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여행 초반에 프라하에서 묵은 곳은 굳이 정확한 위치를 말하자면 구시가 광장 중 성 미쿨라쉬 교회(Kostel sv. Mikulase) 쪽 광장에 면한 호텔이었습니다. 예약한 객실이 광장이 보이는 곳이 아니었는데 만약 그랬다면 그나마 비싼 숙박료에 extra charge가 되었겠지요. 후덜덜~
어쨌거나 호텔을 나서서 왼쪽으로 건물을 돌기만 하면,
이처럼 곧바로 구시가 광장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저 멀리 틴 성당(Kostel Panny Marie Pred Tyn)이 보이는군요. 왼쪽에 있는 것이 바로 성 미쿨라쉬 교회가 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릴텐데 성 미쿨라쉬 교회는 카를교를 건너 소지구 광장에도 똑같은 이름의 교회가 또 하나 있습니다. 그 성 미쿨라쉬 교회 또한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죠.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프라하의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우~ 말 오줌 지린내가 코를 톡 쏩니다. 구시가 광장을 중심으로 마차를 타는 투어가 있는데 그 마차를 끄는 말들이 노상방뇨한 흔적인가 봅니다.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니 지린내가 더 자극(?)적이네요. ^^;;
구시가 광장 한 켠에는 얀 후스 동상도 있습니다. 직접 조명을 비춰 화려하게 보일 줄 알았는데 동상에는 직접 조명을 비추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게 더 장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
퍼펙트 프라하에서 추천한 음식점 '마르코 폴로 IV'를 찾아 한참을 빙빙 돌았는데도 결국 못 찾았습니다.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계속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까워서 평소에 매우 싫어하기는 하지만 결국 패스트푸드를 먹기로 했습니다. Staromestska 역 근처에 KFC가 있더군요.
Grander Menu라는 것을 주문했습니다. 더블 치킨 버거 세트같은 것인데 가격이 무려 125K(8,750원), 음료는 컵을 주고 매장 구석에 있는 기계에서 마음대로 뽑아 마시게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프렌치 프라이를 먹기 위해 필요한 케첩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 6K(420원)나 줘야 합니다. 크기도 우리나라에서 주는 것과 동일한 크기인데... 머스터드 소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소스는 6K에요. ㅠ.ㅠ 이미 이때부터 우리나라 물가와 비슷하거나 더 비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만 화장실은 KFC도 어김없이 유료입니다. ㅠ.ㅠ 처음에 화장실 앞에 웬 booth가 하나 있고 아줌마가 한 분 앉아 계시길래 뭔가 싶었는데 돈 받는 사람이더군요. 이용료는 5K(350원). 체코는 화장실에서 돈 받는 사람만 해도 몇 만 명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_-;;;
KFC 벽에 걸려 있는 카프카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상업적으로 이용되리라고는 카프카는 꿈에도 몰랐겠지요.
배를 채우고 나서 까를교까지만 돌아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프라하 역시 다른 유럽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밤이 되면 대로변을 한 블럭만 벗어나면 매우 한적합니다.
골목 구석마다 그라피티와 고풍스런 가로등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사람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
10분도 안 되어 까를교가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프라하 성이고 오른쪽에 환하게 보이는 건물이 마지막 날 들렀던 스메타나 박물관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이 블타바 강변인데 오른쪽으로 트램이 지나가는 큰 도로입니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이동하면
까를교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까를교는 지금 보고 있는 방향의 반대편에서 시작됩니다. 밝게 빛나는 건물 사이 골목으로 쭈욱 가면 저희가 묵었던 호텔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네요. 이 때만 해도 이게 많다고 느꼈는데 마지막날 까를교에 갔다가 사람에 치어 죽을 뻔 했습니다.
까를교가 시작되는 전망탑입니다. 왼쪽에는 기념품 상점이 있고요. 탑의 상층부를 확대해서 보면,
성인들을 조각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어째 좀 섬뜩합니다요~ 인상이 하나같이 영~
전망탑을 지나 걸어온 방향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밤의 까를교는 생각보다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거리의 악사나 상인들은 일찍 철수하기 때문에 관광객만이 돌아다니는데 기온이 떨어지니 약간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물론 프라하에 도착한 첫날이라서 그런지 그 때는 기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고 그런 감정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죠.
보시는 것처럼 작은 가로등 이외의 다른 불빛은 거의 없습니다. 뭐 나름 운치는 있습니다만...
