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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죠(맹세코 저는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와 히라노 게이치로를 헷갈리지 않을까요? ^^
노파심에 말씀을 드리자면 히라노 게이치로는
'일식'으로 1999년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걸출한 작가로 월덴 3에서도
'달',
'장송' 등의 소설과
'책을 읽는 방법(2006)' 같은 독특한 책까지 소개를 드린 바 있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에 비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가 좋아하는 류의 작가가 아닙니다. 그나마 소프트하다(?)고 할 수 있는 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인, '용의자 X의 헌신'은 영화로만 봤고 그 외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살인 사건을 다루는 추리물이라서 그냥 통과했거든요.
그런데 어찌 보면 가장 히가시노 게이고 답지 않다고 평가되는 작품인 이 소설은 올해 제가 읽은 소설 중 최고의 흡인력을 자랑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전혀 내용을 짐작할 수 없기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내용은 소개하지 못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에 더해 독특함까지 장착해서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팬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실 지 모르겠으나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니까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번역하신 양윤옥 선생이 강조해서 언급했듯이 범죄자의 컴컴한 악의 대신 인간 내면에 잠재한 선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모든 세대를 감동에 빠뜨리는 기적에 대한 완벽한 구성이 있습니다.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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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2002년 작 '장송(葬送, 2002)'을 북 크로싱합니다.
'일식'과 '달' 이후로 3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본인 스스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썼다고 하는, 200자 원고지 5,500매에 달하는 초 대작입니다. 분량이 1,612페이지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하드커버 양장본 2권으로 분책되어 출판되었습니다.
혁명의 격변기였던 1840년 대 파리를 배경으로 쇼팽, 들라크루와, 조르주 상드 등 그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의 관점에서 그들의 삶과 고뇌, 작품 세계를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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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출판사의 책을 보이코트 하기 전에 사 둔 책이니 꽤나 오랫동안 묵혀두었다 읽은 셈이 된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편소설입니다.
사실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걸출한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그의 소설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책을 읽는 방법(2006)'이라는 slow reading을 주장하는 책이었죠. 그 책이 워낙 인상깊게 읽혔기에 이후로 최연소 아쿠타가와 수상작이었던 '일식(1999)', '달(1999)'도 연이어 읽었더랬죠. 물론 두 권 다 생각만큼 좋았습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은 처음 볼 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금방 적응되어 쉽게 읽히면서도 흡입력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일식'에서는 의고체를 사용한데다 배경이 15세기 후반인데도 그랬고 '달'에서는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데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200자 원고지 5,500매에 달하는 초대작 '장송'입니다. 국내에는 두 권의 책으로 발매되었고 1권이 709페이지, 2권이 903페이지로 총 1,612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이죠.
그가 일식과 달 이후로 3년 만에 내놓은 작품인데 1840년 대 혁명의 파리를 중심으로 음악가 쇼팽과 화가 들라크루아, 쇼팽의 연인이었던 작가 조르주 상드를 중심으로 그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삶과 고뇌, 예술을 대하는 그들의 시각을 그야말로 촘촘하게 구성한 소설입니다. 쇼팽이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의 곁을 떠나 파리로 돌아온 날로부터 이 소설의 프롤로그이기도 한 쇼팽의 장례식 장면까지 약 3년 동안의 기록을 소설로 옮긴 겁니다.
저자 스스로 '일식(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전환)', '달(일본의 근대화 시작)', '장송(입헌군주제에서 공화제로 전환)'을 전환기 3부작이라고 명명하고 있으니 이 책은 그야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소설은 구상 단계까지 포함해 4년을 온전히 쏟아부었다고 말할 정도로 방대한 양의 자료 수집 및 조사, 현지 답사를 진행하였는데 그 강박에 가까운 집착과 열정이 흡사 움베르토 에코를 연상케 하더군요.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하는 그 자신감에 저도 모르게 동의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입니다. 게다가 엄청난 분량인데도 숨쉴 틈 없이 읽히네요. 이렇게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작품을 읽는 건 그것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죠. 시오노 나나미도 염려하고 있듯이 혼신의 힘을 기울인 나머지 젊은 나이에 스러져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의 한 마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히는 게 작가의 임무다. 그 시대의 세계관을 사회에 알리고 세상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소설쓰기다"
덧. 개인적으로 조르주 상드의 딸 솔랑주는 정말 짜증나는 캐릭터였습니다. 저렇게 심성이 비뚤어진 자식이 있다면 아무래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네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두 권을 한 세트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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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읽은 심리 문제를 다룬 소설 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강력 추천부터 한방 날리고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 히라노 게이치로, 오쿠다 히데오 3명을 꼽곤 했는데 오늘부터 덴도 아라타를 추가합니다.
