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모든 supervision은 대면으로 진행해 오던 것이 지극히 당연한 관례였습니다. 그러다 2019년 말에 팬데믹이 터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 주도하에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었습니다. 모임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학회도 비대면 supervision을 한시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금방 끝날 줄 알았던 팬데믹이 3년이나 지속되었고 올해가 되어서야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죠.
한국상담심리학회는 2023년이 되면서 지금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던 비대면 supervision을 50%까지만 인정하는 것으로 시행 세칙을 수정했습니다. 원래는 100% 대면만 가능했던 과거로 회귀하려고 했지만 회원들의 반발로 어쩔 수 없이 50%를 인정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그리고 1년의 유예 기간을 주었으니 2024년부터는 다시 100% 대면 supervision만 가능하도록 제한할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금의 상황과 관련하여 3년 간 비대면 supervision을 진행해 온 supervisor의 입장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돌리면서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화상 프로그램 사용법도 새롭게 익혀야 했고 웹캠 등 장비도 구매하고 대규모의 동시 접속자를 소화하기 위해 유료 계정도 새로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모든 게 낯설고 어색했지만 결국은 적응했죠. 시스템에 적응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이게 과연 대면 supervision만큼 효과적일까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아니었습니다. 대면 supervision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훨씬 더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는 걸 체험했거든요.
장점1. 엄청난 시간과 비용의 절약
예를 들어 제가 평일 저녁 7시~9시 타임에 2시간 동안 스터디 카페를 빌려서 8명 대상의 group supervision을 진행한다고 해 보죠. 저를 포함해 총 9명이 평일 퇴근길 북새통을 뚫고 스터디 카페로 모여야 합니다. 교통비와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정신적인 피로도, 거기에 대충 저녁을 떼우거나 supervision이 끝나고 늦은 저녁을 먹거나 아예 굶어야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supervision 자료는 문서로 9부를 출력해야 할테고(개인 정보이니 나중에 모아서 파쇄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입니다) 스터디 카페 이용료는 덤입니다.
하지만 비대면 supervision으로 진행하면 다들 퇴근 후 자기 집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여유있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퇴근이 늦어져도 직장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도 있고 정 안 되겠으면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접속할 수도 있죠. 각자 다른 공간에 있으니 저녁을 먹으면서 참여할 수도 있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워킹맘은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도 함께 공부할 수가 있습니다. 자료는 온라인으로 공유하니 supervision이 끝난 후 외부에 유출될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삭제할 수 있고 저장을 한다 해도 자신의 PC에 저장되니 쓸데없는 종이를 낭비할 필요 없고요. 당연히 하나의 장소로 모이기 위한 추가 비용(교통비, 스터디 카페 비용)도 전혀 없습니다.
장점2. 공간의 한계 타파로 교육 기회 확대
저는 현재 개인적으로 2주에 한 번꼴로 오픈 supervision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개 사례 회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래는 비대면 업무를 하는 김에 공개 supervision을 해 보면 어떨까 하여 시험적으로 실시한 것인데 그야말로 엄청난 호응에 힘입어 어느새 56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점은 의외로 지방에 계신 선생님들이 많이 들어오시더군요. 아무래도 supervisor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지방에 계신 선생님들은 supervision을 받고 싶어도 기회 자체가 없으니까요. 이제는 해외에서 시간을 맞춰 접속하는 선생님들까지 생겼습니다. 그만큼 비대면 supervision은 공간의 한계를 부숴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장점3. 좀 더 효율적인 supervision 가능
다른 supervisor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비대면 supervision을 진행할 때 모든 자료를 PDF 파일로 변환하여 화상 프로그램 사용 시 공유창에 띄웁니다. 그리고 전자펜으로 자료에 직접 필기를 하면서 설명합니다. 그래서 제 supervision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은 제가 보는 자료의 정확한 위치를 동일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대면으로 supervision을 할 때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문서로 출력된 자료를 보기 때문에 제가 설명을 할 때 어디를 설명하는지 찾지 못해 헤매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죠. 전자 파일을 사용하면 그럴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supervision 중 공부에 참고하라고 제 블로그의 해당 포스팅이나 관련 자료의 링크를 자주 띄워 보여줍니다. 대면으로 supervision을 하면 이렇게 즉각적인 대응이나 자료 제공이 불가능하거든요. 화상 supervision이 가지는 강력한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비대면 superivsion의 단점은 없을까요?
없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비대면 supervision의 단점을 못 찾겠더군요. 억지로 하나 찾아보자면 있기는 합니다. 대면/비대면 여부를 supervisee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면 비대면 supervision에 적응할 생각이 없는 supervisor들의 수익이 줄겠지요.
나는 새로운 걸 익히는게 귀찮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 그냥 기존에 하던대로 supervisee들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와야 하고 자신은 상석에 앉아서 에헴하며 권위를 누리고 싶은 supervisor들은 대면 supervision을 포기하기 싫을 겁니다. supervisee들이 지옥철에 시달리든, 추가 교통비를 지불하든, 저녁을 굶는 일이 생기든 그들은 알 바 아니겠지요.
한국상담심리학회가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를 바랍니다. 굳이 수련생을 위한다는 명분까지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면 supervision만 가능하도록 제약해서 잃게 되는 것과 비대면 supervision을 계속 허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비교해 보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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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산하의 기관 중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각종 폭력 생존자에게 상담 뿐 아니라 의료, 법률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폭력의 생존자들은 대개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이들이기 때문에 해바라기 센터의 존재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고 어찌 보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많은 심리지원 기관 중 최전방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런데 저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해바라기센터 내 심리치료사 직군의 자격 요건이 너무도 허술하더군요. 임상심리직군과 왜 별개의 심리치료사 직군을 두었는지부터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비교적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갖추고 있고 자격 요건도 까다로운 임상심리직군과 달리 심리치료사 직군은 심각한 폭력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현장 역할과 동떨어진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등의 학위와 관련 기관에서의 경력(석사의 경우는 1년, 학사의 경우는 3년)만 갖고 일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전공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리치료사 직군의 업무 특성 상 꼭 필요한 정신병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관련 전문 지식 습득 및 수련 과정이 없더라도 심리치료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3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전문적인 수련을 거친 임상심리전문가라고 해도 해바라기 센터에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외상 치료에 대한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거의 경악할 정도의 안이한 채용 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대로 된 자격도 갖추지 않고 개업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재차 더 깊은 상처를 입히는 사이비 상담자들이 넘치는 판국에 국가 기관마저 이런 황당한 상황이라뇨. 절대로 안 될 일입니다.
다행히 사명감이 투철한 현장 전문가 선생님 한 분이 앞장서서 잘못된 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한 청원 내용을 읽어보시고 그 뜻에 동참하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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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는 상담심리학회의 자격증인 상담심리사 자격 인정 기간입니다. 수련 수첩을 제출해서 그동안 수련받은 내용을 점검받는 기간이죠.
제대로 된 수련을 받았는지의 여부는 그 자격의 전문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담의 인기 과열과 맞물려 수련을 받는 레지던트 선생님의 수가 급증하면서 심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한 것도, 그래서 학회의 고충이 커진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련 인정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정을 안 해 주거나 '트집'을 잡아 그렇지 않아도 수련 받느라 힘든 선생님들의 복장을 터지게 한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올해는 그런 '트집'들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정말로 수련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확인해보고자 제보를 받겠습니다.
제보할 내용은 간단합니다.
본인이 수련 인정과 관련해서 직접 경험한 내용 중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주관적으로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면 됩니다.
이 포스팅에 댓글(비밀 댓글도 괜찮습니다)로 남겨 주시거나 walden3@gmail.co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대략 어떤 내용인지 몇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 심리평가 supervision을 여러 supervisor에게 받지 않고 한 명에게 몰아서 받았다고 문제삼음
: 대체 이게 왜 시비거리인지 이해가 안 가는데 이 바닥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심리평가 supervisor를 일일이 찾아서 제각기 다른 supervision fee를 내고 자기랑 맞지 않거나 별로 배울 게 없다고 생각되든 말든 supervisor의 수만 늘려서 수첩을 채우는 게 대체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겁니까? 게다가 이건 supervisee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월권 행위입니다. 그런 강요를 할거면 supervision fee를 학회에서 지원이라도 해 주면서 오지랖을 떨든지....
* supervisor의 사인이 아닌 도장이 찍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배짱
: 온라인 시스템이 도입되기 바로 전의 수첩에는 '서명'으로 인쇄되어 있지만 구 버전의 수련 수첩에는 엄연히 '인'이라고 찍혀 있습니다. 제 경우는 임상심리전문가 자격을 취득하였을 때 임상심리학회에서 비용을 일부 지원해 전문가 자격 번호까지 각인된, 비교적 quality가 괜찮은 전문가용 도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제대로 공지하지도 않고 갑자기 서명이 아닌 도장은 인정할 수 없다니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무엇보다 왜 도장을 인정할 수 없는지에 대한 명쾌한 이유가 없습니다.
-> 상담심리학회 수련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재차 문의한 결과 전문가용 도장은 일단 인정하는 걸로 일단락 되었으나 차후에 도장의 진위 여부에 대해 검증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더군요. 저보고 도장을 갖고 학회로 출석하라고 소환장이라도 발부하려나 봅니다.
* supervisor의 자격 번호가 앞 번호가 아닌 경우 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함 - 잠정
* 박사 학위가 없는 경우 1급 자격 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함 - 잠정
: 최근에 제보 받은 내용인데 믿기에 어려울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는 내용이지만 직접 경험한 내용은 아니라고 해서 일단 잠정 포스팅합니다. 이와 관련해 불이익을 직접 당한 선생님께서는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내용 확정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보신 것처럼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딴지'를 위한 '딴지 걸기' 행태를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황당 사례들은 정리해서 별도로 포스팅하겠습니다.
덧. 이번에 자격 취득을 목표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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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간 엘리시아 강촌 리조트에서 열렸던 한국임상심리학회 봄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보통은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를 통해 임상심리전문가 연수평점을 채우곤 했는데 그렇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임상심리학회 학술대회가 한국심리학회 연차 대회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quality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갈 때마다 기분이 상했기 때문입니다(올해도 이 예감은 여지없이 들어맞았고요). 그래서 매년 가는 해외 여행 시기를 여름철에서 다른 계절로 분산하기 시작한 이후로 여름철에 열리는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를 참석하지 못할 실질적인 원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에 참석하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임상심리학회 학회에 참석했냐하면, 8월에 몽골, 12월에 대만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자칫하면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 기간과 겹칠 위험성이 있었고 휴가 기간이 모자라 학회 참석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인데 왠일인지 올해부터 직장에서 학회 등록비를 지원하고 출장 처리까지 해 주는 바람에 아예 초반에 다녀오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미리미리 챙기고자 이번 봄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저는 2일차인 29, 30일 일정만 소화했습니다.
장소가 강촌인지라 가는 것도 일이어서(저희 집에서 itx 백양리역까지 지하철로만 꼬박 2시간이 걸리니까요;;;) 셔틀 버스 신청을 했습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대행사 일처리도 꼼꼼했는데 결과적으로 7시 20분까지 모이라고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길이 막혀서 버스 자체가 늦게 온데다 늦게 온 사람들을 태우느라고 7시 40분에 출발했는데 겨우 1시간 남짓 걸려서 8시 45분에 도착했으니까요. 미리 서두른 건 좋았는데 덕분에 저는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죠. ㅠ.ㅠ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진행 상 문제 중 하나는 안내 표지판 설치가 부실했다는 겁니다. 수는 충분했지만 참석자 눈높이에서 부착한 것이 아니라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셔틀 버스 하차 장소에서 등록 데스크까지 안내문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감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강의동 건물이 2개 밖에 없기는 했지만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데 가는 길 중간 실외에는 안내문이 하나도 없어서 역시 감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더군요. B, C, D Room이 위치한 건물에 진행 요원이 있지만 1층에 있는데다 그냥 책상 하나 달랑 놓고 앉아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렸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학회 참석자가 앉아서 쉬는 줄 알았습니다.
등록 데스크도 동선이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사전 등록과 현장 등록을 나눠 놓기는 했지만 제 경우는 사전 등록 후 환불 신청을 한 기관 신청자인데 별도의 안내가 없어서 사전 등록 데스크에 가서 이름을 확인하고 다시 현장 등록 데스크로 옮겨 가야 했습니다. 게다가 기관 신청자 명단에는 당일 등록만 한 걸로 표시되어 있어 확인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고요. 뭔가 딱딱 들어맞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등록자에게는 선물을 줬는데 내용물이 우산과 수건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 비소식이 예보되어 있었고 요새 수건을 기념품으로 주는 곳이 많지 않아서 무겁기만 한 머그컵이나 별로 쓸 데도 없는 USB 메모리 따위보다는 훨씬 실속있었지만 엄청난 길이의 종이박스에 담아서 불필요한 포장까지 해서 주는 바람에 아이디어가 빛이 바랬습니다. 다들 선물을 받자마자 내용물만 빼고 박스를 버리느라고 한바탕 북새통이었고 그나마 많지도 않은 쓰레기통이 가득 차더군요. 제가 기본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허식을 워낙 싫어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마지막 날도 이름표를 반납하려고 하니 재활용하지 않는다고 그냥 버리라고 해서 또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름표 규격이 통일이 되지 않아 재활용하지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명을 들었지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심리학회 차원에서 모든 이름표를 통일해서 일괄 구매하고 남은 걸 회수해서 재활용하면 쓸데없이 버려지는 자원을 충분히 아낄 수 있을텐데 그냥 그럴 생각이 없는 무성의라는 생각만 들었죠,.
