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의 대표작 '나비와 전사(2006)'를 북 크로싱합니다.
근대와 탈근대, 연암과 푸코의 관계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고미숙 선생의 필력이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수준이지만 이 책은 특히 발군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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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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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현재 보이콧하고 있는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책이라서 여기에 소개하는 것 조차도 적잖이 껄끄럽습니다만 보이코트 하기 이전에 구입해 최근에야 읽었기에 포스팅합니다.
이 책은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의 대표작이자 최대 히트작이기도 합니다만 저만 해도 이 책이 아닌, 이전에 소개드린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2007)',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2004)'만 읽었지 정작 이 책은 못 읽었네요.
사실 고미숙 선생은 '근대와 탈근대', '연암 박지원' 전문가라서 이 책을 먼저 읽으면 위에 소개한 책을 읽을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섣부른 평가일 수 있지만 핵심 분석틀이 계속 재탕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더 이상(최소한 한동안은) 고미숙 선생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받지 못했거든요. 아무리 참신한 틀이라고 해도 자꾸 반복해서 사용하면 지겨운 법입니다. 단물이 빠지기 전에 적당히 씹고 버려야 하죠.
위에서 다소 냉소적으로 썼지만 이 책의 재미는 괜찮습니다. 연암과 푸코를 병치해서 바라보는 시각도 새롭고 한창 날릴 때의 필력이 살아 있어 읽는 맛도 남다릅니다.
매 장마다 입구에서 질문을 던지고 본문을 전개한 뒤 출구에서 정리하는 구성 방식 또한 읽는 맛의 풍미를 더해줍니다.
고미숙 선생의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다른 책에 앞서 이 책부터 읽으시라고 권해드립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하드커버 양장본이지만 들고 다니는 수고가 아깝지 않은 재미를 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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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라고 하면 보통 '신은 죽었다'라는 철학적 선언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기 어려운 존재로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인 선입견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니체는 어둡고 딱딱하고, 왠지 가까이 하면 내 인생까지 눅눅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요.
대부분의 인문 고전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저도 니체의 저작은 한 권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은 '수유+너머'를 접하게 되면서 알게 된 고미숙, 고병권 선생의 여러 책들 중 유독 호기심을 끌던 몇 권을 구입할 때 함께 챙겨두었던 것을 무려 2년이나 지나 드디어 읽게 되었는데 고병권 선생의 전작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2007)'를 격찬해놓고 그동안 이 책을 방치했던 것을 보면 니체가 부담스럽기는 했나 봅니다.
이 책은 어찌보면 니체 입문서이기도 하고 다른 면으로 보면 니체 저작에 대한 해제집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니체 입문서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그건 제가 니체 무지렁라서 그럴 수도 있으니 그건 읽는 분들이 각자 판단하셔야 할 것 같고요.
제가 어느 정도 니체에 대해 문외한이었냐 하면 차라투스트라가 본래 페르시아 예언자로 조로아스터교(차라투스트라의 영어식 표기)의 창시자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을 정도입니다.
어쨌거나 니체의 권위자라고 불러도 될 만한(저는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낼 수 없으면 진정한 권위자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면에서 고병권 선생은 니체의 권위자라고 할 만 하지요) 고병권 선생이 친절하게 풀어 쓴 이 책은 니체의 진면목을 모두 경험할 수는 없어도 핵심은 확실히 관통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병권 선생만큼 이 책의 내용을 쉽게 소개하기는 어려우니 소 제목 몇개를 말씀드리는 것으로 어떤 내용이 다루어질 지 감질맛만 보여드리겠습니다.
* 신은 죽었다* 너희는 너희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사랑을 가르친다, 벗을 가르친다* 삶을 사랑하라* 신체야말로 큰 이성이다* 노동이 아니라 전쟁을 원한다* 새로운 우상인 국가를 조심하라* 춤추고 웃는 법을 배워라* 세상은 주사위 놀이를 하는 신들의 탁자다* 위버멘쉬를 가르친다
* 월덴지기가 인상깊게 읽은 구절들"우리는 노예제도에 대해서는 아주 수치스러워 하면서도 사실상 '임금노예'인 자신의 모습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 노동을 찬미하는 일에 쉽게 동의한다. 우리가 고대 노예보다 더 가지고 있는 건 바로 '허영심'이다. "무겁고 진지한 사고만이 사태를 깊이 인식하는 것이라 믿는 자들은 무게와 깊이를 혼동하고 있다"
'고추장, 책으로 말하다(2007)'에 이은 연타석 홈런이네요.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특히 저와 같은 니체 문외한들께 추천합니다.