덴도 아라타는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본인도 그런 문제로 상처받은 기억이 있지 않나 의심될 정도로)로 가정 내 아동 학대, 성범죄, 학교 폭력 등의 사회 문제에 천착하는 작가로 하나의 작품을 쓸 때마다 모든 등장 인물과 배경, 장소 등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설정해서 현실과 같이 만들어놓지 않으면 집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1996년에 등단했는데도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이 몇 편 안 됩니다. 움베르토 에코와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영원의 아이는 무려 5년 8개 월이나 걸린 과작으로 작가 스스로도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안은 채로 축하해야 마땅할 장소에서 행복하라고 말하며 웃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97년 경부터 집 밖으로 거의 나올 수가 없었고 긴장성 두통, 불면으로 힘들어하며 집필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악전고투 끝에 나온 책이어서 그런지 1,560페이지나 되는 엄청난 분량의 소설(2권의 하드커버)인데도 그야말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 속에서 정신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물, 장소, 분위기의 묘사가 생생한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도 각 등장 인물의 마음이 그대로 달라붙어 희노애락을 동일 시점에서 똑같이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걸 알고 꽤 많은 트위터 친구분들이 자신에게 치유가 되는 좋은 책이었노라고 멘션을 주셨는데 무슨 말씀인지 이제 확실히 이해가 됩니다. 학대받은 상처가 없는 저도 치유되었거든요.
꼭 읽으셨으면 하는 대상군은 부모-자녀 관계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입니다. PTSD due to Family Problem을 다루는 임상가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꼭 읽으세요.
덧. 가정 학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은 수잔 포워드의
'독이 되는 부모'를 읽고 나서 이 소설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덧2. 덴도 아라타의 책은 국내에도 몇 작품이 번역되어 있지만 고독의 노랫소리, 애도하는 사람은 제가 보이콧하는 문학동네에서 출판되어 저는 읽을 수가 없네요. '가족 사냥'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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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오쿠다 히데오는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작가입니다. 13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공중그네(2004)'도 있었고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는
'올림픽의 몸값(2008)'도 소개를 했었죠.
올림픽의 몸값을 소개하는 포스팅에도 썼지만 오쿠다 히데오는 무라카미 하루키, 히라노 게이치로와 함께 제가 좋아하는 3대 일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세 작가는 공통점이 거의 없어 보이는 전혀 상반된 캐릭터입니다만...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으면 항상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만화 'GTO'가 떠오르거든요;;;;
이 작품은 공중그네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듬해인 2005년에 선을 보였습니다. 3년 뒤 '올림픽의 몸값'에서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엽기성과 코믹함이 사라져서 개인적으로 살짝 실망했는데 남쪽으로 튀어는 오히려 작가의 유머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인 양윤옥 선생이 번역하셔서 글 맛은 염려할 것 없고요.
사실 이 작품은 역자 후기에도 있지만 '진지함'과 '명랑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사회주의가 이미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21세기 일본에서 혁명 세대들은 모두 어디 갔는지 궁금했던 것에서 시작(우리나라의 386세대의 행방과 비슷하게 느껴지죠)해 제도권 교육의 맹점, 시민운동의 허구성, 자본주의 체제의 무한 경쟁과 같은 사회 문제들을 무리없이 버무려서 잘 비벼놓은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는 2006년도 전국 서점직원들이 뽑은 가장 권하고 싶은 책 '2006 서점대상'과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의 스탭들이 뽑은 '올해의 책' 베스트 1위에 당당히 선정된 걸작입니다.
내년에 임순례 감독이 영화화해 개봉한다고 하니 미리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기파 배우인 김윤석씨가 주연을 한다고 하니(아마도 아버지인 우에하라 이치로 역할일 듯) 재미있을 것 같네요.
닫기
* 어른들에게는 어른들의 사정이 있는 법이다. 나는 그저 열한 살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다.
*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풀려나가는 건 아니다. 한 가족이라 해도 저마다 따로 살아가는 것이다.
* 상식에서 벗어난다는 건 어딘가 유쾌한 일이었다.
* 따스한 기분이 되었다. 이별은 쓸쓸한 것이 아니다. 서로 만나 함께 어울리다가 와 닿게 된 결승점이다.
* 깨끗한 이별이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센티멘털한 기분에 빠지는 건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린이에게는 과거보다 미래가 훨씬 더 크다. 센티멘털한 기분에 빠질 틈이 없는 것이다.
* 소형 트럭의 짐칸에 올라탄 여자애들은 그야말로 여름 그 자체처럼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한 발 빠르게 여름방학이 찾아온 것 같았다.
* 이 사회는 새로운 역사도 만들지 않고 사람을 구원해주지도 않아.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야.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줄 뿐이야.
*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덧. 올림픽의 몸값을 북 크로싱할 때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을 소개해 달라는 댓글이 달려서 이 책 이야기를 했는데 드디어 소개합니다. 북 크로싱도 할 예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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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로 유명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두 번째 작품인 '달'을 북 크로싱합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몽환적이고 독특합니다. 푹 빠져서 읽으시면 시간 잘 가실겁니다. ^^
이 책에 대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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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으로 1999년 당시 아쿠타가와 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가 같은 해에 쓴 소설입니다. 발표되자마자 '일식은 천재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았다'는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역시 어렵지만 재미있다는 평이 쏟아졌던 작품입니다.
