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이라서 추울 것 같았는데 이불이 두꺼워서 그런지 추위를 별로 느끼지 못하고 그런대로 푹 잤습니다. 당연히 시차 문제로 새벽에 깼지만요. -_-;;;
새벽에 일어난 김에 어제 못하고 잔 빨래를 해서 히터와 빨래 건조기에 널었습니다. 화장실에 온수로 작동하는 빨래 건조기가 있더군요. 문제는 새벽에만 잠시 가동되다가 꺼졌다는 거. 다 안 말랐는데... ㅠ.ㅠ
구름이 짙게 깔린 것이 영 불안합니다. 비라도 쏟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다행히 큰 비는 내리지 않더군요. 오전에 방을 옮길 것이기 때문에 부렸던 짐을 다시 싸느라 아침부터 부산을 좀 떨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죠.
Villa Conti Hotel은 8시부터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의 1층에 식당이 있는데 reception을 담당하는 직원(베컴을 닮아서 잘 생겼다능~)이 서빙까지 하더군요. 하긴 뭐 작고 아담한 호텔이니까요. 아침은 보통 체코 호텔의 아침과 별로 다를 바 없습니다.
아침을 먹고 텔츠로 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해두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저희가 첫날 묵었던 호텔 건물입니다. 창문마다 꽃으로 장식을 해 둔 것이 밤에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화사하네요. 그래도 내부는 좀 썰렁하다는거...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좀....
넒은 창문이 있는 곳이 reception desk가 있는 방입니다. 그냥 사무실 같은 분위기에요.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광장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고만고만한 크기라서 걸어서 다녀도 충분합니다. 사실 다른 교통 수단도 없다는....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오후에 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잠시 쪽잠을 자기도 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다음 여행 일정을 상의하기도 하는 등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입니다.
광장 한 켠에 information center(Infocentrum이라고 써 있죠)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관광 정보와 티켓 예약 등을 담당하죠.
입구가 좁지만 내부는 상당히 넓고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니 방문 필수입니다. 유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광장을 지나 어제 들어왔던 길을 따라 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골목 골목이 호젓하면서도 예쁩니다. 일본의 유후인이고 그리스의 미코노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체스키 크롬로프의 조감도(?)입니다. 우리나라 안동 하회마을처럼 강이 마을을 휘감아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모양이죠. 그림으로 봐도 예쁩니다.
버스 터미널로 가는 마을 입구에 민속 박물관이 있는데 거기 담장에 걸려 있는 '리스'입니다. 그냥 예뻐서 찍어봤어요. ^^
인디언 천막같은 것을 복원해 놓은 것이 민속 박물관 마당에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틀동안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도 정작 민속 박물관에 들어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결국 못 갔습니다. ㅠ.ㅠ
체스키 크롬로프성과 성당이 형제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여전히 구름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체스키 크롬로프로 들어가는 어귀의 다리에서 보면 발코니가 그림같은 레스토랑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 정말 좋겠지요.
완연한 가을은 아니지만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까지 가서 물어보니 티켓을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여기도 프라하 버스 터미널처럼 창구는 단 하나. 게다가 버스 티켓을 팔지 않는다는 문구까지 떡 하니 붙여놓았더군요). 대체 이게 무슨... 체스키 크롬로프는 1992년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local bus 밖에 없고 체스키 크롬로프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 티켓은 각 버스에서 사야 한다고 합니다.
체스키 크롬로프에서 텔츠로 가는 직행은 없기 때문에 Budejovice로 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일단 Budejovice로 가는 티켓은 당일에 버스에 오르면서 사면 되고 Budejovice에 가서 텔츠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면 됩니다. 티켓은 직접 사도 되고 광장에 있는 information center에서 미리 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니 왜 버스 터미널에서는 정작 버스 티켓을 팔지 않는데 information center에서는 티켓을 판답니까?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그래도 뭐 영어도 잘 안 통하는데 창구 직원과 목소리 높여봤자 제 손해이기 때문에 순순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뭐 information center에서 살 수 있는 티켓은 미리 사 두라는 거네요. 특히 성수기에는 그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돌아오는 길에 본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정경입니다. 블타바 강이 마을을 휘감아 돌아가는 아늑한 곳이죠. 저희가 묵었던 Villa Conti도 보이네요. 어디인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
이게 무슨 나무더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본 나무인데 기억이 통 나지 않더군요. 아시는 분은 제보를...
