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는데도 더위를 먹었는지 다녀와서도 계속 헤롱대다가 다다음날 오전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동안 계속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뻗었다는(더러버라~)... ㅠ.ㅠ
제가 하는 발표가 오후 1시 40분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KTX를 타느라 새벽에 집을 나섰지요. 게다가 발표 준비를 마무리하느라고 거의 밤을 새는 통에 이미 몸은 천근만근인 상태....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지만 부랴부랴 하는 버릇은 제발 좀 고쳐야 하는데 매번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잘 안되네요.
KTX는 이번이 2번째인데 학술대회가 열리는 경주까지 직행편이 없어서 동대구역까지 가서 다시 경주로 가는 새마을호로 갈아타야 했습니다. 지난번 대전에 가면서도 느꼈지만 정말 빠르더군요. 잠 좀 잘라치면 천안, 대전, 동대구에 도착하는 바람에 깊이 자지도 못했습니다.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2시간도 채 안 걸리더군요. 그런데 동대구역에서 갈아탄 새마을호가 KTX보다 좌석간 길이도 더 길고 객차 너비가 더 넓어서 상대적으로 더 편안하게 느껴지더군요. 속도 면에서는 모르겠지만 승차감도 새마을호가 더 좋은 것 같고요. 쩝...
경주역에 내려서 나오니 학회장으로 가는 셔틀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첫날이라서 그런지 버스에 오르는 사람의 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중간에 돌아서 시외버스 터미널을 들렀지만 역시 타는 사람은 없고 15분 정도 달려 학회장이 있는 대명 콘도에 도착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데 수영장인 아쿠아월드(맞나?)가 있어서 애들이 북적거리는 통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더군요. 학회장이 지하 1층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굽이굽이 많이 돌아서 들어가야 하는 점도 마이너스였습니다.
등록 booth를 넓게 배치하고 도우미들을 많이 배치한 점은 좋았습니다. 40명이 넘게 대구 경북 지역 대학에서 고르게 차출을 했다고 하더군요(PK님의 제보에 의하면 나중에 사람들이 몰리니 다소 혼잡했다고 하네요). 대형홀에서 개회식을 진행했는데 첫날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회식이 끝나고 동시에 3군데에서 워크샵을 진행했는데도 제가 첫 발표를 하는 워크샵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보조 의자까지 놓고 앉아서 듣는 바람에 상당히 긴장이 되더군요.
그래도 항상 하던 내용의 발표라서 그런지 예상보다는 많이 버벅대지 않으면서 발표를 한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화면 control을 할 수가 없어서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점이 안습이었습니다. 저는 PPT자료를 만들 때 한 번에 한 줄씩 화면에 띄우면서 presentation을 하거든요. ㅠ.ㅠ
어쨌거나 웍샵을 마치고는 도우미의 차량 지원을 받아 짐을 숙소(회사 콘도인 한화 콘도를 예약하고 왔기에)에 놓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돌아왔습니다. 바로 앞이라고는 하지만 걸어서 갈 거리는 절대로 아니더군요.
저녁은 콘도의 정문에 있는 광장에서 부페식으로 먹었는데 이번 학회 일정 중 가장 안습인 일정이었습니다. 바베큐 파티라고 하는데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거의 군대식 배식 시스템이더군요. 음식도 안습이었지만 서서 먹는 시스템은 정말... 그나마 테이블도 모자라서 화단에 걸터앉아 먹는 모습은 흡사 노숙자를 연상케 할 정도였습니다. -_-;;;
게다가 그날 오락가락 내린 비로 습도가 엄청 높아서 후텁지근한 날씨를 못 참는 저에게는 끔찍한 밤이었습니다. 계속 흘린 땀으로 이미 속옷까지 몽땅 젖은 상태였죠. 저녁을 먹고 몇 몇 선생님들과 호반의 야외 카페에서 생맥주까지 먹고 늦은 시간에 콘도로 돌아왔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서는 에어컨을 예약해놓고는 거실에서 그대로 뻗었습니다.
아침은 한화 콘도에서 먹고 짐을 들고 체크아웃을 한 후 학회장에 들러서 몇 몇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곧바로 올라왔습니다. 회사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물론 저는 해당 사항 없습니다만...) 덕분에 강의는 하나도 못 들었습니다. 아쉽군요(정말?).
연차학술대회 총평
1. 적십자사와 협약도 체결한데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의 두둑한 후원도 받아내는 등 운영진 선생님들이 이모저모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더군요.
2. 죄송하지만 학술 자료집은 훑어본 후 그대로 학회장에 버리고 왔습니다. -_-;;; 항상 느끼는 것인데 대체 다시 보지도 않을 자료집은 왜 그렇게 크고 두껍게 만드는 것인지... 게다가 이번에는 3일 모두 등록한 사람들에게만 가방을 주는 바람에 도저히 들고 다닐 수가 없더군요. 죄송~
3. 그런데 등록하지 않은 발표자에게도 연수 평점은 주는 건가요? 발표 준비하는 것도 힘든데 등록비까지 내라는 것은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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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참석자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오붓한 휴일 나들이였습니다.
참석자는 월덴지기, 보니데, isdo, kh, dakid, 금요일님과 그 친구분이었고 금요일님과 친구분은 오전에 일이 있어 점심 무렵에 합류를 하셨습니다.
10시까지 모이라고 공지를 해 놓고는 정작 제가 장을 보느라고 늦어서 10시 15분에 겨우 도착했네요. ^^;;;
경마일이 아니라서 관람대는 텅 비어 있습니다.
오전이라서 아직 공원은 한산합니다.
운좋게 주말 농장과 조류사 옆에 있는 원두막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앞쪽에는 주말 농장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넓은 잔디밭과 멀리 경주로가 보이는군요.
특별히 어떤 활동을 한 건 아니고 각자 하고 싶은 대로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시원한 원두막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자거나,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점심 식사를 하고 난 후에 저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저녁 식사도 함께 하려고 했는데 각자 저녁 약속이 있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헤어졌지요.
휴일이라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아서 다소 번잡하기는 했지만 평일에 방문하시면 훨씬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을겁니다.
오랜만에 CANCER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웠고, 금요일님과 친구분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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