔과 비슷한 분위기(네팔 여행기를 아직 못 올려서 어떤 분위기인지 비교가 안 되겠네요;;;;)입니다. 공항 화장실에는 (당연히) 휴지가 없고 세면대의 수압도 약합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지 전반적으로 건물 안도 어두운 편입니다.
결정적으로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3G망이 꺼지고 GPS마저도 안 잡힙니다. ㅡㅡ;;;;
입국 심사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여권과 Tourist Card를 제출하면 웹캠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끝입니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random하게 여행자 보험을 들었는지 물어보고 안 들었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의무적으로 들게 한다는데 그런 거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 검역 코너에서는 '어디에서 왔냐', '왜 왔냐', '얼마나 머무르냐' 등등의 질문을 꼼꼼하게 하더군요. 영어를 잘 못하는 제가 보기에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세관 코너에서는 짐이 지나치게 많은(우리나라로 치면 중국을 왕래하는 보따리상과 같은) 사람들만 검사하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무사통과입니다. 저희는 당연히 무사통과했지요.
1층으로 나오면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공항이 아니라 시장 바닥 같습니다. 혹시나 해서 정보라도 얻을까 중앙안내소를 기웃거려봤지만 담당 직원이 아바나 지도(4 CUC)를 팔려고 하더군요. 물론 안 샀습니다. 저에게는 완소 Lonely Planet이 있으니까요. ^^
1층 환전소에 사람이 많아서 2층에 있는 환전소에 갈까 잠시 고민했는데 어차피 모르는 곳을 찾느라고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마음 편하게 먹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쿠바에서는 줄을 서는 곳이면 언제나 교통 정리를 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상당히 원칙주의자라서 일행이라고 해도 함께 줄 서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철저히 한 명씩만 줄을 서야 합니다.
쿠바에는 관광객을 위한 화폐와 현지인을 위한 화폐가 따로 있고 이걸 악용해서 환전소에서 환전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기 때문에 환전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봤는데 공항 환전소에서까지(결국 나중에 한번 당하기는 합니다. ㅠ.ㅠ) 환율을 갖고 장난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지폐도 한 장 한 장 제 눈 앞에서 세어 총액을 맞추더군요. 어쨌거나 아이폰의 환율을 계산하는 어플로 즉석에서 계산을 해 보니 대략 맞더군요(이 어플도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현재 시점에서 최신 환율을 계산하는데 쿠바에서는 완전 먹통이어서 한국에서 최종 확인한 환율로 계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그 당시 환전했던 500 CAD의 경우라면 500에 compre(이거 중요!!) 1.1431을 곱한 금액을 받아야 맞습니다. 공항 환전소에서 주는 지폐를 보니 가장 큰 단위가 20 CUC짜리더군요.
환전도 했고 하니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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