그런 무성의는 식사 제공에서도 드러나는데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까지는 기대도 안 했지만 엘리시아 강촌이 고립된 리조트인데다 자체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이 어마무시하기에 중식 도시락 사전 주문을 받은 건 적절한 조치(그래도 모든 메뉴가 육식 위주라서 기분은 씁쓸했습니다)였지만 그걸 1회용품과 비닐 봉지에 담아서 준데다 식사를 할 공간이 부족해 사람들이 야외에서 도시락을 까먹은 뒤 버린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다음 강의가 있는 강의장(C room)에서도 냄새를 풍기며 점심을 먹게 했더군요. 누가 강의장에서 식사를 하도록 안내했는지 찾아봤지만 진행 요원 한 명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와 비교해서 임상심리학회는 연수 평점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기 때문에 조기 탈락 방지를 위해 평점표를 강의 끝나고 제출하게 하는데 그거야 큰 불만없지만 그러면 연수 평점표를 제대로 수거해야죠. 셋째 날 R 통계방법론 강의 끝나고 조금 늦게 나갔더니 평점표를 수거하는 진행 요원이 가버려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멘붕에 빠졌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는 반드시 강의 끝나고 제출한 것만 인정된다고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으면서 말이죠,
정작 그 강의는 9시에 시작하는데 8시 45분까지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도착해서 강의장에 불을 켜고 들어갔으니까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역시나 진행 요원 한 명 보이지 않았고 안내 방송도 없었고 하다 못해 강사도 안 와 있더군요. 처음에 강의장이 바뀐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돌아올 때 셔틀 버스를 타야했기에 시간표와 탑승 장소를 진행 요원에게 물어봤는데 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토스하더군요. 귀찮아서가 아니라 정말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정보도 숙지시키지 않고 진행 요원들에게 무슨 오리엔테이션을 한 건지 한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참석자의 눈높이에서 진행하지 않는 미숙함은 이번 학회에서도 여전했고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학회 장소처럼 고립된 곳이라면 그런 세심한 안내가 굉장히 중요한데 말이죠. 앞으로 엘리시아 강촌을 비롯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서 하는 임상심리학회는 가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항상 학회를 다녀오면 제가 들은 강의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평가와 소개를 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일부러 안 하겠습니다. 그저 이 말씀만 드리고 싶군요. 임상심리학회는 학회 행사를 준비할 때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 타겟팅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수련을 받고 있는 레지던트 선생님인지, 올해 전문가가 된 신임 임상심리전문가인지, 현장에서 꽤 오래 practice를 한 senior 전문가인지, 아니면 대학원생 등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인지.... 제 생각에는 이도저도 아니었습니다.
타겟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개설한 강의들 같았습니다. 어떤 강의는 너무 기초적인 이론 설명에 치중하느라 하품만 나왔고, 어떤 강의는 너무 뻔한 기술적인 이야기에 시간을 들여서 실제 사례를 다룰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망했으며 또 어떤 강의는 현장과 너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황당했습니다. 전문가를 타겟으로 한 강의는 하나도 없었고 더 큰 문제는 이런 강의들은 임상심리 레지던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최소한 강의를 들으면 도움이 될 추천 대상을 명시하기만 했어도 매 강의가 끝날 때마다 씁쓸한 마음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대체 왜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 때 개설되는 강좌에 비해 이처럼 quality차이가 나는 건가요?
앞으로는 꼭 듣고 싶은 강좌가 개설되지 않는 한(그것도 미리 아주 신중하게 알아보겠지요) 가능하면 임상심리학회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럼 이번 학회에는 좋은 점이 없었냐 하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엘리시아 강촌 리조트 2층에 우양정이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아마도 봄철 한정 메뉴인 것 같은데 봄나물 막국수라고 있더군요. 12,000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는데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맛입니다. 꼭 드셔보세요. 불쾌한 기분을 싹 날려주는 힐링 메뉴였습니다.
다시 쓰고 싶지 않은 학회 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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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가 되고 난 뒤 가장 번거롭고 귀찮은 일 중 하나는 바로 전문가 자격 유지를 위한 연수 평점을 채우는 겁니다.
일년에 고작 10점(정확히는 9점)만 채우면 되는건데 그깟 것도 귀찮아하느냐고 나무라실 수 있지만 일상이 바쁘다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작년까지는 천금같은 휴가를 쪼개서 학회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번거로운 연례 행사였는데요.
이게 어쩐 일인지 올해부터 직장에서 직원 교육비로 (연수 평점을 채우기 위한) 학회 참석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합니다. 게다가 연차 휴가를 사용하지 않도록 출장 처리까지 해 주겠다고 하네요. 이게 왠 떡입니까!!
올해는 8월에 몽골, 12월에는 대만 여행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최대한 많은 휴가 기간을 확보해야하는 저로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처음?) 이번 임상심리학회 봄 학술대회에는 1박 2일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어차피 하루 참석으로는 연수 평점을 다 채울 수 없다능;;;).
7시 2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하는데 아직 짐을 못 쌌습니다(그러면서 왠 포스팅?;;)
학회에서 딴 짓하면서 노는 거야 늘 익숙하게 하던 일(!!)이니 괜찮지만 먹는 걸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사전 중식 신청을 받기에 메뉴를 보니 제가 모두 먹을 수 없는 거라서 아무래도 바리바리 싸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현지 식당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걸로(너무 비싸!!)...
그럼
잘 다녀오겠습니다.놀다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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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회에서 전격적으로 온라인 수련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최근에 수련을 시작했거나 그동안 사용하던 오프라인 수첩을 온라인으로 갱신하려고 하는 분들은 온라인에서 상담과 심리평가 수련 과정 일체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련 과정에서 수련 기관과 수련 감독자가 자주 바뀌고 수련 인정을 위해 수련 수첩을 들고 다녀야 하는 수련 특성 상 만에 하나라도 수련 수첩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입증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에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가끔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수련 수첩 도입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이고 임상심리학회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하는, 수련 레지던트를 위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고 해도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것에 문제가 아주 없지는 않아서 최근에 심리평가 supervision한 내역이 상담 supervisor에게 발송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몇 달 만에 다시 심리평가 supervisor에게 전달되었는데요. 수련 레지던트나 학회 차원의 실수가 아니고 시스템 오류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업 초기라서 시스템이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따라서 당분간은 상담심리학회에서 권고하는 아래의 사항을 꼼꼼히 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1. 상담, 심리평가 supervision 내역이 각 supervisor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 및 supervision 단계 체크
2. 수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련 내역을 인쇄하여 보관
인쇄하여 보관해야 한다는 건 온라인 수련 시스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이기는 하나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는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상담심리학회의 온라인 수련 시스템을 이용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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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게 영어 상담이 가능한 상담자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일도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기에 영어로 심리적 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담자 pool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부족한 정보나마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당연히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영어 상담이 가능한 상담자께서는 제게 연락주시면 언제든 목록에 추가하겠습니다. 또한 추천도 수시로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정보 등재는 개인적으로 허락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 삭제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16년 2월 17일 현재(가나다 순)
* 개인
* 김성호
배경 : 미국 정신분석 NAAP 협회원(미국 거주) : 전화상담 가능
소속 : 한국임상정신분석연구소 ICP(설립자 및 이사장)
연락 : 02-743-4313
* 서상봉
배경 : 미국 정신분석 NAAP 협회원(분석 경험 16년 이상, 미국 거주 26년 이상)
소속 : 한국임상정신분석연구소 ICP(이사 및 대표 소장)
연락 : 02-743-4313
* 이민재
배경 :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 발달심리학 박사
소속 : 이대 학생상담센터 초빙상담원
연락 : maree0126@hanamil.net
* 조윤화
배경 : Indiana University 상담심리학 박사
소속 : 마음사랑 인지행동치료센터 객원상담원
연락 : 02-511-4411
* 최현정
배경 : 서울대 임상.상담심리학 박사(트라우마 전공)
소속 :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마음
연락 : 02-747-1210
* 허재홍
배경 : 연세대학교 상담심리학 박사
소속 : 경북대 심리학과 부교수
연락 : oshoheo@knu.ac.kr
* 기관
- 마인드케어 심리치료센터(070-8888-8277)
그 밖에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도 영어 상담이 가능한 상담자 목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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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y McWilliams의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참석 3일차입니다. 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워크샵이라고 해도 3일 내내 참석하게 되면 관성이 붙어서 슬며시 꾀도 나고 마음이 느슨해지는 게 인지상정이죠.
첫날과 달리 두 번째 날에는 앞쪽 좌석에 앉았던 경험이 있기에 마지막 날에는 외투의 두께도 적당히 조절하고 신발도 편한 걸 신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하루 종일 강의를 들으려면 몸이 편해야겠더라고요.
이틀 째 강연 loading이 만만치 않았기에 살짝 걱정을 했는데 McWilliams 박사는 새로 충전하셔서 첫날과 다름 없는 강의를 보여주었습니다.
강의는 한 치 빈틈도 없게 빡빡하게 진행되었지만 주최측도 선례가 있어서 그런지 사전 질문을 받을 때에도 개인 사례 supervision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한 질문은 자제 요청을 하고 미리 걸러서 이틀 동안에 가끔 있었던 뜨아한 질문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야 다른 일정이 있어서 질의응답까지만 듣고 곧바로 나왔습니다만 남아서 사인도 받고 기념 사진도 촬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이고 한국에 처음 모신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 강연자와 기념 사진을 찍는 게 잘 이해되지 않더군요. 뭐 나름의 개인적인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고 맙니다.
마지막 날인 3일차는 다양한 성격 장애(또는 문제) 유형과 치료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임상 양상과 치료점 함의점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 1교시 : 우울 및 자기패배적 성격
* 2교시 : 분열성 성격
* 3교시 : 히스테리, 연극성, 해리성 성격 및 외상 후 증후군
* 4교시 : 자기애, 반사회성 및 사이코패스적 성격
점심 시간 직전에 다루었던 분열성 성격에서 제대로 직면을 당했고요;;; 한편으로는 내심 안도감이 드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날 워크샵 내용도 McWilliams 박사의 저서에서 정리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획기적으로 새로운 건 없었습니다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 주셨기 때문에 저도 강의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부분이 많더군요. 그래도 책으로 다시 한번 정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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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 및 자기 패배적 성격
- 우울성 성격 장애는 우울 장애와 같지 않다
- 우울성 성격 유형은 심리치료자 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성격 유형(Hyde, 2009)
- DSM에는 없으며 정신역동적 진단 메뉴얼에는 수록되어 있음
- Affect : distress, unclear grief, guilt, shame, self-hatred
- Cognition : wrong with me, It must be my fault
- Defenses : Introjection, self-criticism, Idealization of others, 공격자와 동일시, victim entitlement
* 정상적인 애도와 우울의 차이
- 분명한 상실이나 거부 경험이 있다 vs. 선행 요인이 명확하지 않다
- The world seems bad or empty vs. The self seems bad or empty
- 고통스런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짐 vs. 고통스런 감정이 만성적이고 사라지지 않음
* Depressive Psychology의 두 가지 주관적 경험(의존적 우울 vs. 내사적 우울)
- shame vs. guilt
- sense of being empty of anything valuable vs. sense of being full of badness, evil
- 치료 기간이 짧고 증상이 금방 완화됨 vs.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며 내담자의 fault congnition에 초점
- 치료가 끝나면 쉽게 재발함 vs. 치료가 끝나도 치료 효과가 지속됨
* Depressive Patients의 전이
- 빠른 애착을 형성하고 신뢰와 희망의 느낌을 줌
- 치료자를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치료자의 실제 훌륭한 면에 감사를 표함
- 치료자의 거부와 비판에 예민함
- 치료자를 기쁘게 하려고,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애씀(피학적 성격은 예외)
* Depressive Patients의 치료적 함의
- 의존적 우울 환자는 normalizing conversation을 통해 도울 수 있고
- 내사적 우울 환자는 기저의 autonomatic congnitions를 직면시킬 필요가 있음
- 의존적 우울 환자는 ego를 지지해야 하고 내사적 우울 환자는 superego를 공격해야 함
* Schizoid Personality의 이해
- closeness vs. distance 문제
- 정신 분석은 schizoid를 위한 schizoid의 작업(Guntrip)
- Schizoid people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니캇의 저작을 읽을 것
- 기질의 영향이 크다(TCI LLL 기질 유형 참조)
* Schizoid people의 내면과 외면
- longing to be close vs. detachment
- emotional neediness vs. self-sufficiency
- acute vigilence vs. absent-mindedness
- highly reactive vs. non-reactive
- intense affect vs. blunted affect
- sexually preoccupied vs. non-sexual and ascetic
- fantasies of world destruction vs. gentle, tentative
* Schizoid people의 방어 기제
- withdrawal, dissociation
- 매우 솔직하기 때문에 repression, reaction formation, denial과 같은 distorting defenses를 사용하지 않음
* Narcissistic Personality의 이해
- DSM은 arrogant version의 자기애성 성격만 기술 depleted, depressed version은 없음
- Narcissistic people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Kohut의 저작을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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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Nancy McWilliams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참석 후기 2일차 포스팅입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9시 30분부터 하루종일 진행되었는데 아무리 열정적인 임상가라도 해도 70의 고령인데다 시차 적응도 완전히 안 된데다 하루종일(무려 6시간) 서서 강의를 한다고 하면 버티기 어렵죠. Nancy McWilliams보다 훨씬 젊은 저도 4시간 연속 강의를 하고 나면 힘들어서 눕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 주최 측의 배려로 오늘 강의 후 사인회나 사진 촬영 없이 곧바로 숙소로 돌아가 쉬시게 하는 걸로 일정이 조정되었습니다. 내일도 또 full day workshop을 진행하셔야 하는데 적절한 대처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피로감이 역력해 보이시던데 내일 강의를 과연 하실 수 있을지 걱정되더군요.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3일 모두 신청하였지만 간혹 이틀만 듣는 분들도 계셔서 새로 오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orientation이 진행되었고 여전히 춥기는 하지만 어제의 경험 때문인지 다들 따뜻하게 입고 오고 핫팩도 준비하는 등 추위에 대비를 해서 별 어려움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주최측에서 다른 건물 화장실을 안내해 어제와 같은 혼잡은 없었네요.
