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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상담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하는 임상가라면 우리나라의 '왕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다들 절감하고 계실 겁니다. 저도 친구 문제로 힘들어 하는 청소년을 거의 매일 만나고 있고요.
작년에 상담을 시작한 한 여학생을 통해 또래 집단 속에서 겪는 여러가지 문제를 간접적이지만 적나라하게 접하게 되면서 제가 그동안 소녀들의 집단 역동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도움을 받으려고 관련 서적을 뒤지다가 찾은 책이 이겁니다.
저자인 레이첼 시먼스는 본인이 따돌림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했는데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유학하던 시절 우연히 자신의 과거 경험과 관련하여 자료를 찾다가 소녀들의 따돌림 문제를 다룬 연구나 문헌이 거의 없다는 걸 우연히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듭니다. 그 이후 3년 간 수많은 여성 피해자, 희생자, 가해자, 방관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서 책으로 내놨습니다.
이 책은 소녀들의 비신체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책입니다. 저자는 이를 대체 공격(alternative aggression)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소년들이 주로 조금 아는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신체적, 언어적 공격을 하는 것과 달리 문화적인 특성 상 소녀들의 세계에서는 갈등을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어렵고, 흉보기, 따돌리기, 소문내기, 욕하기, 조종하기 등을 통해 친구들로 구성된 긴밀한 관계망 속에서 은밀하게 심리적 고통을 주기 때문에 알아내기가 훨씬 더 어렵고 희생자가 입는 상처도 훨씬 깊죠.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소녀들의 은밀한 공격 문화를 풍부한 인터뷰와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낱낱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소녀들의 왕따 문제를 이 책처럼 명징하게 보여주는 책을 저는 아직까지 못 봤습니다.
소녀들의 갈등 문화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꼭 한번 읽기를 권하는 명저입니다. 사례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히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은 빠짐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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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아동은 삶에서 세 가지를 원한다(Michael Thompson)
: 관계, 인정, 권력
* 공격적인 행동의 세 가지 범주
1. 관계적 공격
: 관계나 수용, 우정, 소속감의 느낌을 훼손(혹은 훼손하겠다고 위협)하여 타인을 해치는 행동. 이 때 가해자는 피해자의 우정을 무기로 사용.
2. 간접적 공격
: 표적에게 공격을 가하는 장치로 타인을 이용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소문내기가 있음.
3. 사회적 공격
: 자존감이나 집단 내의 사회적 지위를 훼손하는 것이 목적으로 소문내기나 사회적 배제 등 간접적 공격을 일부 포함함.
* 은밀히 공격하는 소녀들이 모인 교실에서는 교사가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도 희생자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 소녀들에게 삶의 위험은 고립, 특히 무리에서 눈에 띄면 버려질 거라고 느끼는 데서 비롯되는 두려움이다. 한편 소년들은 위험을 함정에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 공격하지 않도록 사회화되고 '완벽한 관계'를 맺는 착한 여자로 키워지므로, 소녀들은 갈등이 있을 때 타협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 결과 사소한 다툼 때문에 관계 자체가 의문에 빠진다. 두 소녀 중 어느 쪽도 '착하지 않은 소녀'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문제는 관계 자체로 확장된다. 갈등에서 사용할 다른 도구가 없으므로 관계 자체가 무기가 되는 것이다.
* 소녀들에게 갈등은 곧 상실이다.
* 소녀들에게는 고독에 대한 두려움이 지배적인 것이다. 실제로 따돌림의 희생자들은 외로움을 가장 많이 떠올렸다.
