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자가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 저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하는 초반 회기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으면 도박중독자와 가족이 따로 상담을 받도록 안배합니다. 이는 의존성이 강한 도박자가 자신도 모르게 치료마저도 가족에게 의지하려는 성향을 약화시키고 자신의 문제를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가족이 도박자와 함께 방문하지 않게 되면 도박자가 자신의 상담 시간을 알아서 챙겨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잘 안 되고 상담 시간을 잊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도박자가 상담자와 충분한 rapport를 형성한 경우 상담 예약 시간을 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첫째,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도박 충동이 가라앉게 되고 따라서 더 이상 도박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상담을 받아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둘째, 사실
상담은 도박자에게 과거에 도박으로 인해 겪었던 괴로움을 상기하기 때문에 결코 편안한 시간만은 아닙니다. 인간은 부정적인 기억이 되살아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적 기제가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상담 시간을 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족들은 도박자가 상담 시간을 잊는 것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고 심하게 다그치기보다는 스스로 상담 예약을 다시 하거나 연기할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키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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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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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삶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요? 생물학적으로 노쇠하여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일까요?
사람들은 사고를 당해서야 자신의 육체적 건강을 인식하듯이 불치병에 걸려 자신에게 남은 나날이 제한되고 나면 그제서야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는 죽음은 남의 일이고 나에게는 절대로 닥쳐오지 않을 일처럼 착각하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냉엄한 결과적 현실이죠. 과연 6개월 시한부 인생과 60년을 더 살 수 있는 사람의 차이는 그저 먹고, 자고, 싸는 시간의 길이일까요?
아닐 겁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삶의 의미는 그저 숨쉬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평생을 죽음의 의미에 대해 연구했지만 자신이 하고자 한 일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처럼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좀 더 풍요롭고 가치있고 즐겁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죽음을 눈앞에 둔 6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의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었던' 기록입니다. 두려움과 죄책감을 떨치고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살다 간 그들을 사진으로 만나면서 남아있는 내 삶을 돌아 봅니다.
저도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주장하듯이 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차가운 병원의 병상에서가 아니라 집에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물건들에 둘러쌓여 죽고 싶습니다.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은 그들을 우리가 만들어 놓은 틀에 가두지 않고 우리가 그들을 돕는다는 핑계로 실제로는 우리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누구나 맞닥뜨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자신의 죽음을 되돌아봄으로써 남아있는 삶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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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갓파는 일본의 전통 요괴입니다. 포스터에 보이는 것처럼 생겼지요(애기 갓파지만). 맑은 냇가나 늪에 살면서 벌레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평화로운 요괴입니다. 머리의 접시가 마르면 힘이 약해지고 스모를 좋아하고요.
포스터에는 귀엽게 나왔지만 실제 애니에서는 좀 낯선 모습입니다. 거북 등 같은 등껍질도 그렇고 팔이 기형적으로 길어보이는 것도 그리 호감있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애니는 목적 의식이 분명합니다. 인간 아이와 갓파의 우정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표면적인 것이고 사회 고발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자연을 파괴하고 정복하고 감사하지 않으며 게다가 인간끼리도 이지메하는 추악한 모습들, 그래서 갓파는 인간을 피하고 저주를 받지 않기 위해 이름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인간 뿐", "왜 인간은 변하는 걸까?", "인간은 물과 땅을 우리에게서 빼앗고 금방 하늘, 신들이 사는 곳까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그 대신 영혼을 잃어버리겠지"
갓파 '쿠우'의 대사에서도 곳곳에서 인간에 대한 실망과 질책이 묻어납니다.
그림체는 별로 화려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정감있게 그렸습니다.
상당히 무거운 주제인데도 위트와 감동을 버무려 잘 그렸습니다.
희망과 화해를 말하는 애니메이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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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의 가족이 경험하는 심리적인 문제는 그야말로 모든 부정적 정서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를 만 합니다.
