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 보면 D1+D4+D5 조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말이죠.
D3 소척도가 D2에 비해 우울 장애를 진단하는 데 있어 중요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D3 소척도가 우울 신체화 뿐 아니라 일반 신체화도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D3 소척도에 속하는 11개의 문항 중 7개 문항이 1, 3 척도와 중복되며 특히 척도 1과 높은 상관을 보입니다. 따라서 1, RC1, Hy4, HEA 등 신체화 관련 척도 중 어느 척도도 유의미하지 않을 때만 우울 신체화를 측정한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특히 D3 소척도는 Hy4, HEA(A-hea3) 소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 두 척도 중 어느 것도 65T 이상 상승하지 않을 때만 우울 장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D1+D3 조합으로 우울 장애. 특히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었던 경우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했습니다. 임상가 선생님들은 우울 장애의 변별 진단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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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들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D1, D2 소척도가 모두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면 DSM에 입각한 구조화된 면담을 해 봐도 대개 우울 장애 진단 기준에 부합하며 약물 치료를 병행할 때 response가 좋습니다.
이 때 자신을 우울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반영하는 척도가 D1 소척도이기 때문에 스스로 우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즉 우울 사고가 없는 수검자는 D1 소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울 장애일 가능성을 끝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D1보다 D2가 우울 장애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척도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특히 D2 뿐 아니라 D3 소척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이 때는 D3와 상관이 높은 Hy4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우울 신체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 가능성이 높아지죠.
그래서 D1+D2 이든 D1+D2+D3 조합이든 핵심은 D2 소척도의 상승이고 이 때는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모척도인 D척도도 유의미하지 않고 소척도(D1, D3, D4, D5) 들도 하나같이 유의미하지 않은 상태에서 D2 소척도만 유의미한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TCI 위험회피 기질 내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유의미한 지의 여부입니다.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1SD 이상으로 높다면(대개 위험회피 기질 내 다른 하위차원은 평균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저질 체력에 반응해서 상승한 겁니다. 다행히 신체적으로만 소진된 경우이니 섭식, 휴식, 운동 등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코칭하면 됩니다.
하지만 HEA/A-hea 내 다른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은데 HEA3(A-hea3) 척도만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 신체화가 아니라 실제 신체 질환이 있을 수 있으니 그것도 점검해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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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위해 MMPI 결과에서 주로 확인하는 건 2-7-0 code pattern의 유무입니다.
사실 2-7-0 또는 2-7 code pattern이 우울 장애인 경우보다는 PTSD(그 중에서도 Delayed PTSD)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저는 2-7-0, 2-7 code pattern이 의심되면 PTSD를 먼저 변별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실제로
'우울을 호소하나 Delayed PTSD를 의심해야 하는 수검자의 MMPI-2/A 양상' 포스팅에서처럼 알고 봤더니 Delayed PTSD로 진단해야 하는 사례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할 수 있는 전형적인 MMPI-2 검사 sign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MMPI-2로 국한해 설명하는 이유는 MMPI-A를 적용해야 하는 건 17세 이하 청소년인데 청소년을 주요우울장애로 진단하는 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 상 약물 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 주요우울장애의 전형적인 검사 sign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정상 수준
: F 척도군도 전혀 상승하지 않는, 그야말로 normal profile이 나옵니다. F, F(B)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건 수검자가 적극적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한다는 의미인데 주요우울장애에 속하는 수검자들은 그런 호소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 임상 척도 : 2번 척도 단독 상승(Spike 2)
: 0번 척도가 함께 상승해서 2-0 code pattern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0번 척도의 상승은 기질/성격 때문인 경우가 많고 이는 대부분 TCI 결과로 설명이 됩니다. 또한 2번 척도의 상승폭만큼 9번 척도의 하강폭도 중요합니다. 주요우울장애의 경우 9번 척도가 낮을수록, 정확하게는 2번 척도와 9번 척도의 차이가 클수록 우울 정도가 심한 것이고 9번 척도가 30T에 근접할수록 약물 치료를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재구성 임상 척도 : RC2 척도 단독 상승
: 2, 9 임상 척도의 관계처럼 RC9 척도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간혹 RC2 척도는 유의미하지 않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2번 척도가 depressed mood(-요인의 상승)를 측정하는 것에 비해 RC2는 low positive emotion(+요인의 하강)을 측정하기 때문에 항상 2번 척도와 함께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성격 병리 척도 : INTR 척도 단독 상승
: 2, 9 임상 척도의 차이처럼 AGGR 척도 점수가 30T에 근접하고 INTR척도와 차이가 커질수록 증상이 심한 겁니다.
