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쯤 눈을 뜨기는 했지만 어제 하루종일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도네시아로 날아오느라 피곤했다는 핑계로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다 8시쯤 일어났습니다.
이맘 때쯤의 인도네시아에 모기가 극성이라길래 전자 모기향도 챙겨 왔는데 리조트 측에서 전자 모기향을 알아서 제공해 줘서 짐에서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오픈 샤워실이라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샤워하는 맛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
물도 fresh water인데다(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섬 지역으로 들어가면 짠물 샤워를 하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오네요. 아무래도 롬복은 발리처럼 큰 섬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샤워를 마치고는 미리 걸어둔 알람에 맞춰
Nancy McWilliams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등록/입금을 하고(해외에 나와서까지 이러다니 저도 참 극성맞죠;;;) 아침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어젯밤 묵은 방입니다. 건물 하나에 1층과 2층 각각 방이 하나씩 있는 구조인데요.
제가 묵은 방은 1층 305호였습니다.
방 앞 테라스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서 그늘이라고 해도 오래는 못 앉아 있습니다.
도로를 마주보고 객실이 배치되어 있지만 커튼을 칠 수 있고 바로 앞 화단에 키가 큰 식물을 심어서 시야를 가리게끔 배치를 해 놓았더군요.
어젯밤에 들어올 때 리셉션에서 한참 들어오기에 멀다고 투덜거렸는데 아침을 먹는 식당과는 아주 가깝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게 바다인데 오른쪽이 실외풀이고 왼쪽이 식당입니다. 발리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롬복은 파도가 꽤 높기 때문에 밤새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객실까지 들리더군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잘 잤습니다.
해안까지 걸어나와서 뒤를 돌아다 본 풍경입니다. 꽤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하얀 뭉게구름이 산을 감싼 것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네요.
오른쪽에는 바다를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side pool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역시 바다를 면하도록 배치한 부페식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바다에 면한 테이블에 자리가 있길래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30도에 가까운 날씨라서 그늘에 있다고는 하지만 오픈 테이블이니 부채질을 하지 않고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ㅠ.ㅠ
아침부터 아이들이 해변에 나와 놀고 있습니다. 롬복 해변이 다 이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리조트의 해변은 모래는 고운 반면 색깔은 흰색이 아니더군요.
모래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파도가 꽤 높게 치기 때문에 보기에는 시원하고 좋지만 물가에서 놀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뭐 아이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덩달아 바닷바람도 세게 불어 시원하기도 했고요.
뷔페 구성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quality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vegan이라면 tofu rice와 grilled potato를 추천합니다. 첫번째 접시라서 사진에는 없지만 과일 종류가 많고 당도도 높은 편이라서 이번 여행에서는 과일을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수박은 우리나라 수박처럼 달고 수분도 많더군요.
인도네시아에서 과일 드실 땐 수박을 추천합니다. 워터멜론 주스도요~
음식도 괜찮았지만 커피가 아주 맛있어서 마무리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네요.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뭐가 안 맛있겠습니까마는;;;;;
식당 앞 해변에 여기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누워서 투숙객들이 주는 음식으로 요기를 하던데 저쪽에 있는 다른 강아지에게 주려고 힘껏 던지니 늘어진 채 누워 있다가 쏜살같이 달려가서 그 강아지를 쫓아내더군요. 나름 자기 영역이 확실한 듯;;;;
날씨가 워낙 더우니 해변에 나와 있는 강아지들도 해변에 웅덩이를 판 뒤 그 안에 웅크리고 누워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발이라도 담궈보고 싶어서 잠시 side pool에 앉았습니다. 오른쪽에는 pool bar도 있어서 음료도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side pool도 근사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바다를 보면서 민물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더군요. 아쉽지만 발만 살짝 담그고 일어섰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들어서 찍은 꽃. 굉장히 높은 위치에 피었던데 잎이 푸르고 싱그러워서 그런지 더 화사하고 깨끗하게 보입니다.
객실로 돌아와 짐 싸고(별로 풀어놓은 것도 없지만) 10시 40분 쯤 체크아웃을 위해 나섰습니다.
