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Barajas 국제 공항은 전형적인 오래된 유럽 공항 분위기인데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계단을 이용해야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뭡니까 이거 여행 첫날부터... 헥헥~ 아구 힘들어~
어차피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으니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출입국 심사줄이 길어지는 걸 보고 일부러 뒤로 빠져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씻고 짐 다시 packing하고 느긋하게 쉬다가 심사를 받았습니다. 전광판을 보니 전자 여권 소지자나 EU 시민이 아니면 3, 4, 5, 6, 7 , 9, 10번 창구에서 심사를 받으라고 되어 있네요.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는데 관광객이 워낙 많이 드나드는 나라라서 그런건지 새벽이라서 그런건지 몰라도 여권조차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형식적으로 통과시켜줍니다.
확실히 새벽은 새벽입니다. 공항 청사가 생각보다 넓지는 않지만 정말 한산하죠. 쌀쌀한 날씨라고는 하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별로 춥지 않게 느껴집니다. 반팔로 다녀도 될 듯합니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윈드 브레이커는 괜히 갖고 왔더군요. 짐만 되었습니다.
청사 밖으로 나가니 새벽 시간임에도 대기 중인 택시가 끝을 모르고 열을 지어 서 있습니다.
맨 앞으로 가서 택시에 탔는데 미국처럼 운전석과 뒷자리가 칸막이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자그마한 창문이 달려 있어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걸 보니 완벽하게 분리하는 방식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운전석과 뒷자리 사이에 칸막이가 있는 택시는 마드리드에서만 봤습니다. 다른 도시에는 이런 택시가 없더군요.
새벽이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었으면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이동할 수도 있었는데 어느 자료에서나 새벽 또는 밤 늦은 시간에는 마드리드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을 삼가라고 되어 있어 이를 충실히 따랐습니다. 괜히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Barajas 국제 공항은 마드리드 북동쪽 15km에 위치하고 있어 택시로 대략 20분 정도 걸립니다. 택시 기사분이 나이가 좀 지긋한 분이었는데 제가 목적지를 발음해도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지도를 보여주니 대번에 알아차리고는 목적지까지 알아서 갔습니다.
새벽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거리는 아직 한산합니다.
호텔 앞에 도착하니 영수증을 출력해서 요금이 맞나 확인해보라고 줍니다. 스페인의 모든 도시에서 택시기사가 영수증을 주는 건 아니고 달라고 해야 주는 곳도 있습니다.
미터기 요금으로는 18.5유로가 나왔고 공항 통행세로 5.5유로를 합산해서 총 24유로가 나왔습니다. 가이드 북에는 트렁크에 싣는 짐 값으로 가방 하나 당 1유로를 더 내야한다고 되어 있던데 요구하지 않더군요. 금액 뿐 아니라 이동거리와 타고 내린 시간이 써 있어 저처럼 여행 일지를 쓰는 사람에게는 참 편리하더군요. Barajas 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 15.3km에 17분이 걸렸네요. 통행이 뜸한 새벽 시간임을 감안하면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것처럼 대략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호텔에 도착해보니 문이 닫혀 있습니다. 새벽에는 문을 닫고 근무하는 것 같습니다. 용건이 있으면 벨을 누르라는 쪽지가 붙어 있어 벨을 누르니 곧바로 직원이 나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Preciados 호텔은 전형적인 유럽풍의 호텔인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호텔인데도 제가 예약하던 당시 Tripadvisor에서 선정한 마드리드 호텔 중 선호도 1위였습니다. 론플에도 소개가 되어 있더군요.
스페인 도착 당일이지만 세고비야 일일 투어를 예약해 놓은 터라 Early Check-in이 안 되면 가방만 맡겨놓고 나가려고 했는데 방이 준비되어 있다고 해 준답니다. 아싸~ Tripadvisor 1위 호텔답게 직원들의 일처리가 깔끔할 뿐 아니라 매우 친절하네요. ^^
복도의 인테리어도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합니다.
필리핀인 포터가 방 안내를 해 줬는데 한국말로 인사도 할 줄 알더군요. 깜짝이야~알고 보니 한국에 온 적도 있다는;;;;
방은 작지만 깔끔합니다. 싱글 침대 두 개를 붙여놨는데 스페인은 특별히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더블 침대가 기본이 아니라 싱글 2개가 기본이더군요.
가방을 모아서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TV 아래쪽에 미니바가 있는데 Tripadvisor에서 미리 출력해서 갖고 간 미니바 무료 쿠폰을 사용해서 투숙하는 내내 잘 썼습니다. 미니바는 당연히 make up할 때마다 계속 채워줍니다.
입구에 옷장과 금고가 있습니다. 요새는 여행을 가면 가능한 한 금고가 있는 숙소를 예약하고 여권과 여분의 현금, 열쇠, 바우처와 항공권 e-ticket 등은 호텔에 보관하고 여권 사본만 들고 다닙니다. 그게 안전하니까요. 특히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처럼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는 곳에서는 필수일 수도 있습니다.
오~ 작은 호텔인데도 나름 욕조까지 있습니다. 원래 객실 공간이 협소한 호텔은 샤워 부스만 있지 욕조를 만들지 않는데 Preciados 호텔은 작기는 하지만 욕조를 만들어놨네요.
이거 여행 내내 궁금했던 기구인데 용도를 아시는 분 제보 부탁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용변 후 물로 손을 씻는 문화권 사람들을 위한 기구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디자인이 멋졌던 옷걸이입니다. 사진처럼 스카프나 목도리를 걸어도 되고 양말이나 속옷과 같은 간단한 빨래를 널어도 좋더군요. 저희가 여행하던 기간의 스페인은 아주 건조해서 실내에서도 빨래가 아주 잘 마릅니다.
장기간의 비행에 지친만큼 일단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잠시 누워서 쉬다가 일일 투어 시간에 맞춰 호텔을 나섰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