* 소녀들 사이의 대체공격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 소녀들의 따돌림은 통과의례이며 이겨내야 하는 단계라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관점이 따돌림을 방지하는 전략의 개발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 학교에는 대체공격을 다루는 일관된 전략이 없다. 일과의 구조로 볼 때 교사의 개입은 더 어렵다. 예컨대 쉬는 시간에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 대체공격은 일반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왔다. 예컨대 많은 학교에서 "이렇게 하면 너랑 안 놀아"라는 식의 위협을 관계적 공격이 아니라 또래의 압력으로 여긴다. 연구자들은 학술지에서 소녀들의 관계 조종을 조숙함의 한 형태, 혹은 중심 위치를 차지하고 집단의 경계를 지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설명한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조롱과 심술궂은 농담을 발달상 건강한 경험으로 분류한다. 소문내기와 험담하기는 '경계 유지'라고 부른다.
* 여성 따돌림의 대다수는 주모자의 지시에 따라 일어난다. 주모자의 힘은 지속적이고 은밀한 학대가 진행되는 동안 표면적으로 여성적인 차분함을 유지하는 능력에 있다. 또한 주모자는 집단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
* 관계적 공격은 유치원에서 시작되고, 성별의 차이도 이때 처음 보인다. 이 공격 행위는 아동이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시기가 되면 곧 시작되는데 관계적 공격은 '관계나 수용, 우정, 소속감의 느낌을 훼손(혹은 훼손하겠다고 위협)하여 타인을 해치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종을 포함하여 관계를 무기로 사용하는 행위는 무엇이든 포함된다. 관계적 공격은 간접적인 공격(예컨대 침묵으로 대하는 것)과 일부 사회적 공격(예컨대 소문내기)을 포함한다.
* 소녀들의 사회에서 가장 지독한 공격은 영문을 알 수 없는 공격이고, 그것이 감정의 독처럼 퍼지면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 화내는 이유를 찾지 못하면 안타깝게도 희생자는 이렇게 된 이유를 자기 잘못으로 여기기 쉽다.
* 사회라는 정글에서 살아나기 위해 소녀들은 그들이 보고 들은 것을 의심하는 법과, 위장된 모습 아래에 있는 진짜 감정을 탐색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이 소녀들의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속성이다.
* 싸늘한 표정과 침묵은 위장된 공격의 궁극적인 형태다.
* 가해자들 또한 '소유욕'과 '지배욕'이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 관계의 조건을 통제하는 것은 관계적 공격의 신호다.
* 따돌림의 희생자들이 공통으로 보인 반응은 다음과 같다. "믿기가 두려워요"
* 따돌리는 소녀들이 흔히 무리에서 가장 사회적 기술이 발달한 아이들이라는 사실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 안타까운 사실은 문제가 심각할수록 태연한 척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것이다.
* '미안하다'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갈등을 끝내는 건 소녀들의 신기한 능력이다. 소녀들은 갈등을 거의 동화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내고, 강렬한 고통과 분노의 감정은 이 마지막 소모적인 행위로 느닷없이 끝이 난다.
*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소녀들에게 기본 명제 같은 것이다.
* 여자애들은 늘 지난번에 상대방이 어떻게 했는지 돌이켜 생각한다.
* 인기란 대체로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아 친구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능력에 따라 정의된다. 소녀들에게 고립이 정신적 외상이라면 관계는 힘을 주는 것이다.
* 동맹 결성이 소녀들에게 더없이 매혹적인 것은 공격의 경험이 정당화되는 방식 때문이다. 이들은 일대일 공격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편이 없는 쪽이 잘못한 사람이 된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무작위에 가깝다.
* 연구에 의하면 소녀들이 공격 행위를 하면서 느끼는 죄의식은 다른 사람들과 책임을 공유할 때 현저히 감소한다고 한다.
* 중재자의 중요성은 갈등 공개가 금지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사회에서 더욱 커진다.
* 소녀들의 분노는 가슴속에 깊이 박힌 악의 뿌리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분노는 오히려 친절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비롯된다. 소녀들은 일상의 분노와 상처와 배반과 질투를 다룰 도구가 부족하다. 따라서 그런 감정들은 넘치거나 방출되기 전에 곪아터진다.