분노, 적개심, 죄책감, 우울감, 불안감, 슬픔 등 처한 단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시간의 차이일 뿐 대부분 상당히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단계와 상관없이 가장 오랫동안 가족을 괴롭히는 부정적 정서는 '분노'입니다. 분노의 대상은 외현화되어 도박자가 될 수도 있고 자신에게 숨겨 문제를 키운 가족이기도 하고,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자기 자신이 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 중 하나가 되는데 물론 대개는 집중적인 상담을 통해 해결하지만 스스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감정 일기'(제가 만든 용어입니다만 무엇이라고 부르던 상관 없습니다)를 쓰라고 권유합니다. 말 그대로 감정에 대한 일기를 쓰는 것인데 정해진 시간에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일기를 규칙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감정 일기를 쓰는 특별한 방법은 없으며 일정한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간단한 규칙만 몇 가지 지키면 되는데 규칙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직할 것 :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보안을 유지할 것
* 붓 가는대로 쓸 것
* 수정하지 말 것
: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고 종이와 펜을 사용해야 합니다. 필기구도 지울 수 있는 연필보다 볼펜이나 만년필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감정 일기를 쓴 다음에 다시 읽어보지 말 것
* 꾸준히 정기적으로 쓸 것
감정 일기는 인지적인 통제 없이 자신의 마음을 격렬하게 흘러가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쓰기' 과정을 통해 쏟아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씁니다.
따라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 것이며(어느 누구도 못 보게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세요) 쓰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하다 못해 쌍욕이라도) 억제하지 말고 씁니다. 수정하지 말고 날 것으로 그냥 놔 두고 쓴 다음에는 다시 읽어보지 말고 덮어 둡니다(필요에 따라 나중에 볼 수도 있지만 그건 나중 일입니다. 지금은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힘들 때에만 쓰지 말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 상 감정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은 도박자의 가족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다스리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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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는 대체로 참을성이 없습니다. 도박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도박이 짧게는 몇 초에서 길어야 30분이 넘지 않기 때문에 그 이상을 기다리는 것을 참지 못하죠
도박은 기본적인 특성 상 즉각적인 결과(보상/처벌)를 제시하기 때문에 여기에 중독된 사람은 소위 만족 지연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자는 한 달에 한번씩 월급을 받는 일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는 금단 증상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항상 마음이 조급하고 초조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치료를 하다보면 가족들도 알게 모르게 도박자의 조급증이 전염된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 기간과 치료 기간에 높은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도박을 한 도박자를 데려와서도 대뜸 치료 기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묻고, 1년이면 충분하지 않냐며 안달을 합니다.
도박 중독은 신체적인 질병과 달라서 치료자가 치료 기간을 장담할 수도 없지만 도박 중독 치료만큼 다양한 재발 요인과 환경 요인을 차근차근 살펴봐야 하는 병이 없습니다. 그래서 '넘어진 김에 충분히 쉬어가라'는 말을 하는 것이 바로 도박 중독입니다.
가족이 조급한 마음을 쉽게 드러내면 도박자도 덩달아 마음이 불안해지기때문에 차근차근 빼놓고 지나가는 문제는 없는지 살펴가면서 신중하게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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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선 포스팅에서 저는 끝까지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도박 중독자가 '바닥을 치도록' 해야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바닥치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말씀을 드리지 않았기에 이 포스팅에서는 그 전제 조건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바닥치기'에 대해 설명하면 많은 가족들은 도박자가 바닥을 치고 나면 곧바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치료를 받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는 줄로 착각합니다(물론 그런 도박 중독자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단순히 바닥을 치도록 도박자에게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거나 조금 더 교묘하게 '거리 두기'와 '선 긋기'를 통해 도박자를 압박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게다가 이것도 도박일 수 있습니다.
바닥에 내려간 도박자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다면 굳이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도박 행동에 대한 책임을 자신 이외의 어느 누구도 대신 지지 않기 때문에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때, '아, 나는 진정으로 도박 중독자이고 도움을 받아야만 하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돌아갈 집이 없다면, 내민 손을 잡아줄 사람이 곁에 없다면, 자신이 받아야 할 고통이 끝없이 지속될거라는 처절함을 경험한다면, 도박자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 있습니다.