'책을 읽는 방법'을 처음 접한 이후 작가의 글 솜씨에 반해 작품이 발표된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며 읽고 있는데 이 소설 역시 제 기대를 확실히 충족시켜주더군요.
지금으로부터 약 백 여년 전의 일본이 주 무대로 젊은 시인이 여행을 떠났다가 뱀(?)에 물려 의식을 잃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 꿈인지 생시인지, 꿈이 생시인지, 생시가 꿈인지 헷갈리는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흥미를 유발합니다. 묘한 인연이 계속 얽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상당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종반부에 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반전까지...
다 읽고나니 일본 독자들처럼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소설, '달'
독특한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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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리뷰한 적이 있는
'책을 읽는 방법'을 쓴 히라노 게이치로가 1999년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작품입니다.
대학생 신분으로 쓴 작품인데 출판되자마자 일본 전역에 히라노 열풍을 일으키며 4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죠.
이 책을 읽어보게 된 이유는 단지 '책을 읽는 방법'에서 보여준 그의 쉽고도 맛있는 글쓰기에 반해서입니다. 소설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한몫을 했고요.
결론은 역시나!!
시대 배경이 15세기 후반인데다 문장도 '의고체'라서 매우 읽기 어려울 것으로 각오를 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히더군요. 어려운 한자어가 많이 나오지만 일본 서적을 번역한 옛 전공 서적에 익숙한 세대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의미를 짐작할 수 있고, 우리가 영어로 된 책을 볼 때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문맥을 따라 읽기에 그리 어렵지 않듯이 이 책도 마찬가지로 쉽게 읽힙니다.
오히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은 절절한 묘사에 푹 빠져 읽다보면 어느새 많은 책장이 넘어가 있습니다. 서사 구조가 단순한 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빠르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중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소설 이곳 저곳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좋고요.
1999년 당시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왔을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는데 최근에 그의 글솜씨에 반한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그의 대표작들이 거의 번역되어 있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흡입력이 뛰어나고 쉼없이 빠르게 읽히는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일식'말고 다른 소설들도 다 한번 읽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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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8월에 북 크로싱 할 책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
리뷰 포스팅 참조)'입니다.
이 책 역시 심리학 책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책을 포스팅해도 되지만 워낙 좋은 책이라 나중에 다시 읽어보기 위해 소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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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권을 읽어도 뼛속까지 완전하게 빨아들여라!'라는 문구가 강렬해서 손에 잡은 책입니다.
이 책은 독서량과 책 수집벽을 자랑하는 책벌레들의 뒤통수를 통렬하게 후려갈기는 홈런과 같은 책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도 올해는 몇 권이나 읽었는지, 내가 읽은 베스트셀러를 저 사람도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이 무에 중요한지요.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아닐까요?
스피드가 미덕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히라노 게이치로는 주위에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독서를 위해 '속독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잘근잘근 씹어가면서 단물을 쪽쪽 빨아먹으면서 보자고 꼬십니다. ^^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slow reading의 기초편으로 '양에서 질로의 전환'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slow reading이란 무엇이고 느리게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부분이죠.
2부에서는 slow reading의 테크닉편으로 '매력적인 오독의 권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를 간파하는 것 뿐 아니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오독하기, 관점 비틀기를 하는 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죠 . 동사, 조동사에 주의를 하라든가, 사전찾는 습관을 기른다든가, '왜' 라는 의문을 갖자라든가, 소리내어 읽지 말자든가, 남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읽는다든가 하는 쏠쏠하게 유용한 TIP이 꽤 있습니다.
2부로도 충분하건만 3부에서는 slow reading 실천편으로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실제로 읽으면서 slow reading을 연습까지 해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1975년 생으로 촉망받는 일본의 현대 작가입니다. 번역이 잘 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참 쉽게,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징하게 드러내더군요.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글쓰기를 한달까요? 그래서 나중에 이 작가의 소설도 몇 권 읽어보려고 책 이름을 찾아서 스크랩을 해 두었습니다.
'책을 읽는 방법'이 뭐 별다른 것이 있겠습니까? 그냥 즐겁게 푹 빠져서 읽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냥 편하게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을 읽을 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한 템포 늦추면서 읽게 되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덧. 일본 작가인 만큼 일본 고전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부분이 많은데 마음에 딱 와 닿지 않아서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덧2. 이 책의 리뷰를 보면 울컥하는 책벌레들이 많던데 히라노 게이치로가 슬로 리딩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는 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소설 영역에 국한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계발서나 전공 관련 서적은 제 생각에도 조금 예외인 것 같고요. 그리고 뭐 자기에 맞는 독서법을 찾으면 되는거지 예민하게 울컥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다독을 포기할 것도 아니면서...
덧3. 히라노 게이치로는 블로그에 독서감상문을 쓰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 중 하나라고 하네요. 역시 젊은 작가라서 그런지 블로그와 같은 소통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아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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