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에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session에 다 참석한 건 아니고 1, 2 session은 전자 카드 관련 정책 포럼이라서 저는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과 모니터링 체계에 대해 다루었던 session 3에만 들어갔고 이후 진행된 종합 토론까지는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때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자면,
첫째, 사감위가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판별 도구인 KGBS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경기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분석 결과를 보니 KGBS만 도박 중독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동안 KGBS를 개발만 해 놓고 욕 먹으면서도 여전히 CPGI 결과만 줄창 보여주는 이유는 KGBS로 측정한 유병률이 CPGI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도 KGBS는 K-NODS나 K-MAGS-DSM보다도 오히려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니까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해도 유병률이 너무 낮게 측정되면 지금까지 9%라고까지 과장하면서 했던 협박이 우습게 되니 KGBS를 이제서야 사용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 될 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묻어버리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이 짜인 것 같았습니다
둘째,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한 도구로 GAMTOM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현장의 치료자들로부터 이미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듯이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대폭 수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항이 너무 많아요. 서양에서는 material을 많이 줘야 내담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선호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담자들은 숙제 주는 걸 아주 싫어라 합니다. 내담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고 그 저항에 맞서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포함될 확률도 상당히 증가할 겁니다.
셋째, 한국형 GAMTOMS를 만든다고 해도 Timeline Feedback(TLFB) 만큼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사용하고 있는 외국 기관의 담당자도 그렇고 국내 교수들도 그렇고 이게 참신하고 기대되는 정보 수집 도구라고 생각하던데 저는 견해가 다릅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무리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도입한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도박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걸 빠짐없이 작성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못 믿겠으면 한번 해 보세요. 아마 안 될 겁니다.
넷째, GAMTOMS와 같은 치료 효과 평가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저는 그보다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GAMTOMS에 대한 자료에서도 조기 종결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정작 현지 관계자도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더군요. 조기 종결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기 전까지는 치료 효과 평가 도구를 도입하더라도 평가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토론에서 집단 상담이 개인 상담보다 효과적이라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외치던데 글쎄요. 100회기 이상 집단 상담을 진행해 본 제 경험으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굉장히 homogeneous한 집단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같은 연령대, 비슷한 social status, 비슷한 도박 유형까지 맞추고 거기에 개인 상담 20회기 정도 진행해서 변화 단계까지 얼추 비슷하게 matching했는데도 5명 이상의 집단 크기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반개방형 집단 상담에서도 두 분이나 재발했고요. 도박 중독 상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전문 상담자의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돌파구로 나온 방안이 집단 상담의 활성화 아닌가 싶은데 생각 다시 하셔야 할 겁니다.
여섯째, 발표 자료 중에 내방 상담자의 대부분이 변화 단계 중 준비 단계에 속한다는 말이 있던데 도박자의 보고를 곧이곧대로 믿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심층적으로 평가하면 거의 대부분이 전 숙고 단계(Pre-Contemplation Stage)에 속할 겁니다. 준비 단계에 도달한 도박자가 그렇게 많다면 현장의 상담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일곱째, GAMTOMS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평가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종결을 하고 난 뒤에는 대부분의 도박자와 가족들이 치료 기관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결혼 정보 회사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들이 결혼 정보 회사의 연락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종결 후 6개월(이건 그나마 낫지만), 1년, 2년 정도 되면 연락이 닿지 않는(혹은 피하는) 사례의 수가 급등할텐데 어떻게 접촉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저는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평가 도구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덟째, 종합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현장의 상담자들이 GA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자 분들이 꽤 많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개인 상담도 받고 GA도 열심히 다니고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면 도박 중독 치유에 더 좋을 것 같지만 제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이는 자전거 바퀴 수를 늘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안정감은 있을 지 몰라도 마찰력 때문에 현저히 속도가 떨어지게 되죠. 게다가 서로 치유 효과를 상쇄하는 것들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 상담과 GA입니다. 제 경험 상 GA와 개인 상담 모두 잘 맞는 도박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있다면 그릇이 정말 크거나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치유 효과를 발휘하는 특성이 서로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 아주 기본적인 치유 목표에서 있어서도 개인 상담과 GA는 꽤 다릅니다. GA는 완전한 치유란 없다고 가정하고 죽을 때까지 GA 모임을 빠지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건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치유를 멈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완전한 탈도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가족과 같은 보호자에게 미치는 GA의 영향입니다. 무조건적인 인내와 희생 강요, 알코올과 같은 교차 중독의 간과 등이 과연 가족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히려 개인 상담자가 GA를 무조건 권장하는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치유 기법의 장, 단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도박자와 가족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 치유가 묻지마 관광은 아니지 않습니까?