물 무서운 줄 모르고 강가로 달려가는 철부지가 물을 먹도록 잠시 내버려두는 일은 물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데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대로 가라앉아서 세상을 등지듯이,
바닥을 치고 깨달음을 얻었을 때 더 이상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도박자는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자와 도박자의 가족은 도박자가 바닥을 치기를 기다릴 때, 방치하고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주의깊게 도박자의 행동을 주시하고 손을 내밀 타이밍을 노려야 합니다.
그리고 가슴을 부여잡고 도박자가 주위를 둘러볼 때,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바닥치기'의 효과는 도박자에게 보여주는 '잠재된 희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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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 도박 중독의 전형적인 특징이므로 도박 중독자가 스스로 치료를 받겠다고 치료기관을 찾아오는 경우는 사실 상 매우 드뭅니다. 게다가 도박 중독이라는 병이 강제로 치료할 수 있는 병도 아니기 때문에 현장의 치료자에게는 어려움이 더욱 많지요.
그런데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경우는 도박 중독자가 가족의 강요 또는 이혼 협박 등에 의해 치료 장면에 억지로 나오기는 하지만 자신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하고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치료를 악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족들은 치료의 내용은 잘 몰라도 어쨌거나 도박자가 꾸준히 전문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있기 때문에 치료가 되고 있다고 안심하지만 실제로는 치료 효과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치료자가 도박자의 알리바이를 위해 이용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도박 중독자는 대개 바쁜 일 핑계를 대면서 상담 시간을 자주 연기하거나 예약 시간에 늦는 일이 많으며 과제를 게을리합니다. 상담 시간에는 도박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려고 계속 화제를 돌리며(주로 부부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상담자의 주의를 돌립니다), 도박 경험과 충동에 대해 상담자가 이야기를 꺼내면 매우 단호한 태도로 충동과 경험 유무를 부인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도박 중독자를 위해 동기강화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을 해 보면 소위 말하는 '바닥을 치지 않은' 도박 중독자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노골적으로든 수동-공격적으로든 자신의 문제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를, 상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점만 간단히 말하면 '바닥을 치게' 해야 합니다.
현재 상담이 상담자와 도박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시키고 스스로 자제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는지 확인하고 맞다면 치료를 종결해야 합니다. 이 때 도박 중독 치료에는 자가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으며 도박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상담자의 의사가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내쫓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나중에 재발을 하더라도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의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가족에게 이런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가도록 설명을 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을 계속 상담 장면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도박자가 언제든 치료 장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적 끈을 연결해 두는 장치일 뿐 아니라 도박자가 바닥을 치고 스스로에 대해 숙고하는 기간동안 가족들을 충분히 훈련시켜 재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박자와 가족에게 분산되었던 치료자의 치료 역량을 가족의 정서적 고통과 아픔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치료자의 치료적 노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도박자와 달리 가족들은 훨씬 상담하기가 용이하며 효과도 좋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치료의 필요성을 끝까지 느끼지 못하는 도박 중독자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보내주세요(Let him go). 그리고 대신 '거리 두기'와 '선 긋기'를 할 수 있도록 가족들을 붙잡고 단련시키세요.
그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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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Amazon
'Behind the 8-Ball'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도박자와 그 가족을 치료한 경험이 있는 social worker 두 사람이 도박자의 가족들을 위한 지침서로 내놓은 책입니다. 부제가 'A Recovery Guide for the Families of Gamblers'입니다. 이미 1992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번이 세 번째 개정판이에요. NCPG(National Conference on Problem Gambling)에서 팍팍 밀어주고 있는 책입니다. ^^
16년이나 개정이 되면서 계속 나오는 책이라면 어느 정도 좋은 책인지는 이미 짐작하시겠지요?
