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의 Jomo Kenyatta 국제 공항에 현지 시각 7월 30일 새벽 4시 40분에 내렸습니다.
보시는 것이 Jomo Kenyatta 공항의 국제선 청사인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하루 전인 8월 7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이 건물이 홀랑 타 버리게 됩니다. 물론 이 때는 그런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지요.
비행기와 연결된 연결 통로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면세 지역으로 연결되는 게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구역에서 불이 났다고 하더군요. 헐~
Jomo Kenyatta 국제공항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조명이 조금 어두워서 얼핏 보면 좀 낡아 보이지만 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잠깐 들른
화장실은 작기는 해도 보기보다 깨끗하고 냄새 하나 안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입국 심사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비자 확인만 하고 그렇게 번거롭게 챙겨 온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도 안 보는 듯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얼마나 머무르냐고 물어보더니 캠으로 사진찍고 땡입니다.
짐은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보통 속도로 나옵니다. 짐을 찾고 나면 검역소를 안 거치고 곧바로 나올 수 있네요. 그 새벽인데도 공항까지 나와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현지 agency 대표님을 만나서 공항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가기 전에 공항 환전소에서 여행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미화 200불을 케냐 실링으로 환전(1불 당 83.5실링 환율)했고요.
공항 환전소에서는 150실링 정도를 커미션으로 떼더군요. 혹시나 싶어서 아이폰 환율앱으로 계산해 봤는데 딱 떨어집니다. 어느 나라처럼 떼먹고 그런 건 없습니다.
새벽이기는 해도 현지 기온이 12도입니다. 이것도 이상 기온으로 평소보다 따뜻한거라고 하네요. 예년같다면 훨씬 더 추워야 한다고. ㅠ.ㅠ 그러고 보니 마중나온 대표님도 가죽 점퍼를 입고 있고 주변을 지나다니는 현지인들은 털모자에 목도리, 장갑까지 끼고 있습니다;;;;;
제가 케냐로 여행간다고 하니 지인들이 이 더위에 왜 한국보다 더 더운 나라로 가냐고 비웃었는데 케냐는 적도 부근의 나라이기는 해도 7월이 겨울이기 때문에 추울 정도는 아니라도 상당히 쌀쌀합니다. 결론적으로 피서 잘 했죠.
공항 근처의 카페에서 대표님이 사 주신 케냐의 첫 커피(한 잔에 100실링이라는데 솔직히 이 커피는 별로였습니다. 드립 커피를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믹스 커피맛이더군요. ㅠ.ㅠ)를 마시면서 호텔 바우처와 일정표를 받고 투어비 잔금을 결제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건나물, 짜장가루 등(부피가 안 나가는 걸로 좀 챙겨갔지요)을 선물로 드렸고요.
가이드북에 공항 등 공공 건물은 절대 사진 찍지 말라고 되어 있다던데 정말 그러냐고 물어보니 누가 그러냐며 상관없답니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저 위에 있는 공항 청사 사진이죠. ^^
케냐 여행 내내 저희와 함께 한 가이드 겸 운전사의 이름은 '켄 부구와'라고 꽤나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메일로 상의하면서 여행 일정을 짜는 과정 중에 제가 궁금한 게 좀 많아서 대표님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었더니 유난떠는 client라고 생각하고 complaint를 방지하느라 노련한 가이드를 붙여준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죠. ㅡㅡ;;;;
여행사 대표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6시 30분 쯤 되어 암보셀리로 출발했습니다.
도로에 차는 별로 없는데 화물 트럭이 꽤 많습니다. 문제는 규정 속도를 엄하게 강제하는지 화물 트럭들이 굉장히 느리게 달린다는 것이죠.
케냐는 시외 도로도 대부분 왕복 2차선이기 때문에 길을 막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 화물 트럭을 추월하느라 자주 중앙선을 넘게 되는데 가끔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살짝 빗겨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아프리카에서 본 첫 일출입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남짓 지나니 이동통신 사업자가 Airtel Network로 바뀌면서 자동로밍되어 현지 시간으로 표시되더군요.
길을 가다 보면 이런 과일 좌판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시내에 진입하면 속도를 못 내게 과속방지턱을 많이 만들어 놨는데 그 때문에 차가 밀리기 시작하면 행상들이 망에 과일을 담아서 찻길까지 진출해 운전자들에게 과일을 팝니다.
잠시 더 달리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1시간 30분 정도 남기고 켄이 너무 졸립다며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쉬어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안전 운전이 제일이니까요.
케냐의 휴게소들은 대부분 화장실 무료 사용입니다. 휴게소마다 기념품샵이 있고 그 수익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물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휴게소에서는 아무 것도 사지 마시라고 권해드립니다. 흑단 조각이 하도 조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봐 줄 만한 수준입니다만 역시나 너무 비쌉니다.
저희가 여행 내내 타고 다닌 승합차입니다. 지붕이 열리도록 사파리용으로 개조한 차량이지요. 좀 작은 듯 보이지만 맞춤 투어를 했기 때문에 다른 여행자는 없이 세 명이서 자리 옮겨 다니면서 타고 편하게 다녔습니다.
원래 제대로 된 사파리 차량은 보시는 것과 같은 지프 형태지만 실제 사파리를 나가면 별로 차이가 없고 덩치가 크면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기동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퍼지지만 않으면 어떤 차량이든 상관없는데 퍼지는 비율은 차량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다네요.
꽃이 예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봤다면 그냥 예쁘다고 생각하고 끝일텐데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니 확실히 감흥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역시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나이로비 인근 지역의 흙색깔이 아주 짙은 붉은 빛깔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지역마다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15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확실히 평원은 광활하지만 하늘에는 생각보다 구름이 많아 색다른 그림이 많이 만들어지더군요. 케냐 여행 내내 하늘을 바탕으로 구름이 수놓은 다양한 그림들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