어제는 밤에 들어왔기 때문에 리조트를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몰랐지만 아침에 나갈 때 보니 굉장히 넓고 큰 리조트더군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숙소도 많고 계속 여기저기에 건물을 짓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쪽 길로 쭈욱 나가면 리셉션이 나오는데 가는 길에 Spa도 있어서 필요한 분들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셉션도 오픈되어 있어서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선풍기도 있고 통풍이 잘 되어 식당보다는 덜 덥더군요.
체크아웃을 한 뒤 리셉션에 있는 소파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젯밤 체크인 할 때 private boat를 예약해 뒀거든요. 원래 일정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놓은 뒤 오전에는 셍기기 시내를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어제 들어오면서 보니 셍기기 시내에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 리조트에서 셍기기 시내까지 생각보다 멀더군요. 그래서 그냥 길리 메노섬으로 일찌감치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private boat fee는 선착장까지 차량 이동까지 포함해서 70만 루피아(한화 7만 원선)였습니다. 리조트에서 부킹한 것이니 좀 비쌀 수는 있겠습니다.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를 타는 것과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이 비싸보일 수 있지만 선착장까지 이동하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 time table에 맞춰 가야 하는 것,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 티켓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것, 인원 수가 찰 때까지 또 기다리는 것, 낡은 보트에 인원을 초과해서 태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 길리 메노섬에서도 공용 선착장에 내려 리조트까지 걸어서 찾아가야 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약되는 시간에 편이성까지 고려한다면 말이죠. 다음에 또 길리섬에 간다고 해도 저는 그냥 private boat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10시 50분이 되자 운전을 해 줄 드라이버가 동료와 함께 차량을 갖고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스타렉스급의 넓고 큰 새 차량이네요. 만족입니다.
운전자가 한국말을 곧잘 하길래 물어보니 안산 공단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할 때 얼마나 안 좋은 일을 겪었는지, 착취를 당했을지 몰라서 겁이 나 도저히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보지 못하겠더군요. 굉장히 눈치 빠르고 영민해 보이는 사람이던데...
리조트에서 1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방살 선착장 근처의 해변이었습니다. 드라이버는 제가 길리 메노섬으로 가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리조트로 가느냐고 묻기에 마하마야 리조트를 마하야마로 잘못 알고 발음했더니 다들 배꼽을 쥐고 넘어가네요. 제 말 실수가 재미있나 봅니다. :)
작은 스피드 보트로 옮겨 탔습니다. 굉장히 날렵하게 생겼고 실제로 빠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추천입니다. 속도가 빠른 대신 파도가 조금만 세게 일면 요동이 심해서 멀미나기 딱 좋습니다. 엉덩방아를 찧는 건 기본이고요. 실제로 함께 간 사람이 허리가 좋지 않아 허리에 무리한 충격이 가해질 것을 두려워 해 긴장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풍광은 근사하고 바다색도 너무 멋집니다만.....
보트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 주변 아무거라도 꽉 붙잡지 않으면 인천 월미도의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을 타는 것과 같은 꼴이 납니다. 그래도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제대로 찧었답니다. ㅠ.ㅠ
예전
코타키나발루 여행 때 만따나니 섬에 가던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ㅡㅡ;;;;
다행히 롬복 선착장에서 길리 메노섬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서 견딜 만 했습니다. 언제쯤 도착하나 싶을 때쯤 리조트가 위치한 해안이 보였거든요.
덧. 그건 그렇고 Living Asia Resort and Spa는 강추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묵어본 숙소 중 가성비 최고였어요. 롬복 가실 분들이라면 꼭 한번 고려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여행은 11시에 출발하는 항공권을 예약하기는 했지만 공항에서 외투 보관도 해야 하고, 포켓 와이파이도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고양이 네 마리도 미리 챙기고 가야 하니;;;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짐을 미리 싸놓았기에 다행이었죠. 6시 50분에는 집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7시 15분에 공항버스 리무진을 탔고요. 새벽 기온이 영하 6도라서 그런지 길에서 버스를 15분 정도 기다렸는데 몸이 다 얼었네요.
인천 공항까지의 요금을 9.000 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결제하면서 보니 8,800 원이네요. 설마 200원 할인?
버스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었더니 잠이 쏟아져서 인천 공항까지 꿀잠을 자면서 갔습니다.