* 소녀들의 사회적 자본은 타인과의 관계에 있으므로 고립은 그들의 정체성에 직결된 문제다. 대부분의 소녀들에게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혼자 있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은 없다.
* 소녀들의 자존감 상실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미칠 것 같은 기분이다.
* 이상적인 소녀의 진정한 완벽함은 억제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을 조종함으로써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에 있다.
* 가장 힘든 부분은 잘못된 우정을 학대라는 진짜 이름으로 고쳐 부르는 것이 될 것이다.
* 진실 말하기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알아서 그것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이다. 이들이 진실을 말해야 하는 까닭은 적대적인 문화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두 사람이 비밀을 나누는 것과 비밀을 나눈다는 사실 자체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 구분은 소녀들끼리의 공격이 얼마나 미묘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데 결정적이다.
* 소녀들이 가담하는 대체공격은 의사소통의 만족스럽지 앟은 형태이며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이 소녀들에게 허용되는 유일한 표현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 가장 좋은 부모는 경청하는 부모
* 인정하기 싶지 않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 추방된 아이에게 새로운 활동은 새로운 세상이나 다름없다.
* 담당자나 다른 학부모와 상의하여 미리 그 활동의 사회적 체온을 재라. 아이가 성공할 수 있거나, 적어도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라.
* 아이가 몹시 힘들어한다면 숨쉴 장소를 찾아주어야 한다.
* 일반적으로 가해자의 부모에게는 전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자신들의 양육 기술, 더 나쁘게는 개인적인 모욕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 학교에서 대체공격이 폭력의 실제로 인식될 때까지 부모는 지나치다고 느껴질 만큼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 잘못된 반응의 예
- "다 지나갈거야"
- "누구나 다 겪는 일이란다" -> "너 같은 실패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란다"라고 들림
* 소녀들의 은밀한 공격 문화는 침묵과 고립 위에서 지속된다. 메리 파이퍼가 썼듯이 "우리는 가족을 병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화할 필요가 있다". 부분적으로 이 말은 집 밖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힘과 싸우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의 의문과 두려움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 대체공격과 갈등회피가 소녀들의 삶의 세 가지 영역에서 교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리더십, 관계 폭력,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자존감 상실
* 소녀들의 경우 공격의 사회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공격의 부재다. 소녀들은 공격을 표출할 올바른 방법을 배우지 않는다. 표출하지 않는 법을 배울 뿐이다.
* 소녀들에게 건강한 관계를 선택하도록 가르칠 때에는, 소녀들의 관계에서 복종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어떤 것인지 반드시 인식하게 해야 한다.
* 그렇다면 소녀들에게 공격적이 되라고 가르치라는 말인가? 그렇다. 소녀들의 자존감 상실에 대해 다시 살펴보면, 그 주요 증상은 이상화되고 갈등 없는 관계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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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재난심리 사전교육에 참석했을 때 공짜로 얻은 책입니다. 참석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더군요.
2판을 새롭게 출판하면서 학지사에서 남은 1판 책을 재난심리 위원회에 기증했나 봅니다. 두 번째 페이지에 기증 도장이 찍혀 있더군요. 2판은 아직 못 읽어봤지만 이 책도 충분히 좋습니다.
저도 몰랐지만 이화여대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있었고 이 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그동안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나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피해자와 생존자를 돌보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책은 2008년에 출판된 책이라서 그 노하우를 모두 담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서문에도 소개하고 있듯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더 체계적으로 위기 개입을 하는 미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내용이 참 좋습니다.
