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40분 비행기(아시아나)를 타기 위해 8시쯤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렀기에 시간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아뿔싸~ 전쟁나서 국외로 피신하는 피난민 행렬마냥 줄의 끝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아침부터 공항이 북새통이더군요.
이번 일본 여행에는 제 오랜 지인이 함께 했는데 면세점에서 선물 살 일이 있다고 하여 나중에 기내에서 합류하기로 하였지요.
2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고 방심했는데 대기줄이 줄지를 않아서 결국 궁여지책으로 보안검색요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승무원 검색대를 이용해 먼저 들어갔습니다.
올해 초 부터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출입국 신고서가 모두 면제가 되었더군요. 작년에 터키 여행 때는 입국 신고서인가 출국 신고서 인가 하나만 면제가 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둘 다 쓸 필요가 없으니 편하게 되었습니다.
출입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 바로 앞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배우 '김상경'씨네요. ^^ 키가 훤칠하기는 한데 살이 좀 쪘고 흰머리도 있더군요. 저는 그런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여서 좋았습니다. 지인과 통화를 하던데 목소리도 잔잔한 저음이라 듣기 좋더군요(통화 내용을 엿들은 것은 아닙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이륙 시간까지 달랑 15분 남았더군요. 냅다 달렸습니다. 겨우 늦지 않게 들어갔는데 어라~ 지인이 아직 도착을 안했네요. 이런 낭패가... 승무원에게 방송을 부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찰나에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이 날 출국하는 항공기가 많아서 활주로가 붐비는 통에 지연 출발을 했습니다. 비행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점심을 주지 않을 줄 알고 공항 식당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했는데 기내식이 나오네요. -_-;;;
맛만 봤는데 다행히 볶음밥, 모밀소바, 김초밥 등이 모두 별로라서 아침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게 발권을 해서 그런지 2자리, 1자리로 좌석이 떨어져 발권이 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저 혼자 앉았습니다. 오른쪽에는 단체 여행을 가는 아저씨들이 앉았는데 감기가 걸렸는지 계속 기침을 해대서 (옮을까봐) 내내 불안했고, 히트는 제 왼쪽에 앉았던 동구권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이었는데 비행기가 이륙하는데도 휴대용 DVD 플레이어를 끄지 않고 계속 영화를 보더군요(그것도 스피커 모드로 해서) 점잖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모른척하는 걸 보고 정말 귀싸대기를 한 대 갈겨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배터리가 떨어지니까 그제서야 끄더군요. 무개념에는 정말 국적이 따로없습니다. -_-++
오전 11시 40분에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으나 기온이 영상 3도에서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눈이 내리기 시작해 활주로를 점검하느라고 공중에서 10분 정도 대기한 뒤 착륙했습니다.
공중에서 활공하는 동안 입국 신고서를 작성했는데 일본에 체류할 주소와 직업까지 꼼꼼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빠진 곳이 있으면 입국 심사관이 꼬치꼬치 물어봅니다. 물론 영어로 답하면 됩니다만... ^^
입국 후 짐을 들고 세관 검색대로 가는데 여권만 보여주면 통과. 세관원이 "함께?", "짐 전부?"라고 한국말로 물어봐서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더군요. 이것도 서비스라면 서비스랄까~
수속을 마치고 국제선 청사 1층으로 나오면 국내선 청사로 가는 무료 셔틀 버스 승강장이 보입니다. 10분 간격으로 있는데 제가 모은 정보에는 2 정거장 지나서 내리라고 되어 있는데 가보니 1 정거장이더군요. 대신 거리가 좀 깁니다. 국내선 공항에 내리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공항 지하철역이 보입니다.
입구가 좀 좁기는 합니다. 기온은 약간 쌀쌀하지만 코트를 입을 정도는 아니더군요. 초겨울 날씨 정도 됩니다. 그래도 유후인은 좀 추울 것 같아서 가죽 점퍼를 가지고 갔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를 타려면 하카타역으로 가야 하는데 후쿠오카 공항 지하철역이 종점이기 때문에 오렌지색 라인으로 두 정거장만 가면 됩니다. 요금이 250엔이라고 되어 있네요.
지하철 승차권 판매기입니다. 왼쪽에 일행이 몇 명인지 버튼을 눌러 선택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요금을 누르면 자동으로 요금이 계산되어 표시됩니다.
승차표가 조금 촌스럽네요. ^^
후쿠오카 지하철의 스크린 도어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폐쇄형이 아니라 위쪽은 개방된 형태입니다.
하카타역에서 내렸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를 타기 위해서는 JR 하카타역으로 가야합니다. 나가는 출구는 중앙구입니다. 길을 잘못들면 한참을 헤매게 됩니다.
열차 시각을 다시 한번 확인한 후 2시 34분 발 유후인노모리고 승차권을 샀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는 하루에 3번인가만 있고 JR특급과 번갈아서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덕분에 2시간이라는 애매한 시간을 후쿠오카에서 보내게 되었네요.
유후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10분 정도이며 편도는 4,400엔인데 커플 티켓인 '니마이깃푸'로 사게 되면 8,000엔으로 할인이 됩니다.
왼쪽이 승차권이고, 오른쪽이 지정좌석표인데 유후인노모리고를 이용하려면 둘 다 갖고 있어야 합니다.
JR 하카타역의 모습입니다. 상당히 평범하게 생겼네요. 기차역같지 않습니다.
역 안의 가게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점심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에 띄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먹은 돈부리 덮밥 세트입니다. 850엔인가로 기억합니다. 우동은 국물도 시원하고 면발도 쫄깃쫄깃했지만 돈까스는 완전 통돼지 고기로 조금 느끼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유부초밥은 3개에 200엔.
지인과 보니데가 함께 주문한 세트로 우동과 새우를 계란에 풀어서 얹은 덮밥과 우동이 670엔이더군요. 새우가 맛있더군요. ^^
점심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빨리 먹으라는 무언의 압력이... -_-;;;
메뉴에 영어 표기가 전혀 없어서 진열장의 모형을 보고 번호를 적어서 주문했습니다. 역시 우동의 본고장이라서 그런지 우동은 대부분 맛있었습니다. 일하는 분들도 영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손짓, 발짓, 애니메이션에서 배운 짤막한 일본어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ㅠ.ㅠ
점심을 먹고 나서 식후 커피를 한 잔 마시려고 우리로 치자면 커피빈 정도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귀여운 처자들이 주문을 받는데 역시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더군요. 설상가상으로 메뉴판에도 영어가 한글자도 없습니다(어쩌라고~). 고히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겨우 주문했습니다. 저는 라떼를 주문했는데 크림은 들어있는데 설탕은 자기가 스스로 넣어서 먹게 되어 있더군요. 시럽을 달라고 하려다가 손짓 발짓을 또 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마셨습니다. ㅠ.ㅠ 셋이서 마시니 970엔 정도 되는군요. 우리나라보다는 싼 것 같습니다.
수다떨면서 놀다가 기차 시간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