8시 25분 쯤 공항에 도착해 발권하러 카운터(가루다 항공은 D카운터)로 직행했습니다. 초극성수기인데도 예상했던 것만큼 공항이 붐비지는 않더군요. 발권하면서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하물며 만석도 아니라고 합니다. 대체 얼마만에 만석아닌 항공기에 타 보는 건지 기억도 안 나네요;;;
이건 여담인데
가루다 항공은 승무원도 데스크 직원도 모두 매우 친절합니다. 호감도 상승이네요.
1층으로 내려가 와이드모바일 booth에서 포켓와이파이 에그를 수령한 후 다시
3층 M카운터 뒤에 위치한 대한통운에서 외투를 맡겼습니다. 외투 보관 비용은 1일 1개 3,000 원입니다. 2,000 원으로 알고 갔는데 그새 가격이 오른 듯 합니다. 그냥 택배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기 때문에 모피 코트나 고급 의류를 맡기는 사람이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더군요.
반팔 차림인데도 공항 내 난방이 잘 되기도 하고 이번 여행 때는 캐리어 없이 배낭으로 짐을 꾸렸기 때문에 배낭을 메고 다니니 별로 춥지는 않았습니다.
출국 심사를 마친 뒤 셔틀 트레인을 타고 109 탑승동으로 이동해
121 탑승구 앞에 있는 롯데 면세점에서 어르신 선물로 산 면세품을 인도받고 앞에 있는 면세점에서 여행지에서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썬 스프레이를 구매하려고 물어봤지만 파는 곳이 거의 없고 드물게 있는 판매점에서는 너무 큰 대용량 용기 밖에 없어서 포기했습니다(그래도 살 걸 그랬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가 보니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야 하더라고요).
공항에 일찍 도착해 여기저기 바지런히 돌아다니느라고 출출한데다 시간도 좀 있기에 푸드코트의 퀴즈노스(이상하게 요새 자주 가게 됨)에서 베지 라이트와 콜라로 배를 채웠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하늘이 청명합니다;;;; 베트남 항공을 탈 건 아니고 저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을 탑니다.
10시 25분 비행기 탑승.
대한항공, 아에로플로트 공동 운항편인데도 승객이 별로 없습니다. 너무 한산하네요. 2 X 3 X 2 항공기인데 신혼부부나 연인들이 대부분이라 배려한답시고 창가에 몰아넣어기에 가운데 좌석은 텅텅 빈 채로 갔습니다.
허브 공항으로 가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롬복의 화산 폭발 여파로 여행자가 급감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간 이렇게 한산한 비행기는 정말 오랜만에 탔습니다.
탑승 마감은 10시 45분에 했는데 정작 비행기는 11시 20분이나 되어 출발했습니다(원래는 11시 5분 출발).
이륙하자마자 기내 이용품 세트를 나눠주네요. 안대, 수면양말, 이어플러그 세트가 들어있습니다. 당연히 수면 양말로 냉큼 갈아신었고 수면 안대와 이어플러그도 잠 잘 때 아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생수와 물티슈도 나눠줬는데 그건 나중에 쓰려고 짐에 챙겨 넣었고요.
국제선 항공이라서 그런지 개인 LCD 스크린도 있네요.
음료 카트가 먼저 지나가기에 빈땅 맥주하고 믹스 너츠를 주문했습니다. 믹스 너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독특한 향도 괜찮고 맛있네요. 빈땅은 필스너에서 생산하는데 무난한 맛입니다. 향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믹스 너츠를 안주로 마시기 딱 좋았습니다.
기내식을 먹을 시간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비건식(VGML)이 먼저 나왔구요. 왼쪽 위의 콜드 샐러드는 맛은 괜찮았지만 너무 차게 나와서 별로더군요. 과일은 당도도 높고 훌륭했고요. 메인 음식은 좀 느끼한데 바질 페스토를 뿌려 먹으니 먹을 만 합니다. 비건 마아가린을 발라 먹는 빵도 그런대로 괜찮았고요. 완전 비건식치고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구성입니다. 비건이 아닌 경우에도 추천할 수준은 아니니 비건이 아닌 분들은 try하지 마세요. :)
식후 커피는 티백 커피인 듯 합니다. 이건 비추천입니다. 차라리 차를 마시는 게 낫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여행 초반에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어느새 발리에 다 왔습니다.