회사에서 왜 휴일인데도 굳이 참석해서 들으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포럼이었습니다. 휴무 대체로 2시간을 더 쉴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입맛이 쓰네요.
태그 -
CPGI,
GA,
GAMTOMS,
K-MAGS-DSM,
K-NODS,
KGBS,
Timeline Feedback,
TLFB,
내담자,
단도박 모임,
대한상공회의소,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치유,
도박자,
도박중독,
모니터링 체계,
사감위,
사행산업,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
상담,
상담자,
유병률,
전자 카드,
조기 종결,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
집단 상담,
치료 효과 검증,
치료자,
탈도박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17
이 자료는 현재 임상 현장에서 직접 도박 중독자를 상담하고 있는 경륜 클리닉의 고승환 선생님이 대구 대학교 대학원의 재활 과학과에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병적도박에서 전두엽-관리기능의 상대적 결손' 논문의 요약 및 나름의 분석입니다.
이 논문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구 대상
- 도박 중독자 32명(도박 중독 치료 경험이 없는)
- 일반 대조군 20명
* 측정 도구 : K-WAIS, KIMS 전두엽-관리기능 신경심리검사(EXIT), REY-KIM, K-NODS
* 분석 방법 : 독립표본 t검증, 종속표본 t검증, 효과 크기(effect size) 분석(Cohen's d)
* 연구 결과
1. 일반 지능 면에서 병적 도박 집단과 정상 집단은 차이가 없음
2. 관리 기능 면에서 병적 도박 집단은 정상 집단에 비해 유의미한 결손을 보임
3. 집단(병적 도박, 정상 집단)과 지능 요인(일반 지능, 관리 기능)간 상호 작용이 유의미함
4. 집단 내 일반 지능 요인 간 비교에서 정상 집단은 차이가 없으나 병적 도박 집단은 차이가 유의미함
-> 결론 : 병적 도박자는 하위 인지 기능인 일반 지능에서는 뚜렷한 결손이 나타나지 않으나 일반 지능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상위 인지 기능인 관리 기능에서는 상대적인 결손이 나타나며 이는 병적 도박자의 주된 인지적 특징이 전두엽-관리 기능 저하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임.
개인적으로 제가 지금까지 읽은 도박 중독 관련 국내 논문 중 가장 깔끔한 논문입니다. 분석틀이 단순하지만 군더더기가 전혀 없으면서도 꼭 필요한 핵심적인 이야기는 빠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논문을 읽었습니다.
* 월덴지기의 comment
1. 개인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과 같은 물질 중독 집단을 하나 더 추가해서 세 집단 분석을 했으면 훨씬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습니다. 고승환 선생님도 지도 교수에게 이를 제안했으나 연구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니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해서 이쯤에서 그쳤다고 하시지만 개인적으로 역시나 아깝습니다.
2. 제가 이 분야에 문외한이라서 그런데 관리 기능의 결손이 하위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관리 기능이 인지 기능의 control center의 역할을 한다면 하위 인지 기능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3. 논의 부분에서 치료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이 논문의 main part는 아니나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rought하게라도 좀 다루었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궁금한 것은 그런 것들이니까요.
4. 고승환 선생님이 제한점에서 말씀하신 표집의 제한 중 여성 도박자의 부족은 사실 제한점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현장에서 보면 워낙 여성 도박자의 수가 적으니까요. 학력 수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도박 중독자들이 고학력자들이 많은 편포된 분포를 이루니까요. 현장의 임상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논문 분석과 게재는 직접 고승환 선생님의 허락을 받은 것입니다. 논문의 전문이 궁금하신 분은 첨부 자료를 다운받아 살펴보세요.
태그 -
EXIT,
K-NODS,
K-WAIS,
KIMS,
REY-KIM,
고승환,
관리 기능,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
물질 중독,
병적 도박,
전두엽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88
이 자료는 (주)하이원에서 운영하는 KLACC의 강성군 선생님, 충남대 심리학과의 김교헌 선생님, 경상대 심리학과의 이민규 선생님,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학과의 임지영 선생님이 한국 건강심리학회지(2010, Vol 15, No. 3, 569-581)에 publish한 '도박중독의 측정: KNODS, KCPGI 및 KSOGS의 비교' 논문의 요약 및 나름의 분석입니다.