어제와 달리 1시간 30분씩 네 타임의 강의를 계속 들어야 해서 그저 앉아서 듣기만 하는 강의인데도 마지막 타임이 되니 좀이 쑤시고 머리가 멍해지는 부작용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강의는 오전에 성격 구조(신경증적, 경계선적, 정신병적)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경계선적 성격을 다루고 오후에 정신증적 성격과 성격 조직의 dimensional approach를 통한 치료적 함의를 공부했습니다.
두 번째 날에 다룬 내용도 대부분 McWilliams 박사의 저서에 기반한 것들이지만 핵심을 정리했다는 면에서 유용했고 무엇보다 현장 사례를 곁들여 설명하셨기 때문에 이해가 더 잘 되더군요.
오늘 배운 내용 중 특히 중요한 내용은,
* Areas of Agreement about Treatment of Borderline Patients : 절충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
-> 모든 치료적 접근법의 공통점
1. Centrality of Therapeutic Relationship
-> 치료적 관계를 최우선으로 둘 것
2. Importance of Limits, Boundaries, Contracts
3. Discouragement of Regression
4. Expectation of Intensity, strong Counter-Transferences, Permeability, Enactment
5. Inevitability of either-or Dilemmas
-> A or B but 둘 다 답이 아님. Ct에게 물어보고 Ct에게 supervision 받는 방법도 유용
6. Requirement that the therapist be more emotionally expressive
-> 상담자가 지나치게 중립적인 stance를 취하는 것은 비효과적
7. Necessity of Supervision and Consultation
* Treatment of Patients in the Psychotic Range
1. Centrality of Basic Safety
-> Psychosis의 경우 분리 불안 수준이 아닌 소멸 불안 수준의 severe anxiety를 느낌
-> 애착 문제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
-> Ct에게 안전하게 느끼는 지,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느낄 지 직접 물어볼 수도 있음
2. Tone : Authoritative yet Egalitarian
-> Psychoticx Ct는 상담자에게 유능감과 존중을 동시에 요구. 모욕에 취약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
3. Normalization
-> 자신의 정상적 감정을 잘못 판단하여 투사하기 때문에 감정과 행동의 구분을 제대로 할 수 없음. 따라서 이를 정상화 해야 함
4. Education without patronizing
-> casual하게 접근할 것
5. Finding health-seeking motives in "crazy" behavior
6. Self-disclosure and Authenticity(honesty)
7. Radical honesty and Self-knowledge
-> 상담자 자신의 dark side에 대한 조망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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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rnberg's Borderline Personality Organization
(drawing on Klein, Object Relations Theory, Ego Psychology)
: Personality Organization을 구분하는 3가지 기준 제시
1. identity가 통합되어 있는가 :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고 good, bad가 통합되어 있는가
-> 신경증 vs. 경계선, 정신증, significant others에 대해 묘사해 달라고 질문하면 알게 됨
2. 성숙한 방어 기제(승화, 유머 등)를 사용할 수 있는가
3. 일상적인 상황에서 공감 능력이 있는가
-> 경계선 vs. 정신증
* Masterson, Rinsley, and Other Developmental Perspectives
(influenced by Margaret Mahler's work)
: 내담자가 바람직하게 행동하면 충분한 attention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함
* Relevant Developmental Models(10번째 point와 관련)
- Freud : Oral,
Anal, Oedipal levels
- Klein : Paranoid-Schizoid and depressive positions
- Erikson : Trust,
Autonomy, Initiative
- Mahler : Symbiosis,
Separation-Individuation, Object Constancy
- Sullivan : Prototaxic,
Parataxic, Syntaxic modes
- Piaget : Sensorimotor,
Preoperatioonal, Concrete Operations
- Fonagy : Psychic equivalence,
Pretend phase, Mentalization phase
: Mahler가 Borderline이 발달 단계에서 멈춘거라는 생각은 좀 naive한 것 같다. 왜냐하면 원래부터 기질적으로 다른 아이도 있고 3세 이후 trauma를 겪으면서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까
* Giovanni Liotti and the Developmental Cognitive Focus
(influenced by cognitive psychology and attachment theory)
: Karpman의 drama traiangle(persecutor, victim, rescuer) + uninvolved bystander(4th role)
* Contributions of Research on Affect and Its Communication
: Borderline은 자신의 감정을 감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Tomkins)
* Peter Fonagy and Mentalization-Based Therapy(based on attachment research)
- Mentalization : 너와 내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완전히 인지하고 있느냐의 여부
- Fonagy : Borderline에게 Mentalization을 가르치라고 함
* Russell Meares' a Conventional Model
- Russell(호주) : Kernberg와 Fonagy에 비해 유용하고 배우기 쉬운 모델
* Marsha Linehan's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based on behaviorism, cognitive therapy, zen buddhism, personal experience)
- Linehan 본인이 borderline이었음
닫기
* Yeomans, R. E., Clarkin, J. F., & Kernberg, O. F. (2015). Transference-Focused Psychotherapy for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 clinical guide.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Publishing.
* Meares, R. (2012).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nd the conventional model. New York: Norton.
* Linehan, M. M. (1993). Cognitive-Behavioral Treatment of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New York: Guildford Press.
* Young, J. E. (1999). Cognitive Therapy for Personality Disorders: A Schema-Focused Approach. Sarasota, FL: Professional Resource Press.
* Davies, M. G., & Frawley, M. G. (1994). Treating the Adult Survivor of Childhood Sexual Abuse: A Psychoanalytic Perspective. New York: Basic Books.
* Stern, D. B. (1997). Unformulated Experience: From Dissociation to Imagination in Psycho-analysis. Hillsdale, NJ: The Analytic Press.
* McWilliams, N. (2015). More Simply Human: On the Universality of Madness. Psychosis, 7, 63-71.
* Garrett, M., & Turkington, D. (2011). CBT for Psychosis in a Psychoanalytic Frame. Psychosis, 3, 2-13.
-> 낸시의 새 신랑;;;
* Lauveng, A. (2012). A Road Back from Schizophrenia: A Memoir. New York. Skyhorse
-> 20년 동안 입원 치료 중에도 호전이 없다가 심리치료를 받고 회복된 psychotic patient 출신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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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치료의 현존하는 네임드 Nancy McWilliams 방한 예정!!'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도네시아 여행 때 노트북을 싸들고 가는 수고까지 불사하고 현지에서 국내 시간에 맞춰 광클릭 한 보람이 있어(맹세코 이런 짓 처음임;;;)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을 3일 모두 등록 성공하였습니다.
오늘이 1일차여서 휴가내고 다녀왔습니다.
아직 1일차에 불과합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워크샵을 듣지 않은 임상가 선생님들은 두고두고 후회하실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들은 모든 학회, 심포지엄, 콜로퀴엄, 워크샵 통틀어 Top 3에 드는 워크샵입니다.
장점에 해당하는 인상깊었던 점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 Nancy McWilliams 선생님의 강연 스타일
: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또박또박 천천히 말씀하셔서 통역이 필요없을 정도
* 통역 : 전문 통역사인 것 같은데(아닐 수도 있음) 심리학 전공 용어도 틀린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
->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통역 중 최고
* 강연자와 통역의 호흡 : 딱 따라가기 좋은 정도로 끊어서 들으니 영어로 들은 내용 중 긴가민가 하는 걸 우리말로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반복 학습이 되는 느낌
* 주최 측 진행 : 참석자들이 늦게 와서 그렇지 진행이 아주 매끄러웠음. 시간 배분도 완벽
* 사은품(?) : 자료집과 요기하라고 준 떡, 주최측인 서강대 열린상담소 홍보용 펜(뒤에 스타일러스 펜촉이 달려 있어 유용)과 생수를 줬는데 요긴한데다 군더더기없이 딱 필요한 물품만 줬더군요. 신경 많이 쓴 듯 하네요.
굳이 단점을 끄집어 내 보라면,
* 강의장 의자의 사이드 테이블 크기가 작아 노트북 사용이나 장시간 필기가 좀 불편했음
* 고른 난방이 되지 않아 뒤에 앉은 사람은 덥고 앞에 앉은 사람은 추워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움
* 인원 수에 비해 여성용 화장실이 협소해 여성분들이 불편을 겪음
다음은 내용.
이번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의 주제는 'Individuality and Its Implications for Psychotherapy'입니다.
치료적 접근의 유형별 차이보다 성격이나 대인관계 관련 변인 등 인간의 고유한 개별성(individuality)이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입증되어왔죠. 그래서 바로 이 개별성을 정신분석에서 강조하는 10가지 시선으로 조망하고 성격의 개인차에 대한 이해를 범주적(categorical)이 아닌 차원적(dimensional) 이해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이 워크샵의 목적입니다.
오늘은 그 중 1일차였는데요. 개별성과 심리치료의 관계에서 심리치료 장면에 드러나는 내담자 성격의 이해와 치료적 함의에 대해 개관했습니다.
Individuality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Temperament
2. Attachment Style
3. Observed Clinical Patterns
4. Defensive Organization
5. Implicit Cognitions about Self and others
6. Affective Patterns
7. Drive (Motivational Systems)
8.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9. Internalized Object Relations (Inner Working Models / Schemas)
10. Organizing Developmental Issue (Severity Dimension)
1일차 워크샵은 오후 2시부터 5시 15분까지 휴식 시간 15분을 제외하고 1시간 30분짜리 강의 두 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시간에 individuality를 다루는 10가지 시선 중 앞의 5개, 두 번째 시간에 나머지 5개를 설명했습니다.
연자 스스로 depressive-hysterical하다고 스스로를 평한 것처럼(제 기준으로 B군 상담자, 저는 A군;;;;) 표정 및 감정 표현이 풍부해서 다소 밋밋(PPT 슬라이드가 주로 읽어보면 도움이 될 참고서적이나 문헌 소개로 채워져 있음. 제게는 유용한 정보였지만)한 강의에 활력을 불어넣더군요.
강의도 좋았지만 질의응답까지 좋았습니다. 직접 청중 질문도 받았지만 주최측에서 강의가 끝난 후 할 질문을 미리 적어서 내도록 했기 때문에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했고 무엇보다 질문과 응답 모두 quality가 높았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 모든 내담자에게 10가지 시선을 모두 적용해서 살펴봐야 하나, 당신은 주로 어떤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나, 모든 내담자에게 성격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가, 상담자라면 역전이 문제가 중요할텐데 당신이 개인적으로 역전이를 강하게 느껴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 성격 장애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자기애성 성격 장애, 특히 borderline level이 좀 부담스럽다고 하시더군요. ^^) 등등의 좋은 질문이 많았습니다.