발리의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보다 1시간 느리네요. 이 정도 시차라면 실시간 문자나 통화도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출발할 때 인천이 영하 1도였는데 발리는 영상 30도라고 합니다. ㅡㅡ;;;;
덴파사르 공항은 천정이 높아서 비교적 쾌적한 느낌이나 안내판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길을 좀 헤맸습니다. transit하는 다른 여행자를 따라 갔는데 transfer/transit 안내판만 보고 가면 안 됩니다. 이건 해외 transfer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거든요. 일단 immigration으로 가서 입국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immigration으로 가는 도중에 원래 'Visa on arrival' 창구에서 visa fee를 내야 하지만 작년 6월에 인도네시아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visa fee를 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냥 통과하시면 됩니다.
입국 수속은 그야말로 형식적이고 보안 검사도 대충 합니다.
짐 찾는 곳을 지나 세관신고대를 거쳐 공항 청사 밖으로 나가자마자 훅 끼치는 더운 열기가 동남아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합니다.
발리 현지 시간 오후 5시 25분입니다.
일단 국제공항 청사 밖으로 나온 뒤 transfer line 표지판을 따라 국내선 항공으로 이동합니다. 통로라고는 해도 오픈되어 있어 무지 덥네요. 게다가 domestic terminal까지 꽤 멉니다.
domestic terminal을 구석에 박아놔서 추레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넓고 면세점도 많으며 요기를 할 음식점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꼭 기념 사진을 찍는 포토존입니다. 뭔가 싶어 설명을 읽어보려고 안내판을 찾아봤지만 없네요.
6시 40분 쯤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발리 국내선 공항에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비건에게는 좀 가혹한 환경입니다. 꽤 큰 푸드코트에 들어왔는데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건 이 메뉴(5만 루피아)가 유일합니다. ㅠ.ㅠ 게다가 같은 팬으로 면을 볶았는지 굴소스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달걀 후라이 부스러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너무 짜기도 하고요. 비추천입니다.
사진에는 없는데 추가로 주문한 프렌치 프라이가 오히려 바삭하고 맛있습니다. 함께 주문한 오렌지 스쿼시와 레몬 스쿼시는 스프라이트가 아닌 탄산수를 베이스로 해서 좋기는 했는데 잘 섞지 않아서 젓지 않고 마시면 나중에는 맹 탄산수를 마셔야 합니다.
윽~ 프로펠러기입니다. 그나마 대형 항공기이고 새 비행기라는 게 위안이랄까요?
7시 30분 출발에 10분부터 보딩을 하기에 화장실도 못 가고 기다렸는데 활주로로 나가는 버스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바람에 정작 비행기는 7시 40분에 출발했습니다;;
2 X 2 항공기입니다. 앞에는 남미인으로 추정되는 애 딸린 가족, 뒤에는 인도네시아 남자 둘이서 이륙해서 내릴 때까지 단 1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떠드는 바람에 머리가 다 울릴 지경이었습니다. 비행 시간이 45분에 불과해서 다행이었죠.
비행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기내식 대신 스넥이 나왔습니다. 달걀과 우유가 들어가 있을 게 뻔했지만 호기심에 맛이나 보자고 먹었습니다......만 역시나 느끼하네요.
저녁 8시 25분에 롬복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발리 공항에 비해 훨씬 작습니다. 위상 차이를 느낄 수 있더군요. 활주로에 내려 짐 들고 청사로 걸어 들어가니 곧바로 보안검사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도 좀 형식적이네요.
청사 밖으로 나가기 전에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아주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이용할 만 합니다.
일단 공항 내 환전소에 가서 600불을 환전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좀 많이 환전했는데 인도네시아 물가를 과대평가했네요. 결과적으로 많이 남았습니다. 환전하면서 보니 간판만 환전소이지 사무실에 아무 것도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냥 의자 하나, 돈 통 하나 놓고 일하네요. 이건 뭐지? 싶었습니다.
자 이제부터 중요한데
롬복 공항에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저처럼 애매한 시간에 내리면 더욱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정규 택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문을 나서자 마자 볼 수 있는
Airport Taxi booth도 그냥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 사설 택시입니다. 제가 볼 때는 택시 회사도 아니고 그냥 민간 드라이버를 연결하고 중계 수수료를 먹는 장사꾼들입니다. 임대료를 내고 들어와 있으니 당연히 흥정은 안 됩니다. 지역에 따라 정해진 금액이 있는가 봅니다. 흥정에 자신이 있으면 오히려 공항 밖으로 나가 진을 치고 있는 드라이버들과 흥정하는게 낫습니다.