'INTR, SOD(A-sod), Si 척도를 통한 내향성 이해'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INTR 성격 병리 척도는 우울 취약성을 드러내는 성격 병리 척도이기 때문에 INTR 척도가 상승하면 우울 장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내용 척도 : 신경증 척도군에서 ANX, DEP 척도만 상승
: 이 경우에도 ANX 척도보다 DEP 척도 점수가 더 높습니다. 신경증 관련 내용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 대개는 ANX 점수가 가장 높기 때문에 DEP 척도가 더 높은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후반부의 척도 중에서는 LSE 척도가 매우 높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우울 정도가 심해집니다. LSE 내용 척도가 인지 삼제(cognitive triad)에 해당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그렇죠. 나머지 내용 척도는 유의미한 척도가 드뭅니다.
* 보충 척도 : R 척도의 상승
* 임상 소척도 : D1, D2, D3 척도 조합의 상승
: D4, D5 소척도까지 모두 65T 이상으로 상승했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도 쉽게 구분이 될 정도로 D1, D2, D3 점수가 D4, D5 점수보다 높은 양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임상 소척도는 대부분 유의미하지 않은 경향을 보입니다.
* 내용 소척도 : DEP 척도 내 소척도들의 상승
: 특히 DEP1(동기 결여), DEP2(기분 부전) 소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집니다. 임상 척도에서 0번 척도가 동반 상승한 경우는 SOD 척도 내 소척도들도 함께 상승합니다. LSE 척도에서는 LSE1(자기 회의) 소척도가 유의미합니다. 나머지 내용 소척도들은 대부분 유의미하지 않은 경향을 보입니다.
노파심에서 당부드리자면 위에 소개한 조합은 주요우울장애로 의심할 만한 지극히 전형적인 검사 sign들을 제시한 것이니 이 조합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주요우울장애가 절대로 아닌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한다면 주요우울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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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울 장애라고 판단하는 MMPI-2/A 결과는 2-7-0 code pattern이지만 이런 단순한 접근은 수많은 다른 문제를 간과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Delayed PTSD(특히 애착 외상에 의한)이죠.
그렇다면 우울 장애, 특히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주요 우울 장애를 알아볼 수 있는 MMPI-2/A 검사 sign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아래의 기준 중 겹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우울 장애일 가능성이 큽니다.
* D 임상 소척도 : D1, D2(+D3) 척도의 동반 상승
: D 척도에는 5개의 소척도가 있습니다. 그 중 우울 장애 진단 기준에 대한 부합도가 높은 소척도는 D2와 D3입니다. 이들 척도가 65T가 넘으면, 특히 D2 척도가 65T가 넘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사실 D2와 D3(Hy4가 낮은데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면 다른 모든 소척도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D2 소척도가 약물 치료 병행 여부를 주관하는 주요 소척도라고 해도 D1(주관적인 우울감) 소척도가 동반 상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서 상승하는 경우는 대개 우울 장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신체 질환이 있거나 TCI의 위험회피기질 중 '쉽게 지침' 하위 차원이 상승하여 스태미너가 부족한 저질 체력이라서 상승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 INTR 성격 병리 척도의 상승
: INTR 척도는
'INTR, SOD(A-sod), Si 척도를 통한 내향성 이해' 포스팅에서 우울에 취약한 성격 병리를 나타내는 척도라는 설명을 이미 드린 바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INTR 성격 병리 척도는 내향성과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이 척도가 상승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우울 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는 게 좋습니다. 일종의 타고난 취약성에 가까운데요. 물론 TCI/JTCI에서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INTR 척도가 65T 이상 상승했다면 우울 장애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INTR이 높은 만큼 AGGR이 낮을수록 위험성이 더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INTR 척도만 상승한 경우보다는 AGGR이 낮을 때 더 우울에 취약합니다. 원래 AGGR 척도의 낮은 점수는 해석하지 않기 때문에 왜 AGGR이 낮을 때 우울 장애에 더 취약한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냥 INTR 척도만 상승한 수검자보다는 AGGR이 낮을 때 우울 장애가 더 심각한 상태일 때가 더 많았습니다.
