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무조건 많이 읽기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가능하면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 읽으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공 서적이든 교양 서적이든 책 소개 포스팅이 현저히 줄었네요.
저는 종이책도 좋아하지만 요새는 가능하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e-book을 먼저 구매하려고 노력합니다. 다행히 저는 종이 책장을 넘기는 느낌이나 감성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습니다. e-book으로 활자만 읽어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북 크로싱을 하게 된 것도 책을 돌려 읽으면 그만큼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도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적 구매 사이트는 YES24인데 여기에서 선물로 받은
'Crema Touch'를 e-book reader로 사용해왔습니다. 몇 년 동안 잘 사용해왔는데 태블릿 PC인 마이크로 서피스 프로를 사용하면서 PC용 e-book 리더 어플로 갈아탔죠.
그러다 최근에 정가 129,000원인 크레마 사운드업(soundup) e-book 리더기를 50% 할인하여 64,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태블릿 PC로 보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이 있어서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부담스럽거둔요. 이미지가 없는 일반적인 서적까지 굳이 PC용 리더기로 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냉큼 질렀습니다.
깔끔한 박스로 포장되어 왔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크레마 터치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만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일단 오디오 기능을 탑재하여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사용할 것 같지는 않지만), TTS(Text-To-Speech) 기능이 탑재되어 문장을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별매하는 BT리모컨을 이용하면 원거리에서 페이지 넘김도 가능하고요. 배터리 사용을 효율화하여 기존 크레마 대비 대기 시간이 3배 이상 길어졌다고 합니다.
박스 안에는 본체와 설명서, 충전 케이블이 들어있습니다. 현재 보이는 화면은 sleep 모드 상태입니다.
두께가 9.5mm에 불과하고 무게도 아주 가벼워서 한 손으로 들고 오래 읽어도 손목에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이전과 달리 양쪽에 페이지 넘김을 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이 장착되었는데 저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그냥 화면을 터치해서 앞뒤로 넘기는 게 더 익숙하거든요.
크기는 117mm X 170mm라서 화면이 크지는 않지만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 딱 좋은 문고판 서적 사이즈입니다.
메뉴는 크레마 터치 때와 거의 비슷하고 아이디와 비번을 일치시키면 PC용 프로그램에 들어있던 '서가'가 연동되어 읽던 책 그대로 불러와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하단에는 오디오잭과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5핀 포트, 그리고 SD카드 투입구가 있습니다. 기본 내장 메모리는 8GB이고 SD카드를 이용해 최대 32GB까지 확장 가능합니다.
화면은 제가 현재 읽고 있는 '엄마가 철학할 때'입니다. 하단에는 제목, 저자, 읽고 있는 위치 정보 등이 표시되고 상단에는 북마크, 검색, TTS기능 등의 메뉴 버튼이 표시됩니다.
정보량이 많아 복잡하다고 느끼면 홈 버튼을 길게 눌러서
현재는 품절 상태여서 '판매시작 알림신청'을 해 두어야 하지만 YES24를 이용하는 독서가라면 이 참에 하나 구입해 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책을 들고 다니는 것도 은근히 부담되니까요. 이 때 e-book 리더기 하나 가져가면 짜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 장점
- 50% 할인으로 착해진 가격
- 가볍고 작아서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 최적
- 깔끔한 디자인
* 단점
- 배터리가 1,700mAh라서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음
- YES24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만 메리트가 있음
- 액정이 워낙 약해 설탕 액정이라는 악명이 있으니 아무래도 사용할 때 조심하게 됨
책을 읽는 인구가 점점 감소하기도 하겠지만 앞으로 환경 문제때문에라도 종이책 시장은 점차 축소될거라는 게 제 예상입니다. 이와 반대로 전자책 시장은 생각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점점 확대되어 종이책 시장과 경쟁하게 되겠지요.
그동안 PDA로는 '셀빅', 'AXIM'. 'iBEE'에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는 리디북스, 올레ebook, YES24ebook, iBooks 앱을 이용해 e-book을 읽어 왔습니다만 항상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마침 YES24에서 Crema Touch라는 제품의 리뷰를 부탁해 와서 수락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YES24로부터 Crema Touch 화이트 기기를 무상으로 받는 대가로 작성하는 리뷰이니 이후 내용에 제 사심이 들어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리뷰 포인트로 잡은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이패드를 포함해 유사 타블렛 PC가 있는 경우 그럼에도 e-book 전용 기기를 추가로 구매해 사용할 것인가'
제 생각에 아이패드를 포함해 유사 타블렛 PC가 있어서 관련 어플로 e-book을 볼 수 있는 경우에 e-book 전용 기기를 구입해 사용한다면 세 가지 기준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1. 충분히 가벼울 것(타블렛 PC와 비교했을 때 뿐 아니라 둘 다 갖고 다닐 때의 합계 무게도 가벼워야 함)2. 종이책을 읽는 느낌을 최대한 구현할 것(눈의 피로도 최소화)3. 가격 경쟁력(추가 구매 시 가능한 한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을 것)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Crema Touch는 위의 세 가지 기준을 어느 정도 만족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킨들과 같은 대표적인 e-book 전용 기기가 아직 없는 국내 시장에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제품으로 보입니다. 단 타겟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충분히 가벼울 것.