성 폭력 피해 여성의 regressed behavior를 dissociation과 어떻게 구분하는가, 학교 폭력 피해 청소년이 보이는 homicidal idea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등등의 실제 임상 사례와 관련된 질문도 있었는데 정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McWilliams 정도의 대가라면 그런 사례 경험은 풍부할테니 얼마든지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첫날 3시간에 불과한 강의만 접했지만 느낌이 좋습니다. 특히 McWilliams 박사의 저서에도 다루지 않은 내용들에 대한 집약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내일 강의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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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mperament
- 과거 :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양육 실패)에 주로 초점을 맞춤
- 현재 : 부모와 자녀의 코드(기질)가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춤
* Attachment Style
- Mikulincer : 결혼이나 헌신적 파트너십처럼 love relationship이 5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psychotherapy에서도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2년 이상을 필요로 함
- Wallin : 불안정 애착을 성인기에 안정적 애착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 조건 제시
-> secure, anxious, avoidant, disorganized-disoriented(type D) 애착 유형 구분
-> tyep D 애착 유형의 경우 trauma 경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음
* Observed Clinical Patterns
- 증상 위주의 치료 방법에는 한계가 있음. 성격의 문제에 기인하는 사례가 많음
- 성격 구조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함
* Defensive Organization
- 각 개인이 emotional distress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와 관련된 문제
- 방어 구조는 방어 기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 Implicit Cognitions
- 정신역동에서의 Pathogenic belifs와 유사
- 발달적으로 비합리적인 것이 아님. 아이들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 Affective Patterns
- Ekman의 스승인 Tomkins가 이 분야의 대가
- 인간은 원래 8초에 한번씩 표정이 바뀌는데 병리적 문제가 있으면 표정의 변화가 없음
- 내담자의 affect를 상담자가 contain하는 것의 중요성
- 내담자의 affect가 상담자의 그것과 matching하지 않고 다르다는 점에서 내담자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함. 치료자가 내담자의 affect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님.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 Drive (motivational systems)
- Panksepp : DSM 체계는 밖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의해 구분하기 때문에 치료적 함의가 부족하다
-> 7개의 motivational system 설명 : sensation seeking(도파민), anger, fear, anxiety, play, sexual desire, care
*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 개인주의 vs. 전체주의
- Blatt의 연구
-> 내사적 우울(수치심, 죄책감) :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며 치료 기법과 내용이 중요, 재발이 잘 되지 않음
-> 의존적 우울(외로움, 정서적 허기) : 관계만으로 도움이 됨. 재발이 쉬움. 재애착 치료 필요
* Internalized Object Relations : Theme/Scheme(중요 생각)
- Schizoid : 친밀감 vs. 거리
- OC : 통제 vs. 통제 상실
- Hysterical : seductive vs. inhibited
- Paranoid : trust vs. distrust(극단적 이분화)
- Narcissistic : I'm OK vs. I'm not OK
* Organizing Developmental Issue : 발달 수준
닫기
* Greenberg, L., McWilliams, N. & Wenzel, A. (2013). Exploring three approaches to psychotherapy.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st Association.
* Attachment Style
- Holmes, J. (2001). The search for the secure base: Attachment theory and psychotherapy. Philadelphia: Taylor & Francis.
- Mikulincer, M., & Shaver, P. R. (2007). Attachment in adulthood: Structure, dynamics, and change. New York: Guilford Press.
- Wallin, D. J. (2007). Attachment in psychotherapy. New York: Guilford Press.
* Observed Clinical Patterns
- Kernberg, O. F. (1984). Severe personality disorders: Psychotherapeutic strategies: New Haven, CT: Yale University Press.
- McWilliams, N. (1994, rev. ed. 2011). Psychoanalytic diagnosis: Understanding personality structure in the clinical process. New York: Guilford
* Defensive Organization
- Vaillant, G. E. (1992). Ego mechanisms of defense: A guide for clinicians and researcher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 Cramer, P. (2006). Protecting the self: Defense mechanisms in action. New York: Guilford.
- Perry, J. C. (2014). Anomalies and specific functions in the clinical identification of defense mechanisms.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70, 406-418.
* Affective Patterns
- Anstadt, TH., Merten, J., Ullrich, B., & Krause, R. (1997). Affective dyadic behavior, core conflictual relationship themes and success of treatment. Psychotherapy Research, 7, 397-417.
* Drive (motivational systems)
- Panksepp, J., & Biven, L. (2012). The archeology of mind: Neuroevolutionary origins of human emotions: New York: Norton.
* Individualistic vs. Communal Orientation
- Blatt, S. J. (2008). Polarities of experience: Relatedness and self-definition in personality development, psychopathology, and the therapeutic proces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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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분야, 특히 심리치료 분야에는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가들이 참 많습니다만 Nancy McWilliams의 위상은 그야말로 발군 중 발군이라고 할 수 있죠.
웬만큼 알려진 대가가 내한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언제나 통과했는데 내년 초에 Nancy McWilliams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적잖이 동요되더군요.
거의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워크샵이라서 비용(아직 확정 전입니다만)도 어마무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천금같은 휴가를 3일이나 내야 하지만 놓치기 아까운 기회인 것 같습니다.
Nancy McWilliams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짧게 소개드리자면 월덴 3에도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심리치료 분야의 필독 소장서 3종(
'정신분석적 진단 : 성격 구조의 이해',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정신분석적 사례이해')을 쓰신 대가로 정신분석가임에도 일반 상담 분야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에게도 피와 살이 되는 핵심적인 개념들을 그야말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신 분이죠(월덴지기도 Nancy빠;;;;).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열린상담소 주최로 열리는 이번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경쟁률이 장난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ㅠ.ㅠ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임상심리학회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열린상담소_
Nancy McWilliams 박사초청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안내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열린 상담소에서는 2016년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국제적인 정신분석가 Nancy McWilliams 박사를 모시고 제 1회 심리치료 국제 워크샵을 개최합니다. McWilliams 박사는 현재 미국 Rutgers 뉴저지 주립대학 응용심리 및 전문대학원의 임상교수이자 뉴욕과 뉴저지주 심리치료 수련프로그램의 Supervisor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미국 심리학회 산하 정신분석학회(APA Division of Psychoanalysis, 39) 학회장을 역임하였고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학회지와 2016년 출간예정인 정신역동적 진단 매뉴얼(Psychodynamic Diagnostic Manual)의 편집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Psychoanalytic Psychotherapy), 정신분석적 진단(Psychoanalytic Diagnosis) 및 정신분석적 사례이해(Psychoanalytic Case Formulation) 등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에서는 'Individuality and Its Implications for Psychotherapy'의 주제 하에 심리상담에서 내담자의 성격적 특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룰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상담장면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성격장애의 이해와 구체적인 치료적 개입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본 워크샵은 한국에서 McWilliams 박사를 만나는 첫 번째 기회인 만큼, 심리상담 및 치료에 관심 있는 학생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주제: Individuality and Its Implications for Psychotherapy
날짜 및 시간
: 1/21 목요일 13:00-17:00시, 1/22 금요일 9:00-17:00시, 1/23 토요일: 9:00~17:00시
장소: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
주최: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열린 상담소
문의: 워크샵과 관련된 문의사항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열린 상담소: counseling@sogang.ac.kr tel: 02) 3274-4974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sgu.psy@gmail.com tel: 02) 705-8833
*전화상담은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가능합니다
* 추후 교육비, 신청기간, 신청방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안내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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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하면서 예전에 제가 올린 학술대회 참석 후기글들을 좀 읽어봤는데 하나같이 전문가 연수 평점이 미달되거나 부족해서 경고를 받은 뒤에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는 내용이네요;;;;; 저도 참 어지간히 학회 참석을 싫어하는 듯. ㅡㅡ;;;;
역시나 작년에도 전문가 연수 평점 부족으로 경고를 받은지라 올해는 supervisor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연수 평점을 채워야했는데 임상심리학회 봄 학회를 놓친데다 가을 학회까지 놓치면 정말로 답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연차학술대회 장소는 홍제동에 있는 그랜드 힐튼 호텔이었는데 제 입장에서는 강남에서 한다고 교통 편이성이 더 올라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었지만 셔틀 버스가 9시 55분 부터인가 운행을 시작해서 오전 10시 워크샵을 들어야 하는 저로서는 홍제역에서 택시를 타야 했기 때문에 첫날 시작부터 그리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택시는 금방 잡을 수 있었지만.
심리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비 할인 서비스도 좋지만 10시에 시작하는 워크샵이 그렇게 많은데 셔틀 버스를 일찍 운행하도록 호텔측과 미리 협의했으면 더 좋았겠지요. 좀 아쉽네요. 택시 타고 오면서 보니 다들 홍제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올라오시는 것 같더군요. 오전이라도 날씨가 더운데... ㅠ.ㅠ
그랜드 힐튼 호텔은 오래된 호텔이라 시설이 첨단은 아니지만 오래된 호텔만이 가지는 중후함과 품격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오래된 호텔을 좋아라합니다(깨끗하기만 하다면). 특히 워크샵들이 열리는 conference room들이 대부분 천정이 높아서 답답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냉방 시설도 괜찮은 편이었고요. 덥지도 춥지도 않게 잘 조절되더라고요.
별도로 지어진 conference center 뿐 아니라 호텔에서도 분산되어 열리기 때문에 장소를 찾느라 이동 중에 staff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는데 하나같이 친절하게 답해주었을 뿐 아니라 장소, 화장실 위치까지 잘 숙지하고 있더군요. 꼼꼼한 운영 좋았습니다.
도착해서 등록을 하려고 가니 등록 데스크가 넓고 가나다 순으로 이름이 정리되어 있어 이름을 이야기하면 한쪽에서는 명찰과 자료를 챙겨주고, 다른 staff이 단말기로 제 이름을 검색해서 본인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효율적으로 잘 분업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예전처럼 무거운 자료집을 주지 않는 건 좋지만 뜬금없이 칫솔, 치약, 가글액, 빠리바게뜨 단팥빵 1개를 함께 주네요(이건 뭥미). 아마도 어디에서 donation을 받은 것 같은데 심리학회 기념품이라고 보기에는 좀 뜬금없네요. 설명문이라도 좀 붙여놓든지... 저는 칫솔 하나 빼고는 다 필요 없어서 그냥 등록 데스크에 반납했습니다.
남자 화장실이 부족한 건 여성 수가 압도적인 심리학회의 특성 상 불편하더라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제는 점심 식사였죠. 3일치 식권을 미리 나눠주는데 어제는 비빔밥이어서 제가 먹을 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갈비탕이라서 저는 식권만 내고 한 숟가락도 못 먹었습니다. 결국 호텔 레스토랑에서 비싼 돈을 내고 파스타를 사 먹을 수 밖에 없었죠. 내일도 불고기 정식이라니 미리 준비를 해와야 할 것 같습니다. 채식인을 위한 별도 메뉴까지 고민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샐러드 바 정도라도 준비를 해 주었으면 좋았겠습니다. 휴~
21일에 첫 번째 참석한 워크샵은 측정 평가 분야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레시피(Cole et al., 2008)로 배우는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방법'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대부분 대학원생이나 관련 분야 교수인 듯), 경희대 경영학과의 정선호 선생님이 강의하셨고요. 원래 매개, 조절 효과 검증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데다 조절된 매개 효과 검증에 대한 방법론 강의는 꼭 듣고 싶었기 때문에 기대를 했죠. 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수학적인 수식보다는 개념적인 설명에 치중된 강의라서 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정선호 선생님이 말이 굉장히 빠른 편이었는데도 2시간의 강의 시간 중 1시간 30분을 개념 설명에 사용하셔서 SPSS 실습은 시간에 좀 쫓기는 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spd 파일을 설치할 때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SPSS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겨 어차피 결과물은 못 봤지만요. 마지막 부분에 질문에도 나왔지만 매개, 조절 효과를 검증하는 많은 연구들이 여전히 제대로 된 단계를 밟지 않는 것 같더군요. 여전히 제 블로그의 referer log를 보면 매개, 조절 효과에 대한 검색어로 들어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말이죠. 구조 방정식 모형을 이용해 잠재 변인을 포함하는 모형 검증을 하지 않고 측정 변인만을 대상으로 매개, 조절, 조절된 매개 효과를 검증하려면 제대로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내용은 중요하기도 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두 번째 워크샵으로는 점심 식사 후 1시 20분부터 시작된 일반 분야의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적 개입 : 애착관계의 조망,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를 들었습니다. Complex PTSD, 특히 애착 외상의 DBT 치료가 메인인데 1부에서는 애착 외상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compact하게 잘 정리하셨는데 아쉬운 점은 강연하신 선생님의 목소리의 tone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것처럼 들렸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얼핏 든 생각은 발달 심리학 전공자인가? 였습니다;;; 어쨌든 내용이 충실해서 저는 좋았습니다. 문제는 2부였죠.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의 김도연 선생님이 나오셔서 DBT에 대한 강의를 하셨는데 1부의 Complext PTSD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그냥 DBT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셔서 나중에는 흥미와 학습 동기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DBT 안에 포함된 기술들을 직접 체험한 시연은 좋았지만요. 그래서 DBT를 국내 Complex PTSD에 적용했을 때 외국의 경우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질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물 건너 갔습니다.
심리치료 워크샵을 들을 때마다 불만스러웠던 점은 그냥 개념적인 내용만 다루거나 시연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내담자에게 적용했을 때 외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경험적으로 어떤 기법이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인지, 유의할 사항은 무엇인지 처럼 정작 궁금한 내용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는거지요. 적용 사례가 그만큼 없거나, 아님 노하우 유출을 염려해 감추는 것일텐데 어느 쪽이든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김도연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module 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법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장점처럼 반복해서 말씀하시던데 저는 절반만 동의합니다. 기법은 외과의사가 수술 중에 사용하는 칼과 같아서 다양한 칼은 다양한 환부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각각의 칼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한 외과 의사가 사용하게 되면 더 큰 상처를 낼 수도 있는거니까요. 게다가 이것저것 고르다가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기법이 많은 게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simplicity is the best니까요.
