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happyalo님이 걸고 넘어가지 않으셨어도 MBTI와 관련된 글을 한번쯤은 포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많이 늦어졌습니다(일단 변명해놓고 ^^;;;).
우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MBTI검사(http://www.gojitv.com/mbti/mbti1.html)는 완전히 엉터리검사라는 것부터 말씀드립니다. 이미 수년 전에 한참 유행을 하던 것인데 다시 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MBTI에 대한 설명과 결과해석 부분은 원본 MBTI검사를 그대로 베꼈으니 같지만 문항이 엉터리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MBTI(Form G)는 94문항으로 되어 있으며 이보다 적은 문항으로 된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문항을 살펴보면 정식 검사의 문항과 유사한 듯하면서도 상당히 다릅니다. 따라서 이 검사의 결과로 산출된 성격 유형은 전혀 믿을 수가 없습니다.
MBTI는 현재 나와 있는 성격 유형 검사 중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검사입니다. 병원에서는 진단이 중요하고 피검자의 장점보다는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에 주력하기 때문에 많이 쓰이지 않지만 상담소와 같은 기관에서는 많이 사용하죠. 개인적으로도 꽤 신뢰하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심리 검사를 권할 때에 받아볼 것을 권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MBTI에서 산출하는 16가지 성격 유형을 알면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성격 유형에 따라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내 유형을 안다면 그 유형의 취약점을 파고들 수도 있겠죠. 그래서 제가 아는 MBTI 전문가는 상대방의 MBTI 유형만 알면 100% 사기를 칠 수 있다고 농담(이 아닌 것 같았지만)으로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자신의 MBTI 성격 유형을 함부로 공개하는 건 자신과 같은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MBTI가 믿을만한 검사라는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어쨌거나 저도 제 MBTI 유형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
MBTI는 CPP라는 미국 기관에게 저작권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심리검사연구소(www.kpti.com)에서 저작권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워낙 저작권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민감하기는 하지만 CPP는 그중에서도 강성으로 매우 유명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심리검사연구소에서도 MBTI의 저작권 문제에 매우 민감합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 엉터리 검사는 MBTI를 사칭하고 있어서 CPP가 알게 될 경우 최고 10만불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MBTI는 일정 단계의 교육을 수료하고 라이센스 코드를 취득한 자체 전문가에게만 검사의 구입, 실시, 해석의 자격을 주기 때문에 저도 아직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근무하는 기관에서도 이 자격을 가지고 있는 다른 선생님의 라이센스 코드를 이용해 MBTI를 구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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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양한 목적의 심리검사가 개발되어 있고 지금도 많은 검사가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검사를 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라고 보는데 아무리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사라도 피검자가 심심풀이라고 생각하면 그 정도의 정보만 가져가게 되는 것이고 그 반대라도 마찬가지죠. 저도 제가 아는 사람들(흔히 정상인)이 심리검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울과 무기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받도록 권합니다.
심리검사를 얼마나 믿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마음이지만 심리검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happyalo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오용과 남용입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관련 전문가(이런 오용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에게 심리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저는 지금도 학교에서 실시하는 엉터리 집단 지능 검사 결과(지능 검사는 숙련된 전문 검사자에게 일대 일로 받은 것이 아니면 대부분 믿을 수가 없습니다)를 가지고 내 아이가 천재랍시고 영재 학원을 전전하거나 그와 반대로 지능이 평균 이하라고 믿고 우수한 아이를 버려두는 부모들을 수두룩하게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끔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심리검사를 받는 비용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론 20∼30만 원이나 되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합리한 비용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심리 검사를 받고 싶으면 사전에 전문가를 만나 1시간 이상 초기 면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검사 시간을 예약하는데 그 사이에 전문가는 초기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피검자에게 최적의 검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검사일에는 Full Battery를 기준으로 1시간에서 2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다양한 검사를 합니다. 검사가 끝난 후 다양한 검사 결과지를 채점하는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고 채점된 결과지를 가지고 분석하는 시간이 또 그만큼 소요됩니다. 그 다음은 분석된 결과를 가지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또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다음에 해석면담을 역시 1시간 정도 실시하게 됩니다. 이 대부분의 작업은 일부 채점 절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작업으로 해야 합니다. CT 촬영을 할 때처럼 기계 조작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지요. 그래서 임상심리전문가는 하루에 3건 이상의 심리검사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탈진이 되니까요.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임상심리평가보고서가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 피검자가 낸 검사 비용을 최대 30만 원이라고 할 때 그 비용이 모두 임상심리전문가에게 돌아가느냐 하면 그건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종합 병원에 고용된 임상심리전문가들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환자가 많건 적건 간에 상관없이 똑같은 월급을 받으니 그다지 상관이 없고, 일반 정신과 의원에서는 임상심리전문가를 고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계약을 하고 대부분 50:50으로 비용을 나눕니다. 즉 정신과에서는 환자를 의뢰하는 것만으로 15만 원의 이득을 챙기는 것이고 임상심리전문가가 15만 원을 가지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에게 정신요법(psychotherapy)을 받아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50분에 적게는 5만 원에서 많게는 8만 원이 청구됩니다. 5만 원으로 잡고 심리평가비용을 30만 원으로 하면 대략 6회분(3시간)의 정신요법 비용과 비슷하겠지요. 한 개의 임상심리평가보고서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5시간 30분에서 최대 10시간인데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과다한 비용을 청구한다는 생각이 드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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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2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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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P 잔다르크 정열적이고 충실하며 목가적이고, 낭만적이며 내적 신념이 깊다. 마음이 따뜻하고 조용하며 자신이 관계하는 일이나 사람에 대하여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 이해심이 많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