참고문헌을 빼면 14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의 책인데도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담고 있어서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충분한 훈련없이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임상가들이 field manual로 참고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Part 1.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기초
1. 심리적 응급처치란 무엇인가
2. 급성 스트레스 반응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리 및 목표
Part 2. 심리적 응급처치의 일반적 지침
4. 심리요원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기술
5. 현장에서의 일반적 행동지침
6. 심리요원의 자기관리 및 고려사항
Part 3. 심리적 응급처치의 실제
7. 단계에 따른 심리적 응급처치
8. 심리적 응급처치의 구체적 방법
Part 4. 심리적 응급처치에서의 선별 평가
9. 평가의 쟁점
10. 선별 평가의 실제
보시는 것처럼 심리적 응급처치의 이론과 실제를 모두 담아내고 있는데 물론 이 책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중에 소개드릴 '위기 개입'처럼 좀 더 comprehensive한 책을 연결해서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위기 개입과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한 권쯤 갖고 계시면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고 2014년 1월에 제목이
'재난과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로 살짝 바뀐 2판이 출판되었으니 이 책을 구입하시면 되겠습니다. 2판에는 1판의 저자인 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선생님과 함께 새롭게 주혜선 선생님이 합류하셨는데 재난심리 사전교육 때 강의를 들어보니 이론과 경험이 모두 풍부하시더군요. 게다가 제가 지금까지 본 심리학자 중 최강 동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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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심리적 개입(Early Psychological Intervention: EPI)이란 재난 혹은 외상사건이 발생한 후 첫 4주 동안 제공되는 모든 종류의 심리적 개입을 지칭한다.
* 위기상태의 사람들은 대개 4~6주가 지나면 평형상태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시기의 개입은 내담자가 위기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현실적으로 위기에 대한 반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때에 삶에서의 주요 변화를 시도한다든지 성격변화를 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인간재해는 자연재해보다 심리적 후유증이 더 만성적이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표
- 심리적 안정을 찾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단기적 기능을 개선한다.
* 초기 심리적 개입에서 생존자에게 심한 스트레스 사건 후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려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재난 후 반응단계
1. 충격단계 혹은 급성단계(0~48시간) : 사건이 일어난 직후의 단계
2. 구출단계 혹은 반응단계(0~1주) : 재난전문가에 따라서는 '영웅기', '밀월기', '환멸기'로 구분
3. 회복단계(1~4주)
4. 재통합단계(2주~2년)
* 재난 생존자의 경험
1. 죽음에 대한 각인
2. 생존자의 죄책감
- 자기비난에는 행동에 대한 비난과 성격에 대한 비난이 있다.
- 대개는 어떤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더 느낀다.
- 자신의 성격이 어떠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더 부적응적이다.
3. 심리적 마비
4. 도움에 대한 갈등
5. 의미에 대한 추구
- 생존자는 재난을 설명하고 이것에 대한 숙달감을 얻기 위해 그들의 경험을 개념화하려는 노력을 한다. '개념화(formulation)'는 심리적 처리과정의 핵심과정이다.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것이 인생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게 된다.
* Caplan의 대처방법
- 스트레스가 되는 일을 바꾸는 것
- 상황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
- 스트레스 사건이 지나가거나 좀 덜 힘들어질 때까지 견디는 것
* 다음과 같은 부적응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특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 상실을 경험하고도 상당 기간 동안 감정을 최소화하고 부정하는 것
- 술이나 마약을 하는 것
-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일에 파묻히는 것
- 주위 사람들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
* 재난 후 심리적 개입은 생존자의 고통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자기 앞에 놓인 여러 과제나 도전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원칙
- 근접성
- 즉시성
- 기대성
: 상담의 배경을 가진 심리요원은 생존자의 반응을 병리화하기 쉬운데,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스트레스 반응이 장기화되도록 이끈다
- 단순성
: 재난상황에서는 짧고 단순한 개입이 효과적이다. 생존자들은 혼란과 무력감을 느끼며, 주의나 사고의 폭이 상당히 좁아져 있다. 따라서 전문적 용어의 사용이나 심리치료적 기법의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
* 심리적 디브리핑
: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생존자에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반응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써 대개 집단으로 행해진다. 교육적인 개입으로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심리적 디브리핑은 재난 발생 후 48시간에서 72시간 내에 행해지며, 15~20명 정도의 집단으로 실시한다. 다분히 인지적으로 지향된 절차이다.