오후의 마지막 순서로는 3시 30분부터는 2시간 동안 진행된 '연구윤리 및 출판윤리' 심포지엄에 들어갔습니다. 서울대 임정묵 선생님이 첫 연자셨는데 그래도 명색이 서울대인데 연구 단계에서 가설을 설정하지 않는 연구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말씀을 하셔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가설 설정은 과학적 접근법의 기본 중 기본인데 그걸 안 한다면 대체 어떻게 연구를 해 온 것인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학부 때부터 실험 심리학과 실험 디자인을 스터디하면서 배웠던 기초적인 내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좀 멘붕이었습니다.
중간에 심리학 개론 수업을 듣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질문했던 분이 있는데 연구 윤리를 떠나서 저는 그런 연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화 대상이 대학생 모집단이 아니라면 말이죠. 연구의 질이 문제가 되는 연구를 돈이 없어서, sample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IRB의 피험자 윤리 규정이 엄격하다고 징징대면 안 됩니다. 그걸 왜 IRB에 호소합니까? 연구자로서의 자기 양심에 물어봐야죠. 두 번째 연자인 조선대 생물교육과의 조은희 선생님은 논문 출간 이후의 후속 조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논문 출판 게재 철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들었습니다. 요새는 직접 인용(출처를 제대로 밝힌)의 경우도 상당히 엄격하게 다룬다고 합니다. 즉, 다른 연구의 내용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출판물에서 직접 인용하면 출처를 밝혀도 문제가 되는거지요. 자기가 쓴 선행 연구의 직접 인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거나 점점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으니 최대한 보수적으로(직접 인용은 절대 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위 논문을 revision해서 학술지에 내는 것도 금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석사 때는 학위 받고 난 뒤 지도 교수 피해서 요리조리 숨던 사람들이 박사 학위 받고 난 뒤에는 어떻게든 여러 개의 논문으로 쪼개서 저널에 내려고 혈안이 되는 걸 보면(업적 점수를 채워야 하니) 참 추해 보여요.
덧. 현장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사진을 첨부하려고 보니 초상권을 보호하려면 손을 대야 하는 사람 얼굴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텍스트 위주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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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으면 좀 복잡해 보이지만 내용인즉슨 이렇습니다.
임상,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는 지인으로부터 상담을 해 달라거나 심리평가를 해 달라는 의뢰를 드물지 않게 받습니다. 당연히 본인이 해서는 안 되죠(
개인적으로 대학원에서 후배를 대상으로 심리평가를 해 주는 것도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는 심리검사에 오염되기 전에 심리평가를 받고, 선배는 수련 과정의 심리검사 requirement를 충족할 수 있어 win-win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이중 관계입니다. 아무런 일면식이 없는 전문가를 섭외하여 평가받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supervisor나 선배에게 지인을 심리평가, 상담해 달라고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의뢰를 받은 임상가가 그냥 진행하면 될 것 같지만 이 역시 다중 관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supervisor-supervisee 관계에 임상가-의뢰인의 관계가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supervisee 선생님이 지인을 평가, 상담 의뢰하는 대부분의 경우에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다중 관계를 피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됩니다.
1. 의뢰하고자 하는 임상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말고 의뢰하려는 지인이 직접 contact할 수 있는 연락 수단(이메일 주소, 소속 기관의 유선 번호 등)만 제공합니다.
2. 이 때 연결하고자 하는 임상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지인에게 제공하면 안 됩니다. 연락을 받은 임상가가 무심결에 누구로부터 소개를 받은 것인지 client에게 물어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로부터 의뢰된 것인지를 아는 순간 실질적인 이중 관계가 성립하게 됩니다. 좀 더 엄중하게 하려면 의뢰받은 임상가가 자신에 대해 물어보더라도 가르쳐 주지 말라고 지인에게 당부를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의뢰하고자 하는 임상가에 대한 연락처 정보를 지인에게 알려주는 순간 이후 과정과 내용에 대한 모든 호기심을 내려놔야 합니다. 심리평가 결과나 상담 내용에 대한 feedback을 지인에게 요구하지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지인의 심리평가나 심리치료/상담을 아는 임상가에게 맡길 때, 완벽하지는 않아도 다중 관계 문제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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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임상심리학회 산하 단체 중 한 곳의 운영진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이 저를 대의원으로 추천했다면서 수락을 요청하더군요. 누가 추천했냐고 하니 개인 정보라서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냥 고사하는 걸로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낯가림이 심한데다 감투 욕심도 전혀 없고 무엇보다 능력이 태부족이기 때문에 심리학회 뿐 아니라 그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일도 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불과 한 두 달 전에 저는 제가 수련받은 기관의 동문회장 자리를 더 능력있는 후배 동문에게 물려주었습니다. 그게 제 마지막 감투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영리, 비영리를 떠나 학회를 포함해 어떤 기관, 조직, 모임에서도 감투를 쓸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를 높게 평가해 추천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앞으로는 어떤 자리가 되었든 일체 사양하겠습니다. 더불어 다른 좋은 분을 대신 추천해 달라는 부탁도 거절합니다. 제가 앉기 싫은 자리에 다른 분을 앉히는 건 더욱 못할 짓이니까요.
세상의 모든 폐해가 인간이 집단을 형성함으로써 발생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필요한 아주 최소한의 조직을 제외하고는 인간들을 최대한 작은 단위로 쪼개 흩어놔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감투를 씌우고 조직을 위해 일하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한 일 같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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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400여 명의 심리학자들이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 및 성명서 낭독, 기자 회견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모래알 같은 성향이 있는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의지를 모아 단체 행동에 나선 건 제 기억으로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발의한 '닛부타의 숲 정신분석클리닉'의 이승욱 선생님이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폭력과 제도폭력의 피해자를 돕기 위한 심리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셨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그 서명운동 이후로 계속 다음을 위한 활동을 진행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날 현장에 참석했던 37명의 심리학자를 대상으로 이미 17분의 발기인 서명을 받았고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심리지원센터를 설립하려는 것 같습니다.
12월 3일(수) 저녁 7시 대학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8층 1세미나실에서 전문가 집담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참석 대상은 임상/상담심리전문가, 미술치료사, 표현예술치료사, 사회복지사, 상기 전공의 대학원 재학생 등입니다.
집담회는 경과보고서에 포함된 주제의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장소 준비를 위해 사전에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리고 참석하실 분들은 12월 2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 주소 savesewolho@gmail.com이나 카톡 아이디 imokutoo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일 집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후에 힘을 합할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경과를 정리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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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또는 구하지 않은) 세월호 학살 참사 130일이 지나도록 '왜'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노력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어둠의 세력 앞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정권답게 유가족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후안무치로 인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자들의 충격과 실망감은 더욱 큽니다.
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심리학자들의 연대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수요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성명서 낭독을 할 예정이라 8월 25일(월) 18:00까지 참여 의사를 표명해 주셔야 합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님의 생명이 사그러들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하여 다소 급하게 추진되는 성명이오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 심리학회 산하 임상, 상담 심리학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심리학자들의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시고 연대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주변의 심리학자들께 많이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사항은 walden3@gmail.com으로 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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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에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나서 곧바로 이런 저런 단체에서 저마다 정신건강전문가를 투입하겠다고 줄을 대는 북새통 속에서 이전과 달리 한국심리학회도 재난심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기민하면서도 진중하게 움직였고 2주도 안 되는 시점에 심리요원들을 위한 집체교육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저만 해도 5월 초부터 안산 지역의 학교를 배정받아 심리지원 자원봉사를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파견 형식으로 근무일에 자원봉사를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바람에 따로 개인 시간을 낼 필요도 없이 평소에 근무하듯이 전일 자원봉사를 하는 행운을 누렸기에 기왕 자원봉사를 할거라면 끝까지 제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집체교육을 받을 때도 분위기를 타고 끓어올랐다가 양은 냄비처럼 식어버리지 말고 학회가 중심을 잡고 최소한 올해는(개인적인 기대로는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자원봉사를 했으면 했고 당시 재난심리 위원회의 운영진들이 모두 비슷한 의견을 피력하셨기 때문에 이번 자원봉사만큼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두 달이 지난 지금 제가 초반에 가졌던 의구심은 그대로 적중하여 혹시나 했던 마음은 역시나로 끝이 났습니다. 재난심리 위원장 명의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6월 30일자로 발송된 공문의 내용인즉슨 7월 각급 학교의 방학에 맞추어 자원봉사를 종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7월 중으로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학생은 정신건강증진센터 및 WEE센터로 연계하고 상담을 종료하는 학생들은 간단한 신상과 상담진행상황을 학교에 있는 상담 담당 교사에게 전달하고 끝내라는 거지요.
제가 자원봉사를 나가면서 가장 많이 전해들은 이야기는 자원봉사를 나오는 건 정말 고맙지만 하려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중간에 어설프게 빠져나가면 현장에서 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상담전문교사나 WEE클래스 담당 교사가 잔여 업무를 모두 뒤집어 쓸 수 있어 결국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우려가 모두 사실이 되었습니다. 초반에 투입된 전문가들이 주력한 일은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전학년에게 실시하고 2차 선별평가까지 진행하여 위험군(또는 우선관리군과 일반관리군까지)으로 분류된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대적인 선별 작업이 진행되었고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청소년들이 선별되어 관리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 그런 선별 평가가 어느 정도 완료되어 지속상담을 시작한 것이 6월 3주차부터입니다. 그래놓고는 갑자기 상담을 중단하랍니다. 라포가 형성되었건 말건 학회 차원에서 손을 뗄테니 마무리하고 그만 나가랍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활동의 댓가로 활동비를 줄테니 신분증과 통장사본, 전문가 자격번호를 알려 달랍니다. 누가 활동비 따위를 받겠답니까?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몰려든 수 백명의 전문가 중 어느 누가 활동비 따위를 신경쓰겠습니까(학회에서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얄궂게도 종료 공문에 활동비를 주겠다는 내용이 함께 적혀 있으니 기분이 더 상하네요).
다시 한번 재고해 달라고 메일을 보냈지만 이미 결정난 사항이랍니다. 단호한 답장이 그것도 너무나 빨리 왔기에 더 반박할 의지를 잃었습니다.
한국 심리학회 산하 재난심리 위원회 명의로 종료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에 저도 더 이상 회사의 근무일에 자원봉사를 나올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식 명령을 내지만 않아도 자원봉사를 할 수 있으니 선처해 달라고 했지만 자원봉사를 계속 하고 싶으면 개인 자격으로 하랍니다.
7월에 대부분의 학교들이 기말고사와 연이은 방학으로 상담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이 방학에도 개인상담을 받으러 나오겠노라고 이야기를 하는데다 학교마다 방학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해서 돕겠다고 하는데 정작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그것도 언론의 추이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기관이 다 빠져나가도 끝까지 남아서 돕겠다고 호언장담했던 한국 심리학회가 발빠른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수많은 전문가가 매일 안산의 수많은 중, 고등학교에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제 그만 하랍니다.
어떤 이유로 자원봉사를 종료하게 되었는지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고, 이와 관련하여 150명이 넘는 자원봉사 전문가의 의견을 단 한번도 수렴한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실망스럽습니다.
이번만은 다르겠지, 이번만은 다를거야.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학회는 역시나 였습니다. 과거에도 역시나였고, 현재도 역시나이며 앞으로도 역시나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는 기대하지 않으려 합니다.
덧. 학회의 잘못된 결정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제 자원봉사 활동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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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심리학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실시한 세월호 참사 심리지원 관련 '재난심리 사전교육'을 다녀왔습니다.
1, 2차 교육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실시했는데 3차는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진행되었네요. 장소가 서울인데다 휴일인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습니다.
주최측이 좀 더 큰 강의장을 현장에서 긴급 섭외해서 교육 전에 옮겼는데도 나중에는 보조 의자마저도 모자랄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이 사안의 심각성과 심리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석자들에게는 학지사에서 한국심리학회에 기증한 '재난현장의 심리적 응급처치(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공저)' 책이 무료로 한 권씩 주어졌습니다.
초반에는 재난심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현의 선생님이 재난심리위원회 활동과 관련하여 간략한 브리핑을 하셨고 이어서 이화여대 트라우마연구실의 주혜선 선생님이 '재난 및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라는 주제로 2시간 30분 정도 강의를 하셨습니다.
중 2가 된 딸을 둔 엄마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동안(저는 처음에 학회 간사나 진행 요원 중 한 명인 줄 알았다는;;;;)이셨는데 강의 실력은 발군이고 내용도 아주 충실하고 좋았습니다. 핵심만 쏙쏙 짚어주는데다 나중에는 이완 및 grounding 기법도 실제로 시범을 보여주셔서 유익했고요. 역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분의 강의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짧은 시간에 큰 도움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청중석에 질문을 요청했을 때 재난심리위원회의 느린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빨리 현장으로 가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분들이 꽤 계시던데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더군요.