덧. 그린비 출판사에서 리라이팅 클래식이라는 야심찬 고전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관심을 갖고 선택적으로 읽어볼 생각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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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공간 수유+너머의 창시자(?)인 고미숙 선생이 쓴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2007)'을 북 크로싱합니다.
공부라는 말을 들으면 즐거운 상상보다는 이맛살을 찌푸리게 되는 작금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공부가 얼마나 즐겁고 좋은 것인지, 거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부가 결국은 인생의 문제를 격파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임을 열심히 설명한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책장도 쉽게 넘어가지만 '수유+너머'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참신성이 좀 떨어지는 책입니다. 고미숙 선생이 쓴 책이나 수유+너머에서 나온 책을 이미 읽은 분들에게는 추천하기가 좀 어렵겠습니다.
반대로 공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충분한 청량제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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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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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누가 쓴 책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또 어떤 잡놈이 공부 잘하는 법이라는 헛수작으로 애꿎은 아이들 잡으려고 책 썼구만'이라고 생각하고는 들춰보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연구 공간 수유+너머의 고미숙 선생이 쓴 책이더군요(이런 실례가~).
이 책은 제가 착각한 것처럼 공부를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공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고 진정한 공부가 삶에 어떻게 닿아 있는지를 알리는 책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고미숙 선생과 연구 공간 수유+너머를 아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미흡하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질문의 크기가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든가, '이념이란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표현되어야 한다'든가 하는 핵심을 찌르는 화두를 던지는 솜씨는 여전하나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에서 이미 충분히 써 먹었던 코뮌과 노마디즘, 밥의 중요성을 또 다시 울궈먹고 있고 이제는 열정으로 생각해주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지는 과장스러운 문체도 눈에 거슬립니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것이 그 사람에게 체화되어 변화를 일으키려면 자발적인 내적 동기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수유+너머에 호의적인 저에게조차 거슬리게 느껴진다면 과연 어떤 독자가 고미숙 선생이 원하는 공부가 곧 삶이요, 삶이 곧 공부인 인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행동할 수 있을 지 심히 걱정됩니다.
자본주의에 침잠되어 공부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상실한 현 세태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눈은 여전히 발군이나 방법 선택이 좀 에러입니다.
다만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설득력있는 갈파와 모든 공부는 나눔으로 완성된다는 견해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개인적으로 고미숙 선생은 이렇게 어정쩡한 stance를 취하는 책보다 좀 더 내공있는 책을 써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덧. 그리고 화보집도 아닌데 반딱반딱하는 재질로 무장해놓고는 이 얇은 책 값으로 11,900 원이나 받고 있습니다. 그린비 출판사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입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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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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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공부하기김해완 (수유+너머)보통 공부는 머리로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다닐 때도 체육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란 머리가 좋은 사람, 즉..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이끌고(?) 있는 고미숙 박사가 쓴 책으로 인문학을 삶에서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책 소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개인적으로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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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구체적인 모양이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 책, 심리학, 휴식, 자유, 나눔, 노동과 같은 키워드로 특징지을 수 있는 뭔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개인 도서관 겸 갤러리가 될 수도 있고 심리학 북 카페에 '민들레 영토'를 결합한 형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제가 도달한 지점입니다.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지요.
그런데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 책처럼 제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책은 별로 못 봤거든요. 벤치마킹 할 거리를 많이 찾았습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처음 접한 것은 시사IN의 칼럼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뭔가 운명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 수 없는 끌림도 있었고요. 그래서 고병권 박사의
'고추장, 책으로 말하다'를 읽었고 그 이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오는 책들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인문학 강좌도 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이끌어 온 고미숙 박사(일반인들에게는 '달인 시리즈'로 알려진)의, 제목 그대로 연구공간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및 비젼 탐구서입니다.