-> 최근에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자의 재적응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생존자가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때가 아니면 제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심리적 응급처치는 비정상적인 사건에 반응하는 정상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심리치료와 다르다. 따라서 심리적 응급처치는 생존자들을 병적으로 보거나 환자 취급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비정상적인 사건에 대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심리요원의 전문성과 관련된 자질
: 생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에 공감해 주고, 그들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존재라고 힘을 실어 주는 것(empowering) 또한 일반적인 상담자의 자질인 동시에 심리요원의 필수 자질이다. 공감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내적 상태가 어떨 것인지를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지, 결코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생존자의 분노와 행동에 동의를 해 주는 것이 아니다.
* 항상 모든 질문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심리요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본다거나 현재의 문제 해결에 당장 필요하지 않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질문의 적절성을 알 수 있는 기준은 '내가 방금 한 질문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인가?' 하고 스스로 되물어보는 것이다.
* 과거의 감정보다는 현재 나타내고 있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은 오래전에 발생했던 일에 대하여 여전히 강한 감정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현재의 감정에 대해 공감해 주는 것이 문제 해결에 훨씬 효과적이다.
* 심리요원이 정확하지 못한 감정 공감을 하거나 상대방이 심리요원의 감정 공감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사과하지 말고 대신 상대방에게 그가 느끼는 것에 대하여 좀 더 설명하도록 부탁하고, 다시 그 감정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재난현장에서는 심리요원이 생존자에게 중요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에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적인 표현을 하거나 부정적인 자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생존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 현장에서의 기본 지침
- 생존자의 얘기를 들어 주는 동안, 간간이 생존자가 어떠한 자기보호 행동을 취해 왔는지를 찾아내어 그것을 강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생존자로 하여금 무력감을 덜 느끼게 해 준다.
- 심리적 응급처치의 목적은 극심한 정서적 충격을 안정시키고, 당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적응적 회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 절대로 충격적 경험 자체나 애도반응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심리요원이 피해야 하는 행동들
- 생존자들이 현재 어떤 마음상태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안다고 추측하지 말아야 한다. 생존자들을 병리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증상', '진단', '정신장애' 등과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아야 한다.
- 무력한 상태에 있는 생존자들을 은연 중에 낮추어 대하거나, 생존자들의 실수나 장애, 약점, 무력함 등에 초점을 두지 말아야 한다.
- 모든 생존자들이 심리요원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거나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리요원과 대화를 나누지는 않더라도 심리요원이 현장에서 지지적이고 안정된 모습으로 오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심하고 스스로 대처능력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상담자가 말하는 내용의 처음 3분의 1 정도의 내용이 가장 잘 기억되므로, 중요한 내용은 앞부분에 제시하는 것이 좋다.
* 심리요원의 소진 이유(James & Gilliland, 2001)
- 역할 모호성(role ambiguity)
- 역할 갈등(role conflict)
- 역할 과부하(role overload)
- 불합리성(inconsequentiality)
- 고립(isolation)
- 자율성(autonomy)
* 심리요원의 소진 단계
- 1단계 : 열정(enthusiasm)
- 2단계 : 침체(stagnation)
- 3단계 : 좌절(frustration)
- 4단계 : 무감각(apathy)
* 첫 접촉과 라포 형성
- 소개가 이루어진 이후 일차적으로 물어봐야 하는 것은 지금 당장 생존자나 가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특히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최우선적 순위를 차지한다.
-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먼저 부모나 다른 보호자에게 심리요원을 소개하고 아동/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는지 허락을 구하는 것이 좋다.
* 가족이나 가까운 이가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주의
- 사람들마다 애도와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상대방이나 자신의 슬픔의 표현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도 피하고, 다른 이들의 표현 방식을 존중해야 함을 설명한다.
- 곧바로 위로하려 들기보다는 상대방이 그 사실에 대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매우 강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날 것임을 미리 예상하되, 초기의 그와 같은 강한 정서적 반응은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 심리요원은 단순히 사회적 지지 체계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하기보다는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적극적 행동을 유도한다.