지금의 상황은 전문 인력이 충분하다고, 치유가 급하다고 무조건 투입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특성 상 지금 투입된다고 더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작 문제는 사건 발생 4주에서 6주 이후에 터져나오게 될 테니까요. 권정혜 선생님 말씀처럼 초반에 주도권 경쟁하느라 힘 빼고 여론이 시들해지는 상황에서 모두들 물러났을 때 누가 끝까지 남아서 치유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언제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나오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죠.
그리고 하나 묻죠. 어제 모인 그 많은 심리치유 전문가 중 PTSD 전문가가 대체 몇 명이나 됩니까? 당장 단원고에 파견하면 본인도 심리적으로 소진되지 않으면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상처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죠? 의욕과 사명감 만으로 내담자가 치유됩니까?
이건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입니다. 충분히 몸을 풀고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투입되는 전문가들도 부상당하지 않으면서 내담자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나치게 과열된 이런 분위기가 두렵습니다. 그리고 매일 몇 번씩 제게 묻습니다.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과연 그들을 도울 능력이 내게 있는지, 모두들 등 돌리고 돌아섰을 때도 동요하지 않고 오직 내담자만 바라보면서 끝까지 그들의 손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의지와 인내심이 내게 있는지, 그리고 짐작도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그들의 상처에 충격받지 않고 굳건히 버텨낼 단단한 마음이 내게 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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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한 애꿎은 어린 생명들이 너무나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그 악몽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고요.
총체적으로 무능한 대한민국은 세월호와 함께 동반 침몰 중입니다. 이런 나라에 과연 희망이 남아있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신상 변화도 있었고 세월호 침몰 사건이 너무나 마음 아파 거의 한 달 가까이 블로그를 방치했더랬습니다. 일반 언론은 더 말할 것도 없고 SNS도 가능하면 접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렇게나 애써 피해다녔는데도 많이 힘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에 임상심리학회에서 세월호 피해자 및 가족들을 지원하는 심리치료인력 모집을 한다기에 지원했습니다. 원래 제가 일하는 직장에서 먼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존자들이 입원해 있는 안산시 인근 병원에 직접 제안을 했습니다만 거절 당한 터에 임상심리학회에서 나서길래 지원했죠.
학회에서 지침과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도 그렇고 PTSD를 만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가 아닌 분들은 이 엄청난 심리적 재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 난감하실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고가 될 만한 책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순서는 제가 생각하는 중요도 순입니다.
* 트라우마의 치유(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3150)
: Jon G. Allen 박사가 쓴 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책 중 가장 comprehensive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 한 권 만큼은 꼭 읽으세요.
* 트라우마(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713)
: Judith Herman이 쓴 트라우마 관련 명저입니다.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PTSD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만 역시나 읽어두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트라우마의 치유와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 상실 수업(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130)
: 죽음 연구의 대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유고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읽은 유족과 관련자들을 상담하실 때 필요한 책입니다. 2000년에 나온
'인생 수업'(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1184)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508)
: 자살 관련 분야의 최고수 중 한 명인 Paul G. Quinnett이 쓴 책입니다. 생존자와 유가족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분들을 돕기 위해 필요한 책입니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관련 포스팅 http://walden3.kr/2560)
: 언뜻 보면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책은 생존 심리학 서적입니다.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생존자들의 심리나 재난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팁을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생존하신 분들과 유가족의 빠른 치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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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에 남의 인생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좀 말라는 의미의
'박사 학위는 대체 왜 그렇게 따라고 난리인가'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근 5년이 지났습니다만 여전히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한 공부를 왜 계속하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계셔서 심심한 김에 국내 심리학 박사 학위 무용론 포스팅 2탄이나 써 보렵니다.
이 글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이 소위 말하는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부 출신이 아니거나,
당신이 SKY 출신이 아닌 경우 외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지 않았거나,
하다 못해 당신이 지원하려는 그 학교 학부 출신이 아니라면,
당신이 국내 심리학과의 교수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 한번 디벼 보겠습니다.
일단 한국 심리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심리학 혹은 심리학 관련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 정보를 싹 긁었습니다. 그 다음에 학교 별로 교수 명단을 확보하여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하여 분류하였습니다.
* 분류기준
1. 학부가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인지 여부
2. 학부가 SKY가 아닌 경우 외국 박사인지 여부
3. 교수로 재직 중인 그 학교 학부 출신인지 여부
자 그럼 이 세 가지 분류 기준을 통과하여 학부가 SKY 출신이 아니고 외국 박사도 아니며 그 학교 학부 출신도 아닌 국내 박사 교수가 국내 심리학과에 몇 %나 있는지 대략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대학을 다 조사 못한 이유는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제 입맛에 맞는 대학만 임의로 뽑은 것이 아닙니다. 리스트의 위에서부터 차례로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말이죠. 이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은 여기 제시한 대학 명단에서 빠진 대학을 하나 선택해서 본인이 한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별로 큰 차이가 없을거라고 장담합니다.
* 서울대학교(12) : 서울대11, 전북대(Rutgers대) :
전멸
* 고려대학교(14) : 서울대3, 고려대9, 연세대. 서강대(Massachusetts 주립대) :
전멸
* 연세대학교(15) : 서울대4, 연세대8, 고려대, South Florida대, Smith대 :
전멸
보시다시피 SKY 심리학과는 세 기준을 통과하는 교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고려대는 자대 학부 출신 교수가 60% 이상, 연세대는 자대 학부 출신 교수가 50% 이상입니다. 서울대는 압도적인 90% 이상이죠. 그런 의미에서 오성주 교수 정말 대단하군요(저랑 대학원을 같이 다녔다능~). 보시다시피 SKY 출신이 아닌 국내 박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 이제 그 밖의 수도권 심리학과 개설 대학을 살펴보죠. 최근 3년 사이에 신규 임용된 교수들의 경우 학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주 어렵더군요. 감안해 주세요.
* 성균관대학교(6) : 서울대3, 성균관대2(Nebraska대, Pitsburgh대), 장혜인(Pittsburgh대) :
전멸
* 성신여자대학교(7) : 서울대3, 고려대, 연세대, 이대(Georgia대), 성균관대(California대) :
전멸
* 서강대학교(7) : 서울대3, 연세대2, 고려대, Boston대 :
전멸
* 이화여자대학교(9) : 서울대, 이대2(Iowa대, Massachusetts 주립대), 이대, 양윤(Kansas 주립대), 안현의(Wisconsin대), 이승연(Iowa대), 설경옥(Minnesota대), 김수영(Wisconsin대) :
전멸
* 중앙대학교(8) : 서울대, 연세대2, 중앙대2, 중앙대3(Western Michigan, 동경대, Duke대) :
전멸
* 덕성여자대학교(7) : 고려대2, 이종숙(Iowa대), 오영희(Wisconsin대), 주은선(Chicago대), 김미리혜(New York 주립대), 김제중(Vanderbilt대) :
전멸
* 아주대학교(8) : 서울대3, 고려대3, 신강현(Kansas 주립대), 단국대(서울대박사) :
1명
보시는 것처럼 성균관대, 성신여대,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덕성여대 모두 전멸이고 아주대학교에서 단국대 학부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박사를 하신 교수님이 딱 한 분 계십니다. 그게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1% 교수로 불리는 100만 부 베스트셀러의 작가인 이민규 교수님입니다. ㅡㅡ;;;
말 나온 김에 더 보죠. 수도권 이하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한림대학교(8) : 서울대6, 연세대, 이대(Michigan 주립대) :
전멸
* 광운대학교(7) :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3, 성균관대2(Iowa주립대, Kansas 주립대) :
전멸
* 부산대학교(7) : 서울대4, 고려대, 부산대(서울대), 부산대 :
전멸
* 호서대학교 산업심리학과(6) : 서울대4, 이대(Texas Austin대), 호서대 :
전멸
* 전남대학교(9) : 서울대2, 한규석(Ohio대), 윤가현(Georgia대), 노안영(Kentucky대), 김문수(California대), 강영신(Northeastern대), 박형인(Central Michigan대), 이혜진(Wisconsin대) :
전멸
* 우석대학교(4)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박영주(프랑스 리용 2대학) :
전멸
*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4) : 고려대, 연세대2 , 성균관대 유전공학과(고대) :
1명
* 충북대학교(10) : 서울대4, 고려대, 연세대, 이대2(Brown대, Purdue대), 박광배(Illinois대), 부산대 :
1명
* 강원대학교(5) :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2 :
2명
* 경북대학교(7) : 서울대, 경북대(Florida 주립대), 이대(Purdue대), 경북대, 충남대(New Mexico 주립대), 서강대, 중앙대 :
2명
* 가톨릭대학교(13) : 서울대6, 고려대, 성심여대(Ohio대), 전북대(Arkansas 주립대), 정승철(프랑스파리제10대학), 최은실(이대), 한양대2 :
3명
* 대구 가톨릭대학교(4) : 서울대, 성균관대, 영남대, 아주대 :
3명
* 계명대학교(7) : 고려대2, 박권생(Texas Austin대), 김남균(Connecticut대), 성균관대, 중앙대, 손은정(이대) :
3명
보시는 것처럼 지방으로 내려가면 완전 전멸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 전체 교수 중 비 SKY, 비 외국 박사, 비 자대 출신 교수의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찾아본 곳 중에서는 대구 가톨릭대학교가 유일했습니다. 지방대를 목표로 한다고 해도 절대로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이버대학교를 살펴보겠습니다. 간혹 사이버대학교를 국내 심리학 박사의 탈출구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 고려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18) : 연세대7, 고려대2, 강원대(뉴욕주립대), 부산대(Florida대), Western Ontario대, 이대, 가톨릭대, 성신여대, 서울여대, 성결대 :
5명
* 대구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2) : 영남대(계명대), 서강대(고려대) :
2명
* 한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9) : 서울대3,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Maryland대), 전북대(George Washington대), 이대, 숭실대 :
2명
대구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를 제외하고는 비율이 오히려 더 떨어집니다. 한양사이버대학교의 경우는 20%도 안 되고 고려사이버대학교의 경우도 30%를 넘지 못합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의 경우 100% 비 SKY, 비 유학파, 비 자대 출신 교수인데 그 2명이 누구냐 하면 영화치료로 유명한 심영섭 선생님하고 심리학 개론 및 카운피아로 유명한 전종국 선생님이에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인이 SKY 학부 출신이 아니고, 국내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데 자대 출신 교수 지망을 할 게 아니라면 국내 심리학과 교수가 되는 건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라는 걸 이제 아시겠지요? 죄송하지만 꿈 깨세요.
아, 물론 심리학과가 아닌 유사 학과까지 외연을 넓히면 가능성은 조금은 더 커지겠지만 저는 희망을 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낮은 확률을 바라보고, 이 늦은(?) 나이에 국내 박사 학위 취득에 도전한다는 건 솔직히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생각해요. 인생이 로또도 아니고 말이죠. 게다가 저처럼 인맥 관리 못하는 사람은 더 어렵죠.
그런 의미에서 박사 학위 과정에 기웃거릴 시간에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이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지금이라도 박사 과정에 들어가라는 되도 않는 오지랖 좀 그만 부리셨으면 좋겠네요.
덧.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데 순수하게 공부가 좋아서, 개업하려고, 박사 학위를 요구하는 기관이나 기업에 취업하려고, 기타 등등 그 밖의 다른 목표를 위해 박사 학위에 도전하는 분들을 폄하하려는 포스팅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냥 박사 학위만 있으면 어떻게든 심리학과 교수가 될 수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감 떨어지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분들과 제 자신에게 경고하기 위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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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주식회사가 임상심리학회 정회원 명의로 회원들에게 발송한 메일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내용인즉슨 지금까지 무료로 사용해오던 BDI, BAI, BHS 등의 저작권을 당사에서 샀으니 이제는 정식으로 출시된 질문지를 사서 써야 하고 무단으로 사용할 시에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일단 저는 저 메일에 포함된 협박조의 문구 정도로도 굉장히 기분이 나쁩니다만 BDI, BAI 검사 소개 페이지의 내용은 정도가 더 심합니다.
'불법 인쇄물을 사용한 의료행위, 임상검사, 논문작업, 상담활용, 연구행위, 보험료청구는 추후 해당감독기관을 통하여 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인터넷, 방송, 신문, 잡지 등 불특정인이 볼 수 있는 어떤 매체에서든 본 척도의 문항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합니다'라고 되어 있고요.
홈페이지에 가면 그 법적인 불이익이란 게 무엇인지 아주 상세하게 팝업창으로 띄워 놨습니다.
불법 제본, 불법 스캔, 불법 복사를 집중 감시하고 있는데 적발 시 저작권보호센터에 고발조치하여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에 더하여
소속 기관 및 해당 학회의 윤리위원회에 정식 공문을 통하여 실명을 밝히고, 항의조치 하도록 하겠다고 하네요. 아예 밥줄을 끊겠다고 대놓고 협박입니다.