어차피 책상 앞에 앉아서 거치대에 세운 뒤 보는 e-book이라면 기기의 무게가 얼마나 되었든 별로 상관없을 겁니다. 하지만 버스나 지하철로 통근, 통학하면서 e-book을 보려면 한 손으로 버스,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만 기기를 조작하면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아이패드로는 불가능합니다. 해 보시면 대번에 압니다. 그럼 이번에 새로 나온 아이패드 미니는 어떨까요?
크레마 터치의 무게는 215g입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무게는 이보다 100g 정도 더 무겁습니다.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이패드 미니를 한 손에 들고 조작하면서 오랜 시간 e-book을 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사용자가 아이패드 미니에 케이스나 범퍼를 씌워 사용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패드에 비해서는 몰라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가볍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크레마 터치는 일단 손에 들면 '어! 이거 진짜 가벼운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볍습니다. 물론 크레마 터치에도 케이스 장착이 가능합니다만 휴대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액정이 쉽게 파손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크기도 조금 큰 외투라면 외투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실제로 제가 무스탕 주머니에 넣어 갖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읽고 있습니다.
2. 종이책을 읽는 느낌을 최대한 구현할 것.
아이패드나 타블렛 PC의 장점은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교환하여 눈의 피로도 증가를 댓가로 지불하였지요. 크레마 터치는 e-link 패널을 사용했기 때문에 눈의 피로도가 현저히 줄었습니다(LCD대비 80% 정도 줄였다고 함). 아이패드로 책을 읽을 때는(특히 조도가 낮은 곳에서) 한 시간만 집중해서 읽어도 눈이 어질어질했는데 크레마 터치로 읽을 때는 그런 증상이 전혀 없더군요. 앱에서 읽을 때처럼 책장이 넘어가는 현란한 애니메이션은 없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그게 담백하고 좋았습니다. 컬러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이나 잡지, 화보집 등은 아이패드로 읽는 것이 좋겠지만 일반 종이책으로 인쇄된 건 크레마 터치로 읽는 것이 낫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구분해서 읽고 있고요.
3. 가격 경쟁력(추가 구매 시 가능한 한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을 것)
크레마 터치의 가격은 129,000 원입니다. 결코 싸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2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e-book 구입과 결합한 다양한 프로모션 상품이 나와 있어 월 1만 ~ 1만 2천 원 정도의 부담만 감수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올레의 와이파이 에그를 이용하고 있는데 한 달 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꼬박꼬박 1만 원을 지불하고 있는데 독서를 통해 얻는 잇점을 생각하면 크레마 터치가 더 나은 투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제품을 보시겠습니다.
도착한 제품 박스입니다. '책을 테이크아웃 하다'라는 간결한 문구가 시선을 잡아끕니다.
뚜껑을 열었습니다. 3단으로 접히는 간략한 설명서가 보입니다. 한번만 읽어보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보시는 것이 크레마 터치 화이트입니다. 첫 느낌은 아이패드 계열의 기기처럼 보였습니다. 구성품도 설명서, USB 충전 케이블, 본체 달랑 3개 뿐입니다.
USB 충전 케이블입니다. 저는 예전에 소개한
'Mojo Battery Multi Cable'을 갖고 다니기 때문에 그냥 집에 얌전히 모셔두었습니다만... 배터리는 1,500mAh로 한번 충전에 400시간 대기(일종의 슬립모드로 전원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다시 독서가 가능한 상태로 바뀌는)에 7,000페이지 연속 읽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받은 당일(19일)에 완충해서 매일 1시간 씩 사용했는데 아직도 65% 정도 남은 상태입니다. 해외 여행을 갈 때에도 완충해서 가져가면 돌아올 때까지 신경 쓸 필요없이 충분히 독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충전 어댑터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데 별로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PC에서 충전하면 되고 어댑터가 필요할 정도로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을 가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거든요.