현재의 심리학은 사회과학에 속합니다. 그래서 사회과학자가 되게끔 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심리학은 인문학과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그런 결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막연하게나마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제가 꿈꾸던 이상향(?)을 현실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디어 이상으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실제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고 있고, 걷고 있는 이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생각에 벅찬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자가 워낙 글빨이 뛰어난 사람이기는 하지만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글은 전혀 감동을 주지 않는데 이 책은 제게 큰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인문학, 노마디즘, 코뮌이라는 단어에 친밀감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혹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하는,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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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어디서든 출구는 있다는 것. 조금, 아주 조금만 발을 내디디면 문득 길이 열린다는 것 - 33p* 대부분의 경우 대학에 자리잡으면 그때부터 공부는 끝난다는 게 우리 시대의 상식이다. 우리 시대 지식인들은 40대만 넘으면 '원로'로 자처하면서 문제를 설정하고 그것과 치열하게 대결하는 열정을 쉽사리 접어버린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제도가 부여한 과정을 열심히 습득한데서 멈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 42~42p*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지식의 생산! 앎의 기쁨을 만끽하자는 것.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교육열을 자랑하는 나라이지만 기쁨이라는 전제는 잊혀진 지 오래되었다. 아마 대개의 사람들은 앎이란 그저 어려운 과정을 참고 견디는 것. 고통을 감내하면서 획득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식인이 누리는 특권도 일정부분은 그런 전제에서 도출되는 것이리라. 지식의 본래 속성이 기쁨이라면 기득권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는데 무슨 대가가 또 필요하단 말인가 - 56~57p* 만약 내가 매달 60만 원씩 붓는 적금을 들었다면 일년에 약 700만 원 정도를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 돈이 그만한 관계와 능력, 더 나아가 그만큼의 행복을 내게 주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 70p* 강의의 가장 큰 조건은 가르치는 이가 그 내용에 매혹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왜 학생들에게 외면당하는가? 선생 자신도 감동하지 않는 메마르고 건조한 지식을 썰렁하게 반복하기 때문이다.
- 72~73p*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만큼 물질적 순환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 - 82p* 공동체는 명분이 무엇이든 희생과 손해를 감수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 방식은 다를지언정 구성원 개개인의 삶이 비옥해지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 87p* 진정 자신의 신체가 기뻐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 스피노자식으로 말하면 '기쁜 능동 촉발', 이것이야말로 사랑이 곧 혁명이 되는 출발지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랑은 희생과 연민이라는 도식이 해체되어야만 한다. - 97p* '그가 억지로 무엇을 하거나 불편을 참고서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가능성을 보이기만 해도 나는 그것을 허락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이런 식으로 말하는 열정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다. - 99p* 소유욕과 희생적 헌신이라는 낡은 도식을 벗어나면 사랑에 빠져도, 그리고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들어와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생에 대한 능동적 에너지를 거침없이 발산시키는 것, 형식이 어떠하건 사랑과 결혼에서 이것을 구현할 수 없다면 그건 모두 사기다! - 102p* 일상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지식의 새로운 경계가 펼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보통 지식을 두뇌 활동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삶이 바뀌고 신체가 바뀌지 않고서 능동적인 지식이 생산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렵고도 어렵다. - 138~139p* 인디언들에 따르면, 무언가를 받는다는 건 그 사람의 영혼의 일부를 받는 것이다. 증여가 단순히 물질적 나눔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일 터이다. - 143~144p* 흔적을 남긴다는 건 단순한 무능력을 넘어 타인의 노동을 무상으로 점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착취다. 말하자면 '내 대신 네가 치워!'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이 점은 공간 뿐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 148p* 진지함은 공동체의 치명적 약점이다. 그런 공동체들은 내적으로는 상하위계가 작동하게 되는 한편, 외적으로는 안팎의 경계가 뚜렷해짐으로써 결국에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 177p* 돈과 지위, 명성 따위를 버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정말 버리기 어려운 건 무의식에 새겨진 자의식이다. 그것은 때로는 교만과 욕심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과잉 겸손과 나약함으로 때로는 감상과 무력함으로, 그야말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관계와 활동을 가로막는다. - 185~186p* 코뮌이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외부'를 지향한다. 자본의 포획장치로부터의 탈주,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일상의 전면적 재조직화가 우리가 추구하는 혁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 271p* 모두들 한결같이 불평하고 한탄해댄다. 그러나 모두들 불평을 하면서도 정작 떠나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 떠나는 게 더 불안하기 때문이다. 행복이 아니라 덜 불행해지기 위해 사는 불쌍한 도시인들
- 286p*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남들처럼 사는 길을 택할 뿐이다. 성공해봤자 나른한 일상과 소통부재만이 존재하는 그런 코스를. 따라서 그런 코스와는 다른 선택지가 많아야 한다.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행복을 스스로 창안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법이다. 아니, 그 자체가 자본으로부터의 탈주가 된다. 자본에 대한 대안이 자본보다 빈곤해서야 말이되는가 - 2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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