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플의 양곤 워킹투어 코스는 2017년 판(3판) 기준으로 56~57페이지에 있습니다. 뚜벅이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제게 론플이 추천하는 워킹 투어는 빠른 시간에 핵심적인 랜드마크를 다 돌아볼 수 있는 가성비 때문에 선호합니다. 특히 주로 여행 일정 초반에 들르게 되는 수도를 돌아보면서 분위기를 익히는데 워킹 투어 만큼 좋은 게 없어서 론플이 추천하는 코스는 가능하면 활용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버마에 있는 모든 파고다의 대부격은 쉐다곤 파고다지만 그건 여행 말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기로 했고 버마 여행에서 가장 먼저 만날 파고다는 슐레 파고다(Sule Pagoda)입니다. 양곤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용이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슐레 파고다를 기점으로 해서 버마 여행을 시작하곤 하죠. 보시는 것처럼 큰 로터리의 중앙에 위치해있고 육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거대하지는 않고 아기자기합니다. 슐레 파고다는 내부에 특별히 볼 게 있는 게 아니라서 겉에서만 보고 지나쳤습니다. 론플의 워킹투어에서 거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스팟입니다.
슐레 파고다에서 동쪽, 정확하게는 북동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거대한 하얀 건물이 시청입니다.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건물이죠.
법원 건물인 'High Court'입니다. 식민 시대의 자취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영국식 느낌이 나는 빨간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멋지네요.
High Court는 Mahabandoola Garden을 마주보고 있는데요. 공원 가운데에는 우뚝선 Independent Monument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Independent Monument는 햐얀색의 오벨리스크인데 반은 용, 반은 사자인 'Chinthe'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공원을 좌측에 두고 남쪽으로 쭈욱 내려가면 Yangon River에 다다르게 됩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Kempinski Yangon Hotel이 나옵니다. 굉장히 고풍스러운 특급 호텔인데요. Kempinski 호텔 체인에 대한 소개는
몽골 여행 때 잠시 한 적이 있는데 몽골의 Kempinski 호텔은 가성비 최고였는데 양곤에 있는 Kempinski 호텔은 이보다 훨씬 럭셔리한 호텔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보행자 도로와 연결된 호텔 외부만 봐도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죠. 길을 걸을 때 호텔 로비를 걷는 것 같습니다. 바닥도 온통 대리석이네요;;;;
Kempinski 호텔과 마주보고 있는 건물은 Yangon Divisional Court입니다. 양곤 시내에 있는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역사가 1900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딱 보기에도 오래된 건물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이렇게 낡은 건물을 때려부수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누구는 흉칙하고 보기 싫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저는 쿠바 여행 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무조건 새 것이 좋은 건 아니니까요.
도로를 마주하고 Yangon Divisional Court 건너편에 있는 건물은 Myanma Port Authority입니다. 항만관리청 정도의 기능을 하는 공공 건물인데 Yangon Divisional Court와 달리 꽤 현대식 건물입니다.
여기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서 북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Sofaer Building Yangon'입니다. 이탈리안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이고 1906년에 지어졌습니다. 내부에는 버마 최초로 설립된 현대 미술 갤러리 '로카 낫(Lawkanat)'이 있습니다. 현대 미술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메인 도로는 번화하고 차량도 많지만 안쪽 골목으로는 이처럼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행상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슐레 파고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천천히 걸었지만 워킹 투어 코스 주 몇 군데를 뺐는데도 시간이 좀 남더군요. 슐레 파고다는 해질녘에 보면 더 근사하다고 해서 시간을 맞춰 워킹 투어를 한거거든요. 그래서 유명한 티 하우스 중 하나인 Thone Pan Hla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검색했는데 장소를 옮겼다고 하네요;;;; 아쉽지만 거긴 나중에 양곤으로 돌아왔을 때 들르기로 하고 슐레 파고다 근처에 있는 새로 생긴 대형 쇼핑몰에서 잠시 다리를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도 지하에 우리나라처럼 식재료 파는 곳이 있는데 우리나라 반찬 판매하듯이 덜어서 파네요. 나중에 알게 되지만 버마도 우리나라 반찬 문화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생경함이 별로 없어요.
Cafe Amazon이라는 곳에서 차가운 음료도 한 잔씩 마셨는데 포스팅하면서 찾아보니 왜 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어둔 것이 없습니다. 아이스 리치 쥬스(2,650 짯)하고 페퍼민트 모카 frosty magic(4,200 짯)이라는 음료를 마셨는데 아이스 리치 쥬스 완전 추천합니다. 너무 달지도 시지도 않은데 청량감이 엄청나네요. 더운 날씨에 수분 보충하는데도 최고입니다. 하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했을 때 너무 비싸기는 합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서 아침은 어차피 거를거구요. 그래서 Loft Hotel에서 1박을 예약할 때도 일부러 조식 신청을 안 했죠. 내일은 11시 45분 비행기로 만달레이로 떠나야 하는데 도착 시간을 계산하면 점심 먹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과일식으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바나나, 사과 같은 과일을 샀습니다. 저녁에 가볍게 마실 버마 맥주와 스넥도 좀 사고요.
슬슬 골든타임이라 슐레 파고다를 잘 볼 수 있는 정방형 육교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슐레 파고다 근처의 교통 혼잡도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언제봐도 대단합니다. 차로 이동해서는 답이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슐레 파고다를 중심으로 한 메인 도로는 괜찮습니다. 듣던 대로 해질녘의 슐레 파고다가 훨씬 더 근사하네요. 저녁 노을에 물든 황금 파고다가 묘하게 분위기 있습니다. 이때는 쉐다곤 파고다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전혀 몰랐던 때이기는 합니다만. :)
하루 종일 더위 속에서 걸어다녔더니 슬슬 지치네요. 숙소로 돌아가서 간단히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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