- 사망자의 유품이나 사체, 사진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가급적 가족구성원들이 소집단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때 아동/청소년은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나치게 세부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아니어도 사망자의 발견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심리요원이 가급적 피해야 하는 말들
-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 그분은 아마 지금 좋은 곳에 가 있을 거에요
- 그분의 삶이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 적어도 숨이 빨리 끊어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다른 얘기를 하도록 하지요
- 이 일을 극복하도록 노력하셔야 해요
- 당신은 이 일을 극복할 만큼 강한 사람입니다
- 이런 큰 일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 당신은 곧 나아지실 거에요
- 당신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어요
- 현재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충분히 애도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 적어도 당신은 살았으니 다행이에요
- 그건 아마 신의 뜻이었을 겁니다
- 신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십니다
* 심리요원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반응
- 슬퍼하고 있는 이에게 그런 반응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사망한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사용한다(가급적 '망자'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 것)
* 생존자나 가족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쇼크 반응
- 초점이 없는 멍한 눈빛
- 질문에 답변이 없거나 느림
- 행동에 지향점이 없음(의미 없거나 목적 없는 행동을 반복)
- 강한 정서적 반응(울음을 그칠 수 없음, 숨쉬기가 어려움, 몸을 앞뒤로 흔듦)
- 통제할 수 없는 강한 신체적 반응(부들부들 떨림)
- 미친 듯이 뭔가를 찾는 행동
- 위험한 행동의 시도(차도에 뛰어들기 등)
* 생존자가 혼자 있고 싶어하더라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있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다
* 생존자가 극심한 심리적 반응을 보이면서 진정이 되지 않을 경우 사용하는 질문들
- 지금 제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를 바로 쳐다보세요
- 당신 이름은 무엇인가요? 지금 여기는 어디지요?
- 우리가 방금 직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 몇 가지만 말해 보세요
- 지금 몸이 의자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 보세요. 손바닥이 의자 손잡이에 닿을 때 촉감이 어떻습니까? 발이 바닥에 닿고 있는 그 느낌은 어떻습니까?
*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
1단계 :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존자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털어놓는다면 그중에서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도록 한다.
2단계 :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구체적인 행동 계획 수립)
3단계 :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개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의 달성 과정에 생존자들을 어떻게든 참여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능동적인 의사결정자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
* 평가의 중요성
- 생존자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전인적 존재로 보지 못하고 정서적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서가 일단 안정되면 눈에 띠는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조기에 종결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반응들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리요원은 정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영역까지 평가해야 한다.
* 생존자의 정서반응(Crow, 1977)
- 분노 :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 불안이나 두려움 : 가장 전형적인 반응
- 슬픔 : 자살 사고에 주의
* 화가 난 생존자에게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 더 효과적이다.
* 불안이 주된 정서 반응이라면 면담을 구조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면담의 구조가 불안을 감소시킴으로써 정보의 수집이 용이해질 수 있다.
* 생존자의 인지적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외상적 사건이 있은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라도 심리적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 생존자가 외상적 사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반응이 생존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 인지적 반응은 크게 위협, 상실, 위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존자의 시간 개념은 인지적 반응과 관련이 있는데 위반은 현재, 위협은 미래, 그리고 상실은 과거와 관계가 있다.
* 평가 과정에서 반복되는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생존자가 특정 인생 차원을 빈번하게 언급할수록 그 영역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생존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외상적 사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때 유용한 전략은 타당화다. 생존자의 경험과 감정이 타당화되면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하려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외상적 사건이나 위기에 대한 행동적 반응
- 접근(approach)
- 회피(avoidance)
- 부동(immobility)
* 자살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지금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혹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시작하라.
* 약물 치료는 회피, 부정, 정서마비 증상보다는 우울, 불안, 과민반응 등의 증상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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