이 논문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구 대상 : 국내 카지노 이용자 1,375명
* 측정 도구
- K-NODS, K-SOGS, K-CPGI
- 도박행동 관련변인
(도박 시작 연령, 하루 최대 판돈, 카지노 출입 월 평균 횟수, 1일 평균 도박 시간, 1회 방문 시 체류 기간)
* 분석 방법 : 내용 분석, 신뢰도 분석, 요인 분석, 상관 분석
* 연구 결과 1. K-SOGS가 도박중독 유병률을 과대추정하는 이유는 돈을 빌리는 출처에 관한 문항이 45%에 달하기 때문2. 측정내용, 신뢰도, 타당도, 분류 일치율의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K-CPGI가 심리측정적으로 가장 적절한 도구임
개인적으로 이 논문은 문제라고 생각되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서 comment가 좀 많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김교헌, 이민규 선생님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이 이 정도 수준이라니 매우 놀랐습니다.
* 월덴지기의 comment
* 조사 대상의 문제
: 연구자들도 제한점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사행산업 이용객을 대상(도박 중독자가 아니라)으로 한 연구라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도록 개발된 K-CPGI를 사행산업 이용자인 카지노 이용객에게 적용하는 것 자체가 결과의 해석 및 일반화 가능성에 심각한 제약이 될 것으로 보임.
* 내용 분석의 문제
1) McMillen & Wenzel(2006) 분류 범주의 문제
: 도박 중독 진단의 중요 기준 중 하나인 ‘금단 증상’이 범주에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도박 중독을 장애 모형의 관점에서 보지 않겠다는 이론적 전제를 이미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처럼 포괄성이 낮은 분류 범주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 굳이 예를 들자면 1미터 짜리 줄자로 1.2미터 호수의 수심을 측정하겠다고 덤비는 꼴.
2) McMillen & Wenzel(2006) 범주에 대한 문항 할당의 문제
2-1) 내용 분석에서 연구자들이 ‘문제 인식’ 범주로 분류한 K-NODS의 문항은 ‘재정적 문제에 대한 구조요청’이 주 내용이므로 문제 인식이 아니라 ‘금전 문제’ 범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함.
2-2) 금전 문제를 제외한 ‘관계 손상’ '타인의 비난‘ 등 도박 중독의 폐해를 입증하는 중요한 구성 개념을 부정적 결과(개인)라는 단일 범주로만 분류하고 있어 각 척도 고유의 내용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
3) 내용 분석 절차의 문제
: 내용 분석을 어떤 연구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실시했는지에 대한 절차 설명이 전혀 없음. 내용 분석은 질적 자료를 양화하는 과정이므로 주관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적절한 과정을 거쳤는지가 중요한데 본 연구에는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음.
4) 내용 분석 결과 해석의 문제
: 연구자들은 내용 분석 결과 세 척도가 내용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11개의 범주 중 세 척도에서 모두 발견되는 범주는 단 4개에 불과하여 36%의 내용만 공통되는 것으로 나타남. 게다가 앞서 지적한 것처럼 ‘문제 인식’ 범주로 분류한 K-NODS의 문항을 ‘금전 문제’ 범주로 재분류하면 그나마 3개로 줄어듦.
* 구성 개념 타당도 문제
: 본 연구에서는 K-NODS가 2요인 구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 K-NODS를 사용한 기존 연구들에서 일관되게 1요인 구조가 산출된 것과 다른 결과인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음.
* 준거 관련 타당도 문제
: 준거 관련 타당도는 검사 도구에 의한 점수와 어떤 준거와의 상관계수에 의해 검사 도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법으로 다른 검사 점수가 준거로 사용되는 경우 공존 타당도(concurrent validity)라고 함. 이 때 중요한 것은 기존에 타당성을 입증받은 검사와의 관계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므로 본 연구에서 공존 타당도를 검증하려면 5개 도박 행동 관련 변인과 도박 중독 또는 도박 문제의 관계에 대한 타당성이 기존에 입증되어 있어야 함. (그렇지 않으면 연구자가 타당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변인을 임의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따라서 최소한 카지노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타당도 연구 결과 등 관련 근거가 제시되어야 함. 실제로 다섯 변인 중 ‘도박 시작 연령’ 변인은 세 척도와의 상관이 모두 유의미하지 않았으며 상관이 가장 높은 ‘도박 경험 중 하루 최대 판돈’ 변인과의 상관도 .40에 불과하여 설명량이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과연 이 준거 변인들이 도박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변인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거둘 수가 없음. 따라서 K-CPGI가 상대적 예측력이 높다는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결과일 수도 있음(이 논문의 가장 큰 문제).