* R 보충 척도의 상승
: R 보충 척도는 Welsh가 일찌기 1956년에 개발한 척도이며 척도의 명칭 상 심리적 불편감을 무의식적으로 억압(Repression)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척도에 포함된 문항 내용이 '내재화 경향', '처리 속도가 느림', '내향성', '신체적 호소' 등이기 때문에 우울 장애의 구성 개념과 일치도가 높습니다. 물론 R 보충 척도가 상승하면 곧바로 우울 장애를 시사하지는 않으며 제 경험 상 INTR 성격 병리 척도와 함께 상승하였을 때 우울 장애였던 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MMPI-A의 결과지에는 성격 병리 척도와 보충 척도가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INTR와 R척도가 두 개의 봉우리처럼 솟아올랐을 때에는 우울 장애 가능성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 D1, D2(+D3)가 65T 이상으로 동반 상승할수록,
* INTR(AGGR이 낮고)과 R이 동반 상승할수록,
우울 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셔야 하며 겹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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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을 방문하는 내담자 중에 주로 호소하는 문제가 우울인데 상담을 하다보면 우울치고는 에너지 수준도 높고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불안정하고 초조해 보이는데다 때로는 분노 폭발을 하기도 해서 도무지 우울 같지 않은 느낌인데 그나마 청소년이라면 청소년 우울은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우겨 보겠지만 내담자가 성인인 경우도 이도 저도 아니고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원을 방문하면 여지없이 우울 장애로 진단받고 약물 처방을 받게 되고 그나마 경험이 많고 예민한 의사에게 걸리면 Mixed Anxiety and Depressive Disorder 진단 하에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함께 먹게 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는 대체 무엇일까요? 우울 장애가 맞는데 비전형적인 우울 장애라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걸까요 아님 우울이 아닌 다른 문제일까요?
저는 이 경우 Delayed PTSD를 변별 가설로 검증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elayed PTSD는 trauma가 생긴 시점이 기본적으로 아주 오랜 과거이고 보통 부모-자녀 관계에서 애착 외상을 입었거나 심하게는 유아/아동 성폭력의 생존자일 수 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에 입은 trauma이기 때문에 강하게 억압하여 의식 수준에서 기억하지 못하다가 청소년 또는 성인이 되면 특정 경험 등에 의해 trigger되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것인데 우울, 강박, 중독, 환청 등 일반적인 acute PTSD와는 다른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지만 가장 많은 경우가 우울입니다.
우울하다며 상담 센터를 방문하는 내담자 중 상당 수가 바로 이 Delayed PTSD입니다.
그렇다면 이 Delayed PTSD를 어떻게 변별하는지 MMPI-2/A D척도의 소척도 연결 분석 결과를 갖고 설명드리겠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부분의 수검자는 당연히 D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소척도인 D1, D2, D3, D4, D5가 모두 70T 이상으로 상승했다면(그리고 다른 임상 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 별로 고민할 필요 없이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의심하면 됩니다. 아마 진단 기준도 무리없이 충족할 것이고 약물 치료에도 잘 반응할 겁니다.
하지만 Delayed PTSD가 의심되는 수검자의 D 소척도들이 보이는 대표적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D척도 : 70T 이상
- D1 소척도 : 70T 이상
- D2 소척도 : 65T 이하(대부분 60T 이하)
- D3 소척도 : 65T 이하 또는 70T 이상(신체화 기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짐)
- D4 소척도 : 70T 이상(많은 경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며 D1보다도 높은 경우가 많음)
- D5 소척도 : 70T 이상(많은 경우 D4 척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
D1(주관적 우울감) 척도는 당연히 우울하다는 수검자의 보고에 따라 상승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D1 척도는 우울 정서보다는 우울 사고를 측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D1 척도가 상승했어도 로르샤하와 같은 투사법 검사 결과를 보면 내면에 우울이 없는 수검자가 많습니다. 어쨌거나 D1 척도가 높게 상승했다고 섣불리 우울 정서로 확신하지 말고 신중하게 다른 검사 결과 등도 살펴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D2(정신운동지체) 척도는 우울 장애일 때 약물 치료가 효과적일 것인가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즉 D2 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했다면 우울 장애이면서 약물 치료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D2 척도가 65T 이하 수준이라면 약물 치료를 추가하는데 있어 신중하셔야 합니다. 제 경험 상 D2 척도가 상승하지 않았는데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는 내담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D3(신체적 기능 장애) 척도는 우울과 관련된 신체화 증상을 얼마나 호소하느냐를 측정하는데 Hy4(신체증상 호소) 척도가 70T 이상으로 동반 상승한 경우 이차적 이득을 위한 미성숙한 신체화 방어 기제를 의심해봐야 하고 거기에 HEA2/A-hea2(신경학적 증상) 척도까지 상승한 경우는 기질적 취약성과 함께 강력한 관심 끌기 행동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Delayed PTSD인 경우 그나마 신체 증상 호소를 통해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한 수검자라면 상승, 그마저 효과가 없었다면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D4(둔감성) 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수검자는 일상 생활에서 자주 멍때리거나 정신을 놓고 있어서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심하게는 PTSD의 해리(dissociation)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D4 척도가 D 소척도 중 가장 높게 상승하는 이유는 수검자가 trigger되어 재경험하고 있는 과거 trauma 때문일 수 있는 것이죠.