더 치사한 건
이러한 불법현장을 당사에 신고 시 사안에 따라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고발 유도를 하는 겁니다. 하는 짓이 아주 역겨워요.
그런데 이번에 출시했다는 Beck 척도 시리즈를 보면 BDI-2는 모르겠지만 BAI, BHS는 규준 작업을 새로 한 것도 아니고 문항도 기존 문항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무료로 잘 사용하던 것을 내가 판권 샀으니 이제부터는 동일한 quality의 척도를 나한테 돈내고 쓰라는 거지요.
BDI-2, BAI, BHS 각각 부 당 1,200원인 것도 터무니없이 비싸게 느껴지는데 MMPI-2, TCI 등과 달리 부 당 구매를 할 수가 없고 최소 구매 수량이 100부(12만 원)입니다. 개인 구매는 아예 생각도 말라는 걸까요?
예전에 (주) 마음사랑에서 MMPI-2/A를 출시했을 때에도 말이 많았지만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MMPI가 워낙 문제가 많았던 도구라서 많은 임상가들이 MMPI-2의 도입을 기다려왔는데다 우리나라 규준이 적용된 표준화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서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검사 도구가 개발되었고 이후로도 사용자 편의성에 맞는 MMPI-RF 버전을 개발하고 해석 보고서나 통계 보고서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한국심리주식회사가 BDI, BAI, BHS의 척도 개발, 연구, 표준화, 보급 등에 무슨 기여를 했습니까?
연구자가 애를 써서 개발한 검사 도구를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거야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마는 지금까지 무료로 이용하던 척도를 별다른 개선 노력도 없이 저작권만 사서 그럴싸하게 포장한 뒤 예상을 웃도는 가격으로 파는 것도 모자라 지금까지 니네가 불법을 자행해 왔으니 반성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법으로 처벌하겠다며 출시 초반부터 채찍질에만 열광하는 꼬라지가 아주 기분 나쁩니다. 그동안 BDI, BAI, BHS를 사용해 온 연구원, 임상가, 학생들이 모두 잠재적 범죄자입니까?
제가 이 회사의 대표였다면 절대로 이딴 식으로 출시를 알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판권 계약을 통해 정식 출시한다고 알리면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고 임상가들에게 협조를 당부했을 겁니다.
솔직히 제 경험 상 BDI와 BAI는 허위 긍정 오류가 많아서 사용을 꺼리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각각 CES-D와 STAI를 사용하라고 권하는 편이고 차라리 MMPI-2/A가 종합적인 선별 평가도구로 훨씬 나으니 이걸 쓰면 됩니다.
K-WAIS-IV, K-WISC-IV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이 검사도구들의 문제도 곧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BDI, BAI, BHS는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사용을 피할 예정입니다.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거 영 기분이 나빠서 말이죠. 쓸 때마다 기분이 나빠질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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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상심리학회 상벌 및 윤리위원회 명의로 심리검사 문항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나왔습니다.
그간 대중매체 특히 방송을 통해 심리검사의 문항 자체가 노출되는 일이 반복되었고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드디어 나왔네요. 만시지탄인 감은 있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공식적인 학회 차원에서 공지가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심리검사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 특히 심리학회 회원이라면 아래의 윤리 규정과 대응 방안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윤리 규정>
제50조 검사의 보안 유지
1항. 심리검사의 대중적 노출이 검사의 타당도를 손상시킬 가능성을 고려하여 검사의 보안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2항. 능력검사(지능검사, 신경심리검사, 적성검사 등)와 투사적 검사의 요강, 도구, 자극, 또는 문항이 대중 매체,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검사에서의 특정한 반응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이 대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항. 검사의 보안을 위한 노력의 의무는 심리검사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는 서적에도 적용된다. 단 심리학 전공자들이 심리검사를 연구하고 사용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작되는 검사 요강, 핸드북, 해설서, 사례집, 워크북 등의 서적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4항. 심리검사를 제작하여 판매하려는 심리학자는 그 검사의 특징을 감안하여 검사 구입자의 자격 범위를 규정하고, 그러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응 방안>
1. 촬영 전 미리 검사의 보안 유지와 관련해 윤리규정을 제시하며 검사 자극 촬영을 거부할 것.
2. 방송사 등에서 검사 자극 노출 없이 검사 장면만을 촬영하겠다고 하여 허락을 하더라도 촬영 즉시 촬영 영상을 확인할 것.
3. 방송사에서 촬영 즉시 영상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경우, 방송 전 편집본 사전 확인을 거칠 것을 담당 PD 또는 책임자에게 문서로 확약 받을 것.
4. 검사 자극 촬영이 꼭 필요한 경우 실제 사용되는 검사 자극이 아닌 유사한 자극이나 문항을 사용할 것.
* 월덴지기의 comment1. 윤리 규정과 대응 방안을 숙지하라고 하면서 정작 게시판에는 이미지 파일로만 게시하는 센스. 문서 파일 하나 첨부해 주면 어디 덧납니까? 널리 알리는 게 필요한 조치인데 하나하나 입력해야겠습니까?;;;;2. 저는 방송이든 뭐든 대중매체가 심리검사와 관련된 촬영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 거절하기 때문에 별로 걱정할 일이 없지만 대응 방안 2, 3번은 현실성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촬영 영상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방송사는 제가 알기로 없으니까요. 아마 외주사도 그렇게 안 할 것이고 문서로 사전 확인을 받는 것도 불가능할겁니다. 구두로야 얼마든지 해 주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러는 방송사는 거의 없죠. 인터뷰, 칼럼도 사전 확인 없이 그냥 내보내고 필요하면 논조도 얼마든지 뒤집는 곳이 대중매체인데 너무 naive한 대응입니다. 3. 자기 평판을 높이려 적극적으로 대중매체를 이용하는 소수의 회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아마도 자기가 속한 직장에서 협조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촬영에 임하는 것일텐데 회원 보호에 대한 학회 차원의 의지가 별로 안 보여서 속상하네요. 윤리 규정을 위반한 회원만 징계하면 끝입니까? 최소한 그런 압력이 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상벌 및 윤리 위원회의 비상연락망 정도는 함께 게시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학회 차원의 대응 방안(학회 차원의 성명서 발표, 공식 항의, 변호사나 법무사 등의 자문을 통한 법률적 조치 등)도 당연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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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길거리를 혼자 지나가거나 카페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심리학회의 분과 학회인 (사)한국상담심리학회를 사칭하여 상담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한다는 제보가 학회에 접수되었습니다.
국회에서 발표를 하기 위한 설문조사라고 접근한 뒤 도형 그리기 등의 간단한 검사를 실시하고 인적 사항을 받아간다고 하는데 (사)한국상담심리학회는 그런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으며 학회와 전혀 무관한 일입니다.
심리학도라고 해도 학회의 공식 마크와 학회명을 그대로 도용했기 때문에 속아넘어갈 수 있는데 개인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 전화번호, 주소, 나이 등의 개인 정보가 임의로 수집될 수 있습니다.
무슨 의도로 학회 이름을 도용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지 모르겠지만 공신력있는 학회명을 도용해 수집하는 정보가 옳은 방식으로 사용될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업체에 팔아넘겨지거나 스팸 발송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니 절대로 응하지 마시고 그런 사례를 목격하셨거나 피해를 당하셨으면 (사)한국상담심리학회 사무국(
02-498-8293/kcpa@krcpa.or.kr)으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덧. 심리학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런 식은 정말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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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회는 세부 워크샵 일정표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등록하라는 것(이미
2008년에 제가 한바탕 비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전혀 개선되지 않았네요)에 이미 빈정상했고 중독심리학회는 학술대회 내용이 별로라서 어떻게 할까 고민 중에 정신병리연구회 하계학술대회에서 DSM-5 워크샵을 한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여 하루 휴가를 내어 다녀왔습니다. 이것으로 올해 임상심리전문가 연수 시간은 다 채웠삼~
원래는 DSM-5 워크샵만 들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시간이 1시간 30분 모자라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전에 하는 치료 사례 회의까지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장소가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강당이었는데 본관, 별관과 떨어진 별도의 건물이라서 그런지 조용한 게 마음에 들더군요. 워크샵이 열렸던 대형 강의실에 에어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내내 더웠던 것은 빼고요. 하루종일 부채질하느라고 지쳤습니다. ㅠ.ㅠ
우선 치료 사례 회의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4개의 강의실에서 각각 연속으로 2개의 사례를 진행했는데 책상을 원형으로 배치한데다 토론자가 일방적으로 comment하지 않고 청중을 사례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는 시도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방식이 효과가 있으려면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 하나도 충족되지 못해 결론적으로 말하면 완전히 망했습니다. 연수 평점 시간이 아니라면 저만해도 그런 치료 사례 회의에는 참석 안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참석자가 온통 사례 발표를 앞둔 수련 레지던트 선생님들뿐이고 전문가는 가뭄에 콩나듯이 하더군요. 이래 가지고 무슨 발표자에게 도움이 되는 노하우와 comment가 나오겠습니까. 둘째. 여전히 심리치료와 상담을 하지 않는, 병원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토론자로 배치했더군요. 인력 pool이 부족한 건 알지만 그럴바에는 토론자의 수를 줄이고 대형 강의실에서 하더라도 질을 높이는 편이 낫습니다. 발표자와 수준 차이가 거의 없는 토론자는 이제 그만 좀 보고 싶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사례 발표는 그나마 이상한 치료 기법들을 적용하지는 않았더군요. 오히려 현장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례였는데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 때문에 발표자나 참석자나 참 지루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전문가랍시고 참석한 김에 이런저런 생각나는 점을 좀 많이 말했더니 나중에 혼자서 다 떠들더라, 아예 강의를 하더라는 뒷담화가 들려오던데 매우 불쾌합니다. 오죽 엉망이었으면 저같이 낯가림 심한 사람이 나서서 떠들어야 했는지에 대한 치열한 반성부터 해야 할 겁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심리치료와 상담 수련을 간과하면 나중에 심리평가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한 상담심리전문가들이 병원 장면에 진출한 뒤에 피눈물을 흘리면서 후회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경고를 해도 귓등으로나 듣고 정신들을 못 차리니 원... 쯧쯧쯧...
오후에는 DSM-5에 대한 워크샵이 있었는데 3시간 30분으로 예정된 시간 내에 8명의 전문가가 20분씩 intensive하게 강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예정보다 30분이 더 걸렸지만 8개의 강의 모두 매우 훌륭했습니다. 특히 성격 장애 발표를 담당한 박준영 선생님의 강의는 아주 발군이었습니다. 부러울 정도로 침착하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핵심을 정확하게 짚더군요. 매우 좋았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다들 잘 하셨고요. 확실히 junior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되니 에너지도 넘쳐서 전반적으로 워크샵에 기합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DSM-5에 대한 기대가 듬뿍 생겼습니다. 자료집과 발표 자료의 슬라이드가 차이 나는 강의가 몇 개 있지만 워낙 꼼꼼하게 DSM-IV와의 차이를 잘 정리해 주셔서 자료집만 꼼꼼히 뒤져봐도 DSM-5의 감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신병리연구회에서 이번 워크샵 자료를 온라인으로 공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가 아니라서 내년 APA 학회가 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DSM-5를 공부하느라고 2013년이 정신없이 그러면서도 즐겁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아직 90% 정도만 결정된 상태라서 최종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게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의 분류와 진단 기준이 임상 현장의 현실을 상당히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바뀌었고 과잉 진단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진단에 필요한 기간을 대폭 늘리는 등의 깨알같은 노력도 꼼꼼히 기울였더군요. 각 장애의 severity를 평가하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었고요.
아마 병원에서 평가만 담당하는 임상가들은 full battery에 의존해 평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DSM-5에 맞춰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 방법의 개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심리치료나 상담을 주로 하는 임상가들은 초기 적응기만 잘 넘기면 DSM-IV에 비해 업무가 훨씬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워낙 현장의 실태를 정확하게 반영해서 적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거든요.
dementia라는 용어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점, MR의 진단에 더 이상 지능 지수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점, 도박 중독이 충동 조절 장애 중 유일하게 중독 장애로 이동한 점 등도 새로웠습니다.
빨리 DSM-5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DSM-IV는 빈틈이 너무 많은 진단 편람이기 때문에 상담을 할 때나 supervision을 할 때마다 적잖이 짜증나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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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저런 치료 워크샵에 대해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치료 관련 워크샵을 고르는 기준을 몇 가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강사가 매스컴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사람일 것(숨은 고수일 것)
: 많은 분들이 방송에 자주 나오고 유명하고 인기인이 진행하면 좋은 워크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반대입니다.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 비추고 인터뷰나 하고 다니는 그 시간이야말로 내담자/환자를 만나 치료적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간이죠. 방송에 얼굴 자주 나오는 사람치고 고수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2. 국내 치료 경험이 500사례 또는 5년 이상일 것
: 외국에서 아무리 검증된 프로그램이고, 유명한 고수에 의해 창시되었고, 오래 되었든 말든 상관없이 국내에 적용한 사례가 최소 500명 또는 5년 이상 되지 않은 프로그램은 굳이 비싼 돈 내고 직접 배울 필요 없습니다. 그 치료법의 창시자가 쓴 책만 봐도 됩니다. 어차피 워크샵을 들어도 책에 있는 내용 이상의 것이 없습니다. 물론 실제로 적용하는 노하우가 소개되겠지만 적용 사례가 그 나라 것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임상/상담 현장에 그대로 써 먹지도 못합니다.