* 분류 일치성 문제
1) 신뢰도, 구성 타당도, 준거 관련 타당도가 높다는 근거로 K-CPGI를 기준으로 분류 일치율을 살펴보았으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 타당도가 높다는 것을 담보하지 않으며 구성 개념 타당도와 준거 관련 타당도 모두에서 문제가 발견되었으므로 K-CPGI를 기준으로 분류 일치율을 구하는 것이 부적절함. K-NODS, K-SOGS를 기준으로 한 분류 일치율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겠음.
2) 본 논문의 결과 말미에서 K-NODS와 K-SOGS의 분류는 문제 도박자 집단에서 거짓 음성(false negative)의 오류가 높다고 주장했으나 표 4에 따르면 K-CPGI에서 문제 도박으로 구분된 사람 중 K-SOGS에서 문제없음으로 분류된 사람의 비율이 4.8%, K-NODS에서 저위험 도박자로 분류된 사람의 비율은 0.8%에 불과하므로 거짓 음성의 오류가 높다는 주장 자체가 잘못된 것임.
태그 -
false negative,
K-CPGI,
K-NODS,
K-SOGS,
McMillen & Wenzel,
강성군,
건강 심리학회,
공존 타당도,
구성 개념 타당도,
김교헌,
내용 분석,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분류 일치성,
이민규,
임지영,
준거 관련 타당도,
카지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78
현재 국내 도박중독 현장에서 사용하는 도박중독 진단척도는 크게 4가지입니다.
가장 오래된 것이 SOGS인데 유병률이 과다추정되는 문제가 드러나 단독으로는 사용하지 않으며 다른 척도와 병행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의 경우 교차 진단을 위해 K-MAGS, K-NODS와 함께 사용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K-MAGS-DSM(혹은 K-MAGS)으로 미국정신의학진단편람인 DSM-IV-TR의 진단 기준을 활용한 척도입니다. 병원에서 주로 이 척도를 사용하며 사실 상 가장 널리 사용되는 척도입니다.
그리고 K-NODS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개발된 척도로 가장 최근에 나왔죠. 1년 유병률과 평생 유병률을 나누어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문항이 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 밖에 GA(익명의 단도박 모임)에서 AA의 문항을 변형하여 만든 GA20문항이 있습니다. 이 척도는 GA에서만 사용합니다.
CPGI는 사감위만 사용하는 척도로 이전 포스팅(
'한국판 CPGI의 문제점')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엉터리 척도입니다. 도입하는데 들인 돈이 아까워서 그런지 창피함을 무릅쓰고 꾿꾿이 사용하고 있습니다(웃음).
이순묵 & 김종남 선생님은 최근에 publish한 논문(관련 포스팅 '
[논문] 도박중독 문제의 본질에 충실한 평가/진단 및 비율 산정')에서 도박자의 부인 경향을 차단하기 위한 filter 문항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별로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 굳이 도입을 하고자 한다면 병원의 입원 병동에만 국한해 도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신과 병원의 보호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부인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도박 중독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초기 라포 형성의 어려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입원 환경에 대한 불만, 다른 입원 환자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현장에서는 도박자의 부인 경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한 이래로 초기 평가에서 도박 중독자가 정상으로 보이기 위해 진단 척도를 왜곡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양상은 도박자가 자발적으로 방문하든, 가족의 강권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방문하든 차이가 없습니다.
2005년부터 저는 도박 중독자에게 MMPI-2와 사회적 바람직성을 측정하는 척도인 MCSD를 함께 제공해왔습니다.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르는 반응 왜곡 경향을 탐지하기 위해서이죠. 도박자들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보이려는 경향은 높은 편이나 부인 경향은 거의 없습니다. MMPI-2의 타당도 척도에서도 이상 반응을 보이는 도박자가 없고요. 상당히 솔직하게 답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정신과 병원의 입원 병동을 제외하고는 도박 중독 진단 척도에 도박자의 부인 경향을 탐지하기 위한 문항을 굳이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태그 -
CPGI,
K-MAGS,
K-MAGS-DSM,
K-NODS,
SOGS,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
도박중독 진단척도,
병원,
보호 병동,
부인 경향,
입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