D5(깊은 근심) 척도까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수검자는 근심 걱정이 많고 뭔가(대개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를 반추하고 이러한 사고 과정에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느낍니다(침투적 사고).
D4, D5는 우울 척도이면서 일정 부분 불안 관련 증상, 특히 PTSD 관련 증상들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상승하기 때문에 예민한 임상가는 내담자가 입으로는 우울하다고 말하지만 보이는 행동은 불안한 사람같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거지요.
위에서 설명드린
D 관련 소척도의 양상과 일치하는데다 거기에 Hy2(애정 욕구) 소척도까지 40T 이하로 낮은 상태(애정 결핍 또는 고갈)로 측정된다면 부모-자녀 관계 역동과 함께 성장기의 애착, 욕구 좌절 상황에 대한 추가 탐색을 해 보셔야 합니다. 애착 외상에 의한 Delayed PTSD 가능성이 있습니다. Delayed PTSD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상담에서 다루어야 할 정도의 부모-자녀 관계 갈등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애착 외상에 의한 Delayed PTSD에 대한 치료적 접근을 위해서는 다음의 참고 서적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실 겁니다.
*
트라우마의 치유(Coping with Trauma : Hope through Understanding, 2005)
*
애착과 심리치료(Attachment in Psychotherap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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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거창합니다만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선별평가도구로 많이 사용하는 MMPI-2의 D, RC2 척도를 활용해 우울 관련 장애를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예전에 MMPI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흔히 2-7-0 또는 2-7 code tyep이 전형적인 우울 장애 프로파일이었습니다. 물론 요새도 이 code type 양상이 분명하면 우울 장애를 고려하기는 합니다만 요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유행하는 진단은 Mixed Anxiety and Depressive Disorder입니다. 아무래도 7번 척도의 상승을 무시하기는 힘드니까요.
하지만 불안까지 함께 고려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오늘은 임상 척도 D, 재구성 임상 척도 RC2 딱 두 개만 갖고 우울 장애와 관련된 진단 가설을 설정하는 걸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임상 척도의 재구성 임상 척도 모두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해석 기준 점수는 65T이나 편의 상 즉각적인 심리치료 또는 약물 치료를 요하는 수준의 개념적 진단 기준인 70T로 설명하겠습니다.
D 척도 상승 : Depressed Mood 상승
RC2 척도 상승 : Positive Emotion 하강
경우의 수는 크게 3가지입니다.
* D 척도 70T 이하, RC2 척도 70T 이상
*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하
*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상
1. D 척도 70T 이하, RC2 척도 70T 이상 -> 기분 부전 장애(Dysthymic Disorder) 고려
depressed mood는 별로 보고되지 않고 positive emotion만 낮은 경우입니다. 상담이나 구조화된 면담에서 내담자가 '사는 재미가 별로 없고 웃을 일도 별로 없다'고 보고하는 것이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우울해 죽을 지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즐거운 일도 없는 상태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작은 스트레스에도 취약할 수 있습니다.
2.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하 ->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 고려
1번 경우와 반대로 depressed mood는 높은 수준인데 positive emotion가 하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수검자가 우울감을 느끼고 있고 cognitive triad에 해당하는 문제도 보고하는데 그래도 삶의 즐거움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아 buffer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는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해 D척도의 하위 척도에서 D2 정신운동지체 소척도가 어느 정도 상승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로샤 같은 투사법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게 좋습니다. emotional support를 제공하는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이 많을수록 우울에서 빠져나오는게 쉬워집니다.
3. D 척도 70T 이상, RC2 척도 70T 이상 -> Double Depression(Major Depressive Disorder) 고려
depressed mood도 높은 수준이고 positive emotion까지 하강한 경우로 예후가 가장 좋지 않습니다. 대개는 기분부전 장애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다 발병 시점 앞뒤로 강력한 stressor를 만나 한번 더 추락한 형국입니다. 그래서 double depression이라고 하는거죠. depressive해지기 오래 전부터 긍정적인 정서도 고갈되어 온데다 이러한 긍정적 정서의 고갈이 주변의 지지 체계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작 심각한 우울이 찾아왔을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아무데도 없습니다.
이 경우는 대개 응급실을 통해 종합병원급의 보호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살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주의 관찰을 요합니다.
DSM-5 기준으로는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가 가장 부합하는 진단명입니다.
덧. 우울 장애의 임상적 진단이 이렇게 쉽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정확한 변별 진단을 위해서는 D, RC2 척도의 조합만 믿지 마시고 다른 심리검사결과와 면담, 배경 정보, 치료력 등을 포괄적으로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위의 내용에만 너무 의존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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