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난 후 소화도 시킬 겸, 구 시가 광장으로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천문시계 앞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는군요.
주말이라 그런지 시청 앞에 관광객을 태우고 시가를 도는 마차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말발굽이 포석에 닿는 소리는 경쾌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비쌀 것 같아서 패스~
구 시가 광장에 장터가 섰는지 사람들이 어디나 빼곡한데 맥주 회사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무대 공연이 한창입니다.
역시나 맥주에는 흥겨운 노래와 춤이 제격이죠. ^^b
그렇지 않아도 원래 사람이 많은 곳인데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더군요.
장터 여기저기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데 사람들이 들고 다니면서 요기를 합니다. (저 녀석 너무 노골적으로 먹고 싶다는 뻐꾸기를 날리는군요) 측은하게 쳐다보는 주인의 표정이 압권~
스메타나 박물관으로 가는 도중에 마리오네뜨 인형을 파는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음악에 맞추어 마리오네뜨를 조종해 춤추게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의 사람과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정교하게 움직이더군요. 생활의 달인 수준입니다. 동영상으로도 찍어 왔는데 다시 봐도 정말 예술이네요. 갑자기 가족 관광객이 방해만 하지 않았으면 더 오래 볼 수 있었을 것을. 참 아쉽습니다.
스메타나 박물관(Bedricha Smetany Muzeum)은 구 시가 광장쪽 까를교 근처에 있습니다. 스메타나는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지요. 까를교 근처라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구석에 숨어 있어 찾기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앞에 노천 카페가 있어서 더욱 헷갈립니다.
백조 한 마리가 물 위에 서(?) 있습니다. ^^
블타바 강에는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허가를 받은 사람만 낚시를 할 수 있다고 하죠.
까를교 뒤쪽으로 프라하 성이 보이는 위치라면 대충 어디쯤인지 아시겠나요?
스메타나 박물관의 입장료는 50K입니다. 대신 사진 촬영을 하고 싶으면 30K를 더 내야 합니다. 1층에 티켓 판매소에서 표를 사서 2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입구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고 지도에 방문객의 국가를 표시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한국 사람도 많이 다녀갔네요.
스메타나 박물관은 공간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잘 꾸며놓았습니다.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합니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2층 맨 안쪽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를 상징하는 악보대가 놓여있습니다.
지휘석에 가면 곡명이 적힌 악보대 위치 표식이 있는데 지휘봉을 들고 해당 악보대를 향해 누르면 정해진 곡이 흘러나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것이죠.
스메타나 박물관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7시에 닫습니다. 프라하의 박물관 중 상당히 늦게까지 여는 박물관 중의 하나입니다.
스메타나 박물관을 둘러보고 카프카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까를교를 건넜습니다. 사진의 악단은 나름 상당히 유명한 분들이죠. 한국의 가이드 북마다 소개되는 분들인데 애드립이 뛰어난데다 연주 실력도 괜찮습니다. 직접 녹음한 CD를 현장에서 팔기도 하는데 너무 비싸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뒤에 보면 열기구가 보이실텐데 보통의 열기구와 달리 열기구 밑에 의자가 달랑 매달려 있고 거기에 앉아서 경치를 감상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온몸을 때리고 지나가는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멋진 체험... -_-;;;;
까를교도 주말 인파가 몰려서 정신이 다 없습니다. 역시 여유있게 보려면 평일에 가야합니다.
까를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아랫길로 접어들어 그 길을 계속 따라가면 카프카 박물관에 다다르게 됩니다.
카프카 박물관(Franz Kafka Muzeum)은 프라하를 상징하는 작가 카프카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입장료는 120K로 비싼 편입니다.
카프카 박물관의 명물이었던 오줌누는 동상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수리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리얼한 모습은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
보시는 것이 박물관 입구인데 정작 티켓은 반대편에 있는 기념품 샵에서 팝니다. 아무래도 상술 같은데 그런다고 기념품을 먼저 살까보냐~
카프카 박물관의 분위기는 카프카의 작품 세계를 상징하듯이 어둡고 암울한 느낌을 줍니다. 다 보고나면 기분이 울적해질 정도~
카프카 박물관을 둘러보고 지하철로 Mustek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체코를 떠나기 전에 알폰소 무하 박물관(Alphonse Mucha Muzeum)도 살펴보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쉽게 찾았습니다. 지금 보니 절대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로 앞에 가야지만 박물관 입구인지 알아볼 수 있게끔 해 놨더군요. 아 놔~
무하 박물관의 입장료도 비싼 편이어서 120K나 됩니다. 게다가 사진 촬영도 안 됩니다. 스메타나 박물관처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7시에 닫습니다.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소 무하의 다양한 그림과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는데 그림이 정말 매혹적입니다. 언뜻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그림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요. 입장료는 비싼 대신 화장실은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둘러보고,
하벨 시장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딸기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 먹었습니다.
한 개에 25K인데 샤베트와 비슷합니다.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하벨 시장에 가서 선물용으로 나무 책갈피를 샀습니다. 한 개에 50K인데 꽤 정교하게 만들어서 선물용으로 괜찮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출한 김에 사과도 샀는데 1알에 25K나 받더군요. 완전 도둑놈 심보입니다. 그래도 싱싱은 하기에 그냥 사 먹었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물, 콜라를 한 병씩 샀습니다(공항은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니). 5시 30분 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호텔 직원에게 한국의 토속적인 냄새가 나는 휴대폰 줄을 선물로 줬습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한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선물을 갖고 나가면 여러가지로 좋더군요. 고마운 현지인에게 선물로 줘도 의미가 있고요. 저희는 주로 휴대폰 줄을 애용하는 편입니다.
지하철로 데비즈카역으로 이동해서 마침 대기하고 있던 119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공항까지는 20분 쯤 걸리는데 공항 비슷한 곳에서 내리지 말고 사람들이 거의 다 내리는 곳까지 기다렸다 내리세요.
우리나라 항공사의 발권 카운터는 181~188번입니다. 인터넷으로 좌석 예약을 해 둔터라 발권은 금방 했는데 항공사 사정으로 20분 연착이 된다고 하여 공항 면세점에서 초컬릿(119K)을 사고 남은 동전(17K)은 탈탈 털어 donation을 했습니다.
출국 심사 때에는 짐 검사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보딩을 하려고 하니 그 앞에 검색대가 있네요. -_-;;;
투시기에 골드나 크리스탈 비슷한 것이 잡힌다고 공항 직원이 제 짐을 열어봤는데 알고 보니 황금 소로에서 산 금속 북마크더군요.
이렇게 체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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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y ticket : 100K X 2 = 200K
* 점심 식사(우 베이보두)
- 족발 : 259K
- 다크 필스너 : 29.9K X 2 = 59.8K
- 팁 : 15K
* 스메타나 박물관 입장료 : 50K X 2 = 100K + 30K(사진 촬영 티켓 구입)
* 카프카 박물관 입장료 : 120K X 2 = 240K
* 무하 박물관 입장료 : 120K X 2 = 240K
* 딸기 아이스크림 : 25K
* 나무 책갈피 구입(하벨시장) : 50K X 10 = 500K
* 사과 : 25K X 2 = 50K
* Malostranska역 가판대에서 구입한 물, 콜라 한 병 : 55K
* 공항 면세점에서 산 선물용 초컬릿 : 119K X 2 = 238K
* 초컬릿 : 69K
* 공항 donation : 17K
덧. 무려 7개월에 걸친 체코 여행기를 드디어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