3. 자격증(certificate)을 주는 프로그램이 아닐 것
: 자격증을 주는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몇 십 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자격증을 주는 경우와 아주 비싼 수강료를 내면 주는 경우이죠. 후자는 외국에서 널리 알려진 프로그램이 창시자에게서 수련을 받거나 학위를 받은 전문가가 국내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난 뒤 도입(대개는 처음에 외국의 고수를 초빙하여)하는 경우인데 앞의 기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국내 전문가가 치료 경험이 상당히 쌓이기 전까지는 별로 쓸데없습니다. 어차피 자신의 supervisor에게 배운 내용을 그냥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 뿐이니까요. 전자는 더 별 볼일 없습니다. 그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초반에 물량 공세를 펴는 것 뿐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대로 된 경험도 없는 강사들이 수두룩 합니다.
이 정도 기준을 말씀드리면 이 바닥을 좀 아는 분들의 경우 '그럼 대체 뭘 들으라는 말이냐. 이 기준을 통과하는 치료 워크샵이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들을만한 워크샵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혹시 자신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이런저런 자격증이나 워크샵 인증을 받으려고 비싼 돈과 없는 시간 내서 좇아다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나는 치료 워크샵을 들으러 다녀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 자리에서 꼭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방금까지 소개해 주신 치료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사례에 적용한 경험을 말씀해 주시고 외국 사례에 비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대답을 제대로 못하는 치료자는 워크샵을 진행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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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연수 평점 부족으로 1차 경고를 받은 김에 올해는 미리미리 챙겨두려고 일부러 휴가까지 내고 작심해서 춘천까지 다녀왔습니다.
사전 등록도 미리미리, 교통편도 미리미리 예약했죠. 직행특급을 없애 해당 지자체 주민을 배제했다고 말이 많은 ITX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예약도, 발권도 아이폰의 코레일 앱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지만 저처럼 어쩌다 이용하는 사람이 아닌 평상시에 자주 서울 나들이를 해야 하는 주민들은 타격이 크겠어요. 경제적인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30% 할인을 받아도 거의 7천 원에 육박하니까요. 민영화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오전 8시에 용산에서 출발하는 ITX를 탔는데 전철 승강장을 공유하기 때문에 개찰구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환승 처리가 되는 걸 몰라서 아까운 지하철 요금을 날렸습니다. ㅠ.ㅠ
9시 20분 경에 춘천역에 도착하니 셔틀 버스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우연히 반가운 얼굴도 만나고요. 도우미를 많이 배치해서 길을 헷갈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학회장이 한림대와 라데나 리조트로 나뉘어 있어 불편함이 클 것 같았는데 셔틀 버스 배차 간격을 잘 맞춰 배치해서 그런지 큰 혼란은 없어 보였습니다. 저야 하루종일 한림대 학회장에만 있어서 별로 상관은 없었습니다만...
오전에는 박경순 선생님의 심리치료 수퍼비전 워크샵을, 오후에는 조선미 선생님의 심리평가 수퍼비전 워크샵을 들었는데 나중에 다시 포스팅하겠지만 둘 다 들은 분들이라면 확연히 구분이 갈 정도의 수준 차이가 있더군요. 둘 중 하나를 듣고는 멘붕 상태로 머리가 아파 고생 좀 했다는... ㅡㅡ;;;;
사람이 많이 붐볐는데도 꽤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서 그런지 등록, 자료집 및 연수 평점표 배부에서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강의장 시설도 괜찮았고요. 원형 강의장이라서 주목도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양쪽으로 영사막을 펼쳐서 어느 쪽에 앉아도 불편함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국제 회의실이라서 그런지 각 자리마다 모바일 기기 충전이 가능한 전원 콘센트가 있어서 아이패드를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했고요. 강의 들으면서도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로 메일 확인해서 답장 보내고 할 건 다 했지요(자랑이냐!!).
강의가 끝나고 난 뒤 학회 보관용 연수 평점표를 제출해야 연수 평점이 인정되던데 새로 도입된 방식인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이기는 한데 강의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듣기에 짜증나는 강의를 버텨내야만 연수 평점을 인정해준다면 그것 자체가 고문이 되지 않겠어요?
점심 식사는 한림대 구내 식당에서 먹었는데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로는 쫄면이 유일하더군요. 그것마저도 없었으면 굶을 뻔 했습니다. ㅠ.ㅠ
음식값은 확실히 쌌지만 혈기왕성한 대학생들이 먹기에는 양이 턱없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식당으로 가는 길에 대한 지도 안내가 분명하지 않아서 대부분의 학회원들이 길을 헤맸습니다. 교직원 식당은 그래도 지도 상에서 찾기가 쉽던데 학생 식당은 찾기 어렵게 표시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강의가 모두 끝난 후 춘천역이나 버스터미널로 데려다주는 셔틀 버스가 없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제가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라데나 리조트로 가는 버스만 안내하더군요. 결국 6시에 출발하는 ITX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소한 버스 노선이나 시간표만 안내를 해 줬어도 훨씬 나을 뻔 했습니다.
하루만 경험했지만 시설, 인력 배치 등이 꽤 짜임새 있게 진행된 학회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들을만한 강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고 현장 전문가들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수퍼비전 워크샵도 정착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의 눈높이를 너무 낮게 본 것 같습니다. 바쁜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정리된 현장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고 개인적인 상념이나 푸념을 늘어놓는 식으로는 계속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한림대 관계자를 비롯해 강원 지역의 선생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덧. 춘계학술대회 대신 봄 학술대회라는 이름을 사용하던데 사소한 것 같지만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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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연수 평점 부족으로 1차 경고를 먹었기 때문(먹어도 쌉니다. ㅠ.ㅠ)에 올해는 미리미리 챙겨 놔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보통 수도권에서 열리는 학회가 아니면 잘 가지 않는 편인데 이번 임상심리학회 춘계학술대회는 멀리(?) 춘천에서 열리는데도 일부러 휴가를 냈습니다.
뭐 그렇다고 사흘을 다 참석하는 건 아니고요. 목요일 워크샵만 들으려고 합니다. 아무리 뒤져봐도 들을 만한 것이 통 없네요.
아이패드에 블루투스 키보드, iPen까지 갖고 가니 제대로 된 모바일 환경에서 포스팅을 해 보려고 합니다(야!!).
말 많고 탈도 많은 ITX 열차를 아침 일찍 타야하기 때문에 얼렁 가서 자야겠네요.
다녀와서 참가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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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상심리학회 운영세칙에는 전문회원 연수평점제(2조 2항)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다음과 같습니다.
* 전문회원으로서 당해 1~12월까지 1년간 연수평점을 5점(10시간) 이상 취득하지 못한 자에게는 다음 해 1~2월 이사회 심사를 거쳐 주의경고를 한다. 주의경고는 해당 회원에 대한 개별 연락 및 학회 홈페이지를 통한 공지가 포함된다. * 3년 연속으로 주의경고를 받은 자는 이사회 심사를 통해 전문회원으로서의 자격정지 처분을 1년간 내린다. 이 기간 동안은 임상심리전문가로서의 활동(예: 전문가 수련과정에 대한 슈퍼비전)을 인정하지 않는다.
간단히 요약하면 1년에 10시간 이상 학회 행사에 참석해서 돈(등록비)을 내라는 말입니다. 안 그러면 경고를 할 터이고 이걸 3회 이상 무시하면 밥줄을 정지시키겠다는거죠.
사실 이 모든 것은 임상심리학회가 가난해서 생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임상심리학회가 돈많고 부유한 학회였다면 이런 구질구질한 내규 따위가 필요하지도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상심리학회가 동네 조기 축구회가 아닌 이상 운영하는데 있어 여기저기 돈이 많이 필요하고 무보수로 일하는 회장과 이사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회비를 내라고 해야 할 정도의 열악한 재정 상태라는 점, 연회비로는 이 정도 큰 규모의 학회를 유지하기에 턱없기 부족하기 때문에 일년에 몇 차례 있는 학술대회의 등록비를 통해 어느 정도 보전해야 한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연수평점제의 엄격한 적용에 반대하지는 않으며 저부터도 가능하면 연수평점을 채우기위해서 열심히 학회 행사에 참석할 겁니다.
그런데 최소한 연수평점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기에 앞서 두 가지 정도는 학회 운영진이 고민을 해 보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두 가지 사안은 모두 왜 학술대회 참석이 저조한가와 관련 있습니다.
첫째. 학술대회 일정을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지 모르겠으나 저처럼 직장에 매인 사람들은 학교에 계신 분들과 달리 내 마음대로 시간을 뺄 수 없어서 윗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그게 싫으면 천금같은 개인 휴가를 써야 하는데 참 야속하게도 학술대회는 왜 항상 평일에 걸쳐서 하느냐 말이죠. 주말에 하면 누가 잡으러 온답니까? 게다가 누구 편하자고 꼭 대학 방학 때 하는건지. 휴가 기간에 쉬지 말고 학회에나 참석하라는 건가요?
둘째. 수련 레지던트와 junior 전문가들이 커리큘럼의 질적 저하에 대해 그렇게 불평들을 하면 한번쯤은 대대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든지 해서 뭔가 참석하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올라오도록 노력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대체 언제까지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지도 않는 supervisor의 심리평가 워크샵, 내담자를 만나지도 않는 교수의 심리치료 강의를 들어야 합니까? 책에 다 나와있는 뻔한 내용 들으러 시간 들여 돈 들여 지방까지 내려가게 만들어야 합니까? 대체 언제까지 제대로 된 심리치료 supervision도 받지 못하는 수련 레지던트들만의 사례회의를 열 겁니까? 현장 전문가의 치료 사례회의는 끝까지 안 할겁니까?
전문회원들의 느슨함을 질타하는 것은 좋은데 손쉬운 단매만 치실 생각하지 말고 당근도 좀 고민하셨으면 좋겠네요. 좀 심하게 말하면 현장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강사들의 엉성한 강의들으러 가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복장이 터질 지경입니다.
제 말이 과장이라고 생각되면 최근 5년 동안의 학술대회 커리큘럼을 꺼내서 늘어놓고 비교해보세요. 새로운게 얼마나 추가되었고 그 중 정말로 영양가 있는 강의 꼭지가 얼마나 되는지도요.
학술대회에 등록만 하고 확인증 받아서 곧바로 돌아나오는 전문회원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것만 아세요. 아, 이렇게 말씀드리면 강의 끝나고 확인증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다시 바꾸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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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회는 매년 임상심리전문가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필기 시험에 앞서 수련생(이 용어는 매번 들을 때마다 짜증이 치미는데 학회는 여전히 바꿀 생각이 없나 봅니다) 공동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련생 공동 교육은 수련 커리큘럼의 표준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서 레지던트들이 시험을 앞두고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 교육 수강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비판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년에 단 한번에 불과한 공동 교육이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를 수강한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불만이 이제는 극에 달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례로 올해 공동 교육 과목 중 '노년기 심리장애', '가족치료', '신경심리평가', '소아청소년 심리장애' 내용에서 임상심리전문가/정신보건임상심리사 시험에 단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순히 문제가 나오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공동 교육과 시험이 완전히 따로 놀았다는 말입니다. 이럴 바에는 대체 뭐하러 공동 교육을 실시하는 겁니까?
물론 공동교육의 내용이 시험에 꼭 나와야 하는 법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련을 받는 레지던트가 극히 드문 현실에서 유일하게 그동안 몸으로만 때웠던 지식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공동 교육이라면 문제 출제 위원이 공동 교육을 진행하거나 그마저 어렵다면 공동 교육 강사들이 문제 은행의 기출 문제들을 한번쯤은 읽어보고 그에 따라 레지던트들이 꼭 익혀야 하는 지식을 정리해서 교육을 실시해야 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전문가들조차도 당장 시험을 보면 줄줄이 미끄러질 정도로 공부를 안 하는 마당에 시험 대비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는 공동 교육에서마저도 엄한 이야기나 하고 있다면 먼 거리를 마다않고 천금같은 시간과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고 모여든 레지던트들은 뭐가 됩니까?
준비된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학회의 어려움을 수련 레지던트에게 전가하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문제 은행의 내실화를 위해 새로운 출제 위원을 계속 보강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교육의 강사들이 강의 영역의 출제 문제를 일독하고 공동 교육안을 작성토록 하는 방안을 추천합니다.
학회가 문제 유출을 막고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원칙만 계속 고집한다면 공동 교육의 내실화는 요원합니다.
수련생 공동 교육의 내실화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급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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