우리나라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가까운 미국만 하더라도 도박 중독자의 가족에 대한 지침서는 딱히 추천할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치료에 대한 것만 해도 버거우니까 그렇겠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치료를 하다 보면 도박자보다 정작 가족의 치료와 재활이 더 시급하거나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자의 회복을 위해서도 가족의 치료와 재활은 필수적이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입니다. 몇 가지 미국 문화에만 들어맞는 조언이나 개입 방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대로 적용해도 무방할만큼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유용하고 쓸모있는 지침들로 가득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이런 좋은 책을 쓰고 싶군요. 언제나 그만큼 내공이 쌓일런지는 모르겠지만요.
그 때까지 우리나라 도박자의 가족들이 볼 책이 있어야 하니 출판사에 번역을 요청해 놓았는데 받아들여질 지 모르겠습니다. 받아들여진다면 올해 후반기에는 상당히 바쁘게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덧. 이번 NCPG 학회에서 저자 중 한 명인 Linda Berman을 만나 사인도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국에서 자신의 책이 번역되어 도박자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없이 좋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니더라도 꼭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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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전문 기관인 유캔센터(한국습관성도박연구센터)에서는 작년부터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3번째인데요.
도박 중독으로 피해를 입은 가족의 정서적 문제 뿐 아니라 부부/자녀/가족 전체의 관계 회복을 위한 대처 능력을 강화하여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도박 중독자에 대한 보조 치료자로서의 기능도 담당할 수 있도록 센터의 치료 전문가가 다양하고 효과적인 지식과 대처 기술을 알려드린다고 합니다.
아래는 유캔센터에서 소개하는 가족 교육의 개요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이 많이 참석해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 교육명 : 제 3회 습관성 도박자의 가족 교육
* 일 시 : 2008년 6월 15일(일) 13:00~18:00
* 장 소 : KRA 분당 Plaza
* 대상자 : 습관성 도박자의 가족 선착순 30명
* 내 용 : 습관성 도박의 정확한 이해와 도박자의 행동 특성 및 대처 방안, 치료 프로그램 소개 등
* 참가 신청
- 전화 : 080-815-1190(무료)
- 메일 :
kafkajeon@naver.com(메일 신청 시 일정 확인을 위해 연락처 기재 필수)
* 신청 기한
: 6월 14일(토) 13:00까지
※ 별도 참가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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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원칙을 말씀드린다면 아이가 너무 어려서 도박이라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알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분위기 변화에 훨씬 더 민감합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부터 집안의 공기가 냉랭해지다가 부모가 도박중독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하루씩 정기적으로 집을 비우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부모가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해 주지 않는 경우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어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감추거나 대충 둘러대는 것으로는 절대 그 불안이 감소되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을 할 때에는 도박중독에 걸린 당사자가 자녀를 대상으로 도박중독과 치료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되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공개하는 치료적 효과와 함께 책임감이 생기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때, 너무 부정적인 어투로 심각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아이에게 익숙한 인터넷 중독이나 PC 게임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도 아빠(엄마)와 약속한 것처럼 게임을 1시간만 하고 싶어도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 보면 1시간만 하기가 어렵지? 아빠(엄마)도 그게 잘 안되는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거든. 너도 자제를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으면 아빠(엄마)처럼 빨리 도움을 청해야 한다"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이전부터 도박에 대해 상세하게 가르치는 시간이 정규 교과 과정으로 포함되어 있는 도박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도박에 대한 적절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한 채 너무나도 쉽게 인터넷 도박을 통해 정규 도박으로 빠질 위험성이 큽니다. 따라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도박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아이를 치료받는 기관으로 함께 데리고 가 밝은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하는 날을 가족 이벤트로 활용하자' 포스팅에서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상담하는 날을 가족 이벤트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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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중독에 대한 홍보가 덜 되었을 때에는 가족과 직장을 모두 잃고 그야말로 인생의 밑바닥에서 재기하고자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에는 다행히도 그동안 홍보도 많이 되고 도박중독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가족의 지원을 받으면서 상담을 받는 도박중독자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리 자신들의 도박문제를 해결하려고 오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남들 다 놀러가거나 편안하게 쉬는 주말에 치료 기관을 방문해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것 일리가 없죠. 괜히 아침부터 마음이 가라앉고 때로는 심각해지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에 상담하는 분들에게 상담하는 날을 가족 이벤트로 활용하라고 적극 권합니다.