한 500미터 정도 걸으면 반대편에 도착하게 됩니다. 역시 전망탑이 있습니다. 나중에 이 전망탑에 올라갔었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살펴보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까를교를 다시 건너와 트램길을 만나는 곳 건널목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트램을 찍은 사진이 무슨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왔네요. -_-;;;
길을 건너기 전에 마지막으로 뒤 돌아서 찰칵~
역시 관광지라서 그런지 먹는 곳은 아직 장사를 하는군요. 기온이 뚝 떨어져서 이미 야외 카페에는 난로가 등장했습니다. 프라하의 거리는 보시는 것처럼 온통 돌바닥입니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가뭄에 콩 나듯이 해요. 여기를 캐리어를 끌고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덜그럭 덜그럭 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당연히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다니면 발목이 상하죠. 편한 운동화가 필수입니다. 그래도 멋낸답시고 하이힐 신고 다니는 사람은 꼭 있습니다.
체코는 크리스탈이 유명하지만 목공도 유명해서 나무를 이용한 물건들이 꽤 다양합니다. 특히 장난감~
양이 귀엽네요. 왼쪽에 넘어져 있는 인형은 설마 컨셉은 아니겠지요? ^^;;;
카페의 불빛 때문에 거리도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로등이 프라하를 지킵니다(응?)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호텔 이름에 붙어 있는 별은 무슨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고 호텔 스스로 평가해서 붙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를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저희가 3일 동안 묵었던 U Tri Bubnu는 별이 세 개였습니다.
아까 체크인 할 때에는 몰랐는데 작은 방에 어울리지 않게 필립스 대형 LCD TV가 있네요. 좀 생뚱맞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씻고 어쩌고 하니 금방 11시 30분이 되더군요. 7시 wake up call을 부탁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닫기
* 김밥 & 찐빵 : 3,500 원
* 공항버스 리무진 : 7,000 X 2 = 14,000 원
* 공항 매점에서 산 껌 : 25K
* 119번 버스 요금 : 20K X 2 = 40K
* KFC Grander Menu : 125K
* 케첩 : 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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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오후 6시 20분에 프라하 루지네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루지네 공항은 프라하 시내에서 서쪽으로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가깝죠) 국제 공항이라고는 하지만 김포 공항 수준으로 인천 공항처럼 위압적이거나 복잡하지 않고 나름 정겹습니다.
체코는 우리나라와 1994년부터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고 출,입국 수속도 매우 간단합니다. 그런데 여행 처음부터 줄을 잘못 서는 바람에 입국 수속 밟는데 다른 줄보다 2배 이상 더 시간이 걸렸네요. ㅠ.ㅠ
입국 수속은 여권에 도장찍고 끝입니다. 간단합니다.
일단 현지에서 사용할 돈을 유로로 가지고 왔으니 주말 기간 동안 쓸 돈을 체코화인 코루나(앞으로 K로 약칭)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라하 시내로 들어가려면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체코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항 환전소가 비싸다고 해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120유로만 바꿨는데 2,536K를 주는군요. 무려 136K나 커미션으로 뗍니다. 136K라면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9,520 원... @.@
참고로 저희가 갔을 때 한화 VS 체코 코루나 비율은 1 코루나가 약 70 원 정도였습니다.
처음에 모르고 환전소 직원이 주는대로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최대한 작은 액수의 돈으로 바꿔야 하더군요. 그리고 1000K 이상 고액권은 안 받는게 좋습니다. 나중에 쓰기도 곤란하거든요. 물론 환전소 직원이 그렇게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해 주지는 않습니다만 어떻게 해서든 작은 돈으로 환전하고 동전도 많이 달라고 조르세요.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어느 나라나 공통적이기는 하지만 체코 택시도 악명이 높은지라 프라하 시내로 들어가는 가장 안전한 수단은 버스입니다. 문제는 버스 티켓을 사려면 동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 동전 때문에 고생을 하도 해서 그런지 이제는 동전 소리만 들어도 이가 갈립니다.