체스키 크롬로프에도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아지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이대니 주인이 참 좋아하더군요. 찍기 편하게 손으로 들어주는 친절함까지...
마을 어귀에 있는 iCOOP(일종의 마켓)에 들러 체코 가그린 한 병(43K)을 샀습니다. 어제 밤부터 목이 간질간질한 것이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가 인후염이라도 재발하면 큰일이겠다 싶었거든요. 다행히 몸은 금방 좋아져서 가그린은 한번 사용하고는 한국으로 갖고 들어왔습니다. 사무실에 두고 가끔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가그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서 가글을 하면 입속이 아플 정도입니다. 처음에 파란 색깔만 보고 변기 뚫는 '뚜러펑'인 줄 알았다는... -_-;;;
호텔로 돌아왔더니 '베컴'이 방이 준비가 되었다고 안내를 해 주더군요. reception desk가 있는 건물 2층에 있는 204호실인데 그 방을 보자마자 어제 방이 없어서 '그런 방'을 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제 묵었던 방과 비교해 보세요. ㅠ.ㅠ
화장실도 훌륭합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아주 깨끗해요. 욕조도 있고 넓어요. 게다가 하늘이 보이는 채광창이라니... 똥 누면서 별도 볼 수 있겠군요. -_-;;;;
전망 하나만으로도 204호 강력 추천합니다. 혹시 Villa Conti에 묵으실거면 최소한 뒷쪽 정원 전망이 보이는 이층방으로 예약을 하세요. 창가 앞에 융단이 깔려 있어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보는 전망이 끝내줍니다.
정원 너머를 보시면 다리가 보이는데 거기가 바로 체스키 크롬로프 입구입니다. 왼쪽으로 쭈욱 나가면 iCOOP을 만나고 길을 따라 가면 버스 터미널에 다다르게 되죠.
짐을 풀고 다시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광장에 있는 이 탑은 중세 시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흑사병이 다시 돌지 말라는 기원을 담아 세웠다고 합니다. 지금은 수리 중이라서 둘레에 차단막을 쳐놓았습니다.
광장 주변에는 이 탑을 중심으로 호텔, 레스토랑, 박물관 등이 빙 둘러져 있죠. information center로 가니 한쪽 벽에 버스 시간표를 출력한 것을 액자에 끼워서 포스터 전시하듯이 넘기면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해 놨더군요. 편리하네요. 직원에게 이야기를 해서 일단 Bujedovice에서 Telc로 가는 버스표를 먼저 구입했습니다(1인당 112K).
그리고 Egon Schiele Art Centrum으로 향했습니다.
한쪽 벽이 담쟁이 덩굴로 덮여 운치 있는데다 단풍이 예쁘게 들어서 멋집니다.
분위기 참 좋습니다. 호젓하고...
아쉽게도 저희가 찾아갔을 때에는 에곤 쉴레 전시관에서 Huan Tian이라는 중국 예술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들어가지는 않고 기념 연필만 한 자루 사서(20K) 나왔습니다. 제가 지금 갖고 다니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보통 연필과 좀 다릅니다. 일단 상당히 무겁고 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광택이 도는 모습입니다. 아껴서 써야죠. ^^;;;
에곤 쉴레 전시관을 나와 체스키 크롬로프성으로 향했습니다. 아침나절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저희가 방문한 시점이 그렇게 붐비는 계절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타바강이 체스키 크롬로프를 둘러싸고 흐르는데 보시는 것처럼 강물이 상당히 시꺼멓습니다. 이것은 물에 철분과 석회질이 많아서 그렇지 사실 엄청 깨끗하답니다. 무려 1급수!!
가을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수량이 많지 않군요.
구름이 슬슬 걷히는 것 같습니다. 햇빛도 간간히 비추고요. 보시는 것이 체스키 크롬로프성입니다.
체스키 크롬로프 마을의 다른 입구입니다. 저 아치형 돌문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까만 물빛과 파란 하늘, 그리고 단풍이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오전에는 프라하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체스키 크롬로프 성을 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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