오전에 상담을 마치고 가족과 점심 외식을 할 수도 있을테고, 배우자와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상담을 받으러 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게다가 가족과 함께 하는 이런 시간은 그동안 도박에 빠져 등한시했던 가족에 대해 미안한 마음의 빚갚음을 하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지요.
진지한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런 기분 전환이 도박중독치료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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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가족들은 도박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만큼 도박을 증오합니다. 도박 때문에 가산이 탕진되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날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래서 도박은 제거해야 할 악의 축이고 마귀의 자식입니다.
그렇다면 도박중독자는 어떨까요? 도박중독자도 그 가족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박중독자에게 도박은 나쁜 친구와 같습니다. 나쁜 짓을 가르쳐 줘 자신의 인생을 망친 것은 분명하지만 외로울 때에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준 벗이요, 대박의 행운을 거머쥐었을 때에는 행운의 여신이었으며, 돈을 땄을 때에는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즐거운 착각에 사로잡히게 해 준 짜릿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래서 도박중독자에게 무조건 도박을 끊고 없애 버려야한다고 목청을 높여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도박중독자에게는 나쁜 친구를 떠나보내며 애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도박이 악의 축이라서가 아니라 도박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의 의미를 선택했기 때문에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죠.
한 때 나에게 즐거움을 준 친구였지만 그 친구를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큰 댓가를 치러야 하고 더 소중한 가족과 자신의 인생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도박을 떠나보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애도의 과정을 거쳐 스스로 결단해야만 도박을 자연스럽게 멀리 할 수 있습니다.
도박중독을 치료할 때 반드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Decisional Balance'라는 것이 있습니다. 도박을 할 때얻게 되는 장점과 단점을 저울의 양쪽 추로 올려놓아 도박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도박을 끊기 위한 마음의 결정을 하게 하는 인지적 접근 방법입니다.
그런데 애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도박중독자는 도박으로 인한 좋은 점은 하나도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측면이 많이 기록되었으므로 도박을 끊겠다고 결심하지도 않습니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원하니 부정적인 측면만 나열했을 뿐 마음 속으로는 도박을 떠나보내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방법은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그래서 도박중독자에게는 도박을 애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가족들에게는 그 시간을 버텨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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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조이씨네
코미디 영화의 보증수표 아담 샌들러가 주연한 영화입니다. 짐 캐리가 연기 변신을 꾀하면서 공석이 된 코미디계의 제왕 자리를 현재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벤 스틸러와 양분해 차지하고 있는 배우지요.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일과 가정에 대한 선택을 끊임없이 강요받는 한 남자가 우연히 저승사자(?)의 달콤한 제안을 받게 됩니다. 만능 리모컨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이죠. 단 환불은 절대 불가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초반에는 리모컨을 이용해 승승장구하지만, 어디 인생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됩니까? 슬슬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인생을 마구 점프하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가족과 자신의 인생, 그리고 기다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지극히 교훈적인 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전격 Z작전으로 익숙한 데이빗 핫셀호프가 반가운 얼굴을 보여줍니다. 몸매는 열심히 관리했는지 아직도 볼 만 하지만 얼굴은 성형 수술을 너무 해서 어색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저승사자역은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토퍼 워큰(Christopher Walken)이 맡았습니다. 이 분 참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연기자입니다. 필모그래피도 화려하지만 나오는 영화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죠.
제가 좋아라 하는 케이트 베킨세일도 아담 샌들러의 부인 역으로 나옵니다. <진주만>에 나올 때가 제일 예뻤지만 여전히 예쁘네요. ^^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코믹하면서도 약간은 뭉클한 감동과 반전의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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