프라하 시내로 들어가는 가장 편리한 수단은 119번 버스인데 공항 출입구로 나와 택시가 늘어서 있는 횡단보도를 일단 건넙니다. 그러면 정면 위 전광판에 버스 노선에 따라 어느 쪽에 해당 버스의 승강장이 있는지 알 수 있으니 찾아 보시면 됩니다. 119번 버스는 오른쪽 거의 끝 부분에 승강장이 있습니다. 승강장에 티켓을 살 수 있는 자동 매표기가 있고요. 물론 체코어로 안내되지만 영문으로 바꾸는 버튼이 있으니 사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하고 승강장에 가 봤더니 역시나 사람이 파는 매표 창구는 없더군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티켓 구입을 위한 동전을 만들기 위해 공항 건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ㅠ.ㅠ
동전을 만드는데는 껌을 사는 것이 제일일 것 같아서 공항 매점으로 들어갔는데 풍선껌 하나가 무려 25K(1,750 원)!!!! 완전 도둑놈입니다. 게다가 200K짜리 지폐를 내니 너무 크다고 잔돈을 달라고 해서 작은 액수의 지페로 다시 줬습니다. 사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죠. 생까고 그냥 큰 돈 내도 됩니다. 어쨌거나 이 때 산 럭셔리 껌은 나중에 체코 여행을 하는 동안 한 알에 150원이나 한다고 자조하며 잘근잘근 씹으면서 다녔습니다. -_-+++
체코 관련 여행 가이드북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루지네 공항에서는 아무 것도 구입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대략 3배 이상 바가지를 쓰게 됩니다.
어쨌거나 동전을 마련해서 버스표를 사러 갔습니다. 버튼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더군요. 아래에서 두 번째 버튼을 눌러 20K짜리 버스표를 두 장 샀습니다. 주말에는 60분까지 이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체코에서는 버스, 지하철, 트램 별로 표를 사는 것이 아니라 공용 티켓을 끊는데 시간과 이용 거리에 따라 다른 티켓을 끊게 됩니다.
7시 10분 쯤에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2량의 버스가 연결된 저상버스인데 공항 활주로를 이동하는 버스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공항을 출발한 지 정확히 20분 만에 Dejvicka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종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제히 내리니 주변을 둘러보고 눈치껏 내리면 됩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정류장 바로 옆에 지하철 Dejvicka역의 출입구가 보입니다. 사람들은 많은데 역사가 낡아서 그런지 다소 황량한 느낌이네요.
일단 티켓을 끊으면 처음 이용하는 교통 수단의 펀칭기에 표를 넣어서 시작 시간을 기록해야 합니다. 이걸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적발되었을 때 무임승차와 동일하게 벌금을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단 한번 펀칭을 하면 다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버스에서 펀칭을 했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할 때 다시 펀칭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괜히 또 펀칭을 해도 벌금을 낼 수가 있습니다. -_-++
(이건 지하철 티켓 요금표)
지금 와서 생각을 해 보면 60분이라는 이동 거리만 보고 20K짜리 티켓을 끊었는데 20K짜리 티켓은 교통 수단간 환승이 불가능한 티켓이기 때문에 26K짜리 티켓을 샀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무조건 26K 티켓을 사라고 추천드립니다. 교통 수단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면 1 day ticket을 이용하는 것이 낫고요.
Dejvicka 역은 A선 종착역입니다. 저희가 프라하에서 3박 4일을 지낼 호텔은 구시가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데 지하철로는 Staromestska 역 근처이기 때문에 3 정거장만 가면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프라하는 걸어서 돌아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Dejvicka 역은 루지네 공항을 통해 입국한 여행자들이 프라하 시내로 들어가는 경유역이라서 종착역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저희도 그랬지만 캐리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이 좀 보이는데 나중에 후회 꽤나 하게 되죠. ㅠ.ㅠ
이 버튼은 주로 신형 열차에만 설치되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문이 자동으로 모두 열리는 것이 아니라 이 버튼을 눌러야만 열립니다. 밖에도 이 버튼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싶은 승객은 이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는 문이 안 열려서 내리지 못하고 지나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Staromestska 역에 내렸습니다. 10분도 안 걸리네요. 구 시가 광장에 숙소를 정한 사람들은 모두 이 역에 내리기 때문에 검표원이 가장 많이 매복(?)해 있는 역이 바로 Staromestska 역입니다. 주의가 요망되는 역입니다. 이건 나중에 다시 설명~
출구로 나와 5분만 걸으면 바로 구 시가 광장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묵은 호텔은 구 시가 광장 뒷편에 있고 카프카 생가를 마주보고 있는 U Tri Bubnu 호텔인데 접근성 최고에 친절하고 인터넷도 무료로 쓸 수 있지만(원하면 랩탑도 빌려줍니다. 대신 한글 폰트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깔아서 써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설에 비해 너무 비싸거든요. 그리스보다도 작은 방의 숙박료가 사흘에 무려 387유로나 합니다. ㅠ.ㅠ
밤이라서 그런지 입구를 찾기가 힘들어서 잠시 헤매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작은 호텔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역시나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게다가 예약한 방이 4층이라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4층까지 올라가느라 첫날부터 진을 뺐습니다. 헥헥헥~
일단 대충 짐을 부려놓고 프라하의 밤 거리를 둘러보기 위해 가벼운 차림에 카메라를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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