아이패드처럼 홈 버튼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메뉴창이 뜹니다. 제 경우에는 내서재와 전자사전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만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는 분이라면 전자도서관 메뉴도 자주 활용하실 수 있겠습니다.
크레마 터치는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웹브라우저로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지만 번쩍거림이 심하기 때문에 간단한 검색이나 둘러보기를 할 때에만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갤러리 메뉴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지만 e-link 패널 특성 상 흑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큰 효용은 없을 듯 합니다. 원하는 사진을 갤러리에 넣어서 바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저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바탕 화면도 좋아서 아직 이미지 파일을 추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 서재를 누르면 일반 책장(default)이 뜨고 다운 받은 e-book과 기본으로 제공되는 무료 e-book이 보입니다. 내부 저장 공간은 4G로 e-book 기준으로 대략 3,000권 정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용량이 부족한 분은 마이크로 SD카드를 사용해 64G까지 사용 가능합니다(슬롯은 하단에 충전 단자 옆에 있음)
* 개선 요망 사항
: 제가 방법을 못 찾은 것인지 모르겠는데 무료로 제공되는 10권 정도의 e-book은 삭제가 불가능합니다. 어차피 안 읽을 책이라면 삭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문제는 아이패드의 YES24ebook 어플에서도 동일합니다.
스토어 메뉴 화면입니다. PC에서 결제한 뒤 다운받아도 되지만 크레마 터치에서 곧바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구매 방식은 '바로 구매하기'와 '원클릭 구매하기'로 나뉩니다. 원클릭 구매하기는 충전해 둔 디지털 머니를 사용해서 보다 손쉽게 결제하는 것이고 '바로 구매하기'는 휴대폰 결제와 무통장 입금으로 가능합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
전자 사전입니다. 6인치 화면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뉴에이스 영한 사전'과 '뉴에이스 국어 사전'이 있습니다. 의외로 자주 사용하게 되는 유용한 옵션입니다.
인터넷 메뉴 화면입니다.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화면 깜박임이 좀 심한데다 플래시와 엑티브 엑스가 많은 우리나라 웹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갤러리 메뉴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이미지를 활성화한 모습입니다. 확대, 축소 기능 정도만 제공합니다.
외양과 기본적인 기능을 살펴봤습니다. 책을 읽을 때 하이라이트, 메모, 책갈피 작성 편집 등의 기능은 너무나 기본적인 거라서 생략했습니다.
몇 가지 특징을 더 소개해드리면,
* 크레마 터치는 OS로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 2.3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신 펌웨어는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 한번 연결된 와이파이 AP가 기록에 남아 있다가 해당 AP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연결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장,단점을 좀 정리해보면
* 장점
- 한 손으로 책 읽기가 가능한 크기와 무게(휴대성 최고!)
- 한번 충전 후 더 이상 전력 공급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배터리 효율
- 종이책과 유사한 책 읽기 가능(눈부심이 없음)
- YES24 뿐 아니라 대교리브로,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영풍문고의 책도 불러와서 읽을 수 있음
- 뷰어 설정에서 원본 도서의 default 스타일을 따를 수도 있지만 입맛에 맞게 쉽게 수정 가능
* 단점
- 화면 깜박임이 심해 인터넷 서핑은 좀 어려움
- 책을 읽는 데 필요한 터치 동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하이라이트, 메모, 공유 등을 하기 위한 정밀한 조작에 있어 아이패드와 비교했을 때 다소 떨어짐
- 읽던 페이지 메모와 책갈피 등이 스마트폰, 아이패드 어플과 호환되는 클라우드 기능을 제공하는데 완벽하지 않고 가끔 에러가 발생함(개인적으로 전자책은 크레마 터치로만 읽는 것으로 해결)
* 개선 요망 사항
- 책을 보는 화면에서 내용과 페이지만 보이는 깔끔함은 좋으나 시간 정도는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지하철로 출, 퇴근하면서 책 보다가 시간 확인하려면 외투 속에 넣은 스마트폰을 꺼내야 하는데 우상단에 시간을 노출시켜주면 좋겠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두 단계를 거쳐야만 겨우 시간을 볼 수 있거든요.
- 기본 설정이 일반 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일반 책장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10권 정도의 e-book이 있어서 섞이는게 싫어 새로 책장을 만들었는데 초기 화면에서 제가 만든 책장이 먼저 뜰 수 있게 설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제게 전자책을 읽기 위한 기기를 추천한다면 별로 주저하지 않고 크레마 터치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 처음에는 그냥 공짜로 얻은 기기니까 리뷰 포스팅이나 하나 하고 말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유용해서 친한 사람들 선물로 고려 중. 이미 함께 사는 사람이 눈독들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