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위니컷이 1950년부터 1964년까지 사회복지전문가를 대상으로 강의한 내용 중 18편의 글을 추려 엮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생애 첫 5년에 대하여 : 정서적 발달에 관한 현대의 관점
2장. 어린 시절 아동과 어머니의 관계에 대하여
3장. 비성숙 상태의 성장과 발달에 대하여
4장. 안전과 부모에 대하여
5장. 다섯 살 아이에 대하여
6장. 가족에게 통합적이고 파괴적인 요인들에 대하여
7장. 부모의 우울증으로 영향받는 가족
8장. 정신이상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9장. 정신병적 부모가 아동의 정서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10장. 청소년기에 대하여 : 적도 무풍지대의 몸부림
11장. 가족과 정서적 성숙에 대하여
12장. 아동정신의학에 관한 이론에 대하여
13장. 조산술에 대한 정신분석의 기여에 대하여
14장. 부모에게 주는 조언
15장.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에 대한 케이스워크
16장. 박탈된 아동이 어떻게 가족 상실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17장. 집단의 영향과 부적응 아동 : 학교 관점
18장. 민주주의 용어의 의미에 대한 생각
목차만 봐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죠? 오래된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위니컷의 고전이라니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습니다.
Donald W. Winnicott은 '프로이트 이후 가장 사랑받는 정신분석가'로 불리울 만큼 충동보다 환경을, 아기와 엄마의 관계에 관심을 쏟았던 소아과 전문의입니다. true self와 false self의 개념, 그리고 임상, 상담 전공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good-enough mother를 중요시했죠.
올해 4월에 출판된 신간이고 심리학 전문 출판사인 학지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꽤 기대를 했는데 올해 최악의 책으로 평가합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저는 아무리 정독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독해력이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Behind the 8-Ball, 2008)' 같은 엉터리 번역서를 내 봤기에 번역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지만 이 책은 좀 심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유학파도 아니고 번역 훈련을 받은 적도 없지만 이 책의 번역자인 임경수 교수는 무려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과 시카고 대학에서 수학한 유학파인데다 시카고 신학대학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분입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기를 돌려서 쓴 것 같은 직역체 문장으로만 쓰여져 있거든요. 그래서 더 충격입니다.
제가 더 화가 나는 점은 마땅히 편집 과정에서 감수를 했어야 할 학지사에서 아무 것도 안 했다는 겁니다. 이런 low quality의 책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출판했다는 건 심리학 전공자(일반인이 이 책을 구매해서 읽을리는 만무하니)를 기망하는 겁니다.
이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소용없습니다. 이해를 할 수 없는 수준이니까요) 이 책은 읽지 마시라고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습니다.
정 읽고 싶은 분들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을 할테니 빌려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분명히 경고했으니 저를 욕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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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담자로부터 "선생님 이제 좋아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받으면 상담자가 당황하기 쉽습니다.
'난 아직 아무것도 치료적으로 한 것이 없는데 대체 왜 좋아졌지?' <- 내담자의 말을 진심으로 믿는 상담자'상담을 그만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 상담을 복기해보지만 알 수 없어 당황하는 상담자
상담자가 예상못한 시점에서 내담자가 제목과 같은 말을 하게 되면 다음 중 하나가 아닌지 고려해 봐야 합니다.
* 상담 초기
:
거의 대부분 저항(Resistance)입니다.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네가 함부로 개입해서 나를 어떻게 해 보려고 시도할 생각은 버리라는 내담자의 경고일 수 있죠. 이 경우 내담자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이유에 대해 함께 탐색해 봐야 합니다. 드물게는 상담자의 실력을 믿지 못한 내담자가 상담을 종결하려고 대는 핑계일 수 있으나 나름의 방법이 모두 효과없어 상담자를 찾아온 내담자가 그런 이유로 상담을 초기에 종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상담 후기
: 내담자가 호소하던 문제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로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박 중독자가 상담을 한 지 1년이 지나 이제는 도박 생각도 나지 않고 도박에 손을 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이 때 자신감이 넘쳐 교만해진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도박을 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함께 차근차근 따져봐야 합니다. 물론 이 때에는 내담자를 놔주지 못하는 상담자의 역전이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고 실제로 상담을 종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 Manipulation
: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내담자의 경우,
상담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변화된 체하는 내담자의 거짓 자기(false self)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담자가 상담자를 기쁘게 하려는 의도는 다양하지만 진정한 자기(true self)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방해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대개는 내담자가 좋아진 이유와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에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상담자가 많지는 않지만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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