저희는 일단 청사 밖으로 나가 정규 택시를 찾았으나 못 찾고 혹시나 싶어 가격을 물어봤는데 셍기기까지 알고 갔던 금액(22만 루피아)보다 터무니 없는, 37만 5천 루피아를 부르기에 두말 없이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제 등 뒤에 대고 계속 가격을 낮춰 부르더군요;;;) 공항 내 booth에서는 35만 루피아를 부릅니다. 에누리는 없고요. 그러니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처음에는 다시 공항 밖으로 나가서 흥정할까 생각했지만 시간도 늦었고 하루종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기에 그냥 청사 내 택시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피곤한데 몇 천 원 아끼자고 길바닥에서 승강이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다행히 차는 새 차인데다 스타렉스급이더군요. 승객도 저희만 있어서 편하게 이동했고요. 문제는 드라이버가 새파란 20대 초반인데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점;;;; 그건 뭐 바디 랭귀지를 사용하면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셍기기 지리도 잘 모르더군요. 미리 예약한 리조트 주소를 영어, 인도네시아 버전(혹시 몰라 인도네시아 말로 번역된 걸 뽑아 갔거든요)으로 보여줬는데도 모르더군요. 아 놔~
더 웃긴 건 제가 이야기 한 직원과도 통화를 했는데 그 사람도 리조트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 거;;;; 꽤 유명한 리조트였는데도 말이죠. 하는 수 없이 포켓와이파이를 켜서 스마트폰 네비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일이 안 되려고 작정했는지 포켓와이파이가 3G망을 잡지 못하더군요. 구글 지도 검색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찌 일이 이렇게 꼬이나....
결국 셍기기 시내에서부터 외곽으로 나가면서 리조트를 하나하나 뒤져서 찾아냈습니다. 원래 도착 예정 시간보다 30분이 오버되면서부터 저는 그냥 마음을 비웠는데 나중에는 운전기사가 마음이 조급해지는게 눈에 보이더니 예약했던 Living Asia Resort and Spa를 찾아냈을 때에는 자기가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ㅡㅡ;;;
밤에 도착해서 잘 몰랐지만 Living Asia Resort and Spa는 초대형 리조트이고 시설도 훌륭한 것에 비해 가격이 정말 너무 착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찬찬히 설명드리겠지만 롬복에 가실 분들께는 강추합니다.
다음 날 바로 길리 메노섬으로 이동해야했기에 잠만 잘 요량으로 선착장에서 가까운 리조트를 섭외한 건데 왜 평점이 높은지 알겠더군요. 다음 날 아침에 찍은 객실 사진입니다. 꽤 넓고 쾌적하죠. 채광도 좋고요.
한 쪽 벽에 장식된 조각품도 대충 놓은 싸구려가 아닌 것 같더군요.
객실 뒤로 연결되는 곳(왼쪽)이 욕실인데...
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천정이 뚫인 오픈 샤워실이네요? 동남아 리조트에는 이런 시설이 흔하다지만 리조트에 많이 묵어본 게 아니어서 그런지 저는 처음 봤습니다.
아침에 정신 차리고 다시 봤을 때 모습. 오픈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넓이 자체가 굉장히 넓더군요.
그래서 뭐 아침에는 파란 하늘을 보며 샤워를 하는 호사를 누렸지요. ^^
이건 내일 아침 이야기이고 하루종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데다 숙소에 도착하는 여정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기 때문에 싸 간 햇반과 미소국으로 대충 요기하고 씻은 뒤 잠이 들었습니다.
닫기
* 공항버스 리무진(6003) 탑승 : 8,800 X 2 = 17,600 원
* 대한통운 외투 보관 서비스 비용 : 3,000 X 2 X 5일 = 30.000 원
* 인천공항 퀴즈노스 : 베지라이트 small 1, medium 1, 콜라 1잔 = 16,800 원
* 발리공항 푸드코트 저녁
- 베지 메뉴 : 50,000 X 2 = 100.000 루피아
- 오렌지 스쿼시 : 30,000 루피아
- 레몬 스쿼시 : 30,000 루피아
- 프렌치 프라이 : 55,000 루피아
= 215,000 루피아
* 롬복 공항 택시 서비스 : 350,000 루피아
* Living Asia Resort and Spa 포터 팁 : 10.000 루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